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16 코스(사등면사무소 - 거제레저월드 - 고현버스터미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거제 구간은 거제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온 몸으로 즐기며 걷는 여행이다. 특히 거제 지새포 권역에서는 운이 좋으면 돌고래도 만날 수 있으며, 와현이나 구조라해수욕장에서는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거제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도 있다. 아름다운 자연만이 아니라 고현이나 옥포에서는 세계적인 조선소의 모습을 보며 뿌듯한 마음을 가지게도 하는 곳이다. 또 한국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삶들에게는 거제포로수용소를 떠올릴 수도 있는 곳이다.
거제 구간 지도
남파랑길 16 코스는 사등면의 해안보도에서 출발하여 조금 걸으면 성포항이 나온다. 성포항을 지나서 잠시 산쪽으로 올라가서 걷다가 사등성지를 지나면 거제의 해안으로 나간다. 해안을 따라 걸으면 사곡해수욕장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큰 길인 거제대로 옆을 따라 걸으면 고현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 13km의 길이다
16 코스 지도
16 코스 안내판
사등해안보도를 출발하여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다 보면 조그마한 항구에 도착한다. 거제에서는 제법 잘 알려진 성포항이다. 성포항은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에 있는 어항으로 1972년 2월 23일 지방어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성포마을은 본래 북쪽 갯가에 선창의 포구가 있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항로가 발전되면서 항구마을이 형성되면서 사등성과 포구의 뜻으로 성포라 하였다고 한다.
성포항의 모습
여기에서는 해안으로 갈 수가 없어 산 위로 발을 옮겨야 한다. 집들 사이의 작은 길을 따라 산위로 올라가서 성포를 바라보며 산길을 조금 걷는다.
언덕위에서 보는 성포항
길가에 떨어진 동백
가조연육교
멀리 보이는 가조연육교
16 코스 안내판
봄빛이 완연한 들판
약간의 산길을 따라 걸으며 봄이 오는 들판의 모습도 보고 즐기며 길을 가니 거제 사등성이 나온다.
사등성(沙等城)은 사등면에 있는 조선전기 석축 성곽 터로 경상남도 기념물 제9호다. 사등성은 사등리 평지의 들판에 돌로 쌓은 성으로, 둘레 986m, 높이 6.1m의 석성으로 문헌상으로 볼 때 사등성의 축조에 관한 기록으로는 조선왕조실록 문종 원년 5월조가 있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사등성은 1426년에서 1448년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 성은 평지의 들판에 쌓은 석축성으로 동·서·남·북의 문지에 치성(雉城 : 성벽에서 돌출시켜 쌓은 성벽)을 구비하고 있어 입구가 외부로부터 완전히 엄폐되어 있다.
거제군의 동헌 건물인 기성관(岐城館)을 보수하는 도중 발견된 객사(客舍) 상량문(上樑文)에 의해서 거제가 변진(弁辰) 24국의 하나인 독로국이라는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이 성이 독로국(瀆盧國)의 왕성으로 축조된 것으로 고증할 만한 문헌은 없다.
한국전쟁 중에는 이 성을 헐어 거제포로수용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보존하게 되었다.
현재는 사등면 성내마을을 기역자 대칭(┌)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상당 부분 정비가 진행되었다. 성내마을이 그 사등성벽 내부에 있고, 기성초등학교가 서문과 남문의 중간 외벽에 인접해 있다.
거제 사등성 안내도
사등성벽
사등성벽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나무 옆에 앉으려고 보니 화가 양달석 기념 표석이 보인다. 읽어 보니 이곳 성내마을이 양달석의 출생지로 기념하기 위해 표석을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다. 미술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양달석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표석을 만나니 뜻밖으로 기뻤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지나가던 마을 주민이 조금 더 가면 마을회관 2층에 작은 미술관이 있다고 알려준다.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양달석이 아주 자랑스러운 존재인 곳 같았다.
화가 양달석 기념 표석
양달석(梁達錫, 1908 ~ 1984)은 호는 여산(黎山)으로 거제도에서 한의사 집안에 태어났으나 어려서 양친을 여의고 인척집에서 농사일을 거들며 불우한 소년기를 보냈다.
16세 때에 통영(統營)의 사립청년학원을 거쳐 진주농업학교에 진학하여 그림에 뜻을 두게 되었다.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鮮展)에 수채화가 입선한 뒤 동경(東京)에 건너가 데이고쿠미술학교(帝國美術學校)에서 수학하며 어렵게 화가의 길을 개척하였다.
그 뒤 광복 이후 부산에 거주하면서 향토적인 그림을 많이 남겼다. 그의 그림에는 소년과 소녀, 아낙네와 풀밭, 소 등 시골의 자연환경과 농촌생활의 서정이 동화처럼 등장하며 표현기법이 매우 동심적이어서 ‘동심의 화가’ ‘소와 목동의 화가’로 불렸다.
마을회관으로 발길을 돌려 내려가니 양달석의 그림으로 벽을 장식하여 꾸며 놓은 곳을 지난다.
양달석 그림 산책길
조금 더 가니 양달석미술관이 보인다. 아주 조그마한 미술관이다. 마을회관 2층에 마련된 미술관은 2021년 06월 26일에 개관한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양달석과 그 외 여러 화백(이석우, 송혜쑤, 정종여, 홍영표)의 그림을 포함하여 총 11점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아주 작은 미술관이다. 하지만 이 조그마한 마을에 이런 미술관이 있고, 자기 마을 태생인 화가를 기리는 기념사업회를 만들어 기린다는 점이 매우 감격스럽다.
양달석미술관 전경
양달석 미술관 전시 작품
이 미술관에서 잠시 그림을 보고 나오려니 미술관에 근무하는 젊은 아가씨가 나와 인사를 한다. 아마 하루에 한 사람도 오지 않는 곳을 지나가는 나그네가 관람을 하니 좀은 이상스럽게 생각되었나 보았다.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고 나오려니 고맙게도 기념으로 양달석미술관 개관 기념 팜플렛을 준다. 그러면서 자기도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뜻밖의 좋은 곳을 구경하여 뿌듯한 마음 가득하다. 이런 것이 내 발로 걸으면서 만나는 즐거움이다.
미술관을 나와서 해안을 따라 걸으면 사곡해변과 해수욕장이 나온다. 지금은 철이 여름이 아니라 봄이어서 해수욕장은 텅 비어 있고 해변의 갯벌만 넓게 펼쳐져 있다.
사곡해수욕장
사곡해수욕장을 지나면 해안을 벗어나 위로 올라간다. 올라가면 큰 대로가 나온다. 16 코스 안내판에는 위험 구간이라고 하면서 두루누비 길 안내에서는 사곡해수욕장부터 고현버스터미널까지는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은 기우에 불과하다. 대로를 따라 걷는 길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옆에 인도가 잘 되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어디에서나 조심은 해야 한다.
언덕 위에서 보는 사곡해수욕장
대로변
대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고현 시내로 들어간다. 길은 아주 편한 길이다. 큰 도로 옆을 따라 나 있는 인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아무런 꾸밈도 없는 그냥 나 있는 길을 걸으면 고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고현 시내 길 주변
16 코스 종착점
16 코스 종착점 바로 옆이 고현버스터미널이다. 여기에서 예전에 교사 생활을 할 때의 제자와 만나기로 하였기에 고현버스터미널 안에 있는 카페에 앉아 피로를 풀면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기다리니 제자가 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제자라 너무 반가워 둘이서 고현 횟집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점이 침으로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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