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31 코스(통영원산리바다휴게소 - 남산공원 - 부포사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1코스는 통영원산리바다휴게소를 출발하여 고성으로 넘어가서 고성의 해안 경치를 즐기면서 해지개해안둘레길을 돌아나가면 남산공원에 도착한다. 남산공원을 지나 크게 나 있는 길을 따라 가면 부포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가 이 31 코스의 종착점이다.

 

남파랑길 31 코스 지도

 

바다휴게소

 

 30 코스가 끝나는 바다휴게소에 도착하니 적당하게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다. 휴게소라 하여 식당이 있는지 돌아보니 식당이 보이지 않고 편의점만 있다. 편의점에 들어가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식당이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점심으로 먹고 휴식을 하면서 한가롭게 쉬었다.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주변에서 '야옹'하면서 바라본다. 그래서 도시락의 닭고기를 주니 좋다고 먹고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한가롭게 쉬면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다시 걷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31 코스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다. 간혹 이런 곳이 있기는 했지만 조금은 의아하다.

 

월평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계속 보이는 지방도 1010번

 

남파랑길 이정표

 

 길을 따라 걸어가니 해안이 나오고 바다위에 나무 테크 길을 만들어 지나가는 길손들을 즐겁게 한다. 이름이 '해지게다리'이며 이 주변 길이  '해지개 해안둘레길'로 고성읍 신월리에 바다를 가로지르는 폭 3.5미터에 길이는 209미터 규모의 해지개다리는 거대한 호수 같은 바다 절경에 해 지는 모습이 아름다워 그립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절로 생각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또 해지개 해안 둘레길은 남포항에서 구선창까지 연결되어 있는 편도 1.4구간으로 야간 경관 조명시설을 설치해 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주고 있다. 아마도 해질 무렵의 경치가 뛰어난 것으로 생각되지만 내가 이 길을 지나는 시간은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오후다. '해지게 해안 둘레길'은 주변에 여러 장식을 하여 사진을 찍기에 좋게 꾸며 놓았다.

 

해안둘레길의 여러 모습

 

시각적인 착시효과를 보이는 그림

 

해지개 해안둘레길의 풍경

 

 해지게해안둘레길을 지나 길을 가면 남산공원이 나온다. 고성군 고성읍 동외로 47번길에 위치하여 고성읍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고성의 유일한 도시공원인 남산공원은. 공원입구에는 선인들의 행적비(行跡碑)가 가지런히 정비되어있고,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충혼탑과 봉안각. 6.25 반공유적비 등이 세워져 있다. 최근에는 보광사 윗편 산등성이에 생활체육시설과 목련쉼터를 조성하여 체력단련과 함께 쉼터로서의 완벽한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많은 읍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걸은 길은 해안 길에서 공원으로 들어가서 거꾸로 거슬러 가는 코스라서 맨 뒤에 공원입구로 나왔다.

 

공원 정상부의 남산정의 모습

 

 5월이지만 기온이 높아 먼 길을 걸으니 땀이 엄청 나기에 좀 씻으려고 화장실을 찾으니 화장실 가는 길목에 수도시설이 되어 있다. 시원하게 나오는 수도를 열어 놓고 옷은 벗지 못하고 머리와 얼굴 등을 씻으니 온 몸이 상쾌했다. 우리나라 전국을 걸으면서 이런 시설이 참 잘 되어 있다는 것을 항상 느낀다. 우리가 어릴 때는 이런 시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그만큼 우리나라가 발전했고, 국민 소득도 엄청 높아졌다는 증거이다. 웬만한 외국에도 이렇게 좋은 시설이 무료로 제공되는 나라는 없다.

 

 조금 걸어 내려오니 '호국참전유공자비'가 보인다. 전국을 걸으면서 이런 비를 곳곳에서 보게 되는데, 이런 비를 볼 때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자각하게 되고 지난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게 되는 우리나라의 비극이다.

 

호국참전유공자비

 

남산공원 입구 모습

 

 

 남산공원을 나와 조금 가면 대독천이 나오고 대독누리길이라는 명칭을 가진 길이 나온다. 대독천은 6km구간의 대독천 물길복원사업과 함께 5.5km에 이르는 황톳길을 조성하여 수남유수지 생태공원과 연계하여 친환경 생태체험 공간이 되었다. 고성의 상습 침수지역인 수남지구에 침수예방사업으로 완성된 대독누리길은 고성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재탄생하였다.  둑길 곳곳에는 데크로 이어져 있고 곳곳에 조형물과 쉼터가 있어 가볍게 산책, 트레킹, 하이킹을 즐기기 좋다. 또한 자연생태하천으로 갖가지 물고기와 곤충, 이름 모를 들꽃을 관찰하기 좋다.

 

대독누리길 양옆의 수레국화

 

종착점인 부포사거리 주변

 

 종착점인 부포사거리에 도착하니 어느새 저녁 나절이 되었다. 여기에서 숙박을 하고 내일 다음 코스를 걸으려고 주변을 수소문하였으나 숙박을 하는 곳이 없다. 식당의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고성읍에 나가든지 아니면 여기서 제법 더 가야 모텔이 있다고 하지만 내가 가야하는 길과는 다른 곳이라 잠시 생각을 했다. 내가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을 본 식당의 아주머니가 고맙게도 냉수를 주어서 시원하게 마시고 고성읍으로 나가기로 결정을 하고 콜택시를 불러 고성읍으로 갔다. 고성읍에 도착하여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보니 부산에 갔다가 내일 첫차로 다시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