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해파랑길 17코스(송도해수욕장 - 칠포해수욕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17코스는 송도해변에서 출발하여 포항여객선터미날을 거쳐 포항영일신항만을 지나서 해변을 따라 쭉 걸어 칠포해수욕장까지 가는 17.9km의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포항영일신항만 지역을 제외하고는 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기에 별다른 특징이 있는 곳은 아니고 평범한 코스다.

 

 그런데 다른 코스의 시작점에는 코스 안내판과 인증대가 함께 있는데 이 17코스의 시작점에는 아무리 보아도 코스 안내판이 보이지 않고 길가에 조그마한 인증대만 홀로 있다. 조금만 부주의하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다.

 

 이 코스를 걷는 날은 전국에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을 온몸에 맞으며 땀을 아주 많이 흘리고 걸은 코스이다.

17코스 시작 인증대

 

송도해변의 조형물

 

포항항만

 

옛날 어려운 시절의 모습

 

 

 그냥 포항시내길을 따라 걸으니 어느새 포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울릉도에 가는 여객선을 타고 여행하던 때가 새롭게 생각났다. 이 무더운 여름 울릉도의 시원한 바다 바람이 피부를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았다.

 

 

독도까지 258.3km 표지판

 

 

 

영일대해수욕장 풍경

 

영일대 전망대

 

 영일대 전망대로 가서 탁 트인 동해 바다를 조망하려고 했는데,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다시 걸음을 시작했다.

 

테트라포트 위의 갈매기들

 

마을의 표시석

 

공사 중인 여남 스카이 워크

 

해변길

 

 

 이제부터 흥해읍으로 들어선다. 내리쬐는 햇빛에 땀은 계속 흘러내리지만 더위에 조금 둔감란 체질이라 크게 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땀을 계속 훔치면서 길을 따라 계속 걷는다.

 

영일만 북파랑길 표지

 

 이 코스는 영일만 북파랑길과 겹친다. 그러니 조그마한 해파랑길 표지만 눈을 부릅뜨고 찾으려 하지 말고 크게 붙어 있는 이 표지판을 따라 가도 같은 길이다.

 

포항영일만 신항만

 

포항국제컨테이너터미널 모습

 

 여기서부터 칠포해수욕장까지는 바다를 옆에 끼고 쭉 따라 올라가면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구경하고 동해 바다 바람도 맞으면서 걷는다.

 

 

 칠포해변 가까이 가면 완전히 바다의 모래밭으로 내려가는 길을 만들어 놓았다. 바다를 접해가면서 모래길을 걷기도 하고 하천이 내려와 길이 끊어진 곳은 돌아가기도 하면서 길을 따라 즐기면 된다.

 

해풍으로 기울어진 해송들

 

곡강천이 바다와 만나 만든 하구의 모습

 

 이곳을 지나면 칠포해수욕장이 나온다. 코로나로 인해 해수욕장에 사람들이 올는지 모르겠으나 칠포해수욕장 주변은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천막을 치며 가게를 만들고 있었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아직은 많이 보이지 않고 소수의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칠포해수욕장

 

 무더운 날에 땀을 흐리며 길을 떠나 목표한 지점에 도달하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해파랑길을 걷는 것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려는 목적도 있지만, 건강 유지에는 걷는 것이 최고라는 지론이 있기 때문이다.

 잠시 휴식을 하면서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걷는 여행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설파하였다. 다들 공감하면서도 그렇게 하디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한 가지 이 길을 담당하는 두루누비에 당부를 하면, 이 길을 걸으면서 인증대라든지 주변의 해파랑길에 대해 물으면 그 지방 사람들이 대개는 모르고 있다. 그래서 제법 노력을 기울여 찾는 경우가 많다. 좀 더 홍보를 강화했으면 한다. 이곳에서도 다음 코스 인증대가 보이지 않아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좀 헤매다 찾으니 차가 안내도 앞에 가로막아 잘 보이지 않았다. 이런 점은 좀 시정했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혹시라도 다음에 누가 물으면 어디에 있다고 말해 주라고 하니 자기들도 처음 알았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