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부산 갈맷길 8코스 1, 2 구간(상현마을 ~ 동천교 ~ 민락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갈맷길 8코스의 회동수원지를 빙 돌아 나가는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을 만큼 평탄하고 쉬우며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특히 장전구곡가의 1경인 오륜대를 비롯하여 부엉산(175m) 정상에서의 조망이 뛰어나다. 땅뫼산에서 윤산 자락을 휘감아 돌며 명장정수사업소까지 이어지는 회동수원지 수변길은 아홉산 줄기가 회동수원지에 병풍처럼 서 있어 중국의 소상팔경을 연상케 한다고도 말한다. 구간 전체가 사포지향인 두 번째 구간으로 옛날 사천으로 불렸던 수영강의 흐름을 따라 동행하는 길로 부산팔경의 한 곳인 동대를 지나면서 도심을 관통하여 옛 좌수영의 영화가 서려있는 나루공원을 지나 민락교에서 바다와 만난다.

 

8코스는 1, 2구간을 합해서 17.2km로 비교적 짧은 거리라 한번에 모두 걷고 소개한다.

 

 먼저 8코스 1구간은 상현마을에서 동천교(석대다리)까지다.

 

 상현마을은 도심지에서 먼곳으로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일반 대중교통편은 없고 마을버스가 다니는데 1시간에 한대만 다녀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굉장히 오래 기다려야 한다. 부산 지하철 구서역 2번 출구를 나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매시 30분에 온다고 시간표에 적혀 있다. 처음에 시간을 맞추지 못해 버스를 기다리다가 택시를 타고 상현마을로 들어가니 요금이 약 5,000원 정도라 택시를 이용해도 무리가 없었다.

 

8코스 지도

 

 상현마을에서 회동수원지길을 따라 경치를 구경하면서 걸어간다.

 

 회동수원지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회동동, 선동, 오륜동 등 5개동에 인접한 도심 속 산중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부산시민의 상수원지이다. 1946 ~1967년의 오랜기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총 넓이는 2.17k저수량은 1,850만 톤으로 부산시민의 중요한 식수원이자 휴양처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에서 주자학을 공부하던 사람들이 숨어 지내면서 이 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오륜대라고 불렀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접근이 금지되었다가 2010년부터 1월부터 시민에 개방되었다. 수원지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땅뫼산 황토숲길, 편백나무숲, 갈맷길 등 도심 속 산중마을을 느끼고 싶은 시민들의 힐링명소로 사랑 받고 있다.

 

 그런데 가뭄이 심해 수원지 물이 줄어 예전에 보던 모습과 좀 달라 보여 안타까웠다. 역시 물이 있어야 하는 곳에는 물이 가득 차 있어야 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면서 아쉽지만 걸음을 재촉하였다.

 

상현마을에서 출발하여 오륜대쪽으로 수원지길을 따라 걸으면서 보는 풍경이다.

 

이정표

 

 

 오륜대에 가까이 가면 천주교의 여러 시설물을 만나게 된다. 부근에 부산 카톨릭대학이 있고 여러 수도원과 명상의 집 등이 산재해 있다. 도로를 따라 좀 걸으면 오륜대에 도착한다.

 

 

 오륜대(五倫臺)는 본래는 오륜대 저수지(회동수원지) 안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를 지칭하나, 넓은 의미에서는 뛰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는 오륜대 저수지 일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오륜대는 동래부지(1740)에 따르면 오륜대는 동래부에서 동쪽자리 사천에 있고 대에서는 암석이 기이하며 아름답다.”고 적혀 있다.

 오륜대의 명칭은 산과 바위의 조화로 병풍을 이룬 기장군 철마면의 아홉산을 비롯하여 사방이 산에 싸여 있는 산골짜기에서 봉황이나 백구가 날아 올 듯이 경치가 뛰어나 '오륜대'라 했다고 하며, 속전(俗傳)에 이르기를 사람이 대 주위에 사는데 오륜을 다 갖춘 까닭에 이같이 이름 지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옛날  삼강오륜(三綱五倫)을 갖춘 다섯 명의 노인이 풍경을 돌아보던 곳이라 하여 붙은 이름으로 전한다.

 오륜대 일대는 오륜대 저수지가 조성되기 전에는 기암괴석이 모여 있고 숲이 우거져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오륜대 저수지가 조성되면서 호숫가의 절벽 형태로 남겨져 있다. 오륜대 저수지 부근이 수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개발이 제한되어 대중교통의 접근이 불편하나, 저수지 일대에 여러 종류의 음식점들이 즐비하여 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카페도 들어서 주말이면 시민들이 많이 찾는 위락지가 되었다. 주변에는 오륜대 고분군과 부산가톨릭대학교, 오륜대 한국 순교자 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오륜대 주변

 

오륜대마을에서 수원지를 빙 돌아 땅뫼산을 지나고 명장정수장으로 향한다.

 

 

 

 

도보인증대(땅뫼산)옆의 정자 부근에 소풍나온 어린이들

 

가을 빛이 완연한 회동수원지의 여러 모습과 전망대

 

수원지를 돌아 명장정수장에 도착한다.

 

명장정수장 밑의 하천에서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

 

여기서부터 하천을 따라 걸으며 동천교(석대다리)까지 내려간다.

 

 

 이제부타 8코스 2구간이다. 8코스 2구간은 동천교(석대다리)에서 민락교까지다.

 

 동천교를 따라 수영강을 끼고 평지 길을 계속 걸으면 왼쪽으로는 새로 만들어진 도심이 나타난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논과 밭이었던 곳이 이제 부산의 가장 번화한 곳으로 변한 것을 보고 상전벽해의 느낌을 가진다. 반대쪽엔 APEC나루공원, 영화의 전당, 센텀시티를 볼 수 있다.

 

흔히 보이는 물새들

 

과정교

 동천교에서 수영강을 따라 걸으면 여러 개의 다리를 만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과정교이다. 과정교란 옛날 고려시대 때 정서가 이곳에 귀양을 와서 지은 정과정곡의 고장이다. 정서의 호가 과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이 노래를 모두 공부하여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래 전에는 정과정이 이곳에 있었는데 지금은......

 

 과정교를 지나 계속 내려가면 시가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유명한 해운대 신시가지의 시작이다.

 

영화의 전당

 

바다와 만나는 수영강

 

 8코스의 길은 대체로 평탄한 길이다. 그래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이 쉽게 천천히 걸으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민락교에 도착하니 저번에 보았던 도보인증대가 위치를 바꾸어 있었다. 좀더 쉬운 곳에 자리를 잡고 있어 좀은 편했다.

 

 오늘도 하루를 부산의 풍경을 즐기면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