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28 코스(통영신촌마을 - 남망산조각공원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28 코스는 다시 통영구간의 길이다. 거제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거제대교를 건너 신촌버스정류소에서 시작하는 28코스는 남파랑길 15코스와 다소 겹친다. 음촌마을에서 삼봉산, 이봉산, 일봉산의 옆 임도를 따라 걸어 나가면 통영세자트라숲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성웅 이순신공원이 나타난다. 이 공원을 지나 유명한 남망산조각공원을 지나서 통영의 시내가 나타나면 이 코스가 끝나는 17.6km의 길이다.
28 코스 지도
신촌버스정류소의 28 코스 안내도
이곳에서 출발하여 신촌마을을 걸어 통영의 바다를 즐기면서 길을 가면 음촌마을의 표시가 나온다. 거제로 들어갈 때 보았던 표시로 두 코스가 겹쳐 있는 길이다. 조금만 잘못하면 다른 코스로 들어가니 조심해야 한다.
길을 가다 보니 엄청난 크기의 나무 밑동이 보인다. 물론 살아 있는 나무는 아니지만 이 정도 크기의 나무라면 과연 어떤 나무였을까? 하고 의문을 가지며 수령은 얼마나 되었을까? 이곳에 있던 나무였을까? 하는 여러 가지 의문이 들게 하는 나무 그루터기다.
거대한 크기의 나무 그류터기
음촌마을 표시
이 음촌마을 표시에서 산위로 올라가는 길을 걸으면 통영 15코스와 28코스가 중첩이 되어 있는 표시가 여러 곳에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두루누비에 들어가면 15 코스가 바뀌어 삼봉삼을 지나지 않고 해안으로 코스를 새로 내어 놓았다. 내가 15 코스를 걷다가 산길이 폐쇄되어 있다고 알린 후 빠르게 코스 길을 수정하였다. 이런 조그마한 노력도 코스를 걸으면서 느끼는 보람이라 생각하니 뿌듯했다. 조금은 조심해서 걸어야 코스를 벗어나지 않는다. 길을 따라 걸으면 삼봉산, 이봉산, 일봉산 둘레의 임도가 계속 이어진다. 이 임도를 따라 걸으면 초여름의 따가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기분좋게 분다. 아무도 오지 않는 길을 짙푸른 초록의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멀리서 들리는 산새 소리는 적막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 길이다.
삼봉산 안내도
멀리 보이는 통영 바다
임도를 따라 가다가 위의 일봉산 표시가 보이는 곳에서는 유의해야 한다. 조금만 주의하지 않으면 임도를 따라 계속 갈 수밖에 없는데 임도를 따라 가지 말고 왼쪽으로 난 조그마한 길로 내려가야 한다. 길 표시의 이정표도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왼쪽 좁은 길로 조금 내려가면 남파랑길 리본이 보인다. 왜 갈림길에 직접 표시 리본을 달아 놓지 않았는지가 의문이다.
산에서 내려오면 갑자기 건물이 나타나면서 법률사무소와 변호사 사무소가 많이 눈에 보인다. 바로 통영법조타운 거리다. 법조타운거리를 지나 해안을 따라 걸으면 선촌마을 표석이 나오고, 그 표석에는 미월과 미늘이라는 명칭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다. 얼마나 서산의 달이 아름다운지는 시간상 볼 수가 없으니 아쉽지만 그냥 지나친다.
중간에 있는 28 코스 안내판
이 안내판이 있는 곳에 넓은 초지와 숲이 펼쳐지고 있었다. 도대체 이 해안에 이 넓은 초록의 숲이 있는지가 의문이 들었다. 설명의 안내판을 보니 통영 세자트라 숲이다.
세자트라(Sejahtera)란 동남아시아의 고어로 ‘지속가능성’을 의미하는 아시아·태평양RCE 공동 프로젝트 명칭으로, 통영RCE세자트라숲은 아시아·태평양 15개국 70개 RCE의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거점센터로 사람, 시설, 프로그램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교육, 연구개발, 네트워크의 3가지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교육시설로써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현세대와 미래 세대의 공존의 교육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하는 곳이다.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수서체험동, 방문객들이 세자트라 숲에서 거주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녹색생활체험동, 직접 먹거리를 수확하고, 땅의 소중함과 생명의 가치를 몸으로 배우는 텃밭체험장,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현장 체험학습장인 습지체험장 등등의 여러 시설과 놀이터들이 갖추어진 곳이다.
세자트라숲에서 놀고 있는 꼬마들
세자트라숲의 청보리
세지트라숲을 지나면 이순신공원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그 길의 이름이 토영이야기길이다 예전부터 통영 사람들은 진짜 토박이들은 통영이 아니라 토영이라고 발음을 하였다. 그래서 진짜 토박이들을 구별하는 것은 이 명칭을 어떻게 말하는지를 보면 안다고 한다.
통영시 정량동에 위치하고 있는 이순신공원(구 한산대첩기념공원)은 통영시의 대표적인 성지로, 청동으로 만든 높이 17.3m의 성웅 이순신장군 동상이 한산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오늘도 우리 바다를 지키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 왜적소탕에 큰 역할을 했던 천자총통이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고, 바다를 향해 손짓하고 있는 이순신동상의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다. 1592년 8월 14일 해상주도권을 다툰 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대파함으로써 해상주도권을 장악하여 일본 수군의 전의를 상실하게 한 임진왜란의 최대승첩지인 이곳이다.
통영의 새로운 명소로서 한산대첩의 학인진이 펼쳐진 바다의 풍광이 아름답다. 또 공원 내에는 승전무와 남해안별신굿, 통영오광대의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연습에 전념할 수 있는 통영무형문화재전수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순신공원에서 봄 소풍을 온 꼬마들을 만났다. 아직까지는 코로나라는 괴물 때문에 꼬마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양이 조금은 안타깝게 느껴진다. 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으니 꼬마들이 "저 할아버지가 우리 사진 찍는다."하며 재잘거린다. 그리고 "안녕하세요."하면서 모두들 인사를 한다. 나도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잠시 꼬마들을 보다가 다시 내 길을 걷는다.
이순신공원에 봄소풍 온 꼬마들
곳곳에 이순신 장군의 시와 말씀의 표석이 있다.
이순신장군 동상
바다를 향해 있는 천자총통
장군이 보고 있는 통영 앞 바다
통영전통신호연
해안벽에 그려져 있는 신호연
통영항의 일부 모습
이곳을 지나 해안길을 조금 걸어가면 유명한 남망산조각공원이 나온다. 옛날에 통영이 조그마한 도시였을 대는 이 남망산공원이 통영의 대표적인 공원으로 이곳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통영의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내가 옛날부터 이 공원을 자주 올라갔던 기억이 나기도 하는 곳이다.
통영시 동호동에 있는 통영시민의 쉼터이자 문화공간인 남망산공원은 해발 72m에 불과한 작은 동산이지만 이 공원에는 놀라울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쉼터 열무정과 수향정이 있으며 이충무공동상, 이충무공의 한산대첩비가 광장에 있다. 또한 통영 시민문화회관과 오광대 놀이마당, 청마 유치환 시비, 초청 김사옥 시비가 있어 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중 국내 작가들을 비롯하여 세계 10개국 유명조각가들의 조각 작품 15점을 전시하고 있는 1997년에 조성된 남망산조각공원은 5,000여 평의 부지에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예술적 자극과 상상력, 넓고 확 트인 공간이 주는 시원함이란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기에 충분하며 통영 운하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일본작가인 이토 다카미치의 ‘4개의 움직이는 풍경’을 비롯하여 여러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공원 기슭에는 조선시대에 1년에 2번 한산무과(閑山武科)의 과거(科擧)를 보았다는 열무정(烈武亭)의 활터와 나전칠기공예(螺鈿漆器工藝)의 기술을 연마시키는 전수회관(專修會館)이 있다.
남망산공원을 올라가는 길 곳곳에 디피랑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통영시 남망공원길 29에 위치하는 디피랑은 남망산공원 산책로1.5km를 따라 구간별로 디지털 미디어 장치를 설치하여 국내 최장 야간 디지털 테마파크로 빛과 인공조명을 활용한 15개의 테마 산책로가 있다. 남망산공원의 기존 모습을 보존한 채 야간 경관을 변화시켜 많은 시민들이 찾는 야간경관 명소다. 그러나 내가 이곳을 지나는 시간은 한낮이라 디피랑의 아름다운 광경은 다음으로 미루고 길을 계속 갈 수밖에 없다.
남망산공원의 여러 모습
일본작가 이토 다카미치의 ‘4개의 움직이는 풍경’
남망산조각공원 표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정의비'
남망산공원 입구
남망산공원을 내려와 28코스의 종착지에 가면 김춘수의 시비가 있다. 바로 이곳이 김춘수거리다. 통영은 예향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문인들이 이곳을 사랑하며 살기도 하였고,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많다. 그 중의 한 사람이 바로 김춘수로 너무나 유명한 시인이라 소개는 하지 않는다.
김춘수 시비
종착점에 도착하니 점심 때가 되었다. 새벽같이 이른 아침에 집을 출발하였기에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여서 조금 이르지만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하고 통영의 식당에 들러 물회를 한 그릇 청해서 먹으니 시원한 굴로 끓인 미역국도 준다. 예전부터 통영의 음식은 풍부한 해산물을 기본으로 하기에 맛있는 음식이 많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점심을 먹고 다음 코스를 향한다.
'鶴이 날아 갔던 곳들 > 발따라 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파랑길 30 코스(무전동해변공원 - 발암산 - 통영원산리바다휴게소) (0) | 2022.05.28 |
---|---|
남파랑길 29 코스(남망산조각공원입구 - 통영대교 - 무전동해변공원) (0) | 2022.05.26 |
남파랑길 27 코스(청마기념관 - 거제둔덕기성 - 장평리신촌마을) (0) | 2022.05.20 |
남파랑길 26 코스(거제파출소 - 대봉산 - 청마기념관) (0) | 2022.05.17 |
남파랑길 25 코스(탑포마을 - 오망천삼거리 - 거제파출소) (0) | 2022.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