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94코스(남동체육관입구 - 오봉산 - 논현포대근린공원 - 선학역 3번출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94코스는 남동체육관입구에서 출발하여 높지 않은 오봉산을 넘어서 논현포대근린공원을 통과한다. 공원을 지나 조금 가면 대한상공회의소인력개발원이 나오고 시내를 걸어 선학역 3번 출입구에서 끝이 나는 12.5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94코스 안내판

 

 아침에 일어나 출발을 하려고 하니 기온이 많이 떨어졌고 눈이 오기 시작한다. 많이 오지는 않고 조금씩 내리기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남동체육관입구로 이동하여 길을 걷기 시작한다.

 

 남동체육관입구에 가니 제법 눈이 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올 겨울 들어 처음 보는 눈이라 반갑게 맞이하며 장수천 가를 걸어가니 제법 눈이 덮인 하천가의 풍경이 아름답다.

 

장수천 가의 풍경

 

 장수천 가를 따라 걷다가 마을로 발길을 돌리니 오봉산 입구라는 푯말이 보인다. 전형적인 마을 뒷산인 오봉산은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위치한 높이는 106m 정도인  나지막한 산으로,마을 주민들을 위한 시설과 등산로가 잘 가꾸어져 있다.

 

오봉산 안내판

 

  오봉산을 오르기 시작하니 눈발이 제법 세차지기 시작하며 눈이 쌓여 길이 제법 미끄러워 가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눈이 오리라 생각도 하지 않아서 눈에 대한 대비가 없이 길을 떠난 것이라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어제 스틱을 잃어버리고 저녁에 홈플러스에서 스틱을 새로 구입한 것이다, 어제 저녁에 무엇인가 스틱을 꼭 구입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서 준비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된 것이다. 스틱마자도 없었다면 굉장히 고생을 할 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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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산 정상에서의 풍경

 

 오봉산 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설경을 구경하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하니 마을 주민인 듯한 사람들이 제법 산에 보였다. 아마 눈도 오고 하니 산책을 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눈은 펑펑 내려 시야를 가려 길을 가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큰 산이면 등산로가 있어 눈이 제법 와도 길 표시가 잘 되어 있으나 이곳은 마을 뒷산이라 금방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표시 리본을 찾아가며 길을 따라 걸어 산을 내려오니 평소보다 배나 시간이 걸렸다.

 

눈이 쌓인 오봉산

 

눈으로 덮인 시내

 

 눈으로 덮인 산길을 즐기며 시가지로 내려오니 장난이 아니게 눈이 오고 있다. 눈오는 시내 길을 걸어 조금 가니 '논현포대근린공원'이 나타난다. 논현포대근린공원은 인천의 문화재 중 하나인 논현포대가 존재하는 역사적 공간의 상징을 지닌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의 근린공원이다. 명칭은 논현포대(論峴砲臺)에서 유래되었는데 이곳은 1879년에 건립된 조선군 포대의 장소였다. 조선시대 인천 연안은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기에 많은 포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로지 논현포대만 남아 근린공원 남측으로 오면 실제 포대가 있는 장소를 볼 수 있다. 논현포대는 역사적으로는 장도포대와 함께 인천광역시와 부평 연안의 군사방어시설이었다.

 논현동이 일대 개발과 동시에 내륙화된 지역의 역사적 가치는 살리고, 위치와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자리였던 만큼 구민과 시민의 공원 역할로서 현재는 자리하고 있다.

 

논현포대근린공원

 

옛 송기철교 안내판

 

 

 눈을 맞으며 눈으로 덮인 하천가를 따라 걸어가니 언덕위로 올라가게 한다. 자그마한 둔덕 위를 올라가니 거대한 기와집이 보여 팻말을 보니 '인천이씨대종회'라고 되어 있다. 그 기와집을 옆에 두고 숲 사이로 난 길을 걸아가면서 보는 눈 덮인 풍경은 그만이다. 내가 사는 부산은 일 년에 한 번도 눈이 오지 않는 곳이니 눈을 보면 참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인천이씨대종회 건물

 

눈으로 덮인 풍경

 

 눈을 맞으며 눈 덮인 길을 계속 걸어 시내로 들어가도 엄청나게 눈이 와서 길을 가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번잡한 시내도 흰눈으로 덮여서 모두가 하얀왕국이 되어 있다. 길을 계속하여 종점인 선학역에 도착하여 지하로 내려가니 빵냄새가 너무 코를 자극하였다. 보니 역 구내에 빵을 굽고 있는 집이 있었다. 너무 먹음직하여 빵을 구입하여 역의 의자에 앉아 먹고 이번 여정을 이곳에서 마치기로 하였다. 기상을 보니 눈이 그칠 줄을 모르는 것 같고 또 다음 코스가 산을 넘어야 하기에 중단하고 돌아가기로 하였다. 결론만 말하면 이 판단은 너무 잘한 판단이었다. 이날의 눈은 오후에 폭설이 되어 서울과 수도권에 11월 들어 온 눈으로는 최고라고 뉴스에 계속 나오고 있었고, 밤까지도 눈이 와서 엄청 어려움을 겪은 날이었다.

 

서해랑길 93코스(배곧한울공원 해수체험장 - 배곧생명공원 - 월곶포구 - 소래습지생태공원 - 남동체육관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93코스는 배곧한울공원 해수체험장에서 시작하여 배곧생명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가면 월곶포구를 지나고 이제 인천광역시로 들어서서 소래포구를 지나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가로질러 가서 남동체육관입구에서 끝이 나는 14.5km의 길이다.

 

93코스 안내판

 

 93코스가 시작하는시흥시에 위치한 바닷가를 따라 월곶포구까지 이어지는 배곧한울공원 많은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찾는 휴식공간으로 각종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공원 앞으로 펼쳐진 바다와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해수체험장은 도심 속 휴식처로 많은 시민들에게 지친 일상의 피로를 풀게 한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헬렌켈러, 세종대왕, 라이트형제, 제임스와트, 이순신장군, 베토벤 등 6명의 위인을 테마로 한 예술적인 조형물을 만난다.

 

 93코스가 시작하는 곳에서 조금 가니 도로를 건너 식당이 여럿 보인다. 점심때도 되었고 험힌 비바람을 맞고 왔기에 밥을 먹고 쉬기로 하여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나오려고 하니 기상이 좋지 않아 우박이 내리기 시작한다. 여름도 아닌 초겨울에 우박이 떨어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는 일인데 제법 오랫동안 우박이 내려 억지로 쉬다가 우박이 그쳐서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한다.

 

배곧 위인공원의 일부

 

 배곧한울공원의 배곧생명공원은 시흥에 위치한 공원으로 생명을 품은 도시를 지향하는 배곧신도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국내 유일의 공원으로 세계조경가협회 조경대상을 수상하였다. 배곧생명공원은 생태 공원으로 다양한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갈대랑길과 하늘마루 등이 조성되어 자연 속에서 산책할 수 있으며, 갈대 습지원과 새봄 마루에서는 기수역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배곧생명공원은 자연환경을 보존하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공원으로 생명-참여-문화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이러한 취지에 어울리게 인간만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사는 생명 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며, 공원 곳곳의 길 이름은 공모를 통해 시민이 직접 지은 이름을 사용하였다.

 

해넘이다리

 

 아주 넓게 펼쳐지는 배곧한울공원이 끝나는 지점에 해넘이다리가 있고 옆으로는 월곶포구가 보인다. 서해안과 맞닿아있는 월곶포구는 비교적 작은 포구로, 원래는 바다였던 곳에 매립 공사를 하여 지금은 과거의 포구 기능을 거의 상실한 해변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만조 전후로 귀항하는 배들과 생동감 넘치는 풍경이 시흥의 9경으로 꼽힐 만큼 장관을 이루어 로맨틱한 데이트 장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서해 특유의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주고 있다. 특히 해 질 무렵 석양을 즐기면서 걷다 보면 붉은 노을이 가슴 속까지 뜨겁게 물들지도 모른다.

 월곶(月串)이란 이름은 달처럼 생긴 곶'이라는 의미의 달곶' 또는 달고지'의 한자 표기이며 인근에서는 월곶을 달월(達月)'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조선지지(朝鮮地誌)> 안산군 마유면조에는 월곶의 동쪽과 서쪽에 있던 마을인 월동리와 월서리를 모두 달월이로 부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시흥 시내에서 흘러오는 하천에 의해 만들어진 갯골을 사이에 두고 인천광역시 소래포구와 마주하며, 경계 부분에는 과거에 운행하던 수인선 협궤철도가 운행하던 소래철교가 남아 있다.

 

멀리 보이는 월곶포구

 

 해넘이다리를 건너면 인천광역시로 들어선다. 바닷가로 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유명한 소래포구가 나오고 계속 가서 소래철교 밑을 지나서 가면 소래습지생태공원이 나온다.

 

인천 남동아트홀

 

소래포구

 

소래습지생태공원은 갯벌, 갯골과 폐염전 지역을 다양한 생물 군락지 및 철새 도래지로 복원시키기 위한 공원 조성 사업을 2009 5월 완료했다. 습지 내 각종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천일염을 생산했던 시설물과 자료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으며, 직접 천일염 생산 및 습지 내 사는 다양한 동·식물을 탐구해 볼 수 있는 자연학습장과 광활한 갈대 및 풍차, 산책로, 쉼터 등이 마련되어 있어 시민의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의 염전

 

소래습지생태공원의 여러 모습

 

 매우 넓은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이곳저곳을 걸으니 중간에 카페가 보였다. 오늘의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서 제법 몸도 피로하였다. 그래서 카페에 들어가서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느긋하게주변을 살펴 보았다. 제법 인천에도 많이 왔는데 이 생태공원이 있다는 것을 이번 길에서 처음으로 알았다. 아주 넓은 공원은 여름이 되면 더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리라 생각이 들었다. 다음 여름에 날을 잡아서 한번 다시 오기로 생각하고 길을 떠났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을 벗어나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개울가에 난 길을 따라 약 한 시간 정도를 가니 남동체육관이 보이고 그 입구에서 93 코스가 끝이 낫다. 

 

 인천에서 또 만날 사람이 있어 연락을 하고 시내로 들어갔다.

서해랑길 92코스(대부도관광안내소 - 시화나래조력공원 - 시흥 오이도박물관 - 오이도 빨간등대 - 해수체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92코스는 대부도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하여 시화나래조력공원과 시흥 오이도박물관과 오이도 빨간등대를 지나 해수체험장까지 가는 15.8km의 길이다.

 

92코스 안내판

 

 시흥 정왕역 부근에서 숙박을 하고 다시 대부도 관광안내소까지 오는 길이 제법 멀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 즐겁게 저녁을 모냈으니 이만한 수고는 해야 했다. 아침에 일어나 길을 떠나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제법 많이 오는 비라 길을 가다가 배낭에 방수포를 덮고 하다가 한참 길을 가니 스틱을 버려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이라 그냥 가기로 하고 오이도역에서 버스를 타고 대부도관광안내소로 갔다.

 

 대부도관광안내소앞에서 시화방조제쪽으로 걸어가는데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비는 가늘어졌지만 바람이 거의 태풍급으로 불어 몸도 제대로 가누기가 어려웠지만 길을 따라가니 시화방조제가 나타난다.

 

 시화방조제(始華防潮堤)1985'시화지구 간척사업계획'에 따라 계획되어 시흥시 정왕동의 오이도 와 안산시 단원구 대부북동의 방아머리를 연결하는 12.6km의 방조제이다. 이는 조차가 최고 8.8m인 곳에 당대 최장 길이 둑을 세우는 것으로 토목계에서는 모험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19874월 착공하여 1994124일에 최종 물막이를 완료했다. 또한, 이와 함께 2차선 도로가 지방도 제301호선으로 개설되어 시화 지구와 대부도를 잇는 도로 기능도 가지고 있다.

 시화방조제의 중간에 2011년 완공한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조력발전소로 방조제 중간의 작은가리섬 인근에 2004년 착공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밀물 때 바닷물이 시화호로 유입하며 발전을 하고, 유입된 바닷물은 썰물 때 수문으로 배수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이루어지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조력발전소이며 공원과 휴게소, 과학전시관과 전망대가 함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안산시의 관광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시흥시 구역인 시화방조제의 북쪽 끝에는 오이도기념공원으로 불리는 시화지구 개발 사업 기념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끝이 보이지 않게 길게 늘어진 방조제

 

 세찬 바람을 맞으며 방조제를 겅어가니 중간에 시화나래조력공원이 나온다. 시화나래조력공원은 시화방조제 중간에 있는 해상공원으로 대부도 바닷물을 이용하여 만든 빛을 상징하는 의미의 공원이다. 서해바다의 물결과 신재생에너지의 순환을 주제로, 조력발전소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이용하여 친환경적으로 조성된 공원은 크게 여가공간, 휴식공간, 편의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 편의 시설이 있다. 아침도 먹지 않고 길을 떠났고, 기상도 좋지 않아서 이 공원 매점에 들어가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나니 다행히도 날씨가 조금은 좋아졌다.

 

시화나래조력공원

 

 다시 긴 방조제를 부딪치는 파도를 보면서 걸으니 막힌 곳이 하나도 없는 바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몸을 가누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중간에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 계속해서 걸어가니 멀리에 시흥의 도심지가 보이고 멀고 멀었던 방조제가 끝이 난다. 서해랑길 92코스의 거의 70%는 방조제길이라 방조제를 넘어오니 이 코스는 다 끝난 느낌이었다.

 

멀리 보이는 시흥시

 

시화방조제에서 보는 풍경

 

 시화방조제가 끝나는 지접에 오이도박물관이 있다. 서해안 해변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해 있는 오이도(烏耳島)는 원래 육지로부터 4km 가량 떨어진 섬이었다. 선사시대를 비롯한 각 시간대의 유적들이 발견되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서해안 최대의 패총유적지이자 다양한 신석기 유물이 출토되었다. 지명의 유래는 한자 뜻을 해석해 섬의 모습이 까마귀의 귀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오이도 가까이 있는 옥구도(玉鉤島)와 옥귀도(鈺貴島)가 함께 묶어서 오이도라고 불리게 된 것이 유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오이도에 붙은 한자는 가차에 불과하다. 조선 시대 초기에는 이 섬을 '오질애(吾叱哀)'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이후 '오질이도(吾叱耳島)'로 불렸다가 조선 정조 때 줄여서 오이라는 이름으로 변했다. 즉 옛날에 옥구도와 옥귀도를 함께 오질애섬으로 부른 것이 오질이도가 되었고 그것의 줄임말로 오이도가 된 것이다. 일제 강점기에 갯벌을 염전으로 조성하며 제방이 놓이고 육지와 연결되었다. 이후 1980년대 시화지구 개발 사업으로 현재 모습이 자리 잡았으며, 바다를 찾는 관광객이 늘기 시작하며 수도권의 명소가 되었다.

 

 

 시흥오이도박물관 서해안 최대 패총유적지이자 다양한 신석기시대 유물의 출토지로, 선사시대 해안생활문화유산으로서 보존가치를 인정받는 오이도 유적을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 2018년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이, 2019년 시흥오이도박물관이 조성되었다. 공원에서는 신석기인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고, 박물관에서는 시흥의 출토 유물들을 이해하고 선사시대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흥오이도박물관

 

 박물관에 들어가 잠시 구경을 하고 있으니 단체관광객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내가 좌석에 앉아 있으니 단체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다며 자리를 좀 비켜주기를 양해를 구한다. 자리를 옮겨 구경하면서 조금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난다.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니 '빨간등대'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조금 떨어진 곳에 등대가 보인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 오이도 빨간등대는 밤낮없이 오이도를 지키고 있는 랜드마크이다. 빨간 색의 4층 등대 전망대는 바다 경관 감상을 위해 시흥의 랜드마크로 200655일 개장한 해양관광 기반시설로 전체높이가 21.4m, 전망 높이 14.4m로 고현정과 천정명이 나온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촬영장소로 유명해졌다. 랜드마크로 유명한 포토존인 빨간등대는 해양관광 시설로 실제의 등대 역활은 하지 않는 곳이다. 오이도 빨간 등대 앞에 있는 방파제 위에 오이도 난전어시장이 항상 열리는데, 앞바다에서 어선들이 건져올린 굴을 비롯한 각종 자연산 해산물들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차로 안쪽에 자리잡은 오이도 전통어시장이나 종합수산시장과는 또 다른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빨간등대의 여러 모습

 

 '빨간등대' 앞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칼국수 집을 보며  '내려가서 점심을 먹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계속 길을 따라가니 여러 조형물이 보인다.

 

 

 이곳에서 약 30분 정도를 걸어가니 배곧한울공원이 나오고 공원을 조금 들어가니 해수체험장 앞에서 이 코스는 끝이 났다. 계속해서 발을 옮기어 다음 코스로 향한다.

서해랑길 91코스(바다낚시터입구 - 구봉도낙조전망대 - 북망산 - 대부도관광안내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91코스는 독도바다낚시터입구에서 시작하여 경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넘이를 본다는 구봉도 낙조전망대를 거쳐 이름도 이상한 북망산을 돌아가서 대부도관광안내소에 끝이 나는 15km의 길이다.

 

91코스 안내판

 

 독도바다낚시터를 지나 해안을 따라 걸어가면 상동갯벌이 나타난다. 국가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대부도 상동갯벌은 갯벌 입구에 전망대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갯벌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조류, 갑각류, 해홍나물 등을 멀리서 관찰할 수 있다. 상동갯벌에서는 대표 상징 해양 생물인 천연기념물 제361호 노랑부리백로를 비롯한 여러 새들을 시기별로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상동갯벌에는 크고 작은 섬이 총 4개가 있다. 첫 번째 섬은 광도섬이라고 하며, 소나무가 주인인 섬이다. 굴들이 군락을 이루는 모습과 함께 동글섬은 이름 그대로 정말 머리가 동그란 섬이다. 그리고 박쥐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박쥐섬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섬이 있고, 마지막으로 주도라는 섬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건너가보지 못했다.

 갯벌 사이로 통행로를 만들어 보행하기 쉽게 조성해두었지만, 뻘에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상동갯벌전망대

 

갯벌 사이의 통행로

 

상동갯벌의 모습

 

 길을 가다가 보니 아름답게 단풍이 든 나무를 본다. 올해는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아서 길을 걸으며 단풍을 제대로 보지 못하였는데 참 아름답게 물든 단풍을 보니 너무 반갑다.

 

단풍나무

 

 

 제법 울창한 소나무 길을 걸어가니 '대부해솔길' 1코스란 리본이 붙어 있다. 이 길을 따라 구봉도 낙조전망대로 가는 것이다.

 

구봉도 사진 찍는 곳

 

 종현어촌체험마을 주차장에서 구봉도 낙조전망대로 가는 길은 평탄한 해안을 가는 길이다. 가는 길에는 이름도 정겨운'할매 할아배바위'라는 선돌이 보이고 시멘트 포장의 길을 제법 따라가면 구봉도로 들어가는 나무 테크가 나타난다.

 

할매바위 할아배바위

 

구봉도로 들어가는 나무 테크

 

 서해안의 낙조가 절경인 구봉도 낙조전망대를 가려면 먼저 개미의 허리를 닮은 좁다란 개미허리 아치교를 지나고 나서야 서해안의 절경인 구봉도 낙조전망대를 만나볼 수 있다.

 나무로 만든 테크를 걸어 다리를 건너 들어가는 구봉도는 봉우리가 아홉 개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대부도의 자그마한 섬이다. 나무 테크를 지나서 낙조 전망대까지 가기 위해서는 구봉도에서 숲길을 걷고 다시 나무 계단을 따라 한참 내려가야 한다. 바다 위에 있는 나무 데크를 따라 낙조 전망대까지 가니 커다란 조형물이 눈에 띈다.

 

 바다 한가운데 있는 조형물은 서해안 노을과 햇빛을 형상화한 석양을 가슴에 담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저녁에 보는 낙조는 장관이라고 하지만 나는 항상 시간을 맞추지 못한다, 가야 하는 길이 있기에 이곳에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어 다음으로 기약해야 한다. 

 

낙조전망대 가는 길

 

낙조전망대에서 보는 풍경

 

낙조전망대에서 쉬다가 다시 발길을 옮긴다. 들어왔던 평탄한 길로 나가도 되지만 따라가기가 지시하는 길을 따라 간다. 제법 산길을 걸어가면 앞에서 구봉도로 들어갔던 곳에서 다시 만난다. 

 

구봉도 들어가는 종현어촌체험마을 입구

 

 종현어촌체험마을 입구에서 해안을 따라 걸어가니 아주 번화한 대부도 방아머리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처음의 계획은 이곳에서 숙박을 하려 했으나 지난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걸었던 안산에 사는 지인을 만나려는 목적에 오이도역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기로 했다.

 

방아머리해수욕장 풍경

 

대부도관광안내소

 

 방아머리해수욕장을 지나니 대부도관광안내소가 나오고 91코스는 끝이 난다. 그런데 따라가기를 종료하나 다음 코스의 안내판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도관광안내소에 들어가서 물으니 조금 떨어진 곳에 감추어져 있었다. 이런 안내판은 눈에 잘 뜨이는 곳에 설치를 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관광안내소에 들어가 안내를 하는 아가씨와 여러 이야기를 하고 오이도역행 버스가 오는 시간이 되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오이도역에서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조금 이동하여 맛있는 소고기를 안주 삼아 소주를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시간을 보냈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알게 해 주는 좋은 것임을 깨닫고 숙소를 정하고 휴식을 한다.

서해랑길 90코스(고랫부리버스정류장 - 흘곳갯벌체험장 - 홍성리선착장 - 바다낚시터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90코스는 고랫부리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하여 흘곳갯벌체험장과 홍성리선착장을 지나 독도바다낚시터입구에서 끝이 나는 16km의 길이다.

 

90코스 안내판

 

 아침 일찍 일어나 펜션에서 나와 길을 떠나니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디에서든지 해가 떠오르는 광경을 보는 것은 가슴이 벅차다.

 

대부도 앞 바다의 해돋이 광경

 

 해가 뜨는 광경을 즐기며 바닷가를 걸어가니 고랫부리라는 특이한 명칭을 붙인 습지가 나타나며, 행낭곡 마을 진입로에 커다란 이정표 간판이 고랫부리 습지에 온 것을 알려준다. 행낭곡 고랫부리 갯벌은 람사르 협약에 의해 습지 보존 가치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갯벌은 기초적인 생물 생태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고랫부리란 지명은 부리나 뿌리에서 유래된 것으로 멀리서 보면 툭 튀어난 해변 모양이 고래 입(부리)을 닮아 고랫부리라고 불리며 지형적으로 곶에 해당하며 해안선을 드나듦이 심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형을 일컫는 지명으로 대부도에만 부리, 뿌리 가 들어간 지명이 38개에 이른다고 한다.

 

 람사르 협약에 의해 대부도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갯벌의 총 면적은 4.53k이며, 고랫부리 갯벌(3.14)이 상동 갯벌(1.39)보다 2배보다 조금 큰 규모다. 찬바람이 부는 늦가을의 갯벌은 황량하다. 붉은 염생 식물인 칠면초만 넓게 퍼져 있고, 갯벌에 사는 생물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고 보이지 않는다. 아마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갯벌 속으로 들어가 숨은 듯싶다. 아쉬움이 크지만 이런 풍경을 보는 것도 길을 걸으며 가지는 큰 기쁨이다.

 

고랫부리습지보호구역 설명판

 

고랫부리 습지의 여러 모습

 

 

 고랫부리 습지를 따라 해안길을 계속 걷다가 조금은 언덕으로 올라가서 걷다가 다시 해안을 걷는 것을 반복하니 흘곳갯벌체험장이 나온다. 서해안은 갯벌이 잘 발달하여 곳곳에 갯벌체험장이 만들어져 어린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생태계를 즐기게 한다.

 

흘곳갯벌체험장

 

 갯벌체험장 옆으로 난 길을 걸어가니 느닷없이 횟집이 나온다. 아마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곳이라 영업을 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쪽박섬

 

 

 여기서부터 큰 특이한 풍경이 아니라 바닷가를 걷고 마을로 들어가서 조그마한 산 언덕길을 번갈아 걸어가면 멀리서 선재대교가 보이고 홍성리선착장에 도착한다.

 

선재대교

 

 홍성리선착장에서 이름은 '큰산'이지만 크지도 높지도 않은 작은 산을 지나 콜프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가면 큰길가 오른쪽으로 독도식당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여기서 90코스는 끝이 난다.

 

 

 

 90코스는 황량한 길가에서 끝이 난다. 처음에는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려고 하였으나 밥을 먹을 만한 곳이 보이지 않아 잠시 쉬다가 다음 코스로 걸음을 옮긴다.

서해랑길 89코스(전곡항 - 탄도항 - 상상전망대 - 동주염전 - 고랫부리입구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89코스는 전곡항입구에서 출발하여 탄도항을 지나서 바다향기수목원의 상상전망대를 지나고 동주염전을 지나서 안산시의 고랫부리입구버스정류장에서 끝이 나는 18.6km의 길이다.

 

89코스 안내판

 

 이번 여정을 시작하려고 수원까지 기차를 타고 와서 수원역환승센터에서 전곡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전곡항 입구에서 걷기를 시작한다. 집이 부신이라 서해안까지 오는 길 자체가 만만한 여정이 아니다. 89코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틴도항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이번 여정이 시작되었다.

 

89코스 시작점에서 보는 전곡항

 

 

 탄도항은 안산시 선감동에 있는 어항 탄도라는 이름의 유래는 참나무가 울창하여 숯을 많이 구워냈다고 하여 마을 이름이 탄도(炭島)라 불렸다고 한다.

탄도항은 탁 트인 바다와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길 수 있는 여유와 낭만이 가득한 이국적인 항구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담한 항구다. 간조 시엔 등대전망대가 있는 누에섬까지 걸어갈 수 있고, 서해안 천해의 갯벌이 형성되어 수산자원이 풍부하여 바다낚시 및 갯벌체험 등 해양생태 학습장으로 적합하다.

 

탄도방조제에서 보는 탄도항

 

탄도방조제

 

 전곡항에서 탄도방조제를 지나면 이제 대부도로 들어선다.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 딸린 섬 대부도(大阜島)는 시화방조제로 연결되어 육지가 되었다.

 인천광역시에서 남쪽으로 약 30해상에 자리잡고 있으며 시흥시의 오이도와 시화방조제로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로 통행이 가능하며, 하루 2번 바닷물이 빠지면서 넓은 개펄이 드러난다.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하여 대부도라고 하였으며, 이외에도 연화부수지, 낙지섬, 죽호 등등의 전래 지명이 전해지고 있다.

섬의 대부분 지역이 해발고도 100m 이하의 낮은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다. 주 산업은 농업과 어업을 겸하나 농업 종사자가 더 많다. 연근해에서는 망둥어, 새우류 등이 잡히고, 굴 양식업과 제염업도 활발하며, 포도, 찐빵, 바지락 칼국수가 유명하다. 그 외 관광 산업으로는 북단의 방아머리 선착장을 통한 도서 관광(대부 바다향기테마파크 등), 남단의 탄도항을 통한 수상 레저(요트 등)가 성행한다.

 대부도는 행정구역만 안산일 뿐 나머지 부분은 인천과 연관된 사례가 많다. 그러니 대부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천광역시 옹진군으로 편입해 달라는 주장이 상당히 많다. 일각에서는 아예 대부도를 옹진군에 편입시킨 후 옹진군청도 인천 본토에서 대부도로 이전하자고 주장한다.

 

 

안산대부 최적암층 설명판

 

 탄도항을 곁에 두고 도로를 따라가다가 대부광산퇴적암층이 있는 작은 산으로 올라간다. 작은 산을 넘어가니 뜻밖에 작지만 아름다운 저수지가 나타난다. 저수지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암석절벽이 아름답다,

 

산길에서 보는 대부도 앞 바다

 

아름다운 암석절벽

 

이정표

 

 작은 산을 내려와 해안을 따라 난 도로 옆을 걷다가 다시 작은 산에 조성되어 있는 바다향기수목원을 가로 질러 내려온다.

 

 바다 향기 수목원이 조성된 안산시 단원구 선감도(仙甘島)는 예로부터 신선이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서 멱을 감고 놀았다는 유래가 전해 내려오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 물과 산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즐기면서 도자 조형물도 볼 수 있는 수목원이다.

 바다 향기 수목원은 계속 시설이 완공되는 대로 조금씩 개방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개방 중인 시설을 살펴보면, 영어 마을 넘어 동측 지역으로 서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인 길이 70m, 5m의 도자기로 만든 슬로프를 갖춘 상상전망대는 무엇이든지 전망된다는 익살스런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연꽃, 부들, 갈대 등 수생 식물이 있는 바다 너울원, 주목, 측백나무, 구상나무 등 키 작은 침엽수가 전시된 왜성 침엽수원, 패랭이꽃 등 돌 틈이나 척박한 곳에서 자라는 식물을 전시한 스크리 가든, 연꽃을 주제로 한 박스형 연못 심연지, 관목류가 심어진 벽에서 물이 흘러내리게 한 벽천 등이다.

 

해안 길에서 보는 대부도 바다

 

바다향기수목원 상상전망대에서 보는 여러 풍경

 

상상전망대

 

 상상전망대 부근에는 제법 많은 시민들이 아이를 데리고 나와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날이 제법 싸늘한 날씨였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것을 보니 이 전망대가 상당히 인기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쳐다보았다.

 

눈물고개 표시

 

 바다향기수목원을 내려오니 '눈물고개'라는 표시가 보인다. 내가 이 길을 걸으면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눈물고개'라는 명칭의 표시를 보니 약간 의아스러웠다. 여기에서 길을 더 가니 동주염전이 나온다.

 

 서해안을 걸으며 숱하게 많은 염전을 보았는데  이 염전 바닥을 보니 다른 염전과는 달리 조금 특이했다. 동주염전은 1953년에 개설된 대부도의 대표적인 염전으로 대부도의 38만 평 염전에서 지금까지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소금을 채취하고 있다. 동주염전은 바닥을 화학장판지 대신 옹기조각을 깔아 만든 염전에서 생산하는 깸파리소금으로,  생산 과정에서 중금속 등의 유해성분이 쉽게 배출되며 소금의 품질을 좌우하는 미네랄의 함유량이 월등히 높아 맛과 품질이 우수하여 예부터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천일염이다. 이 바닥은 예전에는 깨진 옹기 조각을 바닥에 깔았는데 요즘은 옹기 굽는 흙으로 타일을 제작해 깐다고 한다.

 또 동주염전은 관광객들에게 염전에서 소금을 채취해 보는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즐길 거리도 제공해주고 있다. 자연의 작용으로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학습한 뒤 염전에 들어가 소금을 채취하고 채취한 소금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해 학습효과가 매우 높다고 한다.

 

동주염전의 여러 모습

 

골이 깊게 패인 서해 겟벌

 

 동주염전을 지나 바닷가 길과 작은 언덕길을 계속 걸어 대부남동보건진료소가 보이는 마을이 나온다. 예전에는 이곳이 89코스의 종착점이라 했는데 이제는 종착점을 고랫부리입구버스정류장으로 바꾸어 조금 더 걸어야 한다. 해안을 해안을 따라 조금 더 가면 조그마한 대남초등학교가 나타난다. 바다를 바로 앞에 둔 학교라 운동장에서 공을 차면 공이 바다에 바질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아주 작지만 정겨운 학교였다.

 

남동보건진료소 앞 마을

 

89코스종착점에서의 저녁 풍경

 

 대남초등학교룰 지나 조금 가니 89코스의 종점인 고랫부리버스정류장리 나오고 다음 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나의 오늘의 여정은 끝이 난 것이다.

 

 바로 옆에 있는 펜션에 숙박을 하려고 가니 주인 여자가 반갑게 맞이한다. 비교적 큰 펜션이었는데 여름이 지나서 손님은 없었다. 주변에 식당도 없고 슈퍼도 없어 가지고 다니는 음식으로 저녁을 때워야 하였는데 이런 사정을 아는 주인이 고맙게도 라면을 두 개 주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등산을 하는 손님들은 모두 먹는 문제 때문에 걱정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아마 준비를 하고 서비스를 하는 것 같았다.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마웠다.

 

 하루를 끝내고 쉬다가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서해랑길 88코스(궁평항입구 - 백미항 - 제부교차로 - 전곡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88코스는 궁평항입구에서 출발하여 백미항과 공생염전, 제부교차로를 지나 전곡항에 이르는 17.6km의 길이다.

 

88코스 안내판

 

 88코스안내판에서 조금 가니 바로 바다 위에 나무 테크롤 걸어가게 한다. 해안의 나무 테크를 걸어가면서 보는 궁평항 앞 바다의 풍경은 상상이상으로 아름답다.

 

궁평항 입구의 장승들

 

궁평낙조길이란 이름이 붙은 나무 테크

 

 바다 위의 테크 길을 걸어가면서 오른쪽을 보니 일반적이지 않은 퇴적층이 보인다. 주요지질유산으로 지정된 퇴적층으로 이 퇴적층을 보여주려고 바다 위에 테크를 설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 목적이 전부는 아니지만....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에 위치한 궁평항 지질명소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고 완만한 경사의 간척지가 넓게 펼쳐져 있는 갯벌 지역으로 서해바다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경관 치유형 명소이다. 궁평항에서 모래톱까지 약 300m 해안은 선캄브리아시대에 형성된 변성암으로 이루어진 절벽으로 단층, 암맥, 타포니 등 다양한 지질구조가 분포하고, 이어지는 모래톱과 조간대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넓은 갯벌과 현생 퇴적구조를 볼 수 있다.

 

퇴적층과 설명

 

갯벌과 궁평해수욕장

 

 긴 테크 길이 끝나면서 해송이 우거진 지점에 오늘의 숙소로 잡은 모텔이 보였다. 지나오는 길에 많은 펜션이 있었지만 내가 수많은 길을 걸으면서 얻은 결과는 우리나라에서는 모텔이 숙박하기에 가장 좋다는 것이다. 값도 저렴하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서비스도 좋다. 그러니 혼자서 여행하는 사람은 모텔이 가장 적당하다.

 내가 숙박한 모텔은 지은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건물로 깨끗하였고, 무엇보다도 객실에서 창문을 통하여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숙소에 배낭을 풀고 저녁을 먹을 겸해서 밖으로 나갔다가 저녁은 먹지 않고, 슈퍼에 들러 내일을 위해 여러 가지를 사서 돌아오면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조금 지나니 해가 바다에 떨어지기 시작하여 한 지점에서 계속 해지는 광경을 찍었다.

 

 궁평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해넘이는 화성 8경 중의 하나인 궁평낙조로 유명하다. 백사장 길이 2km, 너비 50m를 자랑하는 궁평리 해수욕장은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궁평항 전망대 카페에서나 해수욕장 주변의 여러 쉼터에서 자신이 좋은 지접에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여유로움을 즐기면 좋을 것이다.

 

궁평낙조(해넘이)

 

 해넘이의 풍광을 즐기고 모텔로 돌아가니 모텔주인이 라면을 끓여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 라면과 햇반을 시켜서 먹고 휴식을 취한다.

 

 다음날 아침에 길을 떠나려고 준비를 하니 배가 살살 아파온다. 무언인가가 잘못된 것이다. 집에서도 배가 아픈 일이 있기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컨디션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여기에서 걷기를 멈출까? 하고 생각하다가 일단은 걸어보기로 하고 길을 떠났다.

 

 모텔 바로 앞에 해송 숲이 계속 이어져 그 길을 따라 걷는다. 궁평항 해수욕장에는 1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 해송 숲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는 또 다른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한다.

 

해송 숲길

 

 해송이 끝나고 궁평유원지를 지나 산 언덕길로 올라가니 아침도 이른 시간이라 하얗게 서리가 내려 길가를 덮고 있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서리가 내려 하얗게 보이는 길가

 

 산 언덕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백미항이 나온다.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에 있는 백가지 맛, 백가지 즐거움을 준다는 뜻의 백미항의l 백미리 마을은 2008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되어 어촌체험마을에 특화된 곳으로 연안이 완만하고 넓게 펼쳐진 갯벌이 있어서 조개 캐기나 고동, 게잡이, 망둥어낚시, 굴 따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중이며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다. 그래서 백미리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저처럼 가볍게 기분 전환을 하거나 아이들과 어촌체험을 하기 위해 방문한다고 한다.

 

백미항과 주변 갯벌

 

 백미항을 지나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면 지금은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공생염전이 나오고, 서해 갯벌의 특색을 잘 나타내는 갯벌과 칠면초가 피어 있는 풍경을 즐기면서 제법 가니 제법 큰 식당촌이 나온다. 바로 제부교차로다.

 

여러 갯벌의 모습

 

 제부교차로는 제부도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에 딸린 섬 제부도(濟扶島)는 면적 0.98이며, 송교리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2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다. 예부터 육지에서 멀리 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저비섬 또는 접비섬으로 불려졌으나, 조선 중기 이후 송교리와 이곳을 연결한 갯벌 고량을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서 건넌다.’라는 뜻의 '제약부경'''자와 ''자를 따서 제부도라 하였다고 한다. 섬 중앙의 62.5m를 최고봉으로 약간의 구릉지가 있을 뿐 대부분의 지역이 평지를 이룬다. 썰물 때에는 간석지를 통하여 동쪽 해안이 육지와 이어지는 '모세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바닷길은 하루에 2번 열렸는데, 지금은 포장공사를 하여 자동차로 통행이 가능해지면서, 상기한 자연적 가치로 인해 주말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가 되었다.

 제부도 갯벌에서 나는 조개로 만드는 바지락 칼국수는 맛이 좋으니, 가급적이면 이 주변의 음식점에서는 바지락 칼국수를 먹는 걸 추천한다.

 

제부교파로의 식당들

 

 제부교차로에서 큰 도로의 옆을 따라 한 시간 남짓 가면 전곡항이 나온다. 전곡이란 이름은 벼슬아치가 많아 부잣집이 많고 세도가문이 주를 이루고 있어 앞실(前室)이라 불리었으나, 한일합방 이후 앞실의 전자와 계곡이 많았다는 뜻에서 곡()자를 합하여 전곡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전곡리에 있는 전곡항은 서신면 남서측에 위치한 지방어항으로 약 5km 떨어진 곳에 제부도가 위치하며, 테마어항 조성사업으로 요트, 보트 정박이 가능한 마리나를 갖추고 있으며 바지락, 동죽을 비롯한 어패류가 많이 생산되어 수산업이 비교적 활성화되어, 어촌계직영 수산물판매장이 있다.

 전곡항은 밀물과 썰물에 관계없이 24시간 배가 드나들 수 있는 장점을 살려 다기능 테마어항으로 조성되었다. 요트와 보트가 접안할 수 있는 마리나 시설이 있으며, 매년 경기국제보트쇼와 코리아메치컵 세계요트대회가 개최되는 아름답고 이국적인 어항이다.

 

전곡항 입구의 갯벌

 

 여기에서 전곡항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탄도항으로 가는 길목에서 88코스는 끝이 났다. 여기까지 와서 조금 망설여졌다. 아침부터 배가 아파서 참고 걸었는데 더 이상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길을 걷기에는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길을 걷는 것은 나의 즐거움인데 아픔을 참으며 길을 걷는 고행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어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여 전곡항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수원역으로 가서 집으로 향했다.

 

서해랑길 87코스(이화리버스정류장 - 매향리평화생태공원 - 화성방조제 - 궁평항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87코스는 이화리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유명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을 지나 화성방조제를 지나서 궁평항입구에서 끝이 나는 18.1km의 길이다.

 

87코스 안내판

 

 

 길을 따라 조금 가니 어느 집 벽에 겨울을 나기 위해서 장작나무를 가지런히 정돈하여 쌓아놓은 광경이 보인다. 너무 정겹게 느껴져 잠시 보다가 지나쳤다.

 

겨울을 나기 위한 나무들

 

 

 

 길게 쭉 뻗어 있는 길을 걸어가니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이 나온다. 매향리라는 지명을 보니 아련한 슬픔이 느껴졌다.

 매향리는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미군이 매향리 앞 농섬을 해상 표적으로 삼고 사격 연습을 시작하였고, 1954년 미군이 본격적으로 매향리 해안에 주둔하였다. 1955<한미행정협정, SOFA> 2조에 근거하여 폭격훈련장이 설치되었고, 1968년에 마을 농지에 육상 사격장을 조성하면서 쿠니사격장이 만들었다. 사격 훈련과 폭격 훈련이 54년 동안 이어지면서, 소음 및 환경 공해로 인한 피해뿐만 아니라, 오발탄과 불발탄으로 인하여 인근 주민들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건들이 계속 발생하였다. 20008월 국방부가 매향리 사태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지상화기 사격 훈련이 전면 중지되었고, 20043월 주민 14명에 대한 국가 배상이 확정되었고, 이후 주민 1,899명에 대한 2차 손해배상 소송에도 81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으면서 쿠니사격장 폐쇄가 결정되었다.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에 있는 매향리 평화생태공원(梅香里 平和生態公園)은 매향리 일대가 과거 54년간 미 공군 사격장(쿠니사격장)으로 사용되면서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겪었던 과거의 아픔과 훼손된 환경을 치유하고, 외부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조성되어 20217월 완성되었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내 쿠니사격장 존치건축물 문화재생사업 및 평화기념관 건립공사를 진행 중이며, 아직도 미완공 상태이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옆에는 20175월 개장한 유소년야구장인 화성드림파크가 있다. 매향리 666-4에는 주민들이 피해 보상 승소금을 모아 2007년 조성한 매향리 평화역사관(매향리 역사 기념관)에서 총알 흔적이 남은 전시물과 평화를 상징하는 벽화와 조각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의 여러 모습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을 내려오면 비로 바다가 보이며 길게 늘어진 방조제가 보인다. 바로 화성방조제다.

 화성방조제는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와 서신면 궁평리 사이의 바다를 막는 화옹지구 간척사업을 통해 건립한 방조제로서, 총 길이는 9.8로 방조제 건립을 통해 화성호가 조성되었다. 화옹지구 간척사업은 당시 농업기반공사(현 한국농어촌공사)가 방조제 축조를 통해 우량농지를 확보하고 담수호를 조성하여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사는 1991년 시작되어 20033월 물막음 공사가 끝남으로써 완료되었다. 이후 2007년 화성방조제 위로 4차선 도로가 개통되었으며, 차도 왼쪽에는 자전거도로, 오른쪽에는 인라인도로와 인도가 설치되었다.

 화성방조제 옆으로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 숲을 이룬 내륙의 화성습지는 도요물떼새 및 물새의 서식지로 세계적 수준의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010월에는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한 수원청개구리가 처음 발견되기도 했다. 최근 화성시에서는 화성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국제협약인 '람사르습지' 지정도 추진하고 있다.

 

화성방조제 위에서 보는 여러 풍경

 

길고 긴 화성방조제를 걸어 끝으로 내려가니 화상방조제 준공 기념탑이 보인다.

 

화성방조제 준공 기념탑

 

 방조제를 내려와 조금 가니 바로 궁평항이 나온다.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궁평항은 싱싱하고 맛 좋은 수산물들이 가득한 수산시장이 잘 갖춰져 있는 작은 항구다. 조그만 배와 낚시꾼들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다리인 피싱피어에서 낚시를 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며, 화성시 해변 쪽을 걸어갈 수 있는 화성실크로드 산책로가 나무데크로 조성되어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산책을 하거나 하이킹하는 사람들의 쉬어가는 길목으로 사랑받는 곳으로 제법 식당도 많이 보이고 사람들도 왔다갔다를 하고 있다. 그런데 따라가기가 끝났는데 다음 코스의 안내판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을 제법 돌아보아도 안내판이 보이지 않아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물으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안내판이 바람에 쓰러져 안쪽으로 옮겼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금 내려가니 안내판이 보였다.

 

 

 87코스가 끝나는 곳에는 제법 식당은 많았으나 숙박을 할 곳이 없어 숙소를 찾아 다음 코스로 발길을 옮겨 다시 걷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