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11 코스(구서분교앞사거리 - 암아교차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11 코스는 구서분교앞사거리를 출발하여 진동을 거쳐 암아사거리까지 가는 16.0km의 길로 남해의 잔잔한 바다를 즐기며 걷는 길이다.
하루에 10 코스와 11 코스를 다 걸으려고 했으나 무리하지 않고 11 코스는 진동까지만 갈기로 생각하고 10 코스를 지나 11 코스로 접이 들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남해안 바다
요즈음은 봄이 되면 황사가 아니라 미세 먼지로 잔뜩 끼어서 날이 맑지 않고 뿌옇게 사위를 덮고 있어 걷기에도 힘들지만 경치를 즐기기에도 좋지 않다. 또 사진을 찍어도 선명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걸으면서 사진을 찍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나에게는 너무 가혹한 날씨다.
길을 걸어가면서 보니 1002번 지방도라는 표지가 자주 나온다. 1002번 지방도는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읍내리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심리를 잇는 경상남도의 지방도로 일부 구간은 국도와 중첩되고 있다. 창원측 구간에서는 바다를 끼고 형성되어 있는 구간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고성 구간에서는 고성공룡세계엑스포장을 경유한다.
1002번 지방도 표지
길을 가다가 길 오른편에 보면 바다를 바라보는 작은 언덕위에 무덤이 보인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제말장군 묘(諸沫將軍墓)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다구리의 옥녀봉(玉女峰) 작은 언덕에서 다구 바다를 바라보는 양지에 자리 잡은 제말장군은 1567년(명종 22)에 경상남도 고성 지역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 중기의 의병장으로(?∼1593) 선조 25년(1592)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웅천·김해·문경 등에서 대승을 거둬 선조 26년(1593) 성주 목사가 되었다. 그러나 성주 전투에서 왜적을 토벌하다 그 해에 전사하였다.
이에 나라에서는 제말 및 그와 함께 의병 활동을 한 조카 제홍록(諸弘綠)에게 ‘쌍충 사적비(雙忠事蹟碑)’를 내렸다. 현재 비와 비각은 진주성에 세워져 있고, 칠원 제씨 문중에서 다구리 제말 장군묘 아래에 경충제(景忠齊)를 세워 향사하고 있다.
제말장군 묘
제말장군 묘에서 보는 다구 앞 바다
흙돌담
노거수
다구항
다구항을 돌아 산길로 접어드니 나와 비슷하게 걷고 있는 나정도 나이가 되어 보이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였다. 자기는 이 지방 사람인데 걷는 것을 좋아하여 웬만한 거리는 그냥 걷는다고 하며, 나에게 제말장군 묘에 가는 것을 보았다고 하며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니 제말장군에 대해 지방에 전해오는 이야기는 또 약간 다르게 들렸다. 그가 말하기를 제말장군이 돌아가시고 무덤을 몰랐으나 200여년이 지난 숙종 무렵에 대구감사의 꿈에 나타나 무덤을 찾았다고 한다. 물론 전혀 증명은 안되지만 지역민들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 이야기도 전하구나 하였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개나리와 진달래
산길을 돌아 나오면 아주 조그마한 해수욕장이지만 정감이 있는 광암해수욕장을 만난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요장리에 있는 창원시 유일의 해수욕장인 광암해수욕장(光巖海水浴場)은 마산합포구에서 통영시 방향에 있다. 1970년대에 마산만에 있던 가포해수욕장이 환경오염으로 폐쇄되자 창원군에서 굴껍질과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갯벌이었던 이곳에 모래를 쌓아 만든 인공 해수욕장이다.
수심이 얕고 바닷물이 깨끗하며 항상 따뜻한 수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물결이 잔잔하고 갯벌이 발달하여 가족피서지로 적합하다.
광암해수욕장은 진동만의 수질악화로 2002년 폐쇄되었으나 2018년 재개장 하였다.
광암해수욕장 풍경
광암항
광암해변
아파트 담 가에 피어 있는 자목련
조금 가니 진동전통시장이 나온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걷고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음에 여기서부터 이어서 걷기로 하고 부산 집으로 가려고 하니 교통편이 조금 불편하다. 창원 시내버스를 타고 마신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갈아 타는 방법이 있으나,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피하려고 진동에서 바로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니 시외버스를 타는 곳이 좀 찾기 어렵다. 정류장을 물어 찾아가니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시외버스를 타게 하였다. 좀은 의아하였으나 이 동네 사람들의 편의로 이렇게 만들었구나 하고 기다리다가 버스가 와서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진동전통시장
이틀 뒤 다시 길을 걷기 위해 진동으로 와서 이어서 걷기를 시작했다. 진동사거리를 지나 조금 가니 진동의 팔의사 창의탑이 나온다.
8의사 창의탑(八義士彰義塔)은 팔각형 모양의 탑으로 3·1운동 당시 삼진의거(三鎭義擧)에서 순국한 8 의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63년 10월 삼진면민들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사동리 237번지 고현 마을 입구에 8의사 창의탑을 세웠다.
삼진의거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鎭田面), 진북면(鎭北面), 진동면(鎭東面) 3개면이 연합하여 일으킨 만세운동으로, 현재 탑이 있는 자리는 8의사가 일본헌병의 총에 맞아 숨진 곳이다. 목숨을 잃은 8명은 김수동, 변갑섭, 변상복, 김영환, 고앙주, 이기봉, 김호현, 홍두익이다. 8의사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었다.
2004년 12월에 국가보훈처에서 현충시설로 지정하였다.
창의탑을 지나 바닷가로 가면 고현마을이 나온다. 어촌체험마을인 고현마을 주변은 방조제를 만들어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이 방조제 길을 걸어 나가면 11 코스가 마무리된다.
죽전방조제
고현마을 둘레길 안내도
남해의 조용한 바다
11 코스는 암아사거리에서 끜난다. 여기까지가 창원구간이다. 창원구간은 너무 단조롭다. 별다르게 아름다운 경치를 즐긴다든지, 역사적인 유적이 있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도심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새로 만들어진 공업도시가 주된 목적인 구간이라 생각하며 다음 구간에서부터의 아름다운 경치를 기대한다.
다음부터는 고성과 통영구간이다.
오늘은 일찍 출발하였기에 아직 11시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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