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40 코스(물건마을버스정류장 - 나비생태공원 - 천하몽돌해변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40 코스는 물건마을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여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마을을 통과하면 화천이 나온다. 화천을 따라 계속 걸으면 남해양떼목장인 양마르트와 바람흔적미술관이 나오고 나비생태공원을 지나서 남해편백나무휴양림을 돌아 나오면 이름도 이상한 천하몽돌해변에서 끝나는 17.0km의 길이다.
40코스 지도
아침에 부산에서 출발하여 남해로 가서 버스터미널에서 제법 기다린 후에 물건마을로 가는 버스에 탑승하여 물건마을정류장에 내리니 12시 무렵이 되었다. 항상 길을 걷기 전에 머리속에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하고 예상된 여정을 시작하므로 예상된 시간에 걷기 시작한다. 여기서 남해의 시외버스운행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아는 시외버스운행과는 달리 남해행 버스는 남해에 들어가면 시외버스가 아니라 군내 버스 역할을 한다. 온갖 마을을 둘러서 가는 방법을 취하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교통편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시골마을에는 참으로 유용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바래길과 남파랑길 40 코스 안내판
여기에서 언덕길을 올라가면 바로 독일마을로 들어선다.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와 동천리, 봉화리 일대 약 100,000㎡의 부지에 걸쳐 조성된 독일마을은 산과 바다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동천리 문화예술촌 안에 있다. 1960년대에 산업역군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독일거주 교포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제공해주고, 독일의 이국문화를 경험하는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남해군은 40여 동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택지를 독일교포들에게 분양하고, 여러 기반시설을 마련해주어 2001년부터 조성한 곳이다. 이 마을의 주택들은 독일교포들의 주거지로 또는 휴양지로 이용되며, 관광객을 위한 민박으로도 운영되고 소시지, 햄 등 독일 요리를 만드는 식당이 많다.
독일마을 일대는 특색있는 가게와 카페가 곳곳에 늘어 서 있다. 독일식 수제맥주 브루어리 투어가 가능한 양조장이 있으며 독일식 튀김족발인 슈바인 학센과 독일식 돈가스인 슈니첼 등 다양한 독일식 음식을 독일맥주와 함께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상업적인 냄새가 많이 풍기는 듯한 것은 나만이 느끼는 감정일는지 모르겠다.
입구의 이정표
독일마을에서 보는 물건항과 물건방조어부림
독일마을의 다양한 풍경
멀리 보이는 금산
독일마을을 돌아나와 길을 따라 가는데 길가에 벌써 수국이 피었다. 아직은 만개하지는 않았으나 수국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반가운 꽃들이었다.
길가의 수국
독일마을을 내려와서 멀리 보이는 금산을 즐기며 걸으면 화천이 나온다. 제법 긴 하천 주변 길을 걸어야 하는 여정이다. 화천이란 이름 그대로 이 주변은 아름다운 풍경과 이야기가 많이 전해오고 남해군은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 걷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화천을 따라 걸으면 이 길을 화전별곡길이라 이름을 붙이고 여러 가지 다른 이름도 붙여 놓았다. 김구가 지은 6장의 경기체가(景幾體歌)인 화전별곡(花田別曲)은 김구가 남해현(南海縣)으로 유배 갔을 때, 그곳의 풍경과 감회를 읊은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마지막 장에서 개인적인 서정을 강조하다 보니 경기체가의 형식적 특징인 ‘위(偉)˜경(景) 긔엇더 하니잇고’라는 감탄 구절이 없는 변격을 보여준다. 내가 국문학과를 졸업하였기에 잘 아는 작품이지만 문학적인 해설을 생략하겠다.
이 화천 길은 넓은 주차장과 산책로, 캐릭터 조형물과 여러 쉼터와 ‘꽃내바위’나 ‘물개바위’ 등 마을 전설과 유래 등이 중간 곳곳에 담겨있다. 철 따라 핀 꽃이 물에 떨어져 흘러내렸다고 하여 ‘꽃내’라 불렀다는 ‘화천’, 헤엄치는 송사리가 보일 정도로 맑기로 유명한 계곡물을 따라 산책하는 길이 은은하니 좋다.
화전별곡길 표지
화천 변을 따라 걸으면 내산지라는 저수지가 나온다. 봄 가뭄이 심하다고 하는 뉴스를 보고 실감하지 못하였는데 길을 걸으면서 보는 저수지들이 많이 말라 땅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본다. 이 내산지를 돌아나가면 미술관이 하나 있다. 이 외딴 곳에 미술관이라니? 하며 의아하지만 제법 유명한 미술관이다. 바람흔적미술관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미술관이다.
이름이 너무나 아름다운 남해군 삼동면 내산리에 있는 바람흔적미술관은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 부근에 ‘바람흔적미술관’을 열었던 설치미술가 최영호가 남해군 삼동면 내산리 내산저수지 근처에 두 번째로 세운 동명(同名)의 사립미술관이다. 바람을 주제로 키다리 아저씨보다 더 큰 키의 바람개비를 세운 최영호의 작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무인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의 관리비용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의 휴게공간에 마련된 차를 마신 후 자발적으로 통에 넣는 돈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미술관은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언덕 쪽으로는 ‘입체공간’, 저수지 쪽으로는 ‘평면공간’이 있다. 평면공간 쪽 저수지 근처에는 바람흔적미술관의 대표적인 설치작품인 대형 바람개비들이 도열해 있는데 높다란 철제 기둥에 세워진 양철 바람개비에 각기 크기와 음이 다른 종을 달아 바람이 불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내산지의 모습
바람흔적미술관의 바람개비
전시 중인 작품들
바람흔적미술관 입구
바람흔적미술관에서 예상치 않았던 미술작품을 감상하였다. 내가 그림에 별 소질은 없지만 보는 것은 매우 좋아하기에 어느 곳을 가든지 미술관이 있으면 되도록이면 보고 지나간다. 저번에도 양달석미술관을 지나는 길에 감상했던 기억도 나기도 하였다. 바람흔적미술관을 지나 조금 가면 나비생태공원이 나온다. 나비생태공원은 나비의 생장 과정을 주요 테마로 만든 국내 최초의 공원인데 보물섬 남해군을 위에서 바라보았을 때 지형의 모양이 나비와 닮았다고 하여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 562-23번지에 ‘커다란 나비 모양’으로 지어진 공원이다.
이곳은 독일마을을 지나 ‘고향의 강’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아름다운 ‘화천’을 따라 걸어가면 내산저수지와 수채화처럼 어우러지는 ‘바람흔적미술관’과 거의 맞닿아 있다.
나비생태공원 입구
나비생태공원을 지나 계속 길을 가니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처음에는 이 휴양림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생각하여 휴양림 안에 들어가서 좀 구경을 하고 있으니 GPS가 경로를 벗어났다고 경고음을 계속 울리며 난리다. 그래서 휴양림 통과를 멈추고 GPS를 따라 가니 휴양림 주변을 한 바퀴 빙 도는 길로 코스가 정해져 있다. 곳곳에서 편백나무의 향기를 코로 즐기며 시언한 바람까지 맞이하며 산을 돌아 나왔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해발 681m의 금산 동쪽 자락에 있으며, 남해 바다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227ha의 광활한 대지에 편백나무가 울창한 삼림욕에 매우 좋은 휴양림이다.
휴양림에는 여러 가지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휴양림 바로 밑에 낚시가 가능한 내산저수지, 갈곡저수지가 있고, 그 밖에 여러 관광지가 주변에 있다.
휴양림을 돌아 나가는 정상에 있는 한려정
한려정에서 보는 풍경
남해편백휴양림을 빙 돌아 나와 다시 길을 가면 천하마을이 나오고 유명한 몽돌해변이 나타난다. 천하 몽돌해수욕장은 접안시설이 없어 배를 댈 수 없는 곳으로 청정 해수욕장 그 자체다. 규모가 작고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는 조용한 해변인데 시설이 알차고 바닷물이 매우 깨끗하다. 천하 몽돌해수욕장만의 특별한 점은, 밀물과 썰물의 조화로 1년 중 한 번 먼바다에서 모래가 밀려와 몽돌해변 한편을 덮으면서 몽돌백사장이 된다는 것이다. 보통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1개월 정도가 그 기간이라고 하며 그 때를 타서 아는 사람들은 이 해수욕장을 찾는다고 한다.
천하몽돌해변
천하몽돌해변 입구에서 남파랑길 40 코스는 끝이 난다. 이곳에 도착하니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원래 이번 여정을 시작하면서 생각하기를 상주해수욕장에서 숙박을 할 예정이었기에 여기서 잠시 쉬면서 사진을 찍고 다음 코스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鶴이 날아 갔던 곳들 > 발따라 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파랑길 42 코스(남해바래길 안내센터 - 두곡해변 - 가천다랭이마을) (0) | 2022.06.23 |
---|---|
남파랑길 41 코스(천하몽돌해변입구 - 두모마을 - 남해바래길 안내센터) (0) | 2022.06.21 |
남파랑길 39 코스(지족하나로마트 - 물건마을버스정류장) (0) | 2022.06.15 |
남파랑길 38 코스(적량버스정류소 - 추도 - 지족리하나로마트) (0) | 2022.06.14 |
남파랑길 37 코스(창선파출소 - 가인리 - 적량버스정류소) (0) | 2022.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