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99코스(가현산입구 -학운산 -수안산성 - 승마산 -대명포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99코스는 가현산입구에서 출발하여 대명포구까지 가는 13.1km의 아주 짧은 길이지만 나는 이 코스에서 엄청나게 고생을 하였다.

 

99코스 안내판

 

 99코스의 시작은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산 입구에 있다. 98코스가 끝나는 지점은 산을 내려와 큰 도로를 건너는 육교 옆에 설치되어 있어 여기는 아주 황량하게 보이는 곳이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 길을 가려니 왼쪽 무릎에 갑지가 망치로 때리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산중이라 계속 길을 가니 통증이 자꾸 느껴졌다. 내가 아주 오래 길을 걸으면서 처음 느껴보는 아픔이었다. 하지만 마을도 없는 곳이라 사람이 사는 마을까지는 내려가야 했다. 통증을 참으며 가현산입구에 출발하여 수안산으로 향했다.

 옛 수안현(守安縣)의 이름을 따라 지명이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 수안산(遂安山)은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에 위치한 해발 147m의 김포평야지대에 있는 나지막한 산으로 대곶면과 통진면 일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산의 정상부에는 테를 두른 듯한 형태로 원수골을 둘러싸는 삼국시대에 축성된 김포 수안산성의 유적인 토석성(土石城)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이나 통진읍지에 의하면 부남20리에 있으며 성 주위는 2(800m), 성 높이는 십척(3m)이라 기록되어 있으며 봉수대가 있다 하였다.

 

수안산 길

 

수안산 신령지단

 

상마리입구

 

 수안산을 내려오는 도중에 무릎의 통증이 심해졌다. 그래서 중간에서 멈추고 돌아가기로 작정하니 이곳에서 돌아갈 일도 아득했다. 어쩔 수 없이 인천에 사는 아들에게 전화를 하여 좀 데리러 오라고 하니 아들이 크게 걱정하면서 먼 길을 지체 없이 와서 인천으로 가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즉시 병원을 가니 뼈나 인대 등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하고 아마도 좀 무리해서 염증이 생긴 것 같다고 하였다. 아마도 97, 98코스를 걸으며 가파른 길을 무리하게 걸은 때문이라고 짐작하며 통증이 가 앉기를 기다렸는데 무려 두 달이나 지났다. 그래서 약 두 달이 지나 다시 99코스를 상마리입구에서 시작하였다. 내가 사는 부산에서 상마리입구까지 오는 길은 너무 멀었다. 일찍 ktx를 타고 부산을 출발했는데도 상마리입구에 도착하니 점심때가 되었다. 그래서 입구의 어탕 집으로 가서 맛있는 어탕국수로 점심을 먹고 길을 떠났다. 처음에는 무릎에 이상이 있을까 걱정을 조금하였는데 다행히도 무릎이 아프지는 않았다.

 

상마리어탕국수집

 

 

 어탕국수집을 나와 공단거리를 조금 걸어가 승마산으로 오른다. 승마산(乘馬山)은 김포시 대곶면 남서부에 위치한 해발 130m의 조그마한 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약산(藥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약초가 많은 산이어서 지명이 유래하였고 이로부터 약암리라는 마을 이름이 유래하였다.

 

승마산 길

 

승마산에서 보는 서해

 

승마산 이정표

 

멀리 보이는 대명포구

 

 승마산을 내려와 대명포구로 향해 가니 제법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대명항은 김포시의 유일한 어항이며, 대명포구 또는 대명포라고 불린다. 대명포구(大明浦口)는 강화해협을 사이로 강화도와 마주보는 곳에 있으며, 규모는 작지만 어시장과 어판장에서 여러 수산물을 살 수 있고, 즐비한 횟집에서는 횟감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서울에서 가깝고 인근에 역사의 현장인 덕포진과 덕포진교육박물관, 천연 미네랄 라듐천인 약암온천 등이 있어 주말에는 크게 붐빈다고 하였는데 내가 간 날이 토요일이었다.

 

대명포구의 모습

 

 대명포구 길을 걸어가니 함상공원이 나타난다. 김포함상공원(金浦艦上公園)은 퇴역한 초계 군함 LST-671운봉함을 전시관으로 개조하여 정박하고 있는 공원으로 2010910일 개장하였다. 일반인이 해군 군함 내부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장으로 개조되었다. 공원 입구 정면 바다 위에 정박해 있는 LST-671운봉함은  2006년 해군에서 공식 퇴역한 군함으로, 전시관으로 개조한 후 대명항 부두에 정박하여 일반인들에게 안보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초지대교

 

김포함상공원의 여러 모습

 

 김포함상공원을 나와 조금 가니 99코스의 종착점이 나오고 여기서부터 .'평화누리길'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하지만 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은 이 길이 아니다. 그래서 발길을 돌려서 100코스를 걷기를 시작하였다.

 

99코스 종착점

 

 99코스를 걷는 도중에 뜻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무릎이 아파 쉬면서 이 일도 나를 자만심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절대 무리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우여곡절 끝에 99코스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