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부산 백양산(주례 - 성지곡수원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시절이 코로나 때문에 좋지 못하여 여행은 거의 하지 못하고 운동도 하지 못해 온 몸이 건질거리던 때에 서울에서 아들이 내려와 백양산을 올라가자 하였다. 집 주변에 있어 수 차례 올라가서 온갖 길을 걸어 보았는데 막상 아들은 백양산을 제대로 올라가 보지 않았다고 하였다. 나도 지나간 기록을 샇펴보니 백양산에 대한 사진이 없어 선뜻 동의하고 겨울 백양산을 오르기 위해 아침을 먹고 집에서 출발하였다.

 

 오늘 코스는 주례동 보훈병원 옆에 있는 반도보라아파트 옆에서 올라가서 백양산 정상에서 성지곡수원지로 내려가는 코스로 정하고 출발하였다. 부산의 기온은 그렇게 춥지 않기에 적당한 옷을 입고 사늘한 기운을 느끼며 발걸음을 시작한다.

 

반도보라 아파트 옆에 있는 안내도

 

신 중간에 있는 임도까지의 풍경

 

산 중간의 임도를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임도에서 백양산 산길로 들어선다.

 

산길 중간의 이정표

 

멀리 보이는 낙동강

 

삼각봉 전망대

 

삼각봉전망대에서 보는 풍경(낙동강)

 

산길을 걸으면서 보는 낙동강

 

멀리 보이는 낙동강(화명쪽)

 

산길에서 보는 부산의 동쪽 시내

 

유두봉 정상

 

유두봉 정상에서 보는 낙동강

 

 

 산길을 제법 걸어 애진봉에 도착한다.

 이름 그대로 진구를 사랑한다는 의미다. 이 곳은 철쭉이 아름답기로 제법 알려진 곳이라 아들에게 말해 주고 다음 봄에 다시 올라 오기로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정상쪽으로 걔속 발걸음을 옮긴다.

 

애진봉

 

애진봉에서 보는 부산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나는 수 차례 올라온 곳이지만 아들은 정상까지는 처음 올라 왔다고 한다. 여기에서 남문 방향으로 길을 들지 않고 바로 아래로 내려가기로 하고 길을 바꾸었다. 나도 바로 내려가는 길은 처음이었다.

 

백양산 정상

 

백양산 정상에서 보는 부산-멀리 항구가 보인다.

 정상에서 바로 밑으로 내려 가면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 저번에 갈맷길을 걸으면서 이 주위를 지나갔으나 미처 화석은 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화석을 구경하기로 한다. 하지만 보고 나면 조금은 실망스럽다.

 

공룡발자국 화석

 

 이 곳을 지나 내려가서 성지곡수원지길로 들어서면 하늘로 쭉쭉 뻣어 올라간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을 만난다. 도심에 이렇게 좋은 숲을 만나는 것은 큰 행운이며 자랑이다. 이 숲을 훼손하지 않기를 마음속 깊이 다짐하며 길을 계속한다.

 

성지곡수원지의 모습

 

 이 산길은 숫하게 걸었던 길이다. 그러나 아들과 함께 걸은 기억은 없디.

 아들 놈이 이런 길을 걷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고 역사에 취미가 있는 점이 나와 비슷한 면이 많다. 그래서 외국을 같이 다니며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관람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하였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든 아들과 함께 산길을 걸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아버지가 오늘날 드문 시절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은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부산 갈맷길 9코스 1, 2 구간(상현마을 ~ 이곡마을 ~ 기장군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갈맷길 9코스 지도

 

 9코스 1구간은 회동수원지 선동 상현마을에서 기장 철마 이곡마을까지다.

 

 회동수원지로 들어오는 물길인 철마천과 이곡천을 따라가다 아홉산과 일광산 허리를 휘감아 걷는 길이다. 발걸음의  시작은 8코스의 시작점인 회동수원지 거점 마을인 선동의 상현마을이다. 철마천이 수원지로 들기 전 만나는 진명교에서 바라보는 구골창의 풍광은 정겹고도 고즈늑한 맛이다. 사람의 왕래가 크게 없는 곳이라 고요함을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물새들도 나래를 접고 휴식을 취한다. 지나는 사람 누구나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은 곳이다.  부산 치유의 숲과 추파(秋波) 오기영(吳璣泳)(1837~1917)선생의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시비가 있는 곳을 지나 철마면사무소를 지나고 한우로 유명한 집들을 보면서 길을 따라 걸으면 철마한우 집단촌인 이곡마을에 도착한다. 

 

회동수원지의 모습

 

회동수원지로 들어오는 물길인 철마천

 

사람의 왕래가 없고 수원보호구역이라 깨끗하다.

 

부산치유의 숲

 

이정표

 

 장전구곡가는 100여 년 전 철마 출신으로 구한말 종2품 벼슬을 한 추파 오기영 선생이. 은퇴하고 낙향하여 오륜대에서 내를 건너 철마 장전마을을 지나 홍연폭포까지 마차를 타고 유람하면서 아홉 구비 흐르는 아름다운 구곡의 풍경에 감탄하여 지은 칠언절구의 한시다.

 오륜대를 서곡으로, 1곡의 선동으로 시작하여 2곡의 이끼 낀 바위와 3곡의 뜬 배 같은 불매바위 4곡의 고양이 바위에 떨어지는 포화 5곡은 멀리 보이는 평림 6곡의 서산에 지는 붉은 노을을 맞으며 7곡은 유유하게 흐르는 푸른 물결 8곡은 물속에 잠긴 베틀 바워 9곡에서는 동천골에 울려 퍼지는 물결소리로 결말을 맺고 있다.

 추파 오기영의 장전구곡가는 부산지방 항토문학의 백미로 병풍으로 남겼는데 최근에 마을 입구에 시비를 세웠다.

 

 참고로 서곡만 소개한다.

오륜대하취곤령(五倫坮下翠坤) 오륜대 솟아난 누리 정기 모인 곳

양곡류파만고청(兩谷琉波萬古淸) 두 골짝 어우러진 물 예나 제나 푸르구나

재도명암산일모(纔到鳴巖山日暮) 울바우 가뭇한 산머리로 해는 저무는데

이성초적양삼성(耳醒樵笛兩三聲) 아련히 들려오는 초동들의 피리소리여

 

추파 오기영의 장전구곡가 시비

 

철마교의 중간인증대

 

이곡마을로 가는 보림교 이정표

 

예전에는 연꽃이 활짝피는 연못이었는데 이제 보림사 절이 들어 서 있다.

 

 이곡천을 따라 걸으면 이곡마을에 도착한다.

 

 이곡 마을(耳谷-)은 기장군 철마면 이곡리 437번지 일대의 자연 마을로 원래 이곳 주민들은 구실이라 불렀으나, 마을 뒷산의 산세가 높고 골이 깊으면서 마치 사람의 귀처럼 반듯하게 보여 이곡(耳谷)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곡 마을은 동쪽으로 일광산, 북쪽으로 아홉산, 동북쪽으로 연애산에 둘러싸여 있고 남쪽으로만 트여 이곡천이 다다르는 이곡 소류지가 있다.

 마을 입구 길 오른쪽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이곡 마을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다. 마을 회관 앞에 당나무와 당집이 있다. 또 높이 20, 둘레가 4인 철마면 보호수로 수령 3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마을의 주업은 벼농사이었으나 지금은 한우 불고기집들이 들어서서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아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곡마을 인증대

 

300년이 된 느티나무

 

 9코스 2구간은 이곡마을 삼백 살 느티나무에서 시작하여 기장테마임도로 전개된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공인된 MTB코스이기도 한 길은 굽이굽이 사행하며 일광산 자락을 휘감아 돌다 백두사 가는 갈림길에서 다랑이논들이 펼쳐진 동서마을을 지나 기장군청으로 이어진다. 동서마을은 기장의 옛 이름 차성(車成)이 유래한 곳으로 차능(車陵)이 있다.

 

이정표

 

기장으로 향하는 임도 - 호젓한 산길이다.

 

산악자전거길

 

길가에 핀 동백 - 특이하게 가로수를 동백으로 심어 놓았다.

 

중간인증대 모연정

 

 

이제 산길을 벗어나 기장군청까지 기장시가지 길을 걷는다.

 

기장 전철역

 

기장전철역 앞의 카페

기장군청앞의 마지막 인증대

 

 부산 갈맷길 전 구간을 모두 걸었다. 코로나사태를 맞아 여행도 하지 못하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다가 걷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찾다가 발견한 것이 갈맷길이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구석구석을 돌아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 또, 건강도 생각해서 걷기를 친구와 같이 시작한 것이 5월이었는데 중간에 무더위와 여러 사정으로 잠시 멈추기도 했으나 무사히 완주를 하였다. 장장 300km에 가까운 먼 길이었다. 하지만 이길을 걸으면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내가 태어나고 평생을 살아온 부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였던가를 새삼 깨닫게 해 주었다. 평생을 살면서도 한번도 가 보지 않았던 곳도 보았고, 그 아름다움에 놀라 감탄을 한 곳도 여러 곳이다.

 

 이 아름다운 걷기 코스를 좀더 선전을 하여 더 많은 시민들이 걸을 수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부언을 하면 칼맷길 각 구간의 길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는 곳이 좀 있었다. 특히 갈림길에는 더 세심한 표시가 있었으면 좋으리라 생각한 곳도 많았다는 것을 사족으로 붙인다.

부산 갈맷길 8코스 1, 2 구간(상현마을 ~ 동천교 ~ 민락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갈맷길 8코스의 회동수원지를 빙 돌아 나가는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만큼 평탄하고 쉬우며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특히 장전구곡가의 1경인 오륜대를 비롯하여 부엉산(175m) 정상에서의 조망이 뛰어나다. 땅뫼산에서 윤산 자락을 휘감아 돌며 명장정수사업소까지 이어지는 회동수원지 수변길은 아홉산 줄기가 회동수원지에 병풍처럼 서 있어 중국의 소상팔경을 연상케 한다고도 말한다. 구간 전체가 사포지향인 두 번째 구간으로 옛날 사천으로 불렸던 수영강의 흐름을 따라 동행하는 길로 부산팔경의 한 곳인 동대를 지나면서 도심을 관통하여 옛 좌수영의 영화가 서려있는 나루공원을 지나 민락교에서 바다와 만난다.

 

8코스는 1, 2구간을 합해서 17.2km로 비교적 짧은 거리라 한번에 모두 걷고 소개한다.

 

 먼저 8코스 1구간은 상현마을에서 동천교(석대다리)까지다.

 

 상현마을은 도심지에서 먼곳으로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일반 대중교통편은 없고 마을버스가 다니는데 1시간에 한대만 다녀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굉장히 오래 기다려야 한다. 부산 지하철 구서역 2번 출구를 나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매시 30분에 온다고 시간표에 적혀 있다. 처음에 시간을 맞추지 못해 버스를 기다리다가 택시를 타고 상현마을로 들어가니 요금이 약 5,000원 정도라 택시를 이용해도 무리가 없었다.

 

8코스 지도

 

 상현마을에서 회동수원지길을 따라 경치를 구경하면서 걸어간다.

 

 회동수원지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회동동, 선동, 오륜동 등 5개동에 인접한 도심 속 산중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부산시민의 상수원지이다. 1946 ~1967년의 오랜기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총 넓이는 2.17k저수량은 1,850만 톤으로 부산시민의 중요한 식수원이자 휴양처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에서 주자학을 공부하던 사람들이 숨어 지내면서 이 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오륜대라고 불렀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접근이 금지되었다가 2010년부터 1월부터 시민에 개방되었다. 수원지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땅뫼산 황토숲길, 편백나무숲, 갈맷길 등 도심 속 산중마을을 느끼고 싶은 시민들의 힐링명소로 사랑 받고 있다.

 

 그런데 가뭄이 심해 수원지 물이 줄어 예전에 보던 모습과 좀 달라 보여 안타까웠다. 역시 물이 있어야 하는 곳에는 물이 가득 차 있어야 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면서 아쉽지만 걸음을 재촉하였다.

 

상현마을에서 출발하여 오륜대쪽으로 수원지길을 따라 걸으면서 보는 풍경이다.

 

이정표

 

 

 오륜대에 가까이 가면 천주교의 여러 시설물을 만나게 된다. 부근에 부산 카톨릭대학이 있고 여러 수도원과 명상의 집 등이 산재해 있다. 도로를 따라 좀 걸으면 오륜대에 도착한다.

 

 

 오륜대(五倫臺)는 본래는 오륜대 저수지(회동수원지) 안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를 지칭하나, 넓은 의미에서는 뛰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는 오륜대 저수지 일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오륜대는 동래부지(1740)에 따르면 오륜대는 동래부에서 동쪽자리 사천에 있고 대에서는 암석이 기이하며 아름답다.”고 적혀 있다.

 오륜대의 명칭은 산과 바위의 조화로 병풍을 이룬 기장군 철마면의 아홉산을 비롯하여 사방이 산에 싸여 있는 산골짜기에서 봉황이나 백구가 날아 올 듯이 경치가 뛰어나 '오륜대'라 했다고 하며, 속전(俗傳)에 이르기를 사람이 대 주위에 사는데 오륜을 다 갖춘 까닭에 이같이 이름 지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옛날  삼강오륜(三綱五倫)을 갖춘 다섯 명의 노인이 풍경을 돌아보던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으로 전한다.

 오륜대 일대는 오륜대 저수지가 조성되기 전에는 기암괴석이 모여 있고 숲이 우거져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오륜대 저수지가 조성되면서 호숫가의 절벽 형태로 남겨져 있다. 오륜대 저수지 부근이 수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개발이 제한되어 대중교통의 접근이 불편하나, 저수지 일대에 여러 종류의 음식점들이 즐비하여 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카페도 들어서 주말이면 시민들이 많이 찾는 위락지가 되었다. 주변에는 오륜대 고분군과 부산가톨릭대학교, 오륜대 한국 순교자 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오륜대 주변

 

오륜대마을에서 수원지를 빙 돌아 땅뫼산을 지나고 명장정수장으로 향한다.

 

 

 

 

도보인증대(땅뫼산)옆의 정자 부근에 소풍나온 어린이들

 

가을 빛이 완연한 회동수원지의 여러 모습과 전망대

 

수원지를 돌아 명장정수장에 도착한다.

 

명장정수장 밑의 하천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

 

여기서부터 하천을 따라 걸으며 동천교(석대다리)까지 내려간다.

 

 

 이제부타 8코스 2구간이다. 8코스 2구간은 동천교(석대다리)에서 민락교까지다.

 

 동천교를 따라 수영강을 끼고 평지 길을 계속 걸으면 왼쪽으로는 새로 만들어진 도심이 나타난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논과 밭이었던 곳이 이제 부산의 가장 번화한 곳으로 변한 것을 보고 상전벽해의 느낌을 가진다. 반대쪽엔 APEC나루공원, 영화의 전당, 센텀시티를 볼 수 있다.

 

흔히 보이는 물새들

 

과정교

 동천교에서 수영강을 따라 걸으면 여러 개의 다리를 만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과정교이다. 과정교란 옛날 고려시대 때 정서가 이곳에 귀양을 와서 지은 정과정곡의 고장이다. 정서의 호가 과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이 노래를 모두 공부하여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래 전에는 정과정이 이곳에 있었는데 지금은......

 

 과정교를 지나 계속 내려가면 시가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유명한 해운대 신시가지의 시작이다.

 

영화의 전당

 

바다와 만나는 수영강

 

 8코스의 길은 대체로 평탄한 길이다. 그래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이 쉽게 천천히 걸으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민락교에 도착하니 저번에 보았던 도보인증대가 위치를 바꾸어 있었다. 좀더 쉬운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좀은 편했다.

 

 오늘도 하루를 부산의 풍경을 즐기면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부산 갈맷길 7코스 2구간(금정산성 동문 ~ 상현마을)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7코스 2구간은 금정산성 동문에서 시작하여 회동수원지가 있는 상현마을까지다. 젊은 날 수시로 올라왔던 산성고개에서 동문을 지나 부채바위, 4망루, 원효봉을 거쳐 북문에 이르는 능선길은 금정산성의 성벽길이 잘 보존되어 있는 길로 부산 전체를 조망하며 걷는 시원한 길이다. 금정산성 길의 가장 대표적인 구간으로 대체로 평탄한 길을 걸으면 북문에 도착한다. 북문에서 약 1lm 지점에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이 있다. 북문 고산습지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천년고찰 범어사가 우뚝하고, 범어사 계곡을 따라 내려와서 팔송까지 금어동천, 비석골 서어나무 숲을 호젓이 걷는 옛길이 펼쳐진다.  시가지를 조금 걸으면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인 노포역을 만나고 노포마을을 지나 연꽃농장을 지나서 수영강 중상류를 따라 걸어 내려가면 회동수원지 상현마을에 이른다.

 

 금정산성은 사적 제 215호로 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성동 소재하는 우리나라 산성 중에서 가장 규모가 광대한 돌로 쌓은 산성으로, 낙동강 하구와 동래 일대를 내려다보는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다. 임진왜란의 혹독한 피해를 입은 동래부민이 국방을 튼튼히 하고 바다를 지킬 목적으로 다시 쌓았다고 한다. 금정산의 정상인 고당봉을 정점으로 해서 북쪽으로 원효봉, 남쪽으로 동제봉, 서남쪽으로 상계봉, 파리봉 등을 잇는 성곽의 길이가 자그마치 18.845이며, 넓이는 8,213이다. 성곽의 모양은 남북이 길고 동서가 짧은 타원형이며, 높이는 곳에 따라 차이가 나 1.5m에서 3m 정도이다. 동서남북 4곳의 성문과 수구문, 암문 등이 있다. 산성의 크기나 축성 방법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축성과 수축, 개축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동문을 지나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걷고 있었다. 역시 대표적인 금정산성 등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다가 보니 너무 어둡게 보였다. 처음에는 '날이 흐려서 그런가' 하고 생각하다가 차츰 이상해서 카메라를 살펴보니 나도 모르게 밝기 조절이 어둡게 되어 있었다. 급히 정상 상태로 조절하고 다시 사진을 찍었는데 어둡게 나온 것도 나름대로 볼만해서 그냥 둔다.

 

북문쪽으로 가면서 보는 풍경과 산성 성벽

 

멀리 보이는 회동수원지

 

오른편으로 보이는 부산 풍경

 

제 4망루

 

제 4 망루에서 보는 성벽

 

제 4 밍루의 모습

 

이어지는 능선길

 

원효봉 표지

 

원효봉에서 보는 풍경

 

이정표

 

 

 드디어 북문에 도착했다. 북문에서 약 1km 떨어진 고당봉에 오랜만에 올라가기로 하고 고당봉쪽으로 발을 돌렸다. 금정산을 숱하게 올라욌어도 고당봉을 자주 오르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꼭 고당봉에 가고 싶었다.

 

고당봉 가는 길에 만나는 고당샘

 

 드디어 고당봉에 도착했다. 수 많은 젊은이들이 고당봉에 올라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즐겁게 느껴진다. 금정산의 주봉으로 해발 801.5m인 고당봉은 동래부지(東來府誌)의 지도에는 고당봉을 고암(姑岩)’으로 표기하고 있고, 또 비슷한 다양한 지명이 혼용되어 논란이 되던 중에 금정산표석비건립추진위원회에서 토론과 검정을 거쳐, 고당봉(姑堂峰)으로 공식 지명으로 확정하고 금정구청에서 봉우리에 표석비를 세웠다.

 금샘(금정샘 또는 용암샘이라고도 함)은 고당봉 동쪽에 위치한 화강암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다. 대천천은 금정산 고당봉 아래 북문재에서 발원하는 하천으로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고당봉과 고당봉에서 보는 풍경

 

 고당봉을 내려와 북문을 잠시 구경하고 범어사쪽으로 발을 돌린다.

 

 금정산성의 북쪽 해발 620m의 높은 곳에 위치하는 금정산성 북문은 1703년에 금정산성을 축조하면서 함께 설치되었는데. 일제 강점기에는 허물어져 육축 일부만 남아 있었는데, 1986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 정비하였다. 현재 금정산성 북문은 완전히 복원되어 소박한 옛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가장 투박하고 거칠며 다른 성문보다 작다.

 

북문의 여러 모습

 

 

범어사로 내려가는 계곡의 돌바다

 

범어사의 한 편린

 

 범어사에서 길을 따라 걸으며 노포동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을 지나니 노포마을 표지가 나타난다. 노포 마을(老圃-)은 노포동에 있는 자연 마을로, 노포(老圃)란 오래된 채전[]’이란 뜻으로 농사를 잘 짓는 나이 든 농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노포마을이란 농사가 잘되는 마을, 다른 곳에 비해 농토가 풍부한 마을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노포 마을이 속한 노포동에는 청동기와 삼한 시대의 복합 유적지인 노포 고분군이 있어 거주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는 스포원 파크(금정 체육공원)가 들어서 있다.

 

노포마을 표지석

 

 이제부터는 수영강의 상류인 하천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면서 한가로움을 즐기면 되는 길이다.

 

하천에서 보는 물새

 

회동수원지에 가깝게 가니 보이는 갈대

 

 

 드디어 회동수원지에 도착했다.

 

회동수원지와 상현마을 안내판

 

 금정산성을 한바퀴 삥 돌고 범어사로 내려오니 이제 산길은 다 걸은 것 같다. 남은 구간은 평탄한 길만 남아 있다. 상현 마을에 도착하니 갈맷길 안내도가 잘못된 것이 붙어 있다. 마을 해설사 아주머니가 바꾼다고 하면서 아직 바꾸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한다. 조금만 신경을 기울이면 쉽게 할 수 있는 것인데.....

이뿐만이 아니다. 갈맷길을 걸으면서 길표시가 부족하거나 알아볼 수 없게 되어 있는 곳도 허다했다. 좀더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오늘의 걷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기전에 상현마을에 있는 카페에 앉아 한반의 커피를 마시면서 오늘도 이 길을 걷게 해준 나의 건강에 고마움을 느낀다.

부산 갈맷길 7코스 1구간(성지곡수원지:어린이대공원 ~ 금정산성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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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코스 1구간은 성지곡수원지(어린이대공원)에서 금정산성 동문까지다.

 

 성지곡 수원지입구에서 수원지 댐을 바라보며 올라가면 울창한 삼나무와 편백 숲길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이곳부터가 이 구간의 시작이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6코스 2구간의 길과 마주친다. 백양산 갈림길에서 걷기에 편한 길을 따라 걸으면 한국산개구리 보호지역인 쇠미산생태공원 습지에 도착한다. 계속 길을 따라 만덕고개를 향해 걸으면 왼족으로는 낙동강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멀리 병풍암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사행하면서 흐르는 온천천과 동래구 일원의 도시경관을 볼 수 있고, 멀리로는 부산항이 보이기도 한다. 금정산성 제2망루 가는 길까지는 다소 숨이 차나, 남문 가까이에 도착하면 먹거리촌이 형성되어 있어 요기를 하고 남문을 통과하여 평탄한 길을 걸어가면 산성고개에서 동문을 만나게 된다.

 

갈맷길 7코스 안내도

 

성지곡수원지는 너무 많이 오고 사진을 찍어 소개하였기에 이곳에서는 생략한다.

 

성지곡수원지 입구 모습

 

6코스 2구간과 만나는 만남의 숲

 

 

 금용산(金湧山 : 쇠미산)은 금정산맥의 지맥으로 북쪽으로 금정봉에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화지산과 연결되는 고도 150m의 작은 산이다. 전형적인 노년산지로 사면이 완만하며 서쪽 산록에는 어린이대공원이 있으며 북동쪽에는 사직 종합운동장이 있다. 지명은 쇠미산의 한자식 지명으로 이 산에 쇠물이 많이 나왔다는 데서 비롯된다. 해동지도(동래)에 금용산이 동래 정씨 시조묘의 제궁사인 화지암과 함께 묘사되어 있다.

 

 

 쇠미산 구민의 숲길은 부산 갈맷길 사업의 일환으로 200911월에 조성된  2.2의 거리로 40분이 소요되는 트레킹 코스이다. 쇠미산 구민의 숲길에는 한국산 개구리 서식지[3,700]가 위치하여 생태계 보호 목책과 안내 간판이 설치되어 있으며, 도시 숲 조성 사업으로 개구리 관찰 데크 44m를 설치하였다.

 자연 생태 체험 학습장은 산개구리와 도롱뇽 등 양서류가 대거 서식하는 곳이다. 숲이 가진 다양한 가치와 기능을 알려 주고자 개구리, 도롱뇽의 성장과정 등을 담은 해설판 등 안내 시설과 습지 관찰 데크 등 편의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다.

 

쇠미산 생태공원

 

산어귀전망대에서 보는 부산의 모습

 

만덕고개와 빼빼영감설화

 

저 멀리 보이는 병풍암

 

남문 가까이에 있는 안내도

 

 남문 가까이에 있는 먹거리촌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친구들과 가볍게 산행을 하고 쉬면서 화투도 치면서 막걸리를 마시며 즐겁게 놀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 평범한 서민들의 즐거움이라 생각이 들었다. 주인장이 막걸리를 한잔하지 않느냐고 물어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고 밥을 먹고 잠시 쉬다가 다시 걷기를 시작하여 남문에 도착했다.

 

금정산성 남문(金井山城南門)은 남쪽 능선 해발 510m의 높은 곳에서 완만하게 낮아진 자리에 위치하는 평거식 문으로, 금정산성과 함께 축조되었다가 일제 강점기에 허물어져 육축(陸築 :성문을 축조하기 위하여 무사석 등 큰 돌로 축조한 성벽) 일부만 남아 있었는데, 1972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 2009년에는 금정산성 남문의 상부 주변에 성가(몸을 숨기기 위해 성 위에 낮게 쌓은 담)가 복원되었다.

 동래 온천장 방면에서 금정산성으로 출입하는 주 통로인 금정산성 남문은 금정산성 동문(金井山城東門)이나 금정산성 서문(金井山城西門)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금정산성 남문의 모습

 

남문에서 동문쪽으로 가는 길

 

동문 입구의 모습

 

 이 구간은 다른 구간에 비하면 비교적 짧고 평탄한 구간이다. 

 

 성지곡수원지에서 남문을 거쳐 동문으로 향하는 구간은 갈맷길이 아니라도 봄이나 가을이면 부산시민들이 즐겨 찾는 코스다. 어린이대공원 옆으로 지나는 코스는 갈맷길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중첩되는 구간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거리로, 예전에는 남문에 도착하면 염소고기나 오리, 닭 등을 안주로 막걸리도 거나하게 한잔하는 것이 즐거움이었는데 오늘은 그 즐거움을 뒤로 하고 걷기에 몰두하였다.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주 목적이 걷기에 있기에 막걸리는 다음을 기약하고 일정을 끝냈다.

부산 갈맷길 6코스 3구간(구포역 ~ 금정산성 동문)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지난 여름은 장마도 길었고 무더위도 지속되었다. 그래서 잠시 걷기를 멈추고 시원해지기를 기다렸는데 개인적으로 일이 많이 생겨 오랫 동안 걷기를 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서 다시 갈맷길 나머지 구간을 걷기로 하였다.

 

 갈맷길 6코스 3구간은 구포역에서 출발하여 동래산성 동문까지다. 낙동강 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화명생태공원 갈은 평지를 따라 걷는 길이기에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어느 계절에 걸어도 낙동강 주변에 펼쳐지는 풍경은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이 길을 따라 걷다가 오른편으로 산을 향해 발길을 돌리면 계곡 물소리가 조금씩 들려오는 대천천에 이르게 된다. 대천천에 있는 애기소는 아낙네가 주위의 경치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아이가 익사한 것도 몰랐다고 하여 '애기소'라 불린다고 한다. 예전에는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이 소풍을 즐겨 오던 곳이다. 조금 더 산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부산화명수목원을 만난다. 화명수목원에서 여러 꽃들을 보며 눈을 즐겁게 하고 조금 더 올라가면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산성인 금정산성 서문을 만나게 된다. 지금은 복원이 끝나 깨끗한 모습을 보이는 서문은 '해월문(海月門)'이라고도 한다. 서문을 지나 산성마을을 통과하여 길을 걷다보면  '관해문(關海門)'이라고 불리는 동문을 만난다. 옛날 대학을 다닐 때는 이 동뭉을 통과하여 산성마을로 가곤 했는데 지금은 버스를 타고 산성마을으로 간다.

 

구포역앞 전경

 

 

 화명생태공원은 낙동강 왼쪽 구포 제2낙동강대교에서 금곡 대동화명대교까지의 둔치지역으로 낙동강하구 둔치 중 면적은 가장 작다. 화명 신도시와 인접하고 있어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아 야구장, 축구장을 비롯하여 테니스장, 농구장, 인라인 스케이트장 등 체육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하단부에는 연꽃습지, 수생식물원과 산책로가 갖추어져 휴식과 자연체험을 하기에 좋으며 수상레포츠타운, 야외수영장, 화명선착장 등이 갖추어져 있어 다양한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낙동강 포구 풍경

 

 

소풍 온 꼬마들의 모습

 

멀리 보이는 화명대교

 

 

 화명생태공원의 평지 길을 걸으면서 가을이 온 것을 실감하며 금정산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니 시가지 하천이 나타난다. 금정산의 파리봉과 대륙봉 중간 지점의 계곡에서 발원해 금정산성 부근에서 흘러내려 부산광역시 북구 화명동을 흐르는 큰 하천이라는 의미의 대천천은 남쪽으로 흘러 북구 구민 운동장을 지나 낙동강에 유입한다. 대천천의 상류는 화강암 풍화층이 덮인 지역을 깊이 침식하며 흘러 급경사 협곡이 발달해 있다. 중류에는 폭포가 떨어지면서 생긴 비고 4m의 폭포인 애기소()라는 움푹 파인 큰 물웅덩이와 아름다운 계곡이 있어 여름철에 관광객과 부산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이다.

 

 

 대천천 주변 길을 따라 금정산쪽으로 올라가면 먼저 만나는 곳이 화명수목원이다. 다른 시도에는 수목원이 있어 구경을 가곤 했지만 부산에는 수목원이 없어 많이 아쉬웠는데..... 화명수목원은 부산광역시 북구 화명2동 금정산자락에 위치한 공립수목원으로 2011년에 임시개장하여 2013년에 공립수목원으로 등록된 최근의 수목원이다. 처음 개장할 때부터 몇 번을 와 보았는데 오래된 수목원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하지만 비교적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좋아 많은 시민들이 방문한다. 부산지하철 2호선 화명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 금정 1번을 타고 화명수목원에서 내리면 된다.

 

화명수목원 표지석

 

가을이 짙어 가는 수목원 모습

 

 수목원에서 조금 올라가면 먼저 마주치는 성문이 '해월문(海月門)'이라고도 불리는 금정산성 서문이다. 다른 문에 비해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문이지만 잘 복원되어 있다. 금정산성(釜山金井山城) 서쪽에 있는 조선 후기의 성문으로 낙동강에서 북구 화명동의 대천천을 따라 올라가면 산성 마을이 나오는데, 금정산성 서문은 산성 마을 입구의 북쪽 구릉지 해발 230m에 위치한다.

 일제강점기에는 방치되어 금정산성 육축 일부만 남아 있었는데, 1973년에 현재 모습으로 복원 정비하였다.

 

금정산성 서문의 여러 모습

 

 서문을 통과하여 길을 따라 올라가면 유명한 산성마을을 만난다. 지금은 많이 발전하여 현대화된 건물이 들어서 먹거리촌을 형성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옛날의 그 정취가 더 그리워진다. 1970년대에 대학을 다니면서 수시로 올라오곤 했던 곳이 바로 이 산성마을이니......

 

 

 산성마을에 와서 막걸리도 한잔하지 않고 길을 계속 재촉한다. 오늘 걸어야 하는 목표치가 있기에 산성막걸리는 다음을 기약하고 동문쪽으로 발을 돌린다.

 

동문쪽 가는 길에서

 

 드디어 '관해문(關海門)'이라고 불리는 동문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수시로 왔던 동문도 다시 보니 새롭다. 과거의 추억을 살리며 동문 주변을 돌아보았다.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금정산성 동문(金井山城東門)은 금정산성 동쪽 고개 해발 415m의 높은 곳에 위치하며 전망이 아주 뛰어나며, 홍예문식으로 정면 3, 측면 2칸의 팔각지붕의 단층 문루이다..

 금정산성 동문은 1703(숙종 29) 금정산성을 축조하면서 함께 설치되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금정산성 동문이 허물어져 육축(陸築:성문을 축조하기 위하여 무사석 등 큰 돌로 축조한 성벽) 일부만 남아 있었는데, 1972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웅장한 옛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동래 방면에서 금정산성으로 출입하는 성문으로서 관문의 역할을 겸하고 있으며, 비교적 큰 돌을 사용하여 견고하게 축조되어 있다.

 

비교적 성곽이 잘 복원되어 있는 동문 주변의 풍경

 

 임랑에서 출발하여 부산의 바닷가를 쭉 일주하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 걸으며 이제 금정산으로 들어왔다. 어느새 가을 빛이 우리 눈을 즐겁게 하는 계절이다. 한 여름에는 주로 바닷가 길을 걸으며 시원한 바람을 즐겼는데, 이제 가을에는 산을 걸으며 아름다운 단풍을 즐기니 얼마나 고마운지....

 

 내가 사는 부산도 아름다운 곳이 매우 많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해 주는 갈맷길이다.

 

부산 갈맷길 6코스 2구간(구포역 ~ 성지곡수원지 :어린이대공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6코스 2구간은 구포역에서 성지곡수원지(어린이대공원)까지다.

 

구포역에서 출발하여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2구간은 일부가 급경사를이루어 산을 올라가는 제법 힘이 들고 거리도 먼 코스다. 하지만 천년 고찰 운수사를 지나면 선암사까지는 임도로 조성되어 있어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다. 임도를 따라 걸으며 보는 부산의 풍경은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바람고개를 넘어 백양대에서 조망하는 수원지 경관이 일품이다. 편백숲이 울창한 성지곡 수원지는 동천의 발원지로 조선의 지관 성지(聖知)가 발견한 명당으로 옛부터 한국의 명수로 이름난 데다 우리나라 최초의 돌붙임 콘크리트 중력식 댐으로 집수와 저수, 침전, 여과지로 향한 도수로 등이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수원지이다. 대한제국 융희(隆熙)3년 완공되었으며 등록문화재 제376호로 지정되어 있다.

 

 출발지인 부산 낙동강 변에 있는 구포는 거북이가 강물속을 거슬러 오르듯, 낙동강 어구에서 소항하는 하항(河港)의 성격을 안은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농산물과 어염의 집산지로 활기를 띠며, 범선의 집결, 물산의 집하, 상인의 왕래에서 객주집과 주막이 들어섰으며 포구가 발달하였다.. 또 개화기부터 경부선이 이곳을 통과하여 일찍부터 수륙 교통의 요지로 발달한 곳이다.

 

경부선 구포역

 

갈맷길 안내도

 

백양터널 부근에 8월에 핀 능소화

 

운수천 계곡

 

 백양산으로 들어서 운수천을 따라 걸으면 운수사에 도착했다.

 

 운수사는 백양산에 자리한 범어사의 말사로 금정산의 일맥이 서쪽으로 내뻗쳐서 큰 봉우리를 만들어 산세 수려한 영험하고 신령한 길지에 자리 잡고 있는 천년고찰이다. 전해 내려오는 말에 의하면 가야국 때 창건하였다고는 하나 이를 뒷받침 해줄 만한 사료나 유적이 남아있지 않아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범어사, 선암사 등과 동시대에 창건되었으리라 추정되고 있다. 운수사의 창건에 관한 전설에 이하면 절 경내에 있는 약수터에서 안개가 피어 올라 구름이 되는 것을 보고 운수사로 하였다고 하며, 절 입구의 두꺼비 바위에 얽힌 정설 등 많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운수사의 여러 모습

 

 운수사를 떠나 백양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백양산(白楊山)은 부산 부산진구(釜山鎭區)와 북구(北區) 사이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642m. 다대포(多大浦)에서 끝나는 태백산맥 말단부의 금정산맥의 주능선에 솟아 있는 산으로 동쪽 기슭의 성지곡(聖池谷)을 끼고 북쪽은 금정산(金井山:796m)과 이어져 있다. 우리날라 상수도의 시초인 성지곡 일대는 어린이대공원으로 개발되어 조림에 의한 삼나무 ·전나무를 비롯한 수림이 울창하고, 남쪽 기슭에 가까운 산허리에는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선암사(仙岩寺)가 있다.

 

 

산길을 따라 걷다가 보는 물터 : 누군가가 걷는 사람의 편의를 위해....

 

백양산전망대에서 보는 부산시내

 

주례동쪽의 건강공원

 

당감동까지의 임도 길을 다라 걸으면서 보는 풍경

 드디어 선암사에 도착했다. 먼저 말하면 동행했던 친구가 지쳐서 더 걸을 수가 없어서 이 구간은 여기서 멈추고 남은 거리는 다음에 걷기로 하였다. 8월의 땡볕 아래서 오랜 시간을 걸으니 지칠만도 하였다. 그러다가 내가 집안에 여러 가지 일이 있어 한 동안 걷기를 멈추었다가 10월에 다시 걷기를 하였다.

 

 선암사(仙巖寺)는 부산진구 부암동 백양산(白陽山)에 있는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인 범어사의 말사로, 675(신라 문무왕 15) 원효(元曉)가 창건하였다. 창건 당시에는 견강사(見江寺)라고 불렀으며, 절 뒷산 절벽 바위 위에서 화랑들이 무술을 닦으면서 절 이름을 선암사로 바꿨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 다른 이야기도 있다. 선암사라는 이름은 백양산(白楊山)이 금정산(金井山)의 지맥으로 산이 높고 멀리 바다가 내려 보이는 등 경치가 뛰어나 가히 신선이 살만한 곳이어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선암사의 여러 모습

 

내 기억 속의 선암사는 지금의 모습과는 아주 다르다. 한 60여 년전 내가 어릴 때 선암사에 여러 번 온 일이 있는데 그 때는 정말 좋은 경치를 가지고 있었다고 기억한다. 그 때 주지 스님이 나에게 행자를 하라고 말씀했는데.... 그 때는 행자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냥 안한다고 하고 할머니에게 갔던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10월에 다시 이 길을 따라 성지곡수원지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멀리 보이는 성지곡수원지

 

 구 성지곡수원지(釜山 舊 聖知谷水源池)는 제방 길이 112m, 제방 높이 27m이며 수심 22.5m인 부산진구 초읍동에 있는 수원지로 200873일 등록문화재 제376호로 지정되었다. 부산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1909년에 시설한 국내 최초의 콘크리트 중력식 댐이자 근대적 상수도 시설로, 초읍동 백양산 자락 부산어린이대공원에 속해 있다.

성지곡은 백양산 계곡에서 발원한 동천(東川)이 흐르는 곳으로, 신라의 지관 성지(聖知)가 발견한 명당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1900년대 중반 이곳 상류에 댐을 만들어 1910년부터는 부산 시내의 급수를 담당했으나, 낙동강취수가 시작되면서 1972년에 상수도 공급을 중단하였다. 일대에 삼나무, 편백나무, 전나무 등의 수림이 울창하여 부산 시민들의 훌륭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부산광역시에서 소유 및 관리하고 있다.

 

 

성지곡 수원지(어린이대공원) 입구

 

 이 구간을 걷는데 무려 2달이 걸렸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다시 갈맷길 답사를 계속하기로 하고 남은 구간을 걷기로 하니 어느 새 가을이 되었다. 초 여름에 시작하여 빨리 걸으려고 생각했으나 무더위로 인해 잠시 멈추었고, 여러 가지 다양한 일상사로 인해 또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하였다.

 

 남은 구간은 별일 없이 끝낼 수 있기를 생각하며......

황매산(黃梅山) - 햇빛에 반짝이는 억새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마다 가을이 깊어갈 때면 햇빛에 은빛 물결로 반짝이는 억새가 보고 싶어진다.

 

 우리나라에 억새로 유명한 곳이 많아 다 가보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좋다는 곳은 여러 곳을 구경하였다. 지난 해는 간월산을 올랐고, 그 전 래는 민둥산을 올랐는데 올해는 어디에 갈까? 하고 있는 중에 합천에 일이 생겨서 가게 되었다. 그래서 황매산에 오르기로 하였다. 황매산은 봄의 철쭉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가을의 억새도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다워 우리 눈길을 그는 곳이다.

 

 황매산(黃梅山)은 경상남도 합천군 대병면(大幷面가회면(佳會面)과 산청군 차황면(車黃面)의 경계에 있는 소백산맥에 속하는 고봉으로 최고봉의 높이는 1,113m이다. 태백산맥(太白山脈)의 마지막 준봉인 황매산은 고려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로서 경남 산청군 차황면의 황매봉을 비롯하여 동남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울만큼 아름답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의 풍광이 활짝 핀 매화꽃잎 모양을 닮아 마치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 신비한 느낌을 주어 황매산이라 부른다.

 

 정상은 700900m의 고위평탄면 위에 높이 약 300m의 뭉툭한 봉우리를 얹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주봉우리는 크게 하봉·중봉·상봉으로 나뉜다. 삼라만상을 전시해 놓은 듯한 모산재(767m)의 바위산이 절경이며 봄에는 북서쪽 능선을 타고 펼쳐지는 황매평전의 철쭉군락이 절경이며, 가을이 잩어지면 물드는 단풍에 앞서 평원에 펼쳐지는 억새가 우리 눈을 끈다.

산 정상에는 성지가 있고, 우뚝 솟은 세 개의 봉우리에는 삼현(三賢)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져왔다. 이곳 사람들은 무학대사, 조식,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삼현이라 하는데(믿거나 말거나.....), 그들이 황매산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다고 여긴다.

 

 황매산에 오르기 전에 먼저 오토 캠핑장을 올라가는 부근에 가서 황매산의 원경을 보았다.

 

멀리서 보는 황매산과 주변의 모습

 

 합천에서의 일정이 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합천댐을 보기로 하고 차를 합천댐쪽으로 돌리니 어느새 가을이 제법 물들어 단풍이 제법 눈길을 끌었다.

 

 

합천댐의 모습

 

 합천호(陜川湖)는 낙동강 지류인 황강(黃江)을 막아 합천댐을 만들면서 생겨난 경상남도 합천군 용주면·대병면에 있는 면적 25.95, 만수위 176m, 저수량 79000t의 인공호수로 높이 96m, 길이 472m인 합천댐은 연간 23400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호수에는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살아 천혜의 낚시터로 꼽히며, 호수와 산허리를 끼고 달리는 호반도로는 자동차 여행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에 황매산군립공원, 하금계곡, 황계폭포, 용문정, 해인사 등 관광지가 많다.

 

합천호 표지석

 

합천호 기념탑

 

합천호와 그 주변의 모습

 

 합천호를 구경하고 합천에 오게 된 주 목적인 영암사를 찾았다. 영암사는 오래 된 고찰이라고 하지만 옛 흔적은 사지만 남아 있고 지금은 모두 새로 지은 건물들만 주변의 풍경과는 좀 어울리지 않게 지어져 있다.(물론 나의 주관적인 시각이다.)

 

 영암사지는 통일신라시대의 절터로, 황매산 남쪽 기슭에 있다.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강원도 양양에 있는 사림사홍각선사비(沙林寺弘覺禪師碑)’ 조각에 새겨진 글자에 영암사수정누월(靈巖寺修定累月)’이라고 기록된 것이 유일한 관련 기록이다. 그러나 고려 때인 1014년에 적연선사가 83세로 입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그 이전에 세워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1984년에 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절터 일부를 발굴, 조사하여 사찰의 규모가 부분적으로 밝혀졌다.

 

영암사와 그 주변의 풍경

 

 영암사에서 일을 마치고 억새를 보려고 황매산으로 향했다. 황매산은 거의 정상부까지 차가 올라 가도록 길을 만들어 놓았고 거의 정상부에 오토캠핑장이 있고 주차장이 있어 봉에 철쭉을 구경하든지 가을에 억새를 구경하든지 모두 편리하다 주차장에서 바로 억새평원까지 50m도 안 걸린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자연을 구경하며 함께 호흡하기에는 그만이다.

 

정상주차장에 있는 황매산군립공원안내도

 

 주자창에서 바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억새가 눈에 보인다. 오후의 가을 햇빛이 억새를 비추어 하얗게 빛나는 모습이 장관이다.

 

 억새는 외떡잎식물로 벼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산과 들에서 자란다. 높이 12m, 뿌리줄기는 모여나고 굵으며 원기둥 모양이다. 잎은 줄 모양이며 길이 4070cm, 너비 12cm이다. 끝이 갈수록 뾰족해지고 가장자리는 까칠까칠하다. 꽃은 9월에 줄기 끝에 부채꼴이나 산방꽃차례로 달리며 작은이삭이 촘촘히 달린다. 근경은 옆으로 뻗고, 잎은 너비 1, 2로 선형이며, 가장자리의 톱니가 딱딱하기 때문에 톱날같이 작용한다. 꽃은 길이 20-309월에 피며, 전초는 지붕 덮는 데 이용하고 뿌리는 이뇨제로 사용한다.

 

하얀 꽃이 핀듯이 아름답게 빛나는 억새

 

 해발 850m, 자동차로 가는 최고 높이의 캠핑장 입구에 차를 세우자 억새 물결 너머 산자락이 너울대며 펼쳐지는 황매평원이 펼쳐진다. 땀 한 방울 흘리는 수고도 하지 않고 바라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값진 것이라 황송할 지경이다. 주차장에서 황매산 정상 쪽으로 고개를 들어보면 하얗게 빛나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황매산이 자랑하는 억새군락지가 주차장 코앞에 펼쳐져 있다. 주차장에서 느릿느릿 걸어가도 10분이면 닿는 거리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 표시

 

 끝없이 펼쳐지는 억새를 구경하면서 황매산 정상으로 발길을 재촉하니 산청과 합천의 경계임을 나타내는 표지가 많이 보인다. 황매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테크가 설치되어 있어 별로 어렵지 않으나 정상부 부근에는 조금 힘이 들었다.

 

산청의 황매산 등산 안내도

 

맑고 푸른 가을 하늘

 

멀리 쭉 뻗어 있는 능선길이 정겹다.

 

정상 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

 

황매산 정상 표지석

 

최정상부는 위험해서 오르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보는 풍경

 

영화 촬영을 위해 만들어 놓은 산성

 

 

 정상에서 내려와서 억새평원을 한 바퀴 빙 돌아 내려오려니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 오고 있다. 깜깜해지기 전에 내려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걸음을 빨리 했다. 산에서 어둠은 잠깐 사이에 물밀듯이 밀려 오기에 걸음을 빨리 해서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했다.

 

하늘계단

 

황매산 철쭉제 제단

 

어둠에 덮이는 황매산

 

 올해의 억새는 황매산에서 즐겼다. 생각보다 더 좋은 풍경이 눈에 펼쳐져 호사를 하였다. 간월산이나 민둥산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져 즐거운 하루였다. 황매산 억새평원을 구경하며 천천히 정상까지 올라 갔다 오는데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모산재를 갔다와야 하는데 아쉬웠다. 하지만 아쉬움이 있어야 또 다시 찾아 올것이기에 불만은 없다. 다음 봄날 철쭉을 보러 아서 모산재에 갔다와야지 생각하며 집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