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35 코스(삼천포대교사거리 - 각산전망대 - 대방교차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35 코스는 삼천포대교사거리에서 각산으로 올라가서 각산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이 대부분의 길이다. 각산을 돌아 나오면 실안해안길이 나오고 멀리 보이는 삼천포대교를 보면서 길을 걸어 대교공원을 지나 삼천포대교 앞에서  이 코스는 끝이 나는 12.7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남파랑길 35 코스 지도

 

35 코스 안내판

 

대방사

 

 대방사까지는 아스팔트가 깔려 있으나 그 위에서는 산으로 간다. 한참을 올라가면 각산산성이 나오는데 그 길이 만만하지가 않다. 제법 가파른 길이 계속되면서 끊임없이 흐르는 땀을 훔치면서 올라가면서 눈을 돌려 바다를 보면 새파란 남해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이 곳을 지나던 날은 날이 너무 맑아서 바다는 더 파랗게 보이고 먼 곳까지 눈에 들어왔다.

 

각산을 올라가는 길

 

 한참을 땀을 흘리며 오르니 각산산성이 보인다. 사천시(泗川市) 대방동(大芳洞)에 있는 고려시대의 성지로 19831220일 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95호로 지정된 각산산성은 각산의 서쪽 8부 능선에 남해 바다를 굽어 볼 수 있는 위치에 돌로 쌓은 성이다. 남쪽성문은 원형대로 남아 있으나 성벽의 대부분이 허물어져 1991년, 1993, 1995년 세 차례에 걸쳐 복원공사를 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한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는 605(무왕 6) 2월에 각산산성을 쌓았다고 하는데, 고려시대에는 삼별초의 항쟁을 평정하는 데에도 활용되었다. 1350(공민왕 9)에 왜구가 대대적으로 침략하여 각산 마을이 불탔을 때 지역의 주민들이 이 성에서 돌팔매로 항전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각산산성의 여러 모습

 

각산산성 정자에서 보는 남해 바다

 

각산산성

 

각산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븥카

 

 각산산성에서 다시 산위로 올라가면 각산전망대가 나온다. 분명히 산을 오를 때는 나 혼자였는데 각산전망대에는 많은 사란들이 남해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있다. 모두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남파랑길을 처음 걸기를 계획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 두 다리로 걷기로 굳게 맹세를 하였으므로 험한 산이지만 걸어 올라 온 것이다. 작년에 해파랑길을 걸을 때도 이런 생각으로 단 한 번도 교통을 이용하지 않았었다.

 각산전망대에 올라서 아래의 풍경을 조망하니 정말 땀을 흘려가면서 올라온 보람이 있다. 탁 트인 바다 조망은 그 어느 곳에서 보는 것보다 뛰어났다. 멀리 남해도를 조망하는 앞 바다는 날씨도 맑아서 너무 아름답게 보였다. 너무 아름다워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아는 사람들에게 보내니 모두들 감탄을 하는 답을 주었다.

 

각산전망대

 

각산전망대에서 보는 남해 바다

 

 각산전망대 바로 위에 각산 표지석이 있다. 사천시의 동서동 삼천포항 서쪽에 바다와 접하면서 실안동을 말발굽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이 각산이다. 각산(406m)은 동북쪽의 와룡산(臥龍山)과 이웃하면서도 단절된 평지돌출형 산세이다. 각산은 산정이 남서면만 트인 장방형으로 이어져 있는데, 안쪽이 비교적 경사가 급하고 바깥쪽은 완만한 편이다. 동남쪽의 주봉에 각산봉화대가 복원되어 있고, 그 남쪽으로 이어진 완만한 산정에 타원형의 각산산성이 복원되어 있다. 각산산성과 봉화대가 이 산의 지리적 중요성을 더욱 일깨우고 있다.

 각산에는 삼천포해상 케이블카가 산정까지 운행하고 있어 힘들게 산을 오르지 않고 케이블카를 타고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산정에서 보는 삼천포 앞바다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각산 표지석

 

 각산 표지석 옆에는 봉수대가 있다. 각산전망대 뒤로 보이는 큼직한 돌탑은 사천 각산봉수대(경남문화재자료 96). 고려 원종 때 설치해 1895(조선 고종 32)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천시 대방동 각산(角山:408m) 정상에 있는 간봉(間烽)으로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큼직한 원형 대에 연통을 얹은 지금의 봉수대는 2017년 발굴 조사를 통해 복원했다. 당시 함께 확인된 건물 터에는 봉수군 가옥과 봉수대 창고가 자리했다.

 

각산봉수대

 

 각산 정상에서 전망대를 돌아 내려오는 길은 임도를 따라 가는 편안한 길이다. 그런데 그 길을 따라 가는데 편백나무 숲이 나온다.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 옆길을 걸어가는데 경보음이 울린다. 코스를 이탈했다는 경보음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길을 다라 왔는데 생각하며 GPS를 보니 제법 이탈했다는 표시가 나온다. 도로 되돌아가서 갈림길에서 보니 이정표가 없는 길로 GPS가 가리킨다. 남파랑길을 걸으며 간혹 보이는 것이 갈림길에 이정표가 없다는 것이다. 조금은 조심해서 잘 찾아가며 길을 가야 한다.

 

편백나무숲

 

 길을 다시 들어가 임도를 따라 가며 보는 남해 앞 바다의 풍경을 즐기면서 길을 내려가니 아스팔트 길이 나온다. 사천의 자연장 묘지인 누리원이다. 이 누리원을 지나니 사천의 실안노을길이 나온다.

 

 

 사천시 대방동과 실안동 사이 사천만 해안을 끼고 도는 실안해안도로(實安海岸道路)는 길이 약 6km, 왕복 2차로이다. 크고 작은 많은 섬이 떠 있고, 원시어업 수단으로 멸치를 잡는 죽방렴이 펼쳐지는 바다풍경이 수려하다. 특히 해변은 노을 지는 풍경이 아름다워 실안낙조길이라는 명칭으로 더 유명한 이곳에서의 해넘이 풍경을 사천 8중 하나이다. 하지만 내가 이 길을 통과하는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이었다.

 

죽방렴

 

 

 삼천포 대교 방향으로 해안 도로를 걷다 보면 사천 바다 케이블카가 나온다. 사천 케이블카는 국내 최장 구간으로 사천의 멋스러운 섬과 바다, 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니 시간이 되면 꼭 한번 타 보면 좋은 곳이다. 바다와 섬 그리고 산을 동시에 아우르며 운행하는 국내 최초의 케이블카로 20184월 개통한 사천바다 케이블카는 총 연장 2.43km로 약 25분간 케이블카에 탑승하며, 전체 2430m 가운데 대방정류장에서 초양정류장을 잇는 해상 구간이 816m, 대방정류장에서 각산정류장을 잇는 산악 구간이 1614m.

삼천포대교공원 앞 대방정류장에서 출발해 옥빛 바다를 건너 초양정류장까지 다녀온 케이블카는 대방정류장에 멈추지 않고 곧바로 전망대와 봉수대가 있는 각산(해발 408m) 정상에 오른다.

 

사천바다 케이블카

 

해안길에 보이는 용상

 

대교공원

 

 대교굥원을 지나 삼천포대교쪽으로 가면 대교입구에서 35 코스는 끝이 난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다음 코스의 안내판이 없다. 남파랑길이 아직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표시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삼천포대교 입구

 35 코스 종착점에 도착하니 아직은 저녁은 이른 시간이나 다음 코스를 걷기에는 모자라는 시간이다. 아침 일찍부터 걷기 시작하였기에 이런 시간을 예상하였고 계획한 대로 이곳에서 늦었지만 점심 겸 저녁을 먹고 부산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음 코스를 계속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대교 입구의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고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여러 이야기를 하니, 주인 아주머니 말로는 남파랑길을 걷는 사람이 제법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코스 안내판이 어디에 있느냐? 하고 물으니 그런 것은 모르고 전봇대에 코스 스티커만 붙여 놓았다고 한다. 식당 앞에 넓은 공터가 있어 그 곳에 설치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하니 어디에서 설치해 주는냐 하면서 시에 문의하면 되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내가 코리아둘레길을 관리하는 두루누비에 한번 물어 보겠다고 말을 하고 택시를 타고 삼천포 터미널로 갔다.

 

여기에서 오늘의 여정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