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해파랑길 13코스(양포항 - 구룡포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3코스부터는 포항구간의 시작이다.

 

 13코스는 양포항을 출발하여 구평포구를 거쳐 장길리복합낚시공원을 지나 구룡포항까지 가는 비교적 긴 거리인 19.4km를 걷는 코스다. 해파랑길이 해안길을 따라 가는 코스로 최소한의 도로만 걷게 설계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어떤 구간에서는 길도 전혀 없는 해안의 모래밭이나 자갈돌 길을 걷기도 한다. 그럴 때는 간혹 길을 잘못 들었나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곳곳에 이정표나 리본이 메어져 있으니 걱정을 하지 않고 가면 된다. 또 조금 고생이 되어도 바닷가 길을 그냥 지나 걸어가서 주의해서 보면 길을 안내하는 리본이나 표시가 보인다.

 이 코스도 해안길을 제법 걸어야 하는 코스였다. 일반인은 전혀 다니지 않아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구간도 있었으나 크게 어렵지는 않으나 주의를 좀 기울이고 걸어야 하는 구간이다.

 

호미반도가 뚜렷한 이정표

 

인증대와 이정표

 

길을 걸으면 곳곳에 보이는 축양장

 

일출이 좋다는 일출암

 

 

 

 여기서부터 길이 제법 험하였다. 사람이 전혀 다닌 흔적이 없는 길을 따라 가다가 조금만 소홀하면 길을 잘못 들기가 십상이다. 그러니 리본이나 이정표를 잘 확인해야 한다. 산길을 가다가 중간에 바다로 내려가는 표시가 있는데 좀 주의해야 찾을 수 있다. 해파랑길을 관리하시는 분들이 좀 보수를 했으면 한다. 바다로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으니 조심하여 바다로 내려가야한다. 바닷길도 길이 없고 그냥 바다를 따라 걷는 쉽지는 않은 길이지만 해안을 따라 걸으면 된다.

 

 

 바닷길이 끝나는 곳에 사유지인 듯한 축양장이 있는데 그곳을 통과해야 하는 길이다. 무엇인가 좀 의심이 들었지만 통과하여 가니 다시 이정표가 나타났다. 내가 올바르게 걸었는지가 지금도 다소 의문이다.

 

 

 이 곳을 통과하여 조금 걸으니 날이 어두워진다. 오늘의 여정은 여기서 끝내어야 했다. 그래서 주변의 숙소를 검색하여 펜션을 찾아가 배낭을 내리고 식당에 거서 소주 한잔을 곁들여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숙소에서 보는 동해

 

 숙소에서 동해의 일출을 오랜만에 보려고 일짝 잠을 깨었다. 아직 일출 시간이 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 동해가 짙은 구름이 끼여서 해가 드는 광경을 볼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배낭을 메고 길을 재촉했다.

 

 길을 걸어 도착한 곳이 인공적으로 낚시공원을 만들어 놓은 장길리복합낚시공원이다. 장길리(長吉里)는 남쪽으로는 구평리 북쪽으로는 하정리와 경계를 이루면서 바다에 접해 있는 마을로 장구목, 생길리 등 2개의 자연부락이 있다. 장구목, 생길리를 병합하여 장구목의 장()자와 생길리의 길()자를 따서 장길리라 하였다.

 

장길리복합낚시공원의 모습

 

버릿돌전망대

 

 

 멀리 구룡포항이 보인다. 구룡포는 누차 와 본 곳으로 상당히 정감이 가는 항구다. 더구나 예전에 구룡포에 왔을 때 운이 좋게 고래를 해체하는 것을 보고 고래고기 생고기를 구입했던 좋은 기억도 있는 곳이다.

 구룡포는 경상북도 포항시의 동남쪽에 위치해 있는 읍이다. 동쪽으로 동해, 북쪽으로 호미곶면, 서쪽으로 동해면, 서남쪽으로 장기면과 접해 있다. 구룡포의 이름은 1914년 사라리·신동리·창주리를 합해 지형이 구룡처럼 생겼다고 하여 구룡리라고 부르면서 시작되었다. 원래 해안가의 경사가 급해 큰 마을이 아니었는데, 항구가 들어서기 좋은 지형이어서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하였다. 1923년에 방파제를 쌓고 부두를 만들어 본격적인 어항으로 발전하였고, 1942년에 창주면의 이름을 구룡포읍으로 바꾸었다.

 

 

 구룡포에는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라는 이름을 붙인 과거 일제시대의 흔적이 보존되어 있다.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九龍浦 近代文化歷史 - )는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53-1에 조성된 거리로 일본인이 조선으로 와서 살았던 곳으로 일식 가옥 몇채가 남아있던 것을 포항시가 정돈해서 관광지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에 살던 하시모토 젠기치의 집을 근대역사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서 당시의 요리집, 찻집 등이 보존되어 있고 소학교와 우체통 등이 당시 모습으로 재현되어있다.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MBC 1991), 동백꽃 필 무렵 (KBS2 2019)의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한 곳이다.

 

 

구룡포공원의 구룡조형물

 

구룡포공원 계단

 

 어제 제법 먼 길을 걸어서 피곤하였기에 오늘은 좀 일찍 여정을 끝냈다. 앞으로 남은 길이 지금까지 걸어 온 길보다 배는 더 남았으리라 생각하니 무리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 길을 걷는 것이 어떤 정해진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국토를 완주해 보겠다는 소박한 꿈이지 언제까지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아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좀 쉬다가 다시 길을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