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아들과 함께하는 러시아여행(21) - 북구의 베네치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21. 북구의 베네치아 - 상트페테르부르크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네바 강 하구의 101개의 섬과 강 양안에, 바이킹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피터대제(Peter I the Great)가 러시아를 유럽의 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야망에 불타 계획적으로 건설한 도시이다. 작은 네바 강과· 큰 네바 강을 비롯한 수십 개의 운하에 놓인 365개의 다리로 연결된 거리는 ‘북방의 베네치아’로 불리는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도시로 위도가 높아 6∼7월에는 백야현상이 나타나는 곳인데 나는 8월에 도착하여 백야는 보지 못했으나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태양이 떠 있었다.

 

 이 도시에는 도스토옙스키가 기거하며 글을 썼던 두 장소가 남아 있다. 그 중 센나야(Kaznacheyskaya ul 7, Sennaya)의 좁은 골목에서 그는 죄와 벌을 썼고 그 골목이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모스크바에서 기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하니 새벽 05:30분이다. 러시아 여행을 하면서 기차 타는 일에 익숙하여 한 열 시간 기차를 타고 오는 일은 이제 아무런 일도 아니다. 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숙소를 찾아 한 시간 정도 시내를 걸어가면서 시내의 모습을 쭉 구경하면서 시내의 모습을 눈에 새겨 둔다. 이 도시는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도시이기에 한 길을 따라 걸으면서 길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숙소가 에르미타주 박물관 근처에 있기에 시내 관광을 하기에는 쉬운 곳이다.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맡기고 시내 관광을 나선다. 숙소 앞 해군성 건물 앞의 공원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아들과 어떤 일정으로 다닐 것인가를 의논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볼 것도 가야할 곳도 너무 많다. 에르미타주박물관에 한 이틀은 보내야 하고, 마린스키에서 발레도 보아야 하고, 여름궁전에도 가야하고 시간이 너무 빡빡하다. 하여튼 아들놈이 주가 되고 나는 따라 다니는 일만 하면 되기에 아들에 비하여 편하다.

 

 네바 강의 선상 카페에서 아침을 먹고 도보로 시내 관광을 나선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는 숙소에서 안내지도를 얻을 수 있어 그 관광안내도를 참조하면서 시내를 돌아다니니 다른 도시에서보다는 편하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해군성 건물을 뒤로하고 네바 강 쪽으로 가니 이곳의 가장 유명한 상징물인 거대한 '청동 기마상(Bronze Horseman)'이 있는데 이 도시를 건설한 피터 대제의 업적을 기린 조각상이다. 말을 탄 대제가 조각된 돌은 전설의 '번개 맞은 돌(Thunder Stone)'로 무려 1500톤에 이르는데, 이것을 오직 사람의 힘만으로 6Km나 끌어 핀란드 만에 가져온 뒤 배에 실어 지금의 위치에 옮겨놓았다고 한다.

 

 

 

 

 

해군성 건물

 

 

 

 

해군성 주위 공원

 

 

 

 

피터(표토르) 대제 청동 기마상 : 프랑스 조각가 팔코네가 12년에 걸쳐 만들었다.

 

 

 

 

선상 카페에서 보는 네바 강

 

 

배를 만들고 있는 피터 대제

 

 네바 강안을 따라 걸으면서 에르미타주박물관의 아름다운 외양만 먼저 구경한다. 세계 3대박물관의 하나라고 하는데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처음에는 궁전으로 사용되던 곳인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바뀌었다. 에르미타주를 지나 운하 가를 걸으면서 푸시킨광장과 ‘피의 성당’을 거쳐 여름정원(summer garden)을 지나서 구 대한제국의 초대영사였던 이범진이 초대영사관으로 사용된 건물을 찾아간다. 여름의 따가운 햇볕 아래를 걸으면서 찾아가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우스리스크의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생가를 보면서 우리나라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가 하고 회의가 들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는 역사적 장소인데 그저 동판 하나만 붙어 있을 뿐이다. 그 건물을 우리가 매입하여 우리 영사관이나 역사적 현장으로 꾸밀 수가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적지 않는데 우리 조상들의 역사적 현장이 있는지를 아예 모르거나, 알아도 찾아 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하였으니 이 정도의 국가적인 투자로 국민의식을 고양시키는 일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광장과 신관

 

 

 

 

 

 

운하와 운하에서 배를 타는 정류장

 

 

구 대한제국 영사관 표지판 

 

구 대한제국 영사관이 있는 건물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여름정원에서 한가롭게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숲속에서 휴식도 취한다. 지금이 여름철인데 러시아 곳곳에서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들이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본다. 이 여름 정원에도 신랑과 아름다운 신부가 가족과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며 황금기이다.

 

 

 

 

 

 

 

여름 정원의 풍경과 신랑 신부의 모습

 

 

 

 

 

  

 

피의 사원(Church of the Savior on Blood) :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아름다운 건축미를 자랑하는 사원이다. 알렉산드르 2세를 기려 지어진 사원으로 모스크바 바실리 사원을 부분 모방한 사이다.

 

여름정원을 나와 러시아박물관(Russian Museum : Michael palace)을 구경한다.(입장료 350루블) 엄청난 분량의 미술품이 있는데 꼭 볼만한 곳이다. 러시아는 어는 박물관이든 미술관이든 특별한 작품이 아니면 사진을 찍는 것을 막지 않는다. 사진 찍는 비용을 지불하면 특별히 플래시만 사용하지 않으면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번 러시아 여행에서 수많은 미술품을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은 사진을 찍어 온 것도 큰 소득이다.

   

 

 

 

 

 

Russian Museum(Michael palace)의 외부와 내부

 

 

 

 

  

  

 

 

 

 

   

 

 

 

 

 

 

   

   

 

 

Russian Museum(Michael palace)의 전시 작품 : 조각, 조소, 공예품, 성화, 풍경, 현대미술 등 너무나 볼 것이 많다. 그 중에 극히 작은 부분만 보여 드립니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도착했기에 오늘은 일찍 숙소에 들어가 쉬기로 하고 숙소에 가서 숙박비를 지불하려고 하니 달러는 전혀 받지 않는다고 하며 루블로 바꾸어 오라고 한다. 환전이야 하는 곳이 지천으로 깔려 있어 어렵지 않으나, 이상하게도 러시아를 여행하는데 달러를 받지 않고 꼭 루블로 바꾸어 오라고 한다. 현지에서 환율은 우리나라에서보다 더 좋기에 달러만 있으면 전혀 걱정할 필요는 없으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지폐가 좀 구겨지거나 더렵혀지면 환전하기가 좀 어렵다. 항상 깨끗하게 지폐를 간직해야 한다. 환전하여 숙박비를 지불하고 숙소의 아가씨에게 슈퍼마켓을 물어 저녁거리를 사러 간다. 러시아도 우리나라와 같이 슈퍼가 비교적 잘 되어 있어 어느 곳에서나 편리하게 이용하였다. 가격도 비교적 만족스러웠고 지불은 비자나 마스터로 신용카드가 통용되어 편리하다.

 

 아들놈과 저녁을 만들어 먹고 방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한 아가씨가 인사를 한다. 한국에서 온 아가씨다. 지금 혼자서 유럽을 두 달째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오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왔다고 한다. 우리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여 시베리아를 황단하고 여행 중이라고 하니 자신도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해서 항상 아쉽게 생각하다고 한다. 그 아가씨와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공통으로 생각한 것이 러시아여행의 정보가 아직 우리에게 대단히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면서 아가씨 혼자서 이렇게 여행을 하는 것을 보고 대단한 아가씨며 젊음이 좋다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오늘의 여정은 여기까지로 마무리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아들과 함께하는 러시아여행(20) -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20. 모스크바 - 아르바트 거리

 

 오늘은 모스크바를 떠나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가는 날이다. 이제 여행도 막바지에 들어서니 피곤함과 아울러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좀 더 여행 계획을 치밀하게 짜서 움직였으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하였을 것을? 하는 뉘우침이 다소 있다. 그러나 러시아여행은 이번이 처음이고 별다른 정보도 없이 무작정 부딪히며 여기까지 진행한 것 만해도 우리 스스로 만족하기도 한다. 다음에 러시아를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더 계획을 잘 짜서 충실하게 다닐 것이다.

 

 아침 식사를 한 후 미리 한국에서 예매한 상트 페테르부르크행 열차표를 받기 위해 지하철로 레닌그라드 모스크바 역으로 간다. 모스크바는 러시아 각지에서 열차가 들어오고 여러 곳으로 나가기 때문에 역이 여러 곳에 있다. 항상 자기가 가는 곳이 어딘 가를 잘 알고 역을 찾아가야 한다. 예약한 표를 발급받으려고 역무원에게 예매권을 내미니 무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그런데 역시 젊음이 좋은 것이다. 아들놈이 눈치를 채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여 따라가니 무인발권기에서 발급을 받으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바코드가 찍혀 있어 무인발권기에 바코드를 대니 열차표가 발권된다. 여태까지 다른 역에서는 역무원이 발권을 하여 주었는데 모스크바에서는 다르게 발권을 하여 조금 당황한다.

 

 

 

 

레닌그라드 모스크바 역과 무인발권기

 

 발권을 마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붉은 광장으로 간다. 붉은 광장을 몇 번이나 가는지를 모르겠으나 붉은 광장에 있는 레닌의 묘를 아직 보지 못하여 모스크바를 떠나기 전에 레닌 묘를 보러 간다.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신과 같이 추앙을 받는 레닌은 죽은 뒤 시체가 방부 처리되어 살아 있는 모습과 같이 보존되고 있다. 신과 같은 존재이기에 사진은 전혀 찍을 수 없게 하였고, 레닌 묘 주위에는 과거 구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이나 공산당의 주요 인물들의 흉상이 서 있다. 레닌의 묘를 구경하기 위해 줄을 쭉 늘어서고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니 레닌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레닌 묘를 구경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 사람들

 

 

 

 

 

 

레닌 묘와 묘 주위 

 

 레닌 묘를 구경하고 지하철을 타고 러시아 최고의 젊음의 거리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Arbat Street)로 간다. 아르바트 스카야역에 내려 지상으로 올라가면 국립도서관이 있고 그 앞에 도스토예프스키의 동상이 있다. 스탈린에 의해 타락한 자본주의의작가로 낙인 받았으나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다시 그의 동상이 등장했다. 아르바트 거리는 우리나라의 홍대와 명동, 인사동 거리가 복합적으로 뒤섞인 거리라 할 수 있겠는데 오늘 날 러시아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노니는 거리라고 하지만 외국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거리로 여겨진다. 이 거리에는 패스트푸드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 서 있고, 거리의 악사나 화가들, 또 잡다한 물품을 파는 상인들이 섞여 있다. 헌 책을 파는 사람들도 눈에 많이 띄며 맥도날드, 버거킹, 스타벅스 등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자본주의의 상점들이 즐비하다. 이 거리를 걸어가면 러시아 젊은이들의 자유를 상징한다는 고려인 3세 빅토르 최(Viktor Tsoi)의 추모의 벽을 볼 수 있다. 그는 ‘러시아 록 음악의 시조’라고 인정받으며 구소련 말에 저항과 자유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불러 러시아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으나 1990년 8월 15일 라트비아의 리가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는데 오늘 날까지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다. 그가 숨진 후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에는 추모의 벽이 설치됐고 지금도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많은 러시아 젊은이들로 북적거린다. 그를 추모하는 스피어 쏘야 벽은 그에게 바치는 헌사와 낙서가 새겨져 있으며 아직도 변함없이 담배 한 개비를 피워 향으로 대신하며 그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TV를 통해 소개되어 잘 알려진 인물이다.

 

 

 

러시아 국립 도서관과 도스토예프스키 동상

 

 

아르바트 거리 입구

 

 

 

 

 

 

 

 

아르바트 거리의 여러 풍경

 

 

 

 

 

 

빅토르 최(Viktor Tsoi)의 추모의 벽

 

 

 

아르바트 거리 표시판

 

 거리를 따라 한가롭게 이곳저곳을 구경하면서 여유를 즐기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미국식 햄버거 집 Shake Shack이라는 곳으로 들어간다. 아들이 말하기를 이 점포는 우리나라에도 이제 막 들어오는 브랜드라고 한다. 러시아가 아니 이 거리가 빠른 속도로 서구화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 햄버거 가게와 같은 메뉴를 팔고 있어 오랜만에 햄버거와 감자 칩으로 한 끼를 때운다.

 

 

 

 

 햄버거 집 Shake Shack

 

이 아르바트를 거리를 걸어가니 푸시킨이 살았던 집이 있다. 아들놈이 푸시킨을 좋아한다고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푸시킨이 살은 집을 구경하러 들어갔으나 외부만 볼 수 있을 뿐 내부를 볼 수 없게 하여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돌아 선다. 그 집 앞에는 푸시킨 부부의 흉상을 세워 놓아 아쉬움을 달래게 한다.

 

 

 

 

 

 

푸시킨이 살았던 집

 

 이 거리를 따라 걸으면 러시아 외무성의 웅장하고 장엄한 건물을 볼 수 있다. 1940∼1950년 사이에 지어진 건물로 모스크바를 돌아다니다 보면 같은 모양의 웅장한 건물을 자주 보는데 똑 같은 건물이 7개나 모스크바 각지에 산재해 있다. 모스크바대학이나 힐튼호텔의 건물도 같은 건물로 과거 구소련의 위용을 과시하는 건물이다. 그래서 잘못 보면 거리를 오산할 수도 있다.

 

 

 

 

모스크바 외무성 건물

 

 

 

 

 

 

모스크바 거리와 동물원

 

 아르바트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도중에 모스크바를 정처 없이 걷는다. 걸으면서 모스크바의 여러 모습을 본다. 동물원, 옐친이 사임한 곳으로 알려진 화이트 하우스 그리고 펼쳐지는 시내의 여러 건물의 모양을 즐기며 숙소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하기 위해 레닌그라드 모스크바 역으로 간다. 역 2층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상트 페테르부르크행 기차에 탑승하여 다시 열차에서 하루 밤을 잔다.

 

 모스크바여 안녕! 아름다운 모스크바가 눈에 삼삼하게 떠오른다.

아들과 함께하는 러시아여행(19) - 모스크바의 야경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19. 모스크바 - 카페 푸시킨과 모스크바 야경

 

 모스크바 크렘린 주변에는 볼 것이 너무나 많다. 그 중에서 오늘은 러시아 왕가박물관을 구경하러 간다. 왕가박물관은 정해진 인원만 한정된 시간에 입장시키기 때문에 일찍부터 서둘러 크렘린으로 간다. 크렘린에 입장하는 곳과는 다른 곳에서 왕가박물관(Armory Chamber)으로 입장하여 러시아 왕실의 호화로운 보물들을 관람한다. 입장료가 700루블이나 하는 비싼 곳이다. 그런데 학생은 할인하여 200루블을 받으니 반드시 국제학생증(ISIC)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앞에서도 한번 이야기했듯이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대단히 쓰임이 많다. 그런데 왕가박물관 내에서 다이아몬드를 전시하는 전시실은 또 다른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귀중한 보물인지 한정된 입장권을 또 구입하라는지 의문이 든다. 그리고 사진은 일절 찍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왕가박물관의 아름다운 건축미와 보물들은 우리 눈을 매우 황홀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크렘린 안내도

 

 

 

왕가박물관 입구와 개장시간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오벨리스크와 동상

 

 왕가박물관을 구경하고 수차 지나친 볼쇼이극장을 구경하러 간다. 볼쇼이는 8월에 공연은 멈추지만 볼쇼이투어가 있다고 하여 구경을 하러가니 우리뿐만 아니라 다름 외국인도 제법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투어를 하지 않는다. 다른 외국인도 의심스러워 이곳저곳을 흘낏거린다. 그런데 알고 보니 볼쇼이는 8월에는 모든 일정을 멈추어 버리고 휴가를 간다는 것이다. 결국 모르는 것이 죄라 볼쇼이극장 내부를 구경하지 못하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아들놈이 어디에서 듣고 알았는지 ‘푸시킨 카페(Cafe Puccikin)’에 꼭 가서 식사를 한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꼭 그 지역의 유명한 음식점은 한번씩 들러보기로 했고, 또 나도 먹는 것을 좋아하고, 여기까지 와서 그 정도의 소원이야 들어주어야 애비로서의 권위도 있고 해서 찾아가자고 하여 구글 지도를 펼쳐서 길을 찾아 나서 카페에 도착한다. 아들놈이 생각보다 더 길을 잘 찾아 다녀서 내가 편하다. 카페는 상당히 오래된 건물로 고풍스러운 멋이 있다. 안에 들어가니 예스러운 멋이 풍기는 곳으로 메뉴표를 보니 장난이 아니게 비싸다. 아들놈도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점심특선이 있다는 것을 보고 시키는데 두 종류의 음식이 나오는 코스와 세 종류의 음식이 나오는 코스가 있다.(한 종류 당 310루블) 세 종류 코스로 점심을 먹고 한가로이 시간을 즐겨 본다.

 

 

 

 

카페 푸시킨의 간판과 건물 외양

 

 

 

 

 

카페 푸시킨 메뉴표와 내부

 

 

카페 푸시킨에서의 점심

  

 

 

 카페 푸시킨의 천정화

 

 점심을 먹고 별다른 목적지도 없이 모스크바 시내를 구경한다. 시내의 곳곳에는 수 많은 동상들이 있고, 작은 공원과 동물원, 여러 곳의 공연장 그리고 시내에 흩어져 있는 여러 아름다운 건물을 구경하고 오늘은 모스크바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서 일찍 숙소에 들어가서 쉬었다가 밤에 나가기로 아들과 의논한다. 그런데 날씨가 더워서인지 거리에 살수차가 자주 다니면서 물을 뿌려 도시의 기온을 식혀주고 있다. 상당히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 숙소로 가는 도중에 근처에 있으면서 그냥 수차 지나온 성당을 구경하기로 하고 들어간다. 러시아미술관 바로 앞에 있는 성당인데 무심결에 그냥 지나쳤지만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의 하나로 굉장히 고풍스럽다. 그리고 아직 이 성당에서는 종교의식이 거행되고 있는 성당이다. 뜻밖의 보물을 발견하여 마음이 뿌듯하다. 이러한 일이 걸어 다니며 구경을 하면서 얻는 오는 기쁨이 아닐까? 생각한다. 관광안내도만 보고 구경하면 실제로 그 도시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이 많다. 뜻밖의 보물을 즐겁게 보고 숙소로 간다.

 

 

 

 

카페 푸시킨 앞 공원에 있는 러시아국영철도 발달의 역사 

 

 

 

 

 똑 같은 건물이 7개  있다는 건물(힐튼호텔, 러시아 외무성, 대학 등등....)

 

 

영화관

 

 

 

거리를 식혀주는 살수차

 

 

 

 

 

이름을 모르는 소공원

 

  

 

 

 

 

 

 

 

 

 

 

러시아 미술관 앞에 있는 성당의 모습과 안내도(러시아어로만 적혀 있어 좀은......)

 

 숙소에서 일찍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하다가 모스크바의 야경을 구경하러 붉은 광장에 간다. 우리와 함께 숙소에 있는 다FMS 나라의 관광객들은 모두들 아름다운 모스크바의 야경을 즐기러 밤에 나다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만 치안이 불안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밤에는 나가지 않으려 한다. 물론 낮에 관광을 즐기다가 피곤하여 쉬는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모스크바의 야경은 꼭 보라는 말이 있듯이 모스크바의 밤은 낮과는 다르게 아름답다. 붉은 광장으로 가는 길에 볼쇼이극장 앞에 지하도가 있다. 이 지하도에는 저녁이 되면 젊은 거리의 악사들이 공연을 하고 미술품을 전시하기도 한다. 처음에 이곳을 지날 때 깜짝 놀랐다. 첼로 3중주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인데 별로 음악적 소양이 없다고 생각되는 내가 듣기에도 그 웅장한 소리가 귀를 놀라게 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 소리가 좋은가 하고 의문을 품어 보았는데 아마도 이 지하도가 공명판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아주 어리게 보이는 젊은이들이 바이올린 3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잠시 그들의 연주를 즐기다가 연주가 끝나고 감상의 대가로 약간의 돈을 지불한다. 아들놈이 유럽을 여행할 때 꼭 거리의 악사들의 연주를 들으면 고마움의 표시로 약간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붉은 광장은 낮과는 달리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불빛 아래서 빛나고, 크렘린이나 바실리 성당, 굼백화점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뽐낸다. 붉은 광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아름다운 밤경치를 즐기고 있다. 그들은 한가롭게 모스크바의 야경을 떠들썩하게 즐기고 있다. 우리도 야경을 즐기고 있는데 한국인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지하도에서 : 거리의 악사

 

 

붉은 광장 지하철역

 

 

붉은 광장 옆의 호텔

 

 

 

 

 

 

 

 

 

 

 

 

 

 

 

 

 

 

 

 

 

붉은 광장에서 보는 밤의 모스크바

 

 

 

 

 

야경을 즐기는 필자

 

  

 

 

 

 

 

 

 

 

 

 

 

모스크바의 야경

 

 

 

 

모스크바 지하철 역의 아름다운 모습

 

 붉은 광장을 벗어나 모스크바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야경을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오니 24:00가 벌써 지났다. 그런데 숙소에는 아무도 없다. 말레이 청년도 태국의 청년도 또 여러 나라의 젊은이들이 모두 모스크바의 밤을 즐기려고 나간 것이다. 새롭게 한 손님이 있어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어 보니 벨기에에서 왔다는 아가씨다. 간단히 인사만 하고 잠자리에 든다.

겨울 섬진강 갈대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겨울에 하는 여행은 을씨년스럽다. 차가운 바람은 불고 옷깃을 여미며 떠돌아 다니는 모습은 누가 무어래도 편안하지가 않다. 그러나 겨울은 또 겨울대로의 맛이 있고 느낌이 있다.

 

 겨울 섬진강을 보러가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라고 생각되는 경상남도 하동에서 섬진강 줄기를 따라 가다보면 우리는 포근한 어머니의 가슴을, 따뜻한 누이의 마음을, 다정한 마누라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누군가가 말한다. 낙동강은 힘찬 남성을 뜻하는 강이며, 섬진강은 부드러운 여성의 강이라고......

 

 하동포구에서 섬진강 줄기를 따라가며 강물에 비치는 햇살을 보라. 그리고 고요히 흐르는 강물을 보라. 그 강을 본 사람은 누구나 평화로운 모습을 띤 강을 보고 마음의 평화를 가질 것이다.

 

 섬진강 줄기를 따라 올라가면서 봄에는 느끼지 못하는 정취를 느낀다.

 봄이 되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광양의 매화마을이나 화개장터의 십리 벚꽃길, 하동포구에서 화개장까지에 펼쳐지는 벚꽃의 향연도 지금은 없다. 그저 한적하게 강물만 흐를 뿐이다. 그리고 이 강을 찾은 사람들의 정도 흐르고 있다.

 

 오늘은 섬진강을 한바퀴 돌고 섬진강 갈대밭에서 조용히 거닐어 본다. 우리나라에는 물가의 곳곳에 갈대가 많이 자란다. 대표적으로 순천만 갈대밭, 부산의 을숙도 갈대밭 등등 ... 모든 갈대밭이 제각기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 중에서 섬진강 갈대밭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조용하다. 그리고 조망을 위한 나무테크가 설치되어 있어 구경하기가 매우 편하다.

 

 조용히 흐르는 강물위에는 햇살이 비치고, 남쪽을 찾아온 오리떼들이 날고 있다. 이름도 모르는 조그마한 새떼들이 무리를 지어 날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또 이 섬진강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섬진강 갈대밭을 구경하시기를.....

 

 하동인터체인지에서 하동읍으로 조금만 가면 볼 수 있으니 겨울여행을 즐기시는 분은 한번쯤은 가 볼만한 곳이다.

 

 

섬진강 갈대밭의 아름다운 모습

 

 

갈대밭 안내도

 

 

 

 

강물과 갈대의 조화

 

 

 

 

 

갈대밭에서 보는 하동 화개쪽 산자락

 

 

 

 

 

오후의 햇빛이 비치는 광경

 

 

 

 

갈대밭 중간에 고여 있는 강물 : 하구에 가까워 바다의 조수에 영향을 받는다.

 

 

 

강위에 한가로이 노는 오리들

 

 

 

 

 

 

 

강에는 햇빛이 비치고.....

 

 

 

 

 

 

물길의 기하적 모습

 

 

 

 

강물에 비치는 오후의 햇살

 

 

 

 

 

 

 

 

 

 

갈대밭의 다양한 아름다움

아들과 함께하는 러시아여행(18) - 모스크바 시내 관광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18. 모스크바 - 시내 관광

 

 러시아의 아침은 아주 늦게 시작한다.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지나온 도시들의 아침은 모두 늦게 시작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들은 자신들 나름대로 가지는 생활 리듬이다.

 아침을 먹고 오늘 일정을 생각하니 오늘이 일요일이고, 내일은 월요일이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박물관 등은 모두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일정을 조절하여 박물관 등을 구경하기로 한다. 아들놈이 푸시킨을 좋아하여 오늘은 푸시킨 박물관을 가는 것이 먼저다.

 모스크바 지하철을 이용하여(1회 승차권 40루블) 먼저 구세주 예수성당 주위에 있는 푸시킨 박물관으로 간다. 모스크바의 지하철은 웅장하다고 한다. 건설된 시대에 따라 지하의 깊이가 다르고 시설도 다르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시절에 건설된 지하철은 독일의 폭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였으며, 1950년대에 건설된 지하철은 핵공격에도 유지될 수 있게 지하 100m보다 더 깊게 건설되었다고 한다. 지하철 노선은 서울보다 노선이 단순하므로 서울에서 지하철을 환승하면서 다니는 사람들은 지하철 노선도만 있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지하철의 차량은 좀 오래되어 낡았으나, 지하철 역사는 대부분이 웅장하고 화려한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스테인드글라스나 여러 미술 작품들로 아름답게 치장이 되어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과도 같다. 예전에는 이 지하철역을 보안상의 이유로 사진을 촬영할 수가 없게 단속을 했다고 하는데 요즈음에는 그런 단속이 없고 자유로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모스크바 지하철 노선도

 

 

지하철 통로

 

 

 

지하철로 내려 가는 에스컬레이트 : 깊이가 장난이 아니다.

 

 

 

지하철과 기다리는 사람들

 

 

 

역명과 지하철 안내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지하철의 깊이

 

 

지하철 역 : M으로 표시되어 있다.

 

 지하철을 내려 먼저 찾아 간 곳이 정식명칭이 ‘The Pushkin State Museum of Fine Arts’라는 이름을 가진 곳으로 푸시킨 박물관이 아니라 예술박물관으로 역사 및 문화유적지로 국가가 관리하는 곳이었다. 번지수가 좀 잘못된 것 같아 외부만 구경하고 진짜 푸시킨 박물관을 찾아 간다. 푸시킨 박물관을 찾아가는 도중에 뜻밖에 그 맞은 편 주위에 톨스토이의 기념관(The State Leo Tolstoy Museum)을 발견하고 그 기념관부터 구경하러 가니 관람객이 아무도 없는 한가한 기념관이다.(입장료 250루블) 톨스토이가 기거하였다는 곳인데 톨스토이의 작품과 톨스토이와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전시해 놓았다. 우리가 보기에는 별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훌륭한 조상들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중요한 곳이라 생각한다. 이 기념관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니 일찍 갈 필요는 없다. 톨스토이의 조그마한 기념관을 구경하고 푸시킨 박물관(State A.S. Pushkin Museum)을 구경한다. 톨스토이 기념관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크게 지어진 박물관으로 지하 1층과 지상 2층의 박물관이다.(입장료 350루블) 푸시킨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전시해 놓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곳은 전혀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아쉽게도 눈으로만 보고 나오면서 왜 톨스토이와 푸시킨을 이렇게 차이를 둘까? 하고 생각해 본다. 물론 톨스토이가 이 모스크바에서 태어나고 평생을 살지는 않았고, 푸시킨은 모스크바 대 귀족의 후예로 러시아 지성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러시아에서는 다르게 인식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톨스토이가 더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인데....

 

 

구세주 예수 성당 주변 안내도

 

 

 

The Pushkin State Museum of Fine Arts 주위의 공연장

 

 

 

The Pushkin State Museum of Fine Arts 건물

 

 

 

 

톨스토이 기념관과 톨스토이 상

  

 

 

 

 

 

톨스토이 기념관 전시물

 

 

 

 

푸시킨 박물관

 

 푸시킨 박물관을 뒤로 하고 다시 구세주 예수성당으로 간다. 아침 일찍 본 성당의 모습이 너무아름다워 그 성당에서부터 모스크바 강을 구경하기로 한다. 이 성당은 1812년 나폴레옹 전쟁 승리를 기념하여 지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일부는 수리중이다. 성당 외부를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나니 성당에서 예배가 열리는 것 같아 들어가 보려하니 관리인이 길을 막는다. 아뿔싸, 반바지를 입고 관광을 나온 것이다. 외국에는 사원이나 성당, 교회 등을 들어갈 때 복장을 제대로 갖추어 입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관광지의 성당에서는 별다른 거부가 없었기에 오늘 무신경하였다. 다른 외국여자도 민소매 나시 옷을 입고 성당에 들어가려다 입장을 거부당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성당 외부의 아름다운 건축미만 구경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성당 앞의 카페에 가서 메뉴 표를 보니 밥이 보였다. 러시아를 여행한지 20일이 되도록 밥이라고는 먹지 않고 서양식 음식이나 러시아 음식, 아니면 잡다하게 여러 종류의 음식을 먹었기에 오랜만에 밥이 눈에 보여 수프와 밥을 시켜 보았는데 기가 막히게 우리 식성에 딱 맞았다. 수프라고 주는 것이 연어를 넣은 미역국인데 그 안에는 밥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그 맛이 우리나라의 미역국과 조금도 다르지 않는 맛이다. 어떻게 이렇게 기막히게 나의 입맛에 들어맞는지 놀라 아들에게 이 국을 한번 먹어보라 하니 아들도 먹어보고 우리 미역국이라 감탄을 한다. 음식을 별로 가리지 않는 나도 고향 냄새가 물씬 나는 미역국에 잠시 향수에 젖어 보기도 한다. 가격도 적당하고(350루블) 맛도 우리 입에 꼭 맞으니 모스크바를 여행하면서 입맛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한번 드셔 보시라. 진짜 후회하지 않을 음식이다.

  

 

 

구세주 예수 성당의 전경

 

 

 

 

문과 문위의 좌우에 있는 부조

 

 

주위 소공원쪽에서 보는 성당

 

 

 

 

 

 

 

 

소공원의 여러 모습

 

 

모스크바 강쪽에서 보는 성당

 

 

성당에서 모스크바 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

 

 

 

 

성당쪽에서 보는 모스크바강 건너편

 

 

 

강 건너에서 보는 구세주 예수 성당

 

 구세주 예수 성당을 지나 모스크바 강으로 가기 위해 주위를 돌아가면 자그마한 공원이 있어 그 공원에서 휴식을 하다가 모스크바 강으로 간다. 이 구세주 예수 성당은 모스크바 강을 건너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모스크바 강을 건너서 강가를 거닐며 모스크바의 새로운 모습을 보며 노닐다가 모스크바 미술관(Tretsyakov미술관)을 찾아 간다. 강가를 한참이나 걸어가면서 여러 풍경을 구경하고 길을 찾는데 모스크바 강가를 여러 가지 형태로 개발하고 있는 광경이 눈에 보인다. 미술관을 찾아 조금 헤매다가 올바로 길을 찾으니 우리가 지나친 곳이다. 모스크바 강 사랑의 열쇠나무 주변에서 조금 내려가면 미술관이 있다. 미술관은 서구 최고의 소장품을 자랑하는데, 11세기부터 20세기까지 러시아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18-9세기의 작품이 대부분이고 11-2세기의 성서화도 많이 있어 감상하려면 4-5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겨우 수박 겉핥기식이라도 볼 수 있다.(입장료 400루블) 구경을 하고 있는 도중에 해가 아직 하늘 위에 환하게 비추고 있는데 오후 6시가 되니 무조건 퇴장하라고 한다. 한 여름에 특히나 북쪽의 여름은 해가 아주 늦게 지는데 우리로 보면 한낮과 같은데 문을 닫는다. 조금이라도 융통성을 가졌으면 하는 것은 우리 생각이고 그들의 법인데 어쩌랴. 따를 수밖에 없다.

 

 

 

 

 

 

 

 

 

모스크바 강 주변 풍경

 

 

 

 

모스크바 미술관 전경

 

 

 

 

 

 

 

 

 

 

 

 

 

 

 

 

 

 

 

 

 

 

 

모스크바 미술관의 작품들(내가 설명항 재주가 없어 일부만 보여드림)

 

 미술관을 나와 다시 모스크바 강을 따라 걸으며 우리가 지나오지 않은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이렇게 길을 걸으면서 아들과 우리가 본 여러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여러 가지 잡다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 가는 것이 이 여행의 묘미다. 강가에는 많은 유원지가 만들어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더위를 피하며 놀고 있는 모습은 세상 어디에나 똑 같은 풍경이다. 고르키공원에는 여러 사람들의 조형물이나 동화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한 철제 조소들이 사람의 시선을 끌고 있고, 그 주위의 분수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물을 맞으며 놀고 있고, 젊은이들은 보드나 인라인을 타면서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젊음을 뽐내고 있다. 모스크바 강에는 러시아 개혁의 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표트르(피터) 대제의 거대한 동상이 위용을 자랑한다. 젊은 나이에 황제에 올라 형식적이고 허례허식적인 것을 물리치고 실제로 러시아의 부흥을 위해 스스로가 외국에 나가 조선술이나 포술 등을 익혀 러시아를 강국으로 가는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젊은 황제가 국가를 위한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한 모습은 오늘날의 우리나라의 위정자들도 본받아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모스크바를 가로지르고 흐르는 강을 거닐고 다니며 구경을 하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니 여기서 만난 한국 대학생이 먼저 관광을 마치고 들어와 반갑게 맞이한다. 그에게 저녁을 먹고 간단히 맥주나 한잔하자고 권하니 선뜻 응한다.

 

 

 

 

 

 

고르키공원의 여러 조각상

 

 

 

 

모스크바 강에 우뚝 선 표트르 대제

 

 

 

 

 

모스크바 강 가의 모습

 

 저녁을 먹고 밤 열시가 넘어 학생이 우리에게 와서 우리가 마시려고 사온 맥주와 한국에서 가져간 쥐포를 안주로 여러 이야기를 한다. 아들놈과 같은 나이고 같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동류의식이 있어 쉽게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여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니 이 학생도 우리가 상트 페테르부르그에 가 있는 동안 그 곳에 있다고 하여 상트 페테르부르그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서로 번호를 교환한다.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이 학생과는 여러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혼자서 여행을 하는 도중에 같은 동포를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정말 반가운 것이라 서로가 서로에게 여행 잘 하라면서 오늘을 마무리 한다.

 

 

아들과 함께하는 러시아여행(17) - 크렘린과 러시아미술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17. 모스크바 - 크렘린과 러시아미술관

 

 06:00에 잠이 깨어 일어나니 같은 방을 사용하는 나그네는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이가 드니 잠이 적어진 것인가? 아니면 일찍 잠을 자서인가? 생각하며 조용히 일어나 방을 벗어나 세면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아들놈이 일어난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오늘 일정을 시작하려고 하니 아들놈이 다소 기분이 좋지 않은 듯하다. 오랜 여행에 지친 듯하다. 자기도 초행이라 지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매일 밤에 다음날 일정을 생각하고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대강은 찾아두고 하는데 아버지라는 사람은 천하태평으로 아들을 따라 다니면 된다고 생각하고 전혀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이 좀 짜증이 나는 듯하다. 그러나 나도 내 나름으로는 아들을 많이 생각하고 걱정하는데 세대 간의 이해의 차이가 있다.

 

 하여튼 오늘은 크렘린에 들어가기로 일정을 정했다.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모르기에 일단은 크렘린을 구경하고 다음 일정은 시간에 맞추어 그 때 결정하기로 하고, 점심거리를 슈퍼에서 구입하여 가방에 넣고 다시 붉은 광장으로 향한다. 크렘린 외부는 따로 입장권이 필요 없으나, 내부로 들어가려면 따로 입장권을 사야 한다.(입장료 450루블) 크렘린 내부에 4대박물관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크렘린 주변에 경찰과 군인들이 많이 나와서 경비를 서고 있다. 경찰과 군인들이 차단선을 치고 가벼운 검색을 하고 있지만 전혀 효율적이지는 않는 것 같다.

크렘린 외부는 광장과 공원으로 꾸며져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거닐며 구경을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몰장병을 기리는 위령비가 있고, 의장병들이 교대하는 의식을 거행하고 위령비에 헌화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북적거리고 있다. 뒤에 알고 보니 러시아 무슨 장병들의 날이라 한다. 광장에는 옛날의 크렘린 성벽의 일부를 관광객들을 위해 남겨두어 올라가 보게 한다.

 

 이 광장을 지나 매표소에 가면 시간을 정해서 표를 팔고 있으며, 왕가의 보물을 소장한 박물관을 구경하려면 또 따로 입장권을 구입해야하는데 정해진 시간만 입장을 시키고 있다. 오늘은 크렘린 내부만 구경하고 다음에 왕가의 박물관을 구경하기로 하고 크렘린 입장권을 구입한다.

 

 

크렘린 광장

 

 

 

무명용사의 묘

 

 

크렘린 광장 안내도

 

 

 

 

 

 

 

크렘린 광장의 모습

 

 

 

크렘린 매표소와 입장권

 

 

 

 

 

 

공개되는 크렘린 내부

 

  크렘린은 현재도 러시아의 정부청사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내부에 들어가도 관광객에게 모든 공간이 개방되지는 않고 일부분만 개방하고 조금만 동선을 벗어나면 경비원들이 즉각 길을 바로 가라고 호루라기를 분다. 약간의 정부청사와 정원을 구경하고 옛날의 크렘린궁에 있던 4대 사원과 '차르대포(차르 푸슈카)'와 황제의 기념물인 ‘차르의 종(차르 콜로콜)’을 구경한다. 크기가 상상을 불허하는 대포와 종이다. 일설에 의하면 이 대포와 종은 한 번도 쏘지도 울려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웅대함은 구경거리로라도 만족할 수 있다. 차르의 종은 무게가 자그마치 270톤이나 되어 종탑에 설치할 수가 없어 전시용으로 땅에 놓여 있고, 차르의 대포는 실전용이 아니라 화려한 장식으로 전시용으로 사용된 듯하다.

 

이 종과 대포를 돌아 들어가면 여러 개의 성당으로 둘러싸인 소보르니아 광장이 나온다. 광장을 둘러서 성모승천교회(우즈펜스키 성당), 아르함겔스키 성당, 이반 대제 종탑, 황실예배당으로 사용된 크렘린 대성당, 테렌 교회와 총주교 사원들이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다. 각 성당들은 제각기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며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내부에는 종교적인 성화나 여러 가지의 전시물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정교와는 별 관계가 없는 우리에게는 사실 사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즐길 뿐이지 내용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러시아인들에게는 그들의 신앙과 결부되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라도 너무 비슷한 사원을 많이 본 나는 약간은 지루하게도 생각이 든다. 그래도 건물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이와 같은 큰 성당을 지을 수 있는 종교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다.

  

 

 

 

 

 

 

1586년에 만든 차르 대포

 

 

 

 

 

 

 

차르의 종

 

 

 

 

 

이반대제 벨 타워

 

 

 

성모승천 교회(우즈펜스키 성당)

  

 

테렌 교회

 

 

 

 

 

크렘린 대성당(수태고지 성당)

 

 

크렘린을 나와서 보는 모스크바강

 

 

 

정부청사 건물

  

 크렘린을 구경하고 볼쇼이 극장을 구경하러 간다. 우리 숙소에서 붉은 광장으로 가는 도중에 있어 여러 번 지나갔으나 본격적인 구경을 해 보기로 한다. 볼쇼이는 8월에 모두 휴가를 가기에 공연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므로 아름다운 외부의 건물과 광장만으로도 만족하면서 언젠가 다시 모스크바에 오면 꼭 볼쇼이에서 공연을 보리라 생각한다. 볼쇼이극장은 러시아 국립 아카데미의 대극장으로 러시아 최초의 오페라하우스라 한다. 여러 번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현재의 건물은 1856년에 다시 지어진 석조건물이다. 내부는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졌고 심지어 의자도 19세기 풍에 맞게 수도원의 수녀들이 직접 뜬 천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 화려하게 꾸며진 내부를 볼 수 없어 안타까웠으나 외부의 여러 조각품들과 화려하게 치장한 모습만 보고 아쉬움을 달랜다. 극장 광장에는 큰 분수가 있어 뜨거운 태양을 피하여 뿜는 시원한 물줄기를 즐기며 많은 러시아 사람들이 휴식을 하고 있는 풍경을 보니 나도 한가로운 생각에 분수 주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긴다.

 

 

볼쇼이극장 앞의 마르크스 상

 

 

볼쇼이극장 전경

 

 

크렘린을 중심으로 모스크바 안내도

 

 

 

볼쇼이 주변

 

 

 

 

볼쇼이 극장의 조형물

 

 

 

 

볼쇼이 극장 주변의 풍경

 

 볼쇼이를 지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러시아미술관에서 독일현대미술전을 하고 있다. 어제부터 이 미술관을 구경하려는 생각이었고, 러시아에서 독일의 미술을 관람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러시아미술괸을 구경하기 위해 들어간다.(입장료 350루블) 외부에는 러시아의 여러 철제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우리의 눈을 끌었다. 생각한 이상으로 좋은 작품이 많은 것 같다.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독일현대미술은 1949년 이후의 독일 미술이라 하였는데 미술에는 별반 지식이 없지만 그저 좋아서 한국에서도 여러 곳을 보러 가곤 하였는데 기대이상으로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백남준의 작품도 여러 점이 보여 친근한 느낌이 들고,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있어 사진을 찍으며 오랜 시간을 구경한다. 러시아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특별한 작품이 아니면 사진을 찍는 것을 막지 않는다. 물론 입장할 때 촬영비를 받는 곳도 있는데 촬영비를 지불하면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획일적으로 유물이나 미술품의 촬영을 막을 것이 아니라 촬영해도 별 이상이 없는 작품들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정책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한다.

 

 

모스크바 시내 택시(현대 차)

 

 

 

 

 

 

시내 풍경

 

 

러시아 미술관 현판

 

 

 

 

 

 

 

러시아 미술관의 철 조형물

 

 

러시아 미술관 내부 안내도

 

 

 

 

 

 

 

 

 

 

 

 

 

 

 

독일 현대 미술의 여러 작품

 

 이제 여행도 오랜 시일을 하여 몸도 약간 피곤한 모양이다. 되도록 하루의 일과를 무리하지 않게 계획하고 관광을 하기로 아들놈과 이야기하였다. 아직 열흘 정도 여행을 더 해야 하는데 벌써 지치면 나머지 여행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베리아를 횡단하면서 열차에서 오랜 시간을 먹고 자면서 중간의 기착지에서는 모든 관광지를 걸어서 구경하였기에 몸의 상태를 잘 조절하여 이 여행을 무사히 끝내야하므로 일찍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지어 먹고 잠자리에 든다. 호스텔이라는 것이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한 방에 함께 잠을 자니 온갖 나라의 사람들은 만난다. 이번에는 동남아 사람들과 아시아계 사람들이 한방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중국인, 말레이인, 태국인 등등 많은 사람들을 보는데 모두 시간대가 다르게 움직여 다들 얼굴을 보기도 어렵다. 특히 내 밑 침상의 여행자는 우리가 하루 일정을 마치고 들어올 때쯤이면 차려 입고 나가서 새벽에 들어온다.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으니 그냥 웃고 인사만 한다. 우리도 우리 일정에 맞추어 여행을 하는 것이나 그들도 그들의 일정에 따라 여행하는 것이 같은 것이다.

 

 모두들 자신의 인생이 있는 것이다.

2014년 겨울 덕유산 - 하얀 눈 세상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2014년 12월 21일 한해를 보내며 겨울 덕유산에 올랐다.

 

  여름과 가을에는 올라가곤 했으나 겨울에는 덕유산을 올라보지 못하여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올랐다. 겨울 덕유산은 눈의 세상이었다.

 해발 1500m 이상의 설천봉과 향적봉, 그리고 중봉에 핀 설화는 기대 이상으로 상이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과 구상나무의 가지에는 얼어 붙어 눈이 꽃을 피우며 하얀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눈 사이로 조릿대(산죽)의 푸른 잎이 보여주는 생명력을 우리를 기쁘게 하였고, 송계삼거리의 긴 능선에 평쳐진 눈길을 가을과는 또 다른 정취를 보여 주었다. 가을의 송계삼거리에 펼쳐지는 억새와 야생화와 들풀들의 모습은 우리 마음을 온화하고 평안하게 넉넉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겨울 눈으로 덮인 능선은 깨끗한 세상을 보여주며 우리 가슴을 정화시켜 주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사파이어보다 더 푸른 하늘은 금방이라도 푸른 물감을 뿌릴 듯하였고, 맑은 공기는 나의 폐부를 깨끗이 씻어 주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겨울의 눈을 즐기며 웃고 떠들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눈으로 덮인 겨울 덕유산의 풍경을 감상하시고 이 겨울에 한번 올라 보시기를 빈다.

 

 

설천봉 휴게소에서 보는 덕유산

 

 

설천봉 휴게소 뒤에 있는 주목

 

 

설천봉에서 보는 향적

 

 

 

설천봉 휴게소 뒤에 있는 주목

 

 

설천봉 휴게소 뒤의 풍경

 

 

 

 

휴게소 옆의 구상나무

 

 

 

 

휴게소 주변 풍경

 

 

 

향적봉 가는 길

 

 

 

 

 

 

 

 

 

 

 

 

 

 

 

 

 

설천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에 펼쳐지는 설원의 풍경

 

 

향적봉에서 보는 중봉

 

 

 

 

 

 

 

 

 

향적봉 대피소 주변 풍경

 

 

 

 

 

 

주목의 장관

 

 

 

 

 

 

향적봉에서 중봉 가는 길

 

 

 

 

 

눈속에 잎을 내민 조릿대

 

 

 

 

 

 

두 주목 사이로 보는 중봉

 

 

 

다른 방향에서 보는 주목

 

 

 

멀리서 보는 중봉

 

 

 

 

 

 

 

중봉 가는 길

 

 

 

 

등업령 가는 능선 길

 

 

 

중봉에서 오수자굴 가는 길의 모습

 

 

중봉에서 보는 덕유산 동영상

아들과 함께하는 러시아여행(16) - 모스크바의 첫날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16. 모스크바 - 붉은 광장 주변

 

 드디어 8월 1일 04:30분에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우리 세대에게는 옛 소련의 수도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영원한 미지의 땅으로 인식되던 곳이다. 그런데 이제 자유롭게 내가 이 모스크바 땅을 밟다니 정말 세상이 변해도 엄청나게 변하였다는 생각이다. 기차에서 내리니 낮에는 얼마나 더울는지 모르지만 새벽이라서 기온은 우리나라 초여름과 같이 시원하다.

   

 

 

모스크바 기차역에서 내린 직후

 

 

 

모스크바 기차역 내부

 

 

 

 

모스크바 기차역 외면 모습 : 모스크바에는 기차역이 여러 개가 있다. 오는 곳이 어느 곳이냐? 혹은 가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역이 다르다. 주의해야 한다.

 

 역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며 가볍게 아침을 먹고 한국에 있는 제 엄마에게 아들놈이 모스크바에 입성했음을 카톡으로 전하고 있다. 세상 어디에서든지 와이 파이만 되면 서로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우리가 젊었을 때에는 생각도 못할 빠른 속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한국에 있는 아내는 항상 나와 아들놈이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는지 걱정이 태산이다. 연락만 하면 조심해서 다니라고 하면서 좋은 구경 많이 하고 아들과 많이 이야기하라고 한다. 아들놈도 모스크바에 왔다는 사실에 약간은 흥분을 하는 듯하다.

 

 아침을 먹고 모스크바 시내를 구경도 하면서 숙소까지 걸어서 찾아 가기로 한다. 우리가 처음 여행을 시작하면서 무조건 걸어서 다니다는 계획을 세웠기에 방향을 잡고 한 시간 정도를 걸어 숙소에 도착하니 한국에서 온 학생이 있다. 대학교 3학년이라면서 어제 모스크바에 바로 도착하여 상테 페테르부르크와 프라하를 거쳐 파리로 여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들놈과 같은 나이라 쉽게 친해져 아들놈이 서로 여행담을 주고받고 한다.

 

 

 

세계의 웬만한 도시에 다 있는 힐튼호텔

 

 

 

 

한가한 아침의 모스크바 거리에 태양이 떠오른다.

 

 

도시의 공원

 

 숙소에서 기차를 타고 오느라 나흘 동안이나 씻지도 못한 몸을 깨끗하게 씻고 잠시 휴식을 취 한 뒤에 모스크바 탐방에 나선다.

 

 가장 먼저 모스크바의 얼굴인 붉은 광장(Red Court)으로 간다. 숙소에서 광장을 거쳐 모스크바의 시내를 구경하면서 볼쇼이극장의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을 구경하고 모스크바의 여러 거리 풍경을 구경하면서 광장으로 가니 지하철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광장 주변은 모스크바의 가장 번화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값비싸게 보이는 호텔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그 너른 광장에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는데 70%이상이 중국인인 듯하다. 수많은 관광버스가 도착하고 그 버스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고, 버스는 중국인들을 쏟아내고 있다.

 

 붉은 광장의 입구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주코프장군이 말을 탄 동상이 있고, 그 뒤로 역사박물관과 1812년 나폴레옹 전쟁박물관이 있다. 붉은 광장을 들어서면 오른쪽에는 크렘린의 붉은 벽이 외부와는 완전히 단절한 모양으로 높다랗게 서 있고 크렘린 벽 아래에는 러시아 공산주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레닌의 미라를 보존하고 있는 레닌의 묘가 있다. 왼쪽에는 오래 된 건물이 고풍을 자랑하며 길게 서 있어 무슨 건물인가하고 궁금하였는데 알고 보니 이름을 ‘굼’이라고 하는 백화점이란다. 너른 광장을 가로 질러 가면 오래 된 사원이 있는데 바실리성당이다.

 

 바실리 성당은 러시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건축물 중 하나로 높낮이와 모양이 서로 다른 아홉 개의 양파 모양 지붕으로 구성된 성당으로 이반 대제가 몽고군에게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지었는데, 1561년에 성당이 완성되자 그 아름다움에 탄복하며 똑같은 건물을 다시는 짓지 못하도록 설계자들을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성 바실리 성당은, 러시아의 전통적 목조 건축술과 서유럽에서 유입된 석조 건축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건립된 가장 러시아적이며 세계적인 건축물이라 한다.

 

 

주코프장군의 기마상

 

 

붉은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붉은 광장앞의 여러 호텔들

 

 

 

 

 

 

 

붉은 광장 : 굼백화점과 크렘린 성벽

 

 

크렘린 성벽의 모습

 

 

 

레닌 묘

 

 

 

 

바실리 성당

 

 

 

 

바실리 성당의 아름다운 외양

 

 

 

바실리 성인상

 

 

 

 

 

 

 

 

바실리 성당 내부의 호화로운 모습

 

 바실리성당을 구경하고 붉은 광장에서 주변을 구경하다가 맞은편에 있는 백화점에 간다. 부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이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라 기네스북에 등록되어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 굼 백화점이 더 크게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위로 10층 정도 올라가 있지만 이백화점은 3층밖에 되지 않는데 호화롭고 웅장하기기 찬탄을 금하지 못하게 한다. 내부로 들어가니 세계의 여행자들이 구경을 하거나 쇼핑을 하는데 화려하게 꾸며 놓은 것이 관광 상품으로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백화점 내부의 점포를 보니 세계의 고가 브랜드는 모두 있는 것 같다. 대략 둘러보니 우리나라 상품으로는 스마트폰 점포가 보인다. 아직 우리 제품이 세계의 일류 브랜드는 아닌 것 같아 좀 아쉽다.

 

 

 

 

 

 

 

세계 최고의 백화점 '굼'의 호화로운 내부 모습

 

 

 

붉은 광장에서의 필자

 

 백화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와 광장 입구에 있는 역사박물관과 1812년 전쟁기념관을 간다. 러시아 각지에 있는 역사박물관은 모두가 제정러시아부터 러시아 성립과정을 역사적 사건 전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1812년 전쟁기념관은, 톨스토이의 걸작 ‘전쟁과 평화’보다는 1956년에 오드리 헵번과 헨리 폰다, 멜 화라 주연의 영화 ‘전쟁과 평화’로 우리에게 더 친근한 나폴레옹의 러시아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박물관이다. 이 기념관에는 철저하게 러시아입장에서 승리한 것으로 그 전쟁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전쟁은 승리한 자의 서사시이지만 프랑스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아픈 역사를 굴욕감마저 느낄 정도로 러시아의 일방적인 영웅서사시다. 과연 그 전쟁은 진실로 러시아가 이긴 전쟁인가? 아니면 프랑스가 이기지 못한 전쟁인가?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나폴레옹이 결국은 러시아를 굴복시키지 못하고 물러섰으니 러시아가 이겼다고 할 수 있지만 온 국토가 초토가 되어 얻은 승리라 답답하기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바실리성당과 역사박물관 1812년 전쟁박물관을 따로 따로 보려면 입장료가 만만하지 않다. 하지만 역사박물관에서 통합입장권을 사면 훨씬 싼 값에 볼 수 있다. 나도 처음에는 몰라서 바실리성당을 350루블이나 주고 관람하였는데 역사박물관입구에 보니 이 세 곳과 로마노프박물관을 포함하여 4군데 중 3곳을 볼 수 있는 입장권을 750루블에 팔고 있다. 그래서 통합입장권을 구입하여 먼저 본 바실리성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곳을 구경하니 상당한 돈이 절약된다.

 

 

 

THE STATE HISTORICAL MUSEUM 전경

 

 

 

 

 

 

 

 

 

 

 

 

 

 

 

박물관의 각종 소장품

 

 

 

 

 

MUSEUM of the PATRIOTIC WAR of 1812 전경

 

 

 

 

 

 

 

 

 

 

 

전쟁박물관 내부 전시물

 

 

가장 아름다운  신랑 신부의 사진 촬영 

 

 붉은 광장을 벗어나 크렘린 뒤쪽으로 제법 걸어가면 자그마한 로마노프박물관이 있다. 러시아를 약 300년이나 통치한 로마노프가문의 박물관이다. 로마노프가문의 일상적인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으로 소박하지만 러시아 역사의 한 현장임을 보여주는 곳이다.

 

 

로마노프박물관 입구

 

 

로마노프 박물관 전경

 

 

 

 

 

 

 

 

 

 

로마노프박물관 전시물

 

 

 

뜰에 피어 있는 수국

 이런 저런 구경을 하면서 이 붉은 광장 주변을 구경하는데도 하루가 부족할 정도이다.

 

 새벽에 모스크바에 도착하여 다소 피곤하기도 하여 일찍 숙소로 돌아가니 한국인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띈다. 어린 딸(초등학교 2,3학년 정도) 하나를 데리고 여행 중인 삼십 대의 부부가 있어 이야기를 하니 서울에서 모스크바에 와서 동유럽을 여행할 생각이라고 한다. 참으로 훌륭한 생각이라 생각이 든다. 그저 학교나 학원에 보내며 암기 위주의 교육을 시키기보다 직접 데리고 다니며 살아 있는 교육을 시키는 젊은 부부가 너무 훌륭하게 보였다. 이야기를 하면서 옆방을 보니 우리나라의 20대 아가씨들이 4명이 떠들썩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를 여행하고 내일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며 짐을 챙기고 있다. 참 부럽다. 나는 저 젊은 나이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물론 우리 세대에는 외국에 나간다는 것이 꿈과 같은 시대였으니 .......

 

 그래도 나는 저만한 나이에 그저 책만 보고 있지는 않고 우리의 산하를 헤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1970년대 초반에 아직 여행이라는 개념도 제대로 없었을 때 나는 우리의 자연을 즐기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자 나는 그 때만 해도 복 받은 사람이었다고 생각된다. 지리산 천왕봉도 여러 번 올라갔고 지리산 주변 하동, 구례, 순천 등의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혼자서 소백산과 영주 부석사의 황토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걸어도 보았고, 영남알프스의 여러 산을 올라 보았고, 포항 내연산과 울진 주변도 그밖에 생각이 미처 나지 않는 많은 곳을 정처 없이 돌아다나지 않았는가? 또 기차여행을 좋아하여 밤늦은 기차를 타고 강원도, 경북내륙지방 등을 정처 없이 다니기도 하였다. 그 때부터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역마살이 끼였다고 할 정도로 많은 곳을 다녔다.

여행에서 얻은 즐거움과 지식은 책에서 얻는 것과는 다르게 현실로 다가온다는 것을 언제 나는 깨달았던가?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오랜 시간을 기차를 타고 와서 다소 피곤하였기에 오늘은 아들과 함께 일찍 저녁을 지어먹고 가볍게 맥주를 한잔하고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