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40 코스(물건마을버스정류장 - 나비생태공원 - 천하몽돌해변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40 코스는 물건마을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여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마을을 통과하면 화천이 나온다. 화천을 따라 계속 걸으면 남해양떼목장인 양마르트와 바람흔적미술관이 나오고 나비생태공원을 지나서 남해편백나무휴양림을 돌아 나오면 이름도 이상한 천하몽돌해변에서 끝나는 17.0km의 길이다.

 

40코스 지도

 

 아침에 부산에서 출발하여 남해로 가서 버스터미널에서 제법 기다린 후에 물건마을로 가는 버스에 탑승하여 물건마을정류장에 내리니 12시 무렵이 되었다. 항상 길을 걷기 전에 머리속에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하고 예상된 여정을 시작하므로 예상된 시간에 걷기 시작한다. 여기서 남해의 시외버스운행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아는 시외버스운행과는 달리 남해행 버스는 남해에 들어가면 시외버스가 아니라 군내 버스 역할을 한다. 온갖 마을을 둘러서 가는 방법을 취하는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교통편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시골마을에는 참으로 유용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바래길과 남파랑길 40 코스 안내판

 여기에서 언덕길을 올라가면 바로 독일마을로 들어선다.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와 동천리, 봉화리 일대 약 100,000의 부지에 걸쳐 조성된 독일마을은 산과 바다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동천리 문화예술촌 안에 있다. 1960년대에 산업역군으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독일거주 교포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삶의 터전을 제공해주고, 독일의 이국문화를 경험하는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남해군은 40여 동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택지를 독일교포들에게 분양하고, 여러 기반시설을 마련해주어 2001년부터 조성한 곳이다. 이 마을의 주택들은 독일교포들의 주거지로 또는 휴양지로 이용되며, 관광객을 위한 민박으로도 운영되고 소시지, 햄 등 독일 요리를 만드는 식당이 많다.

독일마을 일대는 특색있는 가게와 카페가 곳곳에 늘어 서 있다. 독일식 수제맥주 브루어리 투어가 가능한 양조장이 있으며 독일식 튀김족발인 슈바인 학센과 독일식 돈가스인 슈니첼 등 다양한 독일식 음식을 독일맥주와 함께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상업적인 냄새가 많이 풍기는 듯한 것은 나만이 느끼는 감정일는지 모르겠다.

 

입구의 이정표

 

독일마을에서 보는 물건항과 물건방조어부림

 

독일마을의 다양한 풍경

 

멀리 보이는 금산

 

 독일마을을 돌아나와 길을 따라 가는데 길가에 벌써 수국이 피었다. 아직은 만개하지는 않았으나 수국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반가운 꽃들이었다.

 

길가의 수국

 

 독일마을을 내려와서 멀리 보이는 금산을 즐기며 걸으면 화천이 나온다. 제법 긴 하천 주변 길을 걸어야 하는 여정이다. 화천이란 이름 그대로 이 주변은 아름다운 풍경과 이야기가 많이 전해오고 남해군은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 걷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화천을 따라 걸으면 이 길을 화전별곡길이라 이름을 붙이고 여러 가지 다른 이름도 붙여 놓았다. 김구가 지은 6장의 경기체가(景幾體歌)인 화전별곡(花田別曲)은 김구가 남해현(南海縣)으로 유배 갔을 때, 그곳의 풍경과 감회를 읊은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마지막 장에서 개인적인 서정을 강조하다 보니 경기체가의 형식적 특징인 ()˜() 긔엇더 하니잇고라는 감탄 구절이 없는 변격을 보여준다. 내가 국문학과를 졸업하였기에 잘 아는 작품이지만 문학적인 해설을 생략하겠다.

 이 화천 길은 넓은 주차장과 산책로, 캐릭터 조형물과 여러 쉼터와 꽃내바위물개바위등 마을 전설과 유래 등이 중간 곳곳에 담겨있다. 철 따라 핀 꽃이 물에 떨어져 흘러내렸다고 하여 꽃내라 불렀다는 화천’, 헤엄치는 송사리가 보일 정도로 맑기로 유명한 계곡물을 따라 산책하는 길이 은은하니 좋다.

 

화전별곡길 표지

 

 

 화천 변을 따라 걸으면 내산지라는 저수지가 나온다. 봄 가뭄이 심하다고 하는 뉴스를 보고 실감하지 못하였는데 길을 걸으면서 보는 저수지들이 많이 말라 땅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본다. 이 내산지를 돌아나가면 미술관이 하나 있다. 이 외딴 곳에 미술관이라니? 하며 의아하지만 제법 유명한 미술관이다. 바람흔적미술관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미술관이다.

 이름이 너무나 아름다운 남해군 삼동면 내산리에 있는 바람흔적미술관은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 부근에 바람흔적미술관을 열었던 설치미술가 최영호가 남해군 삼동면 내산리 내산저수지 근처에 두 번째로 세운 동명(同名)의 사립미술관이다. 바람을 주제로 키다리 아저씨보다 더 큰 키의 바람개비를 세운 최영호의 작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무인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의 관리비용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의 휴게공간에 마련된 차를 마신 후 자발적으로 통에 넣는 돈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미술관은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언덕 쪽으로는 입체공간’, 저수지 쪽으로는 평면공간이 있다. 평면공간 쪽 저수지 근처에는 바람흔적미술관의 대표적인 설치작품인 대형 바람개비들이 도열해 있는데 높다란 철제 기둥에 세워진 양철 바람개비에 각기 크기와 음이 다른 종을 달아 바람이 불면 아름다운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내산지의 모습

 

바람흔적미술관의 바람개비

 

전시 중인 작품들

 

바람흔적미술관 입구

 

 바람흔적미술관에서 예상치 않았던 미술작품을 감상하였다. 내가 그림에 별 소질은 없지만 보는 것은 매우 좋아하기에 어느 곳을 가든지 미술관이 있으면 되도록이면 보고 지나간다. 저번에도 양달석미술관을 지나는 길에 감상했던 기억도 나기도 하였다. 바람흔적미술관을 지나 조금 가면 나비생태공원이 나온다. 나비생태공원은 나비의 생장 과정을 주요 테마로 만든 국내 최초의 공원인데 보물섬 남해군을 위에서 바라보았을 때 지형의 모양이 나비와 닮았다고 하여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 562-23번지에 커다란 나비 모양으로 지어진 공원이다.

 이곳은 독일마을을 지나 고향의 강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한 아름다운 화천을 따라 걸어가면 내산저수지와 수채화처럼 어우러지는 바람흔적미술관과 거의 맞닿아 있다.

 

나비생태공원 입구

 

 나비생태공원을 지나 계속 길을 가니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처음에는 이 휴양림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생각하여 휴양림 안에 들어가서 좀 구경을 하고 있으니 GPS가 경로를 벗어났다고 경고음을 계속 울리며 난리다. 그래서 휴양림 통과를 멈추고 GPS를 따라 가니 휴양림 주변을 한 바퀴 빙 도는 길로 코스가 정해져 있다. 곳곳에서 편백나무의 향기를 코로 즐기며 시언한 바람까지 맞이하며 산을 돌아 나왔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해발 681m의 금산 동쪽 자락에 있으며, 남해 바다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227ha의 광활한 대지에 편백나무가 울창한 삼림욕에 매우 좋은 휴양림이다.

 휴양림에는 여러 가지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휴양림 바로 밑에 낚시가 가능한 내산저수지, 갈곡저수지가 있고, 그 밖에 여러 관광지가 주변에 있다.

 

휴양림을 돌아 나가는 정상에 있는 한려정

 

한려정에서 보는 풍경

 

 

 남해편백휴양림을 빙 돌아 나와 다시 길을 가면 천하마을이 나오고 유명한 몽돌해변이 나타난다. 천하 몽돌해수욕장은 접안시설이 없어 배를 댈 수 없는 곳으로 청정 해수욕장 그 자체다. 규모가 작고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아 아는 사람만 찾는 조용한 해변인데 시설이 알차고 바닷물이 매우 깨끗하다. 천하 몽돌해수욕장만의 특별한 점은, 밀물과 썰물의 조화로 1년 중 한 번 먼바다에서 모래가 밀려와 몽돌해변 한편을 덮으면서 몽돌백사장이 된다는 것이다. 보통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1개월 정도가 그 기간이라고 하며 그 때를 타서 아는 사람들은 이 해수욕장을 찾는다고 한다.

 

천하몽돌해변

 

 천하몽돌해변 입구에서 남파랑길 40 코스는 끝이 난다. 이곳에 도착하니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원래 이번 여정을 시작하면서 생각하기를 상주해수욕장에서 숙박을 할 예정이었기에 여기서 잠시 쉬면서 사진을 찍고 다음 코스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남파랑길 39 코스(지족하나로마트 - 물건마을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9 코스는 지족리하나로마트를 출발하여 지족만의 해협을 따라 걸으며 죽방렴을 구경하고 여러 갯벌체험장을 지나서 해안을 따라 걸으며 물건리 버스정류장에 이르는 비교적 짧고 편안한 9.9km의 길이다.

 

39 코스 지도

 

남파랑길 39 코스와 남해바래길 안내판

 

 아침 일찍부터 길을 걷기 시작하여 지족리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조금 늦었다. 제법 먼 길을 걸어 왔기에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휴식을 하고 다음 길을 시작하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갔다. 했다. 점심은 남해의 별미인 멸치회를 먹고 싶었으나 혼자서 먹기에는 양이 많다. 걷기를 계속하면서 뜻밖에 부딪히는 문제 중 하나가 혼자서 음식을 먹으면 1인 분은 팔지 않는 음식이 많았다. 이 점이 좀 불편하지만 혼자서 걷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이미 각오한 일이니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도 남해의 별미 중 하나인 멸치쌈밥을 시켜서 맛있게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였다.

 멸치쌈밥은 남해에서 맛보는 별미이다. 멸치찌개의 멸치를 상추쌈으로 맛보는 멸치쌈밥은 사계절 저렴하고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남해의 별미로, 남해 사람들은 새참으로 즐겼다고 한다.

멸치쌈밥은 통멸치에 고춧가루와 마늘, 시래기 등을 넣고 자작하게 끓여낸 멸치찌개에서 멸치를 건져 쌈밥처럼 싸 먹는다.

 

점심을 먹고 지족해협을 따라 걷는다. 지족해협(知足海峽)은 남해군의 삼동면 지족리(知足里)와 창선면 지족리(只族里) 사이에 있는 좁은 바다로서, 시속 1315의 거센 물살이 지나는 좁은 물목이다. 밀물 때는 물살이 셀 뿐 아니라 각종 어종이 많이 잡히는 곳이기에 멸치를 대표 어종으로 하는 이 일대의 어로작업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보존되어 있는 V자형 죽방렴(竹防簾)으로 불리는 고유한 어획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곳에 25기의 죽방렴이 설치되어 있다.

 

지족해협

 

 해안을 따라 걸으니 죽방렴이 많이 눈에 보인다. 조금을 걸어가니 죽방렴관람대가 있다. 죽방렴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곳으로 바다위에 테크를 설치하여 죽방렴 바로 곁에서 볼 수 있게 하였다. 관광객들에게는 참 편리한 곳이라 생각된다.

 

 죽방렴(竹防簾)은 우리 선조의 지혜로운 어로법이다. 남해의 지족해협에 500년 이상 이어 온 죽방렴이 그것인데, 언제부터 죽방렴을 이용하여 고기를 잡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예종때의 문헌 <경상도 속찬지리지>에 그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역사는 더 오래 된 것으로 보인다. 죽방렴은 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세며 수심이 얕은 물목에 설치하기 좋은데, 참나무 말뚝을 V자로 박아 나열하고 대나무로 발처럼 엮어 물고기가 들어오면 V자 끝에 설치된 통발에 갇혀 빠져 나가지 못하게 된다. 죽방렴은 이런 방법에서 비롯된 명칭으로 대나무 어살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잡힌 생선은 신선도가 뛰어나 최고의 품질로 손꼽히고 있으며, 남해는 멸치가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것이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로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이며 가격도 비싸다.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가 좋은 이유는 지족해협의 거친 물살을 헤치면서 멸치에 힘이 붙기 때문이고, 낚을 때 그물을 쓰지 않아 손상이 없기 때문이란다.

 

 죽방렴은 201943일에 남해 12경 중 하나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국가중요어업유산, 문화재청의 명승 71호로 지정되었고, 전통어로방식인 어살(죽방렴)이 국가무형문화재 제138-1호로 지정되었다.

 

가까이에서 보는 죽방렴

 

지족해협의 여러 모습

 

 지족해협을 빙 돌아 나가면 조그마한 산이라기보다 조금 높은 언덕을 넘어가면 남해청소년수련원이 나오고 그 옆을 지나 내려가면 둔촌마을이 나온다. 별 다른 특징이 없는 길을 따라 걷는다.

 

남해청소년수련원

 

갯벌체험장

 

 길을 따라 걸으며 멀리 보니 유명한 독일마을이 보인다. 다음 코스의 길에 독일마을을 지나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이제 물건마을이 가까워졌음을 느낀다.

 

멀리 보이는 독일마을

 

멀리 보이는 물건마을 방조어부림

 

 

 물건항에 도착하니 방조어부림이 반긴다. 물건리 마을은 마을 생김새가 선비들이 바둑을 두며 놀고 있는 형태로 여자가 수건을 쓸 수 없다 해서 '물건' 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물건항(勿巾港)은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있는 어항이다. 만의 입구가 동쪽으로 열려 있고, 삼면은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 만으로 동풍 이외의 풍파를 피할 수 있는 좋은 어항이다.

시인 곽재구의 "포구기행"에서 가장 예쁜 포구 중 하나라고 칭한 물건항은 몽돌해변을 따라 초승달 모양의 방풍림인 방조어부림 안에 있는 항구이다. 물건항은 작고 아담한 항구로, 어선에서 바로 생선을 구입할 수 있다. 물건항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면 다양한 어종의 입질이 끊이지 않는다.

 

 물건마을에 들어서면 바닷가에 숲이 울창하다. 바로 방조어부림이다.

 

 물건항에 설치된 방조어부림은 거친 파도와 바람에 맞서 마을을 지켜주고 고기를 모이게 하는 반달모양 숲으로, 해안을 따라 1.5 km, 30m로 약 300년 전 마을사람들이 방풍과 방조를 목적으로 심었는데, 마을사람들은 이 숲이 해를 입으면 마을이 망한다고 믿어 잘 보호해 왔다. 이곳에는 팽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등의 낙엽수와 상록수인 후박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가 우거져 있다. 나무의 높이는 대체로 1015 m이며 상층목이 약 2,000그루이다. 물건마을은 '아름다운 어촌 100'에 선정된 마을이다. 숲 속에 서 있는 이팝나무의 노거목은 서낭당나무로 되어 있고, 음력 1015일에는 제사를 올려 마을의 평안을 빌고 있다. 1959123일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되었다.

 

 

물건항의 모습

 

방조어부림

 

 

 방조어부림을 지나 조금 걸어서 물건마을 버스정류소에 도착하니 아주 젊은 아가씨 둘이 버스정류장에 한가로이 있으며 깜짝 놀란다. 나에게 말을 걸어와서 내가 걷기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니 놀라는 기색이 보인다.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여행 중인데 삼천포로 간다고 하기에 삼천포로 가려면 창선으로 가는 방법이 편리하다고 말하고 창선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 주니 고맙다고 하며 창선으로 갔다.

 

 제법 기다려 남해공용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남해공용터미널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좀 쉬다가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번 주의 여정을 끝내었다.

 

남파랑길 38 코스(적량버스정류소 - 추도 - 지족리하나로마트)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8 코스는 적량버스정류소를 출발하여 장포항을 지나서 추도공원을 거쳐 창선의 해안을 구경하면서 지족만의 창선교에 도달하면 우리나라 최대의 죽방렴이 눈 앞에 펼쳐진다. 창선교를 지나면서 창선면을 벗어나 삼동면으로 들어간다. 이곳이 죽방멸치의 산지라 멸치 쌈밥거리가 펼쳐지는 곳에서 38 코스는 끝이 나는 12.0km의 길이다.

 

38 코스 지도

 

남해바래길과 남파랑길 38 코스 안내판

 

 이 코스의 이름을 남해군에서는 '말벌굽길'이라 붙였다. 말발굽길은 남해군 삼동면 지족마을에서부터 시작되어 적량성(적량해비치마을)까지 이어진다. 이 특이한 명칭은 고려시대 적량에서 군마를 사육해 말발굽길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빼어난 해안선과 해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어촌마을들의 인심과 맛을 느끼며, 고려 시대 때부터 군마를 기르던 지역으로 현재 유적 등은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말발굽모양의 지형과 적량성터를 통하여 선조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적량에서 해안을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가면 장포항에 도착한다. 장포항은 남해군 창선면 진동리에 있는 어항으로 창선도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방파제 길이 약 300m의 작은 항구다. 부락이 긴() ()로 이루어져 형성되었기에 장포(長浦)라고 부르게 되었다.

 

요즈음은 거의 사라진 마을 수호신을 모신 제당

 

장포항

 

말발굽길 이정표

 

말발굽길 안내 표식

 

추도 가는 길

 

남해바래길 설명판

 남파랑길 38 코스는 아주 편안한 길이며 별다른 특색이 없는 길이다. 이 길을 걸으며 추도를 한 바퀴 돌아서 나오는 과정이 있다. 섬이지만 방파제로 연결되어 섬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곳으로 조그마한 공원으로 꾸며 놓았다.

 

추도공원

 

각종해산물의 모형

 

추도 전경

 

 추도를 돌아서 내려와서 해안을 따라 걸으면 지족마을이 나타난다. 남해에는 지족리가 두 군데 있다. 바로 삼동면 지족리(知足里)와 창선면 지족리(只族里)로 지족해협을 사이에 두고 두 마을은 마주 보고 있다. 창선면에 있는 지족리(只族里)는 대부분의 면적이 낮은 산지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다. 창선교가 놓아져 있어, 남해 바다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 삼동면 지족리로 이동이 가능하다. 생업으로는 어업을 위주로 하지만 평지에서는 밭농사도 이루어지고 있다. 죽방렴 멸치가 유명한 곳이다.

 

창선면 지족마을 표석

 

멀리 보이는 창선교

 

창선교에서 보는 죽발렴

 

 

 창선교를 지나면 삼동면으로 들어간다. 창선교를 건너면 바로 38 코스는 끝난다.

 

 아침 일찍부터 길을 떠났기 때문에 37, 38 두 코스를 걸었는데 이제 오후 1시다. 시간은 오후 1시지만 아침 6시에 출발하였으니 무려 7시간을 걸은 것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쉬다가 다음 코스를 걸으려고 식당으로 갔다.

남파랑길 37 코스(창선파출소 - 가인리 - 적량버스정류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7 코스는 창선파출소를 출발하여 식포마을에서 창선의 유명한 고사리 밭으로 올라가서 이국적인 풍경을 보면서 산길을 걸어 가인리로 내려와서 해안을 따라 걸으면서 창선 앞 바다의 경치를 즐기면서 걸으면 적량버스정류소에 도착하는 14.9km의 길이다.

 

37 코스 지도

 

 숙소인 창선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찍 일어나 6시부터 길을 떠났다. 항상 내가 걸어야 할 거리와 코스를 생각하여 시간 계산을 먼저 하고 길을 떠나는 일이 습관화되었기에 빠른 시간에 출발하여 일찍 여정을 끝낼 생각이었다.

 

아침의 게스트하우스

 

남해바래길과 남파랑길 37 코스 안내판

 

 37 코스는 안내판에 나와 있는 코스와 실제의 코스가 다르다. 창선방조제의 공사로 인하여 23년까지 길을 우회하도록 코스를 다시 선정해 놓았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듯이 37 코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사리밭길을 탐방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과장된 처사라고 생각되었다. 마을 사람들에게 물으니 무단으로 고사리를 채취해 가는 사람들이 있어 신고제를 시행한다고 하면서 고사리를 캐지 않으면 관계없다고 말들을 했다. 그리고 길을 걷는 사람이 무슨 안내를 기다리다가 동행을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정책이었다. 더구나 이른 아침이라 어디에다가 신고를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길을 떠났다. 결과를 말하면 아무런 지장이 없이 고사리밭을 통과하였다. 길을 걷는 사람들을 좀 존중하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스가 바뀐 창선면의 시내를 제법 걸어 벗어나니 이정표가 나오고 산으로 올라가는 길로 들어선다. 산을 조금 올라가니 유명한 고사리밭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고사리나물을 좋아해서 잘 먹기는 하지만 실제로 고사리를 재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 계속 산을 올라가니 아주 넓은 산을 온통 고사리가 뒤덮고 있다.

 

 제사상에 반드시 오르는 고사리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산나물이다. 보통 4~5월에 어린 고사리 순을 꺾어서 데치고 말려 나물로 먹는데, 봄에 나는 햇고사리야 말로 별미 중의 별미다.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릴 만큼 영양소가 풍부하여 머리를 맑게 해주고 혈액도 맑게 해 각종 공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좋은 식품이다. 특히 청정 섬지방에서 자라난 남해창선고사리는 뛰어난 맛과 식감으로 사랑받고 있다.

 남해 창선고사리는 섬 지방 특유의 청정지역에서 풍부한 해풍과 따뜻한 기후의 영향, 고사리 생산에 적합한 양토 및 사질토양으로 이루어져 있어 고사리의 향이 진하며, 맛이 뛰어나고 식감이 부드러운 품질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고사리밭이 펼쳐진 구간(노전~식포~여봉산~가인리~세심사)은 고사리 채취 기간인 323일부터 6월 말까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한다.

 창선면 고사리밭 면적은 4.3, 고사리밭길은 봉황이 깃든다는 여봉산을 끼고 광활하게 펼쳐지며 모두 초록색으로 뒤덮여 있다. 창선 고사리밭은 여봉산 너머 식포마을에 사는 사람이 고사리 포자를 가져와 심었는데 그게 점차 퍼져 고사리밭이 되었다고 한다.

 고사리밭은 가인마을까지의 전반부와 바다 전경을 볼 수 있는 적량마을까지의 후반부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엔 두 번의 언덕(식포·언포), 후반부엔 한 번의 언덕(천포)을 넘어야 한다. 고사리밭길을 걷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다. 정해진 길을 따라 걸으면 고사리를 훼손하지 않고 고사리밭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고사리밭의 여러 풍경

 

고사리밭의 풍경

 

고사리밭에서 보는 창선 앞 바다

 

고사리를 채취하고 있는 사람들

 

고사리밭길 이정표

 

정감이 가는 돌담

 

곳곳에 보이는 고사리밭

 

 

 고사리밭을 내려와 해안을 따라 걸으면 적량해안에 도착한다. 여기에서 뜻밖에 적량성 표석이 있다. 성의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이곳이 한 때는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던 곳이다.

 

조선수군 주둔지 적량성 표석

 

 

 37 코스의 대부분은 고사리밭을 통과하는 길이다.

아침 일찍부터 길을 떠났기에 고사리밭을 지나는 길에 아무도 만나지를 않았다. 중간에 산을 내려와 마을을 지날 때 고사리를 채취하는 농부가 있어 고사리에 대해 물으니 올해 수확하고 나면 다음해에 다시 고사리가 자란다고 한다. 다년생 식물인 것이다.

 종착점에 도착해도 아직 10시 정도에 미치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쉬다가 다음 코스를 향해 가기로 했다.

남파랑길 36 코스(대방교차로 - 금오산성 - 창선파출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6 코스는 삼천포대교 입구의 대방교차로를 출발하여 삼천포대교를 지나 남해군 창선면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남해 바다를 가로지르는 대교를 건너서 창선으로 들어가 남해의 바다와 창선의 여러 마을을 지나서 창선파출소에서 이 코스는 끝나는 17.5km의 길이다..

 

남파랑길 36 코스 지도

 

 전날 비가 제법 오고 일기 예보도 오락가락하여 여정을 어떻게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처음 생각한 대로 여정을 시작하기로 하고 짐을 떠났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판단으로 비온 뒤의 날씨가 화창하여 기분을 상쾌하게 해 주었다. 이번 주의 여정을 몇 번이고 집에서 생각하다가 아침에 삼천포로 출발하여 삼천포대교 입구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지났다. 이번 여정은 1박 2일을 생각하였기에 숙박할 장소도 생각하며 시간을 맞추어 걷기로 생각하고 삼천포대교 입구로 갔다. 삼천포대교 입구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가 있다. 이 표지를 지나 삼천포대교를 건너는 길을 시작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

 

 여기서부터 여러 개의 다리를 건넌다. 통칭하여 창선.삼천포대교라 일컫는 다리들로 먼저 마주하는 다리가 삼천포대교이다. 삼천포대교(436m)는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 사이에 놓인 교량으로 섬 지역의 개발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관광자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설되어 야간이면 조명시설이 켜지고 화려한 모습을 드러낸다. 사천시 대방동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면을 연결하는 연륙교인 창선·삼천포대교를 구성하는 4개의 다리 중 하나인데, 삼천포를 기준으로 순서대로 본다면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을 잇는 삼천포대교(436m, 강합성 사장교), 모개섬과 초양도를 잇는 초양대교(202m, 중로식 아치교), 초양도와 늑도를 잇는 늑도대교(340m, FCM)까지 3개의 다리는 사천시 구간, 늑도와 창선도(창선면)를 잇는 창선대교(340m, 하로식 아치교), 창선도의 육상 다리인 단항교(150m, 콘크리트 빔교)까지 2개의 다리는 남해군 구간이다.

 각 다리마다 다른 공법으로 지었는데 이렇게 디자인한 덕분에 단조로움이 덜하고 주변의 섬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다리 그 자체의 조형미로 아름다운 길에 선정되는 등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2018년에는 삼천포의 각산과 대방동, 초양도를 잇는 사천바다케이블카가 건설되었는데 여기서 대방-초양 구간은 삼천포대교-초양대교 구간과 나란히 진행한다. 또 케이블카의 영향으로 중간에 있는 작은 섬인 초양도에 무려 경남 최초의 아쿠아리움인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이 들어섰다.

 

여러 다리를 건너면서 보는 남해와 삼천포 앞 바다는 한 폭의 그림같다.

 

삼천포대교와 대교에서 보는 풍경

 

 

 사천시 초양도와 모개도를 잇는 길이 202m의 초양대교(草養大橋)2006년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가 선정한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의 대상을 수상했고, 사천8경 중 제1경으로 정해져 있는 창선·삼천포대교(총연장 3.4km)를 이루는 5개의 연육교(삼천포대교·초양대교·늑도대교·창선대교·단항교) 중 하나이다.

 

초양대교의 여러 풍경

 

 

 사천시의 늑도와 초양도를 잇는 늑도대교(勒島大橋)는 사천시와 남해군 창선면 사이의 총길이 3.4km 구간에 있는 5개의 연육교를 통칭하여 창선·삼천포대교라고 하는데 늑도대교는 그 중 초양도와 늑도를 연결하는 교량으로 총길이는 340m이다.

 

창선대교

 

 창선대교부터 남해군 창선면으로 들어간다. 대교를 지나니 남파라길 36 코스 안내판이 서 있다. 사천에서는 보지 못한 안내판이 남해에는 있다.

 

남파랑길 36 코스 안내판

 

 여기에서 길을 벗어나 오른쪽으로 오솔길로 내려가 창선을 가로지르며 걷는다. 남해군 동부에 있는 창선도(昌善島) 전체를 차지하는 창선면(昌善面)16개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쪽으로 삼동면(三東面)과 창선교로 연결되어 있다.

 한국의 섬 가운데 12번째 크기로 대방산(태방산:468m), 속금산(束錦山:358m) 등의 작은 산과 창선천과 부윤천(富潤川) 등이 있다.

 

 

 이 길을 걸으면 남해바래길 표시가 남파랑길과 같이 되어 있다.

 

 500년 전부터 '꽃밭(花田)'이란 별칭으로 불렸던 아름다운 보물섬 남해는 산과 바다, 다랭이논, 죽방렴, 그리고 순박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이다.

엄마의 길이라는 남해바래길은 남해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사람들을 두 발로 걸어 가면서 완벽하게 만날 수 있는 걷기여행길로 개통 10주년을 맞아 2020년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총 240km로 본선 16개와 지선 4개 코스로 구성되었다. '바래'라는 말은 남해 어머니들이 가족의 먹거리 마련을 위해 바닷물이 빠지는 물때에 맞춰 갯벌에 나가 파래나 조개, 미역, 고둥 등 해산물을 손수 채취하는 작업을 일컫는 남해 토속어이다.

 본선 코스는 섬 전체를 연결하는 순환형 종주길로 11개 코스가 남해안 전체를 잇는 '남파랑길' 90개 코스 중 36~46코스와 노선이 일치하고, 지선 코스는 코스별로 원점회귀가 가능한 단거리 순환형 걷기여행길로 편하게 구성되었다.

 

남해바래길 표시

 

단항으로 가는 이정표

 

 단항으로 가는 길에 빨간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무슨 꽃인가 의아해 하며 일을 하는 사람에게 물어 보니 석류라고 하였다. 이런 점에서는 나의 무지가 매우 부끄럽게 생각이 들었다.

 

석류 꽃

 

옥수수

 

 

 당항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고 잠시 걸으니 GPS가 가리키는 길에서 조금 의문이 들었다. 분명히 이 근방에 왕후박나무가 있는데? 하는 의문이다. 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 저 멀리에 큰 나무가 보인다. 길을 조금 벗어나 그 나무로 가니 바로 단항왕후박나무였다.

 

 창선면 대벽리 670-4의 단항마을 앞 바닷가에서 조금 들어간 농경지 안에서 자라는 남해 창선도 왕후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서 한 그루의 나무가 숲을 연상시킬 만큼 수형이 웅장한 나무로 수령은 약500년이 된다.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약 500년전, 이 마을에 매일 고기잡이를 하여 생계를 꾸려가던 늙은 부부가 어느 날 큰 고기를 한 마리 잡았는데 고기 뱃속에서 씨앗이 나와 이상히 여겨 씨앗을 집 앞뜰에 심었더니 싹이 트고 자라서 현재까지 자란 것이 이 왕후박나무이다. 그후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가 잎이 맑고 사철 푸르며 빛이 남으로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이 나무를 신성히 여겨 매년 섣달 그믐날이면 동제를 지내고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고 있다.

 그리고 옛날부터 이 마을에는 대나무숲이 많았다고 하며 이충무공이 정유재란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서 이 마을에 있는 대나무와 짚 등을 배 위에 잘라 싣고 배 위에 불을 놓았더니 대나무 마디 터지는 소리가 큰 대포소리 같아 왜적들이 놀라서 도망을 쳤는데 왜놈들을 뒤쫓던 우리 아군이 이 왕후박나무 아래서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나무의 높이는 약 9m로 가지는 밑에서 11개로 갈라져 빼어난 자태를 자랑한다.

 

왕후박나무

 

 

 창선의 길을 따라 가니 뜻밖에 한적한 길가에 사당 비슷한 곳이 보인다. 의아해 하면서 보니 전주이씨 덕천군파 경모제이다. 이 한적한 곳에 이런 곳이 있다니.....

 

경모제

 

운대암 입구 표시

 

 저 멀리에 창선초등학교가 보인다. 아마도 오늘 예정한 길을 다 온 것 같았다. 시간을 보니 너무 빨리 도착했다.

 

 36 코스의 종착점인 창선파출소 앞에 도착하니 너무 빠른 시간이다. 커피 숍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 코스를 걸을까? 하고 검색하니 시간이 너무 어중간 하다. 잠시 쉬다가 원래 오늘은 이곳에서 숙박하기로 계획을 하였기에 청선 게스트하우스로 찾아가 하룻밤을 숙박하기로 하였다.

 

게스트하우스 창선 101

 

 게스트하우스에 앉아 주인장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은 부부가 뜻한 바가 있어 이곳에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고 하였는데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나도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았는데 이 주변에는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이곳밖에 없었다. 문을 연지가 한달 정도밖에 되지 않고 주인 부부도 아직은 서툴렀지만 카페를 겸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게스트하우스와 달리 깨끗하고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내일 일찍부터 길을 가야 하기에 일찍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남파랑길 35 코스(삼천포대교사거리 - 각산전망대 - 대방교차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5 코스는 삼천포대교사거리에서 각산으로 올라가서 각산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이 대부분의 길이다. 각산을 돌아 나오면 실안해안길이 나오고 멀리 보이는 삼천포대교를 보면서 길을 걸어 대교공원을 지나 삼천포대교 앞에서  이 코스는 끝이 나는 12.7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남파랑길 35 코스 지도

 

35 코스 안내판

 

대방사

 

 대방사까지는 아스팔트가 깔려 있으나 그 위에서는 산으로 간다. 한참을 올라가면 각산산성이 나오는데 그 길이 만만하지가 않다. 제법 가파른 길이 계속되면서 끊임없이 흐르는 땀을 훔치면서 올라가면서 눈을 돌려 바다를 보면 새파란 남해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이 곳을 지나던 날은 날이 너무 맑아서 바다는 더 파랗게 보이고 먼 곳까지 눈에 들어왔다.

 

각산을 올라가는 길

 

 한참을 땀을 흘리며 오르니 각산산성이 보인다. 사천시(泗川市) 대방동(大芳洞)에 있는 고려시대의 성지로 19831220일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95호로 지정된 각산산성은 각산의 서쪽 8부 능선에 남해 바다를 굽어 볼 수 있는 위치에 돌로 쌓은 성이다. 남쪽성문은 원형대로 남아 있으나 성벽의 대부분이 허물어져 1991년, 1993, 1995년 세 차례에 걸쳐 복원공사를 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한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605(무왕 6) 2월에 각산산성을 쌓았다고 하는데, 고려시대에는 삼별초의 항쟁을 평정하는 데에도 활용되었다. 1350(공민왕 9)에 왜구가 대대적으로 침략하여 각산 마을이 불탔을 때 지역의 주민들이 이 성에서 돌팔매로 항전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각산산성의 여러 모습

 

각산산성 정자에서 보는 남해 바다

 

각산산성

 

각산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븥카

 

 각산산성에서 다시 산위로 올라가면 각산전망대가 나온다. 분명히 산을 오를 때는 나 혼자였는데 각산전망대에는 많은 사란들이 남해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있다. 모두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남파랑길을 처음 걸기를 계획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 두 다리로 걷기로 굳게 맹세를 하였으므로 험한 산이지만 걸어 올라 온 것이다. 작년에 해파랑길을 걸을 때도 이런 생각으로 단 한 번도 교통을 이용하지 않았었다.

 각산전망대에 올라서 아래의 풍경을 조망하니 정말 땀을 흘려가면서 올라온 보람이 있다. 탁 트인 바다 조망은 그 어느 곳에서 보는 것보다 뛰어났다. 멀리 남해도를 조망하는 앞 바다는 날씨도 맑아서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너무 아름다워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아는 사람들에게 보내니 모두들 감탄을 하는 답을 주었다.

 

각산전망대

 

각산전망대에서 보는 남해 바다

 

 각산전망대 바로 위에 각산 표지석이 있다. 사천시의 동서동 삼천포항 서쪽에 바다와 접하면서 실안동을 말발굽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이 각산이다. 각산(406m)은 동북쪽의 와룡산(臥龍山)과 이웃하면서도 단절된 평지돌출형 산세이다. 각산은 산정이 남서면만 트인 장방형으로 이어져 있는데, 안쪽이 비교적 경사가 급하고 바깥쪽은 완만한 편이다. 동남쪽의 주봉에 각산봉화대가 복원되어 있고, 그 남쪽으로 이어진 완만한 산정에 타원형의 각산산성이 복원되어 있다. 각산산성과 봉화대가 이 산의 지리적 중요성을 더욱 일깨우고 있다.

 각산에는 삼천포해상 케이블카가 산정까지 운행하고 있어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고 케이블카를 타고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산정에서 보는 삼천포 앞바다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각산 표지석

 

 각산 표지석 옆에는 봉수대가 있다. 각산전망대 뒤로 보이는 큼직한 돌탑은 사천 각산봉수대(경남문화재자료 96). 고려 원종 때 설치해 1895(조선 고종 32)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천시 대방동 각산(角山:408m) 정상에 있는 간봉(間烽)으로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큼직한 원형 대에 연통을 얹은 지금의 봉수대는 2017년 발굴 조사를 통해 복원했다. 당시 함께 확인된 건물 터에는 봉수군 가옥과 봉수대 창고가 자리했다.

 

각산봉수대

 

 각산 정상에서 전망대를 돌아 내려오는 길은 임도를 따라 가는 편안한 길이다. 그런데 그 길을 따라 가는데 편백나무 숲이 나온다.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 옆길을 걸어가는데 경보음이 울린다. 코스를 이탈했다는 경보음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길을 다라 왔는데 생각하며 GPS를 보니 제법 이탈했다는 표시가 나온다. 도로 되돌아가서 갈림길에서 보니 이정표가 없는 길로 GPS가 가리킨다. 남파랑길을 걸으며 간혹 보이는 것이 갈림길에 이정표가 없다는 것이다. 조금은 조심해서 잘 찾아가며 길을 가야 한다.

 

편백나무숲

 

 길을 다시 들어가 임도를 따라 가며 보는 남해 앞 바다의 풍경을 즐기면서 길을 내려가니 아스팔트 길이 나온다. 사천의 자연장 묘지인 누리원이다. 이 누리원을 지나니 사천의 실안노을길이 나온다.

 

 

 사천시 대방동과 실안동 사이 사천만 해안을 끼고 도는 실안해안도로(實安海岸道路)는 길이 약 6km, 왕복 2차로이다. 크고 작은 많은 섬이 떠 있고, 원시어업 수단으로 멸치를 잡는 죽방렴이 펼쳐지는 바다풍경이 수려하다. 특히 해변은 노을 지는 풍경이 아름다워 실안낙조길이라는 명칭으로 더 유명한 이곳에서의 해넘이 풍경을 사천 8중 하나이다. 하지만 내가 이 길을 통과하는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이었다.

 

죽방렴

 

 

 삼천포 대교 방향으로 해안 도로를 걷다 보면 사천 바다 케이블카가 나온다. 사천 케이블카는 국내 최장 구간으로 사천의 멋스러운 섬과 바다, 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니 시간이 되면 꼭 한번 타 보면 좋은 곳이다. 바다와 섬 그리고 산을 동시에 아우르며 운행하는 국내 최초의 케이블카로 20184월 개통한 사천바다 케이블카는 총 연장 2.43km로 약 25분간 케이블카에 탑승하며, 전체 2430m 가운데 대방정류장에서 초양정류장을 잇는 해상 구간이 816m, 대방정류장에서 각산정류장을 잇는 산악 구간이 1614m.

삼천포대교공원 앞 대방정류장에서 출발해 옥빛 바다를 건너 초양정류장까지 다녀온 케이블카는 대방정류장에 멈추지 않고 곧바로 전망대와 봉수대가 있는 각산(해발 408m) 정상에 오른다.

 

사천바다 케이블카

 

해안길에 보이는 용상

 

대교공원

 

 대교굥원을 지나 삼천포대교쪽으로 가면 대교입구에서 35 코스는 끝이 난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다음 코스의 안내판이 없다. 남파랑길이 아직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표시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삼천포대교 입구

 35 코스 종착점에 도착하니 아직은 저녁은 이른 시간이나 다음 코스를 걷기에는 모자라는 시간이다. 아침 일찍부터 걷기 시작하였기에 이런 시간을 예상하였고 계획한 대로 이곳에서 늦었지만 점심 겸 저녁을 먹고 부산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음 코스를 계속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대교 입구의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고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여러 이야기를 하니, 주인 아주머니 말로는 남파랑길을 걷는 사람이 제법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코스 안내판이 어디에 있느냐? 하고 물으니 그런 것은 모르고 전봇대에 코스 스티커만 붙여 놓았다고 한다. 식당 앞에 넓은 공터가 있어 그 곳에 설치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하니 어디에서 설치해 주는냐 하면서 시에 문의하면 되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내가 코리아둘레길을 관리하는 두루누비에 한번 물어 보겠다고 말을 하고 택시를 타고 삼천포 터미널로 갔다.

 

여기에서 오늘의 여정을 끝낸다.

 

남파랑길 34 코스(하이면사무소 - 삼천포항 - 삼천포대교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4 코스는 (고성의 하이면사무소에서 출발하여 삼천포의 아름다운 해안길을 즐기며 삼천포항을 지나 삼천포대교사거리에 도착하는 10.2km의 비교적 짧고 편안한 길로 가볍게 해안을 돌면서 그림 같은 바다를 즐기면 되는 길이다.

 

남파랑길 34 코스 지도

 

 하이면사무소가 34 코스의 출발점인데 여기에 34 코스의 안내판은 없고 33 코스의 안내판이 생뚱맞게 서 있다.

 

 부산 집에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하이면 사무소에 도착하니 8시 30분경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걷기 시작한다. 하이면사무소에서 상당한 길을 그냥 도로를 따라 걸으면 남일대해수욕장 방면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해안에 가까운 길이다.

 

하이면사무소 앞 도로

 

공룔모형의 버스정류소

 

 조금 도로를 따라 걸으니 사천시 표지가 나온다. 이제 고성을 벗어나 사천, 남해, 하동 구간으로 들어간다.

 

사천의 유명관광지 이정표

 

남일대해수욕장 표지

 

 남일대해수욕장은 맑고 깨끗한 바닷물, 부드러운 솜사탕 같은 모래,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있어 무더운 여름철 가족·연인들의 나들이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남일대는 신라말 고운 최치원이 남녘에서 가장 빼어난 절경이라 해서 이름 지어졌다. 반달형 해수욕장은 삼면이 낮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각종 기암괴석이 빼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다. 그 중 거대한 코끼리가 물을 먹고 있는 듯한 절묘한 코끼리바위는 사천시의 관광 명물이며, 남일대 해수욕장은 맑고 깨끗한 바닷물과 부드러운 모래로 울창한 숲으로 어우러진 진널전망대와 낚시터가 주변에 있어 관광객이 상시 붐비고 있는 곳이다.

 

남일대해수욕장 전경

 

남일대해수욕장을 주변의 어항

 

 남일대해수욕장을 지나서 해안을 끼고 걸어가면서 남해의 푸른 바다를 즐기면서 걸으면 나무테크로 해안을 걷도록 만든 진널해안산책로가 나온다. 편안하게 이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보는 남해 바다는 참 아름답다.

 

진널해안산책로 안내판

 

해안산책로에서 보는 아주 맑은 사천 앞 바다

 

 이 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언덕의 위에 진널전망대가 서 있다. 남일대해수욕장에서 남쪽 해안변으로 산책로를 따라서 약 10분 정도 거닐면 울창한 소나무 사이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진널전망대 주변은 가족단위 휴식공간으로 잘 꾸며져 있으며, 전망대에 오르면 수려한 한려수도 해상을 조망할 수 있고, 시가지 쪽으로 눈을 돌리면 시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와룡산과 뱃고동을 울리며 항만을 들고 나는 크고 작은 배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의 모형이 선박의 조타를 상징하는 철골 조형물로 한려해상 국립공원 중심부에 위치 삼천포 앞바다의 섬과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는 길

 

전망대 전경

 

전망대 입구에 있는 이 고장에서 태어난 박재삼의 시

 

전망대에서 보는 삼천포 바다

 

 진널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이제 본격적인 삼천포항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천시에 위치하는 삼천포항은 1966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남해안과 서해안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화력발전소 연료 수송을 위한 항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남해의 다양한 어종이 잡히고 이곳에서 생산된 각종 수산물이 전국으로 공급되는  어항으로 더 유명하고 아주 융성하였다. 과거의 삼천포항은 주로 어항이었으나 지금은 새로운 항구가 만들어져서 제주도를 가는 여객선이 다니는가 하면 수산업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항구를 따라 빙 돌아나가면 노산공원으로 가는 나무 테크가 나온다.계속 걸으면 여러 수산시장이 나타난다. 곳곳에는 자연산 전어 축제를 알리는 표지나 현수막도 보이고  비릿한 바다의 갯 내음이 코끝을 자극하는 길이 계속된다.

 

 

여객선 터미널

 

삼천포항 길 안내판

 

삼천포항 주변 길

 

 항을 돌아나가는 노산공원으로 가는 길 바닷가의 암석 위를 보면 두 개의 조형물이 보인다. 하나는 삼천포아가씨상이고, 하나는 물고기상이다. 가요 삼천포아가씨 노래에 나오는 아가시를 형상화한 아가씨는 바다를 멀리 바라보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바다를 보고 있는지 물어 볼만하다. 물고기상은 삼천포 앞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고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삼천포 아가씨상

 

물고기상

 

 해안을 돌아나가면 노산공원으로 들어간다. 노산공원은 사천 중심부인 서금동에 위치한 바다를 향해 돌출한 언덕이며, 언덕 위에는 잘 다듬어진 잔디밭과 시민의 산책로가 정비되어 있는 도시공원이다. 노산공원의 맨 위에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삼천포 앞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공원 안에는 충혼탑과 승공관(팔각정)이 있고, 충무공 이순신장군도 늠름한 모습으로 삼천포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또 삼천포 태생의 시인 박재삼의 문학관도 있다. 공원을 내려가면 횟집들이 즐비하다.

 

충혼탑

 

박재삼 시비

 

충무공 이순신 동상

 

 

 노산공원의 맨 위에는 박재삼 문학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삼천포가 낳은 서정시인인 박제삼을 기려서 만든 문학관으로 박재삼의 시 세계와 문단의 평가 등에 대한 정보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시인의 연보, 시를 시작하게 된 동기와 인간 박재삼을 만날 볼 수 있는 공간이니 이곳을 지나는 길손은 꼭 한번 들러 보면 좋은 곳이다.

 

박재삼문학관과 박재삼 상

 

노산공원 입구

 

 노산공원을 내려와 다시 사천시내의 해안을 따라 걸으면 예전 삼천포의 유명한 수산시장들이 나타난다. 여러 시장에서 많은 수산물이 보이고 수많은 횟집들도 지나가는 길손들을 이끌고 있다. 그 중에 유명한 용궁시장도 눈에 보인다. 50년의 전통을 점포 수 270여개를 지닌 수산물 특화시장으로 남해권의 대표 관광명소인 삼천포용궁수산시장은 용궁을 테마로 한 이야기를 담은 테마존과 공연무대가 있는 삼천포 용궁시장은 그 자체가 볼거리이자 즐길거리로 별주부전의 전설을 담은 비토섬,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각산이 가까이에 있다.

 

삼천포수산시장의 모습

 

멀리 보이는 삼천포대교

 

삼천포항의 해안 코끼리길

 

34 코스의 종착점 삼천포대교사거리

 

 34 코스의 종착점에 도착하니 그냥 길가이다. 작년에 걸은 해파랑길은 각 코스의 시작점과 종착점은 제법 식당과 휴식시설이 있는 마을이었는데 남파랑길은 산속이나 아무도 없는 길에 시작점과 종착점을 정한 곳이 많다. 왜 이렇게 설정을 했는지가 의문이다. 길 걷는 사람의 편의를 조금 생각하면  이렇게 정하지 않아야 하는 것인데.....

남파랑길 33 코스(임포항 - 상족암군립공원 - 하이면사무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3 코스는 임포항에서 출벌허여 해안을 따라 걸으면서 남해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용암포와 맥전포 등의 조그마한 항구를 마주치며 걸으면 유명한 상족암 군립공원이 나온다. 상족암의 깨끗한 바다를 즐기며 작은 산을 넘어가면 하이면 사무소에 도착하는 18.2km의 길이다.

 

남파랑길 33 코스 지도

 

 임포항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하고 나서 다시 길을 걸으려 해안으로 나가니 남파랑길 32 코스와 33 코스를 함께하는 안내판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해안을 따라 가면 남해 바다를 걸으며 계속 보는 굴 양식을 하는 양식장들이 보인다. 우리나라 굴의 거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바다이기에 올해의 굴을 키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남파랑길 32, 33 코스 안내판

 

굴양식장의 모습

 

 해안을 따라 가다가 산도 아닌 조그마한 언덕을 넘어가니 앞에 보이는 바다에 떠 있는 솔섬의 안내판이 나온다. '섬에 소나무가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의 솔섬은 경남 고성군 하일면에 위치한 자연 생태공원으로 봄부터 유채꽃, 진달래를 시작으로 초여름에는 하얀 이팝나무, 여름에는 무궁화꽃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구절초가 흐드러지게 피어 산과 바다를 품은 아담한 꽃섬이라 한다. 솔섬을 지도에서 검색해 보면 꼬리같이 길게 나와 있는 곳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은 '장여'라는 곳으로 밀물 때 섬이 되고 썰물 때 바닷길이 열려 육지와 연결된다. 물이 빠지는 시간을 미리 확인하여 바닷길을 걷는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내가 걷는 남파랑길은 솔섬을 가는 길은 아니다.

 

솔섬 안내판

 

 언덕을 넘어 용암포항으로 가는 바다는 굴 양식장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 길을 걸으니 자란만권역이라는 표시가 보이고 길 이름도 자란만로이다. 자란만(紫蘭灣)은 경상남도 고성군 하일면 다랑말과 삼산면 두포리 포교말을 연결한 선내에 있는 해역이다. 청정해역의 대명사격인 자란만에는 맏형격인 자란도를 비롯해서 올망졸망한 섬들이 뭍을 그리워하며 조용히 누워 있다. 자란만의 섬과 섬 사이에는 파란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흰점들은 대부분 굴 양식장의 부표로 굴 양식장이 발달해있다. 자란만을 끼고 있는 작은 어촌 마을은 봄철이면 도다리, 5월부터 가을까지는 하모(갯장어), 가을부터는 사량도나 매물도까지 나가서 복어(참복)를 잡아온다고 하는 어족이 풍부한 바다이다.

 

자란만권역의 바다

 

 자란만권에 있는 경남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에 있는 작은 어항인 용암포항은 작은 포구이지만 이곳에는 사량도를 오가는 배가 출발하는 항구로 사량도로 가는 배 가운데서 용암포항이 가장 단거리로 알려져 있다. 용암포에서 맥전포로 가는 해안 길은 없으므로 언덕을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이 언덕을 넘어가는 길이 없다. 상당히 낡은 남파랑길 표지가 있는 곳에는 사유지라 출이을 금한다는 팻말이 서 있고, GPS가 가리키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가정집이 가로 막고 있다. 가정집의 주인이 밑으로 가서 사유지를 통과하라고 해서 길도 없는 곳을 통과는 하였지만 영 개운하지가 않았다. 그래서 돌아와서 서울의 두루누비에 전화를 하여 고쳐 주기를 요청하였다.

 

 

 

길이 없는 구간의 모습

 

길이 없는 곳을 통과하면서 보는 공장

 

 이곳을 지나니 맥전포공원이 나온다. 맥전포항의 배후에 작은 공원으로 만들어 놓은 곳으로  아담하게 잘 꾸며져 있다. 맥전포항은 경상남도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에 삼천포화력발전소 동쪽 3.5km되는 해안에 있는 어항이다. 넓은 배후지를 이용한 멸치가공 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맥전포한공원 설명판

 

 맥전포공원에서 상족암군립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지질학교과서에 나오는 여러 지층의 모습도 보이고 여러 퇴적암이 포개어진 모습도 보인다. 내가 지질학도가 아니기에 무어라 설명은 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광경은 아니다.

주상절리

 

 

 공룡발자국 모양을 가진 도로를 따라 걸으면 상족암 군립공원에 도착한다. 바다 위에 테크를 만들어 공룡화석지의 여러 모양을 고한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편리하게 만들어 놓았고 설명판도 잘 갖추어져 있다.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해안에 있는 상족암군립공원(床足巖郡立公園)19831110일에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5,106에 이른다.

 상족암 앞의 암반층인 파식대에는 작은 물웅덩이처럼 보이는 공룡 발자국이 250여 개가 연이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이곳은 1982년의 학술조사로 무려 2,000여 개가 넘는 세계 최대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어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고, 1999년 천연기념물 제411호로 지정되었다. 해식애 암벽은 시루떡처럼 겹겹이 층을 이루는 수성암(水成岩)인데, 변산반도의 채석강보다 오히려 그 범위가 넓고 다양한 모습이 자연이 빚은 조각품같다. 그리고 모습이 밥상다리처럼 생겼다고 하여 상족(床足)이라고도 하고 암벽 깊숙이 굴이 뚫려 있으며, 굴 안은 파도에 깎여서 생긴 미로 때문에 변화무쌍하다고 한다. 이 굴이 선녀들이 하강하여 석직기(石織機)를 차려 옥황상제의 비단옷을 짰던 곳이라는 전설도 전해온다.

 

상족암 입간판

 

채석강을 연산하게 하는 층을 이룬 수성암

 

상족암 주변의 공룡의 자취들과 풍경

 

 상족암과 공룡에 대해서는 내가 별로 아는 지식도 없으므로 대략적으로 줄이니 자세한 것을 알고 싶은 사람은 백과사전을 찾아 보시기를 바란다. 상족암군립공원을 지나서 언덕으로 올라가면 공룡박물관이 나온다. 이 박물관을 지나서 조금 가면 시내로 들어간다.

 

고성공룡박물관 입구

 

집 담장에 그려져 있는 공룔

 

정곡삼거리에 있는 공룔상

 

 정곡삼거리를 지나 조금 걸으니 하이면사무소가 나온다. 내가 걸은 날이 5월 말이라 지방선거의 운동원들이 면사무소 주위를 에어쌓고 있었다. 요란한 선거운동원들의 사이를 지나니 면사무소가 나온다. 여기가 33 코스의 종착점이다.

 

종착점인 하이면사무소 옆에 있는 33 코스 안내판

 

 이곳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부산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삼천포터미널에서 부산까지 약 두 시간이 걸리기에 버스를 타고 집에 가서 편안히 쉬고 다음 여정을 위해 다시 이곳으로 오는 것이 편리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삼천포터미널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