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32 코스(부포사거리 - 무의산(문수암) - 임포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2 코스는 부포사거리를 출발하여 도로 옆을 따라 가서 무선리에서 산으로 올라간다. 무이산과 수태산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산을 내려오면 유명한 학동마을이 나온다. 학동마을에서 돌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여러 한옥들을 구경하면서 내려가면 하일면 사무소가 나오고 그 곳을 지나면 임포항이 나오고 32 코스는 끝이 나는 14.1km의 비교적 짧고 단순한 길이다.

 

남파랑길 32 코스 지도

 

 아침 일찍 부산에서 첫 버스를 타고 고성에 도착하여 부포사거리에 오니 8시가 조금 지났다. 일찍부터 길을 걷기로 생각하고 오늘의 여정을 머리에서 대략 정리를 하고 걸음을 시작하였다. 부포사거리에서 큰 길을 따라 좀 가면 무선리에서 산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산으로 가는 길에 무선저수지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무이산과 수태산의 임도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부포사거리에 있는 31, 32 코스 안내판

 

부포사거리의 내부포마을 안내 표지

 

무이산 올라가는 길목의 마을 표지

 

무선저수지

 

 산으로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보니 멋있는 여관이름이 나온다. '물이 흐르고 구름이 떠 있는 곳'이란 '수류운재관'이라는 산속의 여관인 듯하다. 이름이 너무 멋있어 머물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내가 가야 하는 길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걸음을 옮긴다.

 

수류운재관의 입구

 

멀리 보이는 문수암의 불상

 

 대한불교조계종 쌍계사의 말사로 고성군 상리면 무선리 무이산에 있는 문수암은 신라 성덕왕 5(서기 706) 의상조사가 창건했다. 창건 이후 이 암자는 수도 도량으로서 많은 고승을 배출하였고, 특히 화랑도 전성시대에 국선 화랑들이 이 산에서 심신을 연마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현존하는 암자는 사라호 태풍 때 건물이 붕괴된 뒤에 지은 현대식 건물이고, 문수암 입구까지 도로가 포장되어 승용차로 산허리를 감고 돌아 문수암 조금 아래에 있는 축구경기장만한 크기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10분 쯤 가면 문수암이 나타난다.

문수암 약사대불은 동양 최대의 금불상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문수암 입구

 

 

 멀리 보이는 불상을 보면서 아스팔트로 된 길을 따라 무이산과 수태산의 옆을 계속 걸어간다.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무이산(548.5m), 수태산(574.7m)은 맞닿아 있는 산으로 서릉을 학동재에서 향로봉의 주릉과 이음을 같이 하고 언뜻 보면 그저 거쳐 가는 산봉에 불과한 것 같아 보인다. 해발 548.5m의 무이산은 상리면 무선리 선동마을 입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면 마주 보이는 산으로 비교적 완만한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고 큰 노력을 안 들이고도 탁 트인 바다와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멀리 보이는 자란만과 자란도 설명판

 

멀리 보이는 고성 바다

 

 

 산을 돌아 내려오면 시원한 대나무 숲이 나온다. 이 대나무 숲에서 조금 내려가면 유명한 학동마을의 옛 돌담이 나온다. 고성군 하일면(下一面) 학림리(鶴林里)에 있는 고성 학동마을 옛 담장(固城 鶴洞마을 옛 담)은 국가등록문화재 제258호이다.

 

 학동마을은 전주최씨 안렴사공파의 집성촌으로, 가옥은 상당부분 새마을운동 당시 슬레이트 기와로 개량되었으나 '육영재', '최씨고가' 등 일부 전통가옥이 보존되어 있어 전통마을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 마을의 담장은 다른 마을의 담장과는 차별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마을 주변의 대숲과 잘 어우러져 고유의 풍경을 이룬다. 학동마을의 담장은 수태산 줄기에서 채취한 납작돌(판석 두께 2~5)과 황토를 결합하여 바른 층으로 쌓은 것으로 다른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한 특징이 있으며 건물의 기단, 후원의 돈대 등에도 담장과 동일한 방식으로 석축을 쌓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옛 담장은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성인도 담장 안쪽을 들여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야박하게 아주 높게 쌓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담장을 자세히 보면 사람 키 높이 정도 되는 곳에 구멍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구멍은 가난하고 배고픈 이에게 먹을거리를 내어주던 구흘 구멍이라고 하니까 모든 것을 가로 막는 듯한 높은 담장에서도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는 인정을 느낄 수 있는 담장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동마을의 수호나무

 

 학동마을 한 편에는 이처럼 커다란 나무가 자리하여 마치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마냥 그 세력이 무성한데 예로부터 오래된 마을에는 이와 같이 마을을 수호하는 수호신 역할을 하는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의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우리들의 전통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에는 대도시의 동네에도 당산목이라는 나무가 있어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였는데 현대화라는 미명하에 거의 대부분이 사라져 버렸다.

 

 

 아주 좋아 보이는 집이 있어 가까이 가니 정말 좋은 집이었다. 그런데 이 집을 들어가려니 문간에 관광객은 입장료를 천 냥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무언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지만 그러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바깥에서 사진만 두어 장 찍고 발길을 돌렸다.

 

안 뜰이 아름다운 집

 

학동마을 옛 돌 담장과 한옥 집의 여러 모습

 

 

 학동마을을 벗어나 길을 가면 하일면 사무소가 나오고 그 길을 지나 계속 가면 바닷가로 가게 된다. 바로 32 코스의 종착지인 임포항이다.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에 있는 어항인 임포항은 200286일 어촌정주어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임포항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이르지만 여기에서 조금 쉬면서 휴식을 취하고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식당에 가서 양말을 벗고 발을 쭉 뻗으면서 쉬고 있으니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그냥 물회를 시키라고 한다. 그래서 물회를 시켜서 먹고 제법 한참을 쉬엇다.

 

 한참을 쉬고 나서 다음 코스로 가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남파랑길 31 코스(통영원산리바다휴게소 - 남산공원 - 부포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1코스는 통영원산리바다휴게소를 출발하여 고성으로 넘어가서 고성의 해안 경치를 즐기면서 해지개해안둘레길을 돌아나가면 남산공원에 도착한다. 남산공원을 지나 크게 나 있는 길을 따라 가면 부포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가 이 31 코스의 종착점이다.

 

남파랑길 31 코스 지도

 

바다휴게소

 

 30 코스가 끝나는 바다휴게소에 도착하니 적당하게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다. 휴게소라 하여 식당이 있는지 돌아보니 식당이 보이지 않고 편의점만 있다. 편의점에 들어가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식당이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점심으로 먹고 휴식을 하면서 한가롭게 쉬었다.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주변에서 '야옹'하면서 바라본다. 그래서 도시락의 닭고기를 주니 좋다고 먹고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한가롭게 쉬면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다시 걷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31 코스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다. 간혹 이런 곳이 있기는 했지만 조금은 의아하다.

 

월평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계속 보이는 지방도 1010번

 

남파랑길 이정표

 

 길을 따라 걸어가니 해안이 나오고 바다위에 나무 테크 길을 만들어 지나가는 길손들을 즐겁게 한다. 이름이 '해지게다리'이며 이 주변 길이  '해지개 해안둘레길'로 고성읍 신월리에 바다를 가로지르는 폭 3.5미터에 길이는 209미터 규모의 해지개다리는 거대한 호수 같은 바다 절경에 해 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그립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절로 생각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또 해지개 해안 둘레길은 남포항에서 구선창까지 연결되어 있는 편도 1.4구간으로 야간 경관 조명시설을 설치해 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주고 있다. 아마도 해질 무렵의 경치가 뛰어난 것으로 생각되지만 내가 이 길을 지나는 시간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오후다. '해지게 해안 둘레길'은 주변에 여러 장식을 하여 사진을 찍기에 좋게 꾸며 놓았다.

 

해안둘레길의 여러 모습

 

시각적인 착시효과를 보이는 그림

 

해지개 해안둘레길의 풍경

 

 해지게해안둘레길을 지나 길을 가면 남산공원이 나온다. 고성군 고성읍 동외로 47번길에 위치하여 고성읍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고성의 유일한 도시공원인 남산공원은. 공원입구에는 선인들의 행적비(行跡碑)가 가지런히 정비되어있고,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충혼탑과 봉안각. 6.25 반공유적비 등이 세워져 있다. 최근에는 보광사 윗편 산등성이에 생활체육시설과 목련쉼터를 조성하여 체력단련과 함께 쉼터로서의 완벽한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많은 읍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걸은 길은 해안 길에서 공원으로 들어가서 거꾸로 거슬러 가는 코스라서 맨 뒤에 공원입구로 나왔다.

 

공원 정상부의 남산정의 모습

 

 5월이지만 기온이 높아 먼 길을 걸으니 땀이 엄청 나기에 좀 씻으려고 화장실을 찾으니 화장실 가는 길목에 수도시설이 되어 있다. 시원하게 나오는 수도를 열어 놓고 옷은 벗지 못하고 머리와 얼굴 등을 씻으니 온 몸이 상쾌했다. 우리나라 전국을 걸으면서 이런 시설이 참 잘 되어 있다는 것을 항상 느낀다. 우리가 어릴 때는 이런 시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그만큼 우리나라가 발전했고, 국민 소득도 엄청 높아졌다는 증거이다. 웬만한 외국에도 이렇게 좋은 시설이 무료로 제공되는 나라는 없다.

 

 조금 걸어 내려오니 '호국참전유공자비'가 보인다. 전국을 걸으면서 이런 비를 곳곳에서 보게 되는데, 이런 비를 볼 때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자각하게 되고 지난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게 되는 우리나라의 비극이다.

 

호국참전유공자비

 

남산공원 입구 모습

 

 

 남산공원을 나와 조금 가면 대독천이 나오고 대독누리길이라는 명칭을 가진 길이 나온다. 대독천은 6km구간의 대독천 물길복원사업과 함께 5.5km에 이르는 황톳길을 조성하여 수남유수지 생태공원과 연계하여 친환경 생태체험 공간이 되었다. 고성의 상습 침수지역인 수남지구에 침수예방사업으로 완성된 대독누리길은 고성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재탄생하였다.  둑길 곳곳에는 데크로 이어져 있고 곳곳에 조형물과 쉼터가 있어 가볍게 산책, 트레킹, 하이킹을 즐기기 좋다. 또한 자연생태하천으로 갖가지 물고기와 곤충, 이름 모를 들꽃을 관찰하기 좋다.

 

대독누리길 양옆의 수레국화

 

종착점인 부포사거리 주변

 

 종착점인 부포사거리에 도착하니 어느새 저녁 나절이 되었다. 여기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다음 코스를 걸으려고 주변을 수소문하였으나 숙박을 하는 곳이 없다. 식당의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고성읍에 나가든지 아니면 여기서 제법 더 가야 모텔이 있다고 하지만 내가 가야하는 길과는 다른 곳이라 잠시 생각을 했다. 내가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본 식당의 아주머니가 고맙게도 냉수를 주어서 시원하게 마시고 고성읍으로 나가기로 결정을 하고 콜택시를 불러 고성읍으로 갔다. 고성읍에 도착하여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니 부산에 갔다가 내일 첫차로 다시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남파랑길 30 코스(무전동해변공원 - 발암산 - 통영원산리바다휴게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0 코스는 무전동해변공원을 출발하여 해안길을 조금 걸어가면 동원중, 고등학교가 나오는 길을 지나면 제석봉으로 올라가는 산길이 나온다. 험하지는 않는 임도를 따라 제석봉과 발암산 주변을 돌아 나와서 단조로운 길을 걸어 통영원산리바다휴게소에 도착하는 16.3km의 비교적 단조로운 산행길이다.

 

남파랑길 30 코스 지도

 

 아침 일찍 부산에서 출발하여 통영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차를 타고 무전동해변에 도착하여 오늘의 여정을 시작한다.

 무전동해변은 시민들이 걷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공원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지만 그렇게 북적거리지는 않는다. 여기에서 출발하려고 준비를 하는데 나와 같이 남파랑길을 걷는 듯한 50대 정도의 남자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사내는 하루에 한 코스를 걷는다며 오랜 시간을 들여 남파랑길을 걷는다고 하였다. 나는 하루에 두 코스를 걷는다고 하면서 빠른 발길을 옮겼다.

 

남파랑길 30 코스 안내판

 

무전동해변 카페

 

 무전동해변에서 출발하여 해안을 따라 조금 지나니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본다. 갑자기 중,고등학생들이 길을 메우고 지나고 있어 주변을 보니 통영의 동원중, 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내가 얼마나 이른 시간에 부산을 출발했는지를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인데 나는 걷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무전동해변 풍경

 

 

 동원중학교를 지나 도로를 따라 조금 가면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바로 제석봉으로 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는 임도를 따라 긴 길을 걸어야 한다. 임도라고 하지만 제법 오르막이 있어 힘이 든다. 저번에도 말하였지만 해안에서 올라가는 산은 우리가 아는 육지의 산과 높이에서 느끼는 체감도가 다르다.

 

멀리 보이는 통영 앞 바다

 

이정표

 

암석

 

발암산 정상부

 

통영 앞 바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면 동해천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관덕저수지가 있고 그 주변 길이 통제사 옛길이라고 칭하는 통영의 길과 조금 겹친다.

 

 

 통영의 길을 걸으면서 통영 바다를 즐기면서 길을 걸어가면 바다휴게소가 나온다. 이 30코스의 종착점이다.

 

 

 남파랑길 30 코스는 비교적 단조로운 길이다. 거의 80%를 제석봉과 발암산을 끼고 돌아 나오는 길이다. 하지만 숲길을 걸으면서 보는 통영의 앞 바다는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남파랑이라는 명칭과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산길을 걷지만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다.

 

남파랑길 29 코스(남망산조각공원입구 - 통영대교 - 무전동해변공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9 코스는 남망산조각공원입구에서 출발하여 통영대교를 거쳐 무전동해변공원에 이르는 17.6km의 길이다. 이 길은 통영의 구시가지 통과하는 코스로 과거 통영의 흔적을 엿 볼 수도 있고, 많은 볼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통영의 문화와 예술을 조망할 수 있는 코스다.

 

남파랑길 29 코스 지도

 

남파랑길 29 코스 안내도

 

 29코스 안내판을 지나면 통영의 유명한 중앙시장의 해안 거리가 나타난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하였기에 시장기도 돌아 여기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가니 통영의 많은 음식이 메뉴판에 있다. 그 중에서 물회를 한 그릇 시키니 고등어 생선 구이와 굴 미역국도 더해서 주기에 맛있게 먹고 쉬다가 오후 길을 나섰다.

 

 식당을 나와서 조금 길을 가니 곳곳에 통영의 유명한 꿀빵 집이 보인다. 이왕 통영을 지나기에 아는 사람들에게 통영 꿀빵을 택배로 보내어 맛을 보게 하자는 생각이 들어 이 집에서 전국으로 택배를 보내고 나도 꿀빵을 두개 얻어 가지고 다시 길을 계속한다.

 

꿀빵집 간판

 

 조금만 가면 유명한 통영 동피랑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동피랑은 여러 차례 올라 가 본 곳이지만 또 다른 벽화를 보면서 동피랑를 한 바퀴 돌아 나온다.

 ‘동쪽 벼랑이라는 뜻의 동피랑은 통영시 중앙동 중앙시장(어시장) 뒤쪽 언덕에 있는 마을로 구불구불한 오르막 골목길을 따라 동피랑 마을에 오르면 담벼락마다 그려진 여러 형태의 벽화가 눈길을 끈다.

이곳은 원래 통제영(統制營)의 동포루(東砲樓)가 있던 자리로, 통영시는 동포루를 복원하고 주변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200710월 통영의 여러 단체가 통영의 망루 동피랑의 재발견이라는 모토 아래서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린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미대생과 개인들이 찾아와 총 18개 팀이 낡은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 벽화로 꾸며진 동피랑 마을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정확히는 12일 이승기가 사진 찍고 난 뒤)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마을을 보존하자는 여론이 형성되자 통영시는 마침내 동포루 복원에 필요한 마을 꼭대기의 집 3채만을 헐고 마을 철거방침을 철회하였다.

철거 대상이었던 동피랑 마을은 현재, 벽화로 인하여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 변모하였고, 동피랑의 벽화는 수시로 다시 그려서 바뀌기 때문에 매년 새로운 수백 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동피랑은 벽화만으로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이곳에서 바라보는 강구항과 남망산, 해무와 함께 찾아오는 붉은 노을, 왁자지껄 들려오는 중앙시장 사람들의 살가움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동피랑의 여러 모습

 

 동피랑을 내려오니 통영의 여러 문화적 유산을 가진 곳으로 가는 이정표가 복잡하게 나타난다. 얼마나 토영이 문화가 번창하던 도시였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이정표다.

 

이정표

 

 이정표를 따라 가면 먼저 도착하는 곳이 세병관이다. 내가 옛날에 와 본 세병관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오십 년도 더 되는 전이었던 기억이다. 주변에 여러 건물도 들어서고 문화적 유산을 잘 꾸며 놓았다.

 국보 제305호로 정면 9, 측면 5칸의 팔작지붕건물 통영시 문화동에 있는 세병관(洗兵館)은 조선시대의 객사 건물로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 건물이었으며 조선 선조 38(1605)에 만들어졌다. 여수에 있는 진남관과 더불어 몇 안되게 남해 지방에 남아 있는 조선의 관아 건물이기도 하다. 이 건물은 창건 후 3(경상·전라·충청도) 수군을 총 지휘했던 곳으로 그 후 몇 차례의 보수를 거치긴 했지만 아직도 멀리 남해를 바라보며 당시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세병이란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따 온 말로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뜻이며, <세병관(洗兵館)>이라 크게 써서 걸어 놓은 현판은 제137대 통제사인 서유대(徐有大)가 쓴 글씨이다

 통영 세병관은 1963년에 세병관이라는 명칭으로 보물 제293호로 지정되었다가, 2002년 국보 제305호로 승격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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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병관의 여러 모습

 

 세병관을 나와 세병관 옆길을 따라 걸어가면 충렬사가 나온다. 통영시 명정동 213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충렬사(忠烈祠)는 임진왜란 중 수군통제사로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충무공 이순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다. 충렬사는 1606년에 왕명에 의해 제7대 이운룡(李雲龍) 통제사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창건하였고, 1663(현종 4) 사액(賜額)되었다. 그 후에는 역대의 수군통제사들이 매년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내왔다.

 

충렬사 입구

 

 충렬사입구에서 길을 따라 가려니 뜻밖에도 백석의 시비가 보인다. 통영에 백석의 시비가? 하고 의아했지만 백석과 통영의 인연을 생각하면 백석의 시비 하나쯤은 있어도 무방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니 백석을 더 추모해도 좋은 것이다.

 

백석 시비

 

윤이상의 학교가는 길

 

백석의 시비를 지나면 서피랑마을과 서피랑공원이 나타난다. 동피란이 전국적 유명세를 타자 서피랑의 주민들이 힘을 모아 서피랑을 개발하였다. 서피랑 공원은 통영의 명정동과 서호동의 접경 지역 중 서피랑 언덕을 새롭게 개발하여 만든 곳이다. 서피랑을 중심으로 하여 충렬사와 명정샘, 서문고개와 간창골, 세병관과 선창을 아우르는 일대는 박경리 소설 <토지><김약국의 딸들>의 중심인 주요 무대로 서포루를 축으로 새롭게 단장한 이 일대는 통영문학과 예술의 새로운 열린 공간이다.

 시인 백석도 사랑하던 여인 ’(박경련)을 찾아 서문고개와 충렬사, 명정샘, 서피랑 밑 변전소가 있었던 그 길을 부지런히 왔다 갔다 했던 곳이다. 아름다운 여인을 향해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의 열병을 앓으며 충렬사 계단에 퍼질고 앉아서 시를 썼던 백석의 모습을 연상해 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다. 서피랑 일대는 사랑을 토로한 시인 백석의 시적 창작 공간이었던 곳이다.

 서피랑 정상의 서포루에 올라서면 강구안, 동피랑, 북포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서피랑 공원은 202011월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되어 공원 산책로, 99계단, 서포루 등 일몰 때부터 자정까지 빛을 내며 아름다운 경관을 자아낸다. 서피랑 99계단은 박경리 선생의 <김약국의 딸들> 배경이 되기도 한 곳이라 더욱 소설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초등학교 등굣길을 활용한 '윤이상 학교 가는 길'과 서피랑 내 가장 가파른 서호벼락당에 피아노 계단도 조성했다.

 

서피랑공원

 

 서피랑 정상에는 서포루가 있다. 서포루는 통영성(統營城)의 여황산 능선이 바다로 흘러내리다 높이 솟구친 언덕빼기 서피랑에 있던 포루로, 일제가 강점기 때 훼손했던 것을 살아있는 교육장으로 활용하고자 누각 1(18)53m의 성곽을 복원했다. 이 서포루에서 바라보는 통영의 바다는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서피랑을 내려와서 통영의 시내를 걸으면 길바닥에 여러 학교의 교가 악보가 새겨져 있는 동판을 본다, 윤이상이 작곡한 학교의 교가인데 대부분은 또 유치황이 가사를 썼다. 여러 학교의 동판이 있었지만 통영의 대표적인 학교인 통영초등학교와 통영고등학교만 보여 드린다.

 

 

 이 길을 따라 가면 윤이상기념관이 나온다. 윤이상에 대해서는 내가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기념관에 대해서만 소개한다. 1917917,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윤이상은 통영에서 서당과 보통학교를 마친 뒤 오사카 음악학교에서 2년 동안 수학하며 첼로와 작곡, 대위법 등을 배웠다.

 

 통영시 도천동에 건립된 윤이상 기념관은 도천사거리에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윤이상(19171995)과 그의 음악을 테마로 한 기념공원으로 윤이상의 생가 옆에 조성되었고 윤이상 선생의 음악세계를 조명할 수 있는 기념전시관과 소공연장이 있다. 전시관에는 선생이 생전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남긴 유품이 있고 독일 정부로 받은 훈장과 괴테 메달을 비롯한 사무집기, 생전 연주하던 바이올린, 항상 품고 다녔던 소형태극기와 사진 500여 점이 전시되어있다.

죽을 때까지 꿈속에서도 그리던 고향 땅, 전신상은 마치 살아있는 듯이 자신을 찾아 공원을 방문한 이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생전에 윤이상은 항상 나는 통영에서 자랐고, 통영에서 그 귀중한 정신적·정서적인 모든 요소를 내 몸에 지니고 그것을 나의 정신과 예술적 기량에 표현해 나의 평생 작품을 써왔습니다. 구라파(유럽)에 체재하던 38년 동안 나는 한 번도 통영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잔잔한 바다, 그 푸른 물색, 가끔 파도가 칠 때도 파도소리는 나에겐 음악으로 들렸고, 그 잔잔한, 풀을 스쳐가는, 초목을 스쳐가는 바람도 내겐 음악으로 들렸습니다.”라고 하였다.

 

윤이상기념관

 

 윤이상기념관을 지나서 길을 가면 유명한 해저터널이 나온다.  예전에는 통영과 미륵도를 연결하는 주요 연결로였지만 충무교와 통영대교가 개통되면서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관광객들만이 거닐고 있다. 아주 옛날 내가 처음으로 이곳을 지나갈 때는 차량이 통행을 하던 곳인데 이제는 차량통행은 금지하고 관광객들이 도보로 터널을 지나며 즐기고 있다.

 

 현재 국가등록문화재 제201호인 통영시 당동(堂洞)~미수2(美修二洞)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은 19275월에 시공하여 193212월까지 5년 동안 걸린 대공사로 건립한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터널이다. 길이 483m, 5m, 높이 3.5m 규모로 통영운하를 파면서 만든 해저터널이며, 만조 기준으로 수심 13.5m 아래에 지어졌다. 통영반도와 미륵도(彌勒島) 사이는 판데목이라고 부르는 좁은 해협인데, 그 해협을 건너 미륵도로 가기 위해 메웠다가 다시 파내어 운하를 만들고 그 밑을 파내어 당시에는 동양 최초이고, 우리나라에서 오직 하나인 해저터널을 만들었다.

 

 터널 입구에 한자로용문달양(龍門達陽)’이라고 쓰여 있는데용문을 거쳐 산양(山陽)에 통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산양은 바로 미륵도이다.

 

연인과 함께 조용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해저터널을 거닐면서 대화를 나누어 보자. 시간에 제한 없고 경제에 부담이 없어 데이트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터널에 들어가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 여름철에는 안성마춤이다.

 

해저터널의 여러 모습

 

 해저터널을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길을 계속 가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바다가 통영운하이며. 그 위의 가로 지르며 놓인 다리가 충무교이다. 충무교와 통영운하는 통영시 당동과 미수동(진남초교 입구)에 연결되어 있다. 호수 같은 바닷물 위로는 배들이 다니고 그 바다 밑으로 뚫린 해저터널엔 사람들이 걸어 다니며, 바다위로 만들어진 육지(통영시내)와 섬 (미륵도)을 연결하는 다리(충무교)에 자동차가 다니는 통영운하는 하늘과 바다와 바다 속이 하나로 이어진 한국유일의 3중 교통로를 자랑하는 곳이다. 더욱이 물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배들이 오가는 통영운하의 주변 경관은 자연과 도시의 조화가 극치를 이루고 있어 예로부터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고 있다.

 한산대첩 때에 이순신 장군에게 쫓긴 왜선들이 이 좁은 목으로 도망쳐 들어왔다가 퇴로가 막히자 땅을 파헤치고 물길을 뚫어 도망쳤다 하여 이곳을 판데목[鑿梁]이라고 부르는데, 왜군들이 도망칠 때 아군의 공격으로 무수히 죽었으므로 송장목이라고도 한다. 운하와 함께 같은 시기에 충무해저터널도 개통되었다.

 

충무교와 통영운하

 

굴양식에 사용하는 조개 껍데기

 

 

 통영의 평인일주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가는 길은 통영의 해안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바다라기보다는 잔잔한 호수와 같은 통영내해의 바다를 끼고 도는 평인일주로의 해넘이 풍경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음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평인일주로를 따라 가면 통영체육관과 잘 갖추어진 축구장이 보인다. 따뜻한 고장이기에 아마도 겨울에 훈련을 하러 오는 팀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평인일주로를 돌아 나가면 무전동해변공원이 나오며 여기에서 29 코스는 끝이 난다.

 

무전동 해변공원 카페

 

 여기까지가 오늘의 걷기 코스다. 계속해서 숙박을 하고 걸으려고 생각하다가 집으로 돌아가서 와도 시간상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무래도 내 집이 편안한 것이다.

 

남파랑길 28 코스(통영신촌마을 - 남망산조각공원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8 코스는 다시 통영구간의 길이다. 거제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거제대교를 건너 신촌버스정류소에서 시작하는 28코스는 남파랑길 15코스와 다소 겹친다.  음촌마을에서 삼봉산, 이봉산, 일봉산의 옆 임도를 따라 걸어 나가면  통영세자트라숲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성웅 이순신공원이 나타난다. 이 공원을 지나 유명한 남망산조각공원을 지나서 통영의 시내가 나타나면 이 코스가 끝나는 17.6km의 길이다.

 

28 코스 지도

 

신촌버스정류소의 28 코스 안내도

 

 이곳에서 출발하여 신촌마을을 걸어 통영의 바다를 즐기면서 길을 가면 음촌마을의 표시가 나온다. 거제로 들어갈 때 보았던 표시로 두 코스가 겹쳐 있는 길이다. 조금만 잘못하면 다른 코스로 들어가니 조심해야 한다.

 

 

 길을 가다 보니 엄청난 크기의 나무 밑동이 보인다. 물론 살아 있는 나무는 아니지만 이 정도 크기의 나무라면 과연 어떤 나무였을까? 하고 의문을 가지며 수령은 얼마나 되었을까? 이곳에 있던 나무였을까? 하는 여러 가지 의문이 들게 하는 나무 그루터기다.

 

거대한 크기의 나무 그류터기

 

음촌마을 표시

 

 이 음촌마을 표시에서 산위로 올라가는 길을 걸으면 통영 15코스와 28코스가 중첩이 되어 있는 표시가 여러 곳에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두루누비에 들어가면 15 코스가 바뀌어 삼봉삼을 지나지 않고 해안으로 코스를 새로 내어 놓았다. 내가 15 코스를 걷다가 산길이 폐쇄되어 있다고 알린 후 빠르게 코스 길을 수정하였다. 이런 조그마한 노력도 코스를 걸으면서 느끼는 보람이라 생각하니 뿌듯했다. 조금은 조심해서 걸어야 코스를 벗어나지 않는다. 길을 따라 걸으면 삼봉산, 이봉산, 일봉산 둘레의 임도가 계속 이어진다. 이 임도를 따라 걸으면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기분좋게 분다. 아무도 오지 않는 길을 짙푸른 초록의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멀리서 들리는 산새 소리는 적막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 길이다.

 

삼봉산 안내도

 

멀리 보이는 통영 바다

 

 

 임도를 따라 가다가 위의 일봉산 표시가 보이는 곳에서는 유의해야 한다. 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임도를 따라 계속 갈 수밖에 없는데 임도를 따라 가지 말고 왼쪽으로 난 조그마한 길로 내려가야 한다. 길 표시의 이정표도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왼쪽 좁은 길로 조금 내려가면 남파랑길 리본이 보인다. 왜 갈림길에 직접 표시 리본을 달아 놓지 않았는지가 의문이다.

 

 

 산에서 내려오면 갑자기 건물이 나타나면서 법률사무소와 변호사 사무소가 많이 눈에 보인다. 바로 통영법조타운 거리다. 법조타운거리를 지나 해안을 따라 걸으면 선촌마을 표석이 나오고, 그 표석에는 미월과 미늘이라는 명칭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다. 얼마나 서산의 달이 아름다운지는 시간상 볼 수가 없으니 아쉽지만 그냥 지나친다.

 

중간에 있는 28 코스 안내판

 

 이 안내판이 있는 곳에 넓은 초지와 숲이 펼쳐지고 있었다. 도대체 이 해안에 이 넓은 초록의 숲이 있는지가 의문이 들었다. 설명의 안내판을 보니 통영 세자트라 숲이다.

 

 세자트라(Sejahtera)란 동남아시아의 고어로 지속가능성을 의미하는 아시아·태평양RCE 공동 프로젝트 명칭으로, 통영RCE세자트라숲은 아시아·태평양 15개국 70RCE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거점센터로 사람, 시설,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교육, 연구개발, 네트워크의 3가지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교육시설로써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현세대와 미래 세대의 공존의 교육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곳이다.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수서체험동, 방문객들이 세자트라 숲에서 거주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녹색생활체험동, 직접 먹거리를 수확하고, 땅의 소중함과 생명의 가치를 몸으로 배우는 텃밭체험장,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현장 체험학습장인 습지체험장 등등의 여러 시설과 놀이터들이 갖추어진 곳이다.

 

세자트라숲에서 놀고 있는 꼬마들

 

세자트라숲의 청보리

 

 

 세지트라숲을 지나면 이순신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 길의 이름이 토영이야기길이다 예전부터 통영 사람들은 진짜 토박이들은 통영이 아니라 토영이라고 발음을 하였다. 그래서 진짜 토박이들을 구별하는 것은 이 명칭을 어떻게 말하는지를 보면 안다고 한다.

 

 통영시 정량동에 위치하고 있는 이순신공원(구 한산대첩기념공원)은 통영시의 대표적인 성지로, 청동으로 만든 높이 17.3m의 성웅 이순신장군 동상이 한산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오늘도 우리 바다를 지키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 왜적소탕에 큰 역할을 했던 천자총통이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고, 바다를 향해 손짓하고 있는 이순신동상의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다. 1592814일 해상주도권을 다툰 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대파함으로써 해상주도권을 장악하여 일본 수군의 전의를 상실하게 한 임진왜란의 최대승첩지인 이곳이다.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서 한산대첩의 학인진이 펼쳐진 바다의 풍광이 아름답다. 또 공원 내에는 승전무와 남해안별신굿, 통영오광대의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연습에 전념할 수 있는 통영무형문화재전수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순신공원에서 봄 소풍을 온 꼬마들을 만났다. 아직까지는 코로나라는 괴물 때문에 꼬마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양이 조금은 안타깝게 느껴진다. 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으니 꼬마들이 "저 할아버지가 우리 사진 찍는다."하며 재잘거린다. 그리고 "안녕하세요."하면서 모두들 인사를 한다. 나도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잠시 꼬마들을 보다가 다시 내 길을 걷는다.

 

이순신공원에 봄소풍 온 꼬마들

 

곳곳에 이순신 장군의 시와 말씀의 표석이 있다.

 

이순신장군 동상

 

바다를 향해 있는 천자총통

 

장군이 보고 있는 통영 앞 바다

 

통영전통신호연

 

해안벽에 그려져 있는 신호연

 

통영항의 일부 모습

 

 이곳을 지나 해안길을 조금 걸어가면 유명한 남망산조각공원이 나온다.  옛날에 통영이 조그마한 도시였을 대는 이 남망산공원이 통영의 대표적인 공원으로 이곳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통영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내가 옛날부터 이 공원을 자주 올라갔던 기억이 나기도 하는 곳이다.

 

 통영시 동호동에 있는 통영시민의 쉼터이자 문화공간인 남망산공원은 해발 72m에 불과한 작은 동산이지만 이 공원에는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쉼터 열무정과 수향정이 있으며 이충무공동상, 이충무공의 한산대첩비가 광장에 있다. 또한 통영 시민문화회관과 오광대 놀이마당, 청마 유치환 시비, 초청 김사옥 시비가 있어 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중 국내 작가들을 비롯하여 세계 10개국 유명조각가들의 조각 작품 15점을 전시하고 있는 1997년에 조성된 남망산조각공원은 5,000여 평의 부지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예술적 자극과 상상력, 넓고 확 트인 공간이 주는 시원함이란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기에 충분하며 통영 운하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일본작가인 이토 다카미치의 ‘4개의 움직이는 풍경을 비롯하여 여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공원 기슭에는 조선시대에 1년에 2번 한산무과(閑山武科)의 과거(科擧)를 보았다는 열무정(烈武亭)의 활터와 나전칠기공예(螺鈿漆器工藝)의 기술을 연마시키는 전수회관(專修會館)이 있다.

 

 

 

 남망산공원을 올라가는 길 곳곳에 디피랑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통영시 남망공원길 29에 위치하는 디피랑은 남망산공원 산책로1.5km를 따라 구간별로 디지털 미디어 장치를 설치하여 국내 최장 야간 디지털 테마파크로 빛과 인공조명을 활용한 15개의 테마 산책로가 있다. 남망산공원의 기존 모습을 보존한 채 야간 경관을 변화시켜 많은 시민들이 찾는 야간경관 명소다. 그러나 내가 이곳을 지나는 시간은 한낮이라 디피랑의 아름다운 광경은 다음으로 미루고 길을 계속 갈 수밖에 없다.

 

남망산공원의 여러 모습

 

일본작가 이토 다카미치의 ‘4개의 움직이는 풍경

 

남망산조각공원 표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정의비'

 

남망산공원 입구

 

 남망산공원을 내려와 28코스의 종착지에 가면 김춘수의 시비가 있다. 바로 이곳이 김춘수거리다. 통영은 예향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사랑하며 살기도 하였고,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많다.  그 중의 한 사람이 바로 김춘수로 너무나 유명한 시인이라 소개는 하지 않는다.

 

김춘수 시비

 

 종착점에 도착하니 점심 때가 되었다. 새벽같이 이른 아침에 집을 출발하였기에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여서 조금 이르지만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통영의 식당에 들러 물회를 한 그릇 청해서 먹으니 시원한 굴로 끓인 미역국도 준다. 예전부터 통영의 음식은 풍부한 해산물을 기본으로 하기에 맛있는 음식이 많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먹고 다음 코스를 향한다.

 

남파랑길 27 코스(청마기념관 - 거제둔덕기성 - 장평리신촌마을)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7 코스는 청마기념관을 출발하여 둔덕면의 산방산 자락을 따라 걸으면 거제둔덕기성에 도착한다. 거제둔덕기성에서 거제와 통영의 앞바다 풍경을 즐기다가 산길을 따라 내려와 거제대교쪽으로 발길을 옮겨 거제대교를 지나면 통영으로 들어간다. 거제구간이 끝나는 것이다. 거제대교를 건너면 통영의 신촌마을 버스정류소가 남파랑길 27 코스의 종착점이다.

 

남파랑길 27 코스 지도

 

27 코스 안내도

 

 청마기념관 바로 옆에 아주 큰 나무가 당당하게 서 있어 안내판을 보니 보호수다. 둔덕면 방하리 청마기념관 옆에 있는 수령 350년으로 추정되는 보호수인 팽나무는  나무 높이는 약 11m이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목이다.

 

방하마을 보호수

 

 청마기념관을 지나 산방산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길가에 청마의 시를 소개하는 청마의 거리가 펼쳐진다. 길 양쪽에 청마의 대표작들이 쭉 늘어서 잇는 모습은 청마가 얼마나 이곳에서 자랑스러운 인물인지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길 양쪽에 늘어서 있는 청마의 시들

 

거제역사의 발원지라는 입간판

 

 이 거리를 벗어너 일찍 심은 모가 자라고 있는 벌판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어 둔덕기성으로 향한다,

 

둔덕기성 가는 길의 풍경

 

 둔덕기성 가는 길은 평탄한 길이다. 제법 먼 길을 한가하게 걸으니 초여름의 기온은 이마에 땀이 흘러 내리게 하요 모자를 벗고 시원한 바람을 쐬면서 길을 계속 하였다. 멀리서 들리는 봄날의 뻐꾸기 소리는 처량하게 들리지 않고 아름다은 봄을 축하하는 것 같이 들렸다. 자연의 소리는 인간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듣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리기도 한다는 것을 느꼈다.

 

 제법 먼 길을 걸어 둔덕기성에 도착하였다. 둔덕면과 사등면의 경계지역에 있는 우두봉(牛頭峰)의 중허리에 있는 둔덕기성은 삼국시대 전형적인 신라산성으로 판석형 석재, 현문식 성문, 원형집수시설을 특징으로 하는, 다른 이름으로는 폐왕성(廢王城)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의 둘레는 500m, 높이 4.8m로 성내에는 천지못(천지)이 있으며, 북단에는 기우제와 산신제를 지내는 제단이 있다. 둔덕기성은 발굴조사 결과 거제도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축조된 성곽으로 신라시대에 처음 축조되어 고려시대에 다시 축조되었으며 삼국시대 거제의 옛지명인 상군(裳郡)의 치소성(治所城)으로 추정되는 만큼 거제지역의 고대문화를 규명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유적이다.

 서쪽으로 통영 및 견내량과 가까워 거제도 내에서는 교통상 주요 거점지자 조망이 매우 양호한 지역이다. ‘폐왕성(廢王城)’이라는 명칭은 고려 의종(毅宗)이 정중부의 난으로 폐위된 뒤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성위에 올라서면 견내량(통영과 거제 사이의 바다)과 거제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둔덕기성 앞에 있는 정과정곡 시비

 

둔덕기성 안내판

 

둔덕기성의 여러 모습

 

둔덕기성에 있는 석환군

 

둔덕기성에서 보는 거제와 통영의 바다

 

둔덕기성의 전경

 

내려오는 산길에서 보는 바다

 

 

 산을 내려와 조금 길을 가면 도로를 따라간다. 어느 정도 길을 가면 거제로 들어올 때 신거제대교를 지나면서 걸었던 길이 나온다. 그 옆으로 걸어가면 거제대교가 나온다. 거제대교를 올라 견내량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걸어 건너면 이 코스는 끝이 난다.

 

 거제시 사등면의 서쪽과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 사이의 견내량해(見乃梁海)에 건설된 거제대교는 다리의 폭은 10m, 높이는 53m(해상 26m, 해저 27m), 다리 길이는 740m의 연륙교(連陸橋)1965년 착공하여 19714월 준공하였다.

 거제대교 개통으로 거제도는 육지와 연결되었으며, 거제 조선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였다. 지금은 많은 교통량으로 신거제대교가 1999422일 개통하여 교통량이 많이 감소하였다.

 

 

거제대교에서 보는 신거제대교의 모습

 

거제대교 통영쪽에서 보는 견내량

 

 거제대교를 지나면 통영이다. 조금 가니 통영의 장평리 신촌마을 버스정류소가 나온다. 특이하게 이 코스는 버스정류소에서 끝나고 다음 코스가 시작된다. 아침 일찍부터 길을 걸었기에 이른 시간에 도착하였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서 쉬다가 다음 코스를 걸을 생각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남파랑길 26 코스(거제파출소 - 대봉산 - 청마기념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6 코스는 거제파출소를 출발하여 거제스포츠파크와 거제식물원을 지나 외간리에서 대봉산으로 올라가는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대봉산과 산방산의 모습을 보면서 멀리 보이는 바다를 조망하다가 한국 문학의 거두인 청마 유치환의 청마기념관에 도착하는 13.2km의 비교적 짧고 편안한 길이다.

 

남파랑길 26 코스 지도

 

 남파랑길 25 코스를 끝내고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이 있어 약 보름 정도를 걷지를 못했다. 그리고 다시 길을 걸으려니 벌써 초여름의 날씨가 되어 제법 덥게 느껴지는 시간이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부산의 집을 출발하여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현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고현에 내려서 거제 시내버스로 거제파출소 앞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도착하여 길을 걷게 되었다. 시작부터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출발하였기에 오늘은 시간이 많이 단축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제파출소 앞의 26 코스 안내도

 

거제파출소의 모습

 

 거제파출소를 출발하여 바닷가 길을 따라 걸으면 거제스포츠파크의 운동장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간덕천과 바다를 가로막은 조그마하지만 아름답게 꾸며 놓은 방조제가 나온다. 그 방조제의 수문가를 따라 올라가면 갈대가 우거진 하천이 나오고 거제식물원의 자태가 보인다. 비교적 아주 단조로운 길이 계속 된다.

 

거제 스포츠파크

 

방조제와 수문

 

거제식물원과 갈대

 

 이곳을 지나 조금 가면 외간초등학교가 나오고 초등학교를 돌아가면 외간리 동백나무 숲을 만난다. 그 곳을 지나 대봉산으로 향하여 난 임도를 따라 대봉산과 산방산의 주변을 돌아 나가면서 호젓하게 한가로운 정취를 느낀다. 임도를 따라 걸으면 벌리 거제의 바다가 보이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는 뻐꾸기 소리가 처량하게 들리기도 한다. 오월의 날씨는 그렇게 덥지 않지만 길을 계속 걸으면 이마에 맺히는 땀을 훔치기에 바쁘다.

 

임도로 올라가기 전의 중간 코스 안내도

 

산길에서 보는 거제의 바다

 

 

 둔덕면(屯德面)에 있는 높이 507m인 산방산(山芳山)은 서쪽으로 고려 의종이 무신의 난을 피해 3년간 피난해 거처했던 폐왕성(廢王城)이 있는 우두봉산과 마주하고 있으며, 산 입구에는 청마 유치환선생의 생가(生家)가 있고, 산골짜기에는 보현사가 자리잡고 있다. 산 모양이 '뫼 산()' 자와 비슷하고 꽃같이 아름답다고 하여 산방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정상에서 큰 바위산 3개가 우뚝 솟아 하나의 산봉우리를 이루고 있으므로 삼봉산(三峰山)이라고도 부르는데 기암괴석이 많고 경치가 아름다워 마치 금강산과 같다는 말을 듣는다.

 

 산을 둘러 있는 임도를 걸어 내려오면 만나는 마을이 방하리다. 둔덕면의 중앙에 위치한 마을 방하리(芳下里)는 동쪽으로는 위대밭골이 펼쳐지고, 서쪽에는 둔덕천이 있다. 대밭골 앞에는 매주산(埋珠山)이 있다. 자연마을로는 방하(芳下), 죽전(竹田) 등이 있다. 산방리(山芳里)의 밑에 위치하여 있다고 하여 방하리라고 하였고, 방하마을 아래쪽 고름등에 고려 의종 때에 정중부의 난으로 희생된 고려병사들이 무덤이 있다. 이곳에서 멀리 보이는 나무가 아름다워 그 쪽으로 발길을 옮겨 걸으니 무엇인가 길을 잘못 들어간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이전 갈림길에 돌아와 길을 바로 찾아서 가려니 조금 전에 보지 못했던 샘이 보인다. '공주샘'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샘인데 아무리 찾아도 이 샘에 대한 자료가 없다. 그래서 그 공주샘 주변에 있는 소개 글과 벽화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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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샘 소개 글과 벽화

 

 공주샘에 얽힌 이야기를 보고 그림을 보면서 조금 가면 이 코스의 마지막 종착점인 청마기념관이 나온다.

 

  둔덕면 방하리 507-5번지에 있는 청마 유치환 기념관은 청마 유치환이 태어난 곳에 2000520일에 준공하여 20081월에 개관하였다. 주요시설로는 기념관과 청마의 초가집 생가가 복원되어 있다. 그리고 시비와 유치환의 청동상이 있으며, 부근에 묘소가 있다.

 

 청마 유치환은 너무나 유명한 시인이므로 여기에서 소개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의 시는 너무나 잘 알려진 시들이 많기에 소개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으면서 청마의 작품인지 잘 모르는 노랫말을 소개하면서 청마의 작품에 가늠한다.

 

   산에 산에 산에는 산에 사는 메아리/언제나 찾아가서 외쳐 부르면

   반가이 대답하는 산에 사는 메아리/벌거벗은 붉은 산엔 살 수 없어 갔다오

   산에 산에 산에다 나무를 심자/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

   메아리가 살게시리 나무를 심자. -동요 메아리’-

 

 청마(靑馬)가 가사를 지은 메아리는 한국 전쟁 이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강인하고 질박하게 노래한다.

 

청마기념관의 여러 모습

 

 청마기념관을 돌아보는 중간 기념관 관장이라는 분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부산의 에덴공언에 있는 청마시비가 거의 황폐화되었다고 말하니 관할하는 행정관청에 전화를 해 보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영도 시인과의 이야기를 이 기념관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하니 이영도 시인의 사진을 보여 주어 이야기를 계속했다.

 

 이 기념관을 나오니 아침 일찍 출발하였기에 11시고 아직 되지 않았다. 잠시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길을 계속했다.

남파랑길 25 코스(탑포마을 - 오망천삼거리 - 거제파출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5 코스는 탑포마을을 출발하여 오망천삼거리를 지나 거제파출소까지 연결되는 구간으로 마을길과 해안 숲길이 반복적으로 펼쳐지는 코스다. 이 길을 걸으면 코스 곳곳에서 섬과 바다와 아름다운 해안을 즐길 수 있는 14.6km의 길이다.

 

25 코스 지도

 

25 코스 안내판

 

 탑포마을 해변을 조금 걸어가면 노자산을 옆에 끼고 율포리를 지나 부춘리로 향하는 임도를 올라간다. 물이 빠진 해변은 넓은 갯벌이 보인다. 하천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오는 흔적이 보이는 해변은 무궁한 어업자원을 우리에게 준다.

 가라산 북서쪽 기슭 남부면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인 탑포리(塔浦里)는 마을 북서쪽은 바다와 접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역은 산지로 둘러싸여 있는 자연마을로 탑포, 배나무실, 아래모실 마을이 있다. 탑포마을은 본래 마을 앞에 대섬 또는 거북섬이 있고, 개안이 얕고 잔잔하여 민물 때 들어오는 고기를 갓후리 그물로 고기를 잡았다하여 망포라 하였는데 길손이 돌을 모아 누석단을 만들어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에 고사를 올려 탑포(塔浦)라 붙여진 이름이다. 배나무실 마을은 배나무가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지게 되었으며, 아래모실 마을은 배나무실 아래에 위치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정표

 

 이정표를 따라 산쪽으로 발길을 옮기니 푸르른 보리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문득 생뚱맞게 '보리밭에 부는 바람'이라는 영화 제목이 생각났다.

 부춘리로 가는 임도는 노자산을 끼고 나 있다. 동부면 구천리에 있는 노자산(老子山)은 높이가 565m로 제법 높은 산이다. 불로초와 절경이 어우러져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이 된 산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이 산은 남쪽으로 거제군의 수봉 가라산(580m)과 연결되어 있다.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한려해상국립공원 위로 우뚝 솟아 있어 시야가 시원스레 트여 정상에서 보는 춤추는 듯 솟아 있는 다도해의 비경은 보는 이의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는데 정상을 올라가지는 않았다..

 

 특히 세계적으로 희귀조인 팔색조가 서식하고 있어 신비의 산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부촌리로 가는 임도

 

 아주 편안하게 임도를 따라 걷는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이라 매우 자유롭게 걷는다. 깊은 숨도 쉬어보고 큰 소리를 내어 보기도 하면서 한가로이 걸으면서 봄바람을 싱그러움을 즐겼다. 해안을 걸을 때는 해변 특유의 비린내를 코를 자극하는데 숲길을 걸을 때는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고 그저 시원힌 느낌이 든다.

 가라산과 함게 거제의 대표적인 산인 노자신을 기고 난 길을 다라 산을 내려가면 부춘마을을 지나 오망천삼거리에 도착한다.

동부면에 있는 부춘리(富春里)는 야자산 동쪽에 있는 농촌마을이다. 본래 동부면의 지역으로서 불개미 또는 부춘이라 한데서 부춘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부춘저수지

 

부춘마을 표지석

 

 부춘마을을 지나 차가 다니는 아스팔트를 따라 계속 걸으면 산양천이 나오고 산양천로를 따라 걷는다. 동부면 구천리에서 발원하여 산촌리 해안으로 흐르는 지방하천인 산양천(山陽川)은 유로연장이 약 7로 하천의 수계는 본류와 5개의 소하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역 인근에는 오송소류지와 등넘지 등의 크고 작은 저수지가 산재해 있다.

 

산양천

 

 산양천로를 따라 걸으니 많은 사람들이 모종을 가지고 천변에 심고 있었다. 궁금해서 무슨 모종인가를 물으니 해바라기라고 말하였다. 아마 지금 심으면 한 여름에 꽃을 피울 수 있는 듯하였다.

 

모종을 심고 있는 모습

 

산양천로를 걸으면서 보니 아주 많은 물새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새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으나 많이 있다는 것은 이 산양천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산양천의 물새들

 

 

 산양천로를 지나 오수마을 길로 들어가면 꽤 넓은 벌판이 나온다. 그 벌판을 바라보며 조금 지나면 방파제가 나온다. 방파제를 따라 걸으면 갯벌에 양식을 위한 나무 말뚝이 숱하게 꼳혀 있는 것을 본다. 굴양식장이다. 우리나라 남해안의 굴양식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우리가 아주 싼 값에 겨울철에 굴을 즐겨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곳이다.

 

방파제

 

갯벌의 굴 양식장

 

 갯벌을 지나 마을을 통과하면 거제파출소가 나온다. 25 코스의 종착점이다.

 

 24 코스와 25 코스는 걷기에는 아주 편안한 길이며 거리도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니다. 22 코스와 23 코스의 어려운 길을 걷고 난 뒤에 휴식을 하라는 의미인지 앞 코스에 비하면 너무 쉬운 길이었다. 

 

 이제 거제 구간도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벌써 남파랑길을 걷기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났다. 물론 매일 걸은 것이 아니고 시간이 날 때마다 걸었기 때문에 두 달에 25 코스를 완주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걷고 하루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