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78코스(도성3리마을회관 - 진충사 - 대산버스터미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8코스는 도성3리 마을회관을 출발하여 해안을 따라 걷다가 조금 언덕으로 올라가면 진충사가 나오고 가을 들판을 보면서 걸어가면 바다를 막아 만든 염전저수지를 지나 해안을 따라 걸어 대산버스터미널에 이르는 13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78코스 안내판

 

 77코스가 짧은 거리라 77코스를 마치니 아직 10시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77코스가 끝나는 도성3리 마을회관 옆에 고고학계에는 아주 유명한 칠지도에 대한 여러 설명이 보이고 이곳에서 칠지도가 제작되었다는 기념비가 서 있다.

 

 칠지도는 백제의 왕이 일본의 왕에게 내렸다고 알려진 칼로, 백제의 뛰어난 제철 기술을 보여 주는 단철(鍛鐵)로 만든 양날의 칼로 전체 길이는 74.9cm이며, 칼날의 길이는 65cm이다. 칼의 좌우로 각각 3개씩의 칼날이 가지 모양으로 뻗어 있어 칠지도(七支刀)라고 부른다. 칼의 양면에는 60여 자의 명문(銘文)이 금상감(金象嵌) 기법으로 새겨져 있다. 칠지도는 고대 일본과 한반도의 관계를 알려주는 가장 오랜 문자 사료이다. 하지만 표면이 부식되어 일부 글자는 판독이 어렵다. 많은 연구와 방사선 촬영 등을 통해 총 60여 자가 확인되었으나, 몇몇 글자(···)는 여전히 해석의 어려움이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글자는 앞면에 四年十月十六日丙午正陽造百鍊七支刀辟百兵宜供供侯王□□□□, 뒷면에 先世以來未有此刀百濟奇生聖音故爲倭王旨造□□□이다. 이글을 학자들은 앞면에는 무쇠를 백 번 두들겨 칠지도를 만들었으며, 이 칼은 모든 적을 막아낼 것이고 후왕에게 준다고 적혀 있고, 뒷면에는 왜왕을 위해 만들어 주는 것이니, 후세에 전하여 보이라.’는 글귀로 해석하고,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서기에 백제가 일본에 하사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백제의 왕이 일본의 왕에게 내렸다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역사학자들은 칠지도가 백제의 제13대 임금인 근초고왕 때 일본으로 전해진 것으로 추측한다. 무기로서의 실용성보다는 제의(祭儀) 등에서 상징적인 용도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1953년에 일본 국보로 지정되었고, 현재 일본 나라 현 이소노카미 신궁에 보관되어 있다.

 

 칠지도에 대해서는 대강이라도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 칠지도가 제작되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라 조금은 의아스러웠으나 새롭게 하나의 사실을 알았다고 생각을 하였다.

 

  여기사 짐시 버스정류장에서 쉬다가 바로 78코스로 발을 옮겼다. 78코스도 별다른 특징이 없는 해안을 따라 걷다가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진충사가 나온다.

 

칠지도에 관한 여러 표석들

 

 

 

 진충사(振忠祠)는 정충신을 제향하고 있는 사우로 1636(인조 14) 왕명에 의해 건립되었다.

 정 충신(鄭忠信, 1576~1636)은 원래 광주에서 태어나 몰락 양반의 집안에서 자랐으나 총명하여 다방면에 정통했고 기상이 늠름하여 덕장으로 명성이 높았다고 전해진다. 1633(인조 11) 당진에 유배된 이후 서산 대산에서 은거하다가 지곡면 대요리의 지세를 살펴보고 자신의 묘소를 정하였다고 한다. 원래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 일대는 인조 때 난을 일으킨 이괄(李适) 가문의 땅이었는데, 정충신이 이괄의 난 진압에 공을 세운 후 대요리 일대를 사패지로 받게 되었고, 이때부터 금성 정씨(錦城鄭氏)들이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 일대에 정착하여 거주하기 시작하였다. 정충신은 사후 291685(숙종 11)에 충무공(忠武公) 시호를 받았다.

 

진충사

 

 

 

 진충사를 지나 한가로운 가을 들판과 해안을 걸어가면 거의 폐허가 된 염전을 본다. 과거에는 소금을 생산한 염전은 염막과 염전의 형태는 남아 있는데 지금은 말라서 소금을 생산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생산을 멈춘 염전

 

갯벌에 꼽아 놓은 솟대

 

 평범한 서해의 갯벌과 해안을 보면서 길을 가니 제법 큰 시가지가 나타나고 대산버스터미널이 보인다. 78코스가 끝이 나는 지접이다.

 

 

 78코스는 길도 짧지만 어려움도 전혀 없는 길을 편안하게 걷는 길이라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78코스를 마치니 이제 점심때가 되었다. 그래서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 길로 향한다.

 

서해랑길 77코스(팔봉초등학교 - 검은굿지산 - 도성3리마을회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7코스는 팔봉초등학교를 출발하여 흑석저수지를 지나 나지막한 산 언덕길을 걸어가면 중리어촌체험마을이 나오고 여기서부터 해안을 따라가서 도성3리마을회관에 도착하는 12.2km의 아주 짧은 거리다.

 

77코스 안내판

 

 서산터미널 부근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 첫차로 팔봉초등학교에 도착하니 07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다. 아무 것도 생각할 것이 없기에 바로 걷기를 시작하여 길을 가니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길을 걸을 때에 항상 일찍 시작하기에 해가 솟아오르는 광경을 흔히 본다. 그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지만 항상 자연의 장엄함은 생각한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

 

 길을 조금 가니 물이 빠진 바다가 나타나고 갯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갯벌에는 칠면초와 같은 풀이 무리를 지어 있고, 물이 빠진 갯벌은 구불구불하게 묘한 지형을 나타낸다. 항상 보면서 감탄하는 것은 왜 갯벌에도 하천과 같은 지형이 생기는지가 의문이다.

 

갯벌의 모습

 

잘자란 소나무

 

이정표

 

 해안과 해안에서 약간 들어간 농촌 길을 번갈아 걸어가면서물이 빠진 갯벌의 풍경을 즐기며 가니 해안에 커다란 낙지 모형이 있고 모형 밑에는 '낙지는 어디서 나기? 서산 중왕리에서 낙지.'라는 글귀를 서 놓았다. 바로 중왕리해변에 도착한 것이다. 

 

낙지 모형

 

갯벌로 나가는 긴 바다 길

 

해안산책로

 

 중왕리해안에서 바다 가를 따라 걷다가 안으로 조금 들어오면 제법 넓게 펼쳐진 논이 보이고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서는 철새들의 무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항상 길을 가면서 새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을 가지지만 그 순간을 포착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사진작가들이 수 시간을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순간의 장면을 찍는 노고가 새삼 존경스럽다.

 

새들이 나는 모습

 

 편안하게 조금 더 길을 가니 도성3리 마을회관이 나오고 77코스는 끝이 난다. 이 코스는 별다름 풍경이나 특이한 유산 같은 것이 없어 한가롭게 걸어서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잠시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을 옮긴다.

서해랑길 76코스(구도항 - 장구섬 - 팔봉초등학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6코스는 서산 구도항에서 시작하여 가로림만의 해안을 따라 걷다가 장구 모양과 같이 생겨서 장구섬이라 이름이 붙은 섬을 지나 해안을 걸어서 안쪽 농촌 길을 따라가면 팔봉초등학교가 나오고 여기서 끝이 나는 12.9km의 아주 편하고 짧은 길이다.

 

76코스 안내판

 

구도항

 

 75코스가 끝난 구도항에서 조금 쉬다가 바로 76코스를 시작한다. 구도항은 서산 팔봉산 입구에서 멀지 않은 호리에 있는 어항으로 서산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로 이 지역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가로림만에서 잡히는 낙지가 유명해 박속낙지탕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변의 식당에 들어가면 대부분이 2인분 이상만 팔기에 먹지는 못하고 길을 떠났다. 이런 점이 혼자서 걸으면서 느끼는 아쉬움이다. 또 구도항에서 바라보는 가로림만의 저녁노을이 일품이라고 하지만 내가 이곳을 지나는 시간은 한낮이다. 그렇다고 해넘이의 시간까지 기다릴 수도 없기에 아쉬운 마음만 가슴에 담고 지나간다.

 

 구도항에서 조금 길을 가니 호랑이의 형상을 한 입간판이 이색적인 가로림만범머리길이라는 길이 나온다. 이곳의 행정구역이 서산시 팔봉면에 속하는 법정리 호리(虎里)인데 마을의 지형이 마치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호랑이의 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풍수상 호랑이 모양의 산세가 있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먹이나 호랑이를 잠들지 않게 하는 동물이 있게 마련이라 하는데, 2리 마을 입구에 산양 머리처럼 생겼다 하는 산양포(山羊浦)가 있는 것이 흥미롭다.

 

가로림만범머리길 입구

 

 ‘가로림만범머리길은 서산 아라메길 중 하나로 서산시 팔봉면의 해안과 팔봉산을 따라 조성된 트레킹 코스로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곳곳에 소소하게 붙어있는 여러 이야기가 흥미를 끈다.

 이 중에는 바닷가에 민물이 솟아오른다는 옻샘과 가로림만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주벅배 전망대등이 길 걷는 동안 지루함을 달래 준다.

 

가로림만범머리길 안내판

 

가로림만범머리길 풍경

 

산양포 이정표

 

 가로림만범머리길을 따라 걸어 나지막한 산언덕을 넘어 바닷가로 가면 옻샘이 나오고 여러 이야기를 꾸며 놓은 작은 휴식처가 나온다. 이곳에 도착하니 50대로 보이는 여인들이소풍을 나왔는지 여남은 명이 모여 사진을 찍으며 유쾌하게 놀고 있다. 나도 잠시 정자에 앉아 쉬다가 여인들이 가고 난 뒤 그 주변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고 다시 길을 떠났다.

 

옻샘 설명판

 

휴식을 한 장소 주변 풍경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마음의 표시

 

멀리 보이는 호리 카페

 

가로림만 풍경

 

 길을 따라 걸어 호리1리 마을로 가니 길가에 마레카페라는 이름의 카페가 보인다. 지나온 길에 있는 호리카페는 좀 떨어진 곳에 있어 들르지 않고 왔기에 잠시 휴식할 겸 커피를 마시려고 들어가니 아직 오픈을 하지 않았다고 주인장이 말한다. 나는 조금 이해를 잘못하여 오후도 상당히 지난 시간인데 하고 의아해 했는데, 이 카페가 아직 정식으로 문을 연 카페가 아니라 준비 중인 카페였다. 그래도 50대의 친절한 여사장님이 목마른 길손에게 친절하게 커피를 한잔 내려주어 마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사장님은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하여 이곳으로 들어와서 카페를 연다고 하며 욕심을 가지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려고 한다는 좋은 말을 하였다. 나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기원해 주었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돈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돈이 모든 것이 아니고 마음의 평화가 최고라는 것을 이 사장님은 빨리 깨달은 것 같아 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길을 걸으며 이런 소소한 인연을 맺는 것도 살아가는 한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의 길이 더 기쁜 길이 되었다. 이 길을 지나는 사람은 이 카페에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바다를 보면서 따뜻한 인정을 느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직은 완전히 갖추어져 있지 않지만 차츰차츰 주변을 가꾸어 봄이면 여사장님이 좋아하는 꽃을 심어 화원도 꾸미고 넓은 앞뜰에는 야외 테이블도 갖추어 한가로이 휴식을 취할 공간을 만들 예정이라 하니 기대가 크다.

 

 

카페 앞 마당

 

카페 전경

 

카페 앞의 넓은 공터

 

길가의 호박

 

잘 크고 있는 배추

 

 

 

 계속 해안과 농촌 길을 걸어 호덕간사지를 지나고 조그마한 마을을 지나니 멀리에 학교 비슷한 건물이 보여 짐작하기를 오늘의 목적지인 필봉초등학교라고 생각하고 걸어가니 짐작한대로 76코스의 종착점인 팔봉초등학교였다.

 

 종착점에 도착하여 서산터미널로 가려고 지나가는 주민에게 버스 시간을 물어 조금 기다렸다. 이곳에는 숙박을 할 곳이 없기에 버스를 타고 서산터미널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이곳에 와서 다음 코스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약 30분 정도를 기다려 버스가 와서 서산터미널로 가서 주변에 숙소를 정하고 저녁을 먹고 가볍게 맥주를 한 캔 구입하여 혼자서 즐기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든다.

 

 오늘 길에서 뜻하지 않았던 인연을 맺게 된 것도 큰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해랑길 75코스(청산리나루터 - 용주사 - 구도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5코스는 청산리나루터에서 출발하여 눈앞에 바로 보이는 직선거리로는 500m도 되어 보이지 않는 구도항까지 가는 길이다. 눈 앞에 빤히 보이지만 가로림만을 빙 돌아가는 길로 거리는 20.8km나 되는 긴 길이다.

 

75코스 안내판

 

 지난 번 여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휴식과 여러 일을 처리하고 다시 길을 떠나려고 집을 떠나 청산리나루터까지 오는 길만 하루가 걸린다. 그리고 청산리나루터 주변에서 숙박을 하기에는 불편하여 태안터미널 주변에서 숙박을 하고 첫차로 청산리나루터에 도착하니 08시 30분 정도가 되었다. 내가 길을 걸으면 보통 06시 30분경에 걷기를 시작하는데 어쩔 수 없이 늦게 시작한다.

 

 청산리(靑山里)는 서해안의 해안 마을로, 바다가 내륙으로 많이 들어와 있는 만입부에 속한다. 따라서 남쪽에 바다가 있고, 동쪽에는 청산리 나루터가 있다. 이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산이 많은 편인데, 마을이 푸른 산 밑에 형성되었다 하여 청산리라는 명칭이 붙은 것이다.

 

청산리나루터 풍경

 

 아주 고요한 청산리나루터에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나룻배인지 어선인지 모르겠는 배들만 묶여 있다. 

 

 우리가 청산리나루터라고 부르는 태안군의 원북면 청산리에 있는 나루터는 원래 불너물나루터로 불리던 곳으로 이적산 동남쪽의 가로림만에 있고, 맞은편에는 서산시 팔봉면 호리의 구도나루터가 있다. 청산리에서 구도나루터로 가려면 나룻배를 타고 건너야 했는데, 배가 건너편의 구도나루터에 정박하여 있으면 배를 불러서 타고 건넜다고 한다. 이렇게 나룻머리에서 배를 불러서 타고 다녔다 해서 '불러머리나루터'라 하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불러멀나루터'로 줄었다고 한다. 현재의 '불너물나루터''불러멀나루터'의 음이 변한 것이다.

 

 이곳을 출발하여 도로를 따라 걸으면 왼쪽으로 바다가 보인다. 물이 빠진 바다는 갯벌을 드러나고 있다. 이제부터 눈앞에 보이는 구도항까지 가로림만을 빙 돌아가는 것이다.

 

 가로림만(加露林灣)은 충청남도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있는 반폐쇄성 내만이다. 태안군 이원면 만대와 서산시 대산읍 벌말을 마주하여 가로림만은 길이 25, 2~3에 달하고 병목 모양을 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길게 만입되어 있다. 연안 면적은 15985ha, 전체 해안선 길이는 162km이며, 개펄만 8000ha에 이르는 가로림만은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2007년 환경가치 평가에서도 1위에 올랐다. 가로림만의 갯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나라의 갯벌 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자연 상태가 보존된 곳이다. 가로림만은 조석 간만의 차가 심하고 수심이 얕아서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어, 간조시에는 만 전체 면적의 2/3 정도가 갯벌로 드러난다. 만의 내부에는 고파도, 웅도, 율도 등의 크고 작은 섬들이 형성되어 있다. 이 곳은 각종 보호종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며, 다양한 수산생물의 산란장이다. 이러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2016728일 해양수산부는 이 곳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도로를 따라가다가 농촌 길로 들아가면 시우치저수지가 나온다. 이 저수지는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민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놓은 곳이다. 이 저수지의 언덕 위에는 별장 같은 집이 두어 채 보이는데 너무 좋은 장소에 자리 잡은 집을 보면 약간은 부러움이 생긴다.

 

저수지 옆의 집

 

 

 가로림만을 돌아가니 물이 빠진 갯벌에 섬도 아니면서 아주 묘한 형상을 한  바위가 서 있다. 해안에 보니 이 바위의 이름이 선돌바위라고 라고 하며 설명판이 서 있다.

 

선돌바위

 

태안서해랑길 엠블렘

 

 별다른 특징이 없는 작은 산의 임도와 해안을 번갈아 가며 걸으니 인적이 없는 길에서 느끼는 호젓함이 다시 몰려온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길을 걸으면서 고요함을 느끼면서 사방의 경치를 즐기는 것은 내가 길을 걷는 즐거움이고 실제로 길을 걸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감정이다. 이 느낌이 좋아서 내가 길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산리 생태공원

 

서해의 자랑인 갯벌에 대한 설명

 

가로림만의 갯벌

 

이정표

 

버려져 있는 염전

 

어은2리마을 표석

 

방파제에서 보는 갯벌

 

어느 집 담장에 붙어 있는 사마구

 

서산 아라메길 표시

 

 아무 생각 없이 길을 따라 걸으니 어느 사이에 태안을 벗어나 서산으로 들어왔다. 서산이 자랑하는 아라메길의 표시가 보이고 길을 다라 가니 구도항이 나타나고 75코스는 끝이 난다.

 

 75코스는 빤히 보이는 마을들을 긴 길을 걸어 도착하는 길이다. 가로림만이라는 큰 만을 접하여 어촌이 만들어져 있고 배를 타면 금방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육지의 길을 따라가면 아주 먼 길이다. 이 같은 길을 보면서 또 다름 인생의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인생에서 어떤 때는 직진이 아니고 우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서해랑길 74 코스(누리재버스정류장 - 당산3리버스정류장 - 청산리나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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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랑길 74코스는 누리재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임도길을 따라 노인봉을 지나 당산3리버스정류장을 지나고 국사봉, 가제산, 마봉산, 이적산 등의 조그마한 야산 옆의 임도를 따라 걷는다. 그리고 산을 내려와 청산리나루터에서 끝이 나는 17km의 길이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내가 걷는 도중에 찍은 사진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74코스 안내판을 찍은 사진이 없다. 그래서 안내판이 없이 이 코스를 시작한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농촌 길을 따라 걸어가니 산으로 올라가라는 표시가 있으나 산길을 보니 잡풀이 우거져 길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따라가기를 믿고 산길로 올라가니 임도가 나타나고 74코스는 이 임도를 따라 산을 돌아가게 만들었다. 산길을 따라 걸으면 인적이라고는 전혀 없이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에 취하여 여유롭게 걸으면서 보는 바다는 조용하다.

 

산으로 올라가는 곳

 

산의 임도를 걸으며 보는 여러 풍경

 

이정표

 

철늦게 길가가 피어 있는 꽃무릇

 

 

산을 내려와 해안을 따라 조금 걸어 다시 야산으로 올라가서 단조로운 길을 걸어 산을 내려오면 청산리나루터가 나오고 74코스는 끝이 난다.

 

 

 74코스는 아무런 특징이나 역사적인 흔적도 없이 그냥 임도를 한가로이 걷는 길이라 단순하게 걷기를 즐기는 길이라 할 수 있다. 주변에 아주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것도 아니라 한가롭게 길만을 걷는 재미로 걸어야 한다.

 

 74코스를 다 걷고 나니 시간이 참 모호하다. 그리고 오랜만에 걷기를 하였기에 컨디션도 조금 좋지 않았다. 그래서 예정보다 빨리 이번 여정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버스를 기다렸다가 이번 여정을 마쳤다.

서해랑길 73 코스(만대항 - 후망산 - 누리재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3코스는 만대항을 출발하여 해안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걸어 후망산으로 올라가는 임도를 따라 걷고 장구도로 내려와 다시 해안도로를 걷는 아주 편안한 길이다. 후망산의 길도 편안한 임도로 앞의 72코스에 비하여 너무 편안하여  11.7km를 너무 쉽게 걷는다.

 

73코스 안내판

 

만대항의 민박 집

 

 아침 일찍 일어나 오늘의 길을 걸으려고 도로로 나가니 아무도 없다. 항상 떠나는 길에서 사람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코스를 걸을 때도 사람을 만나는 경우도 거의 없이 혼자서 산길과 해안 길을 걸을 뿐이다.

 

만대항

 

 길을 걸으니 염전이 보인다. 태안의 명품길이 '솔향기길'인데 지나는 곳곳에 보이는 이름이 솔향기가 붙어 있다. 물론 염전의 이름도 솔향기염전이다.

 

솔향기 염전

 

 

솔향기염전을 지나 조금 가면 산으로 올라간다. 산길이라고 하지만 너무 편안한 임도로 그냥 편안하게 옆으로 펼쳐지는 바다를 보면서즐기면서 숲속 길을 걸으면 된다. 너무 편안한 길이라 도시의 길을 걷는 것 같으나 청량하고 고요함을 어디에 비할 바가 없다. 아무도 없는 호젓한 산길을 혼자서 조용하게 걸어 보라. 마음이 편안해지고 아무런 욕심이 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길을 걷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후망산을 내려오면 어제 지나갔던 꾸지나무골해수욕장 옆에 난 길을 다시 걷는다. 71코스, 72코스, 73코스의 길은 바로 옆에 있는 길을 따라 걸으며 이원반도를 한 바퀴 빙 도는 길이라 조금 옆에는 지나간 길이 보이기도 한다.

 

 

 다시 해안 길을 조금 걸으면 길은 없이 암석과 자갈로 덮인 바다가를 걸어가게 한다. 여러 번 이런 길을 걸었지만 걸을 때마다 물때가 맞아 해안을 돌아가는 경우가 없었다. 자연스러운 바다가을 걸으면 해안 길과는 다른 묘미가 또 있다.

 

바다길

 

 바다에서 다시 해안 도로로 올라가 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시목여항비가 나오고 곧 이 73코스의 종점인 누리재버스정류장이 나온다.

 

 

 73코스는 산보하듯이 걷는 길이다. 이전 코스인 72코스가 사람을 힘들게 하였는데 그 보상으로인지 너무 편안한 길이다. 73코스를 끝내니 출발한지 2시간이 조금 넘었다. 그래서 조금 쉬다가 바로 74코스롤 향한다.

서해랑길 72코스(꾸지나무골해변 - 여섬 - 만대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2코스는 꾸지나무골해변에서 해안 언덕을 따라 난 오솔길을 걸어 용난굴과 여섬을 지나 만대항에 이르는 아주 짧은 8.4km의 길로 태안이 자랑하는 '솔향기 길 1코스'다. 하지만 미리 말하면 이 길은 결코 편안한 길이 아니다. 두루누비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의 몇 배가 힘이 드는 길이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그리고 길 주변도 위험한 곳이 많으니 사고에 조심을 해야 하는 길이다.

 

72코스 안내판

 

 꾸지나무골 해변에는 시원한 바닷가에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텐트족이 있다. 4시간이 넘게 걸어온 꾸지나무골바닷가의 솔향기 그윽한 백사장에서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고 72코스의 길을 시작한다. 그리고 솔향기길 1코스도 거꾸로 시작한다. '솔향기길'은 태안군 이원반도에 조성된 아름다운 길로 이 솔향기길을 걷는 동안 솔향에 취하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예쁜 길로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는 길이다. 솔향기길은 지난 200712월 발생한 서해바다 기름유출 사고 현장의 일부로 당시 흔적들은 찾을 수 없지만 전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는 보은의 정성으로 조성된 아름다운 길이다. 솔향기길 5개 코스는 1코스(10.2) 만대항 - 여섬 - 꾸지나무골해수욕장까지, 2코스(9.9)는 가로림만을 거쳐 희망벽화방조제까지, 3코스(9.5)는 밤섬나루터에서 새섬까지, 4코스(12.9)는 청산포구에서 갈두천까지, 5코스(8.9)는 용주사에서 백화산 냉천골 까지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높지 않은 산길을 걸으면 어디를 가든 해송이 울창하다. 내가 이 길을 걸으려고 준비를 하는 도중에 관광버스 한 대가 정차하며 나이가 제법 되는 일군의 사람들이 내린다. 그리고 꾸지나무골에서 만대항까지 솔향기길을 걷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72코스의 시작점에서의 길 안내가 정확하지 않으니 유의해야 한다. 두루누비의 따라가기를 실행하여 걸으면 길이 없다. 무리하여 없는 길을 찾아 산길로 제법 가도 길이 없다. 그래서 되돌아 와서 리본을 따라가니 계속 경로 이탈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경고음을 무시하고 리본을 따라가면 어느 정도 가서 따라가기와 마주친다. 그러니 리본을 따라가야 한다.

 

 

 꾸지나무골에서 시작된 72코스는 걷는 동안 내내 좌측으로 펼쳐진 서해바다를 보며 걷는다. 상큼한 솔향기와 철썩이는 파도 소리는 도심의 찌든 때를 말끔히 정화시켜 준다. 작은 동산 길을 오르고 내리고를 수없이 반복하는 지루함도 있지만 즐겁고 재미있는 길이다.

꾸지나무골을 출발하며 1시간 정도를 걸어 전망대에 서서 서해바다를 바라다보면 그 모습이 절경이다. 1코스 중 가장 으뜸의 비경이라는 용난굴로 가는 길에는 신비스럽고 거친 기암괴석이 즐비하다는데 가보지를 못했다. 썰물 때만 볼 수 있다는 용난굴 동굴 안은 10m 정도며 매우 시원하며, 용 두 마리가 살았다가 한 마리가 승천하고 한 마리는 승천하지 못하고 망부석이 되었다는 전설이 담긴 굴이다. 굴 안에는 붉은 바위가 보이는데 용의 피()라 한다.

 

솔향기길 1코스 안내도

 

 길을 계속 걸으면 만나는 여(餘)섬은 200m 정도 떨어진 섬으로 높이 20m의 작은 섬이나 절경이다. 옛날 선인들이 섬 지명을 지을 때 앞으로 이 섬이 유일하게 남게 될 것을 예견하고 여섬이라 불렀다 한다.

 

여섬

 

 

 솔향기길 1코스는 만대항에서 꾸지나무골해수욕장까지로 천혜의 해안 절경과 피톤치드가 가득한 솔향을 맡으며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이고, 서해랑길 72코스는 거꾸로 걷는 길이다..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울창한 송림 숲길로 솔향기와 바다, 숲의 새소리, 파도소리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으나 길이 그렇게 평탄하지 않다. 오르막 내리막길이 계속 반복되어 굉장히 길을 걷는 것이 어렵다. 또 길의 폭이 좁고 나무나 돌계단의 높이가 너무 차이가 많아 발걸음을 딛기가 아주 불편하다. 더구나 해안 쪽에 안전을 위해 로프를 묶어 놓은 말뚝이 곳곳에 땅에서 분리되어 있는 곳이 많아 잘못하면 사고가 나기에 쉽게 보였다. 그래서 내가 이 길을 걷고 태안군에 전화를 하여 그 위험을 말해 주니 담당자가 살펴보고 수선을 하겠다고 하였다.

 

회목쟁이

 

72코스를 계속 걸으면 가마봉을 지나 당봉전망대에 도착한다. 당봉은 옛날 넓은 바위가 있어 풍어제를 지내던 곳으로 매년 11일 해맞이 행사와 떡국 나눔 행사를 하는 곳이다. 당봉전망대에는 솔향기길 강강수월래 노래비가 있다. 노랫말에는 솔향기길 1코스가 지나가는 여러 지명이 나타나 있다.

 

당봉전망대 안내판

 

솔향기길 1코스 설명판

 

솔향기길에서 보는 서해

 

산행 팀들이 묶어 놓은 리본

 

 

 끊임없는 오르막 내리막을 걷다 쉬다를 반복하다 보니 만대항이 멀지 않았다. 만대항은 태안에서 이원반도 가장 북쪽에 있는 작은 포구다. 태안읍에서 31km 정도 떨어져 있는 일명 태안의 땅끝마을이다. 만대항 이름은 주민들이 먼데 먼데로 멀리 있다는 의미에서 만대로 부르게 되었다고 하고, 지명 자체가 가다가다 포기하고 만다는 뜻을 지녔을 정도로 충남도내에서도 오지 중 오지로 통한다.

 작은 포구에는 횟집이 여러 곳 있고 북쪽 해안절벽에는 데크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다. 동으로는 가로림만이 있어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바다와 대산반도 위로 해가 떠오를 것이다. 서쪽으로는 울도에서 덕적도까지, 덕적군도의 섬들이 흩어져 있다. 2007년 유조선 충돌사고로 원유가 유출되어 오염되었던 그 해안인데 해안은 생태계와 풍경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한다.

 

만대항 나무 테크

 

 만대항에 도착하니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늦었다. 8.4km밖에 되지 않는 길이기에 처음 예정으로는 두 시간에 주파하고 다음 코스를 걸을 생각이었는데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만큼 72코스는 걷기가 쉽지 않은 길이니 두루누비의 설명을 믿지 말고 이 길을 걷는 사람은 자기 페이스를 잘 조절해야 한다.

 

 만대항에서 오늘 걷기를 멈추고 숙박업소를 찾으니 민박집 하나밖에 없다. 민박집을 찾아가서 숙박하기로 하고 밥을 먹으러 나오니 큰 횟집이 여러 곳이 보이고 그 옆에 무인카페가 있고 옆에 숯불돼지갈이 눈에 띄었다. 해안을 걷기 때문에 거의 매 끼니마다 해산물을 먹었기에 그 집에 들어가니 내부 장식이 옛날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내가 어릴 때 보던 그런 1950년대와 60년대의 향기가 나는 모습이라 잠시 추억에 잠기게 하였다. 그 집에서 우렁쌈밥을 시켰는데 돼지 제육과 쌈장 그리고 쌈 채소, 밑반찬이 너무 풍부하였다. 비교적 먹성이 좋아 많은 음식을 먹는 나에게도 많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배불리 먹고 나오면서 주인장에게 너무 많다고 불평아닌 투정을 하고 기분 좋게 나왔다. 잠시 해안을 거닐다가 숙소로 돌아가 내일을 위해 방송을 조금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서해랑길 71코스(학암포해변 - 꾸지나무골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1코스는 학암포해변에서 출발하여 잠시 언덕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면  이원방조제가 왼편에 보인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이원방조제를 옆에 두고 바다를 보면서 걸어가 율포해수욕장을 지나 도로를 따라 걸어가서 해안으로 가면 꾸지나무골해수욕장이 나오고 여기서 끝이 나는 20.4km의 길이다. 

 

71코스 안내판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하게 가지고 있는 음식으로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오니 학암포항이 적막하게 보인다. 아직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해변을 걸어가니 아무도 걸은 흔적이 없는 백사장에 내 발자국만이 찍힌다. 백사장을 어느 정도 걸어서 해안 길로 들어가 이원방조제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학암포항

 

학암포해변

 

학암포해변 안내판

 

이정표

 

가을이 익어가는 들녘

 

방조제 안의 습지

 

 

 누렇게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들녘을 걸어가니 수확을 끝낸 논에는 기러기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자꾸 보인다. 기러기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찍으려고 몇 번을 시도했으니 번번이 순간을 맞추지 못하고 날고 있는 모습만을 찍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쉬웠다.

 

하늘을 나는 기러기들

 

 

 멀리 보이는 태안화력발전소를 계속 보면서 이원방조제를 향해 들판을 지나가니 멀리 방조제가 보이지만 거리가 멀어 가지는 않고 코스를 따라 걷는다. 길이 2981m의 이원방조제 저편으로 거대한 태안화력발전소가 있고 방조제 안쪽에는 대규모 호수가 생겨 큰 습지를 이루고 있다. 이 방조제 안의 들판을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이원반도를 돌아가는 길이다.

 

 이원반도는 태안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툭 튀어나온 모양을 하고 있는, 우주의 독수리성운에 있는 성간가스인 '창조의 기둥'가 놀랍게도 닮은 지형으로 태안의 땅끝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최북단에 만대포구가 있는데 가로림만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서산 벌천포와 마주 보고 있다. 이원반도는 길이 20km, 최소폭 500m의 가늘고 긴 모습으로 가장 기이한 반도 지형으로 내륙으로 들어가 마봉산(69m), 가제산(185m), 국사봉(206m) 기슭을 오르내리며 북상하는 사이 작은 마을과 들판, 해안선이 스쳐 지나간다.

이원반도는 바다를 끼고 있는데도 온통 솔향기. 염전 이름도, 반도를 돌아가는 해안길 이름도 솔향기. 높지 않은 야산에 빽빽한 들어선 해송 숲 때문인데, 한반도 특유의 동고서저(東高西低)와 달리 이원반도는 서고동저(西高東低)형 지형으로 산에 숲이 짙으니 방풍이 되어 마을과 경작지가 모여 있는 동안(東岸)은 매우 아늑하다.

 

멀리 보이는 이원방조제

 

길가의 호박꽃

 

이름도 특이한 볏가리마을

 

해송 숲

 

곳곳에 보이는 태안절경천삼백리 표지

 

 

 

 큰 특이점은 없으나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안을 눈으로 보면서 꾸불꾸불한 좁은 길을 따라 즐기면서 걸어가면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 도착한다.

 

 태안에 위치한 꾸지나무골해수욕장은 생소한 이름만큼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곳으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작고 아담한 백사장은 솔밭과 암반이 어우러져 안온한 운치가 있으며, 백사장 양 끝에는 갯바위가 있어 바다 낚시터로 많이 이용된다. 이곳의 소나무 숲은 그늘이 짙어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이다. 아직 피서객의 발길이 많지 않은 곳이라 주변에 편의시설이 적다.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서 71코스가 끝이 난다. 아침도 부실하게 먹어서 조금 이르지만 점심을 먹으려니 식당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음식을 구하려고 가니 문을 닫아서 물품을 팔지 않았다. 주변을 돌아보니 카페가 보여 들어가 주인장에게 밥을 먹을 곳을 물으니 바로 옆에 식당이 있었는데 나는 보지 못하고 지나쳐 왔다. 식당에 가서 물회를 한 그릇 시켜서 먹고 충분히 쉬다가 다음 코스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