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24 코스(저구항 - 무지개길 - 탑포마을)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4 코스는 저구항에서 출발하여 거제시가 만든 아름다운 무지개길을 걸으며 남해의 섬들을 구경하면서 탑포마을로 가는 10.6km의 비교적 짧으며 완만하고 평탄한 길이다.

 

24 코스 지도

 

24 코스 안내판

 

 23 코스를 걷고 나서 저구항의 매물도유람선터미널에 도착하여 24코스를 걷기 위해 안내판을 찾으면 아무 곳에도 보이지 않는다. 주변 주민들에게도 물어보아도 모른다는 대답도 돌아왔다. 수소문 끝에 슈퍼의 주인이 명사해수욕장입구에 있다는 정보를 주었다. 그런데 명사해수욕장은 24 코스와는 정반대의 길이다. 하지만 약 1km를 반대편으로 걸어가서 명사해수욕장 화장실 부근에 가니 안내판이 보였다. 뒤에 두루누비에 확인한 바로는 코스를 변경하면서 아직 옮기지 못한 것이라고 하였다. 여러 가지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문제는 가장 빨리 해결하여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지도나 GPS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안내도나 리본을 따라 가는 사람들도 많다.

 

하여튼 뜻하지 않게 명사해수욕장을 또 한 바퀴 돌아 나왔다. 아름다운 해수욕장이지만 아직은 철이 아니라 아무도 없이 한적하였다.

 '명사(明沙)'라는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래의 질이 좋고 물이 맑은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에 있는 명사해수욕장(明砂海水浴場)은 길이는 약 350m이고 폭은 30m정도로 모래질이 좋고 바닷물이 맑아 명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완만한 수심과 백사장 뒤로 울창하게 우거진 노송, 간조 때면 조개를 캘 수 있는 백사장 등 가족피서지로 적합하다.

 주변에 대병대도와 소병대도가 있고, 유람선을 타면 홍포와 여차 그리고 해금강을 비롯하여 남해의 여러 섬들을 관광할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바다 위에 테크를 설치하여 바다 위를 걸으며 정취를 느끼게 만들어 놓아 여름철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명사해수욕장 풍경

 

 명사해수욕장에서 저구항으로 오는 길에는 지금은 피지 않았지만 여름철이 되면 수국의 향연이 벌어진다. 자연적으로 자란 수국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꾸민 수국동산이다. 수국이 좋은 곳이 여러 곳 있지만 저구항의 수국도 어느 곳 못지않다. 저구항의 수국은 아래의 나의 블로그를 찾으시면 잘 볼 수 있다.

 

https://lhg5412.tistory.com/409

 

 

거제도 수국

 여름 꽃 수국이 아름답게 피는 곳은 많이 있다. 이번 여름에도 경주 기림사 수국이 만개한 모습을 보고 가슴 깊이 뿌듯하게 생각을 했는데 또다시 수국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새

lhg5412.tistory.com

아직은 꽃이 피지 않은 수국동산

 

매물도유람선터미널

 

 이곳에서부터 24 코스가 시작한다. 저구항의 해안을 따라 바다를 보며 천천히 걸어가면 무지개길 종합안내판이 나오며 저구천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간다.

 

저구항의 모습

 

무지개길종합안내판

 

 무지개길은 거제시가 아름다운 거제의 해안을 즐길 수 있는 길을 조성한 것으로 저구유람선선착장에서 여러 해안 길을 다라 걷는 길로 총 24km에 이르는 긴 길이다. 이 무지개길과 남파랑길이 겹친 구간이 이 길이라 산 옆의 임도를 걸으면서 아름다운 거제의 해안과 섬들을 구경하면서 쌍근마을로 길을 간다.

 

쌍근마을 가는 길에 있는 전망대

 

앞에 보이는 섬이 장사도. 뒤에 흐릿하게 보이는 섬이 대매물도다.

 

 통영시 한산면(閑山面) 매죽리(每竹里)에 딸린 면적 0.215인 장사도(長蛇島)는 행정구역으로는 통영이지만 거제도 남단에서 서쪽으로 lkm 거리에 있어 거제가 더 가깝다. 통영항에서 뱃길로 약 50분 거리이지만, 거제시 남부면 저구의 대포에서는 뱃길로 15분 거리에 불과하다. 장사도로 가는 배도 거제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편하다. 옛날에는 섬의 형태가 누에를 닮아 '잠사도(蠶絲島)'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누에의 경상도 방언인 '늬비'를 써서 '늬비섬'이라고 불렸으나, 일제강점기 한 공무원이 섬 이름을 등록하다가 누에 잠()’이 어렵자 길 장()’을 붙이는 바람에 '장사도(長蛇島)'가 됐다는 말이 전해진다. 한편으로는 섬에 뱀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현재는 긴 뱀의 형상을 닮았다는 의미로 '장사도(長蛇島)'로 불리고 있다.

 해안에는 해식애가 발달하였고 기후가 온화하여 울창한 동백수림이 자랑거리이고 지금은 여러 꽃과 나무로 섬을 꾸며 관광지로 인기가 있는 섬이다.

 

장사도에 대한 소개는 나의 아래의 블로그를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https://lhg5412.tistory.com/67

 

장사도 - 초여름 유월의 자태

 장사도 가는 길 장사도는 행정구역으로는 경상남도 통영에 속하지만 거제도 대포에서 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 통영에서는 한 시간 가량 배를 타고 가지만 대포에서는 10분 정도만 가면 섬에 닿

lhg5412.tistory.com

무지개길을 걸으며 보는 아름다운 해안과 섬

 

 올해는 봄에 길을 걸으며 많은 봄꽃들을 구경하며 즐겼다. 어느 새 길을 걸은 지도 두 달이 되어 간다. 물론 매일을 쉬지 않고 걸은 것이 아니고 일상을 살다가 시간을 내어 걸는 것이지만. 길을 걸으니 이팝이 핀 것이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꽃 중의 하나가 이팝인데, 벌써 이팝이 피었구나하고 생각하면서 꽃이 매년 참 빨리 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온난화라는 말이 실감으로 느껴지는 현상이다. 하여튼 이팝 꽃도 즐기면서 길을 간다.

 

길가에 피어 있는 이팝

 

 

 아주 편안하게 임도를 따라 걸으니 어느 새 쌍근마을이라는 표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탑포에서 남서쪽 바닷가에 있는 쌍근항(雙芹港)은 남부면 탑포리에 있는 자그마한 어항이다.

 이 마을의 본래 이름은 마을 남쪽 바닷가에 있는 마치 큰 칼날같이 생긴 산(쌍날산)이 두 개 나란히 바다로 내려와 있다고 해서 쌍날개, 쌍날이라하고 작은 미날기미라 했다. 쌍근이란 말은 쌍날산의 두 쌍()자와 작은 미날기미의 근()자를 따서 쌍근(雙芹)이라 하였다 한다.

 

쌍근항

 

 쌍근마을을 지나면 얼마가지 않아서 탑포마을에 도착한다. 가라산 북서쪽 기슭 남부면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인 탑포리(塔浦里)는 마을 북서쪽은 바다와 접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역은 산지로 둘러싸여 있는 자연마을로 탑포, 배나무실, 아래모실 마을이 있다. 탑포마을은 본래 마을 앞에 대섬 또는 거북섬이 있고, 개안이 얕고 잔잔하여 민물 때 들어오는 고기를 갓후리 그물로 고기를 잡았다하여 망포라 하였는데 길손이 돌을 모아 누석단을 만들어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에 고사를 올려 탑포(塔浦)라 붙여진 이름이다. 배나무실 마을은 배나무가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지게 되었으며, 아래모실 마을은 배나무실 아래에 위치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탑포마을 해변으로 흘러가는 여러 천들

 

 여기까지가 남파랑길 24 코스다. 남파랑길 23 코스는 너무 험난하고 어려운 길이었는데 그 어려운 길을 걸었다고 보상을 하는 것일까? 24 코스는 아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길도 이것과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희로애락이 반복되고 고난과 어려움 뒤에는 기쁨과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길을 걸으면서 여러 가지를 깨닫게 된다.

 

남파랑길 23 코스(학동고개 - 가리산 - 망산 - 저구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3 코스는 학동고개에서 출발하여 가라산을 넘고 망산을 넘는 험난한 코스다. 힘들여서 가라산을 넘으면서 보는 거제 해안의 경치는 감탄할 만하지만 산을 넘는 길이 너무 어렵다. 가라산을 넘어 저구항으로 가는 내리막길도 그렇게 쉽지 않은 길로 실제 지도상의 거리는 9.5km지만 체감상은 20km의 길을 걸은 것 같은 느낌이다.

 

 아래서 순서대로 걸으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하겠다.

 

남파랑길 23 코스 지도

 

남파랑길 23 코스 안내판

 

 23 코스는 22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안내판 옆의 버스정류장이 있는 작은 오솔길로 들어가면서 시작한다. 처음의 시작점에서는 별다른 느낌이 없이 작은 산길을 올라간다. 산길을 올라가면서 비교적 높지 않은 가라산과 망산을 지나는  9.5km의 짧은 길이니 2-3시간만 걸으면 주파하리라 생각했다. 내가 비교적 산길을 잘 걷고 산을 올라 본 경험도 많기에 조금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미리 말하면 큰 오산이었다. 거제도 가라산은 내가 올라 본 어느 산보다도 쉽지 않은 산이었다.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등등은 비교적 걷기가 쉽게 산길이 나와 있는데 이 거제도의 가라산은 산길이 없는 곳이 여러 곳으로 그냥 암벽을 올라갔다가 돌아가는 길도 많았다.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산이니 주의하시기를 바란다.

 

23 코스 입구

 

가라산과 붙어 있는 노자산 안내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쉼터

 

가라산과 노자산이 갈리는 이정표

 

 거제의 최남단 해변에 위치한 가라산은 거제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주봉은 가래봉으로 그 높이는 585m이며, 노자산과 같은 준령에 있는데 학동마을 뒷산은 노자산이고 다대마을 뒷산은 가라산이다. 가라산이란 지명의 유래는 가야시대로, 금관가야의 국경이 북으로는 해인사 뒷산(가야산), 남으로 거제도의 남쪽 끝 산까지였는데, 남쪽의 가야산이 가라산으로 변음되었다는 말이 구전되고 있다. 산은 잡목으로 이어져 있으며 상당히 가파르고 정상은 바위산으로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으며 거제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 주변에는 거제 학동의 동백림 및 팔색조 번식지, 가배량성(지방기념물 110), 노자산성, 부춘리사지, 다대산성 등등의 많은 문화적 유적이 있다. 산길을 걸으면서 해안선이 가장 긴 한국 제2의 섬 거제도와 주변의 여러 섬과 남해 바다의 풍광을 굽어볼 수 있다. 심지어 부산 영도와 가덕도는 물론이고 날씨이 맑은 날은 쓰시마섬(對馬島)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는 만큼 조망이 뛰어나다.

 가라산 주변에는 계룡산(鷄龍山:566m), 노자산(老子山: 565m), 앵산(鶯山:507m), 산방산(山芳山:507m), 선자산(扇子山:507m), 옥녀봉(玉女 峰:555m) 등 거제의 가장 높은 산들인 500m대의 비탈산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다.

 잡목 울창한 정상 못미처 봉화대와 기우단이 있고 견암봉(見岩峰) 밑에 신라시대의 견암사지가 있다. 하산하는 길에는 다대산성(多大山城)을 거치는 다대포구 쪽과 산정 밑 전망대바위에서 해금강 배타는 데로 가는 두 길이 있다.

 

산길에 달린 리본

 

멀리 보이는 거제 바다

 

섬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어진 산 봉우리들

 

산길에서 보는 거제 바다

 

 이 거제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상당히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한다. 해발 500m의 산은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다. 하지만 바닷가에 있는 산의 해발 500m는 육지 산의 해발 1,000m보다 더 높은 산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육지의 산은 대개가 출발점 자체가 상당한 높이에서 시작하는데 반하여 바닷가의 산들은 대개의 출발점이 바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에 바닷가의 산은 상당히 오르기가 어렵다. 특히 이 가라산은 오르막이 많을 뿐 아니라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고 돌 절벽을 돌아 나가고, 아주 높지는 않지만 암벽 길을 지나야 하는 곳이 많아 상당히 힘이 드는 코스다. 그 어려운 길을 걸어 도달한 곳이 진마이재라는 곳으로 사방이 탁트여 사위를 둘러보는 경치가 장관이다.

 

진마이재 설명 안내판

 

 

  진마이재를 지나서 계속 조심해서  험한 산길을 오르막 내리막을 걸어간다. 오르막길이 어렵지만 이 가라산은 내리막길도 그렇게 쉬운 길이 아니다. 상당히 조심해서 길을 가야 한다.

 

오르막 내리막의 돌길

 

 

 드디어 가라산 정상에 도착했다. 가라산에 대한 설명과 봉수대가 보인다. 거제시 동부면과 남부면 경계, 즉 고현에서 남쪽 30리 지점의 가라산 정상에 있는 가라산봉수대(加羅山烽燧臺)는 조선시대 연기를 활용한 봉수대로 경상남도 기념물 제147호이다. 가라산봉수는 처음 봉화를 피우는 경상도 남해안의 중요한 봉수의 하나였으며, 세종실록』 「지리지, 경상도지리지, 경상도속찬지리지에 의하면, 거제현에는 봉화가 가라산에 한 곳 있는데, 현의 남쪽 해변에 있으며 서쪽으로 고성의 미륵산봉화와 연락한다고 하였다. 한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가라산봉수는 북쪽으로 거제의 계룡산봉수와 연락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전체적인 평면 형태는 직사각형을 이루며, 봉수대는 둔각을 이룬 네모꼴이다. 봉수대 아래에 계단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아래에는 봉수대 부속 건물터가 있다. 조선시대 남해안의 봉수제도와 봉수대의 실태를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가라산 봉수대와 봉수대에서 보는 거제 바다 풍경

 

 이 산길을 지나오면서 거제에 산다는 젊은 남자와 여자를 각각 만났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그들도 이 가라산이 만만한 산이 아니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여자는 자기도 걷기를 좋아해서 자주 걷는데 왜 남파랑길 23 코스를 해안이 아닌 산길로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파랑길은 당연히 해안길이 우선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미로 말하였다.

 

아래의 갈림길에서 만난 남자가 말하기를 약 50m 정도를 코스에서 벗어나면 전망대가 있다고 하여 그 전망대로 올라가니 거제 앞 바다의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이런 것이 길을 가다가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얻는 정보다.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

 

산을 내려오는 오솔길

 

 정상에서 내려오는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걸으니 다대산성이 나타난다. 남부면 다대리 산 89에 있는 다대산성(多大山城)은 해발 283m 산봉(山峰)에 위치하는 석축산성으로 20181025일 경상남도의 기념물 제295호로 지정되었다.

 다대산성이 위치하고 있는 일대는 통일신라기에 송변현(松邊縣)이 설치되었던 곳인 만큼 다대산성은 입지, 축성법, 출토유물 등을 감안해 볼 때 통일신라기에 있었던 송변현의 치소성으로 축조되어 유지되어 왔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거의 허물어진 성으로 보존을 좀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대산성

 

다대산성 설명판

 

 다대산성을 내려와 저구항 쪽으로 길을 계속 해서 산을 내려오면 큰 길을 만난다. 이제 산은 다 지나온 것이다. 이 길을 따라 저구항으로 발을 옮겨 저구항에 도착하였다. 남부면 저구리에 있는 저구항은 거제도 남부의 최고봉 가라산의 줄기가 서쪽으로 뻗은 능선의 남쪽면 아래에서 서쪽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구항'에는 수국 동산이 있어 바다와 함께 수국을 보기 좋은 곳이다. 야생 수국이 아닌 동산으로 조성이 되어 잘 꾸며져 있으며, 항구의 남쪽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명사해수욕장이 있어 더 유명하다.

 본래 저구말방(猪仇)으로 왜구(倭寇)또는 어선(漁船)들이 풍랑을 피하여 드나들던 포구(浦口)로 도토구지, 도토지라 하였는데 여러 이름이 붙여졌다가 1983215남부면(南部面)이 설치되면서 저구리(猪仇里)로 법정 명칭이 정해졌다고 한다. 지금 주민들은 남포(南浦)마을로 이름을 바꾸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한다.

 

저구마을과 항

 

 저구항에 도착하여 23 코스는 끝이 난다. 저구항에는 6얼말부텨 수국이 아름답게 핀다. 지난해에 이 저구항에서 수국을 즐기던 생각도 나고, 또 매물도를 가는 유람선터미널을 보고 매물도도 생각이 났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대포항에서는 장사도를 가는 유람선이 있다. 한 번 쯤은 모두 가볼만한 곳이다. 저구항에서는 교통편이 편리하지가 않다. 고현으로 가는 버스가 거의 두 시간에 하나가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내가 도착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버스 편을 물으니 금방 갔다고 하면서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택시를  이야기하니 주민들이 친절하게 택시를 불러 주었다. 택시를 타고 고현으로 나가서 오늘의 하루를 끝낸다.

 

 내가 부산의 갈맷길과 해파랑길 등을 걸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길을 걸었는데 이 남파랑길 23 코스는 자연을 즐기기보다는 안전에 더 유의해서 걸어야 하는 길이었다. 코리아둘레길을 만든 목적은 걷기여행을 통하여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자연을 즐기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 이렇게 어려운 길을 왜 코스로 선정하였는지가 의문이었다. 걷기 길은 무엇보다고 여행자의 안전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남파랑길을 걸으면서 해파랑길에서 느끼던 편리함이 조금 부족하지 아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파랑길 22 코스(구조라터미널 - 망치몽돌해변 - 학동고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2 코스는 구조라유람선터미널을 출발하여 구조라항을 지나서 구조라성의 산길을 올라가 구조라성을 돌아 내려오면 구조라해수욕장을 만난다. 여기서 해변을 따라 걸으면 망치몽돌해변이 나온다. 망치몽돌해변에서 다시 북병산으로 올라가서 거제의 해안을 멀리 보면서 산길을 계속 걸어가 학동고개에 도달하는 13.3km의 짧은 거리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니다.

 

남파랑길 22 코스 지도

 

남파랑길 22 코스 안내판

 

구조라 유람선터미널

 

 구조라의 옛 지명은 항리(項里)라고 불렀다. 일운면 구조라리에 있는 1종 어항(漁港)인 구조라항은 거제시 북병산(465m)의 동쪽과 남쪽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가운데 위치한다. 항구의 바깥으로는 대한해협이고 일본과 가까워 예전부터 왜구의 침입이 빈번했던 곳이었다.

 구조라항은 외도와 해금강으로 가는 유람선이 있어, 여름철이 되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항구이다. 항구를 조금 지나 터널 같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구조라항과 마을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전망대에서 구조라항과 구조라해수욕장, 마을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고,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구조라항의 모습

 

구조라성으로 가는 이정표

 

구조라 해변

 

구조라성으로 올라가는 길

 

 구조라마을의 서쪽에는 고운 모래, 완만한 곡선의 해수욕장이, 동쪽에는 배들이 정박하는 항구가 있다. 이 항구는 예로부터 일본과 해상교통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됐으며 1971년 국가 어항으로 지정돼 장승포 같은 대규모 항구와 더불어 포구로서 제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구조라에서 가까운 내도, 외도, 해금강을 경유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어 관광지로도 입지가 높다.

 구조라항과 구조라해수욕장은 언덕을 넘으면 금방 도달하는 아주 짧은 거리에 있다. 하지만 남파랑길은 해안을 돌고 수정산전망대를 지나 구조라성을 구경하고 구조라해수욕장으로 가는 우회로의 길이다. 아름다운 구조라의 풍경을 즐기라는 뜻일 것이다.

 

구조라마을 안내판

 

수정산 전망대에서 보는 구조라(오른족이 구조라항, 왼족이 구조라해수욕장)

 

 산길을 따라 제법 올라가면 돌로 쌓은 성벽이 나타난다. 구조라성벽이다. 일운면 구조라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성인 거제 구조라진성(巨濟 舊助邏鎭城)은 조선 1490(성종 21)에 축성하기 시작하였고 지세포성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였다.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전방의 보루(堡壘)로 축조된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 구조라 앞산 능선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성내는 모두 논과 밭이고 성의 가운데 우물이 있다. 성문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나 있으며 성문과 성문 중간에는 성루를 두었으며, 성 아래쪽에 구조라 마을이 있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204호이다. 거제를 걸어 다니면 곳곳의 마을에 성을 쌓은 것을 볼 수 있다. 거제는 일본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섬이기에 왜구의 침입이 빈번한 곳이었다. 얼마나 왜구의 침입이 많았으면 해안가에 많은 성을 쌓아서 방비를 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구조라성

 

구조라성에서 보는 구조라마을

 

멀리서 보는 구조라해수욕장

 

 구조라 성벽이 끝나고 마을로 조금 내려가면 길에 대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는 숲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방풍림으로 조성한 것이라는데 지금은 샛바람길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산책로로 활용되고 있다. 바람이 불면 대나무 잎이 조잘대는 소리가 정답다. 입구에는 주민들이 썼다고 하는 ‘보이소’라는 제목의 안내판의 글이 정답다.

 

샛바람 소릿길

 

 여기서 해안을 따라 가면 구조라해수욕장이 나온다. 아직 여름이 되지 않아서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철이 되면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바다를 정비하는 작업을 하고 잇는 모습을 본다. 일운면 구조라리에 있는 구조라해수욕장(舊助羅海水浴場)은 모래가 곱고 수심이 완만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횟집과 민박집들이 늘어서 있으며, 옆에 있는 구조라항에서는 내도, 외도, 해금강 등을 관광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어 여름철에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구조라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을 지나 조금 가면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이 아니라 자갈돌로 이루어진 일운면 망치리에 있는 몽돌해수욕장이 나온다. 망치몽돌해수욕장 해변에는 모래가 아닌 작고 까만 자갈인 몽돌이 깔려 있는데 해수욕장의 거제도의 유명 해수욕장보다 비교적 덜 알려져 있어 한적한 편이고, 물도 깨끗하다.

 

망치몽돌해수욕장

 

 

 해안을 벗어나 임도를 따라 북병산 산길을 걷는다. 동부면 망골과 망치고개를 경계로 하여, 아주골 옥녀봉 줄기와 연결되어 있는 이 산은 북쪽으로 병풍처럼 가리고 있다고 하여 북병산(北屏山)이라 하고, 높이는 465.4m이다.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임도를 따라 걸으니 정자가 나오고 정자 주위에 시를 새긴 암석들이 쭉 늘어서 있다. 아마도 거제 출신의 시인들의 시를 새긴 것으로 생각되었다.

 

시인의 노래 표석

 

 다시 길을 걸어가니 '황제의 길'이라는 표석이 나타난다. 뜻밖의 이름이라 의아해 하면서 설명을 읽어 보았다. 황제의 길은 망치몽돌해수욕장 들어가는 입구인 망치삼거리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초입까지에 이르는 3km 구간으로, 이 길이 황제의 길이라는 명칭이 붙여진 것은 에디오피아 "하일레 셀라시" 황제가 국빈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황제는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거제도를 방문하였다. 황제 일행은 쪽빛 푸른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서자 울창한 숲과 푸른 바다 그리고 섬이 한데 어우러진 뛰어난 자연경관에 감탄하며 '원더풀'7번이나 외쳤다고 한다. 그래서 황제의 길이라 이름 붙여졌으며 큰 바위에 "황제의 길"이라는 표지석을 세워 기념하고 있다.

 

황제의 길 유래 설명

 

북병산 안내도

 

학동고개가는 임도

 

 

 임도를 걸어 학동고개 가까이 가면 케이블카를 만난다. 이 산중에 무슨 케이블카가 있지? 하고 의아해 하지만 거제의 관광을 위해 설치한 것이다.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는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정상을 연결하는 1.56km 구간의 케이블카로 자연 속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천혜의 거제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상부전망대에서는 노자산과 다도해 전경을 360도로 접할 수 있으며, 45대의 캐빈 중 10대의 크리스탈 캐빈은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탑승하면 노자산 숲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타 보지를 못했다.

 

 

 케이블카 정류장을 옆에 끼고 조금 내려가면 22 코스가 끝난다. 인가라고는 없는 산중에서 코스가 끝나니 이 길을 걷는 사람은 조금 유의해야 한다. 물론 버스정류장은 있지만 버스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 곳이다.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나는 이곳에 12시 경에 도착하여 23 코스를 계속해서 걸었기에 그런 어려움은 없었다.

 

남파랑길 21 코스(어촌민속전시관 - 공곶이 - 구조라터미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1 코스는 지세포항에 있는 어촌민속전시관을 출발하여 지세포진성을 올라가 임도를 따라 서이말등대쪽으로 계속 가면 초소가 나온다. 해안으로는 민간인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길을 지나 서이말등대로 가는 길을 가면 서이말등대 못 가서 서이말삼거리에서 천주교순례길을 따라 걸으면 공곶이에 도달한다. 여기서부터 해안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면서 예구항과 와현모래숲을 거쳐 구조라에  도착하는 14.7km의 길이다.

 

남파랑길 21 코스 지도

 

지세포항에서 휴식을 하면서 점심을 먹었다. 해변 가라 생선구이를 시켜서 먹었는데 아침을 좀 늦게 먹었기에 식욕이 크게 나지 않았지만 또 오후에 길을 걸어야겠기에 억지로라도 점심을 먹었다.

 

21 코스 안내판

 

 일운면 지세포리에 있는 지세포항(知世浦港)의 지세포라는 이름은 아름다운 포구를 세상에 널리 알린다는 뜻으로 옛날부터 천혜의 요충지 역할을 하던 항구로 거제 가시바꾸미(가실바낌이)에서 쥐부리끝(간구 곶)까지 약 6.1km에 걸쳐있다. 항구 입구에 지심도가 길게 누워있어 몰려오는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며, 항구의 면적도 넓어 여러 역할을 하고 있다. 지세포항에는 해금강과 외도를 오가는 유람선이 출발하는 여객터미널이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위락 시설을 갖추어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고 있다.

 거제도 남동 측에 위치한 지세포항은 최근에는 원만한 파도와 바람에도 체험관광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체험관광이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세포항은 직접 체험을 통해 어부의 하루를 엿보는 체험어장을 비롯해서 반곡서원, 거제향교 등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종합관광어항으로 발전하고 있다.

 

내가 예전에 알던 지세포는 조그마한 어항이었는데 지금은 도시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식당 주인하고 이야기를 해 보니 지금은 타지 사람들이 더 많이 들어와 장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내가 알던 그 때와는 상전벽해가 되어 있다.

 

지세포 유람선 선착장

 

지세포항 표시

 

 해안을 따라 조금 가니 거제도 천주교 순례길 표시가 나온다. 우리나라 천주교의 역사에서 거제도는 박해의 땅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곳이다.

 

 ‘천주교 순례길은 거제시 일운면 예구마을 선착장에서 시작해 거제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공곶이를 지나 와현봉수대, 서이말등대, 지세포성을 거쳐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앞까지 걷는 13.7의 거리다.

해안 절경을 바라보며 이어지는 순례길은 그리 높지 않은 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지루할 새를 주지 않는다.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더 선명하게 들어오는 듯하다.

                                                                                              (카톨릭신문에서 발췌)

 

천주교순례길 안내 표지판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있는 가족들

 

 해안을 따라 조금 가면 지세포성으로 올라가는 언덕이 있다. 언덕 왼쪽으로 라벤더를 키우는 농장이 있고 성벽의 아주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지세포진성으로 올라간다.

 

지세포성 가는 표시

 

 라벤더 핀 보라공간과 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거제 지세포진성(巨濟 知世浦鎭城)은 지세포리 선창마을 뒤편에 있으며, 조선 인종 때 왜적의 침입을 걱정하여 돌을 쌓은 성으로, 성 아래 진을 두고 수군(水軍)을 배치하여 방어하였다. 오랜세월 방치가 되어 산성의 흔적은 허물어져, 성의 동쪽은 대부분이 보존되어 있으나 그 외의 부분은 논밭의 축대나 가옥의 담장으로 사용되어 허물어져 있다. 현재 성 안의 바닷가에는 마을이 들어서 있고 그 외는 논밭이며, 성 밖 역시 논밭과 임야로 되어 있다.

 

지세포진성 성벽길

 

성벽길 위의 이정표

 

 이곳에서부터는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임도를 따라 걷는다. 해안가에는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곳으로 철조망으로 막아 놓았다. 여기서 임도 길을 다라 걸으면 서이말 등대로 가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가는 도중에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를 보면서 천천히 걷는다.

 

멀리 보이는 지심도

 

 임도를 따라 가면 초소가 나온다. 초소에 있는 군인이 서이말등대 쪽으로 가는 가를 물어서 그렇다고 하니 해안으로는 가면 안 된다고 하였다. 해안으로 가는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 초소를 설치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서이말등대 쪽으로 길을 가다가 서이말삼거리에 다다르면 천주교순례길 표지가 있으며 등대가 아닌 오른쪽 작은 오솔길로 옮겨 길을 간다.

 

초소 주변의 여러 이정표

 

공곶이쪽으로 가는 표시

 

공곶이 가는 이정표

 

이정표를 따라 길을 가면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그 길가에는 여러 봄꽃들이 피어 있고, 내가 걸은 봄에는 수선화가 핀 화원을 볼 수도 있다. 수선화뿐만 안니라 종려나무가 늘어선 사이를 지나면 특이하게 수선화 무인판매대가 있다. 바로 공곶이임을 나타내는 곳이다. 일운면 와현리 공곶이에 위치한 수선화 봄물 드는 노부부의 바다 정원인 공곶이는 약 45,000평의 계단식 다랭이 농장으로 수선화, 동백나무, 종려나무, 조팝나무, 팔손이 등등 나무와 꽃이 50여종 심어져 있다. 공곶이는 바다 쪽으로 뻗은 육지를 뜻하는 곶()과 엉덩이 고()가 결합해 엉덩이처럼 튀어나온 지형을 뜻하는데 거룻배가 드나들던 바다 마을을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봄날에는 바다를 향해 얼굴을 내민 건 지형이 아니라 수선화다.

 남쪽으로는 남해상의 내도가 있으며, 동쪽으로 서이말등대가 있다. 공곶이는 1868년 병인박해를 피하여 숨은 윤사우 일가를 비롯한 천주교신자들의 은신처였다. 검은 몽돌로 이루어진 항목몽돌해변이 인접하여 한려수도의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주변에는 관광 도보 코스로, 예구마을에서 공곶이, 서이말등대를 연결하는 약 10km 거리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멀리 보이는 섬 내도

 

봄꽃이 피어 있는 모습

 

 여기부터는 바닷가를 그냥 걷는다.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해안의 몽돌을 밟으며 자연의 느김을 즐기는 것이다.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은 흔하지만 이렇게 자갈돌(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 그런데 거제도에는 이런 몽돌해안이 참 많다.

 몽돌해변에는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하나둘 쌓아 올린 돌탑이 볼거리다. 바다 건너 지척에 보이는 섬은 내도다. 내도에는 지붕이 노란 집들이 마치 수선화처럼 자리한다.

 

몽돌해안길

 

일운면해안거님길 표지

 

 항목몽돌해변을 지나면 예구항으로 길을 이끈다. 일운면 와현리에 위치한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조그마한 예구항은 천주교 순례길을 방문하는 이들이 차량을 주차하기도 한다. 천주교 순례길은 서이탈 등대, 지심도, 외도, 내도, 공곶이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봄이면 수선화가 가득 피는 공곶이라는 곳에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

 

예구항

 

 예구항을 지나 길을 가면 멀리 넓게 펼쳐져 있는 해수욕장이 보인다. 해수욕장이라고 이름을 붙이지 않고 특이하게 모래숲이라고 간판을 하는 와현모래숲이다. 일운면 와현리에 있는 와현모래숲해변(와현해수욕장,臥峴海水浴場)은 모래가 곱고 바닷물이 맑으며 경사가 완만하고 물살이 안으로 들어와 안전하여 가족 피서지로 적당하며, 여름철만 아니라 겨울에도 봄처럼 따뜻하여 연중 바닷가를 찾는 사람이 많다. 백사장 주변은 송림이 우거져 있고 가까이에 학동·구조라 해수욕장 등이 있다.

 

와현모래숲해변

 

 와현모래숲해변을 지나 해안거님길을 따라 걸으면서 거제도 앞바다의 경치를 즐기면서 가면 구조라에 도착한다.

 

구조라수변공원

 

 구조라 수변공원은 방파제 위에 조성된 공원으로, 방파제가 깔끔하게 정리하여 곳곳에 세워진 조각 작품이 눈길을 끈다. 해변으로 내려가면 바닷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것도 구조라 수변공원의 특징이다. 나무 테크가 넓고, 벤치도 곳곳에 있어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멀리 보이는 등대는 독특하게도 로봇 모양을 하고 있다.

 

구조라수변공원

 

 

 여기까지가 남파랑길 21 코스다. 이곳에 도착하니 시간이 제법 된 오후 6시 경이었다. 주변 사람에게 버스 편을 물어보니 곧 고현 가는 버스가 온다하여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고 고현에 도착하니 8시가 다 되었다. 그래도 고현에서는 부산으로 오는 버스가 많이 있기에 부산으로 오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의 여정은 여기서 끝을 낸다.

 

남파랑길 20 코스(장승포터미널 - 장승포항 - 어촌민속전시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20 코스는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능포봉수대를 거쳐 능포해변으로 나가서 양지암조각공원길을 돌아 장승포해안도로로 연결된다. 해안도로를 따라 아름다운 장승포항을 지나서 거제대학교를 안고 있는 기미산을 둘러 걸어가면서 거제의 아름다운 해안을 즐긴다. 기미산을 돌아나가 해안을 따라 걸으면 지세포항에 도착하는 18.3km의 길이다.

 

남파랑길 20 코스 지도

 

시외버스터미널에 있는 20 코스 안내판

 

 오늘의 여정을 계획하면서 시간을 계산해 보니 좀 빠듯하였다. 그래서 이른 시간에 서둘러 집에서 출발하였다. 서부산버스터미널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는 장승포행 버스를 타고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터미널식당에서 아침으 먹고 오늘의 여행을 시작했다. 남파랑길 20 코스는 섬과 섬길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길로 아름다운 해안 길을 걸으며 섬과 섬길의 풍경을 즐기는 길이다.

 

 터미널 옆에 있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올라가서 능포봉수대로 향한다.

 

능포봉수대 가는 길

 

거제 섬과 섬길 안내도

 

능포봉수대

 

능포봉수대에서 보는 능포 바다

 

 

 능포봉수대를 내려가면 능포해변이 나온다. 옛날의 능포는 조그마한 어항이었는데 지금은 해안이 정비되어 수변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이 수변공원을 지나면 정비된 능포항이 나타나고 능포항을 돌아가면 양지암조각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능포는 본래 '능개'라 하였는데 이는 바닷가에 늪이 있는 마을로 그 호수의 늪에 마름이 풀이 자생한다는 뜻의 '능포'라고 바뀌었다.

 거제시 능포동 옥포만에 위치한 능포항(菱浦港)은 서쪽의 고두바위에서 동쪽 양지암까지 약 1.7km에 걸쳐있는 항구로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돼 기본시설을 완공했고 2016'1010색 국가어항만들기'사업으로 선정되었다. 어항의 역할은 물론 해양레저와 휴양기능을 갖추어 가족단위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된 항으로 거듭나고 있어 방파제와 능포수변공원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능포등대

 

능포항

 

 능포항을 돌아 나오면 양지암조각공원가는 길이 나온다. 언덕을 조금 올라가는 길로 길은 아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이 길을 가면서 양 옆으로 보이는 바다의 풍광을 즐기며 한가로이 걸으면 많은 조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양지암조각공원이다. 뜻밖에 이런 조그마한 동네에 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것도 우리나라가 참 발전하였음을 느끼게 한다.

 하늘과 땅, 바다가 어우러진 능포동 일대에 조성된 양지암조각공원은 유명 조각가의 작품 21점을 전시하는 예술공원으로 출발하여 2018년에 시민들의 휴식공간 확보와 지역의 관광자원 조성을 통해 총 40여 점의 작품을 4개의 테마를 정해 교감, 하늘, 영상, 바다의 정원으로 구성하여 발전하였다. 공원에는 계절마다 온갖 꽃들이 피어 꽃구경을 겸하여 나들이를 하는 가족들이 즐겨 찾고 있다.

 

양지암조각공원 가는 길

 

양지암조각공원

 

 

양지암조각공원을 지나 장승포해안으로 가는 길옆에 튤립이 예쁘게 피어 있다. 봄에 길을 걸으니 여러 꽃들이 피어 있는 아름다운 광경을 마주치는 일이 허다하다. 봄에 걷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예쁘게 핀 튤립

 

능포라는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는 안내판

 

장승포로 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즐기다 보니 어느 새 장승포해안도로에 도착했다. 장승포는 내가 한 때 교사생활을 한 곳이어서 제법 잘 아는 곳이지만 그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그래도 옛날의 기억을 되살리며 해안도로를 걷는다. 장승포 해안일주도로는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따라 쉬엄쉬엄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도로를 따라 아래쪽에 아득하게 펼쳐진 수평선과 바다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고기잡이배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펼쳐 놓은 것 같다. 옛날에는 장승포 1구에서 5구까지의 해안을 밤에 별을 보면서 걷던 곳인데 이제는 그런 낭만은 없는 것 같이 변하였다.

 

 장승포동은 과거에는 장승포시였던 곳이 19951월에 장승포시와 거제군을 통합하여 도농복합형태(都農複合形態)의 거제시가 됨으로써 지금은 거제시의 한 개 동으로 장승포만에 면해 있고, 북쪽은 옥포만에 접해 있다. 해안 여러 곳에는 해안 암벽이 발달하여 절경을 이룬다.

 

 

 장승포항(長承浦港)은 거제시에 있는 항구로 1965년 개항장으로 지정되었는데 인근에 대우조선공업의 옥포조선소를 끼고 있어 장승포항의 항세(港勢)는 크게 신장되었다. 장승포 뒷개에서 가시바꾸미까지 약 2.3km에 걸쳐있으며 해상교통은 부산장승포 간에 쾌속선이 운항(運航)되고 있어, 1시간대에 부산항과 연결되어 장승포항이 해상교통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나 1971년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역할에 변화가 생겼다. 장승포 여객선 터미널 인근에 한려수도 해상 관광을 위한 유람선이 운행되며 해상 관광 도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장승포항의 모습

 

 장승포항을 지나서 거제대학교가 있는 기미산을 한 바퀴 빙 돌아가면서 거제 해안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긴다. 거제대학교 경내로 들어가 통과하는 방법도 있지만 남파랑길은 대학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의 해안가 산길을 따라 걷게 한다.

 

해안 절벽

 

 

산길을 돌아 걷다가 남파랑길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몇 사람이 있었다.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에 대해 내가 경험한 것과 아는 대로 이야기를 해 주면서 한번 걸어 보라고 권하였다. 길을 걸으면서 이런 경우를 자주 접한다.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도 걷기에 제법 눈을 뜬 것 같아 걷기를 좋아하는 나는 뿌듯하였다.

 

 

 이곳을 지나면 기미산을 다 돌아 나온 것이다. 이곳부터는 바다 위에 테크를 설치하여 바다 위를 걷는 즐거움을 준다. 짧은 거리도 아니고 상당히 먼 거리인데도 테크를 설치하였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발전했다는 증거라 생각하고 기쁘게 걷는다.

 

무지개바다윗길

 

 무지개바다윗길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진짜 해안길을 만난다. 길도 없는 해안을 걷게 한다. 작년에 동해안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이런 경험을 많이 했고 그 걷는 것이 좋았다. 모래사장을 걷는 것이 아니라 자갈(몽돌)밭을 제법 걸어간다. 바다의 풍경을 즐기며 몽돌을 밟고 걷는 경험도 이런 경우가 아니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다.

 

몽돌해변

 

 이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을 지나면 다시 해안을 나무 테크로 연결하여 바다 위를 걷게 한다. 그리고 이 바다윗길을 지나 조금 가면 지세포만이 나온다.  여기서 20 코스는 끝이 난다.

 

지세포만

 

거제가 명명한 해안거닐길 표지

 

멀리서 보는 해안거닐길

 

거제조선해양문화관

 

 남파랑길 20 코스는 나에게는 추억이 서려 있는 장소를 지나는 길이었다. 그 길을 걸으며 젊었을 때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고 그 때의 추억을 되살리게 된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도 하는데 그런 추억을 가지고 있고, 그 추억을 반추해 볼 수 이는 기회가 주어진 것도 복받은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남파랑길 19 코스(김영삼대통령생가 - 옥포항 - 장승포터미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9 코스는 김영삼대통령생가 앞에서 출발하여 강망산으로 올라가서 봉수대를 지나고 산을 내려오면 덕포해수욕장이 나온다. 계속 걸으면 옥포대첩기념공원을 옆으로 해서 옥포항으로 다가간다. 옥포항에서부터는 옥포국가산업단지인 대우해양조선을 끼고 빙 돌아가서 두모항을 지나서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 15.5km의 길이다.

 

19 코스 지도

 

식당에서 물회로 점심을 먹고 쉬다가 길을 다시 배낭을 메고 걷기를 시작했다.

 

남파랑길 19 코스 안내판

 

 19 코스 안내판 옆에 대계마을 표지석이 있다. 대계마을은 대곡(大谷)과 같은 동리였으나 곡()의 길이가 너무 길어 불편을 느껴 1933년 분동되면서 대곡(大谷)의 대()자와 계재골의 계()자를 따서 대계라고 불렀다. 고현면에서 제일 작은 마을이나 농가소득이 제일 높은 마을로 진각국사가 창건한 화방사가 위치하고 있어 많은 신도와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발전하고 있다.

 

 

 바다 가를 조금 걸으면 산으로 올라가게 한다. 봉수대를 향해가는 길이다. 봉수대로 가면서 멀리 펼쳐지는 거제 앞바다를 조망하는 것도 좋은 구경이고, 산에 피어 있는 봄꽃을 구경하는 것도 좋은 구경이다.

 

 

 제법 산길을 걸어 도착한 곳이 강망산봉수대이다. 거제시 덕포동(德浦洞)에 있는 거제 강망산 봉수대(巨濟 江望山 烽燧臺)는 조선시대의 봉수대로 19981113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202호로 지정되었다. 축조 시기는 미상이다. 봉수대는 덕포동 뒷산 정상에 있는데, 대부분 무너져 내린 것을 복원하였다.

 《대동여지도에 보면, 옥포항(玉浦港) 북단에 조라포가 있고 그 위에 율포·장목포의 순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위치로 볼 때 율포의 가을곶 봉수대가 바로 강망산 봉수대로 짐작된다.

 

강망산봉수대

 

 강망산봉수대에서 산을 내려오면 마주치는 해변이 덕포해수욕장이다. 거제시 옥포2동 덕포리 하덕마을에 있는 덕포해수욕장(德浦海水浴場)은 길이는 450m, 폭은 40m의 고운 모래로 완만한 경사로 이루고 있으며, 남쪽 해변에는 200년 이상된 노송이 우거져 있어 가족들이 휴양하기에 적합하다. 백사장은 활시위를 당겨 놓은 모양으로 마을 쪽으로는 작은 몽돌이 깔려 있다.

 해수욕장 마을 앞에는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와도 큰 피해가 없다는 옥포항이 있다.

 

 

 덕포해수욕장을 지나 마을을 돌아가면 옥포대첩기념공원쪽으로 해안의 언덕 위로 올라간다. 언덕 위의 길은 특이한 이름으로 '이순신장군 만나러 가는 길'이다. 이 길에는 옥포대첩의 장군들을 기념하여 소개하는 여러 푯말이 있으니 역사적인 교육장으로도 유용하다.

 거제시 옥포동에 있는 옥포대첩기념공원(玉浦大捷記念公園)은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였던 이순신 장군이 경상우수사 원균과 함께 옥포만에서 왜선 50여 척 중 26척을 격침시킨 옥포대첩을 기념하여 조성하였다. 1957612일에 기념탑을 세웠으며, 1963년에는 옥포정을 완공하였다. 1973년에 옥포조선소가 들어서며 기념탑과 옥포정을 아주동 탑곡마을로 이건하였다. 그러나 주변이 협소하여 199112월부터 현 위치에 재건하기 시작하였다. 높이 30m의 기념탑과 참배단·옥포루·팔각정·전시관 등을 건립하여 19966월에 개원하였다.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의 여러 풍경

 

멀리서 보는 옥포 조선소 풍경

 

 

 대우조선해양은 각종 선박과 해양플랜트, 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잠수함, 구축함 등을 건조하는 대한민국의 조선해양 전문기업으로 19731011일 대한조선공사가 한반도 동남쪽 거제도 옥포만에서 기공하여 1981년에 준공한 대우조선해양은, 각종 선박과 해양플랜트, 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잠수함, 구축함 등을 건조하는 세계 초일류 조선해양전문기업으로 우리나라 조선사업의 대표라고도 할 수 있다.

 이 회사가 거제에 들어오면서 거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옛날의 농어촌을 벗어나 거대한 공업도시가 되었다.

 

대로 한가운데에 있는 거북선 모형

 

 여기서부터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시내의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한다. 대우해양조선을 한 바퀴 돌아가야 하는 길이다. 이 길을 걸으니 옛날에 내가 이곳 장승포에서 교사생활을 했던 추억이 머리에 계속 떠오른다. 그 때는 이 옥포는 완전히 시골이라 논과 밭으로 가득했는데 지금은 하나도 볼 수가 없다. 그 때는 장승포가 시였고 거제는 군이었는데 이제는 장승포가 거제시의 한 동으로 전락해 버렸다. 추억을 곱씹으며 길을 따라 간다.

 

대우해양조선 직원들의 출퇴근용 오토바이가 늘어선 모습

 

 

 장승포로 가는 길에 망향비가 있다. 이 망향비는 거제에 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옥포와 아주리의 주민들이 모두 고향을 떠나야 했다. 그래서 그들의 고향을 기리면서 세운 비이다. 근대화의 한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벌써 40년이 지났다.

 

장승포동 표지

 

두모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보는 장승포 시내의 여러 모습

 

 장승포에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추모비가 있다. 장승포 사람들에게는 매우 슬프고 아픈 사건이 있었다. 태풍과 장마로 산사태가 일어나 수많은 사람이 매몰되어 사망한 사건이다. 내가 이곳에서 교사생활을 할 때 어느 날 많은 학생들이 제사라고 하기에 같은 날에 제사라 의아해 했는데 이런 사건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이 추모비를 세운 것이다.

 

추모비

 

이 추모비를 지나 조금 가면 시외버스터미널이 나오고 19 코스는 끝난다.

 

이 코스의 대부분은 예전에 내가 이곳에서 지냈던 날들을 다시 머리에 떠올리게 하는 길이었다.

 

거제도 대금산 진달래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봄이 오면 계절의 전령인 봄꽃이 곳곳에 많이 핀다. 해마다 여러 꽃을 보려고 여러 곳을 방문해서 즐기곤 했는데, 올해는 남해안 길을 봄에 걸으면서 봄을 알리는 매화, 산수유, 벚꽃, 개나리, 목련, 진달래 등등의 많은 꽃들을 보았기에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그래서 어느 특정한 곳을 방문하여 봄꽃을 즐기지는 않았으나 예년보다 더 많은 꽃들을 보았다.

 

 하지만 진달래가 피는 철이 되어 내가 걷고 있는 길이나 산에서 꽃들을 볼 대 진달래를 보러 가고 싶은 생각은 있었다. 진달래로 유명한 산들 가운데 작년에는 밀양의 종남산, 천황산의 진달래를 즐겼기에, 올해는 창원의 천주산과 거제의 대금산의 진달래를 보러 갈 생각이 있었는데 기온이 빨리 상승하여 꽃이 피는 때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여 창원의 천주산은 가지 못하였다.

 

 그런데 남파랑길을 걷는 도중에 거제의 대금산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게 되어 있는 코스를 보고 매우 기뻤다. 더구나 시간도 잘 맞아서 진달래를 구경하기에 적절한 날에 그 곳을 지나게 되었다.

 

  쌍떡잎식물인 진달래는 진달래목 진달래과의 낙엽관목으로 참꽃 또는 두견화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각처에서 자라는 식물로,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가지 끝 부분의 곁눈에서 1개씩 나오지만 25개가 모여 달리기도 한다. 꽃의 색은 분홍색, 진분홍색, 흰색, 자주분홍색 등으로 다양하다. 진달래는 꽃이 아름다워서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고, 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삼월삼짇날에는 진달래꽃으로 만든 화전(花煎)을 먹으며 봄맞이를 하였고, 진달래꽃으로 빚은 진달래술(두견주)은 봄철의 술로 사랑받았다. 한방에서는 꽃을 영산홍(迎山紅)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해수·기관지염·감기로 인한 두통에 효과가 있고, 이뇨 작용이 있다.

 

대금산 표지석

 

 이 표지석을 따라 산위로 올라가면 오른편에서 군락지를 만난다. 올라가는 길 양옆에는 곳곳에 진달래가 피어 있다. 평일이지만 대금산 진달래가 매우 유명하기에 상당히 ㅁ낳은 사람들이 꽃 구경을 왔다. 심지어 길을 올라가는 도중에 유치원 꼬마들도 꽃 구경을 와서 재잘거리고 있었다.

 

올라가는 길 양옆에 핀 진달래

 

군락지의 진달래

 

진달래축제 표석

 

 매년 4월이면 진달래축제가 열리는 이 능선에 3년 동안 축제가 멈추었다. 전세계를 쓸고 지나가는 코로나 때문에 일상의 모든 행사가 중지되었기 때문이다. 언제 이공황상태가 끝나고 일상이 회복될는지가 의문이 자꾸 든다.

 

 

군락지의 진달래

 

산을 내려오면서 보는 진달래

 

대금산 진달래길 안내도

 

 대금산(大錦山)은 해발 437.5m로 신라때 쇠를 생산했던 곳이라 하여 대금(大金)산이라 유래하였으며 산세가 순하고 비단 폭 같은 풀이 온 산을 뒤덮고 있어 크게 비단을 두른 산이라 하여 대금(大錦)산이라고도 한다. 멀리서 보면 잘생긴 여인이 아기를 품은 듯한 대금산은 3월 말~4월 초 진달래가 만발한다. 진달래가 온 산을 붉게 불태우는 대금산은 꽃과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진달래 명소로 꼽힌다. 누구든지 쉽게 등반할 수 있는 나지막한 대금산(437m)의 진달래 군락지는 북쪽 사면의 8부 능선부터 시작된다

 

남파랑길 18 코스(장목파출소 - 흥남해변 - 김영삼대통령생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라길 18 코스는 장목파출소 옆에서 출발하여 흥남해변을 지나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어버린 사람이 홀로 쌓아올린 매미성을 지나 옥포대첩로를 걸어서 김영삼대통령생가에 이르는 16.4km의 길이다 중간에는 대금산이 있어 곱게 핀 진달래를 구경하는 것이 더 큰 백미로 다가오는 즐거운 길이다.

 

18 코스 지도

 

 부산 하단에서 2000번 버스를 타고 관포에 내려서 장복파출소까지 약 1.3km를 걸어와서 18 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장목파출소 옆의 18 코스 안내판

 

장목파출소 앞 거리

 

 거제도 장목면 장목리에 있는 장목항(長木港)은 제석산 아래 장목만 내해에 위치하여 항구의 입지 조건이 매우 뛰어난 곳으로, 항구가 길고 입구가 문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장문포항(長門浦港)이라고 불렀다. 장목항은 임진왜란과 러일전쟁 당시 해군기지로 이용된 바 있는 항구이다. 장목만 입구에는 시루성과 장문포외성이 양쪽에 있고, 해안에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이용했던 송진포가 있는데 송진포는 19042~10까지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의 해군기지로 사용되었다.

 

장목항의 모습

 

 여기서 뜻밖의 안내판을 보고 실소를 한다. 고현버스터미널에는 보이지 않던 17 코스 안내도가 18 코스가 시작되고 나서 서 있다. 아마도 코스를 다시 설정하는 과정에 제거를 못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런 점에서도 좀 주의를 기울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17 코스 안내판

 

 

길을 따라 가다가 아래에 나오는 해장사 표지를 조금 지나면 길을 조심해야 한다. GPS와 길 표시가 큰길 왼쪽의 아주 작은 길로 가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가도 길이 없다. 조금 헤매다가 다시 돌아 나와 큰길을 걸으니 또 길 표시가 보이는데 횡단보도도 없는 큰 길을 그냥 건너라는 표시가 보인다. 물론 조심해서 건너야 하지만 왜 이렇게 길 표시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루누비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 노선을 정비해 주기를 요청했다.

 

 

 큰 길을 지나면 산길로 들어선다.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 조용하게 걷는 즐거움은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호흡도 크게 해 보고, 소리도 한번 지르고 하면서 계속 길을 간다.

 

관포마을 가는 길

 

 거제시 장목면에 있는 관포리(冠浦里)는 서쪽에 장목선착장이 있고 동쪽으로도 바다가 펼쳐진다. 자연마을로는 두모(頭毛), 관포(冠浦), 밤개 뿌리마을 등이 있다. 두모는 관포의 남쪽 신봉산 자락의 높은 곳이며, 머리와 머리카락을 상징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관포라는 이름은 관포와 두모 사이에 탕건(宕巾)바위가 있어, 머리 위에 탕건 그 위에 갓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길을 가는 도중에 GPS를 따라 가다보면 대금리 앞 바다로 향하는 길이 지금 공사 중이라 길이 없다. 공사 중인 곳을 그냥 통과하여 가야만 원래의 길을 따라갈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공사 중인 부분

 

 이곳에서 두모몽돌해변으로 나가니 바다 안개가 너무 짙어 바다도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고 안개가 땅위로 올라 와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보여 준다. 그리고 두모 해안로는 나무 테크가 되어 있는 구간도 있고 몽돌의 바다 가를 걷게도 하여 바다의 정취를 푸근하게 느끼게 만들었다.

 

 

두모몽돌해변의 몽환적인 모습

 

 이 두모몽돌해변에서 산으로 방향을 바꾸어 대금리 마을을 지나서 진달래로 유명한 대금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거제시 장목면에 있는 대금리는 동북쪽에는 굴이 있는 꿀끝산이 있고, 마을 뒤쪽으로 대금산이 펼쳐진다. 시방리에 속해 있는 이수도가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대금은 산 밑에서 금광을 개발하여 이 산을 대금산(大金山)이라 부르다가, 남해도의 금산과 풍경이 비슷하여 대금산(大錦山)이라 하였고, 이러한 산의 지명을 따서 대금의 이름이 붙여졌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붉은 홍매화가 예쁘게 피어 있는 집 옆에서 임도가 아니라 아주 좁은 오솔길로 방향을 틀어 산으로 올라간다.

 

산으로 올라가는 오솔길

 

대금산 자락의 길에 피어 있는 진달래

 

 

 임도를 제법 따라 올라가니 대금산 진달래 군락지와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제부터 진짜 대금산 진달래군락지로 올라가는 길이다.

 대금산(大錦山)은 해발 437.5m로 신라때 쇠를 생산했던 곳이라 하여 대금(大金)산이라 유래하였으며 산세가 순하고 비단 폭 같은 풀이 온 산을 뒤덮고 있어 크게 비단을 두른 산이라 하여 대금(大錦)산이라고도 한다. 멀리서 보면 잘생긴 여인이 아기를 품은 듯한 대금산은 3월 말~4월 초 진달래가 만발한다. 진달래가 온 산을 붉게 불태우는 대금산은 꽃과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진달래 명소로 꼽힌다. 누구든지 쉽게 오를 수 있는 나지막한 대금산(437m)의 진달래 군락지는 북쪽 사면의 8부 능선부터 시작된다. 진달래가 피어나는 4월 초순에는 진달래축제가 열리는데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가 계속 열리지 않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대금산 진달래 군락지의 풍경

 

 대금산 진달래 군락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진달래를 보고 즐기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 한 무리가 내가 앉은 곁에 앉아 이야기를 걸어왔다. 그리고 진달래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지금은 만개가 아니라 끝물이라고 하니 의아해 한다. 벌써 잎이 푸르게 나는 것은 꽃이 지기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해남 땅끝까기 걷는다고 하니 놀란다. 그 중 한 아주머니가 자기 고향이 광주라고 하면서 자기 고향을 지나가겠다고 하지만 광주는 남파랑길에 없다. 잠시 이야기를 하고 쉬다가 대금산을 내려가는 발길을 땠다.

 

 

 대금산을 내려오니 임도 가에 비단골샘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식수터가 있다. 차가운 물을 떠서 마시니 목마름과 더위가 모두 사라지는 것 같았다. 이 샘 옆에 차를 주차하고 있던 내 나이 정도의 남자가 말을 걸어 왔다. 그래서 먼길을 걷고 있다고 한 처음에는 별일 아니라는 표정을 짓다가 부산에서 해남까지를 걷는다고 하니 놀라며 여러 말을 건넨다.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비단골샘

 

 

 산을 내려와 아스팔트길을 걸어간다. 이 길의 이름은 옥포대첩로이다. 옥포대첩로는 거제시 옥포동 옥포삼거리에서 출발하여 장목면 장목리 장동삼거리에서 끝나는 도로로 임진왜란의 첫 승전인 옥포 해전을 기념하기 위해 부여된 도로명이다. 13번 거제시도의 일부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

 

길가의 정겨운 담장

 

외포항 표지

 

외포항

 

대계마을 표지

 

 아스팔트 길을 따라 가면 김영삼대통령기념관과 생가가 나온다. 김영삼 대통령 생가(金永三 大統領 生家)는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마을에 있는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 김영삼(1927 ~ 2015)이 태어난 집이다.

원래는 허름하게 보이는 가옥이었으나 현재의 생가는 거제시가 관광지 조성을 위해 2001년 기와집 형태로 복원하여, 본채, 사랑채, 안채 등으로 구성되어있고 시주문과 돌담으로 꾸며졌다.

 

김영삼대통령생가 앞 바다

 

김영삼대통령 기념관

 

기념관 앞의 여러 안내 표지

 

김영삼대통령 생가

 

 여기까지가 18 코스의 종착지이다. 잠시 쉬다가 19 코스를 시작하기 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에 가서 오랜만에 물회를 한 그릇 시켜서 먹었다. 작년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매일 점심을 물회로 먹은 기억이 있는데 물회는 지방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달라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점심을 먹고 잠시 앉아 있으니 옆에 마을 주민인 듯한 사람들이 몇 명 모여서 회무침을 먹고 있었다. 보니 멸치 회무침인 것같아 물어보니 맞다 한다. 내가 멸치회를 매우 좋아하기에 한 젓가락을 청하니 인심도 후하게 제법 많이 먹을 수 있게 주었다. 뜻밖의 멸치회를 맛보는 즐거움을 가진다는 것이 뜻밖의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