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7 코스(제덕사거리 - 수치마을 - 장천동상리마을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7 코스는 제덕사거리를 출발하여 진해 앞 바다를 구경하면서 해안 길을 걷다가 약간의 언덕 길을 올라가서 장천동상리마을입구에 도착하는 비교적 짧은 11.0km의 길이다.

 

제덕사거리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발걸음을 시작했다.

 

7 코스 지도

 

 

제법 길을 가니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나온다. 처음에는 노래비가 있다는 표시를 보고 예전에 소설로 일고 영화를 본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을 생각하였는데, 황석영의 '삼포'는 일종의 이상향을 말하는 것이란 것을 생각하고 삼포라는 지명이 가진 의미에 묘한 매력을 느끼고 이끌렸다.

 

 '삼포로 가는 길'은 1970년대 후반 고등학생이었던 이혜민이 진해구 웅천동의 산길을 걷다 몇 채 안 되는 집들이 드넓은 바다를 향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화책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삼포마을의 풍경을 마주하고, 가사를 구상하여 작사와 작곡을 하고, 강은철이 노래하여 대중가요가 되었다.

 2008년 경남 진해의 삼포 마을에는 전국적인 히트를 기록한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들어섰다.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노래비는 남녀가 마주보고 선 것 같은 형상을 띠는데, 여기서 <삼포로 가는 길> 노래가 흘러나와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아련한 어릴 적의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앞에는 노래의 가사를 새겼으며, 누구나 이 노래를 들을 수 있도록 음향 장치를 해 놓았다.

 

 참고로 '삼포로 가는 길' 가사를 실어 본다.

 

바람 부는 저 들길 끝에는/ 삼포로 가는 길 있겠지/ 굽이굽이 산길 걷다 보면/ 한 발 두 발 한숨만 나오네/ 아 뜬 구름 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 주렴/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저 산마루 쉬어 가는 길손아/ 내 사연 전해 듣겠소/ 정든 고향 떠난 지 오래고/ 내님은 소식도 몰라요/ 아 뜬구름 하나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 주렴/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삼포마을의 전경

 

 아기자기하고 조용한 삼포마을을 빙 돌아서 경치를 즐기며 길을 가면 창원해양공원이 보이고 계속해서 길을 따라 걸으며 조그마한 죽곡항을 만난다. 죽곡항은 2003327일 어촌정주어항으로 지정된 창원시 진해구 웅천동에 있는 조그마한 어항이다.

 

죽곡항 표지

 

 여기서부터는 K 조선소가 자리잡고 있어 조선소 옆의 길을 따라 제법 걸어야 한다. 아무런 경치나 볼 것도 없이 그냥 아스팔트 길가를 걸어 간다.

 

 

 조선소를 돌아 길을 가면 멀리 진해만이 보인다. 아름다운 진해만을 끼고 도는 길을 '진해바다 70리 길'이라 명하고 중간중간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진해의 옛 철길을 그대로 두고 그 옆을 걷게 한다. 제법 운치가 있는 길이다.

 

진해바다 70리 길 표지와 진해만

 

 진해바다 70리 길은 진해수협 ~ 속천항 ~ 행암항 ~ 합포승전비 ~ STX조선소 ~ 해양공원 ~ 삼포항 ~ 제덕항 ~ 흰돌메공원 ~ 영길만 ~ 안골포 굴강까지 29.2km의 길이 7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어 누구든지 자기가 편하게 생각하는 곳에서부터 걷으면 된다. 길을 걷는 도중에는 합포승전비, 삼포노래비, 웅포해전비, 흰돌메공원, 황포돛대노래비, 무궁화공원, 안골포굴강 등을 만날 수 있으니 주변을 구경하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진해바다 70리길은 도심인 듯, 바다인 듯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다.

 

행암항 표지

 

 이곳을 지나니 진해항 표시가 나온다.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진해항은 일찍이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동양함대의 근거지를 일본군이 점령한 이래 군항으로 발달하여 왔다. 마산항과 부산항의 중간에 위치하여 상항(商港)으로서보다는 군항 및 어항으로서의 기능이 더 중요하여 우리에게는 해군사령부로 더 잘 인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진해항은 지금 구항과 신항으로 나뉘는데, 구항은 어항으로, 신항은 제4비료공장을 배경으로 한 공업항으로 이용되고 있다. 진해항은 외해(外海)와 차단된 항만으로 항내는 광활하고 풍파가 없어 천혜의 양항(良港)을 이룬다.

 

 

진해항을 벗어나 진해드림로드 표지를 따라 산쪽으로 걸음을 옮겨서 제법 올라가면 큰 도로가 나온다. 진해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이 장천동 상리마을 입구이다. 

 

 

 장천동 상리마을 입구에서 7 코스는 끝났다. 여기에서 부산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보니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진해시외버스정류소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이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용원으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방법이다. 오래 길을 걸은 경험으로 이제 길 찾기에는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다. 그래서 용원으로 가서 부산가는 시외버스를 타는 것이 가장 빠르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어 시내 버스를 타고 용원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