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22 코스(구조라터미널 - 망치몽돌해변 - 학동고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2 코스는 구조라유람선터미널을 출발하여 구조라항을 지나서 구조라성의 산길을 올라가 구조라성을 돌아 내려오면 구조라해수욕장을 만난다. 여기서 해변을 따라 걸으면 망치몽돌해변이 나온다. 망치몽돌해변에서 다시 북병산으로 올라가서 거제의 해안을 멀리 보면서 산길을 계속 걸어가 학동고개에 도달하는 13.3km의 짧은 거리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남파랑길 22 코스 지도

 

남파랑길 22 코스 안내판

 

구조라 유람선터미널

 

 구조라의 옛 지명은 항리(項里)라고 불렀다. 일운면 구조라리에 있는 1종 어항(漁港)인 구조라항은 거제시 북병산(465m)의 동쪽과 남쪽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가운데 위치한다. 항구의 바깥으로는 대한해협이고 일본과 가까워 예전부터 왜구의 침입이 빈번했던 곳이었다.

 구조라항은 외도와 해금강으로 가는 유람선이 있어, 여름철이 되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항구이다. 항구를 조금 지나 터널 같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구조라항과 마을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전망대에서 구조라항과 구조라해수욕장, 마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고,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구조라항의 모습

 

구조라성으로 가는 이정표

 

구조라 해변

 

구조라성으로 올라가는 길

 

 구조라마을의 서쪽에는 고운 모래, 완만한 곡선의 해수욕장이, 동쪽에는 배들이 정박하는 항구가 있다. 이 항구는 예로부터 일본과 해상교통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됐으며 1971년 국가 어항으로 지정돼 장승포 같은 대규모 항구와 더불어 포구로서 제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구조라에서 가까운 내도, 외도, 해금강을 경유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어 관광지로도 입지가 높다.

 구조라항과 구조라해수욕장은 언덕을 넘으면 금방 도달하는 아주 짧은 거리에 있다. 하지만 남파랑길은 해안을 돌고 수정산전망대를 지나 구조라성을 구경하고 구조라해수욕장으로 가는 우회로의 길이다. 아름다운 구조라의 풍경을 즐기라는 뜻일 것이다.

 

구조라마을 안내판

 

수정산 전망대에서 보는 구조라(오른족이 구조라항, 왼족이 구조라해수욕장)

 

 산길을 따라 제법 올라가면 돌로 쌓은 성벽이 나타난다. 구조라성벽이다. 일운면 구조라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성인 거제 구조라진성(巨濟 舊助邏鎭城)은 조선 1490(성종 21)에 축성하기 시작하였고 지세포성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였다.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전방의 보루(堡壘)로 축조된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 구조라 앞산 능선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성내는 모두 논과 밭이고 성의 가운데 우물이 있다. 성문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나 있으며 성문과 성문 중간에는 성루를 두었으며, 성 아래쪽에 구조라 마을이 있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204호이다. 거제를 걸어 다니면 곳곳의 마을에 성을 쌓은 것을 볼 수 있다. 거제는 일본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섬이기에 왜구의 침입이 빈번한 곳이었다. 얼마나 왜구의 침입이 많았으면 해안가에 많은 성을 쌓아서 방비를 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구조라성

 

구조라성에서 보는 구조라마을

 

멀리서 보는 구조라해수욕장

 

 구조라 성벽이 끝나고 마을로 조금 내려가면 길에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는 숲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방풍림으로 조성한 것이라는데 지금은 샛바람길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산책로로 활용되고 있다. 바람이 불면 대나무 잎이 조잘대는 소리가 정답다. 입구에는 주민들이 썼다고 하는 ‘보이소’라는 제목의 안내판의 글이 정답다.

 

샛바람 소릿길

 

 여기서 해안을 따라 가면 구조라해수욕장이 나온다. 아직 여름이 되지 않아서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철이 되면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바다를 정비하는 작업을 하고 잇는 모습을 본다. 일운면 구조라리에 있는 구조라해수욕장(舊助羅海水浴場)은 모래가 곱고 수심이 완만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횟집과 민박집들이 늘어서 있으며, 옆에 있는 구조라항에서는 내도, 외도, 해금강 등을 관광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어 여름철에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구조라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을 지나 조금 가면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이 아니라 자갈돌로 이루어진 일운면 망치리에 있는 몽돌해수욕장이 나온다. 망치몽돌해수욕장 해변에는 모래가 아닌 작고 까만 자갈인 몽돌이 깔려 있는데 해수욕장의 거제도의 유명 해수욕장보다 비교적 덜 알려져 있어 한적한 편이고, 물도 깨끗하다.

 

망치몽돌해수욕장

 

 

 해안을 벗어나 임도를 따라 북병산 산길을 걷는다. 동부면 망골과 망치고개를 경계로 하여, 아주골 옥녀봉 줄기와 연결되어 있는 이 산은 북쪽으로 병풍처럼 가리고 있다고 하여 북병산(北屏山)이라 하고, 높이는 465.4m이다.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임도를 따라 걸으니 정자가 나오고 정자 주위에 시를 새긴 암석들이 쭉 늘어서 있다. 아마도 거제 출신의 시인들의 시를 새긴 것으로 생각되었다.

 

시인의 노래 표석

 

 다시 길을 걸어가니 '황제의 길'이라는 표석이 나타난다. 뜻밖의 이름이라 의아해 하면서 설명을 읽어 보았다. 황제의 길은 망치몽돌해수욕장 들어가는 입구인 망치삼거리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초입까지에 이르는 3km 구간으로, 이 길이 황제의 길이라는 명칭이 붙여진 것은 에디오피아 "하일레 셀라시" 황제가 국빈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황제는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거제도를 방문하였다. 황제 일행은 쪽빛 푸른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서자 울창한 숲과 푸른 바다 그리고 섬이 한데 어우러진 뛰어난 자연경관에 감탄하며 '원더풀'7번이나 외쳤다고 한다. 그래서 황제의 길이라 이름 붙여졌으며 큰 바위에 "황제의 길"이라는 표지석을 세워 기념하고 있다.

 

황제의 길 유래 설명

 

북병산 안내도

 

학동고개가는 임도

 

 

 임도를 걸어 학동고개 가까이 가면 케이블카를 만난다. 이 산중에 무슨 케이블카가 있지? 하고 의아해 하지만 거제의 관광을 위해 설치한 것이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는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정상을 연결하는 1.56km 구간의 케이블카로 자연 속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천혜의 거제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상부전망대에서는 노자산과 다도해 전경을 360도로 접할 수 있으며, 45대의 캐빈 중 10대의 크리스탈 캐빈은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탑승하면 노자산 숲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타 보지를 못했다.

 

 

 케이블카 정류장을 옆에 끼고 조금 내려가면 22 코스가 끝난다. 인가라고는 없는 산중에서 코스가 끝나니 이 길을 걷는 사람은 조금 유의해야 한다. 물론 버스정류장은 있지만 버스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 곳이다.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나는 이곳에 12시 경에 도착하여 23 코스를 계속해서 걸었기에 그런 어려움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