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파묵칼레 2 (히에라폴리스)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성스러운 도시 히에라폴리스
눈처럼 하얀 석회층 위에는 고대도시 히에라폴리스가 있다. 석회층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다가 맨 위로 올라가면 페르가몬의 왕인 에우메네스 2세가 기원전 190년에 건설한 히에라폴리스가 있다. 이 이름은 '성스러운 도시'란 뜻으로 헬라클레스의 아들이자 페르가몬의 시조인 텔레포스의 아내 '히에라'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로마의 지배를 받으면서 히에라폴리스로 불렸던 이 도시의 인구는 최대 10만 명으로 추정한다. 현장 안내판에 그려진, 히에라폴리스 황금기의 조감도에는 대형 아고라와 2개의 극장, 2개의 공중목욕탕, 신전과 체육관 사이로 주택이 빼곡하게 밀집해 있는 것이 보인다. 지금 보아도 큰 도로인 폭 13.5m, 길이 1,500m 정도의 대로는 남북을 관통하고 있고, 대로를 따라 흩어진 유적은 당시의 도시 규모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한다. 1,000개가 넘는 석관묘가 늘어선 고대 공동묘지인 네크로폴리스는 터키에서 가장 큰 규모인데 목욕탕과 어울려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왜 이곳에 공동묘지가 만들어졌을까? 이 석관들이 치료와 휴양을 위해 몰려들었던 병자들의 무덤이라는 주장이 있다.
이 도시는 1354년대 대지진으로 사라졌다가 1887년 독일 고고학계의 발굴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으나, 진정한 발굴은 이탈리아의 고고학자 파울로 베르조네의 일생을 바친 복원을 통해 우리에게 드러났다. 1957년부터 시작된 발굴은 2008년까지 계속되었다.
옛날의 대리석 기둥이 밑바닥에 가득 채워진 현재의 노천탕은 후예들이 폐허가 된 유적지에 온천물을 담아 언덕 위에 온천 수영장을 만든 것이다. 노천탕 주변은 쉼터로 만들어 고대 로마시대 온천을 즐기던 체험을 재현하고 있다.
히에라폴리스의 역사는 소아시아 반도의 다른 많은 헬레니즘 도시들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기원전 129년에 로마인들에게 점령당한 히에라폴리스는 로마제국에서 번영했다. 이곳은 그 당시의 여러 국가들의 사람들이 뒤섞여 지내는 ‘국제 도시’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 온천으로 와서 물을 가져가고 또 휴양과 교역을 하였다.
세베루스(Severus) 시대에 만들어진 극장은 에페소스(Ephesos)의 아르테미스(Artemis)에게 바치는 의식과 희생 제물을 묘사한 멋진 프리즈(frieze)로 장식되어 있다.
히에라폴리스의 기독교 유적들은 초기 기독교 건축물의 우수한 예로 지금도 남아 있다.
기독교의 역사에 따르면, 히에라폴리스를 기독교로 개종시킨 사도 필립보(Philip)가 87년경에 도미티아누스(Domitianus) 황제에 의해 이곳에서 십자가형을 당했다고 한다.
4세기와 6세기 사이에 세워진 히에라폴리스의 기독교 기념물들은 대성당, 세례당, 교회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가운데 가장 뛰어난 건축물은 순교자 성 필립보 기념 성당(martyrium of St Philip)이다.
히에라폴리스 전체 설명 조감도
고고학박물관 현판
이 고고학박물관은 히에라폴리스에서 발굴된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다. 특이하게 2세기경 지은 로마시대의 욕장을 복원하여 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각 전시장은 섹션이 나누어져 전시되어 있다.
조각 및 부조물 전시장
석관 부조(라오디키아 유물)
Isis의 여신(여성 사제)상
로마시대의 욕장 구조물
히에라폴리스 극장 유물관
전시물
외부 전시물
야외 유적온천장 입구
푸른 온천물 아래에 보이는 돌들은 로마시대의 유적이다. 이 온천을 관광객들에게 유료로 개방한다고 했는데 내가 간 날은 개방을 하지 않았다. 과거 로마시대부터 이 히에라폴리스온천은 피부병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고 싶은 처녀들은 이 온천에 몸을 담그는 풍속이 남아 있다고 한다. 고대의 유적 위에 온천수를 공급하여 야외온천으로 만들어 관광객을 끄는 방법이 아주 참신하다. 아마 이곳에서 온천을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로마의 황제가 된 기분일 것이다.
멀리 보이는 원형극장
고대국가의 히에라폴리스 열주 설명
6세기경 지붕이 있는 교회 설명판
원형극장 가는 길에서 보는 히에라폴리스 유적지
로마극장의 설명과 극장 발굴에 대한 설명
로마극장
서기 60년에 남동쪽 언덕에 지은 극장으로 북문 근처에 있던 극장이 지진으로 인해 파괴되었는데 그 석재를 이용해서 이 극장을 지었다고 한다. 언덕위에 지은 극장으로 약 50열의 관람석에는 15,000명 정도를 수용하는 큰 규모이다. 여기서 출토된 아포론과 아르테미스, 디오니소스 등의 유물들은 박물관에 따로 전시실을 마련하여 전시하고 있다.
저 멀이 보이는 사도 필립보의 순교기념 교회
Phillip의 무덤 설명판
돌로 만든 무덤 교회 설명판
필립보의 무덤으로 추측되는 곳에 기념건물을 세웠으나 무덤은 발견되지 않았다. 원래는 이중의 건물 구조로 되어 있었다 하는데 외부 건물은 무너져 내려 알 수 없다. 아치가 남아 있는 중앙부 건물이 무덤이었을 것으로 추청한다.
선명하게 새겨진 십자가의 대리석판
사도 필립보 순교기념관 유물
Aghiasma(Sanctuary Fountain) 설명판
9 - 11 세기의 비잔티움 건물 설명판
4 - 5 세기에 만든 Flight of steps 설명판
성 필립보의 무덤과 교회로 가는 계단
저 멀리에 필립보 순교기념관이 보인다. 유적 온천과 아고라 사이의 풀밭에서 언덕위의 기념관으로 올라 가는 약 600m 길이의 옛 계단이 있다.
아폴론 신전 표지판
아폴론 신전
히에라폴리스의 주신인 아폴론을 모셨던 신전인데 지금은 거의 흔적을 볼 수 없고 기단 정도만 남아 있다. 이곳에서는 유독가스가 나와 그 당시의 사제들이 가스에 취한 상태에서 신탁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소량의 가스가 나온다고 하는데 그 성분은 일산화탄소로 밝혀졌다.
님파에움(Nymphaeum) 설명판
아폴론신전 바로 앞에 2세기경 지은 기념 분수로 이 도시의 물을 공급하던 곳이다. 현재의 벽은 아폴론 신전의 안뜰 일부로 지어진 것이다. 이곳에서 발굴된 여사제 조각상이 박물관에 있다.
히에라폴리스 전경
멀리서 보는 극장
열주로와 아고라
고대 히에라폴리스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대로로 설명판에는 이곳의 총독이었던 프론티누스의 이름을 따서 'Frontinus Street'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다. 지금 열주는 도미티아누스문의 기둥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파괴되어 하단부만 남아 있다. 하지만 쭉 늘어선 모습만 보아도 경이롭기만 하다.
히에라폴리스북문 표시(일명 도미티아누스문)
도미티아누스의 문은 서기 84년 이곳 총독이 로마황제 도미티아누스에게 봉헌한 문으로 세 개의 아치가 아름다운 자태를 지금도 뽐내고 있다. 로마양식의 문으로 로마 게이트라고 불리기도 한다.
로마욕장
건설 당시에는 온천, 냉탕, 사우나 등 휴양에 알맞는 용도로 지어졌으나 그 뒤에 개조하여 교회로 사용되었다 한다. 현재는 건물이 거의 파괴되어 전체를 볼 수 없고 길쪽의 아치만 남아 있다.
무덤 설명판
네크로폴리스 표지
죽은 사람들의 도시 네크로폴리스의 여러 모습
네크로폴리스(necropolis)는 고대도시 가까이의 많은 묘로 형성된 지역을 가리킨다. 그리스나 로마 문화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는 네크로폴리스가 성벽 밖에서 성문에서 시작되는 길을 따라 있었다. 네크로폴리스는 시가지 밖에 있어 발굴이 쉽고 많은 부장품이 있어 학문연구에 중요한 유적이 되고 있다. 이곳에는 1000개가 넘는 무덤이 있는데 천년이 넘게 형성된 무덤군으로 무덤의 양식도 헬레니즘시대부터 비잔틴시대가지 다양하다고 한다. 수 많은 무덤에서 발견된 비문만을 따로 번역해서 출판되었다고도 한다.
히에라폴리스를 가는 방법으로 사람들은 차를 타고 북문으로 가서 유적을 보고 다시 차를 타고 파묵칼레로 간다. 하지만 나는 생각하기를 파묵칼레 마을에서 석회층을 걸어 올라가서 히에라폴리스 전체를 구경하고 다시 석회층을 통해 파묵칼레로 내려 오는 길을 권하고 싶다. 그러면 석회층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시간도 절약되는 것 같다. 물론 선택은 각자가 알아서 하면 된다.
터키를 여행하면서 계속 감탄을 하는 것이 있다. 그리스 문화나 로미시대의 흔적을 터키에서 너무 잘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또 유적의 규모가 그리스보다 엄청나게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도시의 유적보다 터키의 유적이 훨씬 크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이제 파묵칼레 여정도 마치고 이제 또 다른 경이로운 유적 에페소스를 보기 위해서 셸축으로 간다.
'鶴이 날아 갔던 곳들 > 발따라 길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셸축(셸주크) (0) | 2018.05.12 |
---|---|
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에페소스 (0) | 2018.05.09 |
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파묵칼레 1 (라오디키아와 석화층) (0) | 2018.05.03 |
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아프로디시아스 (0) | 2018.04.30 |
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이즈미르(스미르나) (0) | 2018.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