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해파랑길 16코스(흥환보건소 - 송도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6코스는 흥환보건소에서 출발하여 연오랑세오녀공원을 거쳐 도구해변을 통과하여 시내를 걸어 세계 최고의 제철소인 포스코를 지나 송도해변까지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별다른 할 일도 없고 하여 밥을 먹고 길을 떠나기로 하고 어젯밤에 밥을 먹은 집에 가서 주인장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길을 떠났다.

 계속해서 해안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해파랑길이지만 포항시에서는 이 길을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더 크게 홍보하고 있다. 누가 어떻게 홍보를 하든지 나는 경치를 즐기며 이 길을 걸을 뿐이다.

 

어제 숙박지

 

인증 스탬프 찍는 곳

 

 여기서 포항시청의 홈페이지가 포항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노력이 아주 좋다고 느껴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을 소개한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한반도 최동단 지역으로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은 트레킹로드이다. 서쪽의 동해면과 동쪽의 호미곶면, 구룡포읍, 장기면에 걸쳐 있다.

 연오랑세오녀의 터전인 청림 일월 (도기야) 을 시점으로 호미반도의 해안선을 따라 동해면 도구해변과 선바우길을 지나 구룡소를 거쳐 호미곶 해맞이 광장까지 4개 코스의 25km구간과 해파랑길 13, 14코스로 연결되는 구룡포항, 양포항, 경주와의 경계인 장기면 두원리까지 전체 길이는58km에 달한다.

 조선 명종때의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는 한반도를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보았다. 더불어 백두산은 호랑이 머리 중의 코이며, 호미반도는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천하 명당이라 했다. 고산자 김정호가 대동여지도 작성에 앞서 국토 최동단을 결정하기 위해 호미곶과 죽변 용추곶을 놓고 각각 일곱 번이나 답사를 한 뒤에 호미곶을 최동단으로 정했다고 한다. 또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지리에서 대한십경 중의 하나로 이 호미곶의 일출을 꼽았다.

 전국에 둘레길이 많지만 바로 옆에 바다가 있고 파도가 치는 해안둘레길은 대한민국에서 호미길 하나뿐이라 자부한다. 왼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동해바다를 보면서 오른쪽으로는 수놓은 듯 보랏빛 해국이 펼처져 있고 여왕바위, 힌디기 등 아름답고 기묘한 바위를 감상하면서 파도소리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걸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지는 해를 보면서 걸으면 황홀한 광경과 벅찬 감동은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다. 야간에 바다에 어른거리는 달빛을 보면서 걷는 것도 로맨틱하다. (후레쉬나 헤드랜턴은 꼭 지참하세요) 버킷리스트에 올릴 만하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포항시청에서 가져 옴)

 

 계속 이어지는 해안길에는 해안을 통과하기 어려운 구간은 테크를 이어 놓아서 바다 위를 걷는 즐거움을 준다. 포항시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우리는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또 중간중간에 있는 바위나 절벽에는 이야기를 꾸며 걷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선대는 동해면 입암리와 마산리 경계지점인 황옥포(黃玉浦), 속칭 한미끼에 있는 작은 바위에 선녀가 내려와서 놀었다 하여 하선대 또는 하잇돌이라고도 한다. 옛날 동해의 용왕이 매년 칠석날 선녀들을 이곳에 초청하여 춤과 노래를 즐기곤 하였는데 용왕은 그 선녀들 중에서 얼굴이 빼어나고 마음씨 착한 한 선녀에게 마음이 끌리어 왕비로 삼고 싶었으나 옥황상제가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용왕은 황제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바다를 고요하게 하고 태풍을 없애는 등 인간을 위하는 일을 하자 황제가 감복하여 선녀와의 혼인을 허락하게 되었다고 하며 용왕과 선녀는 자주 이곳으로 내려와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하선대,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계속 해안 길을 따라 걸으며 도착한 곳이 '연오랑세오녀 공원'이다.

 

 삼국유사 권1에 수록된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는 일월신화(해와 달이 이 세상에 있게 된 내력을 밝히는 이야기)로 고대의 태양 신화의 한 원형으로 꼽힌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 4년(157년)동해 바닷가에 사고 있던 연오(延烏)와 세오(細烏)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연오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왕이 되었다. 연오를 기다리던 세오도 일본으로 가게 되면서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가, 일본에서 보내온 세오가 짠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자 다시 해와 달이 빛을 회복하게 되었다는 설화다.(삼국유가 요약)

 

 천혜의 절경인 동해면 해안에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시작으로 영일만을 조망할 수 있는 일월대, 연오랑세오녀가 타고 간 듯한 거북바위 등 다양한 공원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일월대

 

일월대에서 바라보는 동해

 

솟대

 

바다에 한가로이 노니는 물새

 

 계속 길을 다라 걸으면서 도착한 곳이 도구해수욕장이다.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에 위치한 도구해수욕장(都丘海水浴場) 넓은 백사장과 깨끗한 동해 물을 갖춘 곳으로 여름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고대 설화인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의 전설이 서려 있으며, 명주조개의 서식지로 조개잡이 체험 행사가 자주 열린다. 교통이 편리하여 학교와 기업체의 하계 수련장으로 애용되고 있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테크를 따라 걸으니 해안에 해병대 부대가 자주 보인다. 역시 포항은 해병대의 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가니 젊은 해병대 병사들이 훈련을 하는 곳이 나오며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잠깐 테크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훈련하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으니 장교인 듯한 젊은이가 훈련받고 있는 병사들 중에 아는 사람이 있어  면회를 왔는지 물어 본다. 아니라고 말하며 도보여행 중이라 하니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 면회를 왔다고 하면 면회를 시켜 주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해병대 훈련 모습

 

 저 멀리에 포항의 시내가 보이고. 포스코 공장도 보인다. 어느새 해안 길을 걷는 것이 끝나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재미없는 시내의 아스팔트를 걸어야 한다.

해변의 모습

 

 

 무척이나 더워서 음료수를 먹고 싶었으나 이 구간은 출발지부터 여기까지 오는 길에 아무런 가게가 없는 곳이다. 연오랑세오녀공원에서 음료수를 구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시내로 들어와서 먼저 음료수를 한 병 구입해서 마시는 것이 우선이었다. 음료수를 마시고 이제 무미건조한 아스팔트를 걸으며 이 구간을 끝내야 한다. 해안길을 막고 시내의 아스팔트를 걷게 만드는 이유는 해안을 포스코(옛 포항제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하지만 아스팔트 길은 재미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포스코 정문

 포스코에 대한 설명은 홈페이지에 자신들이 소개한 글로 대신한다.

 

 포스코는 1968년 4월1일 산업화라는 국가적 사명을 안고 출범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일관제철소로 연간 4,100만 톤의 조강생산체제를 갖추었고 세계 53개국에서 생산과 판매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 개발로 인류발전에 기여하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로 자리잡은 포스코. 앞으로도 포스코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이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신뢰와 존경 받는 영속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포스코 홈페이지에서)

 

포스코 조금 지나 보이는 현대제철

 

포스코 주변에 늘어서 있는 오토바이(사원들 출근용)

 

 포스코를 지나 다시 바다길을 따라 영일대해수욕장쪽으로 하염없이 걷는다. 바다 안개가 자욱하게 끼여서 사위가 뿌였게 보이고 날은 덥지만 자연의 풍광을 즐기면서 걷는다.

 

아름다운 모습의 공중화장실

 

 내가 외국도 제법 다녀 보았는데 우리나라만큼 공중화장실이 잘 되어 있는 곳도 드물다. 특히 동남아나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유럽의 몇 선진국 나라를 제외하고는 우리보다 못하다.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가 엄청 발전을 하였다고 느껴진다.

 

 어느새 포항운하에 도착했다. 우리나라에는 운하가 있는 곳이 드물기에 조급 생소하지만 포항에서는 운하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유람선 투어를 하고 있다. 시간이 제대로 맞으면 타려고 보니 시간이 맞지 않아 다음을 기약하고 발을 돌렸다.

 

 포항운하는 20125월에 착공하여 20141월에 준공되었다. 포항운하 건설사업 지역은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포항시 송도동과 죽도1동 사이로 동빈대교에서 형산강을 남북방향으로 잇는 지역에 해당한다. 포항역에서 반경 1km, 포항고속 터미널에서 0.5km내에 인접하여 있으며, 과거의 동빈내항 ~ 형산강 사이의 구간은 1970년대에 도시화과정으로 인하여 매립 후 주거지역으로 변모한 상태였다. 사업면적은 총 96.300이며, 공공용지 62,886.1, 시설용지 33,443.9로 동빈내항 ~ 형산강 까지 총 1.30km 구간에 대한 운하 건설을 통해 형산강의 물길을 다시 복원하는 사업으로 사업의 주요 내용은 형산강 하류 좌안측에서 동빈내항간 1.30km의 수로를 복원하고, 96.300의 유원지를 조성하여 친수공간 계획과 다양한 건축물이 조성될 수 있도록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포항운하 홈페이지에서)

포항운하 홍보관과 운하 주변 및 운하 일부

 

 조금 더 걸어가니 송도해수욕장이 나온다. 입구에 있는 공 모양의 홍보관은 이상하게 12시가 지나야 문을 연다고 하였다. 왜 그렇게 운영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의문이다. 그래서 들어가지 못하고 지나니 해수욕장 주변에 많은 조형물이 있다.

 

송도해수욕장 풍경

 

매우 재미있는 조형물

 

 사실 이 구간은 저번에 걷다가 중간에 사정이 있어 포스코 주변에서 멈춘 코스이다. 그래서 다음에 날을 잡아 다음 코스를 걷기 위해 포항에서 포스코 본사앞으로 가서 이어서 걸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 매우 더울 것을 예상하고 걸으려고 갔는데 생각보다는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바닷가의 길을 걸으니 바다 바람이 불어 시원하게까지 느껴지는 날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