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갈맷길 9코스 1, 2 구간(상현마을 ~ 이곡마을 ~ 기장군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갈맷길 9코스 지도
9코스 1구간은 회동수원지 선동 상현마을에서 기장 철마 이곡마을까지다.
회동수원지로 들어오는 물길인 철마천과 이곡천을 따라가다 아홉산과 일광산 허리를 휘감아 걷는 길이다. 발걸음의 시작은 8코스의 시작점인 회동수원지 거점 마을인 선동의 상현마을이다. 철마천이 수원지로 들기 전 만나는 진명교에서 바라보는 구골창의 풍광은 정겹고도 고즈늑한 맛이다. 사람의 왕래가 크게 없는 곳이라 고요함을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물새들도 나래를 접고 휴식을 취한다. 지나는 사람 누구나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은 곳이다. 부산 치유의 숲과 추파(秋波) 오기영(吳璣泳)(1837~1917)선생의 장전구곡가(長田九曲歌)시비가 있는 곳을 지나 철마면사무소를 지나고 한우로 유명한 집들을 보면서 길을 따라 걸으면 철마한우 집단촌인 이곡마을에 도착한다.
회동수원지의 모습
회동수원지로 들어오는 물길인 철마천
사람의 왕래가 없고 수원보호구역이라 깨끗하다.
부산치유의 숲
이정표
장전구곡가는 100여 년 전 철마 출신으로 구한말 종2품 벼슬을 한 추파 오기영 선생이. 은퇴하고 낙향하여 오륜대에서 내를 건너 철마 장전마을을 지나 홍연폭포까지 마차를 타고 유람하면서 아홉 구비 흐르는 아름다운 구곡의 풍경에 감탄하여 지은 칠언절구의 한시다.
오륜대를 서곡으로, 1곡의 선동으로 시작하여 2곡의 이끼 낀 바위와 3곡의 뜬 배 같은 불매바위 4곡의 고양이 바위에 떨어지는 포화 5곡은 멀리 보이는 평림 6곡의 서산에 지는 붉은 노을을 맞으며 7곡은 유유하게 흐르는 푸른 물결 8곡은 물속에 잠긴 베틀 바워 9곡에서는 동천골에 울려 퍼지는 물결소리로 결말을 맺고 있다.
추파 오기영의 장전구곡가는 부산지방 항토문학의 백미로 병풍으로 남겼는데 최근에 마을 입구에 시비를 세웠다.
참고로 서곡만 소개한다.
오륜대하취곤령(五倫坮下翠坤령) 오륜대 솟아난 누리 정기 모인 곳
양곡류파만고청(兩谷琉波萬古淸) 두 골짝 어우러진 물 예나 제나 푸르구나
재도명암산일모(纔到鳴巖山日暮) 울바우 가뭇한 산머리로 해는 저무는데
이성초적양삼성(耳醒樵笛兩三聲) 아련히 들려오는 초동들의 피리소리여
추파 오기영의 장전구곡가 시비
철마교의 중간인증대
이곡마을로 가는 보림교 이정표
예전에는 연꽃이 활짝피는 연못이었는데 이제 보림사 절이 들어 서 있다.
이곡천을 따라 걸으면 이곡마을에 도착한다.
이곡 마을(耳谷-)은 기장군 철마면 이곡리 437번지 일대의 자연 마을로 원래 이곳 주민들은 ‘구실’이라 불렀으나, 마을 뒷산의 산세가 높고 골이 깊으면서 마치 사람의 귀처럼 반듯하게 보여 이곡(耳谷)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곡 마을은 동쪽으로 일광산, 북쪽으로 아홉산, 동북쪽으로 연애산에 둘러싸여 있고 남쪽으로만 트여 이곡천이 다다르는 이곡 소류지가 있다.
마을 입구 길 오른쪽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이곡 마을’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다. 마을 회관 앞에 당나무와 당집이 있다. 또 높이 20m, 둘레가 4m인 철마면 보호수로 수령 3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서 있다. 마을의 주업은 벼농사이었으나 지금은 한우 불고기집들이 들어서서 많은 시민들이 즐겨 찾아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곡마을 인증대
300년이 된 느티나무
9코스 2구간은 이곡마을 삼백 살 느티나무에서 시작하여 기장테마임도로 전개된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공인된 MTB코스이기도 한 길은 굽이굽이 사행하며 일광산 자락을 휘감아 돌다 백두사 가는 갈림길에서 다랑이논들이 펼쳐진 동서마을을 지나 기장군청으로 이어진다. 동서마을은 기장의 옛 이름 차성(車成)이 유래한 곳으로 차능(車陵)이 있다.
이정표
기장으로 향하는 임도 - 호젓한 산길이다.
산악자전거길
길가에 핀 동백 - 특이하게 가로수를 동백으로 심어 놓았다.
중간인증대 모연정
이제 산길을 벗어나 기장군청까지 기장시가지 길을 걷는다.
기장 전철역
기장전철역 앞의 카페
기장군청앞의 마지막 인증대
부산 갈맷길 전 구간을 모두 걸었다. 코로나사태를 맞아 여행도 하지 못하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다가 걷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찾다가 발견한 것이 갈맷길이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구석구석을 돌아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고 또, 건강도 생각해서 걷기를 친구와 같이 시작한 것이 5월이었는데 중간에 무더위와 여러 사정으로 잠시 멈추기도 했으나 무사히 완주를 하였다. 장장 300km에 가까운 먼 길이었다. 하지만 이길을 걸으면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내가 태어나고 평생을 살아온 부산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였던가를 새삼 깨닫게 해 주었다. 평생을 살면서도 한번도 가 보지 않았던 곳도 보았고, 그 아름다움에 놀라 감탄을 한 곳도 여러 곳이다.
이 아름다운 걷기 코스를 좀더 선전을 하여 더 많은 시민들이 걸을 수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부언을 하면 칼맷길 각 구간의 길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는 곳이 좀 있었다. 특히 갈림길에는 더 세심한 표시가 있었으면 좋으리라 생각한 곳도 많았다는 것을 사족으로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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