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해파랑길 17코스(송도해수욕장 - 칠포해수욕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7코스는 송도해변에서 출발하여 포항여객선터미날을 거쳐 포항영일신항만을 지나서 해변을 따라 쭉 걸어 칠포해수욕장까지 가는 17.9km의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포항영일신항만 지역을 제외하고는 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기에 별다른 특징이 있는 곳은 아니고 평범한 코스다.

 

 그런데 다른 코스의 시작점에는 코스 안내판과 인증대가 함께 있는데 이 17코스의 시작점에는 아무리 보아도 코스 안내판이 보이지 않고 길가에 조그마한 인증대만 홀로 있다. 조금만 부주의하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

 

 이 코스를 걷는 날은 전국에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을 온몸에 맞으며 땀을 아주 많이 흘리고 걸은 코스이다.

17코스 시작 인증대

 

송도해변의 조형물

 

포항항만

 

옛날 어려운 시절의 모습

 

 

 그냥 포항시내길을 따라 걸으니 어느새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울릉도에 가는 여객선을 타고 여행하던 때가 새롭게 생각났다. 이 무더운 여름 울릉도의 시원한 바다 바람이 피부를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았다.

 

 

독도까지 258.3km 표지판

 

 

 

영일대해수욕장 풍경

 

영일대 전망대

 

 영일대 전망대로 가서 탁 트인 동해 바다를 조망하려고 했는데,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다시 걸음을 시작했다.

 

테트라포트 위의 갈매기들

 

마을의 표시석

 

공사 중인 여남 스카이 워크

 

해변길

 

 

 이제부터 흥해읍으로 들어선다. 내리쬐는 햇빛에 땀은 계속 흘러내리지만 더위에 조금 둔감란 체질이라 크게 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땀을 계속 훔치면서 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영일만 북파랑길 표지

 

 이 코스는 영일만 북파랑길과 겹친다. 그러니 조그마한 해파랑길 표지만 눈을 부릅뜨고 찾으려 하지 말고 크게 붙어 있는 이 표지판을 따라 가도 같은 길이다.

 

포항영일만 신항만

 

포항국제컨테이너터미널 모습

 

 여기서부터 칠포해수욕장까지는 바다를 옆에 끼고 쭉 따라 올라가면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구경하고 동해 바다 바람도 맞으면서 걷는다.

 

 

 칠포해변 가까이 가면 완전히 바다의 모래밭으로 내려가는 길을 만들어 놓았다. 바다를 접해가면서 모래길을 걷기도 하고 하천이 내려와 길이 끊어진 곳은 돌아가기도 하면서 길을 따라 즐기면 된다.

 

해풍으로 기울어진 해송들

 

곡강천이 바다와 만나 만든 하구의 모습

 

 이곳을 지나면 칠포해수욕장이 나온다. 코로나로 인해 해수욕장에 사람들이 올는지 모르겠으나 칠포해수욕장 주변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천막을 치며 가게를 만들고 있었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아직은 많이 보이지 않고 소수의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칠포해수욕장

 

 무더운 날에 땀을 흐리며 길을 떠나 목표한 지점에 도달하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해파랑길을 걷는 것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려는 목적도 있지만, 건강 유지에는 걷는 것이 최고라는 지론이 있기 때문이다.

 잠시 휴식을 하면서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걷는 여행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설파하였다. 다들 공감하면서도 그렇게 하디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한 가지 이 길을 담당하는 두루누비에 당부를 하면, 이 길을 걸으면서 인증대라든지 주변의 해파랑길에 대해 물으면 그 지방 사람들이 대개는 모르고 있다. 그래서 제법 노력을 기울여 찾는 경우가 많다. 좀 더 홍보를 강화했으면 한다. 이곳에서도 다음 코스 인증대가 보이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좀 헤매다 찾으니 차가 안내도 앞에 가로막아 잘 보이지 않았다. 이런 점은 좀 시정했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혹시라도 다음에 누가 물으면 어디에 있다고 말해 주라고 하니 자기들도 처음 알았다고 하였다.

해파랑길 16코스(흥환보건소 - 송도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6코스는 흥환보건소에서 출발하여 연오랑세오녀공원을 거쳐 도구해변을 통과하여 시내를 걸어 세계 최고의 제철소인 포스코를 지나 송도해변까지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별다른 할 일도 없고 하여 밥을 먹고 길을 떠나기로 하고 어젯밤에 밥을 먹은 집에 가서 주인장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길을 떠났다.

 계속해서 해안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해파랑길이지만 포항시에서는 이 길을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더 크게 홍보하고 있다. 누가 어떻게 홍보를 하든지 나는 경치를 즐기며 이 길을 걸을 뿐이다.

 

어제 숙박지

 

인증 스탬프 찍는 곳

 

 여기서 포항시청의 홈페이지가 포항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노력이 아주 좋다고 느껴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을 소개한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반도 최동단 지역으로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은 트레킹로드이다. 서쪽의 동해면과 동쪽의 호미곶면, 구룡포읍, 장기면에 걸쳐 있다.

 연오랑세오녀의 터전인 청림 일월 (도기야) 을 시점으로 호미반도의 해안선을 따라 동해면 도구해변과 선바우길을 지나 구룡소를 거쳐 호미곶 해맞이 광장까지 4개 코스의 25km구간과 해파랑길 13, 14코스로 연결되는 구룡포항, 양포항, 경주와의 경계인 장기면 두원리까지 전체 길이는58km에 달한다.

 조선 명종때의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는 한반도를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보았다. 더불어 백두산은 호랑이 머리 중의 코이며, 호미반도는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천하 명당이라 했다. 고산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 작성에 앞서 국토 최동단을 결정하기 위해 호미곶과 죽변 용추곶을 놓고 각각 일곱 번이나 답사를 한 뒤에 호미곶을 최동단으로 정했다고 한다. 또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지리에서 대한십경 중의 하나로 이 호미곶의 일출을 꼽았다.

 전국에 둘레길이 많지만 바로 옆에 바다가 있고 파도가 치는 해안둘레길은 대한민국에서 호미길 하나뿐이라 자부한다. 왼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동해바다를 보면서 오른쪽으로는 수놓은 듯 보랏빛 해국이 펼처져 있고 여왕바위, 힌디기 등 아름답고 기묘한 바위를 감상하면서 파도소리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걸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지는 해를 보면서 걸으면 황홀한 광경과 벅찬 감동은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다. 야간에 바다에 어른거리는 달빛을 보면서 걷는 것도 로맨틱하다. (후레쉬나 헤드랜턴은 꼭 지참하세요) 버킷리스트에 올릴 만하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포항시청에서 가져 옴)

 

 계속 이어지는 해안길에는 해안을 통과하기 어려운 구간은 테크를 이어 놓아서 바다 위를 걷는 즐거움을 준다. 포항시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우리는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또 중간중간에 있는 바위나 절벽에는 이야기를 꾸며 걷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선대는 동해면 입암리와 마산리 경계지점인 황옥포(黃玉浦), 속칭 한미끼에 있는 작은 바위에 선녀가 내려와서 놀었다 하여 하선대 또는 하잇돌이라고도 한다. 옛날 동해의 용왕이 매년 칠석날 선녀들을 이곳에 초청하여 춤과 노래를 즐기곤 하였는데 용왕은 그 선녀들 중에서 얼굴이 빼어나고 마음씨 착한 한 선녀에게 마음이 끌리어 왕비로 삼고 싶었으나 옥황상제가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용왕은 황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바다를 고요하게 하고 태풍을 없애는 등 인간을 위하는 일을 하자 황제가 감복하여 선녀와의 혼인을 허락하게 되었다고 하며 용왕과 선녀는 자주 이곳으로 내려와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하선대,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계속 해안 길을 따라 걸으며 도착한 곳이 '연오랑세오녀 공원'이다.

 

 삼국유사 권1에 수록된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는 일월신화(해와 달이 이 세상에 있게 된 내력을 밝히는 이야기)로 고대의 태양 신화의 한 원형으로 꼽힌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4년(157년)동해 바닷가에 사고 있던 연오(延烏)와 세오(細烏)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연오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왕이 되었다. 연오를 기다리던 세오도 일본으로 가게 되면서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가, 일본에서 보내온 세오가 짠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자 다시 해와 달이 빛을 회복하게 되었다는 설화다.(삼국유가 요약)

 

 천혜의 절경인 동해면 해안에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시작으로 영일만을 조망할 수 있는 일월대, 연오랑세오녀가 타고 간 듯한 거북바위 등 다양한 공원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일월대

 

일월대에서 바라보는 동해

 

솟대

 

바다에 한가로이 노니는 물새

 

 계속 길을 다라 걸으면서 도착한 곳이 도구해수욕장이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에 위치한 도구해수욕장(都丘海水浴場) 넓은 백사장과 깨끗한 동해 물을 갖춘 곳으로 여름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고대 설화인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의 전설이 서려 있으며, 명주조개의 서식지로 조개잡이 체험 행사가 자주 열린다. 교통이 편리하여 학교와 기업체의 하계 수련장으로 애용되고 있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테크를 따라 걸으니 해안에 해병대 부대가 자주 보인다. 역시 포항은 해병대의 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가니 젊은 해병대 병사들이 훈련을 하는 곳이 나오며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잠깐 테크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훈련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으니 장교인 듯한 젊은이가 훈련받고 있는 병사들 중에 아는 사람이 있어  면회를 왔는지 물어 본다. 아니라고 말하며 도보여행 중이라 하니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 면회를 왔다고 하면 면회를 시켜 주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해병대 훈련 모습

 

 저 멀리에 포항의 시내가 보이고. 포스코 공장도 보인다. 어느새 해안 길을 걷는 것이 끝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재미없는 시내의 아스팔트를 걸어야 한다.

해변의 모습

 

 

 무척이나 더워서 음료수를 먹고 싶었으나 이 구간은 출발지부터 여기까지 오는 길에 아무런 가게가 없는 곳이다. 연오랑세오녀공원에서 음료수를 구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시내로 들어와서 먼저 음료수를 한 병 구입해서 마시는 것이 우선이었다. 음료수를 마시고 이제 무미건조한 아스팔트를 걸으며 이 구간을 끝내야 한다. 해안길을 막고 시내의 아스팔트를 걷게 만드는 이유는 해안을 포스코(옛 포항제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하지만 아스팔트 길은 재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포스코 정문

 포스코에 대한 설명은 홈페이지에 자신들이 소개한 글로 대신한다.

 

 포스코는 1968년 4월1일 산업화라는 국가적 사명을 안고 출범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일관제철소로 연간 4,100만 톤의 조강생산체제를 갖추었고 세계 53개국에서 생산과 판매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 개발로 인류발전에 기여하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로 자리잡은 포스코. 앞으로도 포스코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이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신뢰와 존경 받는 영속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포스코 홈페이지에서)

 

포스코 조금 지나 보이는 현대제철

 

포스코 주변에 늘어서 있는 오토바이(사원들 출근용)

 

 포스코를 지나 다시 바다길을 따라 영일대해수욕장쪽으로 하염없이 걷는다. 바다 안개가 자욱하게 끼여서 사위가 뿌였게 보이고 날은 덥지만 자연의 풍광을 즐기면서 걷는다.

 

아름다운 모습의 공중화장실

 

 내가 외국도 제법 다녀 보았는데 우리나라만큼 공중화장실이 잘 되어 있는 곳도 드물다. 특히 동남아나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의 몇 선진국 나라를 제외하고는 우리보다 못하다.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가 엄청 발전을 하였다고 느껴진다.

 

 어느새 포항운하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는 운하가 있는 곳이 드물기에 조급 생소하지만 포항에서는 운하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유람선 투어를 하고 있다. 시간이 제대로 맞으면 타려고 보니 시간이 맞지 않아 다음을 기약하고 발을 돌렸다.

 

 포항운하는 20125월에 착공하여 20141월에 준공되었다. 포항운하 건설사업 지역은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포항시 송도동과 죽도1동 사이로 동빈대교에서 형산강을 남북방향으로 잇는 지역에 해당한다. 포항역에서 반경 1km, 포항고속 터미널에서 0.5km내에 인접하여 있으며, 과거의 동빈내항 ~ 형산강 사이의 구간은 1970년대에 도시화과정으로 인하여 매립 후 주거지역으로 변모한 상태였다. 사업면적은 총 96.300이며, 공공용지 62,886.1, 시설용지 33,443.9로 동빈내항 ~ 형산강 까지 총 1.30km 구간에 대한 운하 건설을 통해 형산강의 물길을 다시 복원하는 사업으로 사업의 주요 내용은 형산강 하류 좌안측에서 동빈내항간 1.30km의 수로를 복원하고, 96.300의 유원지를 조성하여 친수공간 계획과 다양한 건축물이 조성될 수 있도록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포항운하 홈페이지에서)

포항운하 홍보관과 운하 주변 및 운하 일부

 

 조금 더 걸어가니 송도해수욕장이 나온다. 입구에 있는 공 모양의 홍보관은 이상하게 12시가 지나야 문을 연다고 하였다. 왜 그렇게 운영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의문이다. 그래서 들어가지 못하고 지나니 해수욕장 주변에 많은 조형물이 있다.

 

송도해수욕장 풍경

 

매우 재미있는 조형물

 

 사실 이 구간은 저번에 걷다가 중간에 사정이 있어 포스코 주변에서 멈춘 코스이다. 그래서 다음에 날을 잡아 다음 코스를 걷기 위해 포항에서 포스코 본사앞으로 가서 이어서 걸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 매우 더울 것을 예상하고 걸으려고 갔는데 생각보다는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바닷가의 길을 걸으니 바다 바람이 불어 시원하게까지 느껴지는 날씨였다.

해파랑길 15코스(호미곶 - 흥환보건소)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5코스는 호미곶 광장을 출발하여 흥환보건소까지다.

 

 이 구간은 대보항 트릭아트를 지나면 해안 길로 접어들어 독수리바위를 거쳐 길도 없는 해안의 자갈길이나 백사장을 계속 걸어가야 하는 험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편안한 길이 없는 구간이다. 해파랑길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바다를 가장 접하면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닷물이 찰랑거리는 해안을 무조건 걷는다. 물론 아무도 다니지 않는 이 구간 중간중간에는 리본이 메어져 있거나 이정표가 우리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이끌어 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걸으면 된다.

 이 구간에서 가장 중요한 구경거리는 해안의 풍경이 아니라 해넘이를 보는 것이다. 동해에서 해넘이를 본다면 잘 믿지 못하지만 이 호미반도 구간이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니 명심하고 이 구간을 걸을 때는 해가 지는 시간을 잘 맞추어 걷기를 기원한다. 물론 날씨가 뒤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각자의 운이다. 나는 시간이 잘 맞았고 날씨도 좋아 해넘이를 잘 구경하였다.

 

해파랑길 안내

 

포항시에서 설치한 이정표

 

대보항 트릭아트

 

일제강점기의 조난 기념비

 

독수리바위 -독수리가 날아가는 모습

 

 

 갈을 계속 걷다가 주위를 보니 뜻밖에 선인장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이 선인장들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선인장 꽃은 귀하지는 않지만 결코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아닌데, 누군가 일부러 심어 놓았는지 제법 많은 선인장이 무리를 지어 있으며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있는 광경이 너무 좋았다.

 

길가에 피어 있는 선인장 꽃

 

길도 없는 해안을 자갈밭과 모래밭을 계속 걸으며 해안의 풍경을 즐겼다. 바다로 인해 해안을 걸을 수 없는  곳은 바다 위에 테크를 설치해 놓아 자연의 풍광을 즐기며 걷게 해 놓았으니 조금도 걱정하지 멀고 그저 즐기면서 걸으면 된다.

 

바다 위에 설치되어 있는 테크

 

 

 뜻밖에 이곳에서부터 해안길을 벗어나 산으로 발을 돌리게 만들어 놓았다. 높은 산은 아니고 긴 거리도 아니지만 아침부터 긴 거리를 걸었기에 다소 피로가 몰려들었다. 하지만 산을 넘어가야 한다. 이 구간의 단점이 사람이 사는 마을을 지나지 않게 설계되어 있기에 멀리서 마을이 보이지만 마을과 마을로 이어진 길이 아닌 길을 걷게 하였다.

 

걷는 도중에 보는 나리

 

 높지 않은 산을 벗어나면 다시 바닷길을 걷게 한다. 구룡소라고 이름 붙여진 곳에 도착하였는데 바다 바깥에서 보면 경치가 좋을 것 같은데 육지족에서는 좀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고 생각이 든다.

 

 구룡소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동배리 바닷가에 위치하는 연못과 같은 지형이다. 구룡소라는 이름은 과거 이곳에 아홉 마리의 용이 살다가 승천하였다고 하여 붙여졌다.
 전설 속 아홉 마리의 용이 살았던 연못은 구룡소 지역 곳곳에 남아있으며, 이것은 사실 머린포트홀(해안형 돌개구멍)이다. 머린포트홀은 파도를 따라 자갈이 움직이면서 집괴암을 깎아 만든 접시 모양의 구조이며, 이곳에 바닷물이 채워지면서 연못처럼 보이게 되었다. 이곳의 몇몇 머린포트홀은 바다와 연결된 뚫린 형태여서 바닷물이 머린포트홀을 통해 땅 위로 뿜어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구룡소 전설 속의 용트림을 연상케 한다.
 또한 구룡소에서는 파도에 의해 육지가 깎여 평평하게 만들어진 파식대지와 타포니를 볼 수 있다. 집괴암에 박혀있던 돌조각들이 빠져나가고 남은 구멍에 소금알갱이가 들어오면 주변 암석을 깎아 더 큰 구멍을 만들게 되는데, 이러한 큰 구멍들이 모여 마치 벌집처럼 보이는 지형을 타포니라고 한다.

                                                                                         (포항 시청에서 가져 옴)

 

구룡소의 여러 풍경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한다. 서해안에서 보는 해넘이는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바다로 해가 떨어진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바다로 해가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육지로 해가 넘어가는 광경이다. 하여튼 해넘아를 보는 것은 어디에서든지 장관이다. 더구나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이 드문 동해안에서 해넘이를 본다.

 

해넘이의 모습

 

해넘이의 모습

 

장군바위

 

 

 해넘이를 보면서 해안길을 벗어나 이제 도로를 따라 걸으면서 흥환보건소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제법 길을 따라 걸어서 흥환보건소에 도착한다.

 

 

 종점인 흥환보건소에 도착하니 오후 8시 경이 되었다. 오늘은 제법 많은 길을 걸었다. 구룡포에서 11시 30분 경에 출발하여 여기까지 약 35km 정도를 걸었다. 흥환보건소의 종점에 도착하니 아주 조그마한 마을이다. 숙박을 하는 곳도 잘 보이지 않아 인증대가 있는 슈퍼 주인에게 물으니 숙박할 곳을 가르쳐 준다. 그래서 거기에 배낭을 풀고 늦은 저녁이라도 먹기 위해 식당에 들러 밥을 먹고 나오니 보름달이 하늘에 빛나게 비추고 있다.

 

 내일의 여정을 위해 간단히 맥주를 한잔하고 잠자리에 든다.

거제도 수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여름 꽃 수국이 아름답게 피는 곳은 많이 있다. 이번 여름에도 경주 기림사 수국이 만개한 모습을 보고 가슴 깊이 뿌듯하게 생각을 했는데 또다시 수국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곳을 찾다가 거제도 수국을 구경하러 날을 잡았다. 거제도는 누차 갔다 왔기에 대강의 길은 알고 있지만 수국이 피는 곳은 또 다른 곳이라 거제도를 일주하면서 거제의 여름 풍경을 아울러 구경하였다. 수국이 벌써 만개의 시기는 지났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수국을 마음껏 보며 하루를 즐겼다.

 

 참고 삼아 이야기를 하면 거제도의 수국은 6월 말에서 7월 초가 가장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내년에는 이때를 맞추어서 다시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가대교 휴게소에서 보는 풍경

 

 처음 생각에는 남부면 저구항의 수국 동산에서 수국을 구경하고 돌아 나오면 썬트리 팜 리조트 주변의 수국을 보고 다음에 유명한 파란 대문 집의 수국을 구경하는 순서였다. 그런데 남부면 저구항으로 향하는 길에서 퍼뜩 눈에 파란 대문 집이 보였다, 바로 길가에 있으리라 예상을 하지 못하였는데 길가에 바로 보여 이곳부터 구경하기로 하였다.

 참고로 말하면 이곳의 주소는 일운면 양화 4길이다. 길을 가다 양화길 오른편에 눈에 확 뜨이니 조금만 유의하면 된다.

 

파란 대문 집의 수국

 

옆에 피어 있는 나리

 

파란 대문 집 앞에 있는 조그마한 아담한 집

 

 파란 대문 집 수국을 보고 갈을 조금 더 가면 길가에 수국으로 유명한 썬트리 팜 리조트가 나온다. 24시 이마트 편의점 옆에 있고 주차도 하기 편하니 이마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길을 건너 수국을 구경하러 간다. 조금 때가 늦어 수국이 만개를 지나 조금 지고 있었지만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수국은 아름답게 내 눈 안에 들어왔다.

 

카페 썬트리팜 입구 간판

 

썬트리 팜 리조트 주변 수국

 

 여기서 저구항까지 가는 길에는 양쪽에 수국이 활짝 피어 있다. 걸어가면서 구경하기는 좀 그렇고 하니, 차를 천천히 몰고 가면서 수국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아마 거제시에서 수국을 일부러 심어 관광객들을 끌어 모우는 방법을 택한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더 많은 수국을 심고 좀 가꾸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구항에 도착하면 수국동산 이정표가 나오고 주차장 표시가 곳곳에 있다. 수국축제가 개최되면 차량이 홍수를 이룰지는 몰라도 지금은 코로나로 축제가 개최되지 않으니 차가 많지 않아 주차장이 비어 있었다. 참고로 말하면 제4 주차장이 수국동산 바로 옆이다. 다음 해에라도 참고하시기를......

 제4 주차장은 매물도 여객선 터미널 바로 옆이다.

 

여객선 터미널

 

 여객선터미널 바로 앞이 수국동산의 출발점이다. 해안길을 걸어가면서 수국을 구경하다가 명사 해수욕장이 시작되는 끝부분에서 위로 나 있는 언덕길로 돌아오거나, 언덕길로 올라가서 구경하고 해안길로 돌아와도 좋다. 각자의 선택이다. 나는 해안길로 가서 언덕길로 돌아왔다.

 

언덕 위의 쌍효자문

수국동산의 수국

 

바다 위의 갈매기들

 

 수국동산 옆이 유명산 명사해수욕장이다. 아직은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조용하였다. 해수욕장 끝 부분에 바다 위로 테크를 설치하여 산책길을 만들어 놓았다. 한 번쯤은 걸어가서 바다 바람의 시원함을 느껴 보는 것도 좋다. 구경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러 조형물도 만들어 사진 찍는 포토 존도 만들어 놓아 추억을 만들게 하는 곳이다.

 

명사해수욕장과 바다 위 산책 테크

 

 명사를 벗어나 거제도를 그냥 다니다 도착한 곳이 여러 번 왔던 병대도 전망대다. 오밀조밀한 섬들이 눈 안에 확 들어오는 전망대에서 잠깐 쉬다가 다시 구조라 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병대도 전망대에서 보는 섬들

 

 몽돌해수욕장에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제법 바다에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기는 삶들이 보인다. 여름이 된 것이다. 아직 본격적인 피서철은 조금 멀었지만 그래도 기온이 올라 덥기에 사람들은 바다를 찾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될는지......

몽돌해변

 

 하루를 가벼운 마음으로 거제를 돌아보았다. 원래의 목적이 수국을 보는 일이었는데, 원래 예정하였던 곳은 모두 둘러 수국을 구경하였다. 꽃 피는 때를 조금 맞추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기쁨을 즐겼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어디를 돌아다니면서 항상 가지는 마음속의 생각은 무언가 못 본 것이 있어야 다음에 다시 온다는 것이다. 모두 다 만족하면 다음이 무엇때문에 있으랴? 부족함이 있어야 그것을 메꾸어 가면서 살아가는 것이지.....

해파랑길 14코스(구룡포항 - 호미곶)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4코스는 구룡포항을 출발하여 구룡포 해변을 따라 걸으면서 호미곶까지 가는 약 14km의 비교적 짧고 쉬운 코스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를 지나 이정표를 따라 해안길을 걸으면 넓게 펼쳐진 백사장을 지나 구룡포 주상절리에 도착한다. 우리나라는 땅이 넓지 않기에 자연의 모습이 오밀조밀하게 펼쳐지는 아름다움은 있지만 땅이 넓은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장엄함은 좀 뒤떨어진다. 주상절리도 여러 곳에서 보았기에 별다르게 감흥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여기에서 보는 동해의 탁 트인 풍경이 가슴을 활짝 펴게 하였다.

 

 

 삼정리 해수욕장과 구룡포 해수욕장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는 구룡포 주상절리는 해안 도로와 접해 있는 숨은 비경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주상절리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포항시에서 목재 데크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으니 이곳에서 동해안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며 풍광을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다.

 구룡포 주상절리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화산이 폭발하는 당시 용암이 나오는 형태 그대로 멈춘 모습을 연상시키는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물이 빠지면 아래로 내려가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 다양한 모습의 주상절리 중 일부는 밀물 때 물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가 되면 모습을 드러내어 자세히 볼 수 있어 좋다. 또 물이 맑아 바닷물 속에 잠긴 주상절리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구룡포 주상절리의 여러 모습과 안내판

 

바다 바위 위에 앉아 있는 갈매기들

 

 이 호미곶 주변의 걷기 길에는 해파랑길과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이 함께 지정되어 곳곳에 아래의 표지가 있으니 이 표지만 잘 보아도 길을 잘못 들지는 않는다.

 

차 캠핑장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오는 해안에서 엄청 많이 보이는 것이 차를 이용하는 캠핌장이다. 물론 고전적인 캠핑장도 많이 있었지만 더욱 많이 보이고 깨끗하게 위치한 차량 캠핑장이 발전하는 우리나라의 현재를 보는 것으로 가슴에 뿌듯하였다.

 

 계속 표지를 따라 해안을 걸어가니 해안 테크를 공사 중이라 좀 불편했고 우회로를 표시해 놓었으나 공사하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계속 해안길을 따라갔다.

 

 

 공사 중인 해안길이 지나고 축양장을 지나니 이번에는 길에 우회로를 선명하게 표시해 놓아 어쩔 수 없이 우회로를 따라 도로를 걸을 수밖에 없었다.

 

해국자생지

 

 해국자생지를 훨씬 아래에서부터 이정표에 소개해 놓아서 상당히 기대를 했으나 기대에는 부합하지 않았다. 이 해국자생지를 지나 동해안 길을 따라 계속 걸으니 호미곶 등대가 멀리서부터 보인다. 포항의 호미곶에 거의 다 온 것이다 조금 더 걸으니 유명한 '상생의 손'이 보이며 호미곶에 도착한다.

 

 

 호미곶(虎尾串)은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에 영일만을 이루면서 돌출한 곶으로 한반도를 호랑이로 보았을 때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대한민국 본토의 최동단에 위치한다.

 예전 조선 시대에는 장기군에서 유래하는 장기곶(長鬐串, 또는 동을배곶(冬乙背串)이었으며, 일제강점기 때 비롯된 이름은 장기갑(長鬐岬)이었다. 200112월 지금의 이름인 호미곶으로 변경하였으며, 대보리의 이름을 따서 대보곶(大甫串)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금은 행정구역에도 호미곶이 들어가지만 예전에는 인근 구룡포읍의 대보출장소였다가 1986년 대보면으로 독립했고 2010년 호미곶면으로 개칭되었다.

 

호미곶 상생의 손

 

 상생의 손은 새천년을 축하하며 희망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996월 제작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인 그해 12월에 완공됐다. 상생의 손은 국가행사인 호미곶 해맞이 축전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육지에선 왼손 바다에선 오른손이 있으며,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를 도우며 살자는 뜻에서 만든 조형물로서 두 손이 상생(상극의 반대)을 의미한다. 성화대의 화반은 해의 이미지이며, 두 개의 원형 고리는 화합을 의미한다. 상생의 두 손은 새천년을 맞아 화해와 상쇄의 기념 정신을 담고 있다.(포항 시청에서 가져옴)

 

호미곶 등대

 

 육당 최남선이 호미곶 해 뜨는 광경은 조선십경의 하나라고 극찬할 정도로 아름다운 전경을 가진 곳에 바로 호미곶 등대가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등대로서 1908 12 20 일 신설 점등하였다. 등탑은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붉은 벽돌만으로 조적된 팔각형으로 18 세기 중반 르네상스식의 건축물로서 장식적인 문양을 출입문에 설치하고 창문의 위치를 각층마다 다르게 하여 통풍이 잘되게 하였고 비를 막을 수 있도록 설치하였다 . 또한 각 층의 천장에는 대한제국 황실을 표상하는 오얏꽃문양(李花紋)이 조각되어 있으며 계단은 철재 주물로 108 단을 설치하였다.

 호미곶등대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아 경상북도지방문화재 제 39 호로 지정된 귀중한 문화 유산이다. 그리고 국내유일의 등대박물관이 위치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새천년기념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호미곶에 위치한 새천년기념관은 새천년 국가 지정 일출 행사 개최를 기념하고 민족화합을 통한 통일조국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고자 개관하였다. (포항시청에서 가져 옴)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안내도

 

 울산 간절곶이 "호미곶보다 우리가 더 빨리 해가 뜬다."라고 주장해서 포항시와 울산시가 서로 옥신각신 싸우고 있는, 우리나라 육지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곳으로 포항시의 옛 이름인 '영일(迎日)''해를 맞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호미곶이 빨리 뜰 때도 있고 간절곶이 빨리 뜰 때도 있는데, 11일 새해 첫날 전후로는 간절곶에서 해가 먼저 뜬다. 즉 상징성의 싸움인데, 그 상징성 때문에 관광객이 모이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는 서로의 이방을 주장한다.

 남사고(南師古)가 《동해산수비록(東海山水秘錄)》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으로 백두산은 코, 이곳을 꼬리에 해당한다고 묘사하고 명당으로 꼽았다.

 

 2000년 새천년 해맞이 행사 때부터 관광단지로 개발되어 해맞이광장이 만들어졌다. 광장 안의 청동 수상(手像) '상생의 손'이 있다. 2000년 해맞이를 기념해 1999년에 설치한 상생의 손은 가장 성공적으로 알려진 현대미술 작품으로 호미곶 하면 손부터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상징적이다. 바다 위에 있는 손이 일출 장면과 엮여 압도적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양손이 한 쌍으로, 바다에 있는 것은 오른손이며 왼손이 육지에 따로 있다.

 

 해맞이 광장에서 보는 풍경

 

 이 외에도 이 광장에는 다양한 기념물이 있으니 구경을 하시기를 바란다.

 

불씨함

새천년준비위원회는 변산반도에서 채화된 '마지막 불씨'와 독도 해상과 포항 호미곶에서 채화한 '시작의 불씨', 날짜 변경선이 통과하는 남태평양 피지에서 채화한 '지구의 불씨'를 합화(合火)'영원의 불씨'를 이곳 해맞이 광장 불씨함에 보관하고 있다.

 

햇빛채화기

새천년준비위원회가 과학기술부 Sun-Shine 21팀과 공동기획하고 선문대학교 차세대반도체연구소에 의뢰하여 제작한 4개의 채화기 중 하나이다. 반도체가 내장된 고감도 센서가 해넘이, 해돋이 때 미세한 햇빛의 적외선을 감지하여, 이를 열로 변환시키는 세계 최초의 채화기이다.

 

연오랑세오녀상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 제8대 아달라왕 즉위 4년 정유에 동해가에 연오랑 세오녀라는 부부가 살았다고 한다. 이들은 우리 고장의 해와 달 설화의 주인공이며 금슬좋은 부부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오랑 세오녀가 서로 마주보는 형상의 조각 이 해맞이 광장에 설치되어 있다.

 

전국 최대의 가마

지름 3.3m, 깊이 1.2m, 둘레 10.3m로 호미곶 한민족해맞이 축전 행사 관광객들에게 새해 아침 떡국대접을 위해 특수제 작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솥이다. 떡국을 끓이는데 사용할 연료로 장작 8톤 정도로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해 불을 때고 직접 떡국을 저어 보는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포항 시청에서 가져 옴)

 

호미곶 광장에서 망중한을 즐기다가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해파랑길 13코스(양포항 - 구룡포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3코스부터는 포항구간의 시작이다.

 

 13코스는 양포항을 출발하여 구평포구를 거쳐 장길리복합낚시공원을 지나 구룡포항까지 가는 비교적 긴 거리인 19.4km를 걷는 코스다. 해파랑길이 해안길을 따라 가는 코스로 최소한의 도로만 걷게 설계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어떤 구간에서는 길도 전혀 없는 해안의 모래밭이나 자갈돌 길을 걷기도 한다. 그럴 때는 간혹 길을 잘못 들었나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곳곳에 이정표나 리본이 메어져 있으니 걱정을 하지 않고 가면 된다. 또 조금 고생이 되어도 바닷가 길을 그냥 지나 걸어가서 주의해서 보면 길을 안내하는 리본이나 표시가 보인다.

 이 코스도 해안길을 제법 걸어야 하는 코스였다. 일반인은 전혀 다니지 않아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구간도 있었으나 크게 어렵지는 않으나 주의를 좀 기울이고 걸어야 하는 구간이다.

 

호미반도가 뚜렷한 이정표

 

인증대와 이정표

 

길을 걸으면 곳곳에 보이는 축양장

 

일출이 좋다는 일출암

 

 

 

 여기서부터 길이 제법 험하였다. 사람이 전혀 다닌 흔적이 없는 길을 따라 가다가 조금만 소홀하면 길을 잘못 들기가 십상이다. 그러니 리본이나 이정표를 잘 확인해야 한다. 산길을 가다가 중간에 바다로 내려가는 표시가 있는데 좀 주의해야 찾을 수 있다. 해파랑길을 관리하시는 분들이 좀 보수를 했으면 한다. 바다로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으니 조심하여 바다로 내려가야한다. 바닷길도 길이 없고 그냥 바다를 따라 걷는 쉽지는 않은 길이지만 해안을 따라 걸으면 된다.

 

 

 바닷길이 끝나는 곳에 사유지인 듯한 축양장이 있는데 그곳을 통과해야 하는 길이다. 무엇인가 좀 의심이 들었지만 통과하여 가니 다시 이정표가 나타났다. 내가 올바르게 걸었는지가 지금도 다소 의문이다.

 

 

 이 곳을 통과하여 조금 걸으니 날이 어두워진다. 오늘의 여정은 여기서 끝내어야 했다. 그래서 주변의 숙소를 검색하여 펜션을 찾아가 배낭을 내리고 식당에 거서 소주 한잔을 곁들여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숙소에서 보는 동해

 

 숙소에서 동해의 일출을 오랜만에 보려고 일짝 잠을 깨었다. 아직 일출 시간이 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 동해가 짙은 구름이 끼여서 해가 드는 광경을 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배낭을 메고 길을 재촉했다.

 

 길을 걸어 도착한 곳이 인공적으로 낚시공원을 만들어 놓은 장길리복합낚시공원이다. 장길리(長吉里)는 남쪽으로는 구평리 북쪽으로는 하정리와 경계를 이루면서 바다에 접해 있는 마을로 장구목, 생길리 등 2개의 자연부락이 있다. 장구목, 생길리를 병합하여 장구목의 장()자와 생길리의 길()자를 따서 장길리라 하였다.

 

장길리복합낚시공원의 모습

 

버릿돌전망대

 

 

 멀리 구룡포항이 보인다. 구룡포는 누차 와 본 곳으로 상당히 정감이 가는 항구다. 더구나 예전에 구룡포에 왔을 때 운이 좋게 고래를 해체하는 것을 보고 고래고기 생고기를 구입했던 좋은 기억도 있는 곳이다.

 구룡포는 경상북도 포항시의 동남쪽에 위치해 있는 읍이다. 동쪽으로 동해, 북쪽으로 호미곶면, 서쪽으로 동해면, 서남쪽으로 장기면과 접해 있다. 구룡포의 이름은 1914년 사라리·신동리·창주리를 합해 지형이 구룡처럼 생겼다고 하여 구룡리라고 부르면서 시작되었다. 원래 해안가의 경사가 급해 큰 마을이 아니었는데, 항구가 들어서기 좋은 지형이어서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하였다. 1923년에 방파제를 쌓고 부두를 만들어 본격적인 어항으로 발전하였고, 1942년에 창주면의 이름을 구룡포읍으로 바꾸었다.

 

 

 구룡포에는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라는 이름을 붙인 과거 일제시대의 흔적이 보존되어 있다.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九龍浦 近代文化歷史 - )는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53-1에 조성된 거리로 일본인이 조선으로 와서 살았던 곳으로 일식 가옥 몇채가 남아있던 것을 포항시가 정돈해서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에 살던 하시모토 젠기치의 집을 근대역사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서 당시의 요리집, 찻집 등이 보존되어 있고 소학교와 우체통 등이 당시 모습으로 재현되어있다.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MBC 1991), 동백꽃 필 무렵 (KBS2 2019)의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한 곳이다.

 

 

구룡포공원의 구룡조형물

 

구룡포공원 계단

 

 어제 제법 먼 길을 걸어서 피곤하였기에 오늘은 좀 일찍 여정을 끝냈다. 앞으로 남은 길이 지금까지 걸어 온 길보다 배는 더 남았으리라 생각하니 무리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 길을 걷는 것이 어떤 정해진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국토를 완주해 보겠다는 소박한 꿈이지 언제까지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아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좀 쉬다가 다시 길을 걸어야 한다.

 

해파랑길 12코스(감포항 - 양포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코로나가 일상 생활의 리듬을 많이 바꾸게 한다.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하는 관계로 해파랑길 도보여행을 한 열흘 정도 멈추었다가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해파랑길 12코스는 경상북도 감포항을 출발하여 송대말등대를 거쳐 포항구간으로 들어가 양포항까지 13.5km의 비교적 단순하고 짧은 거리를 걷는 코스다. 

 출발점인 경북 경주의 감포항 2020년에 개항 100주년을 맞는 오래된 힝구로 지형의 모양이 달 감()’자와 유사하고감은사가 있는 포구라는 뜻에서 감포항이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조그마한 항구였으니 근해에서 꽁치·대구·멸치·오징어 등이 많이 잡혀 드나드는 어선이 많아, 동해 남부의 중심 어항으로 알려져 있다.

 

감포항의 광경

 

감포항 등대

감포헝등대는 감은사지 삼층석탑 형태를 음각한 등대로 감포항의 대표적임 상징물이다.

 

 

 감포항을 돌아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감포항 등대와 비슷한 모양의 등대가 나타난다. 바로 '송대말등대'다. 명칭의  송대말(松臺末)의 한자는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이란 뜻으로 등대 주변에 수령 300~400년 된 해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송대말 등대는 19332월 감포어업협동조합이 설치한 등간(燈竿)이 그 뿌리다. 감포항 주변으로 동해의 거친 파도와 암초가 많은 감포 앞바다의 해상 안전을 위해 지난 1955년 무인등대로 설치되었다가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형상화한 한옥 등대는 2001년에 기존 등대 옆에 새로 지어진 것이다.

.송대말 등대와 함께 감포항 앞바다에 밀려드는 파도가 갯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지정하기도 했다.

 

송대말등대와 등대에서 보는 풍경

 

 

 

 송대말등대를 뒤로 하고 동해안의 풍경을 즐기면서 걸어가면 포항시로 접어 든다.

 

 

 동해안의 풍경을 즐기면서 한가로이 걸으면 양포항에 도착한다. 비교적 쉬운 길이다. 19711221일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양포항(良浦港)은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리에 있는 다기능어촌어항으로 어항시설 외에 해양레저·공연장 등을 갖추고 있어 해양휴식 공간으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양포리는 양포 서편 산 아래에 있는 마을로 이 마을은 달이 뜨면 제일 먼저 달빛이 비치는 곳이라 하여 양월이라 한다.

 양포항은 남, , 서의 세 방향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항내로 양포천이 흐르고 있다. 주변에 유난히 문화적 관광지가 많은데 일제시대 수난을 당했던 기록을 간직한 장기읍성을 비롯해서 신라역사의 발자취가 느껴지는 일월지 등이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구간은 거리도 짧고 비교적 무난한 코스다. 동해의 풍경을 즐기면서 한가로이 걸으면 되는 길이다.

경주 동방역(폐역) 능소화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여름이 되기 시작하면 길가의 담장에 예쁜 꽃들이 많이 피기 시작한다. 그 중에 내가 좋아하는 꽃이 많이 있지만 이 계절에는 능소화가 마음에 드는 꽃이다. 능소화가 피는 곳은 많이 있지만 주변 환경과 어울려 예쁘게 피는 능소화를 보러 동방역 폐역으로 갔다.

 동방역(東方驛)은 동해남부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불국사역과 경주역 사이에 있다. 1918111일 무배치간이역(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1977년 신호장으로 격하되었다. 코레일(Korail) 대구본부 소속으로 경상북도 경주시 동방동에 있다.

 

동방역의 모습

 

 능소화는 동방역에 피어 있는 것이 아니고 이 역 건물에서 걸어내려오면 큰 길이 나온다. 거기에서 왼족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바로 능소화가 핀 담장을 볼 수 있다.

 

 능소화(Chinese trumpet creeper)의 꽃말은 명예, 자랑, 영광, 기다림이며, 금등화(金藤花)라고도 한다. 중국이 원산지로 중부 지방 이남의 절에서 주로 관상용으로도 심는다. 옛날에서는 능소화를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어, 양반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가지의 곳곳에서 공기뿌리가 나와 다른 물체를 붙잡고 줄기는 벽에 붙어서 올라가고 길이가 10m에 달한다. 꽃은 7-8월에 꽃은 새로 난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로 피며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이다. 민가 주변에 관상용으로 식재하며, 꽃은 약용으로 쓴다.

 

 능소화를 구중궁궐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능소화에 대한 가슴아픈 전설 때문인 것 같다.

 

 옛날에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다. 소화는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에 빈의 자리에 앉아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임금은 그 이후에 빈의 처소에 한 번도 찾아오지를 않았다. 소화는 궁궐 여인들의 시샘과 음모로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까지 기거하게 되었는데 소화는 마냥 임금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너머를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임금을 기다리다 세상을 뜨게 되었다.

 초상조차도 제대로 치루지 못한 채 담장 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라고 유언한 그녀의 뜻대로 시녀들은 소화를 담장에 묻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라고 한다.

 

 한 여인이 왕이 아닌 지아비를 그리는 마음이 가슴을 아프게 하는 전설이다.

 

여러 각도에서 찍은 능소화

 

 능소화를 볼 수 있는 곳은 많이 있지만 이 동방역 폐역의 능소화는 무언가 소박한 정감을 주는 곳이다. 능소화가 피어 있는 나무 판장의 담장이 너무 잘 어울린다. 과유불급이라고 하는데 너무 무리를 지어 피어 있으면 좀 추하게 보아고 너무 적은 수의 꽃이 피어 있으면 좀 초라하게 보인다. 그런데 이 곳의 능소화는 너무 알맞게 피어 있는 듯하였다. 더구나 시멘트 담장이나 그냥 흙 언덕에 피어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판의 담장에 피어 있는 것이 너무 조화를 잘 이루어 아름답게 보였다.

 

 담장 너머로 나를 찾아오지 않는 님을 기다리며 혹시나 오시나하고 바라 보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형상화 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