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이즈미르(스미르나)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거대한 아고라의 아름다운 건축이 있는 도시

 

 베르가마를 떠나 이즈미르로 오니 비는 계속해서 왔다가 거치기를 반복한다.

 

 사람이 살기 좋은 기후와 지리적 조건으로 옛날부터 이민족의 침입과 정복이 반복된 터키 서부의 이즈미르(Izmir)는 인구가 약300만 가까이 되는 에게해에 접한 터키 제 3의 대도시로 고대명은 스미르나(Smyrna). 성경에서 서머나라고 언급되는 스미르나는 소아시아 7대 교회 중 한 곳으로 초기 그리스도교 역사에는 의미가 깊은 곳이다. B.C. 3000년대 전반부터 발전한 도시로 이곳은 북방의 트로이와 함께 당대 소아시아 서부에서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B.C.10세기 이후 그리스 인이 이주하여 그리스의 식민도시였다가, BC 627년 리디아의 공격으로 멸망하였다가 이후 알렉산더대왕이 새로 성채를 짓고 사람들을 이주시키면서 스미르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이즈미르가 가장 번성한 때는 로마의 자유도시로 존재한 기원전 1세기경이다. 178년과 180년에 대지진에 휩싸여 이즈미르는 큰 피해를 입었으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에 따라 부흥되었다. 그 뒤 역사의 변화에 따라 부침을 계속하다가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이 지방에 침입한 그리스군에 의해서 파괴되고 그리스 령이 되었으나 터키 독립의 아버지인 무스타파 케말 파샤(아타튀르크)의 노력으로 1923년 터키에게 반환되었다. 현재는 터키 제1의 수출무역항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1948~51년 쿠크(J.Cook)와 아쿠르갈(E.Akurgal)에 의하여, 1966년 이후는 아쿠르갈에 의하여 고고학적인 발굴이 행해졌다. B.C. 9 ~ A.D. 6세기의 건축, 미술의 중요한 자료가 되는 출토품의 대부분은 시내의 고고학박물관에 있다. 2세기 중반 경에 세워지고 178년의 지진 뒤 재건된 시내에 있는 고대의 아고라에는 대리석의 열주, 포세이돈과 데메테르의 상 등이 발굴되었고, 파구스의 언덕에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무장(武將)이 축조한 성새가 있다. 호메로스의 출생지로도 알려져 있다.

 

 

 고대의 멀티프렉스 아고라

 

 아침부터 비가 제법 내리며 항구도시라 바람이 제법 거세다. 먼저 이즈미르의 자랑거리인 아고라로 갔다. 시내를 제법 걸어가니 아고라가 있다. 알렉산더대왕 시절의 아고라는 3층 규모에 가로가 200m, 세로가 170m의 크기로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다. 아고라에는 자유로운 민중집회의 상설토론장과 다양한 실내점포들이 건물 한편을 차지했고, 건물 오른쪽에는 사법부가, 그 반대편에는 종교집회장이 마련돼 종교, 문화, 행정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기능의 장소였다. 하늘을 찌를 듯한 대리석 열주들은 아고라 건물 앞에 나열되어 있으며, 그 아래로 아치형 지붕들이 정교하게 이어져 있다.

 아고라는 거대한 크기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면에서도 지금 놀라고 있다. 2천 년 전 설치된 하수 시설은 지금도 작동에 문제가 없으며, 물론 식수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지금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올 정도로 상수도도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또 건물 곳곳의 지붕에는 구멍이 뚫여 있어 자연채광과 함께 실내 환기를 도와준다.

 178년 발생한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었다가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부인인 파우스티나가 재건하였는데 파우스티나의 얼굴을 새겨놓은 아치가 지금도 남아 있다.

 최근 본격적인 발굴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즈미르 고대도시가 서서히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지만. 아고라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은 모두 시간 속에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쉬지 않고 물을 쏟아내는 식수대와 같이 지금도 이즈미르는 유구한 역사를 토해내고 있다.

 

 

아고라 입구 표지

 

 

 

아고라 입구에서 왼쪽, 오른쪽으로 보는 모습

 

 

아고라 입구의 사자상

 

 

 

 

 

 

아고라의 유물들

 

 

 

멀리서 보는 열주들

 

 

 

 

지진으로 파괴된 아고라를 재건하는데 도움을 준 Damokharis를 기리는 기념비문

 

 

 

서쪽 열주 설명도

 

 

스미르나 고대도시와 아고라 설명

 

 

 

 

열주 앞의 아름다운 아치들

 

 

알렉산더대왕의 꿈(네메시스 여신의 현몽) 설명

 

 

지금도 물이 나오는 수도

 

 

 

아치 아래 통로에 있는 수로

 

 

아치 아래에서 바라보는 아치로 이루어진 통로

 

 

 

아치가 쭉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모습

 

 남아있는 건축물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고라 동서 양면에 있는 17.5m 높이의 2층 회랑 및 서쪽 회랑의 두 번째 아치에 있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황후 파우스티나(Faustina)의 흉상이라고 하나 철조망으로 막아 놓아 볼 수 없었다.

 

 거대한 아고라에서 쭉 늘어선 열주와 아치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통로 등을 보고 비오는 거리를 조금 걸어 가니 이즈미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 지역인 아나팔탈라르 거리가 시작된다. 이 거리를 쭉 지나가면 서쪽의 코낙광장으로 나간다. 사실 시장은 우리나라 시장보다 화려하다거나 크지는 않다. 단지 이 도시에서 터키의 여러 물건을 팔고 있는 오래된 거리겸 시장이다.

 시장을 구경하고 광장으로 나간다. 비는 아직도 오고 있다.

 

 

 

아나팔탈라트 거리(시장)

 

 

 

 

광장의모습 - 수많은 비둘기가 날고 있고, 사람들은 그 비둘기에게 모이를 준다.

 

 

 

광장의 시계탑

 

 이 조그마한 광장은 터키역사에 중요한 장소이다. 그리스와의 전쟁의 첫 총성이 울린 곳이며, 터키공화국이 시작된 장소이다. 해마다 10월 29일에 터키공화국 건국기념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시계탑은 1901년에 세워졌는데 네 방향의 시계는 1차세계대전의 동맹국인 독일이 선물한 것이다. 옆에는 조그마한 자미가 있고, 목숨걸고 침략을 막은 터키시민을 기리는 동상도 있다. 바다에 바로 접해 있어 풍경이 아주 좋다하는데 오늘은 비가 오고 있다.

 

 

 이즈미르 고고학 박물관(Izmir Arkeoloji Müzesi)

 

 터키 이즈미르 시 코낙(Konak) 지구에 1927년 설립되어 1984년 현재의 위치로 옮긴 박물관으로 인근 이즈미르 아고라 등과 소아시아 지역의 그리스, 로마 유적지에서 발굴된 약 1,500점의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대형 동상과 석조 흉상, 부조 등이 1층 전시홀과 박물관 입구인 중간층, 정원에 전시되어 있다. 이중 아고라에서 발굴된 포세이돈, 데메테르, 아르테미스 동상이 제법 유명하고, 위층에는 이아소스에서 발굴된 B.C.3세기경 도자기를 비롯해 여러 유물들, 그리고 복원된 B.C.3세기 무덤 등이 있고, 그 중 청동으로 제작된 운동선수의 전신상이 유명하다. 3층 전시실에는 여러 보석 세공품,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동전, 데메테르 청동 조각 등도 볼 수 있다.

 

 

이즈미르고고학박물관

 

 

 

박물관 전시실 밖에 있는 여러 석조 부조

 

 

고대터키 지역도

 

 

 

 

 

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벽화

 

 

 

 

운동하는 전신상

 

 

 

 데메테르여신

 

 

 

포세이돈 상

 

 

 

 

전시중인 여러 유물들

 

 

민속학박물관

 

 고고학박물관과 경내에 마주 보고 있는 건물이 민속학박물관이다.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한번 구경할 만하다. 19세기초 병원으로 사용되던 건물에 터키의 전통복장과 집안 모습, 나자르 본주우나 카펫 등을 만드는 장인의 모형들도 볼 수 있다.

 

 

 

 

 

민속학박물관 전시품

 

 

비오는 이즈미르 항구

 

 

 

 

 

 

 

비오는 이즈미르시내 - 현대화된 고층건물이 많이 눈에 뜨인다.

 

 

 

1922년 터키독립을 위해 싸운 이즈미르 시민들의 동상

 

 아산쇼르 -이름만큼은 아닌 전망대

 

 해안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시내를 걸어서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다녔다. 터키 제 3의 도시라 현대화된 건물이 곳곳에 서 있고, 또 시내 곳곳에 건물을 짓고 있었다.한참 개발이 진행중인 도시였다. 거리를 걸어 다니다가 지하철을 타고 아산쇼르로 갔다.

 

 아산쇼르는 유대인 부호인 네심 레비가 1907년에 만든 엘리베이트 전망대이다. 처음에는 부근 주민들이 낮은 지대에서 높은 지대로 걸어서 올라가는 노고를 덜어주기 위해서였는데, 지금은 관광전망대로 더 유명하다. 이 전망대에서는 이즈미르 일대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돈을 주고 전망대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주변의 전망대도 또 있고, 주변의 카페에서 보는 전망과 동일하다. 또 뛰어난 절경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산쇼르 전경

 

 

 

 

 

아산쇼르에서 보는 이즈미르시내

 

 

아산쇼르 카페

 

 아산쇼르카페에서 차를 한잔 마시고 내려와 지하철로 숙소로 돌아 왔다,

 

 다시 이동을 해야 한다. 하루에 한번씩 짐을 풀었다가 또 짐을 사서 이동하는 일정이 그렇게 편안하지 않다. 상당히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터키는 너무 크다. 한 곳에서 머물면서 다른 유적을 보려면 매우 긴 길을 가야 한다. 더구나 교통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발달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은 한 100km 정도 떨어져 있으면 적어도 세 시간 이상 걸린다. 그래서 이동을 자주한다.

 

 파묵칼레로 간다.

파묵칼레에서는 몇 일을 머물면서 주변을 구경할 것이니 좀은 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