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88코스(궁평항입구 - 백미항 - 제부교차로 - 전곡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88코스는 궁평항입구에서 출발하여 백미항과 공생염전, 제부교차로를 지나 전곡항에 이르는 17.6km의 길이다.

 

88코스 안내판

 

 88코스안내판에서 조금 가니 바로 바다 위에 나무 테크롤 걸어가게 한다. 해안의 나무 테크를 걸어가면서 보는 궁평항 앞 바다의 풍경은 상상이상으로 아름답다.

 

궁평항 입구의 장승들

 

궁평낙조길이란 이름이 붙은 나무 테크

 

 바다 위의 테크 길을 걸어가면서 오른쪽을 보니 일반적이지 않은 퇴적층이 보인다. 주요지질유산으로 지정된 퇴적층으로 이 퇴적층을 보여주려고 바다 위에 테크를 설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그 목적이 전부는 아니지만....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에 위치한 궁평항 지질명소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고 완만한 경사의 간척지가 넓게 펼쳐져 있는 갯벌 지역으로 서해바다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경관 치유형 명소이다. 궁평항에서 모래톱까지 약 300m 해안은 선캄브리아시대에 형성된 변성암으로 이루어진 절벽으로 단층, 암맥, 타포니 등 다양한 지질구조가 분포하고, 이어지는 모래톱과 조간대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넓은 갯벌과 현생 퇴적구조를 볼 수 있다.

 

퇴적층과 설명

 

갯벌과 궁평해수욕장

 

 긴 테크 길이 끝나면서 해송이 우거진 지점에 오늘의 숙소로 잡은 모텔이 보였다. 지나오는 길에 많은 펜션이 있었지만 내가 수많은 길을 걸으면서 얻은 결과는 우리나라에서는 모텔이 숙박하기에 가장 좋다는 것이다. 값도 저렴하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서비스도 좋다. 그러니 혼자서 여행하는 사람은 모텔이 가장 적당하다.

 내가 숙박한 모텔은 지은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건물로 깨끗하였고, 무엇보다도 객실에서 창문을 통하여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숙소에 배낭을 풀고 저녁을 먹을 겸해서 밖으로 나갔다가 저녁은 먹지 않고, 슈퍼에 들러 내일을 위해 여러 가지를 사서 돌아오면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조금 지나니 해가 바다에 떨어지기 시작하여 한 지점에서 계속 해지는 광경을 찍었다.

 

 궁평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해넘이는 화성 8경 중의 하나인 궁평낙조로 유명하다. 백사장 길이 2km, 너비 50m를 자랑하는 궁평리 해수욕장은 평소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궁평항 전망대 카페에서나 해수욕장 주변의 여러 쉼터에서 자신이 좋은 지접에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여유로움을 즐기면 좋을 것이다.

 

궁평낙조(해넘이)

 

 해넘이의 풍광을 즐기고 모텔로 돌아가니 모텔주인이 라면을 끓여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어 라면과 햇반을 시켜서 먹고 휴식을 취한다.

 

 다음날 아침에 길을 떠나려고 준비를 하니 배가 살살 아파온다. 무언인가가 잘못된 것이다. 집에서도 배가 아픈 일이 있기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컨디션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여기에서 걷기를 멈출까? 하고 생각하다가 일단은 걸어보기로 하고 길을 떠났다.

 

 모텔 바로 앞에 해송 숲이 계속 이어져 그 길을 따라 걷는다. 궁평항 해수욕장에는 1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 해송 숲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는 또 다른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한다.

 

해송 숲길

 

 해송이 끝나고 궁평유원지를 지나 산 언덕길로 올라가니 아침도 이른 시간이라 하얗게 서리가 내려 길가를 덮고 있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서리가 내려 하얗게 보이는 길가

 

 산 언덕길을 따라 조금 걸으니 백미항이 나온다.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에 있는 백가지 맛, 백가지 즐거움을 준다는 뜻의 백미항의l 백미리 마을은 2008년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되어 어촌체험마을에 특화된 곳으로 연안이 완만하고 넓게 펼쳐진 갯벌이 있어서 조개 캐기나 고동, 게잡이, 망둥어낚시, 굴 따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중이며 체험을 할 수 있는 마을이다. 그래서 백미리를 찾는 사람들은 주로 저처럼 가볍게 기분 전환을 하거나 아이들과 어촌체험을 하기 위해 방문한다고 한다.

 

백미항과 주변 갯벌

 

 백미항을 지나 바닷가를 따라 걸어가면 지금은 거의 폐허가 되어버린 공생염전이 나오고, 서해 갯벌의 특색을 잘 나타내는 갯벌과 칠면초가 피어 있는 풍경을 즐기면서 제법 가니 제법 큰 식당촌이 나온다. 바로 제부교차로다.

 

여러 갯벌의 모습

 

 제부교차로는 제부도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에 딸린 섬 제부도(濟扶島)는 면적 0.98이며, 송교리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2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다. 예부터 육지에서 멀리 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저비섬 또는 접비섬으로 불려졌으나, 조선 중기 이후 송교리와 이곳을 연결한 갯벌 고량을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서 건넌다.’라는 뜻의 '제약부경'''자와 ''자를 따서 제부도라 하였다고 한다. 섬 중앙의 62.5m를 최고봉으로 약간의 구릉지가 있을 뿐 대부분의 지역이 평지를 이룬다. 썰물 때에는 간석지를 통하여 동쪽 해안이 육지와 이어지는 '모세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바닷길은 하루에 2번 열렸는데, 지금은 포장공사를 하여 자동차로 통행이 가능해지면서, 상기한 자연적 가치로 인해 주말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가 되었다.

 제부도 갯벌에서 나는 조개로 만드는 바지락 칼국수는 맛이 좋으니, 가급적이면 이 주변의 음식점에서는 바지락 칼국수를 먹는 걸 추천한다.

 

제부교파로의 식당들

 

 제부교차로에서 큰 도로의 옆을 따라 한 시간 남짓 가면 전곡항이 나온다. 전곡이란 이름은 벼슬아치가 많아 부잣집이 많고 세도가문이 주를 이루고 있어 앞실(前室)이라 불리었으나, 한일합방 이후 앞실의 전자와 계곡이 많았다는 뜻에서 곡()자를 합하여 전곡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전곡리에 있는 전곡항은 서신면 남서측에 위치한 지방어항으로 약 5km 떨어진 곳에 제부도가 위치하며, 테마어항 조성사업으로 요트, 보트 정박이 가능한 마리나를 갖추고 있으며 바지락, 동죽을 비롯한 어패류가 많이 생산되어 수산업이 비교적 활성화되어, 어촌계직영 수산물판매장이 있다.

 전곡항은 밀물과 썰물에 관계없이 24시간 배가 드나들 수 있는 장점을 살려 다기능 테마어항으로 조성되었다. 요트와 보트가 접안할 수 있는 마리나 시설이 있으며, 매년 경기국제보트쇼와 코리아메치컵 세계요트대회가 개최되는 아름답고 이국적인 어항이다.

 

전곡항 입구의 갯벌

 

 여기에서 전곡항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탄도항으로 가는 길목에서 88코스는 끝이 났다. 여기까지 와서 조금 망설여졌다. 아침부터 배가 아파서 참고 걸었는데 더 이상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길을 걷기에는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길을 걷는 것은 나의 즐거움인데 아픔을 참으며 길을 걷는 고행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어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여 전곡항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수원역으로 가서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