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17 코스(고현버스터미널 - 거제맹죽테마공원 - 장목파출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7 코스는 고현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고현항을 보면서 석릉봉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제법 긴 산길을 따라 걸어 내려오면 벚꽃으로 유명한 서항마을로 가는 길 입구를 지나서 하청면 야구장을 지나면 거제맹죽테마공원이 나온다. 맹죽테마공원을 지나서 실전마을을 통과하여 조금 가면 장목파출소가 나오면 17 코스는 끝난다.

 

17 코스 지도

 

 고현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고현항을 보면서 길을 들면 원래 있던 길이 막혀 있다. 지금 고현항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공사 중이라 길을 막아 놓고 다른 길을 안내하고 있으니 GPS를 따라 가면 낭패를 당한다. 공사 중인 곳을 가기 전에 건널목을 보면 새로 길안내 표시를 해 놓았다. 주의해서 보시기 바란다. 그렇기에 GPS아는 길이 어긋났다고 경보를 하지만 무시하고 가면 마주치게 된다.

 

공사중인 도로

 

연초천 안내

 

 길을 조금 돌아 석름봉안내도를 보고 석름봉으로 올라간다. 석름봉은 해발 298.6m의 아주 낮은 산이다. 하지만 해발로만 따질 수 없는 높이를 잘랑한다. 우리가 아는 높은 산들은 대개가 등산의 출발점이 상당한 고도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해안에 자리한 산들은 출발점이 해발 0m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해안의 산은 생각보다 상당히 힘이 든다.

 

고현 시내 모습

 

석름봉 등산길

 

멀리 보이는 고현 조선소

 

등산길

 

 

 석름봉을 내려오는 길에 대나무 숲을 만난다. 아주 작은 사찰이 주위에 있다. '대성사'라고 이름이 붙은 절로 주변의 대나무 숲이 산사의 조용함을 더해 주는 것 같았다.

 

대성사 주변 대나무 숲

 

 

 석름봉을 내려와서 주변 지도를 보니 유명한 '서항마을'이 가깝다. 벚꽃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마을이고 지금이 벚꽃철이라 잠시 길을 벗어나 '서항마을'로 향했다. 남파랑길이 비교적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치게 코스를 설정한 것이 조금은 아쉽다.

 

 

 

 서항마을 향해 가는 길이 이름도 아름다운 거제 앵산 꾀꼬리길이 있다. 산이름도 앵산임은 꾀꼬리라는 뜻인데 길이름도 꾀꼬리길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이름이다.

 

 

 서항마을 가까이 가면 멀리서부터 벚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길에는 벚꽃길이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름만 거창할 뿐이지 그렇게 좋지 않다. 가장 벚꽃이 좋다는 해안의 아름다운 벚꽃단지는 개인의 사유지라 길을 봉해 놓아서 갈 순느 없고 멀리서 볼 수 있을 뿐이다. 아쉬워서 들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으니 전혀 갈 수가 없다고 하면서 자기들도 안타깝다고 한다. 왜 이런 이기심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다.

 

서항마을 가기 전의 벚꽃길

 

서항마을 회관

 

서항마을 하천 가의 벚꽃

멀리 보이는 해안 벚꽃 단지

 

서항마을 벚꽃

 

 아쉽지만 갈 수 없는 벚꽃을 멀리서 눈으로 보고 다시 발걸음 남파랑길 코스를 따라 걸으면 하청야구장에 도착한다. 해안을 바로 옆에 두고 두 면의 야구장이 제법 잘 만들어져 있다. 플랭카드를 보니 프로야구단의 스프링 캠프로도 사용되었다고 되어 있다. 야구를 좋아하기에 잠시 야구장을 눈으로 보니 제법 잘 가꾸어진 것 같았다.

 

하청야구장

 

 

 계속 길을 가면 곳곳에 '맹종죽순체험길'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맹종죽은 호남죽(湖南竹), 죽순죽(竹筍竹), 모죽(毛竹)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대나무 중 가장 굵어 지름이 약 20cm이고, 마디 사이는 40cm 이상인데, 아래쪽일수록 마디사이가 점차 짧아지고 줄기는 굵어지고, 키는 20m 이상으로 자란다. 산지는 한반도 남부 지역으로 죽피에 흑갈색의 반점이 있는데다 윤기가 적으며 매우 단단하다. 탄력성이 적어 부러지기 쉬운 단점이 있어 주로 동공(洞空)을 그대로 사용하는 일이 많다.

 

맹종죽순체험길 간판

 

 

맹종죽순체험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 담벽에 '거제의 노래'가 쓰여 있다. 뜻밖의 모습이다.

 

 

 맹종죽으로 가득 찬 길을 걸으면서 청량한 공기를 호흡하면 크게 소리도 질러보고 큰 숨도 쉬어 본다. 이 길을 벗어나니 어느 새 핀 유채꽃이 눈에 들어온다. 봄에 길을 걸으니 여러 봄꽃들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유채꽃

 

장목파출소

 

 계속 길을 따라 걸으니 실전마을이 나오고 드디어 17 코스의 종착지인 장목파출소가 나타난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걷기를 끝내어야 한다. 부산에서 저녁에 다른 일이 있기에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 관포로 가서 2000번 버스를 타고 하단으로 가서 집으로 가는 방법을 택하고 관포로 또 걸어가려고 하니 버스정류장에 있던 노인이 곧 관포가는 버스가 온다고 하며 200번 버스를 쉽게 타는 길을 알려 준다. 너무 고마웠다. 조금 기다려 버스를 타고 가니 노인이 내려야 할 곳과 내려서 가는 길을 알려 주어 쉽게 2000번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남파랑길 16 코스(사등면사무소 - 거제레저월드 - 고현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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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파랑길 거제 구간은 거제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온 몸으로 즐기며 걷는 여행이다. 특히 거제 지새포 권역에서는 운이 좋으면 돌고래도 만날 수 있으며, 와현이나 구조라해수욕장에서는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거제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도 있다. 아름다운 자연만이 아니라 고현이나 옥포에서는 세계적인 조선소의 모습을 보며 뿌듯한 마음을 가지게도 하는 곳이다. 또 한국전쟁의 아픔을 기억하는 삶들에게는 거제포로수용소를 떠올릴 수도 있는 곳이다.

 

거제 구간 지도

 

 남파랑길 16 코스는 사등면의 해안보도에서 출발하여 조금 걸으면 성포항이 나온다. 성포항을 지나서 잠시 산쪽으로 올라가서 걷다가 사등성지를 지나면 거제의 해안으로 나간다. 해안을 따라 걸으면 사곡해수욕장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큰 길인 거제대로 옆을 따라 걸으면 고현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 13km의 길이다

 

16 코스 지도

 

16 코스 안내판

 

 

 사등해안보도를 출발하여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다 보면 조그마한 항구에 도착한다. 거제에서는 제법 잘 알려진 성포항이다. 성포항은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에 있는 어항으로 1972223일 지방어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성포마을은 본래 북쪽 갯가에 선창의 포구가 있었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항로가 발전되면서 항구마을이 형성되면서 사등성과 포구의 뜻으로 성포라 하였다고 한다.

 

성포항의 모습

 

 여기에서는 해안으로 갈 수가 없어 산 위로 발을 옮겨야 한다. 집들 사이의 작은 길을 따라 산위로 올라가서 성포를 바라보며 산길을 조금 걷는다.

 

언덕위에서 보는 성포항

 

길가에 떨어진 동백

 

가조연육교

 

멀리 보이는 가조연육교

 

16 코스 안내판

 

봄빛이 완연한 들판

 

 약간의 산길을 따라 걸으며 봄이 오는 들판의 모습도 보고 즐기며 길을 가니 거제 사등성이 나온다.

 

 사등성(沙等城)은 사등면에 있는 조선전기 석축 성곽 터로 경상남도 기념물 제9호다. 사등성은 사등리 평지의 들판에 돌로 쌓은 성으로, 둘레 986m, 높이 6.1m의 석성으로 문헌상으로 볼 때 사등성의 축조에 관한 기록으로는 조선왕조실록 문종 원년 5월조가 있다.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사등성은 1426년에서 1448년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 성은 평지의 들판에 쌓은 석축성으로 동···북의 문지에 치성(雉城 : 성벽에서 돌출시켜 쌓은 성벽)을 구비하고 있어 입구가 외부로부터 완전히 엄폐되어 있다.

 거제군의 동헌 건물인 기성관(岐城館)을 보수하는 도중 발견된 객사(客舍) 상량문(上樑文)에 의해서 거제가 변진(弁辰) 24국의 하나인 독로국이라는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이 성이 독로국(瀆盧國)의 왕성으로 축조된 것으로 고증할 만한 문헌은 없다.

 한국전쟁 중에는 이 성을 헐어 거제포로수용소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보존하게 되었다.

 현재는 사등면 성내마을을 기역자 대칭()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상당 부분 정비가 진행되었다. 성내마을이 그 사등성벽 내부에 있고, 기성초등학교가 서문과 남문의 중간 외벽에 인접해 있다.

 

거제 사등성 안내도

 

사등성벽

 

사등성벽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나무 옆에 앉으려고 보니 화가 양달석 기념 표석이 보인다. 읽어 보니 이곳 성내마을이 양달석의 출생지로 기념하기 위해 표석을 세웠다고 기록되어 있다. 미술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양달석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표석을 만나니 뜻밖으로 기뻤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지나가던 마을 주민이 조금 더 가면 마을회관 2층에 작은 미술관이 있다고 알려준다.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양달석이 아주 자랑스러운 존재인 곳 같았다.

 

화가 양달석 기념 표석

 

 양달석(梁達錫, 1908 ~ 1984)은 호는 여산(黎山)으로 거제도에서 한의사 집안에 태어났으나 어려서 양친을 여의고 인척집에서 농사일을 거들며 불우한 소년기를 보냈다.

 16세 때에 통영(統營)의 사립청년학원을 거쳐 진주농업학교에 진학하여 그림에 뜻을 두게 되었다. 1932년 조선미술전람회(鮮展)에 수채화가 입선한 뒤 동경(東京)에 건너가 데이고쿠미술학교(帝國美術學校)에서 수학하며 어렵게 화가의 길을 개척하였다.

 그 뒤 광복 이후 부산에 거주하면서 향토적인 그림을 많이 남겼다. 그의 그림에는 소년과 소녀, 아낙네와 풀밭, 소 등 시골의 자연환경과 농촌생활의 서정이 동화처럼 등장하며 표현기법이 매우 동심적이어서 동심의 화가’ ‘소와 목동의 화가로 불렸다.

 

 마을회관으로 발길을 돌려 내려가니 양달석의 그림으로 벽을 장식하여 꾸며 놓은 곳을 지난다.

 

양달석 그림 산책길

 

 조금 더 가니 양달석미술관이 보인다. 아주 조그마한 미술관이다. 마을회관 2층에 마련된 미술관은 2021년 06월 26일에 개관한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양달석과 그 외 여러 화백(이석우, 송혜쑤, 정종여, 홍영표)의 그림을 포함하여 총 11점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아주 작은 미술관이다. 하지만 이 조그마한 마을에 이런 미술관이 있고, 자기 마을 태생인 화가를 기리는 기념사업회를 만들어 기린다는 점이 매우 감격스럽다.

 

 

양달석미술관 전경

 

양달석 미술관 전시 작품

 

 이 미술관에서 잠시 그림을 보고 나오려니 미술관에 근무하는 젊은 아가씨가 나와 인사를 한다. 아마 하루에 한 사람도 오지 않는 곳을 지나가는 나그네가 관람을 하니 좀은 이상스럽게 생각되었나 보았다.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고 나오려니 고맙게도 기념으로 양달석미술관 개관 기념 팜플렛을 준다. 그러면서 자기도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뜻밖의 좋은 곳을 구경하여 뿌듯한 마음 가득하다. 이런 것이 내 발로 걸으면서 만나는 즐거움이다.

 

 미술관을 나와서 해안을 따라 걸으면 사곡해변과 해수욕장이 나온다. 지금은 철이 여름이 아니라 봄이어서 해수욕장은 텅 비어 있고 해변의 갯벌만 넓게 펼쳐져 있다.

 

 

사곡해수욕장

 

 사곡해수욕장을 지나면 해안을 벗어나 위로 올라간다. 올라가면 큰 대로가 나온다. 16 코스 안내판에는 위험 구간이라고 하면서 두루누비 길 안내에서는 사곡해수욕장부터 고현버스터미널까지는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하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은 기우에 불과하다. 대로를 따라 걷는 길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옆에 인도가 잘 되어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어디에서나 조심은 해야 한다.

 

언덕 위에서 보는 사곡해수욕장

 

대로변

 

 대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고현 시내로 들어간다. 길은 아주 편한 길이다. 큰 도로 옆을 따라 나 있는 인도를 따라 걷는 길이다. 아무런 꾸밈도 없는 그냥 나 있는 길을 걸으면 고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고현 시내 길 주변

 

16 코스 종착점

 

 16 코스 종착점 바로 옆이 고현버스터미널이다. 여기에서 예전에 교사 생활을 할 때의 제자와 만나기로 하였기에 고현버스터미널 안에 있는 카페에 앉아 피로를 풀면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기다리니 제자가 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제자라 너무 반가워 둘이서 고현 횟집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이런 점이 침으로 즐거운 일이다. 

남파랑길 15 코스(통영충무도서관 - 신거제대교 - 사등면사무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5 코스는 통영충무도서관 앞에서 출발하여 신거제대교를 지나면 거제구간인 거제시로 들어간다. 신거제대교를 건너서는 거제도의 해안을 따라 가면서 남해의 경치를 즐기면서 사등면 사무소에 도착하는 16.9km의 거리다.

 

15 코스 지도

 

 15 코스를 시작하는 지점에 안내판이 없어 찾아보았으나 보이지 않는다. 통영충무도서관 앞에 있다고 하지만 길에서 도서관으로 가기에는 너무 필요 없는 길을 가야 한다. 이런 점이 남파랑길이 아직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은 것 같았다. 당연히 앞 코스가 끝나고 새 코스가 시작되는 길위에 안내판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 지점의 안내판 사진이 없다. 하지만 길을 가는 도중에는 안내판이 여러 곳 보였다.

 충무도서관 앞을 지나면 용남면 장문리로 들어간다. 용남면(龍南面)은 통영시의 북동쪽에 위치한 면으로, 면 전체가 북동쪽으로 돌출하여 나머지 3면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 동쪽으로는 견내량 건너 거제시 사등면을 마주 보고 있다.

 

통영 앞 바다

 

기호마을 표지석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기호마을 표시가 나타나고 조금 더 걸으면 통영 톨게이트가 보이는 곳에서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삼봉산으로 가기 위해서 산 쪽으로 가야 한다. 이름도 다정한 짝꿍숲어린이집을 지나 임도로 올라가서 산으로 가야 한다.

 

짝꿍숲어린이집 옆 산으로 가는 길

 

 임도를 따라 좀 가다가 아무리 보아도 이정표나 리본이 보이지 않아 코리아둘레길 GPS를 보니 산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그래서 둘레길 따라가기에 맞추어 길을 찾으니 아래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팻말이 여러 곳에 보인다. 길이 폐쇄된 것이었다. 그래도 GPS를 따라 가려고 길도 없는 산위로 가니 GPS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는 아무런 오솔길도 보이지 않고 그냥 산이다. 그리고 중간에 등산로가 폐쇄되었으니 우회하라는 팻말만 여러 곳이 보인다. 좀 헤매다가 어쩔 수 없이 그냥 산을 내려와 임도를 따라 가기로 하고 지도를 찾아보니 해안으로 나가 제법 걸으면 음촌마을 가까이에서 마주친다고 가리킨다. 그래서 임도를 따라 마을로 내려와서 해안길을 따라 갔다. 남파랑길을 아직 많이 걷지는 않았는데 제법 어긋난 곳이 보이곤 하여 답답했다. 그래서 돌아와 '두루누비한국의길과문화'에 전화를 하여 이 사실을 알려 주고 빨리 수정을 하여야 한다고 했다. 길을 걷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등산로 폐쇄 팻말

 

멀리 보이는 통영 바다

 임도를 내려와서 마을에 가까이 가니 대안 1길이라는 표지가 보이고 조용한 마을이 나온다. 마을에서 해안으로 나가 해안을 따라 걸으면 음촌마을에 도달하여 남파랑길과 만난다.

 

길가에 피어 있는 벚꽃

 

벚꽃과 아래에 있는 굴 껍데기 

 

 음촌마을 표지가 있는 곳에서 15 코스의 길을 다시 만났다. 그런데 이 곳은 남파랑길 28 코스와 중첩이 되는 곳이었다. 28 코스는 거제도를 빙 돌아나오면 통영에서 만나는 곳이다. 조금만 조심하지 않으면 다른 길로 갈 수 있으니 길 표시를 잘 보고 걸어야 한다.

 

 

 이 음촌마을 표지를 지나 걸으니 이름도 아주 특이한 '논싯골길'이 나온다. 이 곳을 지나 해안을 따라 가면 멀리 거제대교가 보인다.

 

논싯골길 표지

 

 길을 따라 가다가 어느 집에 피어 있는 봄꽃을 보고 눈이 호강을 하였다. 봄꽃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는 풍경이었다. 조그마한 집안에 산수유, 벚꽃, 복사꽃, 배꽃이 함께 어울려 피어 있는 것이다. 하나씩 피어 있는 것도 아름다운데 함께 붙어서 피어 있는 풍경을 보니 너무 멋있게 보였다.

 

봄꽃들이 어울려 피어 있는 모습

 

멀리 보이는 거제대교

 

 멀리 있는 거제대교를 보면서 신거제대교를 건너기 위해 길을 돌아 올라갔다.  신거제대교(新巨濟大橋)는 통영시 용남면 장평리와 거제시 사등면 덕호리를 잇는 국도 제14호선의 교량이다. 다리 아래에 있는 견내량은 물살이 세고 거칠며, 1592년 이순신 장군이 견내량으로 일본 수군을 유인, 통과시켜 한산도 앞바다 넓은 곳에서 학익진을 펼쳐 전투를 승리로 이끈 역사적인 곳이다. 신거제대교로 이름 붙은 것은 이전에 이곳에 거제대교가 있었는데 노후로 인해 거제대교를 철거하고 새롭게 만들어진 다리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4차선으로 길이 940m, 20m, 높이 20m로 거제대교의 옆 쪽에 견내량의 협소한 목에 다리를 놓아서 육지와 섬을 연결시킨 다리이다.

조선업의 발달로 거제시가 비약적으로 인구증가를 불러, 교통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거제대교만으로는 교통량을 소화하지 못해, 지난 1999년에 신거제대교를 완공하여 개통했다.

 

신거제대교

 

남파랑길 15 코스 안내판

 

신거제대교 위에서 보는 견내량

 

 신거제대교를 건너면 거제시 사등면이다. 지금부터 거제도를 한 바퀴 도는 여정의 시작이다. 아주 오래 전에 거제도에서 교사생할을 한 추억이 있기에 대부분의 지명은 아는 곳이다. 물론 다 가서 본 곳은 아니지만......

 

멀리서 보는 신거제대교

 

거제도 앞 바다의 풍경

 

후포항

 

 여기서부터 해안으로는 갈 수가 없기 때문에 조그마한 산을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 산길이 오지탐험과 같은 코스다. 거리는 멀지 않는데 길이 없는 곳을 지나야 한다. 길이 없으니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잘 알 수가 없다. 리본도 잘 보이지 않고 해서 GPS에 의지하여 길 같지도 않은 숲을 헤치고 나가면 겨우 길을 마날 수 있다. 코스의 정비가 매우 필요한 곳이다. 무엇보다도 걷는 사람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데 조금 미흡하게 느껴진다.

 

산길목에 있는 교회

 

 

 산을 넘어 오면 저 멀리 산에 봄의 벚꽃과 여러 꽃이 핀 아름다운 광경을 본다. 봄꽃과 해안의 풍경을 즐기면서 길을 가면 해안의 바다위로 보도를 만들어 놓았다. 바다 위를 걷는 정취를 느끼게 하는 곳이다. 이 해안보도를 걸어가면 15 코스는 끝이 난다,

 

사등해안보도

 

 

 해안보도를 다 걸으면 쉼터가 있다  쉼터에 앉아 간단하게 가져간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내가 걷는 곳이 마을이 없는 곳이 많이 있고, 그리고 잘 알지 못하는 고장이기에 항상 점심을 준비하여 다닌다. 그러다가 음식점이 보이면 그 곳에서 밥을 사 먹고 없으며 가져간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 오래 동안 걸으면서 내 나름대로의 터득한 방식이다.

 

잠시 쉬고 16 코스의 길 걷기를 시작한다.

 

남파랑길 14 코스(통영황리사거리 - 통영충무도서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4 코스는 통영황리사거리를 출발하여 통영충무도서관까지의 13.8km의 비교적 짧은 거리다.

 

남파랑길 14 코스 지도

 

 13 코스가 황리사거리에서 끝이 나서 그 주변에서 14 콧의 안내도를 찾으니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길을 따라 내려와서 버스정류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걸기를 시작하려고 일어나 보니 정류소 옆에 14 코스 안내도가 있다.

 

남파랑길 14 코스 안내판

 

 안내판을 지나 아스팔트 주변 길을 제법 걸어간다. 아마도 공장이 많이 들어선 까닭으로 대로변을 겯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길가에는 봄을 밝히는 벚꽃이 활짝 피어서 무료함을 달래게 한다.

 

길가의 벚꽃

 

 적덕삼거리를 표시하는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 공얄등산 임도가 나온다. 제법 가파른 길이다. 이 길을 올라가는 도중에 마을 주민인 듯 한 사람이 말을 걸어온다. 어디를 가는지 물어서 통영으로 간다고 하니 날도 저물어 가는데 그 먼 길을 가는지 하고 관심을 표시한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시골 사람들의 인정을 엿보는 것 같아 기쁘다.

 

 공얄등산은 높이는 244M정도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임도는 제법 꼬불꼬불하게 굽이가 있다. 길가에는 봄을 나타내는 꽃들이 피어 걷는 피로도 씻어준다. 제법 긴 임도를 걸어 넘어가면 다시 해안이 나온다

 

공얄등산 임도

 

어느 집에 핀 곷

 

 해안으로 내려와서 해안을 걸으면 창포마을과 손덕마을이 나타난다. 그 마을들을 지나면 통영이 우리나라 굴 양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광경이 나타난다. 곳곳에 굴 양식을 위한 굴 껍데기가 산처럼 쌓여 있다. 굴양식에서 종패를 붙이기 위해서 필요한 굴 껍데기이다.

 

굴 껍데기

 

 이곳을 지나 통영으로 가는 물이 나가 갯벌이 넓게 펼쳐진다. 물이 나간 해안의 갯벌에서는 마을 부녀자들이 어패류를 채취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보인다. 길가로 나오는 아낙네들의 망태 안에 어패류가 가득 차 있다. 긴 시간 동안  작업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한 가득 채취를 하는 것을 보니 갯벌의 자원이 아주 풍부한 것 같았다.

작업을 마치고 올라온 아낙의 망태를 내가 사진을 찍으니 아낙네가 웃는다. 자신들의 삶의 일부이지만 도시인들에게는 흔히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일이 걷기여행에서 오는 즐거움이다. 내가 사는 세상을 벗어나 다른 세상살이를 보는 즐거움이다.

 

갯벌에서 작업하는 사람들

 

작업의 수확물

 

 계속 해안을 따라 걸으니 곳곳에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것도 자기 구역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조금 더 가니 조그마한 하천과 마주치는 지역이 나온다.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지역은 원래 어패류가 잘 자라는 곳으로 알고 있는데 이곳에서도 역시 어패류를 채취하는 모습을 본다.

 

 

 광도천(光道川)은 통영시 광도면 우동리의 천개산 남쪽에서 발원하여 우동저수지를 지나 남동방향으로 흘러 노산리에서 원문포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으로 광도천 지명은 하천이 흐르는 광도면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하천 재료는 주로 자갈로 되어 있으며, 해안 합류지점 인근에는 35번 통영대전고속도로가 하천을 가로지르며 지난다.

 

도로 주변 곳곳에 쌓여 있는 굴 껍데기

 

 이곳을 통과하여 이제 통영 시내로 접어들면 해안길을 잘 꾸며 놓은 도로가 나타난다. 죽림해안로이다. 바다를 끼고 걸으면서 해안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고요한 바다를 활용하기 위해서 곳곳에 요트계류장도 마련되어 손님을 모으고 있다. 한가한 시간이면 요트를 타고 바다를 돌아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지만 나의 주 목적은 걷기이기에 다음을 기약한다.

 통영시는 천연가스생산기지 주변지역 지원사업으로 시민 및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내죽도수변공원, 만남의광장, 죽림 해안변에 트릭아트를 그려 놓았다. 죽림 해안로에 선보이는 트릭아트는 통영시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로 케이블카, 거북선 등 요트, 돌고래, 산토리니섬, 낚시꾼 6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니 길을 걸으면서 바닥을 유심히 보기를 바란다.

 

죽림해안로 중간에 있는 통영버스터미널

 

죽림해안로의 풍경

 

통영충무도서관

 

 이곳에서 14 코스가 끝난다. 통영의 길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거제 구간을 돌고 다시 통영 구간으로 나오는 여정이다.

 

 다음 코스는 거제로 향하는 길이다. 통영보다는 거제가 대부분인 길인데 다음 코스의 안내도가 보이지 않았다. 작년에 걸은 해파랑길은 이런 안내도는 확실했는데 남파랑길은 조금 아쉽다.

 

남파랑길 13 코스(배둔시외버스터미널 - 거류면사무소 - 통영황리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3 코스는 배둔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3.1운동 창의탑 ~ 해상보도교 ~ 마동호 ~ 거류면사무소 ~ 통영시 광도면 황리사거리 순으로 이어진다. 마동호를 지나서 당동만의 여러 작지만 아기자기한 마을을 걸어가면서 고성과 통영의 아름다운 해안을 즐기고, 면화산 둘레길을 돌아 황리사거리에 도착하는 20.9km의 제법 긴 길이다.

 

13 코스 지도

 

 오늘 예정한 코스가 13 코스와 14 코스이기에 아침 일찍부터 여정을 시작했다.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배둔에 도착하니 8시 30분 무렵이 되었다. 간단하게 시외버스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걷기를 시작한다. 배둔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는 제법 볼만한 거리가 있어 소개한다.

 

버스터미널 안에 있는 관광안내도

 

3.1운동 창의탑

 

남파랑길 안내도와 마을 소개

 

공룡의 도시임을 알리는 입구

 

 여기서 남파랑길 13 코스 걷기를 시작하려고 주변을 보니 아마도 나와 같이 남파랑길을 걷는 것 같은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배낭을 메고 걷기를 시작한다. 이번 남파랑길 걷기를 하면서 이 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작년에 해파랑길에서는 사람들이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남해안 길에서는 제법 만나니 걷기도 대중화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봄이 오는 들의 모습

 

 이제 4월이 되니 남쪽에는 안연하게 봄의 모습이 보인다. 들에는 푸르른 빛이 짙어지고, 온갖 꽃들이 피어 마음을 다사롭게 한다. 봄의 전령인 매회부터 벚꽃, 개나리, 진달래, 복사꽃, 산수유, 목련 그리고 동백을 비롯하여 따뜻한 양지에 있는 배나무도 하얀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본다. 물론 봄이 오는 길가에는 조그마한 야생화들도 꽃을 피우고 있다. 걷기를 하면서 보는 즐거움이다.

 

 남해안은 해안이 꾸불꾸불하게 굽어져 바다라기보다 호수와 같이 만이 발달해 있다. 지금도 저번 코스에서 걸은 당황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당황만을 따라 걸으니 거북선 모형을 보이는 다리가 나타난다. 당황만둘레길 해상보도교로 길이 150m, 3m의 바다와 바다 사이를 잇는 다리로, 다리 건너기 전 길목은 당항만 둘레길과 연결되고 건너편은 청룡사 방면 육지를 잇는다.

 이 다리의 특징으로는 보도교 한가운데에 설치된 거북선 조형물이 그것이다.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돼 있어 밤이 되면 물 위에 거북선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보지를 못했다. 거북선 모형을 다리 중앙에 만들어놓은 건 고성군 회화면 당항포가 임진왜란 해전지 가운데 하나여서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은 왜선 57척을 격파하고 승전보를 올렸다.

 

당황만둘레길 해상도보교

 

당황만둘레길 해상도보교에서 보는 당황만

 

거북선 모형

 

당황만의 풍경

 

 당황만을 돌아가면 마동호습지가 나타난다. 바다를 가로 막아 방조제를 만들어 인공적인 내륙 호수를 만들었는데 이 호수가 마동호이다. 그리고 이 마동호가 국가보존습지로 지정되었다.

 

 고성 서부의 대곡산과 천왕산 자락에서 발원해 북동쪽으로 흐르는 고성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인 마암면 삼락리 두호리와 거류면 거산리 등에 걸쳐 만들어진 마동호는 1962년 준공된 고성천 하구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제방을 쌓아 만든 400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습지다.

 마동호는 황새와 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3종을 비롯해 총 739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자생하는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썰물 때 바닥이 드러나는 마동호 상류 지역 간사지 일대는 갈대밭이 넓은 면적에 걸쳐 형성돼 있어 습지로서 생태적 가치가 아주 높은 곳으로 매년 한반도를 찾는 다양한 철새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소중한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마동호는 생물다양성·생태적 가치가 높아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전국 29번째이자 경상남도내 7번째로 20222월에 지정됐다.

마동호 방조제

 

 

 마동호를 지나 농촌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을 돌아 나가면서 앞산에 보이는 벚꽃이 핀 경치가 아름답다. 농촌 마을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퇴락한 집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 집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슬레이트 지붕을 쓰는 옛날 집부터 봄을 맞아 농사를 준비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는 시골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을 내곡리와 외곡리 마을 길목에서 만났다.

 

농촌마을과 앞산 풍경

 

퇴락한 집

 

동림마을 표지

 

신당마을 표지

 

 

 신당마을에서 다시 해안으로 나가면 당동만이 나온다. 이 당동만을 빙 돌아나가면서 보는 남해의 풍경에는 갯벌가 양식장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해안을 따라서 가다가 다시 면화산위로 올라가서 면화산 둘레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조선소(성동조선)이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어 길을 막아 놓았으므로 산위를 걸어가면서 남해를 조망한다.

 면화산과 가까워지는 인근 도로부턴 경사가 있다. 13코스 여정 가운데 가장 힘든 구간이다. 어렵게 언덕을 넘어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면화산 밑 비포장도로에 와 있다. 면화산을 경계로 한쪽은 고성, 다른 한쪽은 통영으로 행정구역이 나뉜다.

 

당동만의 모습

 

면화산 둘레길에서 보는 풍경

 

성동조선의 모습

 

 면화산 둘레길을 돌아 나와 잠시 성동조선 구내의 길을 따라 걷다가 아스팔트 대로를 따라 걸으면 길 양쪽에 활짝 핀 벚꽃이 걷는 피로감을 감소시킨다.

 

길가의 벚꽃

 

 

 이 길을 따라 걸으니 황리사거리가 나온다. 여기까지가 13 코스이다.

 

 남해안의 잔잔한 호수와 같은 만을 끼고 있는 여러 마을은 조용하다. 사람들도 보이지 않고 고기잡이를 나가는 어선도 보이지 않는다. 남해의 갯벌과 양식장의 부표만이 나그네를 반겨 주었다. 

남파랑길 12 코스(암아교차로 - 당항포 - 배둔시외버스터미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2 코스부터는 고성과 통영 구간이 시작된다. 고성과 통영 구간에서는 아름다운 남해안을 즐기기도 하지만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 순신장군과 연관되는 여러 유적지가 펼쳐지고, 고성에는 세계 3대 공룡발자국 산지가 있고,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통영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고성, 통양 구간 지도

 

 남파랑길 12 코스는 암아교차로에서 시작하여 당항포를 거쳐 배둔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르러 18.2km의 길이다. 창포만과 당항만 물줄기가 감싸고 도는 남파랑길 12코스는 창원 진전면에서 시작해 창포만철새도래지를 둘러본 뒤 동진대교가 있는 해안도로를 한가로이 걸으며, 고성 회화면을 거쳐 당항포 관광지와 당항포 둘레길을 즐기는 구간이다. 이 길은 오밀조밀하게 펼쳐지는 남해안을 즐기며 걷는 코스다.

 

12 코스 지도

 

  이번 걷기 여정을 시작하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켜니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왜 이럴까? 하고 잠시 의문을 가지다가 배터리가 들어 있는 곳을 보니 베터리가 없다. 분명히 집에서 확인한 것 같은데 충전기에 배터리를 끼워 놓고 챙기지 못한 것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 깜박깜박하는 일이 허다하다. 좀더 세밀하게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현대 문명의 이기인 휴대폰이 있으니 아쉽지만 '꿩 대산 닭'이라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남파랑길 12 코스 안내판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

 

 

 해안을 따라 걸으니 제법 크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마을이 나타난다. 표지석을 보니 '창포마을'이라고 되어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 어느 곳을 가든지 풍경이 좋으면 어김없이 카페가 여러 곳 들어서 있다. 이곳도 다름이 아니다. 창포방파제를 지난 뒤 창포마을에 다다르면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 '동진대교가 있는 해안대로'가 있는 계속 이어진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창포리에 속하는 자연 마을인 창포(昌浦)마을은 1789(정조 13) 호구 총수에 창포리(倉浦里)라는 표기로 등장하며 진해현 시절 창()이 있었기 때문에 형성된 지명이다. 창포리(昌浦里)라는 표기로는 신구대조조선전도부군면리동 명칭 일람에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창포(昌浦)’창포(倉浦)’의 또 다른 표기일 것이다.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의존하며 생활하고 있는 창포 마을은 아름다운 해안 경관으로 인해 해변을 따라 횟집들이 들어서 주민들의 소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창포만은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왔으나 창포만 개발로 인한 각종 오폐수로 인하여 바닷물과 갯벌이 기능을 잃어 가고 있다.

 

창포마을 표지

 

멀리 보이는 동진대교

 

창포만의 풍경

 

 바다를 끼고 도는 해안길을 걸어가면서 바다가 참으로 잔잔하다는 생각을 한다. 작년에 동해안 해파랑길을 걸을 대는 끊임없이 치는 파도로 사나운 바다를 만끽했는데 올해의 남해 바다는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이 고요한 느낌을 주고 넓게 펼쳐지는 갯벌에는 많은 물새들도 보인다.

 

버스 정류장

 

잔잔한 바다

 

길가의 개나리

 

남파랑길 중간 표지판

 

 남파랑길 12코스는 시락마을 방면 내리막길을 따라 쭉 이어진다. 이 길을 따라 소포, 시락, 정곡마을을 차례로 만난다. 정곡마을입구에서 집에서 만들어 간 토스트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길을 따라 걸으니 고성군 표지가 나온다. 이제 창원을 벗어난 것이다.

 오르막을 지나 어신리 어선마을로 들어선다. 이 마을은 지형이 배 모양으로 생겨 고기잡이배를 뜻하는 '어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과정에서 '말씀 어, 착할 선' 자로 변경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공룡발자국 화석을 볼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당항포국민관광지가 나온다.  

당항포관광지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592년과 1594년 두 차례에 걸쳐 왜선 57척 전멸시킨 전승지로서 당항포해전관을 비롯한 자연사박물관, 자연예술원, 가족휴양시설 등을 골고루 갖춘 관광지이다.

 당항포대첩지를 후손들에게 길이 물러 주고자 1981년 군민들이 뜻을 모아 전승지를 조성하고, 1984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198711월에 개장하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사 엑스포인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의 주행사장인 이곳 당항포관광지는 공룡에 관한 볼거리도 풍부하며, 해양레저스포츠 체험을 할 수 있는 가족형 다목적 관광지이다.

 

당항포국민관광지입구

 

 당항포국민관광지 철망을 쭉 따라 걸어서 지나면 아름다운 바다길이 나온다. 바다 위에 나무 테크를 설치하여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곳으로 만조가 될 때는 물위를 걷는 곳이다.

 

당항포둘레길에서 보는 풍경

 

 당항포 둘레길은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곳으로 도로 옆 바다 위에 세워진 곳이다. 둘레길을 따라 당항항 방면으로 걸어가면 횟집이 즐비한 당항마을에 이른다.

 

 둘레길을 지나서부터는 해안을 벗어나 밭길을 걸어서 회전교차로를 지나면 12 코스의 종착지인 배둔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아주 조그마한 정류장이다. 봄이지만 긴 길을 걸어 왔기에 땀도 나고 목이 말라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고 커피도 한잔 뽑아 먹었다.

 

배둔버스터미널 앞 풍경

 

 오늘의 걷기는 여기에서 끝을 내고 집으로 돌아간다. 나의 걷기는 쉬지 않고 이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걷고 집으로 귀환하였다가 다시 일정을 전해서 다음 코스를 걷는 것이다. 걷기 이외에도 해야 할 다른 일도 있기에 걷기에만 시간을 소비할 수는 없다. 

남파랑길 11 코스(구서분교앞사거리 - 암아교차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1 코스는 구서분교앞사거리를 출발하여 진동을 거쳐 암아사거리까지 가는 16.0km의 길로 남해의 잔잔한 바다를 즐기며 걷는 길이다.

 

 

 하루에 10 코스와 11 코스를 다 걸으려고 했으나 무리하지 않고 11 코스는 진동까지만 갈기로 생각하고 10 코스를 지나 11 코스로 접이 들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남해안 바다

 

 요즈음은 봄이 되면 황사가 아니라 미세 먼지로 잔뜩 끼어서 날이 맑지 않고 뿌옇게 사위를 덮고 있어 걷기에도 힘들지만 경치를 즐기기에도 좋지 않다. 또 사진을 찍어도 선명하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걸으면서 사진을 찍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나에게는 너무 가혹한 날씨다.

 

 길을 걸어가면서 보니 1002번 지방도라는 표지가 자주 나온다. 1002번 지방도는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읍내리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심리를 잇는 경상남도의 지방도로 일부 구간은 국도와 중첩되고 있다. 창원측 구간에서는 바다를 끼고 형성되어 있는 구간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고성 구간에서는 고성공룡세계엑스포장을 경유한다.

 

1002번 지방도 표지

 

 

 길을 가다가 길 오른편에 보면 바다를 바라보는 작은 언덕위에 무덤이 보인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제말장군 묘(諸沫將軍墓)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다구리의 옥녀봉(玉女峰) 작은 언덕에서 다구 바다를 바라보는 양지에 자리 잡은 제말장군은 1567(명종 22)에 경상남도 고성 지역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 중기의 의병장으로(?1593) 선조 25(1592)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웅천·김해·문경 등에서 대승을 거둬 선조 26(1593) 성주 목사가 되었다. 그러나 성주 전투에서 왜적을 토벌하다 그 해에 전사하였다.

이에 나라에서는 제말 및 그와 함께 의병 활동을 한 조카 제홍록(諸弘綠)에게 쌍충 사적비(雙忠事蹟碑)’를 내렸다. 현재 비와 비각은 진주성에 세워져 있고, 칠원 제씨 문중에서 다구리 제말 장군묘 아래에 경충제(景忠齊)를 세워 향사하고 있다.

 

제말장군 묘

 

제말장군 묘에서 보는 다구 앞 바다

 

흙돌담

 

노거수

 

다구항

 

 다구항을 돌아 산길로 접어드니 나와 비슷하게 걷고 있는 나정도 나이가 되어 보이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였다. 자기는 이 지방 사람인데 걷는 것을 좋아하여 웬만한 거리는 그냥 걷는다고 하며, 나에게 제말장군 묘에 가는 것을 보았다고 하며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니 제말장군에 대해 지방에 전해오는 이야기는 또 약간 다르게 들렸다. 그가 말하기를 제말장군이 돌아가시고 무덤을 몰랐으나 200여년이 지난 숙종 무렵에 대구감사의 꿈에 나타나 무덤을 찾았다고 한다. 물론 전혀 증명은 안되지만 지역민들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 이야기도 전하구나 하였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개나리와 진달래

 

 산길을 돌아 나오면 아주 조그마한 해수욕장이지만 정감이 있는 광암해수욕장을 만난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요장리에 있는 창원시 유일의 해수욕장인 광암해수욕장(光巖海水浴場)은 마산합포구에서 통영시 방향에 있다. 1970년대에 마산만에 있던 가포해수욕장이 환경오염으로 폐쇄되자 창원군에서 굴껍질과 자갈밭으로 이루어진 갯벌이었던 이곳에 모래를 쌓아 만든 인공 해수욕장이다.

 수심이 얕고 바닷물이 깨끗하며 항상 따뜻한 수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물결이 잔잔하고 갯벌이 발달하여 가족피서지로 적합하다.

 광암해수욕장은 진동만의 수질악화로 2002년 폐쇄되었으나 2018년 재개장 하였다.

 

광암해수욕장 풍경

 

광암항

 

광암해변

 

아파트 담 가에 피어 있는 자목련

 

 조금 가니 진동전통시장이 나온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걷고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음에 여기서부터 이어서 걷기로 하고  부산 집으로 가려고 하니 교통편이 조금 불편하다. 창원 시내버스를 타고 마신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갈아 타는 방법이 있으나,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피하려고 진동에서 바로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니 시외버스를 타는 곳이 좀 찾기 어렵다. 정류장을 물어 찾아가니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시외버스를 타게 하였다. 좀은 의아하였으나 이 동네 사람들의 편의로 이렇게 만들었구나 하고 기다리다가 버스가 와서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진동전통시장

 

 이틀 뒤 다시 길을 걷기 위해 진동으로 와서 이어서 걷기를 시작했다. 진동사거리를 지나 조금 가니 진동의 팔의사 창의탑이 나온다.

 

 

 8의사 창의탑(八義士彰義塔)은 팔각형 모양의 탑으로 3·1운동 당시 삼진의거(三鎭義擧)에서 순국한 8 의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6310월 삼진면민들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사동리 237번지 고현 마을 입구에 8의사 창의탑을 세웠다.

 삼진의거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鎭田面), 진북면(鎭北面), 진동면(鎭東面) 3개면이 연합하여 일으킨 만세운동으로, 현재 탑이 있는 자리는 8의사가 일본헌병의 총에 맞아 숨진 곳이다. 목숨을 잃은 8명은 김수동, 변갑섭, 변상복, 김영환, 고앙주, 이기봉, 김호현, 홍두익이다. 8의사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었다.

 200412월에 국가보훈처에서 현충시설로 지정하였다.

 

 

 

 창의탑을 지나 바닷가로 가면 고현마을이 나온다. 어촌체험마을인 고현마을 주변은 방조제를 만들어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이 방조제 길을 걸어 나가면  11 코스가 마무리된다.

 

죽전방조제

 

고현마을 둘레길 안내도

 

남해의 조용한 바다

 

  11 코스는 암아사거리에서 끜난다. 여기까지가 창원구간이다. 창원구간은 너무 단조롭다. 별다르게 아름다운 경치를 즐긴다든지, 역사적인 유적이 있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도심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새로 만들어진 공업도시가 주된 목적인 구간이라 생각하며 다음 구간에서부터의 아름다운 경치를 기대한다.

 

 다음부터는 고성과 통영구간이다. 

오늘은 일찍 출발하였기에 아직 11시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을 옮겼다.

 

남파랑길 10 코스(마산항입구 - 덕동항 - 구서분교앞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0 코스는 마산항입구에서 시내길을 걸어 청량산 둘레 등산로를 한 바퀴 돌아서 조그마한 항구인 덕동항을 지나 구서분교앞사거리에 도착하는 15.6km의 아주 단조로운 길이다.

 

10 코스 지도

 

큰 길가의 10 코스 안내도

 

 큰 길가에서 안내도를 만나 이 길을 시작하면 아파트 옆으로 펼쳐져 있는 소공원의 산책로를 걸어간다. 산책로에는 이 고장 출신인 여러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노산 이은상의 '고향 생각'이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노산 이은상의 '고향생각'

 

 특별하게 볼 곳도 없는 마산만을 끼고 있는 도심의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으면 옛날의 마산세관이었다는 표지석이 나오고 계속 아스팔트 옆길을 걷는다.

 

마산세관 옛터 표석

 

 

 계속 길을 따라 가면 마산고운초등학교가 나오고 그 앞 건너편 길에서 청량상등산로입구로 올라가는 산길을 만나 제법 걸어가면 청량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산길을 걸어 올라가니 봄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진달래가 곳곳에서 피어 무료함을 달래 준다.

 

청량산등산로 입구 이정표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진달래

 

봄빛이 완연한 산길

 

 산길을 좀 올라가니 청량산등산로가 나타난다. 청량산을 빙 도는 둘레길은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걷기에는 편하지만 흙길만은 못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과 가포동 사이에 있는 해발 321m인 청량산(淸凉山)은 갈마봉과 산맥이 이어져 해변에 바로 접하고 있어 공기가 좋기로 유명하다. 바다에 접해 있어 청량산에서는 남쪽 해안 다도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야트막한 야산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으며 등산로 주변으로 쉼터, 친환경 목재 데크 설치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남파랑길은  등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걷기가 주된 목표이기에 둘레를 돌아 나가게 코스를 짜 놓았다.

 

청량산 안내도

 

청량산 둘레길에서 보는 여러 풍경

 

'가포날개.라는 이름이 좋아서 찍은 사진

 

길가에 피어 있는 동백

 

식당 건물

 

 아무런 특징이나 볼거리도 없는 길을 계속 걸으니 아주 큰 규모의 창원시립테니스장이 나온다. 이 도시에 이렇게 큰 테니스장이 있다니 조금은 의아해 하면서 계속 길을 가니 덕동항에 도착한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저 조그마한 항구이다.

 

덕동항 주변의 아름다운 개인 집(별장인 듯)

 

 

 덕동항을 벗어나 길을 따라 걸으면 구산초등학교구서분교가 나타난다. 조그마한 초등학교다.

이곳에서 10 코스가 끝난다.

 

구산초등학교구서분교장

 

 남파랑길 10 코스는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저 창원을 지나가는 길이다. 별다른 경치를 즐기거나 역사적인 흔적이 보이는 곳도 아니다. 창원은 공업도시로 계획적으로 개발한 도시이기에 해안가는 대부분이 공장이 들어서 있어 걸을 수가 없다. 작년에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울산 구간에서 경험한 것과 비슷하다. 하여튼 이 길을 지나야 창원을 통과하니 길을 걷는 사람은 걸을 수밖에 없는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