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걸은 까미노 산티아고 출간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나의 까미노의 기록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모두 보여드릴 수는 없어 들어가기 부분을 통하여 이 책의 내용을 알아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들어가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까미노에 가기 전에
내가 까미노Camino에 관심을 가지고 내 여행의 버킷 리스트에 올린 지는 벌써 오래되었다. 그러다가 실행하려고 떠날 준비를 하던 때 느닷없이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강제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도 차일피일하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2024년에는 꼭 실행하기로 결심하고 준비하였다.
내가 까미노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도 가끔은 회의가 들곤 하였다. 까미노는 과연 무엇이며, 왜 나는 이 길을 걸으려고 하는가? 무엇을 얻기 위해서 이 길을 걷는가? 등등의 의구심이 들었다. 누군가 말하기를 까미노 길은 ‘나를 찾아가는 길’이라 하였고, ‘용서의 길, 화해의 길, 은총의 길, 구원의 길, 치유의 길’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이 길을 걷는 사람이 자신이 이루고 싶은 무엇인가를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적은 나이에 무엇을 찾겠다고 이 길을 걷고 싶은 걸까? 하는 의문과 무엇을 얻겠다는 것 자체가 헛된 욕심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당시 친구들은 한국의 ‘코리아 둘레길’을 걷는 나에게도 ‘왜 길을 걷느냐?’는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했는데 까미노를 걷겠다고 이야기하자 대부분은 의아해하였다. 하지만 세
상을 살다 보면 이유 없이 끌리는 일도 있지 않은가. 나는 이 길을 걷고 싶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 까미노를 끝내는 날에 무언가를 얻을 수가 있다면 그것 또한 나에게 주어지는 축복이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면 즐겁게 여행한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였다. 나는 떠나기로 하였다.
떠나기로 하고 작년에 혼자서 까미노 길을 걸은 아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아들이 나에게 당부하기를 아버지는 나이가 많아 숙소 잡기가 쉽지 않으니, 숙소를 잡아 주는 여행사의 상품을 택하여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였다. 여러 여행사에 문의하여 검토한 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인 까미노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여행사에 예약하고 떠날 날을 기다리며 준비하였다. 아들은 간단한 스페인어와 숫자를 익히길 권했고, 나는 아들의 말을 참고하여 매일 스페인어를 익혔는데 결과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었다.
인간은 누구나 멀리 떠나고 싶어 한다. 가벼운 짐을 꾸린 뒤 세상사를 모두 잊고 훌쩍 떠나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길을 걸으며 자신을 돌이켜 보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국내에도 걷는 길이 많이 개척되었고, 사람들은 국내의 길도 많이 걷는다. 하지만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까미노를 걷는 꿈을 꾸고 있다. 까미노의 여러 길 중에서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길인 ‘까미노’는 프랑스의 생 장 피에드포르Saint Jean Pied de Port에서 시작해 피레네산맥을 넘고 나바라Navarra와 라 리오하 지방, 부르고스, 팔렌시아, 메세타, 레온, 갈리시아, 칸타브리아산맥을 돌아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Santiago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 길은 약 800km를 35일 정도 걸어야 하기에 ‘까미노’라는 세 글자만 들어도 벅차오르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하다. 길을 걸을 용기만 있으면 이미 까미노는 시작된 것이다.
이 책은 나의 까미노 기록으로 까미노 프란세스Camino Francés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프랑스의 국경 마을 생 장 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하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까지 약 800km를 35일간 걸어가면서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것이다. 그 먼 길을 걸으면서 보는 자연과 유적들, 그리고 거기에서 사는 사람들, 같은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많은 감정을 생각나는 대로 기록하였다. 사실 까미노 길을 가는 도중에 지나가는 수많은 마을에는 여러 이야기가 얽힌 역사적 유적이 많이 있으나, 우리에게는 이 이야기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자료도 충분하지 않다. 까미노의 기록은 대부분 감상문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까미노를 걷는 사람들이 이 길에 얽힌 이야기와 길 중간에서 만나는 여러 유적에 대해 알고 걸을 수 있도록 내 나름대로 자료를 찾아서 설명을 하도록 노력했다. 나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겠지만 까미노를 걷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역사적 사실이나 전설, 설화, 그리고 지리적 설명 등은 네이버 지식백과의 두산백과, 위키백과와 ‘산티아고 순례자 협회’의 자료를 참고하며 정리하였음을 미리 밝혀 둔다. 그리고 곳곳에 나오는 그림은 내가 길을 걸으면서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친구 박재영 님이 그린 걸 사용하였다.
덧붙여 말하면 까미노를 걸으면서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모든 사진을 책에 실을 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러니 더 많은 사진을 보려는 사람들은 ‘Daum’에서 나의 블로그 ‘학의 오딧세이1’를 검색하여 한번 방문하면 이 책보다 엄청나게 많은 까미노의 여러 곳을 보여 주는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책 표지
이 책은 단순한 감상문이 아니라 까미노 산티아고에 얽혀있는 여러 이야기를 여러 문헌을 통하여 조사하고 정리한 기록입니다. 까미노는 많은 이야기가 서려 있는 길입니다. 그러나 그 길의 이야기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막연하게 길을 걷기만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이 글을 통하여 까미노에 얽힌 여러 이야기를 사전에 준비하시고 더 좋은 까미노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까미노 산티아고를 준비하거나 동경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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