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2 코스(부포사거리 - 무의산(문수암) - 임포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32 코스는 부포사거리를 출발하여 도로 옆을 따라 가서 무선리에서 산으로 올라간다. 무이산과 수태산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산을 내려오면 유명한 학동마을이 나온다. 학동마을에서 돌담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여러 한옥들을 구경하면서 내려가면 하일면 사무소가 나오고 그 곳을 지나면 임포항이 나오고 32 코스는 끝이 나는 14.1km의 비교적 짧고 단순한 길이다.
남파랑길 32 코스 지도
아침 일찍 부산에서 첫 버스를 타고 고성에 도착하여 부포사거리에 오니 8시가 조금 지났다. 일찍부터 길을 걷기로 생각하고 오늘의 여정을 머리에서 대략 정리를 하고 걸음을 시작하였다. 부포사거리에서 큰 길을 따라 좀 가면 무선리에서 산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산으로 가는 길에 무선저수지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무이산과 수태산의 임도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부포사거리에 있는 31, 32 코스 안내판
부포사거리의 내부포마을 안내 표지
무이산 올라가는 길목의 마을 표지
무선저수지
산으로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보니 멋있는 여관이름이 나온다. '물이 흐르고 구름이 떠 있는 곳'이란 '수류운재관'이라는 산속의 여관인 듯하다. 이름이 너무 멋있어 머물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내가 가야 하는 길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걸음을 옮긴다.
수류운재관의 입구
멀리 보이는 문수암의 불상
대한불교조계종 쌍계사의 말사로 고성군 상리면 무선리 무이산에 있는 문수암은 신라 성덕왕 5년(서기 706년) 의상조사가 창건했다. 창건 이후 이 암자는 수도 도량으로서 많은 고승을 배출하였고, 특히 화랑도 전성시대에 국선 화랑들이 이 산에서 심신을 연마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현존하는 암자는 사라호 태풍 때 건물이 붕괴된 뒤에 지은 현대식 건물이고, 문수암 입구까지 도로가 포장되어 승용차로 산허리를 감고 돌아 문수암 조금 아래에 있는 축구경기장만한 크기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10분 쯤 가면 문수암이 나타난다.
문수암 약사대불은 동양 최대의 금불상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문수암 입구
멀리 보이는 불상을 보면서 아스팔트로 된 길을 따라 무이산과 수태산의 옆을 계속 걸어간다.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무이산(548.5m), 수태산(574.7m)은 맞닿아 있는 산으로 서릉을 학동재에서 향로봉의 주릉과 이음을 같이 하고 언뜻 보면 그저 거쳐 가는 산봉에 불과한 것 같아 보인다. 해발 548.5m의 무이산은 상리면 무선리 선동마을 입구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면 마주 보이는 산으로 비교적 완만한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고 큰 노력을 안 들이고도 탁 트인 바다와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멀리 보이는 자란만과 자란도 설명판
멀리 보이는 고성 바다
산을 돌아 내려오면 시원한 대나무 숲이 나온다. 이 대나무 숲에서 조금 내려가면 유명한 학동마을의 옛 돌담이 나온다. 고성군 하일면(下一面) 학림리(鶴林里)에 있는 고성 학동마을 옛 담장(固城 鶴洞마을 옛 담牆)은 국가등록문화재 제258호이다.
학동마을은 전주최씨 안렴사공파의 집성촌으로, 가옥은 상당부분 새마을운동 당시 슬레이트 기와로 개량되었으나 '육영재', '최씨고가' 등 일부 전통가옥이 보존되어 있어 전통마을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 마을의 담장은 다른 마을의 담장과는 차별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마을 주변의 대숲과 잘 어우러져 고유의 풍경을 이룬다. 학동마을의 담장은 수태산 줄기에서 채취한 납작돌(판석 두께 2~5㎝)과 황토를 결합하여 바른 층으로 쌓은 것으로 다른 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고유한 특징이 있으며 건물의 기단, 후원의 돈대 등에도 담장과 동일한 방식으로 석축을 쌓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옛 담장은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성인도 담장 안쪽을 들여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야박하게 아주 높게 쌓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담장을 자세히 보면 사람 키 높이 정도 되는 곳에 구멍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구멍은 가난하고 배고픈 이에게 먹을거리를 내어주던 구흘 구멍이라고 하니까 모든 것을 가로 막는 듯한 높은 담장에서도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는 인정을 느낄 수 있는 담장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동마을의 수호나무
학동마을 한 편에는 이처럼 커다란 나무가 자리하여 마치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마냥 그 세력이 무성한데 예로부터 오래된 마을에는 이와 같이 마을을 수호하는 수호신 역할을 하는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의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우리들의 전통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에는 대도시의 동네에도 당산목이라는 나무가 있어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였는데 현대화라는 미명하에 거의 대부분이 사라져 버렸다.
아주 좋아 보이는 집이 있어 가까이 가니 정말 좋은 집이었다. 그런데 이 집을 들어가려니 문간에 관광객은 입장료를 천 냥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무언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들어가도 괜찮을 것 같았지만 그러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아 바깥에서 사진만 두어 장 찍고 발길을 돌렸다.
안 뜰이 아름다운 집
학동마을 옛 돌 담장과 한옥 집의 여러 모습
학동마을을 벗어나 길을 가면 하일면 사무소가 나오고 그 길을 지나 계속 가면 바닷가로 가게 된다. 바로 32 코스의 종착지인 임포항이다.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에 있는 어항인 임포항은 2002년 8월 6일 어촌정주어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임포항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이르지만 여기에서 조금 쉬면서 휴식을 취하고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식당에 가서 양말을 벗고 발을 쭉 뻗으면서 쉬고 있으니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그냥 물회를 시키라고 한다. 그래서 물회를 시켜서 먹고 제법 한참을 쉬엇다.
한참을 쉬고 나서 다음 코스로 가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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