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4 코스(감천사거리 - 다대포해변 - 신평동교차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4 코스는 감천사거리에서 출발하여 두송반도 해안길을 돌아 다대포 항구의 시장을 지나 몰운대를 한 바퀴 돌고 나오면 광활하게 펼쳐지는 다대포 해변이 눈에 확 뜨인다. 여기서 해변을 거닐다가 도로를 건너 낙동강하구를 조망하는 아미산으로 올라간다. 아미산을 내려와서 장림포구로 다가가 포구길을 걸어서 해변으로 나가 낙동강 하구를 걸어 신평동교차로까지 걷는 21.7km의 길이다.
아침에 집을 출발하여 버스를 타고 감천사거리에 도착하여 오늘의 여정을 시작한다. 감천사거리에서 두송반도 가는 길은 도시의 아스팔트 옆을 걸어야 한다.
감천사거리에서 걸으면 처음으로 마주치는 곳이 감천화력발전소다. 부산 도심에 아직 화력발전소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곳을 지나면 감천항이 나타난다. 감천항은 예로부터 입항하는 선박들이 물을 받아가던 소중한 마을이었으며, 지리적으로 부산포와 가깝고 다대포로 가는 길목이었기 때문에 군사적 요충지였다.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군 주둔지, 한국전쟁 때는 영국군, 국방경비대(국군의 전신)가 주둔했던 역사적인 곳이었다. 지금은 주로 수산물 수입의 항구로 사용되고 있다.
감천화력발전소
담벽의 담쟁이
감천항 입구
감천항을 지나 언덕길로 가면 두송반도를 가리키는 표지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제법 가면 두송반도가 나온다.
두송반도 가는 길
두송반도 안내판
부산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산광역시 사하구 다대동에 있는 두송반도(頭松半島)는 감천만과 다대만 사이에 돌출한 지형으로 공룡의 전성시대였던 백악기말의 부산지역의 옛 환경을 보여주는 명소이며, 길이는 약 3㎞ 폭은 평균 0.7㎞로 반도의 끝자락에 두송산(頭松山)이 자리하고 있어 붙은 이름으로 추정된다. 가파른 사면과 암석 해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봉화산에서 이어진 산줄기가 반도의 끝자락에 자리한 다대포의 자연 방파제의 역할을 하여 다대포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자연 표지로 이용되기도 한다. 두송반도 주변에는 몰운도, 쥐섬, 모자섬, 망사섬, 아들섬, 거북섬 등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 두송 반도는 산지와 해안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두송만취(頭松晩翠, 두송산 위에 걸린 비취빛 저녁 하늘의 아름다움을 뜻함)라 하여 예로부터 다대 팔경(多大八景)의 하나로 칭해졌다.
부산 갈맷길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11월에 조성된 두송반도해안산책로(頭松半島海岸散策路)는 다대 여객 부두에서 시작하여 두송반도의 해안을 둘러싸는 순환 산책로로 길이는 7㎞이다.
두송반도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산책로로는 그만이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맛도 있지만 흙길을 걸으며 여유를 즐기는 맛도 쏠쏠하다. 거리도 적당하고 완만한 경사로 아무 무리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남파랑길은 두송반도 끝까지는 가지 않고 중간에 내려가는 코스로 만들어 놓았다.
두송반도 가는 길
두송반도 중간에서 내려가는 길 표시
두송반도 길을 돌아 나오면 보이는 표지
두송반도를 내려와서 아스팔트길을 좀 걸으면 낫개라는 이름도 생소하지만 정다운 조그마한 항구가 나온다. 아기자기한 낫개 항구를 지나 언덕을 올라가서 조금 걸으면 다대포수산시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낫개 항구
다대수산시장은 부산의 수산물시장 중의 하나로 신선한 수산물을 값이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교통편이 좀 불편하여 사람들에게 거리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하철 1호선이 다대포까지 연결되어 교통편도 편리해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수산물을 구입하러 오는 곳이다
다대포 수산시장
다대포항
다대포항을 지나면 바로 몰운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봄의 특미인 도다리 쑥국을 한 그릇 먹으니 다시 걸을 힘이 난다. 몰운대로 향한다. 몰운대는 너무나 자주 온 곳이지만 또 다시 새롭게 길을 따라간다.
몰운대(沒雲臺)는 원래는 몰운반도(沒雲半島)였다. 몰운반도는 사빈으로 된 중앙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암석 해안으로 되어 있고 특히 선단에는 수직에 가까운 해식애가 발달되어 있다. 몰운반도는 웅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산등성이가 다대만과 낙동강 하구 만입 사이에 돌출하여 형성된 반도로, 선단에는 사주에 의해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인 몰운섬(몰운대)이 있다. 16세기까지 몰운대는 섬이었으나 그 후 낙동강에서 밀려 내려오는 흙과 모래가 쌓여 다대포와 연결되면서 육지가 되었다.
조선전기 무신 정운과 관련이 있는 명승지인 몰운대는 낙동강 하구와 바다가 맞닿는 곳으로, 부산 중심부에서 서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다대포와 인접하고 있으며 그 넓이는 14만 평에 이른다. 이 일대는 지형상의 여건으로 인하여 안개와 구름이 자주 끼어, 모든 것이 시야에서 사라지기 때문에 ‘몰운대’라는 명칭이 붙여졌다고 한다. 다대포와 몰운대는 조선시대 국방의 요충지로서 임진왜란 때는 격전이 벌어졌으며, 이순신(李舜臣)의 선봉장이었던 정운(鄭運)도 이 앞바다에서 500여 척의 왜선을 맞아 힘껏 싸우다가 순국하였다.
정운은 이곳의 지명을 몰운대라 한다는 말을 듣고 ‘운(雲)’자와 자기 이름의 ‘운(運)’자가 같은 음이라는 점에서, “내가 이 대에서 죽을 것이다(我沒此臺).”라 하였다고 전한다. 그래서 이곳에는 정운을 위한 사당이 세워졌다고 하며 지금은 그의 순절(殉節)을 기리는 유적비가 서 있다.
몰운대를 한 바퀴 돌아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아름다운 해안 경치를 즐기며 사진이라도 좀 찍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유롭게 돌아보면서 몰운대 구석구석을 즐기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보자. 부산 사람도 몰운대를 자주 오지만 몰운대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나 화손대에서 보는 해변의 풍경을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시간이 맞으면 볼 수 있는 다대포의 낙조를 자주 보지는 않는다. 몰운대 일주를 하며 보는 풍경을 보시기를……
정운장군 순의비 쪽은 군이 주둔하여 있는 곳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좀 뜸하다. 그래도 한 번쯤은 찾아가서 보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몰운대를 일주하는 방법이 옳을 것이라 생각한다.
몰운대 입구 안내도
몰운대 올라가는 길에서 보는 다대포해수욕장
몰운대의 여러 풍경
몰운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사진 자료는 나의 블로그 아래 주소에 가면 엄청나게 많은 자료가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lhg5412.tistory.com/165
다대진 동헌을 벗어나서 남파랑길은 조금 찾아가기가 어려우니 조심해야 한다. 아무런 길 표시가 없어 GPS를 보니 왼쪽으로 가라는 표시가 뜬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길 표시가 보이지 않았다. 조금 찾아보니 왼쪽으로 아주 조그마한 오솔길이 바다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상당히 가파른 길이니 조심해야 하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다대포해수욕장 뒤편의 바다 위로 나무 테크를 설치해 놓은 길을 만난다. 나는 이곳의 경치를 좋아해서 자주 오는 곳인데도 바닷길 테크에서 몰운대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을 처음 알았다. 그런데 이 길은 솔직히 길이라기보다 그냥 산으로 올라가는 통로이다. 조금 다듬고 길 표시를 했으면 한다.
내려가는 길
다대포해수욕장 뒤편의 나무테크 해안
다대포해수욕장
다대포해수욕장(多大浦海水浴場)은 부산시내에서 서남쪽에 낙동강 하구와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있으며, 낙동강 상류에서 실려 온 양질의 모래로 만들어진 완만한 경사인 백사장 면적이 엄청나게 크다. 1970년대에 해수욕장으로 개장한 이래 넓은 백사장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다가 환경파손으로 한 때는 해수욕장의 기능을 상실하여 폐쇄되었는데, 오랜 시간에 걸쳐 환경을 정화하고 해변공원으로 잘 가꾸고 여러 시설을 설치하여 이제는 옛날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이곳은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엄청나게 커서 물때에 따라 해수욕장의 크기가 엄청 다르다. 간조 때 해수욕장 모래밭에는 바다 게를 잡거나 조개를 캐는 즐거운 체험을 하려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관광객이 해수욕객보다 더 많이 찾고, 바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부근에는 옛날에는 섬이었지만 낙동강 상류에서 밀려온 모래로 육지와 이어진 몰운대(沒雲臺)가 있고 다대포패총과 낙동강하류 철새도래지 등의 문화유적지와 관광명소가 많다.
특히 일몰시에 보는 다대포의 낙조는 가히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이라고 할만하다.
다대포 해변공원은 엄청난 투자로 사람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각종 편의시설과 인공적인 작은 운하를 만들어 바닷물이 드나들게 만들었고 넓은 부지에 쉼터를 만들었고, 낙조 분수도 만들어 관광객을 끌고 있다.
여기에 다대포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뒤편 공원 쪽에 바다 물이 들어오도록 조그마한 운하 비슷한 통로를 만들어 백사장을 빙 돌아가게 하였다. 이 운하를 따라가는 길의 이름이 '해솔길'이다. 물이 밀려들어오면 제법 수위가 높아지는 곳을 산책로로 알맞은 곳이다.
해솔길 풍경
해솔길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해변을 보면 갈대가 우거진 곳을 본다. 다대포 갯벌이다. 한 때는 이곳이 생태가가 완전히 파괴된 곳이었는데 지금은 생태계가 거의 복원되어 '고우니 생태길'이라는 갯벌 위에 나무 테크를 설치하여 경치를 즐기게 한다. 이곳에는 여러 바다 생물이 살고 있고 새들도 제법 많이 눈에 보인다.
고우니생태길에서 보는 풍경
고우니생태길을 벗어나 아미산으로 가는 길에 조그마한 정자를 만난다. 이름이 '노을정'이다. 이곳에서 보는 저녁의 해넘이는 정말 장관이다. 내가 여러 곳에서 해넘이를 보고 즐겼지만 이 '노을정'에서 보는 해넘이도 어느 곳 못지 않게 뛰어나다. 시간을 맞추어 구경을 하는 것도 여행의 묘미인데 지금은 시간이 맞지 않아 그냥 지나갈 뿐이다.
노을정
여기에서 길을 건너 아미산을 향해 간다. 아미산을 통과하지 않으면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어야 하기에 아름다운 낙동강하구도 보고 즐기기 위해서 아미산으로 향한다.
아미산 올라가면서 보는 낙동강 하구 모래톱
몰운대성당 - 여기서 보는 풍경이 아주 좋다.
아미산 등산로 표시
아미산(峨眉山)은 부산시 서구 아미동 일대와 사하구 장림동의 구릉성 산지로 해발 163m의 작은 산으로 서구와 사하구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정상에 전망대가 있어 낙동강 삼각주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아미산이라는 명칭은 본래 이곳의 마을을 ‘아미골’이라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나 아미골의 정확한 어원은 알 수 없다. 속설에 의하면 아미골은 움막집이란 의미의 옛말인 애막이 바뀐 것으로, 이를 한자식 ‘아미(峨眉)’로 표기한 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하고, 이 산의 모습이 마치 미인의 아름다운 눈썹과 같다 하여 아미산으로 표기된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아미산 둘레길 표시
아미산전망대에서 아미산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서 장림으로 내려온다. 장림(長林)은 마을의 형태와 관련한 지명으로 지형적으로 아미산 둘레에 길게 늘어선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된다. 장림동 일대의 강변 구릉지에 1세기경의 패총이 있고, 신라 때의 토기 편이 발견되기도 해 오랜 거주 역사를 알 수 있다.
원래는 아미산 기슭까지 하천 유역이었으나 현재는 매립으로 피혁 위주의 공단 지역이 조성되어 있다. 공장이 많이 있을 때니 이곳을 지나갈 때 피혁 냄새가 코를 찔렀으나 지금은 많이 옮겨가서 예전과 같지는 않다.
여기서 장림천을 따라 내려가면 장림포구가 나온다.
장림포구는 장림포구 명소화 사업을 통하여 어항을 정비함과 동시에 해양보호구역 홍보관, 문화촌, 놀이촌, 맛술촌, 도시숲 등 관광객 이용시설을 조성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렇게 조성된 장림포구 모습, 특히 수면에 떠있는 배와 형형색색의 건물들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무라노섬과 닮았다 하여 부산의 베네치아, '부네치아'로 불리며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장림포구의 모습
장림포구안내도(사하구청에서)
장림포구입구의 장림항에서 길을 건너면 낙동강 하구길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하구길을 따라 걸어 신평교차로에서 이 코스는 끝난다.
멀리 보이는 을숙도대교
멀리 보이는 낙동강 하구둑
낙동강 하구길
신평교차로에 도착하여 오늘의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가기 위해서 신평역에 도착하니 이 부근에 있는 지인이 생각났다. 그래서 전화를 하니 반갑게 맞이한다. 오랜만에 만나서 저녁을 먹으며 온갖 잡다한 이야기를 하고 미진한 이야기는 다음에 또 만나 하기로 남겨두고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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