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21 코스(어촌민속전시관 - 공곶이 - 구조라터미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1 코스는 지세포항에 있는 어촌민속전시관을 출발하여 지세포진성을 올라가 임도를 따라 서이말등대쪽으로 계속 가면 초소가 나온다. 해안으로는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길을 지나 서이말등대로 가는 길을 가면 서이말등대 못 가서 서이말삼거리에서 천주교순례길을 따라 걸으면 공곶이에 도달한다. 여기서부터 해안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면서 예구항과 와현모래숲을 거쳐 구조라에  도착하는 14.7km의 길이다.

 

남파랑길 21 코스 지도

 

지세포항에서 휴식을 하면서 점심을 먹었다. 해변 가라 생선구이를 시켜서 먹었는데 아침을 좀 늦게 먹었기에 식욕이 크게 나지 않았지만 또 오후에 길을 걸어야겠기에 억지로라도 점심을 먹었다.

 

21 코스 안내판

 

 일운면 지세포리에 있는 지세포항(知世浦港)의 지세포라는 이름은 아름다운 포구를 세상에 널리 알린다는 뜻으로 옛날부터 천혜의 요충지 역할을 하던 항구로 거제 가시바꾸미(가실바낌이)에서 쥐부리끝(간구 곶)까지 약 6.1km에 걸쳐있다. 항구 입구에 지심도가 길게 누워있어 몰려오는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며, 항구의 면적도 넓어 여러 역할을 하고 있다. 지세포항에는 해금강과 외도를 오가는 유람선이 출발하는 여객터미널이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위락 시설을 갖추어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고 있다.

 거제도 남동 측에 위치한 지세포항은 최근에는 원만한 파도와 바람에도 체험관광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체험관광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세포항은 직접 체험을 통해 어부의 하루를 엿보는 체험어장을 비롯해서 반곡서원, 거제향교 등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종합관광어항으로 발전하고 있다.

 

내가 예전에 알던 지세포는 조그마한 어항이었는데 지금은 도시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식당 주인하고 이야기를 해 보니 지금은 타지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와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내가 알던 그 때와는 상전벽해가 되어 있다.

 

지세포 유람선 선착장

 

지세포항 표시

 

 해안을 따라 조금 가니 거제도 천주교 순례길 표시가 나온다. 우리나라 천주교의 역사에서 거제도는 박해의 땅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곳이다.

 

 ‘천주교 순례길은 거제시 일운면 예구마을 선착장에서 시작해 거제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공곶이를 지나 와현봉수대, 서이말등대, 지세포성을 거쳐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까지 걷는 13.7의 거리다.

해안 절경을 바라보며 이어지는 순례길은 그리 높지 않은 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지루할 새를 주지 않는다.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더 선명하게 들어오는 듯하다.

                                                                                              (카톨릭신문에서 발췌)

 

천주교순례길 안내 표지판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있는 가족들

 

 해안을 따라 조금 가면 지세포성으로 올라가는 언덕이 있다. 언덕 왼쪽으로 라벤더를 키우는 농장이 있고 성벽의 아주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지세포진성으로 올라간다.

 

지세포성 가는 표시

 

 라벤더 핀 보라공간과 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거제 지세포진성(巨濟 知世浦鎭城)은 지세포리 선창마을 뒤편에 있으며, 조선 인종 때 왜적의 침입을 걱정하여 돌을 쌓은 성으로, 성 아래 진을 두고 수군(水軍)을 배치하여 방어하였다. 오랜세월 방치가 되어 산성의 흔적은 허물어져, 성의 동쪽은 대부분이 보존되어 있으나 그 외의 부분은 논밭의 축대나 가옥의 담장으로 사용되어 허물어져 있다. 현재 성 안의 바닷가에는 마을이 들어서 있고 그 외는 논밭이며, 성 밖 역시 논밭과 임야로 되어 있다.

 

지세포진성 성벽길

 

성벽길 위의 이정표

 

 이곳에서부터는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임도를 따라 걷는다. 해안가에는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곳으로 철조망으로 막아 놓았다. 여기서 임도 길을 다라 걸으면 서이말 등대로 가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가는 도중에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를 보면서 천천히 걷는다.

 

멀리 보이는 지심도

 

 임도를 따라 가면 초소가 나온다. 초소에 있는 군인이 서이말등대 쪽으로 가는 가를 물어서 그렇다고 하니 해안으로는 가면 안 된다고 하였다. 해안으로 가는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 초소를 설치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서이말등대 쪽으로 길을 가다가 서이말삼거리에 다다르면 천주교순례길 표지가 있으며 등대가 아닌 오른쪽 작은 오솔길로 옮겨 길을 간다.

 

초소 주변의 여러 이정표

 

공곶이쪽으로 가는 표시

 

공곶이 가는 이정표

 

이정표를 따라 길을 가면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그 길가에는 여러 봄꽃들이 피어 있고, 내가 걸은 봄에는 수선화가 핀 화원을 볼 수도 있다. 수선화뿐만 안니라 종려나무가 늘어선 사이를 지나면 특이하게 수선화 무인판매대가 있다. 바로 공곶이임을 나타내는 곳이다. 일운면 와현리 공곶이에 위치한 수선화 봄물 드는 노부부의 바다 정원인 공곶이는 약 45,000평의 계단식 다랭이 농장으로 수선화, 동백나무, 종려나무, 조팝나무, 팔손이 등등 나무와 꽃이 50여종 심어져 있다. 공곶이는 바다 쪽으로 뻗은 육지를 뜻하는 곶()과 엉덩이 고()가 결합해 엉덩이처럼 튀어나온 지형을 뜻하는데 거룻배가 드나들던 바다 마을을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봄날에는 바다를 향해 얼굴을 내민 건 지형이 아니라 수선화다.

 남쪽으로는 남해상의 내도가 있으며, 동쪽으로 서이말등대가 있다. 공곶이는 1868년 병인박해를 피하여 숨은 윤사우 일가를 비롯한 천주교신자들의 은신처였다. 검은 몽돌로 이루어진 항목몽돌해변이 인접하여 한려수도의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주변에는 관광 도보 코스로, 예구마을에서 공곶이, 서이말등대를 연결하는 약 10km 거리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멀리 보이는 섬 내도

 

봄꽃이 피어 있는 모습

 

 여기부터는 바닷가를 그냥 걷는다.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해안의 몽돌을 밟으며 자연의 느김을 즐기는 것이다.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은 흔하지만 이렇게 자갈돌(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 그런데 거제도에는 이런 몽돌해안이 참 많다.

 몽돌해변에는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하나둘 쌓아 올린 돌탑이 볼거리다. 바다 건너 지척에 보이는 섬은 내도다. 내도에는 지붕이 노란 집들이 마치 수선화처럼 자리한다.

 

몽돌해안길

 

일운면해안거님길 표지

 

 항목몽돌해변을 지나면 예구항으로 길을 이끈다. 일운면 와현리에 위치한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조그마한 예구항은 천주교 순례길을 방문하는 이들이 차량을 주차하기도 한다. 천주교 순례길은 서이탈 등대, 지심도, 외도, 내도, 공곶이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봄이면 수선화가 가득 피는 공곶이라는 곳에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

 

예구항

 

 예구항을 지나 길을 가면 멀리 넓게 펼쳐져 있는 해수욕장이 보인다. 해수욕장이라고 이름을 붙이지 않고 특이하게 모래숲이라고 간판을 하는 와현모래숲이다. 일운면 와현리에 있는 와현모래숲해변(와현해수욕장,臥峴海水浴場)은 모래가 곱고 바닷물이 맑으며 경사가 완만하고 물살이 안으로 들어와 안전하여 가족 피서지로 적당하며, 여름철만 아니라 겨울에도 봄처럼 따뜻하여 연중 바닷가를 찾는 사람이 많다. 백사장 주변은 송림이 우거져 있고 가까이에 학동·구조라 해수욕장 등이 있다.

 

와현모래숲해변

 

 와현모래숲해변을 지나 해안거님길을 따라 걸으면서 거제도 앞바다의 경치를 즐기면서 가면 구조라에 도착한다.

 

구조라수변공원

 

 구조라 수변공원은 방파제 위에 조성된 공원으로, 방파제가 깔끔하게 정리하여 곳곳에 세워진 조각 작품이 눈길을 끈다. 해변으로 내려가면 바닷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것도 구조라 수변공원의 특징이다. 나무 테크가 넓고, 벤치도 곳곳에 있어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멀리 보이는 등대는 독특하게도 로봇 모양을 하고 있다.

 

구조라수변공원

 

 

 여기까지가 남파랑길 21 코스다. 이곳에 도착하니 시간이 제법 된 오후 6시 경이었다. 주변 사람에게 버스 편을 물어보니 곧 고현 가는 버스가 온다하여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고 고현에 도착하니 8시가 다 되었다. 그래도 고현에서는 부산으로 오는 버스가 많이 있기에 부산으로 오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의 여정은 여기서 끝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