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길 5코스(고양종합운동장 - 심학산둘레길 - 파주출판도시 - 송촌교 - 통일동산/성동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평화의 길 5코스는 고양종합운동장 휴게공원을 출발하여 심학산둘레길을 돌아 파주출판도시를 가로질러 통일동산/성동사거리에 도착하는 20.7km의 평화의 길에서는 비교적 긴 거리다.
평화의 길 5코스 출발점의 안내판
어제 대화역 주변에서 숙박하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5코스의 출발점으로 왔다. 어제 저녁 때는 이 휴게공원의 인공암벽 등반장에 많은 사람이 보였는데 이른 아침이라 아무도 없는 고요함만이 느껴진다. 코리아둘레길을 걸을 때는 항상 아침 일찍 출발하기에 인적이 없는 장소에서 조용하게 시작하는 재미도 있다.
출발점인 휴게공원의 인공암벽
이정표
아직 인적이 드문 대로를 따라 걸으니 낮에는 소란스럽게 느껴지는 도시의 적막함이 피부에 와 닿는다. 고요한 길을 제법 걸어가니 가좌근린공원이라는 곳에 도착한다.
일산서구 가좌마을 중앙부에 있는 가좌근린공원은 가좌마을 개발 전부터 보존되어온 낮은 동산을 활용해 20여 년 전 아파트 개발 시기에 맞춰 공원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가좌마을의 많은 지역행사가 이 공원 광장에서 이뤄지는 점을 반영하여 주민들이 축제를 관람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계단을 없애고 바닥을 평평하게 해 광장 공간을 넓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공원이다.
가좌근린공원
가죄근린공원을 지나 대로를 따라가다가 심학산으로 접어 든다.
심학산은 파주시 교하읍 서남단의 한강 하류 자유로 변에 위치하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심악산으로 나오며, 조선 시대의 경기 5악(송악, 감악, 심악, 북악, 관악) 중 하나이다.
원래 명칭은 고려 시대 전까지만 해도 ‘넓은 평야와 구릉지에 한강을 가로막고 있는 높은 산’이라는 뜻으로 홍수 때 한강 물이 범람하여 내려오는 물을 막았다 하여 ‘수막산(水幕山)’, 또는 물속으로 깊이 들어간 메뿌리라고 호칭하였다. 다른 명칭으로는 홍수가 일 때 산이 깊이 잠겼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심악산(深嶽山)’, 바위가 깊숙히 포진해 있다며 붙여진 ‘심악산(深岳山)‘이 있다. 이외에도 거북의 등딱지를 닮아서 ’구봉산(龜峰山)’이라고 칭하였다. 현재 명칭은 조선 숙종 때 왕이 애지중지하던 학(鶴) 두 마리가 궁궐에서 도망쳤는데 이후 이곳에서 찾았다고 해서 학을 찾은 산, ‘심학(尋鶴)'으로 불리게 됐다는 얘기가 전해 오는데, 대동여지도와 같은 일제강점기 이전 문헌에는 끊임없이 심악산(深岳山)’이라는 명칭으로 나타나는데, 1913년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조선전설급동화(朝鮮傳說及童話)’에서 심학산(尋鶴山)이라는 지명이 처음 등장하면서 대략 1910년대 사이에 해당 명칭으로 의도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심학산을 올라 둘레길을 따라 걸으니 전망대가 나오고 전망대에서 보는 탁 트인 풍경이 눈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
심학산 산림공원은 심학산을 두르는 둘레길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심학산 둘레 코스는 배수지-약천사-수투바위-배밭정자-낙조전망대-솔향기쉼터로 6.8km이다. 산림욕을 즐기며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쭉 뻗은 자유로와 한강, 김포, 관산반도를 조망할 수 있으며,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낙조는 그야말로 일품이라고 하지만 나는 한낮에 이곳을 지나간다.
심학산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
휴식을 한 정자
심학산을 둘러 내려오면 파주출판단지가 나온다. 파주출판도시는 파주시 문발동에 출판사 등이 모인 산업단지로 정식 명칭은 파주출판문화정보국가산업단지이다. 말 그대로 출판사 및 출판 관련 업체들로 이루어진 곳이며, 공식 산업단지로도 인가되어 있으며 한국의 웬만한 출판사와 출판인쇄소의 반 이상이 여기에 있다.
단지 초입 좌측에 출판유통사 북센의 낮고 거대한 건물(종합유통센터)이 서 있고, 더 들어가면 각 출판 관련 회사들의 사옥과 창고, 공장, 상가 건물 등이 야트막하게 이어져 있다. 단지를 구성하는 각 회사의 사옥들을 보면 독특하고 멋있는 디자인의 건축물이 많다. 이는 애초에 헤이리 마을과 같이 예술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에 한정하여 허가해 내주었기 때문에 대부분 국내외 건축 디자이너들에게 의뢰하여 지은 건물들로, 경제적 효율성에 덜 연연하고 미적인 데 주안을 두고 지었다고 한다.
파주출판단지의 여러 모습
파주출판단지근린공원은 출판과 문화의 중심지인 파주출판단지 안에 있는 공원으로, 이 공원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방문객들에게 휴식과 여가를 제공한다.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야외 공연과 문화 행사들이 개최되어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곳이다.
파주출판단지를 지나 산길과 언덕길을 따라 걸으니 오른쪽에 큰 기와집이 보인다. 이 외진 곳에 무슨 건물인가 의아해서 주변에서 나물을 캐는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무슨 박물관인가를 지었다고 하며 영 못마땅한 얼굴로 대답을 해 주었다. 무슨 용도로 지었는지 궁금하지도 않고 별 특이한 곳도 아닌 것같아 그냥 지나쳤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걸어 제법 가니 큰 도로가 나타나고 바로 통일동산 입구다.
통일동산(統一東山)은 동서화합의 급속한 진전과 더불어 남북한 교류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가시적 사업추진이 요구됨에 따라 1989년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 발표에서 제시된 '평화시 건설구상'의 일환으로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법흥리 일원 약 300만㎡에 조성한 안보·관광단지이다.
주요 목적은 1천만 이산가족의 망향의 한을 달래는 만남의 장소이자 각계각층의 통일 의지를 일깨우는 통일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데 있다. 이곳에는 이미 통일전망대를 비롯해 축구 국가대표팀 전용 트레이닝 센터 등이 마련되었고, 헤이리마을, 카트랜드, 프리미엄아울렛 등 여러 관광 콘텐츠가 있으며, 한반도 평화관광의 중심지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일동산/성동사거리
이곳 주변에는 제법 도시의 번화가와 같이 북적거리고 있다. 그러나 평화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길을 안내하는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더 소중한데 찾기가 너무 어렵고 조금은 소홀한 것 같아 아쉬웠다. 그래서 그냥 이 코스를 통과하여 조금 올라가서 점심을 먹고 다시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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