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해파랑길 10코스(정자항 - 나아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0코스는 경주구간의 시작이다. 울산광역시의 정자항에서 출발하여 강동화암줒상절리와 양남면 주상절리군을 구경하며 읍천항을 지나 나아해변까지의 해변길이다.

 

경주구간 지도

 

 정자항(亭子港)은 울산광역시의 북구 정자동에 위치한 항이다. 정자(亭子)라는 지명은 오랜 전 마을 가운데 24그루의 포구나무(느티나무) 정자가 있어서 유래한 지명이다. 옛날부터 자연스레 형성된 강동동의 8개 포구 가운데 중심 어항으로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정자항을 품은 정자동에는 남정자, 북정자, 죽전(竹田) 등의 자연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데 죽전은 정자의 서쪽에 위치하는데 대밭이 많아 유래한 지명이다 정자항은 오징어, 문어, 대각미역과 정자대게, 참가자미로 유명하다. 특히 정자항은 전국 유통 참가자미의 대부분이 어획되는 곳으로 참가자미회는 찰진 데다 기름기가 많고 비린 맛이 없어 사람들이 쉽게 적응하는 횟감이다. 최근 수온 변화로 울진과 영덕의 중심 어종인 대게가 정자 앞바다에서 잡히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고래가 회유하던 곳으로 고래잡이의 전진 기지라는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2011년 울산광역시에서 귀신고래 형상의 등대를 조성하였다. .

 

 정자항과 인접하고 있는 아름다운 강동~주전 해안길을 따라 돌아가면 '아름다운 어촌 100'에 선정된 정자·당사마을이 있다. 바다사람들의 정겨운 온정을 느낄 수 있는 어촌마을이다.

 2011314일 한국관광공사 추천 3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정자항이 선정 발표되었다.

 

정자항의 모습

 

항구주변의 바다에서 보는 바위(물개나 고래의 모습)

 

정자항 고래 등대

 정자항의 고래등대는 귀신고래를 실물 크기로 만든 것으로 정자항의 랜드마크로 알려진 빨간색 등대와 하얀색 등대가 마주 보고 있다.

강동몽돌해변

 

 정자항 고래등대를 지나 해안 길을 걸어가는 도중에 비가 온다. 그래서 잠시 쉬면서 커피를 한잔하기 위해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하니 비가 곧 그친다. 아마 하늘도 잠시 쉬어가라는 배려인 것 같아 바다를 바라보며 쉬고 길을 계속하니 강동몽돌해변에 도착한다. 크고 작은 몽돌과 검은 색의 자갈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해변이다. 이 해변 길을 계속 걸으니 끝 자락에 강동화암주상절리가 있다. 

 

 주상절리(Columnar joints, 柱狀節理)는 기둥모양의 절리(節理, joint)라는 뜻으로, 절리는 지형 용어로 암석에 생기는 갈라진 틈 또는 결을 의미한다. 주로 화산 지대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화산암인 현무암에서 주상 절리가 많이 나타난다. 마그마가 흘러나와 급격히 식을 때에는 부피가 수축하여 사이사이에 틈이 생기게 되는데, 오랜 시간 동안 풍화 작용을 받게 되면 굵은 틈이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절리인데, 주상 절리는 단면의 모양이 4~6각형의 긴 기둥 모양을 이루는 절리를 말한다. 보통 단면의 크기는 수 센티미터에서 수 미터에 이르기도 하며, 기둥의 길이는 수 미터에서 긴 것은 수십·수백 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주상절리는 보통 육각형의 단면을 가지는 돌기둥들이 규칙적으로 붙어서 연속적으로 나타나, 그 독특한 형상으로 인해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많다.

 

 제주도 중문해안에는 기둥 모양의 주상 절리가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정방폭포와 천지연 폭포가 주상 절리에 해당 한다. 광주 무등산의 입석대와 서석대를 이루는 주상절리는 둘레가 7m, 길이가 약 10m가 되는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 연천의 재인폭포, 임진강 주상절리, 강원도 철원의 직탕폭포, 경북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경주 읍천리 해안가 와상절리 등 여러 곳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가지질공원 및 각종 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에 있는 총석정도 유명한 주상절리에 해당하는데 가 볼 수가 없으니 안타깝다.

 

 한편 주상절리와는 달리 쪼개지는 절리의 방향이 수평으로 넓게 나타나는 절리를 판상(板狀)절리라 한다.

 

화암주상절리

 

신명표지

 

지나가는 길에 암석위에 돋아 있는 나무들

 

 해안을 따라 계속해서 걸으면서 자연의 오묘함에 다시 탄복한다. 해안의 암석에 흙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다. 어떻게 저런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지 생명의 경이로움에 다시 감탄을 한다.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표지

 

6. 25 전쟁 전적비

 

 경주의 아름다운 해안 길을 걸으면 하서해안공원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는 길을 따라 걸으면 이야기를 소재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인공적으로 꾸민 여러 곳이 나타난다. 이름도 아름다운 '물빛파도소리길' '사랑해' 등의 이름이 말해주는 길을 따라가면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를 토대로 한 석탈해와 박제상의 이야기 길이 만들어져 있다. 물론 이곳이 전혀  관계없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은 이야기를 끌어 당긴 것으로 느껴진다.

주상절리의 여러 모습

 

멀리 보이는 앙남면 주상절리 전망대

 

양남면 주상절리 전망대

 

 이 전망대 올라가서 양남면 주상절리를 보니 실제로 아래에서 보는 것보다 못하다. 더구나 2층의 테라스는 바람이 조금 불어도 개방을 하지 않으니 무용지물이다, 내려와서 전망대 주변에서 보는 주상절리가 더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예전에 이 전망대가 없을 때도 주상절리를 잘 보았는데 별 쓸모도 없는 전망대를 만들어 놓은 것 같은 기분이다. 전망대를 만드는데 들어간 예산도 많을 것이고 지금 유지하는 경비도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니 전형적인 행정의 오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월성원자력발전소의 도움으로 건립되었다 하지만......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慶州 陽南 柱狀節理群)은 경주시 양남면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의 해안을 따라 약 1.5km에 이르는 2012925일에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된 주상절리이다. 신생대 제3기의 에오세(5400만 년 전)에서 마이오세(460만 년 전) 사이에 경주와 울산 해안지역 일대의 활발했던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곳의 주상절리는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거나 수평 방향으로 발달해 있으며, 부채꼴(방사형)로 퍼져나간 것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형태가 다양한 것은 마그마가 지표면 위로 분출하지 못하고 지각 얕은 곳으로 스며들어간 상태에서 냉각과정을 거쳤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수평, 수직, 경사, 방사 형태 등 모든 방향의 주상절리가 대규모로 모여 있고, 흔히 볼 수 없는 부채꼴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

 

 이곳 해변에는 10m가 넘는 정교한 돌기둥들이 1.7에 걸쳐 분포해 있으며, 주름치마, 부채꼴, 꽃봉오리 등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존재한다. 그리고 몽돌길, 야생화길, 등대길, 데크길 등 해안 환경을 고려한 테마로 1.7에 걸쳐 주상절리 전 구간을 산책할 수 있는 파도소리길이 조성되어 있다.

 

출렁다리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출렁다리는 주상절리와 읍천항, 바다 풍경을 함께 즐기면서 건너 가는 다리다.

 

여러 형태의 주상절리

 

 

 주상절리군을 지나 해안을 따라 걸으면 벽화마을이 나타난다. 읍천항 벽화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미술관이라 불릴 정도로 길가의 집 담장에 여러 종류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어린 아이들의 동화의 세계를 소재로 한 그림이 대부분이지만 바다와 항구 등의 다양한 종류의 벽화를 보고 지나면 석탈해의 탄생설화를 이야기하는 배가 보이는 공원을 지난다.

 

 

 드디어 이 구간의 종착지인 나아해변에 도착한다. 솔발산책로와 몽돌과 자갈, 모래가 섞인 조용한 해변이다. 단지 이곳에 월성원자력발전소가 없었으면 조그마한 어촌에 불과한 마을인데 발전소 때문에 제법 큰 마을이 형성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