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카파도키아 2 (열기구, 발룬투어)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높이 나는 새가 더 많은 곳을 본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어제 타지 못했던 터키여행의 백미라 일컫는 발룬(열기구)을 타기 위해 다시 셔틀에 몸을 싣고 출발했다. 카파도키아에만 무한정 있을 수 없기에 우리가 카파도키아에 있는 동안 발룬을 타야 한다. 날씨는 상당히 좋아 기대를 하고 현장에 가니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으며 발룬을 운행하는 사람들도 준비를 시작한다. 다행히 오늘은 발룬이 운행된다고 한다. 발룬이 가스를 주입하는 동안 발룬을 타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차와 약간의 주전부리를 준비해 놓고 있다. 차를 한잔 마시고 쿠키를 몇 개 먹고 주변을 돌아보니 준비하고 있는 발룬이 엄청 많다. 적어도 내 눈에 보이는 것만도 백개는 넘는 것 같다.

 

 발룬은 서너명이 타는 것이 아니라, 한 발룬에 20명이 탄다. 이 사람들 말에 의하면 발룬은 높이 떠오르면 약 400m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공중에 높이 올라가므로 옷을 두껍게 입고 발룬을 탔다. 허공은 상당히 추웠다. 이 발룬의 운행은 계절에 따라 사간이 다른데 그 이유는 발룬을 타고 하늘에 올라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발룬은 한 시간 가량을 운행하는데 카파도키아 일대를 하늘에서 한 시간 구경하면 자연의 풍경은 거의 다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제 하루 종일 걸어다니며 보았던 기괴한 모양의 암석군들, 카파도키아 평원, 아름다운 카파도키아의 계곡들 등등 카파도키아의 절경을 하늘 위에서 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하늘 위에서 일출을 보는 기분은 말로는 설명할 할 수 없고 직접 그것을 경험해 보아야 알 수 있다. 참고로 이야기하면 이 발룬투어는 여러 곳에서 예약을 할 수 있지만 숙소에서 예약을 하는 것이 교통편이나 다른 서비스측면 등 여러 면에서 가장 좋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이 발룬을 타고 어린 아이같이 기쁘하며 즐거워한다. 우리가 탄 발룬에는 중국인들이 많이 탔는데 중국인 특유의 떠들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발룬을 조종하는 일명 조종사들은 능숙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카파도키아를 한바퀴 도는 것 같았다. 카파도키아를 여행하는 사람은 하늘 위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발룬을 꼭 타 보는 행운을 가지기를 빈다.

 

 첨언하면 터키를 여행하는 도중에 한국의 젊은이들을 만나서 이야기했다. 그 젊은이들이 카파도키아를 거쳐 왔다고 해서 발룬을 탔느냐 물으니 못탔다고 했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12월 26일에 발룬이 뜨고 그 뒤에는 한번도 뜨지 않았다고 하면서 현지인들이 당분간 발룬운행이 어려울 것이라 하더라고 전했다.

 

 바로 그 12월 26일 오늘이 내가 발룬을 탄 날이다. 나의 여행에 행운이 따랐다.

 

 

카파도키아 하늘을 수놓고 있는 발룬들

 

 

 

 

발룬을 띄우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

 

 

 

 

 

 

 

 

하늘로 떠오르는 발룬들

 

 

 

 

 

 

하늘위의 발룬들

 

 이 발룬을 타고 나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니 이구동성으로 위험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답은 아주 간단하다. 너무 편안하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더 움직임이 없다. 가만히 있으면 하늘에 올라가서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조종사가 조종하는대로 움직인다.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하면 된다. 물론 조심은 해야 한다. 아무런 보조장치가 없이 하늘에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늘에 올라 얼마나 많은 발룬이 떠 있는지를 대강 헤아려 보았다. 적어도 300내지 400개 정도가 눈에 보였다. 엄청난 수의 발룬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물론 하늘의 크기에 비하면 너무나 작지만. 그래서 속으로 계산을 해보았다. 발룬이 한번 뜨면 얼마나 이 동네에 수입이 될까?하고 한 발룬에 20명씩 탄다. 약 400개의 발룬이고 한 사람당 130유로다. 간단하다. 20×400×130 유로이다. 약 100만유로이다. 우리 돈으로 약 13억이다. 물론 매일 이렇게 많이 떠는 것은 아니겠지만..... 뒤에 알았지만 오늘이 전에 발룬이 뜨지 못해 손님을 다 모은 것이었지만... 그래도 엄청난 돈이다. 이 작은 마을에서 엄청난 수입을 보장하는 관광 아이템이다.

 

 하늘에서 카파도키아를 즐겁게 구경하고 있으니 동쪽에 붉은 기운이 비친다. 일출이다. 하늘위에서 보는 일출이다. 해가 이렇게 뜨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발룬은 일기가 좋은 날에 운행을 하며 일출시간에 맞추어 비행을 한다. 이들이 관광객을 위한 마음씀이 갸륵하다고 생각되었다.

 

 

 

 

 

 

 

해뜨는 카파도키아의 하늘 

 

 

 

 

 

 

 

 

 

 

 

하늘에서 보는 카파도키아 동영상

 

 

 

 

 

 

 

 

 

 

 

발룬에서 보는 카파도키아의 자연 풍경

 

 발룬을 조종하는 조종사들은 아주 능숙하여 우리가 아주 편안하게 카파도키아의 자연 풍경을 볼 수 있게 한다. 암석 가까이에도 비행하여 암석군을 자세히 보게 하기도 하고, 멀리서 계곡을 보게도 한다. 따로 다른 투어를 따라 가면서 카파도키아의 자연을 구경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물론 세밀한 자연 풍경은 가까이에서 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먼 원경은 하늘에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하늘에 떠 있는 발룬들

 

 

 

 카파도키아의 하늘을 비행기 창이 아니라 직접 발룬에 타서 호흡하며 온몸으로 공기를 숨쉬면서 보는 풍경은 장관이다. 밑을 보면 카파도키아의 자연이 색다르게 보이고, 하늘을 보면 푸른 하늘과 그 곳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발룬들을 보는 것이 더 장관이다. 수백개의 발룬이 하늘에 떠 있는 모습을 보라. 사람들은 발룬이 몇 개 정도 떠올라 그냥 선회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지 이렇게 많은 발룬이 떠오르는 것을 상상도 못한다. 내가 여행을 마치고 돌어와서 사진을 보여 주니 모두들 감탄을 한다, 이렇게 많은 발룬이 떠 오르는 것은 상상도 못했고, 하늘에서 발룬을 보는 것이 더 장관이겠다고.....

 

 

 

 

운행을 마친 발룬이 착륙하는 모습

 

 

 

 발룬을 타고 나면 발룬 운행회사에서 간단한 다과와 샴페인을 준비해 놓고 축하를 해 준다. 물론 약간의 상술이 포함되어 있지만 샴페인을 한 잔 주고 팁을 넣는 통을 준비해 놓고 있다. 절대 강요는 아니니 주고 싶으면 자기가 알아서 주면 된다.

 

 

 마지막 정리를 하고 셔틀을 타려고 하니 이름을 부른다. 봉투를 하나 주기에 무엇인가 받아보니 발룬을 탔다는 증명의 사진이다. 아주 재미있는 장사다. 관광객들에게도 추억이 되고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 그만큼 발룬을 탄다는 것은 행운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발룬만 타려고 무작정 카파도키아에 머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발룬을 탄 것이 이번 여행에서 재미있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

 

 내가 이글을 쓰고 있는데 뉴스에서 제주도에서 열기구가 추락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를 설명한다. 그 뉴스를 보면서 카파도키아를 생각했다. 별로 기상 상태가 나빠 보이지도 않았는데 비행할 수 없다며 거의 한달에 하루 정도밖에 운행하지 않는 그들은 얼마나 안전을 우선하는지를 또 다시 생각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