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60코스(대천해변 - 대천항 - 보령시생태공원 - 토정이지함선생묘 - 깊은골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60코스는 대천해변을 출발하여 바로 옆에 있는 대천항을 지나 해안을 따라가면 보령시생태공원이 나온다. 이공원을 지나 다시 해안을 따라가다가 큰 도로를 만나서 그 도로를 따라가면 토정이지함선생묘가 나오고 계속 그 길을 따라가면 깊은골버스정류장에서 끝이 나는 17.2km의 길이다.

 

머드광장 한쪽 옆에 있는 60코스 시작점 표시

 

 머드광장에서 60코스 시작 안내판을 찾으려고 이리저리 왔 다갔다 하면서 제법 시간을 보내어 시작점에서 QR코드를 찍고 빨리 걸음을 재촉했다.

 

 대천해수욕장 중앙에는 있는 머드광장에는 머드상징조형물이 있으며, 이 머드광장은 매년 7월 중하순 보령머드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머드 체험 프로그램과 사진전시, 머드락페스타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된 보령머드축제는 해마다 7월 중순 경부터 외국인과 내국인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축제로 모두가 천연머드를 온몸에 바르고 함께 뒹굴며 하나가 되는 체험 형태의 축제이다. 축제에는 머드마사지, 대형머드탕, 머드몹씬, 컬러머드, 머드에어바운스, 갯벌체험, 머드축제 개막공연, 머드락페스티벌, 힙합-레이브파티가 준비되어 진행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이 시작되어 머드광장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내년을 위한 것인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머드광장 표지석

 

머드광장의 풍경

 

 광장을 지나 시내를 벗어나 해안으로 가니 해변의 바다 위에는 모노레일이 깔려 있고 그 옆 아래의 길을 따라가게 한다. 길을 가며 보니 모노레일 타고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다.

 

모노레일과 즐거운 관광객들

 

 

 

 해안을 벗어나 길을 조금 가니 제법 큰 항구와 수산시장이 보인다. 대천항이다. 보령시내에서 서쪽으로 12km떨어져있고 대천해수욕장에서 북쪽이로 1km에 위치한 대천항은 서해안의 주요한 어업 전진기지이며, 인근 섬들을 왕래하는 선박이 이곳에서 출항한다.

 대천항은 드물게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역을 끼고 있는 항구로 어족 자원도 풍부하여 수 많은 관광객들이 값도 싸고 맛이 뛰어나 이곳을 찾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천항 주변의 모습

 

해안을 걸어가며 보는 풍경

 

 길을 걸어가니 어느 새 저녁때가 되었다. 그래서 미리 숙박을 하기로 예정한 곳에 도착하여 숙소를 찾으니, 3군데 가운데 한 곳은 아직 공사중이고 한 곳은 영업을 하지 않고 문을 닫았다. 그래서 나머지 한 곳에 가니 주인이 없다. 옆의 편의점에 문의하여 주인을 찾으니 숙박을 할 수 있다고 하여 숙소를 정하고 저녁밥을 먹으려고 식당을 물으니 식당에 가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 집이 지금 김장을 하고 있으니, 김장 김치를 줄 테니 편의점에서 라면과 햇반을 사서 방에서 그냥 끓여 먹으라고 권한다. 말을 듣고 보니 괜찮은 의견이라 그렇게 하기로 하고 편의점에서 라면과 햇반 그리고 약간의 과자류를 사서 돌아오니 맛있게 보이는 김치를 한 쟁반이나 가져다주었다. 그래서 저녁을 풍성하게 해결하고 다음 날 아침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해결하였다. 아주 고마운 주인 부부였다.

 

숙박을 한 콘도형 펜션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가볍게 아침 밥을 먹고 길을 떠나니 아직 해도 뜨지 않았다. 해가 뜨기 전의 해안을 걸어가니 바다와 대천천과 만나는 지점에 도착한다. 두루누비의 주의사항에 만조시에는 이곳을 지날 수 없으니 우회도로를 따라 올라가 남대천교를 지나라고 하였는데 다행히 물이 빠진 시간이라 그런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만약 만조라면 몇 km를 더 돌아가야 되었는데 너무 다행이었다. 내가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을 걸으면서 운이 좋았는지 한 번도 만조로 인해 길을 돌아가지는 않았다.

 

대천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보령시 일대를 흐르는 하천 중의 하나인 대천천은 하천연장 13.80으로 크게 2개의 지류가 있다. 하나는 오서산(烏棲山) 동남쪽에서 발원하여 흐르고, 다른 하나는 성주산(聖住山)에서 발원하여 서해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대천천은 하천의 중·하류부가 지나는 대천시가지 또는 보령 지역 옛 이름의 하나인 큰내(한내)’의 한자 표기인 대천(大川)’ 지명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우회도로 안내도

 

 다행히 만조 시에 이 도로가 침수되어도 먼 길을 돌아가는 불편함을 해소하려고 이 지점의 도로 조금 위에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고 있었는데 거의 완공이 다 되어 가는 듯이 보여 주민들과 여행객이 편리할 것 같았다.

 이도로를 건너면서 물이 빠진 갯벌을 보니 영양분을 듬뿍 함유한 새까만 진흙이 눈에 보인다. 저 진흙으로 보령머드축제를 한다고 생각하니 더 윤기가 있어 보였다. 

 

바다 물이 빠져서 보이는 보령의 새까만 머드

 

 

 

 편안하게 이 도로를 건너니 바로 보령시생태공원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보령시가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하수처리장에 생태체험 학습장을 조성해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서게 한 곳이다. 하수종말처리장 주변부지에 생태습지와 방향식물원, 야생초화원 등을 조성해 20091215일부터 개방하였다. 보령의 특산물인 남포오석을 활용해 상징물을 곳곳에 배치하고 습지에는 각종어류도 양식하고 있어 수생과 육생이 조화로운 서식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소공연장과 각종 휴게시설을 갖춰 가족단위의 휴식과 체험학습장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대천방조제 도로

 

물이 빠져 저 멀리까지 연결되는 도로가 나온다.

 

주교면 하는공원 안내 설명판

 

해안 풍경

 

이정표

 

 해안을 벗어나 제법 큰 도로를 따라 걸으니 토정이지함선생묘가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토정 이지함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고, 나이가 제법 든 사람치고 토정비결을 연초에  한 번이라도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친근한 이름이다.

 

 보령시 주교면 고정리 산27-3의 보령시에서 오천항으로 가는 도로가에 1992 8 17일에 충청남도의 문화재자료 제320호로 지정된 이지함선생묘(李之菡先生墓)가 있다.

 이지함(李之菡)의 본관은 한산(韓山)이고 호는 토정(土亭)으로 보령시 청라면 장산리에서 출생하였으며, 맏형 지번(之蕃)과 화담 서경덕(徐敬德) 문하에서 공부하였다. 그는 토정비결이란 책을 저술해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이 책으로 간절한 소망과 더불어 한해의 운수를 보고 있다. 토정비결은 주역을 기반으로 구성된 점술로 하늘과 땅 그리고 자신의 기운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를 알아내어 나쁜 기운을 미리 방어해 보자는데 목적을 둔 비결서라고 하는데 요즈음은 재미로 많이 보기도 한다. 평생 벼슬을 사양하다가 1573(선조6) 도덕과 학문이 뛰어난 선비로 추천되어 포천현감이 되어 백성의 가난해결을 위한 경제적 방안을 상소하였고, 임진강 범람을 예견하여 수많은 인명을 구제하였으며, 아산현감이 되어서는 걸인청(乞人廳)을 지어 빈민을 구제하는데 힘쓰다가 1598년 재임 중 순직하였다.

 

 묘역은 이지함과 그의 형제와 존비속의 14기 묘소가 있어 전체적으로는 가족묘로 조성이 되어 있으며, 그의 학문과 전해지는 여러 일화로 이곳은 명당자리로 인식되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토정이지함선생묘의 여러 모습

 

 토정선생묘를 지나서는 별 특징이 없이 큰 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가면 깊은골버스정류장이 나오고 여기서 이 코스는 끝이 났다.

 

서해랑길 59코스(춘장대해변 - 부사방조제 - 무창포항 - 죽도상화원입구 - 대천해수욕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9코스는 춘장대해변을 출발하여 부사방조제를 지나면 내가 항상 듣는 가곡 '무창포에서'의 무창포에 도착한다. 무창포를 지나면 남포방조제가 나오고 그 방조제를 걸어가면 중간에 죽도상화원을 지나게 된다. 남포방조제를 지나서 계속 걸어 대천해수욕장에 도착하면 끝이 나는 27.9km의 긴 길이다.

 

59코스 안내판

 

춘장대해수욕장 간판

 

 아침 일찍 일어나 오늘의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길을 떠나니 아직 해도 밝지 않은 길에는 아무도 없다. 도로를 조금 따라 가니 소나무 숲속으로 길을 안내한다. 아침에 아무도 없는 송림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호젓하게 혼자서 걸어가는 느낌은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느낌이다. 소나무 숲을 벗어나 길을 계속하니 하늘 위에서 겨울 철새들이 떼를 지어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고 조화롭게 보인다.

 

춘장대해수욕장 부근 소나무 숲

 

하늘을 나는 겨울 철새들의 비행

 

 

 준장대해수욕장 구역을 지나 조금 가니 부사방조제가 나온다. 서천군 서면 부사리에 있는 부사방조제(扶士防潮堤)는 서천군 춘장대해수욕장에서 웅천을 막아 무창포해수욕장 방향으로 연결하는 방조제로, 서천군 서면 도둔리에서 보령시 웅천읍 독산리를 연결하는 있다. 총길이가 3,474m인 부사방조제는 1986년에 착공하여 1997년에 완공하였다. 부사방조제는 서해 바다에서 밀려드는 조수의 피해를 막고 웅천읍 일대의 농경지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서쪽에는 바다낚시를 하고 방조제 안쪽 담수호에는 민물낚시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지만 담수호는 오염문제가 자주 제기되고 있는 곳이다.

 

 부사방조제 위로 올라가 길을 가니 철조망으로 통행을 막아 놓았다. 두루누비의 리본은 분명히 있는데 길은 갈수가 없다. 시작이 멀지 않아 돌아가서 아래의 도로를 따라 걷다가 다시 방조제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방조제 위로 올라가 걷는데 방조제가 너무 길다. 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도로로 내려와 걷는다. 그리고 두루누비에 전화를 하여 이 코스가 막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사진도 보내 주었다. 내가 길을 걸으면서 불편한 것들과 코스가 막힌 곳은 꼭 두루누비에 전화를 해서 알려준다. 나는 지나 왔지만 내 뒤에 오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다.

 

부사방조제에서 보는 바다

 

방조제 아래 도로

 

방조제 위에 통행을 막아 놓은 철조망

 

끝없이 길게만 느껴진 부사방조제와 방조제에서 보는 여러 모습

 

부사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의 풍경

 

 부사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에 소황사구의 안내판이 있어 소황사구 쪽으로 가는가? 했는데 길 안내는 반대 방향을 가리켜 들판으로 가게 한다. 그래서 좀 궁금했는데 뒤에 밝혀진다.

 

소황사구 설명판

 

 겨울 들판 길을 제법 걸어가서 주교천을 따라가니 소황교가 나오고 그 다리를 건너 걸어가니 소황리마을이 나오는데 마을의 집들이 여느 농촌의 마을과는 다른 집들이 즐비하다. 마을을 지나 해안으로 인도하는 길을 따라가니 해변이 나오고 소황사구라는 표지석이 나온다. 아마 해변으로는 걸을 수 없어 이 길을 돌아오게 한 것인 것 같았다.

 

어느 집안의 사당

 

소황사구 표지석

 

 해안사구는 바람에 의해 운반, 퇴적된 모래 언덕으로 해안가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로부터 배후지역을 보호하면서 생성된 공간을 뜻한다.

 

 보령시 웅천읍 소황리 및 독산리 독대섬 남쪽 모래 해안 배후에 모래가 바람에 의해 운반·퇴적되어 약 2.5의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언덕 소황사구는 내륙으로 소금물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며, 아름다운 경관을 지녀 사람들의 휴식 및 여가장소로 이용되는 곳이다. 소황 사구는 전체구간이 거의 훼손되지 않고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자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해양수산부는 소황 사구를 2018년도에 해양보호구역 중 해양경관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소황사구의 풍경

 

 소황사구 옆으로는 긴 해변이 펼쳐진다. 바로 독산해수욕장이다. 보령시 웅천읍 독산리에 있는 독산해수욕장(獨山海水浴場)은 독대섬 양옆으로 모래사장과 갯벌이 나란히 펼쳐져 있다. 독산해수욕장의 독산이라는 지명은 바닷가에 홀로 있는 산이라는 뜻이며, 이전에는 홀뫼라고 불렀다. 그래서 홀뫼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린다. 독대섬을 사이에 두고 갯벌과 금빛 모래사장이 갈매기 날개처럼 좌우로 펼쳐져 있는 천혜의 관광지로 물이 맑고 경사가 완만하며 낙조는 장관을 연출한다. 모래밭 뒤로는 고운 풀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더욱더 한적하다.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가족 단위 피서지로도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독산해수욕장의 여러 풍경

 

 독산해수욕장을 벗어나면 도로에는 무창포로 가는 이정표가 보이며 바로 무창포해변으로 이어진다. 아주 넓은 무창포해변에는 평일이고 겨울철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 나와 있으며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보령시 웅천읍(熊川邑) 관당리(冠堂里)1928년 서해안에서 최초로 개장된 무창포해수욕장(武昌浦海水浴場)은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바다, 황홀한 낙조풍경을 자랑하는 해수욕장이다.길이는 약 1.5km로 웅천해수욕장이라고도 한다. 무창포 남쪽 해안에 남북으로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에는 수목이 울창하고, 석대도(石臺島)를 비롯한 수많은 도서와 암초가 산재하고 물결이 잔잔하여 해수욕장으로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석대도에 이르는 1.5km 구간에 매월 사리 때 1-2일간 바닷길이 S자 모양으로 열려 사람들 사이에서 신비의 바닷길'로 유명하다. 이 신비의 바닷길 현상이 열리는 때 일반인이 마음 놓고 들어가도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반인에 공개되었다. 넘실거리는 파도가 거짓말처럼 사라진 1.5km의 바닷길을 걷노라면 용궁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는 듯이 신비한 꿈을 꾸는 느낌에 젖어 들게 된다.

바닷길이 열리지 않아도 해변에서 바다생물을 잡아보는 체험도 할 수 있어서 상시 바다생태체험지로도 알려진 이곳은 독살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전통어로방식인 독살이 보존되어있어 밀물 때면 독살에 갇혀 바다로 가지 못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무릎정도 밖에 빠지지 않는 얕은 물이기 때문에 안전은 기본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체험이 가능하다.

 점심 때가 되어서 휴식도 하면서 밥을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가서 서 밥을 먹으며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지금도 물이 빠지면 각종 해산물을 건질 수 있고 낙지도 잡힌다고 하였다. 바다를 바라보니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과 해루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어릴 때 이런 자연과 함께 어울리며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세상이 좋은 것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그러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것일까?. 아이들에게는 자연학습의 효과와 함께 육지에선 전혀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좋은 곳이다.

 

 무창포는 봄에는 쭈꾸미 도다리축제, 여름 바닷물이 가장 많이 열리는 기간에 (음력 보름과 그믐) 신비의 바닷길 축제, 가을에는 전어대하축제를 개최하여 관광객을 끌어당기는 곳이다.

 

이정표

 

중간에 느닷없이 서 있는 59코스 안내판

 

무창포해변의 여러 모습

 

무창포항

 

 

 

 무창포해수욕장을 지나 조금 가면 무창포항이 나오고 그 길을 조금 더 가면 용두해수욕장이 나온다. 해수욕장이 연달아 나오는 섯은 해안이 구불굽룰하게 발달해 있고 조석간만의 차가 심하여 모래밭이 발달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령시 남포면 월전리에 있는 용두해수욕장은 무창포해수욕장의 유명세에 밀려 상대적으로 한적한 해변으로 한가로운 해변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 가득한 곳이다.

해변에 다다르면 울창한 송림이 있다. 소나무의 수령은 약 30년 정도로 추산되며 빼곡하게 들어선 소나무 숲이 인상적인 곳이다. 해수욕장 해변의 길이는 약 1km 남짓하며 경사는 완만하다.

 

용두해수욕장의 여러 풍경

 

 용두해수욕장 바로 옆에 또 길고 긴 방조제가 나온다. 남포방조제다. 남포 간척지를 만들기 위해 만든 남포방조제(藍浦防潮堤)는 길이가 3.7km에 이르며 무창포해수욕장과 대천해수욕장을 잇는 방조제ㄹ다. 방조제 중간 지점에 죽도라는 섬이 위치하고 있는데 방조제와 연결되어 있어 들어갈 수 있으며, 죽도에는 상화원이라는 유원지가 있다. 방조제 중간에는 팔각정이 있어 휴식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였는데, 이곳에 앉아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다.

 

남포방조제

 

멀리서 보는 죽도

 

죽도 상화원 입구

 

 남포방조제와 연결되어 있는 섬 죽도 '상화원''조화를 숭상한다'는 의미로, 죽도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식 전통정원이다. 상화원은 이름의 뜻대로 죽도가 지닌 자연미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만들어져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으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걷고 싶고 쉬고 싶고 만나고 싶은 공간이다.

 

남포방조제에서 보는 좌우의 풍경들

 

 남포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계단 주위를 철문으로 봉쇄하여 위험하지만 방조제를 타고 내려와야 한다. 조금 어이가 없었다. 이 길은 돌아갈 수도 없는 먼 길이라 어절 수 없이 방조제 벽을 타고 내려와서 두루누비에 이 점을 알려 주었다.

 

철문으로 봉쇄해 놓은 방조제 계단

 

 

 남포방조제를 벗어나 조금 가면 넓게 펼쳐지는 백사장이 나온다. 바로 서해안에서 가장 유명한 대천해수욕장이다. 보령시에 있는 대천해수욕장(大川海水浴場)은 대천반도의 돌출부 끝에 있으며, 백사장 길이 3.5km, 100m에 달하는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백사장 남쪽에 기암괴석이 잘 발달되어 비경을 연출하며, 수온 역시 적당하여 기분 좋은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모래질은 동양에서 유일한 패각분으로 조개껍질이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잘게 부서져 모래로 변모한 것이다.

 앞 바다의 여러 섬이 멀리 보이고, 때로는 신기루 현상으로 아득한 중국대륙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광활하게 펼쳐진 서해 바다를 보면서 대천해수욕장의 모래 위를 하염없이 걸어서 가면  중간에 보령의 머드광장으로 올라가게 한다. 그리고 여기서 이 코스는 끝이 난다.

대천해수욕장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다음 코스인 60코스 안내판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을 몇번이나 둘러 보고 두루누비에 문의를 하여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보령의 관광안내소가 보여서 가서 문의를 하니 광장에 있다고 하여 찾아보아도 없다. 다시 관광안내소에 가서 문의를 하니 안내소 직원이 밖으로 나와서 직접 안내를 해 주었는데 위의 사진에서 보는 조그마한 명패만 붙어 있고 이것이 서해랑길을 가리키는 안내라고 한다. 좀 어이가 없었다. 안내판을 찾느라고 거의 한 시간을 헤매었는데 안내판이 없는 것이다. 두루누비에 문의를 하니 안내판은 지자체가 세우는 것이라 자기들도 모른다는 말만 하였다.  무엇인가 59코스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다음 코스로 가야할 길이 바빠 이곳을 그냥 지나쳤다.

 

서해랑길 58코스(선도리갯벌체험마을 - 띠섬목해수욕장 - 서도초등학교 - 홍원항 - 춘장대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8코스는 선도리갯벌체험마을에서 출발하여 이름도 특이한 띠섬목해수욕장을 지나서 홍원항을 지나 춘장대해변에서 끝이 나는 12.5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58코스 안내판

 

 이 코스는 거의 전부가 해안을 걷는 길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원래 예정과 달리 이 코스를 앞 코스와 이어서 걷기롤 하였기에 날이 저물기 전에 춘장대까지 가야만 한다. 겨울이라 해가 지면 빨리 어두워지기에 어둠이 닥치기 전에 숙박지에 도착해야만 한다. 그래서 빨리 걸음을 재촉하여 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선도리갯벌체험마을 해변

 

 마을해변에서 바다를 보면  조그마한 섬이 보인다. 쌍도라는 이름이 붙여진 섬이다. 쌍도(雙島)는 서천군 비인면 선도리 선도 서쪽에 있는 두 개의 작은 섬으로 사람이 살지 못하는 무인도이다. 옛날 쌍둥이를 둔 홀아버지가 바다에 나갔다가 풍랑에 밀려 죽자 아들 쌍둥이가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다가 죽어서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 섬이다. 해동지도(비인)에 섬의 모양과 함께 병도(竝島)가 기재되어 있다.

 

멀리 보이는 쌍도

 

이정표

 

선도리갯벌

 

월하성체험마을 입구 

 

 월하성체험마을이라는 표시를 대문과 같이 세워 놓은 곳을 지나 걸어가니 넓은 해변이 나온다. 이름도 특이한 띠섬목해수욕장이다. 띠섬목해변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이곳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여유롭게 캠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차박이나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공간이다. 모래사장은 약 3km나 되는 길고 널찍한 해변 어디에서도 띠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띠섬목해수욕장의 모래에 빠지는 발의 질감을 느끼며 해안을  걸어가니 굳은 모래가 걷기에 불편하지는 않았다.

 

띠섬목해변

 

띠섬목해변에서 보는 화력발전소

 

 

 띠섬목해변을 지나 조금 가니 뜻밖에 춘장대역이라는 건물이 나온다. 철길이 없는데 철도역이라 조금은 이상하였다. 춘장대역(春長臺驛)은 서천군 서면에 위치한 역이었다. 애초에 한국전력공사가 서천화력선을 통해 동백정역으로 무연탄 등 석탄을 보내기 위한 역이어서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았으나, 이 역 바로 위쪽에 춘장대해수욕장이 있어서 여름 휴가철에 영등포역에서 출발하는 임시 관광열차가 이 역까지 운행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노선이 폐지된 이후 역사, 승강장, 선로, 노반이 모두 철거되고, 서천군에서 20208월에 역 부지에 춘장대역 커뮤니티센터를 완공하였다. 그리고 주변에 희망철길공원이라는 조그마한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춘장대역과 희망철길공원

 

 춘장대역에서 춘장대해수욕장으로 가는 중간에 조금 바다로 돌출된 곳에 홍원항이 있다. 서천의 아름다운 항구 홍원항은 낭만이 넘치는 항구다. 춘장대해수욕장과 동백정이 있는 언덕 사이의 움푹한 만()에 있는 항구로 이름난 항구들에 비해 항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서해안 항구 중에서는 유달리 조수간만의 차이가 적은 편이어서 어선들이 많이 출입한다. 홍원항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 중의 하나는 아무래도 가을에 나는 전어다. 전어는 사철 나지만 9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맛이 가장 좋기로 소문나 있어 매년 9월 말부터 약 2주 동안 이곳에서 서천 전어축제가 열린다. 항구를 배경으로 한 야경 등의 경관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홍원항의 풍경

 

 홍원항에서 춘장대해변으로 가는 길은 바다로 가는 길이 아니라 언덕을 올라 넘어가는 길이다. 왜 바다로 가는 길이 아닌지는 춘장대해변 가까이에 가서 알았다. 춘장대해변에서 보니 바다 위에 걸을 수 있도록 테크 길을 놓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 이 길이 완성되면 아름다운 바다를 즐기며 춘장대해변으로 갈 수 있는 낭만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서천군 서면에 있는 춘장대해수욕장(春長臺海水浴場)은 백사장 길이가 2km, 폭은 200m로 서천읍에서 북쪽으로 34km 떨어진 곳에 있다. 푸른 해송과 아카시아 숲이 무성하고 넓은 해변을 가진 서천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자연학습장 8선 가운데 하나이다. 해수욕 외에도 썰물 때면 주변의 걸어서 갈 수 있는 섬이 있고, 갯벌에서는 맛살·조개·넙치 등을 잡을 수 있다.

 

춘장대해변 가는 길

 

공사 중인 바다 위 테크 길

 

춘장대해변의 여러 모습

 

 이곳에 도착하니 어스름이 지기 시작한다. 알맞게 시간을 맞추어 온 것이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를 찾아 숙박을 하고 나와서 저녁을 해결하고 다음 날 아침거리도 마련하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서해랑길 57코스(송석리노인회관 - 진구2리마을회관 - 다사항 - 비인해변 - 신도리갯벌체험마을)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7코스는 송석리노인회관을 출발하여 진구2리마을회관을 거치면 다사항에 도착한다. 여기서 서해의 갯벌을 보면서 길을 따라 가면 비인해변이 나오고 계속 가면 선도리갯벌체험마을에서 끝이 나는 15.9km의 길이다.

 

57코스 안내판(앞에 차를 주차해 놓아 사진이 삐딱하다.)

 

 송석리노인회관을 출발하면 바로 갈목해변 바닷가로 나간다. 갈목 해변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번잡하지 않고 조용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백사장의 길이는 아담하지만, 서해의 풍광을 벗 삼아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일몰 무렵에는 서해를 물들이는 노을이 장관을 연출한다고 한다.

 

 

 

 갈목해변을 지나면 해안을 벗어나 조금 안으로 들어가서 걷는다. 해안의 풍경만 보다가 초겨울의 들판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가을 수확을 끝낸 들판은 황량하게도 보이지만 내년을 위한 휴식이라 생각하면 우리의 삶도 바쁜 일상을 벗어나 다음을 위한 휴식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농촌 길을 걷다 보면 아직 거두지 않은 고추들이 자주 눈에 보인다. 왜 거두지 않은지 의문이 들지만 농사라고는 지어 본적이 없는 내가 알 수가 없다.

 

길가의 아주 특이하게 만든 캠핑장

 

작은 포구

 

수확하지 않은 고추

 

겨울 들판

 

 농촌의 길과 높지 않은 언덕길을 제법 걸어가니 다시 바다가 보이며 해안으로 길을 인도한다. 다사항 가는 길가에 식당이 있어 점심을 먹으려 들어가니 나이가 지긋한 주인장이 주문도 받지 않고 그냥 식사를 내어 온다. 가정식백반으로 입맛에도 맞기에 아무런 불평없이 배불리 먹었다. 여기서 쉬면서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걸을 길을 다시 생각하였다. 원래는 57코스에서 오늘의 일정을 멈추려고 했는데 처음 예정과 달리 58코스까지 가서 오늘의 여정을 멈추기로 하였다.

 

 내가 다시 길을 떠나기 시작하여 해안으로 가니 주인장이 길을 잘못 들었다며 큰 길로 가라고 말한다. 내가 가는 끝에 바다로 길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루누비의 코스 안내는 큰 길을 가리키지 않고 해안을 가리키기에 인도대로 해안 쪽으로 난 길을 갔다.

 

 

 

 조그마한 다사항을 지나면 식당 주인이 말한 대로 아스팔트길을 없으나 해안으로 난 길을 걷기에 아주 좋은 길이다. 해안의 풍경을 즐기면서 길을 가면 장포리에 도착한다. 장포리 바다에는 서천갯벌의 역사를 말해 주듯이 아직 독살이 현존하고 있으며, 지역주민이 이용하고 있다. 이곳에는 밀물 때 섬이 되고 썰물 때 육지가 되는 작은 섬 할미섬이 있다.

 

 장포리를 지나서 선도리로 가는 길에 제법 큰 해변이 나온다 비인해변이다. 비인해수욕장은 해송림에 둘러싸여 있는 해변 길이가 2.5이고 폭이 700m로 아주 넓은 해변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 썰물 때면 23의 갯벌이 펼쳐져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선도리 갯벌 체험마을에서 직접 운영하는 갯벌 체험은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부근에 마량리 동백숲,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마량포구, 춘장대 해수욕장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비인해변

 

 이 해변과 연결되어 있는 곳이 이 코스의 종착점인 선도리다. 선도리갯벌체험장은 대한민국 1,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청정 갯벌이다. 동죽, 맛조개, 바지락 등이 풍성해 갯벌체험이 즐겁고, 황홀한 노을과 신비의 하트섬 쌍도를 즐길 수 있다. 갯골을 따라 있는 작은 하천에서는 각종 도요물떼새들 볼 수 있는데 특히 쉽게 관찰하기 힘든 노랑부리백로, 장다리물떼새들을 가깝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보지를 못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선도리갯벌체험장이 나오고 여기서 57코스는 끝이 났다. 이번 여정을 시작하면서 예정하기는 이곳에서 하루 숙박을 하는 것이었으나, 이곳에 도착하니 아직 너무 이른 시간이고 다음 코스의 거리가 멀지 않아 계속 다음 코스로 걸음을 재촉했다.

 

서해랑길 56코스(장항도선장입구 - 장항송림산림욕장 - 하소버스정류장 - 송석리노인회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6코스는 장항도선장입구에서 출발하여 장항송람산림욕장해변을 지나서 하소버스정류장을 거쳐서 가면 송석리노인회관에서 끝이 나는 14.2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56코스 안내판

 

 지난 번 여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 일상의 시간을 보내면서 다음 여정을 계획하는 중에 올해 겨울의 첫 한파가 닥쳐 잠시 미루다가 이번 여정을 시작하기로 계획하고 집을 떠났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기에 추위에 대비하여 짐을 꾸리고 옷도 두껍게 입고 집에서 출발하여 전주와 군산을 거쳐 장항에 도착한 시간이 어느 새 오후 6시 경이었다. 장항도선장 입구에 있는 카몬호텔에 숙박을 하고 다음 날부터 길을 떠나기로 생각하고 숙박처를 찾아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숙박처가 가격에 비하여 서비스가 상당히 좋은 곳이었다. 캔 과일주스와 음료수, 커피 그리고 사탕 간단한 빵 등을 무한정 공짜로 제공하고 있었다. 주인도 아주 선량하게 사람을 대하며 친절하였다. 이 주변에 숙박을 할 계획이 있는 사람은 한번 숙박을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숙소를 정하고 밤의 풍경을 보려고 도선장으로 가서 멀리 보이는 군산과 도선장 주변의 야경을 잠시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와 내일을 기약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도선장입구에서 보는 밤의 풍경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을 가볍게 먹고 길을 떠나기 시작했다. 어제 저녁에 장항읍에 도착하여 보는 읍은 상당히 큰 곳이었다.

 

 서천군 서남부 금강 하류의 북안에 위치하고 있는 장항읍은 삼국 시대에는 백제의 지배를 받았는데 사비성을 지키는 주요 관문이자 중국과의 교역항인 기벌포가 있었다. 장항읍의 이름은 일제강점기 때 장암리와 항리가 통합되어 장항(長項)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원래는 한가로운 촌락이었지만 1931년에 장항선이 개통되자 1931년부터 1941년까지 사이에 항만 수축과 시가지 정리에 의하여 근대적인 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좋은 항만 교통수단을 조건으로 1936년에 대한민국 유일의 건식 제련소인 장항제련소가 건설되어 동, , , , 아연 등을 생산하게 되었다. 내가 초등과 중학교 다닐 때는 장항제련소가 교과서에도 나왔다.

 

아침의 장항도선장 입구

 

 길을 따라 가니 항구로 들어가는 철로가 보인다. 지금은 폐선이 된 구 장항선이다.

 

 구 장항선은 일제강점기에 조선경남(京南)철도주식회사에 의해 사설 철도 노선으로 건설되었다. 초기 명칭은 충남선(忠南線)으로, 당시 개통된 첫 구간은 천안역에서 온양온천역까지였다. 1931년에 남포역부터 판교역까지의 구간이 개통되며 전 구간이 완전히 영업을 개시하게 되었다. 19911125일 서울역에서 출발해 장항역으로 가는 새마을호 열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서천군 장항읍에 위치하였던 종착역인 장항역의 이름을 따 장항선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으나 200712월 장항선과 군산선이 연결되면서 새로운 장항역은 장항읍이 아닌 마서면에 위치하게 되었으며, 장항읍을 지나가지 않게 되었다. 2008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전 구간 단선 비전철이었던 장항선은, 선형 또한 매우 좋지 않아 잦은 지연과 긴 소요 시간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이러한 상태로는 증가하는 수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으며, 열차 운행에도 상당한 애로사항을 주었다.

 2020년 기준으로 장항선은 신창~주포, 간치~대야 구간의 복선전철화 사업이 현재 착공되어 공사 중이고 해당 구간의 복선전철화는 서해선 개통 때까지 모두 마무리 될 예정이라고 발표되었다.

 

구 장항선 철로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

 

 

 

 장항읍을 지나니 여러 공장이 눈에 보인다. 제법 큰 공단이 조성되어 있기에 장항읍이 제법 크게 발달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읍을 벗어나 해안을 왼쪽으로 끼고 들판을 지나니 겨울 철새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 철새들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철새들의 비행이 너무 멋있게 보였다. 길을 걸으며 이런 저런 풍광을 보는 것이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겨울 철새의 모습

 

 조금 더 길을 걸으니 멋있는 송림이 보이고 그 송림 사이로 길을 걷게 한다. 울창한 송림이 바로 해안 옆으로 길게 뻗어 있다.

 

 이곳이 장항송림산림욕장(長項松林山林浴場)이다.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에 있는 백사장과 해송(海松) 숲 일대를 일컫는 산림욕장으로 경관이 수려하며, 서천군 청정구역의 하나로 꼽힌다. 하늘을 가린 울창한 해송 숲은 1가 넘는 모래사장 뒤편에 긴 띠 모양으로 무성하고, 여름에도 숲 속에서는 냉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여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하고 한가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숲과 바다 사이의 모래사장은 바닥이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걷기에 그만이다. 특히 이곳의 모래는 염분, 철분, 우라늄 성분이 풍부하여 피로회복과 신경통,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음력 420일이면 '모래의 날'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모래찜질을 한다.

 오로지 바다와 백사장만 있는 해안 풍경은 여행자에게 편안한 안식을 주는 곳이니, 소나무가 뿜어내는 향기에 몸과 마음을 씻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며 오래 머물기 좋은 곳이다.

 

 또한  스카이워크에서 서천 바다의 풍경과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장항 스카이워크 (기벌포 해전 전망대)는 아름다운 솔숲과 갯벌을 자랑하는 장항송림산림욕장에 위치한 높이 15m, 길이 250m의 스카이워크이다. 해송 숲 위, 탁트인 하늘과 바다를 걷는 듯한 시원하고 아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스카이워크 끝에는 전망데크가 있어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역사적으로는 삼국시대 신라와 당나라 간 기벌포 해전이 일어난 곳으로 기벌포 해전 전망대라고도 한다.

출발점에서 100m까지는 '시인의 하늘길'로 불리며, 바다가 보이는 곳까지 100m'철새 하늘길'로 부른다. 마지막 50m'바다 하늘길'로 부른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내가 찍은 사진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송림을 걸어가면서 보는 서해의 갯벌은 항상 새롭게 보인다. 길 중간에 '서천갯벌'이라는 표지석이 있다. 서천갯벌의 해안선은 장항읍, 마서면, 종천면, 비인면, 서면의 5개 읍, 면에 걸쳐 72.5에 달하며, 68.09의 면적으로 금강하구에서 기원하는 펄과 모래 갯벌이 조화 있게 조성되어 있어, 갯벌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조개류와 해조류와 풍부한 수산자원이 서식하고 있어 수산물이 풍부하다.

 서천 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 생태보전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크게는 서천갯벌이라고 부르지만 위치하는 장소에 따라 이름을 다르게 붙여 부르는데 이곳은 송림갯벌이라고 부른다. 송림갯벌은 해안방풍림과 해안사구가 어우러져 아늑한 솔밭길이 조성되어 해안숲길을 걸을 수 있고, 펄갯벌로 주로 이루어져 있는 곳에는 여러 종류의 조개와 게들이 있다고 한다.

 

서천 송림갯벌

 

 해안을 지나 도로를 따라 걸으니 길가에 장승들이 쭉 늘어서 있다. 누가 이 장승을 길가에 세웠는지 지나는 길손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나면서 장승들을 보니 하나의 나무 기둥에 두 장승을 만든 것도 보인다.

 

길가의 장승

 

 길을 따라 농촌의 들판과 해안을 번갈아 가며 걸으면 하소버스정류장이 나오고 계속 길을 가면서 겨울 들판의 황량한 모습을 본다. 내가 이 길을 걷기 시작한 지가 벌써 이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을 들판을 보면서 하게 된다. 아침의 길에는 아무도 없다. 오직 나 혼자만이 길을 걸을 뿐이다. 멀리서는 닭우는 소리가 들이고 사람이 사는 집 앞을 지날 때는 어김없이 개가 낯선 사람을 알아보고 짓는다. 이제는 이 개 짓는 소리도 친근하게 들린다.

 

하소버스정류장

 

조그만 포구의 모습

 

하늘을 나는 겨울 철새들

 

 

 

 길지 않은 코스라 어느 새 종착점인 송석리노인회관 앞에 도착했다. 별로 피곤하지도 않았기에 다음 코스 안내판의 사진을 찍고 바로 다음 코스로 발길을 옮긴다.

 

서해랑길 55코스(진포해양테마공원 - 경암동철길마을 - 시비공원 - 금강하구둑관광지 - 장항도선장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5코스는 진포해양공원을 출발하여 추억의 경암동철길마을을 지나서 군산만을 빙 돌아나가 금강하구둑관광지를 지나서 전라북도를 끝내고 충청남도로 들어간다. 서천군에 들어가 하구둑을 따라 걸어 장항읍의 장항도선장에 도착하는 14.9km의 길이다.

 

55코스 안내판

 

 55코스 출발지가 진포해양테마공원이다.

 

 진포해양테마공원은 고려 말 1380년 금강하구의 진포에 침입해 온 왜구들을 고려의 수군이 격퇴한 진포대첩당시에 최무선 장군이 화포를 이용하여 왜구를 물리친 곳을 기념하는 장소이다. 이곳에 있는 군함 위봉함은 진포대첩 관련 전시관으로 활용된다.

 

 공원에는 일제가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쌀 수백만 석을 배에 싣도록 설치한 군산내항 뜬다리부두(등록문화재 719-1)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킨다. 전시관으로 활용되는 위봉함에선 세계 최초 함포 해전으로 기록된 진포대첩을 VR로 체험할 수 있다.

 

체험학습 중인 아이들

 

진포해양공원의 여러 모습

 

 진포해양공원을 지나 해안을 따라 가니 군산비어포트라는 다소 이색적인 건물이 나온다.

 

 군산비어포트는 수제맥주 체험관으로 군산맥아로 정통맥주를 만드는 로컬 브루어리이다. 크래프트월명 브루잉 컴퍼니, G3 크래프트비어, 드라마틱브루잉, 메인쿤 브루잉 총 4개의 브루잉 팀이 각자의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각기 다른 안주를 판매하기 때문에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예전에 째보선창으로 불렸던 곳으로, 어선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돈이 넘치는 동네였다는데 토사로 인해 어선들이 들어오지 못해 불이 꺼진지 오래된 매우 침체된 동네였다. 과거 수협창고였던 건물은 해안 일대가 배를 접안 할 수 없어져 기능을 상실하여 흉물스럽게 변하였으나 군산시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리모델링의 과정을 거쳐 비어포트로 지역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지금은 군산비어포트에서 보는 금강하구의 이색적인 전망과 양조과정을 보며 군산보리와 맥주 스토리에 대한 방문자들의 입소문이 이어져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군산비어포트를 돌아나가니 여러 가지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 서래포구마을이 나온다.  '째보선창'을 휘돌아 금강하굿둑을 바라보고 있는 군산 중동 서래포구 마을은 쇠퇴를 계속하다가 중동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통해 변화를 하고 있다.

 또 군산 유일한 동제(洞祭)인 당산제와 서래장 등 역사와 전통이 깊은 중동지역과 관련한 벽화와 조형물이 설치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 한다.

 

서래포구마을의 풍경

 

 

 

 서래포구마을을 지나 조금 가면 철길이 나온다. 물론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선로이지만 군산시는 이곳을 추억의 장소로 개발하여 관광객을 불러 들이고 있다. 바로 경암동철길마을이다.

 

 경암동철길마을은 낡은 기찻길 옆으로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이 독특한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1970~1980년대 교복 대여소나 추억의 흑백사진을 촬영해주는 스튜디오가 곳곳에 있다.

그러나 관광객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는 건 단연 불량 식품들로 알록달록하게 색칠한 자극적인 과자의 유혹이다. 여기에 온 관광객들은 삼삼오오로 옛날의 교복을 입고 가스 냄새가 자욱한 연탄불 주위에 둘러앉아 쫀드기를 굽고, 달고나도 만들고 있다. 옛날의 잃어버린 그리운 추억을 되살리는 것이다. 내가 이곳을 걸어 지나는 시간에도 많은 중년의 관광객들이 옛날의 추억을 되살리며 남학생, 여학생의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깔깔거리며 추억을 즐기고 있었다.

 

경암동철길마을의 여러 모습

 

 경암동철길마을을 지나서 빤히 보이는 서천을 눈앞에 두고 금강하구의 군산만을 빙 돌아서 길을 간다. 넓게 펼쳐지는 군산만의 갯벌을 보면서 여유롭게 가니 금강하구가 나오고 금강하구를 가로지르는 금강하구둑이 나온다.

 

 금강하구둑은 장수군 소백산맥에서 발원하여 충청북도 남서부를 거쳐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도계를 이루면서 군산만(群山灣)으로 흘러드는 총길이 401의 금강 하구를 막아 건설한 둑이다. 방조제의 총길이는 1,841m로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을 잇는 교량역할을 하고 있으며 장항선의 일부인 신장항-군산 대야 철도가 놓여 있다. 금강하구둑은 20181227일 동백대교가 개통되기 이전까지 군산시와 서천군을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였다.

 연간 약3 6천만 톤의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금강 주변 지역의 홍수를 조절하고, 토양과 모래가 흘러내려 강 하구에 쌓이는 것을 막아 군산항의 기능을 유지시키면서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농경지의 염해 피해를 막고 있다.

 활짝 펼쳐진 금강하구는 갈대숲과 어우러져 새로운 철새도래지로 각광받고 있는데 겨울동안 고니와 청둥오리, 세계적인 희귀조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검은머리갈매기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철새도래지를 많은 사람들이 관람토록 하기 위하여 철새전망대도 세워져 있다.

 

군산만 갯벌

 

하구둑 철로

 

하구둑에서 보는 군산만 풍경

 

전라북도에서 충청남도로 넘어가는 이정표

 

 여기서부터 길고 길었던 전라남도와 북도의 길이 끝나고 충청남도 길이 시작된다. 서천군에 들어가 길을 가다가 이 길을 걷고 있는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를 만났다. 그런데 특이하게 배낭을 메고 가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가방을 메고 드렁크를 끌고 가고 있었다. 남의 일이라 무어라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너무 불편하게 다니는 것 같았다. 같이 조금 걷다가 나의 발걸음에 맞추어 내 길을 걸었다.

 

멀리 보이는 동백대교(군산과 서천을 잇는 다리)

 

 

 서천의 장항읍을 조금 걸어가니 이번 여정의 종착점 장항도선장이 나온다. 이번 여정은 출발할 때부터 여기까지 오는 것을 예정하였기에 종착점에서 조금 앉아 쉬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멀다. 여기서 군산으로 가서 다시 전주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하지만 길은 멀지만 일 주일 만에 집으로 가는 길이 고되지는 않다. 

서해랑길 54코스(외당마을버스정류장 - 은파유원지 - 월명호수 - 근대쉼터 - 진포해양테마공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4코스는 외당마을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군산시의 외곽에서 시내를 통과하는 길이다. 군산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은파유원지와 월명호수를 지나면 군산의 근대문화유산거리가 나오고 이곳을 지나 진포해양테마공원에서 끝이 나는 11.65km의 비교적 짧고 평탄한 길이다.

 

54코스 안내판

 

 아침에 숙소에서 출발하여 외당버스정류장으로 가는 버스편을 기다리려니 시간이 오래 걸려 택시를 호출하여 가는데 기사님들도 이 외당버스정류장이라고는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당북초등학교 쪽으로 가자고 하여 중간에 내렸다.

 

버스정류장에서 약간의 언덕을 올라가니 제과, 제빵의 명인이라는 안영순의 집이 나온다. 이른 아침이라 빵을 팔지는 않고 있는 집을 지나 언덕을 넘으면 은파유원지의 호수가 펼쳐진다.

 

제과, 제빵의 명인 집

 

 군산시 나운동에 있는 은파호수공원(銀波湖水公園)으로 불리는 은파유원지(銀波遊園地)16세기에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미제지(米堤池)’로 나타나 있는 오래된 저수지에 조성된 호수 공원이다. 은파라는 이름은 유원지의 햇살을 받은 물결이 아름답게 반짝이는 모습 때문에 지어졌다고 하지만 다른 설도 있다. 원래는 농업용 저수지로 조성되었던 곳이지만 1985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저수지 방죽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표시되어 있고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조선시대 이전에 쌓은 것으로 적혀 있다.

 입구 만남의 광장에는 군산 및 옥구 출신 독립유공자 충혼탑이 있고, 저수지 주변으로 6의 순환도로가 나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물빛 다리는 길이 370m, 너비 3m의 보도 현수교로서 야간에는 조명으로 연출된 아름다운 빛을 비추어 휴식처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음악 분수는 은파의 특성과 이미지를 반영한 꽃잎 형태의 분수로 매회 20분씩 하루 8회 운영되고 있다.

 

은파유원지의 여러 모습

 

 이른 아침이라 아직은 사람이 드문 은파유원지를 돌아나와서 도로를 조금 걸으니 다시 높지 않은 산으로 올라가게 한다. 산길을 걸어가면서 '왜 산으로 가지?'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조금 가니 밑에 터널이 있었다. 도로를 통과하지 못하여 산을 넘어가게 한 길이었다. 그 길을 따라 조금 가니 이번에는 월명공원(호수공원)이 나온다. 어제 지나온 군산저수지부터 은파유원지, 월명호수로 계속 이어진다. 왜 이렇게 호수(저수지)가 많은 것인지 조금 이상하였다. 아마도 김제와 만경의 들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 옛날부터 만들어져야 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길

 

 군산시 신흥동과 해망동에 걸쳐 있는 월명공원(月明公園)은 군산시의 상징인 월명산(月明山)을 비롯하여 주변의 여러 산으로 이어져 있다. 월명공원은 옛 도심에 위치한 시민의 안식처이자 관광지로서 산책로를 따라 공원으로 올라가면 군산 시가지와 서해 바다와 주변의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월명공원은 1906년 군산 각국 거류 지역의 명승지인 해망정 인근 약 3.3를 개발하여 일명 각국 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일제강점기에 각국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군산공원이라고 불렀다. 1972년에는 해망동 수시탑에서 미룡동의 군산대 뒷산에 이르는 영역을 개발 제한 구역이자 공원 지역으로 지정하고 군산 공원월명공원으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

 월명공원 안에는 1912년에 시민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제1수원지가 물안개를 뿜어내는 산 속의 호수(월명호수)로 변하여 산새와 작은 동물들이 목을 축이는 곳이 되었다.

 

 

 월명공원의 호수가에는 많은 군산 시민들이 나와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이름난 유원지가 아니라 동네 주민들에게 친근한 공원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었다. 대도시가 아닌 군산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공원이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월명호수를 돌아나가니 계속 월명공원이 이어지고 있다. 약간의 산 언덕길을 계속 돌아나가는 공원길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월명공원의 여러 기념비들

 

 

 공원에서 내려오니 군산의 근대역사문화거리가 나타난다.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군산시간여행마을 먹거리타운이라는 표지다.

 

 군산은 구한 말 개항 이후 일본인들이 이주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전라북도와 충청남도라는 넓은 평야 지대를 배경으로 하고 금강과 서해안이 인접한 지리적 이점으로 지주와 상업 자본가들이 집중되며 도시의 기반 시설이 갖추어지기 시작하였다.

일제강점기에 군산 인근 지역에 설립된 일본인 농장들을 통해 생산된 미곡이 군산항에 집산되어 일본으로 반출되기 시작하였다. 군산 지역 자작농들은 일제의 정책과 일본 지주의 핍박으로 소작농으로 전락하게 되었고군산역과 군산항에서 일용 노동자 및 하역 노동자로 살아가게 되었다.

1930년대 이후에는 기존의 철도, 도로, 항만 등의 재정비를 통해 전쟁에 필요한 식량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시설 확충이 이루어졌다.

 

 

 군산근대역사문화거리의 길목에 월명동성당이 있다. 오랜만에 보는 성당이라 안에 들어가 잠시 기도를 하려고 들어가니 평일 낮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미사에 참석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여 바깥에서 기도만 하고 잠시 보다가 그냥 나왔다.

 

 군산시 월명동에 있는 월명동성당(月明洞聖堂)은 천주교 전주 교구 소속으로 1960년 적산 가옥 연와제를 매입하여 성당과 사제관으로 개축하여 군산시 서북부 지역을 관할하다가, 인구 증가로 인해 주변의 여러 성당이 분리되었다. 구 시가지 일본인 거주 지역에 자리하고 있어서, 2012년 근대 시가지를 재현하는 군산시 근대 문화 추진 사업의 일환으로 성당 담쌓기 공사가 완공되어 근대 문화유산으로 한몫을 하고 있다.

 

월멍동성당

 

 이곳에서부터 군산의 근대역사문화거리가 쭉 계속된다. 군산시 원도심 월명동, 영화동 일원에 조성되어 있는 근대문화 거리는 원도심 지역의 근대문화 자원(근대 건축물)을 재조명해 근대 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지역을 만들어 놓은 곳이다.

 근대문화 역사거리는 일제강점기 역사의 현장을 보수·복원하여 그 시대 우리 선인이 받은 치욕의 고통과 아픔을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우리 후손이 잊지 않을 공간으로 재조명하여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근대문화 창조도시거리다.

 군산의 옛 도심은 18996월 조계지(외국인 거주 지역)로 설정된 후 근대기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구 조선은행 군산 지점,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 지점, 구 군산 세관 본관,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등 170여 채의 근대문화유산이 밀집돼 있다.

 

거리의 여러 모습

 

 이 거리를 걸으며 카페에 앉아 잠시 쉬면서 한적한 거리의 풍경을 한가로이 보다가 내가 이번 여정에서 군산에서 꼭 보려고 예정했던 '8월의 크리스마스'의 주 무대인 초원사진관으로 갔다. 서해랑길 코스에서는 좀 벗어나 있지만 꼭 보려는 마음이었기에 시간을 들여서 가니 친근한 사진관이 나온다.

 

 이 영화는 영화보기에 광적인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나라 영회이기에 다소 장황하지만 네이버의 여러 글을 간추려서 여기에 소개한다.

 

 1998년에 개봉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적한 소도시에서 초원사진관을 경영하는 정원(한석규)과 주차단속원 다림(심은하)의 사랑을 절제된 감정으로 잔잔하게 풀어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좋아하는 남자 친구 없어요?"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노총각 정원(한석규)’은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고 가족, 친구들과 담담한 이별을 준비하던 어느 날, 주차단속요원 '다림(심은하)'을 만나게 되고 차츰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저씨, 왜 나만 보면 웃어요?" 다림(심은하)은 밝고 씩씩하지만 무료한 일상에 지쳐가던 스무 살 주차 단속요원이다. '다림'은 단속차량 사진의 필름을 맡기기 위해 드나들던 사진관의 주인 '정원'에게 어느새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는데...

 

 어느 남자가 맞닥뜨리는 죽음의 과정을 다른 평범한 영화처럼 고통과 비극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정원과 다림이 만나고 헤어진, 여름과 겨울을 하나로 잇는, 삶과 죽음의 다름과 같음을 읽게 하는 의미로써 주목받았던 영화다.

 

 2013년에는 관객들이 뽑은 '다시 보고 싶은 명작' 1위에 올랐고, 같은 해 117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복원, 재개봉되었다.

 

초원사진관의 외부와 내부 모습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관광객으로 이 주변에서 사진을 찍고 웃고 즐기고 있었다. 또 젊은이들은 이 주변의 명소를 찾아다니며 스탬프를 찍어 확인을 받느라고 북적거리고 있었다. 한편의 영화가 엄청난 효과로 관광객을 끌어 모우고 있는 것이었다. 초원사진관에서 영화의 장면들을 보면서 이 영화를 몇 번이나 보면서 볼 때마다 감동을 느끼던 생각이 났다.

 

초원사진관에서 발을 돌려 다시 서해랑길을 걸으니 근대건축물들이 많이 눈에 보안다. 물론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형태의 건물들이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장미공연장 옆에는 채만식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이 세워져 있다. 군산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채만식(蔡萬植)1902년 대한제국 전라북도 임피군 군내면 동상리(전라북도 군산시 임피면 읍내리)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의 소설가, 극작가, 문학평론가, 수필가로 호는 백릉(白菱), 채옹(采翁)이다.

 1924조선문단에 단편 새길로를 발표하여 등단하였다. 카프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초기의 작품 경향은 경향파 문학과 유사한 점이 있어 동반자 작가로 분류된다.

  대표작으로 중편 태평천하(1938)와 장편 탁류(1938)가 있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 공부는 뒷전이었고 제법 많은 소설을 읽었는데 그 때 <태평천하>와  <탁류>를 읽고 일제강점기의 군산의 모습을 상상했던 일이 생각났다.

 

채만식의 소설광장

 

군산 시간여행거리의 여러 모습

 

 

 

 군산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것이 이 여행의 목적이 아니라 서해랑길을 걷는 도중에 보는 군산의 모습이라 상세하게 설명은 하지 못하고 이 거리에서 중요한 건물 둘만 소개하기로 한다.

 

 먼저 군산시 장미동에 있는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舊朝鮮銀行群山支店)1923년에 건립된 일제의 건물로 일제가 식민 지배를 위해 운영한 대표적인 금융시설이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은행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상업 건축물로 사용되다가 근대 문화 중심 도시 조성 사업을 통해 전시 시설로 수리 및 보수하여 활용하고 있다.

채만식의 <탁류>에도 등장하는 은행으로, 해방 이후에도 한국은행, 한일은행 등 은행 건물로 쓰였다. 지금은 근대 건축관으로 군산의 근대건축물과 일제강점기 화폐, 역사 관련 유물을 전시한다.

 

 둘째로 군산근대역사박물관(群山近代歷史博物館)이다.

 

 조선 시대에 군산은 호남평야에서 거둔 세곡을 보관·수송하기 위한 조창이 설치된 경제적 요충지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참혹한 수탈이 할퀴고 간 군산은 상처투성이의 왜곡된 성장을 겪었다. 근대화의 상징인 기찻길이 놓이고 신작로가 뚫렸지만 모두가 일제의 약탈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된다던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이 같은 도시의 상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역사는 미래가 된다.’라는 모토로 과거 무역항으로 해상물류유통 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던 군산시의 정체성을 확인하여 현재와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전국 최대의 근대 문화유산을 소유한 군산시의 문화적 특징을 관광 자원으로 홍보하고자 건립되었다.

관람객을 위한 전시실 구성은 박물관 1층 입구의 어청도 등대 모형을 시작으로 1층에 해양 물류 역사관, 어린이 박물관, 2층의 특별전시관, 3층의 근대 생활관과 기획 전시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 조선선은행 군산지점

 

 

 

 근대역사문화유산거리를 이곳저곳 구경하면서 길의 코스도 좀 벗어나고 하니 시간이 제법 흘렀다. 그래도 주마간산식이지만 군산의 근대거리를 구경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구 철길을 지나니 진포해양테마공원의 입구인 바다가 보이고 여기서 54코스는 끝이 난다. 잠시의 쉴 틈도 없이 그냥 다음 코스로 발을 옮긴다.

 

서해랑길 53코스(새창이다리 - 증석교 - 회현초등학교 - 백석버스정류장 - 외당마을버스정류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3코스는 새창이다리를 출발하여 느긋하게 아름다운 가을의 만경강 풍경을 즐기며 만경강 강안을 걸어가 증석교를 지나고 백석버스정류장을 지나 군산으로 들어가 외당마을버스정류장에서 끝이 나는 19.6km의 길이다.

 

53코스 안내판

 

53코스 시작점 알림표(처음 보는 시작점 표시다.)

 

여러 가지의 안내문

 

 새창이다리를 다 건너오니 여기에는 더 많은 안내문이 서 있다.

새창이 다리 이야기, 구 만경대교 역사 이야기, 새창이 연꽃 마당 이야기 등의 안내판이 서 있다. 그 중에서 구 만경대교 역사 이야기를 보면 193384일 동아일보 기사를 인용하고 있다.

 

 새창이다리를 지나 도로를 조금 따라 가니 만경강 강안으로 걷는 길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강안을 따라 긴 길을 가게 한다.  52코스에서는 만경강 옆을 걸어왔지만 제방이 가로 막아 만경강을 볼 수가 없었는데 여기에서부터는 만경강을 걷게 한다.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강안을 혼자서 호젓하게 걸으며 가을 햇살에 빛나는 강물과 억새들 그리고 갈대들, 만경강의 흐름이 빗어내는 사구들 모두가 눈에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도 머리에도 각인되는 것 같았다. 아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보며 마음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이 여행의 참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이 여유를 즐기면서 강안을 걸었다.

 

 만경강은 전북 완주의 원등산에서 발원하여 호남평야의 중심부인 가르며 서해로 흐르는 강으로 길이 74의 비교적 짧은 강이다. 충적평야 위를 흐르는 전형적인 곡류하천으로 하구에서 48떨어진 삼례부근까지 대조(大潮)시 하천수위가 상승하는 감조하천이다.

 ‘만경강이란 이름은 만경현(萬頃縣)에서 비롯된다. 만경의 ()’자는 백만이랑이란 뜻으로 넓은 들을 뜻하며, 만경강은 만경현으로 흐르는데서 유래되었다. 만경강의 본래 이름은 신창진(新倉津)으로 조선시대까지 사용해오다가 1914년 일제가 행정구역을 통폐합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었다고 하며, ‘동국여지승람을 보면 하류는 신창진, 상류는 안천(雁川, 현재의 고산천)과 남천(南川, 현재의 삼천천과 전주천)라고 적혀 있다.

 

연꽃 마당 표지석

 

도로 통행을 막아 놓았다.

 

만경강의 여러 풍경

 

이정표

 

 

 

 만경강을 지나 다시 넓은 만경들판과 마을을 지나니 군산으로 들어선다. 첫머리에 제법 작은 산이 나오고 크게 보이는 호수가 나타난다. 청암산과 군산호수다.

   

 군산시 옥산면에 있는 청암산은 해발 117m로 구릉성 산지이다. 이산은 해발 100m 내외의 저산성 산지와 충적 평야로 이루어져 있는 금성 산지에 해당된다. 북쪽으로 이어진 금성산과 함께 청암산은 군산 저수지, 또는 옥산 저수지로 불리는 제2 수원지를 품고 있다.

 청암산은 조선시대 이전 푸른산이란 의미의 취암(翠岩)산으로 불리다 일제강점기 청암(靑岩)산으로 명칭이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멀리 보이는 군산호수

 

전북천리길 표지

 

 전라북도의 길을 걸으면 전북천리길이라는 표지를 자주 보게 된다. 전북 1,000리길은 14개 시군 44개 길이 있으며, 전라북도 명품길을 산들길, 해안길, 강변길, 호수길로 나누고 있다.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숲이 우거진 길을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군산도보행 길인 군산 구불길 중 4개코스(구불4길 구슬뫼길, 구불5길 물빛길, 구불6-1 탁류길, 구불8길 고군산길)가 포함되어 있다.

 

 군산호수 둘레길은 청암산 품에 안긴 군산호수공원의 수변산책로를 말한다. 예전에는 옥산저수지라고 불렀는데 회현면 주민들의 반대로 지금은 군산호수로 이름을 변경하여 공원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군산호수공원 일대는 오래 동안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어 왔다. 수변산책로 주변은 보존 가치가 높은 다양한 습지식생환경으로 야생 동식물의 중요한 서식처이기도 하다. 둘레길을 걸어가야 아름다운 대나무 숲과 호반의 멋진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군산호수공원을 돌아 나오는 길에 억새 숲으로 은빛 장관을 연출한다.

 

밀림 깉이 우거진 대숲

 

군산호수의 여러 풍경

 

 군산호수를 돌아 나오니 억새가 활짝 피어 나부끼는 곳이 있다. 하얀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보면 정녕 가을이라는 느낌을 느끼게 한다.

 

억새밭

 

호수공원 입구의 모습

 

 

 

 호수공원을 지나서 군산시의 외곽을 걸어가니 방송에서 자주 보던 백석교회의 표지가 보이고 그 길을 따라 계속 가니 당북초등학교가 나오고 외당사거리에 도착하여 이 코스는 끝이 난다.,

 

 외당사거리에는 숙박업소가 없어 사전에 조사해 둔 곳을 찾아가려니 버스편이 좀 늦고 드물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군산시청 부근에 숙박업소가 엄청나게 밀접해 있는 곳으로 가서 숙박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내일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