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13 코스(배둔시외버스터미널 - 거류면사무소 - 통영황리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3 코스는 배둔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3.1운동 창의탑 ~ 해상보도교 ~ 마동호 ~ 거류면사무소 ~ 통영시 광도면 황리사거리 순으로 이어진다. 마동호를 지나서 당동만의 여러 작지만 아기자기한 마을을 걸어가면서 고성과 통영의 아름다운 해안을 즐기고, 면화산 둘레길을 돌아 황리사거리에 도착하는 20.9km의 제법 긴 길이다.

 

13 코스 지도

 

 오늘 예정한 코스가 13 코스와 14 코스이기에 아침 일찍부터 여정을 시작했다.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배둔에 도착하니 8시 30분 무렵이 되었다. 간단하게 시외버스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걷기를 시작한다. 배둔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는 제법 볼만한 거리가 있어 소개한다.

 

버스터미널 안에 있는 관광안내도

 

3.1운동 창의탑

 

남파랑길 안내도와 마을 소개

 

공룡의 도시임을 알리는 입구

 

 여기서 남파랑길 13 코스 걷기를 시작하려고 주변을 보니 아마도 나와 같이 남파랑길을 걷는 것 같은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배낭을 메고 걷기를 시작한다. 이번 남파랑길 걷기를 하면서 이 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작년에 해파랑길에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남해안 길에서는 제법 만나니 걷기도 대중화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봄이 오는 들의 모습

 

 이제 4월이 되니 남쪽에는 안연하게 봄의 모습이 보인다. 들에는 푸르른 빛이 짙어지고, 온갖 꽃들이 피어 마음을 다사롭게 한다. 봄의 전령인 매회부터 벚꽃, 개나리, 진달래, 복사꽃, 산수유, 목련 그리고 동백을 비롯하여 따뜻한 양지에 있는 배나무도 하얀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본다. 물론 봄이 오는 길가에는 조그마한 야생화들도 꽃을 피우고 있다. 걷기를 하면서 보는 즐거움이다.

 

 남해안은 해안이 꾸불꾸불하게 굽어져 바다라기보다 호수와 같이 만이 발달해 있다. 지금도 저번 코스에서 걸은 당황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당황만을 따라 걸으니 거북선 모형을 보이는 다리가 나타난다. 당황만둘레길 해상보도교로 길이 150m, 3m의 바다와 바다 사이를 잇는 다리로, 다리 건너기 전 길목은 당항만 둘레길과 연결되고 건너편은 청룡사 방면 육지를 잇는다.

 이 다리의 특징으로는 보도교 한가운데에 설치된 거북선 조형물이 그것이다.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돼 있어 밤이 되면 물 위에 거북선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보지를 못했다. 거북선 모형을 다리 중앙에 만들어놓은 건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가 임진왜란 해전지 가운데 하나여서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왜선 57척을 격파하고 승전보를 올렸다.

 

당황만둘레길 해상도보교

 

당황만둘레길 해상도보교에서 보는 당황만

 

거북선 모형

 

당황만의 풍경

 

 당황만을 돌아가면 마동호습지가 나타난다. 바다를 가로 막아 방조제를 만들어 인공적인 내륙 호수를 만들었는데 이 호수가 마동호이다. 그리고 이 마동호가 국가보존습지로 지정되었다.

 

 고성 서부의 대곡산과 천왕산 자락에서 발원해 북동쪽으로 흐르는 고성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인 마암면 삼락리 두호리와 거류면 거산리 등에 걸쳐 만들어진 마동호는 1962년 준공된 고성천 하구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제방을 쌓아 만든 400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습지다.

 마동호는 황새와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3종을 비롯해 총 739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자생하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썰물 때 바닥이 드러나는 마동호 상류 지역 간사지 일대는 갈대밭이 넓은 면적에 걸쳐 형성돼 있어 습지로서 생태적 가치가 아주 높은 곳으로 매년 한반도를 찾는 다양한 철새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소중한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마동호는 생물다양성·생태적 가치가 높아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전국 29번째이자 경상남도내 7번째로 20222월에 지정됐다.

마동호 방조제

 

 

 마동호를 지나 농촌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을 돌아 나가면서 앞산에 보이는 벚꽃이 핀 경치가 아름답다. 농촌 마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퇴락한 집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 집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슬레이트 지붕을 쓰는 옛날 집부터 봄을 맞아 농사를 준비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는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을 내곡리와 외곡리 마을 길목에서 만났다.

 

농촌마을과 앞산 풍경

 

퇴락한 집

 

동림마을 표지

 

신당마을 표지

 

 

 신당마을에서 다시 해안으로 나가면 당동만이 나온다. 이 당동만을 빙 돌아나가면서 보는 남해의 풍경에는 갯벌가 양식장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해안을 따라서 가다가 다시 면화산위로 올라가서 면화산 둘레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조선소(성동조선)이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어 길을 막아 놓았으므로 산위를 걸어가면서 남해를 조망한다.

 면화산과 가까워지는 인근 도로부턴 경사가 있다. 13코스 여정 가운데 가장 힘든 구간이다. 어렵게 언덕을 넘어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면화산 밑 비포장도로에 와 있다. 면화산을 경계로 한쪽은 고성, 다른 한쪽은 통영으로 행정구역이 나뉜다.

 

당동만의 모습

 

면화산 둘레길에서 보는 풍경

 

성동조선의 모습

 

 면화산 둘레길을 돌아 나와 잠시 성동조선 구내의 길을 따라 걷다가 아스팔트 대로를 따라 걸으면 길 양쪽에 활짝 핀 벚꽃이 걷는 피로감을 감소시킨다.

 

길가의 벚꽃

 

 

 이 길을 따라 걸으니 황리사거리가 나온다. 여기까지가 13 코스이다.

 

 남해안의 잔잔한 호수와 같은 만을 끼고 있는 여러 마을은 조용하다. 사람들도 보이지 않고 고기잡이를 나가는 어선도 보이지 않는다. 남해의 갯벌과 양식장의 부표만이 나그네를 반겨 주었다. 

남파랑길 12 코스(암아교차로 - 당항포 - 배둔시외버스터미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2 코스부터는 고성과 통영 구간이 시작된다. 고성과 통영 구간에서는 아름다운 남해안을 즐기기도 하지만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 순신장군과 연관되는 여러 유적지가 펼쳐지고, 고성에는 세계 3대 공룡발자국 산지가 있고,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통영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고성, 통양 구간 지도

 

 남파랑길 12 코스는 암아교차로에서 시작하여 당항포를 거쳐 배둔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르러 18.2km의 길이다. 창포만과 당항만 물줄기가 감싸고 도는 남파랑길 12코스는 창원 진전면에서 시작해 창포만철새도래지를 둘러본 뒤 동진대교가 있는 해안도로를 한가로이 걸으며, 고성 회화면을 거쳐 당항포 관광지와 당항포 둘레길을 즐기는 구간이다. 이 길은 오밀조밀하게 펼쳐지는 남해안을 즐기며 걷는 코스다.

 

12 코스 지도

 

  이번 걷기 여정을 시작하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켜니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왜 이럴까? 하고 잠시 의문을 가지다가 배터리가 들어 있는 곳을 보니 베터리가 없다. 분명히 집에서 확인한 것 같은데 충전기에 배터리를 끼워 놓고 챙기지 못한 것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 깜박깜박하는 일이 허다하다. 좀더 세밀하게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현대 문명의 이기인 휴대폰이 있으니 아쉽지만 '꿩 대산 닭'이라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남파랑길 12 코스 안내판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

 

 

 해안을 따라 걸으니 제법 크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마을이 나타난다. 표지석을 보니 '창포마을'이라고 되어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든지 풍경이 좋으면 어김없이 카페가 여러 곳 들어서 있다. 이곳도 다름이 아니다. 창포방파제를 지난 뒤 창포마을에 다다르면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 '동진대교가 있는 해안대로'가 있는 계속 이어진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창포리에 속하는 자연 마을인 창포(昌浦)마을은 1789(정조 13) 호구 총수에 창포리(倉浦里)라는 표기로 등장하며 진해현 시절 창()이 있었기 때문에 형성된 지명이다. 창포리(昌浦里)라는 표기로는 신구대조조선전도부군면리동 명칭 일람에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창포(昌浦)’창포(倉浦)’의 또 다른 표기일 것이다.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의존하며 생활하고 있는 창포 마을은 아름다운 해안 경관으로 인해 해변을 따라 횟집들이 들어서 주민들의 소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창포만은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으나 창포만 개발로 인한 각종 오폐수로 인하여 바닷물과 갯벌이 기능을 잃어 가고 있다.

 

창포마을 표지

 

멀리 보이는 동진대교

 

창포만의 풍경

 

 바다를 끼고 도는 해안길을 걸어가면서 바다가 참으로 잔잔하다는 생각을 한다. 작년에 동해안 해파랑길을 걸을 대는 끊임없이 치는 파도로 사나운 바다를 만끽했는데 올해의 남해 바다는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이 고요한 느낌을 주고 넓게 펼쳐지는 갯벌에는 많은 물새들도 보인다.

 

버스 정류장

 

잔잔한 바다

 

길가의 개나리

 

남파랑길 중간 표지판

 

 남파랑길 12코스는 시락마을 방면 내리막길을 따라 쭉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소포, 시락, 정곡마을을 차례로 만난다. 정곡마을입구에서 집에서 만들어 간 토스트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길을 따라 걸으니 고성군 표지가 나온다. 이제 창원을 벗어난 것이다.

 오르막을 지나 어신리 어선마을로 들어선다. 이 마을은 지형이 배 모양으로 생겨 고기잡이배를 뜻하는 '어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과정에서 '말씀 어, 착할 선' 자로 변경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공룡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당항포국민관광지가 나온다.  

당항포관광지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592년과 1594년 두 차례에 걸쳐 왜선 57척 전멸시킨 전승지로서 당항포해전관을 비롯한 자연사박물관, 자연예술원, 가족휴양시설 등을 골고루 갖춘 관광지이다.

 당항포대첩지를 후손들에게 길이 물러 주고자 1981년 군민들이 뜻을 모아 전승지를 조성하고, 1984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198711월에 개장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사 엑스포인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의 주행사장인 이곳 당항포관광지는 공룡에 관한 볼거리도 풍부하며, 해양레저스포츠 체험을 할 수 있는 가족형 다목적 관광지이다.

 

당항포국민관광지입구

 

 당항포국민관광지 철망을 쭉 따라 걸어서 지나면 아름다운 바다길이 나온다. 바다 위에 나무 테크를 설치하여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곳으로 만조가 될 때는 물위를 걷는 곳이다.

 

당항포둘레길에서 보는 풍경

 

 당항포 둘레길은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곳으로 도로 옆 바다 위에 세워진 곳이다. 둘레길을 따라 당항항 방면으로 걸어가면 횟집이 즐비한 당항마을에 이른다.

 

 둘레길을 지나서부터는 해안을 벗어나 밭길을 걸어서 회전교차로를 지나면 12 코스의 종착지인 배둔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아주 조그마한 정류장이다. 봄이지만 긴 길을 걸어 왔기에 땀도 나고 목이 말라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고 커피도 한잔 뽑아 먹었다.

 

배둔버스터미널 앞 풍경

 

 오늘의 걷기는 여기에서 끝을 내고 집으로 돌아간다. 나의 걷기는 쉬지 않고 이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걷고 집으로 귀환하였다가 다시 일정을 전해서 다음 코스를 걷는 것이다. 걷기 이외에도 해야 할 다른 일도 있기에 걷기에만 시간을 소비할 수는 없다. 

남파랑길 11 코스(구서분교앞사거리 - 암아교차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1 코스는 구서분교앞사거리를 출발하여 진동을 거쳐 암아사거리까지 가는 16.0km의 길로 남해의 잔잔한 바다를 즐기며 걷는 길이다.

 

 

 하루에 10 코스와 11 코스를 다 걸으려고 했으나 무리하지 않고 11 코스는 진동까지만 갈기로 생각하고 10 코스를 지나 11 코스로 접이 들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남해안 바다

 

 요즈음은 봄이 되면 황사가 아니라 미세 먼지로 잔뜩 끼어서 날이 맑지 않고 뿌옇게 사위를 덮고 있어 걷기에도 힘들지만 경치를 즐기기에도 좋지 않다. 또 사진을 찍어도 선명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걸으면서 사진을 찍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나에게는 너무 가혹한 날씨다.

 

 길을 걸어가면서 보니 1002번 지방도라는 표지가 자주 나온다. 1002번 지방도는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읍내리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심리를 잇는 경상남도의 지방도로 일부 구간은 국도와 중첩되고 있다. 창원측 구간에서는 바다를 끼고 형성되어 있는 구간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고성 구간에서는 고성공룡세계엑스포장을 경유한다.

 

1002번 지방도 표지

 

 

 길을 가다가 길 오른편에 보면 바다를 바라보는 작은 언덕위에 무덤이 보인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제말장군 묘(諸沫將軍墓)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다구리의 옥녀봉(玉女峰) 작은 언덕에서 다구 바다를 바라보는 양지에 자리 잡은 제말장군은 1567(명종 22)에 경상남도 고성 지역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 중기의 의병장으로(?1593) 선조 25(1592)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웅천·김해·문경 등에서 대승을 거둬 선조 26(1593) 성주 목사가 되었다. 그러나 성주 전투에서 왜적을 토벌하다 그 해에 전사하였다.

이에 나라에서는 제말 및 그와 함께 의병 활동을 한 조카 제홍록(諸弘綠)에게 쌍충 사적비(雙忠事蹟碑)’를 내렸다. 현재 비와 비각은 진주성에 세워져 있고, 칠원 제씨 문중에서 다구리 제말 장군묘 아래에 경충제(景忠齊)를 세워 향사하고 있다.

 

제말장군 묘

 

제말장군 묘에서 보는 다구 앞 바다

 

흙돌담

 

노거수

 

다구항

 

 다구항을 돌아 산길로 접어드니 나와 비슷하게 걷고 있는 나정도 나이가 되어 보이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였다. 자기는 이 지방 사람인데 걷는 것을 좋아하여 웬만한 거리는 그냥 걷는다고 하며, 나에게 제말장군 묘에 가는 것을 보았다고 하며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니 제말장군에 대해 지방에 전해오는 이야기는 또 약간 다르게 들렸다. 그가 말하기를 제말장군이 돌아가시고 무덤을 몰랐으나 200여년이 지난 숙종 무렵에 대구감사의 꿈에 나타나 무덤을 찾았다고 한다. 물론 전혀 증명은 안되지만 지역민들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 이야기도 전하구나 하였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개나리와 진달래

 

 산길을 돌아 나오면 아주 조그마한 해수욕장이지만 정감이 있는 광암해수욕장을 만난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요장리에 있는 창원시 유일의 해수욕장인 광암해수욕장(光巖海水浴場)은 마산합포구에서 통영시 방향에 있다. 1970년대에 마산만에 있던 가포해수욕장이 환경오염으로 폐쇄되자 창원군에서 굴껍질과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갯벌이었던 이곳에 모래를 쌓아 만든 인공 해수욕장이다.

 수심이 얕고 바닷물이 깨끗하며 항상 따뜻한 수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물결이 잔잔하고 갯벌이 발달하여 가족피서지로 적합하다.

 광암해수욕장은 진동만의 수질악화로 2002년 폐쇄되었으나 2018년 재개장 하였다.

 

광암해수욕장 풍경

 

광암항

 

광암해변

 

아파트 담 가에 피어 있는 자목련

 

 조금 가니 진동전통시장이 나온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걷고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음에 여기서부터 이어서 걷기로 하고  부산 집으로 가려고 하니 교통편이 조금 불편하다. 창원 시내버스를 타고 마신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갈아 타는 방법이 있으나,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피하려고 진동에서 바로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니 시외버스를 타는 곳이 좀 찾기 어렵다. 정류장을 물어 찾아가니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시외버스를 타게 하였다. 좀은 의아하였으나 이 동네 사람들의 편의로 이렇게 만들었구나 하고 기다리다가 버스가 와서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진동전통시장

 

 이틀 뒤 다시 길을 걷기 위해 진동으로 와서 이어서 걷기를 시작했다. 진동사거리를 지나 조금 가니 진동의 팔의사 창의탑이 나온다.

 

 

 8의사 창의탑(八義士彰義塔)은 팔각형 모양의 탑으로 3·1운동 당시 삼진의거(三鎭義擧)에서 순국한 8 의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6310월 삼진면민들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사동리 237번지 고현 마을 입구에 8의사 창의탑을 세웠다.

 삼진의거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鎭田面), 진북면(鎭北面), 진동면(鎭東面) 3개면이 연합하여 일으킨 만세운동으로, 현재 탑이 있는 자리는 8의사가 일본헌병의 총에 맞아 숨진 곳이다. 목숨을 잃은 8명은 김수동, 변갑섭, 변상복, 김영환, 고앙주, 이기봉, 김호현, 홍두익이다. 8의사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었다.

 200412월에 국가보훈처에서 현충시설로 지정하였다.

 

 

 

 창의탑을 지나 바닷가로 가면 고현마을이 나온다. 어촌체험마을인 고현마을 주변은 방조제를 만들어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이 방조제 길을 걸어 나가면  11 코스가 마무리된다.

 

죽전방조제

 

고현마을 둘레길 안내도

 

남해의 조용한 바다

 

  11 코스는 암아사거리에서 끜난다. 여기까지가 창원구간이다. 창원구간은 너무 단조롭다. 별다르게 아름다운 경치를 즐긴다든지, 역사적인 유적이 있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도심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새로 만들어진 공업도시가 주된 목적인 구간이라 생각하며 다음 구간에서부터의 아름다운 경치를 기대한다.

 

 다음부터는 고성과 통영구간이다. 

오늘은 일찍 출발하였기에 아직 11시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을 옮겼다.

 

남파랑길 10 코스(마산항입구 - 덕동항 - 구서분교앞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0 코스는 마산항입구에서 시내길을 걸어 청량산 둘레 등산로를 한 바퀴 돌아서 조그마한 항구인 덕동항을 지나 구서분교앞사거리에 도착하는 15.6km의 아주 단조로운 길이다.

 

10 코스 지도

 

큰 길가의 10 코스 안내도

 

 큰 길가에서 안내도를 만나 이 길을 시작하면 아파트 옆으로 펼쳐져 있는 소공원의 산책로를 걸어간다. 산책로에는 이 고장 출신인 여러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노산 이은상의 '고향 생각'이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노산 이은상의 '고향생각'

 

 특별하게 볼 곳도 없는 마산만을 끼고 있는 도심의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으면 옛날의 마산세관이었다는 표지석이 나오고 계속 아스팔트 옆길을 걷는다.

 

마산세관 옛터 표석

 

 

 계속 길을 따라 가면 마산고운초등학교가 나오고 그 앞 건너편 길에서 청량상등산로입구로 올라가는 산길을 만나 제법 걸어가면 청량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산길을 걸어 올라가니 봄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진달래가 곳곳에서 피어 무료함을 달래 준다.

 

청량산등산로 입구 이정표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진달래

 

봄빛이 완연한 산길

 

 산길을 좀 올라가니 청량산등산로가 나타난다. 청량산을 빙 도는 둘레길은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걷기에는 편하지만 흙길만은 못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과 가포동 사이에 있는 해발 321m인 청량산(淸凉山)은 갈마봉과 산맥이 이어져 해변에 바로 접하고 있어 공기가 좋기로 유명하다. 바다에 접해 있어 청량산에서는 남쪽 해안 다도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야트막한 야산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등산로 주변으로 쉼터, 친환경 목재 데크 설치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남파랑길은  등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걷기가 주된 목표이기에 둘레를 돌아 나가게 코스를 짜 놓았다.

 

청량산 안내도

 

청량산 둘레길에서 보는 여러 풍경

 

'가포날개.라는 이름이 좋아서 찍은 사진

 

길가에 피어 있는 동백

 

식당 건물

 

 아무런 특징이나 볼거리도 없는 길을 계속 걸으니 아주 큰 규모의 창원시립테니스장이 나온다. 이 도시에 이렇게 큰 테니스장이 있다니 조금은 의아해 하면서 계속 길을 가니 덕동항에 도착한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저 조그마한 항구이다.

 

덕동항 주변의 아름다운 개인 집(별장인 듯)

 

 

 덕동항을 벗어나 길을 따라 걸으면 구산초등학교구서분교가 나타난다. 조그마한 초등학교다.

이곳에서 10 코스가 끝난다.

 

구산초등학교구서분교장

 

 남파랑길 10 코스는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창원을 지나가는 길이다. 별다른 경치를 즐기거나 역사적인 흔적이 보이는 곳도 아니다. 창원은 공업도시로 계획적으로 개발한 도시이기에 해안가는 대부분이 공장이 들어서 있어 걸을 수가 없다. 작년에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울산 구간에서 경험한 것과 비슷하다. 하여튼 이 길을 지나야 창원을 통과하니 길을 걷는 사람은 걸을 수밖에 없는 코스다.

남파랑길 9 코스(진해드림로드입구 - 창원해양경찰서 - 마산항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9 코스는 진해드림로드입구에서 시작하여 마진터널 위의 장복산을 걸어 내려와 마산항입구까지의 16.6km의 길이다. 미리 말하면 이 코스는 상당히 잘못 만들어진 코스인 것 같다.

 

9 코스 지도

 

 8 코스가 끝나는 지점이 진해드림로드의 기점이다. 그런데 이곳은 교통편의 접근이 용이한 곳이 아니라 상당히 곤란한 곳이다. 물론 나는 8코스와 9코스를 이어서 걸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었지만 이곳은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기보다 차가 다니는 길이다.

 

남파랑길 9 코스 안내도

 

 아스팔트 길을 따라 제법 걸어 마진터널 입구에 가니 뜻밖에 순직비가 나온다. 무슨 순직비인가 궁금해서 다가가니 해군 순직비다. 1979년 수해 때 터널 붕괴를 막으려다 순직한 8명의 해군 헌병을 추모하는 추모비다.

 

해군 순직비

 

 여기서 마진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장복산 산길로 올라가게 한다..

 

 장복산(長福山)은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에 있는 높이 582m의 산으로 삼한시대에 장복(長福)이라는 장군이 이곳에서 말 타기와 무예를 익혔다하여 '장복산'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혹은 장복산의 '()'이 중심을 뜻하는 ', '을 한자로 표현한 것으로 중심산이라는 뜻에서 지명이 유래하였다고도 한다. 한편, 창원에 전해지는 전설로는 산이 벽처럼 솟아 있어 장벽산이라 하였다고 한다. 안민고개를 지나 동쪽으로 웅산과 이어지며, 서쪽은 산성산과 이어진다. 산 일대의 넓은 녹지대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마진터널 입구에서 15분 가량 오르면 산의 주능선 안부에 이르고, 정상에 오르면 남해바다의 거제도·잠도·저도·삼섬·가덕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지금부터가 이 코스가 잘못 설정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드는 길이다. 별다른 풍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주 좁은 산길을 걸어 간다. 9 코스 안내도를 보면 위험구간이라고 표시된 곳이 있는데 정말로 장난이 아니게 위험하다. 아주 좁은 산길인데 한쪽으로는 아주 비탈진 경사지로 이루어져 만약 조금만 발을 잘못 디디면 생사가 위험할 수 있는 길이 계속 이어진다. 왜 이 길을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코리아둘레길을 만든 의도는 걷기를 통해 힐링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걷는 사람의 안전을 가장 우선해야 하는데 이 길은 그런 점을 완전히 무시하고 그냥 길을 낸 것 같았다. 물론 마진터널을 걸어서 통과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겠지만 다른 길을 개척하는 것이 좋을 듯했다.

 

장복산의 숲

 

 산을 내려와 양곡천쪽으로 걸어가니 하천 옆에 노란 산수유가 제법 많이 우거져 있다. 봄을 실감하게 하는 풍경을 보면서 계속 걸어가서 양곡천의 양곡중학교를 지나니 하천변에 노란 개나리가 제법 울창하게 피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계속해서 길을 가니 양지 바른 곳에서는 벚꽃도 피어 있고 목련도 황짝 피어 길을 걷는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양곡천 주변의 봄꽃들

 

 이곳을 지나 봉암교를 건너는 길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 봉암교를 지나서 마산항입구로 가는 길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걸어 건널목을 건너 갔던 길을 또 다시 반대 방향으로 걸어 내려와서 봉암교를 건너게 한다. 약 2km가 넘는 거리를 아무런 목적없이 건널목을 건너기 위해 걸어야 한다.  봉암교 가까이에서 보니 다리 아래 하천변으로 길을 개척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파랑길을 아직 많이 걷지 않았지만 지난 해 걸은 해파랑길에 비해 무엇인가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마산항입구의 모습

 마산항(馬山港)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항구로 러시아가 남하정책에 의하여 군항으로 개발하려는 것을 영국과 일본이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18985월 개항되었다. 그러나 1913년 일본은 식민지 통치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하여 개항장을 폐쇄시켰는데, 19496월 다시 개항장으로 지정되어 국제항으로의 기능이 활발해졌다. 1970년에는 마산에 수출자유지역이 설치되어 국제항으로서 성장하게 되었다.

 

 마산항을 돌아 옛날 마산시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걸어가면 교방천을 정비하여 도심하천으로 만든 산책로를 따라 간다. 길을 따라가면 예전의 마산 거리가 나타난다. 예전에는 아주 번창했던 거리나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비껴난 것 같이 발전이 더딘 곳으로 예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산 아구찜 거리

 

 마산아구찜거리는1960년대 초 마산시내 중심가 오동동에서 갯장어식당을 하던 일명 혹부리할머니가 어부들이 잡아온 아귀에 된장, 고추장, 콩나물, 미나리, 파 등을 섞어 쪄서 만든 음식이 맵고 화끈, 쫄깃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마산항 어부들을 중심으로 한 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은 오동동 일대 약 20개 아구찜 음식거리가 형성되었다.

 

 

교방천 거리 안내도

 

 교방천(校坊川)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 무학산에서 발원하여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에서 회원천으로 합류하여 마산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하천이다. 교방천이 발원하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교방동(校坊洞)에서 그 명칭이 유래하였다. 교방동은 조선 시대 합포현 지역으로 회원현의 향교가 있었으므로 교방이라 하였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진짜 걷는 목적에 맞는 길이 나온다. 임항선 그린웨이 길이다.

 

 임항선 그린웨이는 경상남도 마산에 위치한 '임항선' 폐 철길을 활용하여 2015년에 공원으로 만든 것이다. 임항선은 1905년 개통하여 80년대까지만 해도 마산항 부두에서 화물을 실어 나르던 노선으로 경전선 마산역에서, 북마산역, 신마산역, 마산항역을 잇는 역할을 하다가 20112월 폐지되었다. 이에 창원시에서는 구 마산세관에서 석전사거리 개나리아파트까지의 4.6km 폐 철길 구간을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철길 안쪽은 시멘트로 메운 평평한 산책로다. 레일 바깥쪽으로 낡은 침목이 드문드문 남아 있다. 길이 잘 정비가 되어 있어 걷기 좋고 곳곳에 시화와 벽화 그리고 철도 역무원 조형물이 있다.

 

임항선 그린웨이의 여러 모습

 

 이 길에 사족을 붙이면 '왜 이 임항선 그린웨의 철길을 아스팔트로 포장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철길을 그대로 살려서 걷게 해도 좋겠고, 아니면 철길에 레일 바이크를 설치하여 관광객들이 낭만을 즐길 수 있게 만들었으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철길 주변에는 걷기 길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고 느낀 생각이다.

 

 이 그린웨이를 따라 걸으면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기념탑을 만난다. 3.15 의거 기념탑(三一五義擧記念塔)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에 있는 3·15 의거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세운 기념탑은 1960315일 실시된 정·부통령 선거에서 자유당 독재 정권은 장기 집권을 꾀하기 위해 부정 선거 자행하였다. 이에 분개한 마산 지역 시민과 학생들이 목숨을 걸고 항거해 싸웠는데, 이를 3·15 의거라 한다. 3·15 의거 기념탑은 이를 기리고자 1962920일에 세운 기념탑이다. 반도 건축 기술 연구소 조각가 김찬식의 작품이다.

 

 탑의 전면 하단부에는 이광석 시인이 쓴 다음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저마다 뜨거운 가슴으로 민주의 깃발을 올리던 그날 1960315일 더러는 독재의 총알에 꽃이슬이 되고 더러는 불구의 몸이 되었으나 우리들은 다하여 싸웠고 또한 싸워서 이겼다. 보라 우리 모두 손잡고 외치던 의거의 거리에 우뚝 솟은 마산의 얼을. 이 고장 3월에 빗발친 자유와 민권의 존엄이 여기 영글었노라 1962710일 마산 3·15 의거 기념 사업 촉성회

 

 

3.15의거 기념탑

 

 기념탑 옆에는 몽고정이라는 우물이 있다.

 

 몽고정은 고려 충렬왕 7(1281) 원나라 세조가 일본 원정을 준비하기 위하여 정동행성(征東行省)을 두었으나, 일본 정벌이 실패로 돌아간 후 환주산(環珠山)(현 자산동 무학초등학교 뒤쪽 마산시립박물관일대)에 둔진(屯鎭)을 설치하였다.

 몽고정은 이곳의 둔진군(屯鎭軍)이 용수(用水)를 쓰기 위해 만들었던 우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지만 근대까지만 해도 인근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동 생활용수이자, 물맛이 좋아 간장 공장에서도 사용되었다. ‘몽고정 맷돌이라고 불리는 직경 1.4m가량의 원방형(圓方形)의 돌이 몽고정 근처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를 차륜(車輪)이라는 설도 있으나 맷돌로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우물곁의 석비에 몽고정(蒙古井)이라 써서 세워둔 것은 1932년 마산 고적보존회(일본인 고적단체)가 멸시적 감정에서 명명한 것으로 그 이전에는 고려정이라 불렸을 것이라 생각된다.

 

멀리서 보는 몽고정

 

임항선 그린웨이의 옛 철로

 

 

 임항선 그린웨이를 벗어나 길을 조금 가면 큰 대로가 나타난다. 그 대로 가에 이 구간이 끝나고 남파랑길 10 코스가 시작되는 표지가 있다.

 

 이 표지에 도착하니 앞의 마산항입구에서부터 보았던  걷기를 하는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인 듯한 일행을 만났다. 분명히 내가 앞서 걸었는데 나보다 먼저 와 있는 것이다. 말을 걸어 보니 서울에서 왔다고 하면서 남파랑길을 걷고 있다고 하였다. 한 번에 다 걷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여, 내가 한 60일이 걸릴 것이라 하니 아무런 말이 없다. 이야기를 해 보니 오늘 아침에 송정공원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하루에 4개의 코스를 지나 왔다는 것이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로 아마 대부분의 구간을 차를 타고 지나온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걷는 것은 걸으면서 자연의 풍경도 보고,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도 보는 것인데......  왜 이런 걷기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냥 남파랑길을 완주했다는 자기도취에 빠져 제대로 걷지는 않고 허명만 추구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모두 자기가 살아가는 방식이 있는 것이니 내가 무어라 참견할 필요는 없지만......

남파랑길 8 코스(장천동상리마을입구 - 안인마루기점 - 진해드림로드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8 코스는 상리마을에서 산으로 올라가서 장복산의 둘레를 돌아나가는 길이다. 이 길을 총칭하여 천자봉해오름길이라 명칭을 붙여 놓은 길로 산위의 임도를 따라 걷는 비교적 평안한 길이다. 중간에 벚꽃으로 유명한 안민고개를 지나서 다시 산길을 따라 걸으면 진해드림로드의 시작점에 도착한다. 

 

남파랑길 8 코스 지도

 

상리마을입구의 8 코스 안내판

 

상리마을에 버스를 내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 걷는다. 조금 올라가면 임도가 나오는데 걷기에는 너무 편한 길이다. 산길을 걸으면서 바다쪽으로 눈을 돌리면 진해만의 모습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걷으며 사진을 찍으니 카메라에서 경고 메시지가 나온다. 무언가 하고 보니 메모리카드가 없다는 메시지다. 이럴 수가 있나 하며 생각하니 컴퓨터에 사진을 옮기며 메모리 카드를 그냥 컴퓨터에 꼽아 놓은 것이다. 이런 실수가...... 사진을 찍지 않으면 내가 걷는 흔적을 제대로 알 수가 없는데 생각하니 큰일이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이번 일정에는 휴대폰으로만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휴대폰이라도 있으니 최악의 처지는 벗어난 것이다.

 

멀리 보이는 진해 바다

 

봄기운이 완연한 나무들

 

이정표

 

해병테마등산로

 

시루봉의 유래와 전설 설명판

 

봄의 전령인 진달래

 

임도를 따라 계속가면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이 나타난다. 제법 긴 구간에 편백나무가 울창하다.

 

편백나무숲

 

진해 바다

 

 길을 계속 걸어가니 진해드림로드라는 간판이 보인다. 진해드림로드는 장복산 허리를 가로지르는 임도에 조성한 총 27.4km 길로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나무 군락지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진해드림로드는 하나의 길이 아니라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4개의 길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진해 시가지 전경을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는 길은  장복산조각공원에서 출발해 안민휴게소까지 닿는 ‘장복하늘마루길’이고, 오랜 시간 편히 걷을 수 있는 길이 안민휴게소에서 대발령 쉼터로 통하는 ‘천자봉해오름길’이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바로 '천자봉해오름길'이다.

진해드림로드는 한국관광공사가 관광지의 혼잡도, 교통량, 방역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긴 ‘비대면지수’에서 별점 5점 만점에 5점을 받은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길이다.

 

진해드림로드중 '천자봉해오름길' 안내

 

 길을 계속해서 걸어서 안민고개에 도착했다. 안민고개는 만날재라고도 하는데, 옛날에 진해에서 창원으로 시집간 부녀자들이 명절 사흘째 되는 날에 고갯마루에서 가족들을 만난 데서 유래된 명칭이라고 한다.

 안민고개는 장복산(長福山)의 산허리에 있는 길이 약 9의 고갯길로, 창원시 진해구 태백동과 성산구 안민동을 이어주는 고개로, 웅산, 시루봉, 천자봉 등의 산줄기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경치가 뛰어나다. 특히 일출과 일몰 풍경 그리고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장복산과 시루봉의 등산 기점이 된다.

 진해 쪽 약 5.6구간 왕복2차선 도로 양쪽으로 벚나무가 심어져 있어 벚꽃이 필 때면 환상적인 벚꽃터널을 이루어 상춘객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하지만 아직 벚꽃이 필 시기가 안되어 한적하였지만 때가 가까워서 길가를 보니 3월 25일부터 안민고개에 차량통행을 금지한다는 안내문도 보였다. 그 때부터가 벚꽃철인 것이다. 아직은 꽃이 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벚나무들을 보니 꽃망울이 맺혀 금방이라도 망울을 터뜨릴 것같아 보였다. 왜 꽃망울이 붉게 보이는 것일까? 하고 잠시 생각을 하며 안민고개를 내려 왔다.

 

안민도로기점 표지

 

안민고개

 

진해 바다의 여러 모습

 

 안민고개를 내려와서 다시 임도 길을 따라 걸으니 여러 가지의 이정표가 나온다. 이 한길과 만나는 여러 길이 있어 모두를 표시해 놓았다.

 

봄기운이 완연한 임도 길

 

길가의 드림로드 간판

 

진해드림로드 시작점 표시

 

 진해드림로드 기점에서 남파랑길 8 코스는 끝난다. 8 코스는 다른 길이나 경치는 보는 것이 없이 그냥 장복산 둘레를 돌면서 여유롭고 편안하게 길을 걷는 것이다. 여유롭게 걸으며 진해 바다의 여러 풍경을 구경하며 임도를 벗어나 아스팔트 길로 내려와서 끝이 났다.

 

남파랑길 7 코스(제덕사거리 - 수치마을 - 장천동상리마을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7 코스는 제덕사거리를 출발하여 진해 앞 바다를 구경하면서 해안 길을 걷다가 약간의 언덕 길을 올라가서 장천동상리마을입구에 도착하는 비교적 짧은 11.0km의 길이다.

 

제덕사거리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발걸음을 시작했다.

 

7 코스 지도

 

 

제법 길을 가니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나온다. 처음에는 노래비가 있다는 표시를 보고 예전에 소설로 일고 영화를 본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을 생각하였는데, 황석영의 '삼포'는 일종의 이상향을 말하는 것이란 것을 생각하고 삼포라는 지명이 가진 의미에 묘한 매력을 느끼고 이끌렸다.

 

 '삼포로 가는 길'은 1970년대 후반 고등학생이었던 이혜민이 진해구 웅천동의 산길을 걷다 몇 채 안 되는 집들이 드넓은 바다를 향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삼포마을의 풍경을 마주하고, 가사를 구상하여 작사와 작곡을 하고, 강은철이 노래하여 대중가요가 되었다.

 2008년 경남 진해의 삼포 마을에는 전국적인 히트를 기록한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들어섰다.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노래비는 남녀가 마주보고 선 것 같은 형상을 띠는데, 여기서 <삼포로 가는 길> 노래가 흘러나와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아련한 어릴 적의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앞에는 노래의 가사를 새겼으며, 누구나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도록 음향 장치를 해 놓았다.

 

 참고로 '삼포로 가는 길' 가사를 실어 본다.

 

바람 부는 저 들길 끝에는/ 삼포로 가는 길 있겠지/ 굽이굽이 산길 걷다 보면/ 한 발 두 발 한숨만 나오네/ 아 뜬 구름 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 주렴/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저 산마루 쉬어 가는 길손아/ 내 사연 전해 듣겠소/ 정든 고향 떠난 지 오래고/ 내님은 소식도 몰라요/ 아 뜬구름 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 주렴/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삼포마을의 전경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삼포마을을 빙 돌아서 경치를 즐기며 길을 가면 창원해양공원이 보이고 계속해서 길을 따라 걸으며 조그마한 죽곡항을 만난다. 죽곡항은 2003327일 어촌정주어항으로 지정된 창원시 진해구 웅천동에 있는 조그마한 어항이다.

 

죽곡항 표지

 

 여기서부터는 K 조선소가 자리잡고 있어 조선소 옆의 길을 따라 제법 걸어야 한다. 아무런 경치나 볼 것도 없이 그냥 아스팔트 길가를 걸어 간다.

 

 

 조선소를 돌아 길을 가면 멀리 진해만이 보인다. 아름다운 진해만을 끼고 도는 길을 '진해바다 70리 길'이라 명하고 중간중간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진해의 옛 철길을 그대로 두고 그 옆을 걷게 한다. 제법 운치가 있는 길이다.

 

진해바다 70리 길 표지와 진해만

 

 진해바다 70리 길은 진해수협 ~ 속천항 ~ 행암항 ~ 합포승전비 ~ STX조선소 ~ 해양공원 ~ 삼포항 ~ 제덕항 ~ 흰돌메공원 ~ 영길만 ~ 안골포 굴강까지 29.2km의 길이 7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어 누구든지 자기가 편하게 생각하는 곳에서부터 걷으면 된다. 길을 걷는 도중에는 합포승전비, 삼포노래비, 웅포해전비, 흰돌메공원, 황포돛대노래비, 무궁화공원, 안골포굴강 등을 만날 수 있으니 주변을 구경하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진해바다 70리길은 도심인 듯, 바다인 듯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행암항 표지

 

 이곳을 지나니 진해항 표시가 나온다.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진해항은 일찍이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동양함대의 근거지를 일본군이 점령한 이래 군항으로 발달하여 왔다. 마산항과 부산항의 중간에 위치하여 상항(商港)으로서보다는 군항 및 어항으로서의 기능이 더 중요하여 우리에게는 해군사령부로 더 잘 인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진해항은 지금 구항과 신항으로 나뉘는데, 구항은 어항으로, 신항은 제4비료공장을 배경으로 한 공업항으로 이용되고 있다. 진해항은 외해(外海)와 차단된 항만으로 항내는 광활하고 풍파가 없어 천혜의 양항(良港)을 이룬다.

 

 

진해항을 벗어나 진해드림로드 표지를 따라 산쪽으로 걸음을 옮겨서 제법 올라가면 큰 도로가 나온다. 진해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이 장천동 상리마을 입구이다. 

 

 

 장천동 상리마을 입구에서 7 코스는 끝났다. 여기에서 부산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보니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진해시외버스정류소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이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용원으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방법이다. 오래 길을 걸은 경험으로 이제 길 찾기에는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다. 그래서 용원으로 가서 부산가는 시외버스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내 버스를 타고 용원으로 간다.

 

남파랑길 6 코스(송정공원 - 흰돌메공원 - 제덕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6 코스부터 창원 구간의 시작이다.

 

 창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로 옛 창원시와 마산시 진해시가 합쳐져 거대한 도시로 변모하였다. 그래서 창원은 옛날의 도시 모습과 현대화된 도시가 공존하고 있다.

 

 6 코스는 옛날 진해시(현재 진해구)의 용원사거리에 있는 송정공원에서 시작하여 용원과 진해의 해안길을 걸어 제덕사거리에 이르는 14.8km의 길이다

 

용원동(龍院洞)은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법정동으로 행정동으로 원래는 웅천군(熊川郡) 동면(東面)에 속한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원리(院里용재리(龍在里가동리 등의 일부를 합하여 의창군(義昌郡) 웅동면 용원리가 되었다. 여러 번의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2010년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이 되었다.

 

 예전에는 부산시내에서 이곳까지 바다 바람도 느끼고 싱싱한 생선회를 먹으려고 많이 오곤 했던 곳이다.

 

 

 남파랑길 6 코스의 출발점은 용원사거리 옆에 있는 송정공원이다. 남파랑길 안내서에는 부산 하단에서 버스를 타고 용원사거리에 내리라고 되어 있으나,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부산 서부시외버스정류소(사상)에서 용원가는 버스를 타고 용원사거리에서 내리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리하다. 물론 부산 어디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용원사거리에서 걸어가면 처음으로 마주치는 곳이 용원수산물센터이다. 진해 앞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생성들이 눈길을 끌고 있었지만, 이곳을 지나는 목적이 회를 먹으려는 것이 아니기에 눈으로 보고 길을 재촉한다.

 

용원수산물센터 풍경

 

 이곳을 지나 용원교를 건너면 바다물이 들어오는 소류지 주변의 아파트 옆의 산책로를 한참 걸어가면 웅천안골왜성으로 올라가는 표지가 보인다.

 

바다물이 들어오는 소류지의 모습

 

 제법 언덕 길을 올라가면서 왼쪽으로 안골왜성 표지가 보인다. 관광안내도를 길가에 만들어 놓았지만 별로 볼 만하게 보이지 않는 성이다.

 

 웅천 안골왜성(熊川安骨倭城)은 창원시 진해구 안골동에 있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쌓은 일본식 성으로 1998년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275호로 지정되었다.

 안골포(安骨浦)는 동쪽의 부산과 다도해 방면을 연결하는 가덕수도(加德水道) 첫머리에 있는 삼면이 바다인 육망산(陸望山)에 의지하여, 앞은 절벽이고 뒤는 안골만으로 이어져, 천험과 지리를 고루 갖춘 곳이다. 성은 해발 100m의 산 위에 위치하는데 가덕도(加德島)의 왜성과 약 4거리이다. 성의 출입은 육지쪽을 막고 바닷길을 이용하기 위하여 바닷가에 이르도록 굴호(掘壕)를 파서 교통로로 이용하였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제포진(薺浦鎭)에 소속된 안골포영에는 수군만호(水軍萬戶)가 있었다고 한 것으로 보아, 예로부터 수군의 진영(鎭營)이 있던 곳임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고쳐 쌓아 본성(本城)으로 삼고, 그 외에도 많은 지성(支城)을 쌓아 이곳과 웅천·제포를 연결하여 다도해쪽으로 진출하려는 왜수군의 본거지로 삼았다. 1592(선조 25) 성 앞 안골포에서는 이순신(李舜臣)이 한산도대첩의 여세를 몰아 왜군을 크게 무찌른 안골포해전이 벌어졌다.

 

안골왜성

 

 안골왜성을 지나 언덕을 내려가면 안골포가 나타난다. 이제부터 안골포를 빙 돌아 나가는 길이다.

 

 이름이 독특한 안골포(安骨浦)는 바다에서 보았을 때 안쪽이 깊은 산골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지명으로 창원시 진해구 웅동동에 있는 포구로 수군(水軍)의 진영이 있던 곳이다. 안골포는 완벽한 원형으로 쑥 들어온 만을 지칭하는 코브(cove)라는 용어가 어울리는 해안으로, 만의 입구는 좁고 안은 넓은 원형으로 안에서는 파도가 거의 없이 매우 잔잔하여 과거부터 천혜의 해상 기지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1592(선조 25) 7월에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한산도에서 왜선을 격파한 뒤 그들을 구원하러 오는 원군을 이곳에서 격퇴한 안골포해전이 전해지고 있다.

 

 현재 안골포 지역은 공업화로 여러 공장이 들어서 있으며, 도시화로 많은 건물이 들어선 가운데, 과거 안골포진으로 추정되는 지역에는 여전히 포구가 존재하고 있고, 웅동만을 중심으로 동쪽에 안골동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다. 웅동만의 서쪽은 남산에 웅천왜성이 남아 잇고 그 남쪽으로 신항만 건설을 위한 매립공사가 진행 중이며, 남쪽으로는 부산신항만이 건설되고 있어 안골대교와 웅천대교가 가로놓인 좁은 수로가 되어 있다.

외양이 아름다운 카페

 

안골포의 전경

 

 해안 길을 걷는 도중에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온다. 복장을 보니 주변의 공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생각보다 나이가 많았다. 75살이라고 하는데 전혀 그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지 않은 분으로 말하기를 내가 걷는 것이 너무 반듯하고 씩씩하게 보여 말을 건넨다고 하였다. 작년(2021년)에 해파랑길을 걸을 때도 울진에서 어느 노인이 똑 같은 말을 하면서 차라도 한잔하고 가라고 말을 걸어 왔는데 또 똑같은 말을 들으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안골포의 오리들

 

남파랑길 표지 - 창원구간에는 표지가 잘 되어 있다.

 

안골포 풍경

 

 제법 길을 걸어가면 유명한 대중가요인 '황포돛대'의 노래비를 만난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노래비다.

 

 황포돛대 노래비는 해안관광도로의 중간지점인 영길만에 세워져 있다. 대중가요로서 널리 알려진 노래 '황포돛대'는 이 고장 출신인 작사가 이 용일(일윤)이 경기도 연천의 부대에서 근무할 때 고향 바다인 영길만을 회상하며 노래말을 만들었고 1967년 백영호 작곡, 이미자의 노래로 발표하게 되어 국민 애창곡으로 널리 불려지게 되었다. 1991년 창원시는 그 유래를 담아 이 곳 영길만 도로변에 황포돛대 노래비를 건립하게 되었다. 가로 5m, 세로 6m, 높이 7m 규모로 화강석과 청동을 재료로 하여 제작된 노래비 전면에는 노래가사가, 뒷면은 작품설명이 세겨져 있고 일정시간 단위로 "황포돛대" 노래가 흘러나와 작품과 노래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황포돛대 노래비

 

 계속 해안을 돌아 걸으니 흰돌메공원이라는 이름도 아름다운 곳이 나타난다.

 

 예로부터 흰돌이 많아 백석산이라 불리던 창원시 진해구 남영로 280에 흰돌메 공원이 조성되었다. 흰돌메 공원은 아름다운 숲속공원으로 크기가 73에 달한다. 흰돌메공원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외국의 어느 도시의 밤 풍경을 방불케 한다고 한다.

 

흰돌메공원 표지

 

 흰돌메공원이 나오지만 남파랑길은 공원을 올라가지 않고 공원 표지 아래에 난 해안으로 발길을 옮기게 한다.. 계속 해안길을 돌아 나가는 코스다.

 

흰돌메공원 아래 해안길

 

 이곳을 벗어나면 남문지구 동천변 산책길을 따라 걷는다.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면 큰 교회 건물을 만나게 된다. 바로 주기철목사 기념관이다.

 

 주기철 목사 기념관은 진해가 고향인 항일 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를 기리는 기념관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신사참배에 반대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끝까지 일제에 저항했던 항일 독립운동가이자 대표적인 순교자인 주기철 목사의 생애와 업적을 살펴볼 수 있으며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창원시는 주기철 목사 기념관부터 시작하는 주기철 목사 성지 순례길 코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종교와 역사를 동시에 돌아보며 걸을 수 있다.

 

주기철목사 기념관

 

 주기철목사 기념관을 돌아나가니 웅천읍성이 보인다. 멀리서 보는 모양이 제법 운치가 있어 보이는 자그마한 읍성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읍성이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적·행정적인 기능을 함께하는 성을 말한다. 잘 알려진 읍성으로는 고창이나 순천의 낙안 읍성 등이 있는데, 창원시 진해구 성내동에 있는 웅천 읍성은 북쪽의 봉동산과 자마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남쪽으로는 남산에 의해 가려진 분지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남북방향으로 긴 직사각형의 평지성으로 조선 세종 21(1439)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곳은 1407년 항구를 열어 일본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무역을 하던 곳인데, 일본인의 불법이주가 많아지자 이를 막고 읍면을 보호하기 위하여  읍성을 쌓고 그리고 성벽의 외곽으로는 해자를 둘러 방어했다.

 1510(중종 5) 삼포왜란 때 왜구에게 일시 함락되었고 임진왜란 때는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머물기도 하였다.

 

창원 웅천읍성

 

 웅천읍성을 지나 조금 더 걸으니 제덕사거리가 나온다. 여기가 남파랑길 6 코스 끝이다

제덕사거리

 

 이곳에 도착하니 마침 점심때가 되었다. 휴식도 할 겸 점심을 먹을 곳을 찾으니 마침 사거리에 식당이 있다. 한가롭게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푸하고 다음 코스의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