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55코스(진포해양테마공원 - 경암동철길마을 - 시비공원 - 금강하구둑관광지 - 장항도선장입구)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55코스는 진포해양공원을 출발하여 추억의 경암동철길마을을 지나서 군산만을 빙 돌아나가 금강하구둑관광지를 지나서 전라북도를 끝내고 충청남도로 들어간다. 서천군에 들어가 하구둑을 따라 걸어 장항읍의 장항도선장에 도착하는 14.9km의 길이다.

 

55코스 안내판

 

 55코스 출발지가 진포해양테마공원이다.

 

 진포해양테마공원은 고려 말 1380년 금강하구의 진포에 침입해 온 왜구들을 고려의 수군이 격퇴한 진포대첩당시에 최무선 장군이 화포를 이용하여 왜구를 물리친 곳을 기념하는 장소이다. 이곳에 있는 군함 위봉함은 진포대첩 관련 전시관으로 활용된다.

 

 공원에는 일제가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쌀 수백만 석을 배에 싣도록 설치한 군산내항 뜬다리부두(등록문화재 719-1)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킨다. 전시관으로 활용되는 위봉함에선 세계 최초 함포 해전으로 기록된 진포대첩을 VR로 체험할 수 있다.

 

체험학습 중인 아이들

 

진포해양공원의 여러 모습

 

 진포해양공원을 지나 해안을 따라 가니 군산비어포트라는 다소 이색적인 건물이 나온다.

 

 군산비어포트는 수제맥주 체험관으로 군산맥아로 정통맥주를 만드는 로컬 브루어리이다. 크래프트월명 브루잉 컴퍼니, G3 크래프트비어, 드라마틱브루잉, 메인쿤 브루잉 총 4개의 브루잉 팀이 각자의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고, 각기 다른 안주를 판매하기 때문에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예전에 째보선창으로 불렸던 곳으로, 어선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돈이 넘치는 동네였다는데 토사로 인해 어선들이 들어오지 못해 불이 꺼진지 오래된 매우 침체된 동네였다. 과거 수협창고였던 건물은 해안 일대가 배를 접안 할 수 없어져 기능을 상실하여 흉물스럽게 변하였으나 군산시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리모델링의 과정을 거쳐 비어포트로 지역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지금은 군산비어포트에서 보는 금강하구의 이색적인 전망과 양조과정을 보며 군산보리와 맥주 스토리에 대한 방문자들의 입소문이 이어져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군산비어포트를 돌아나가니 여러 가지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 서래포구마을이 나온다.  '째보선창'을 휘돌아 금강하굿둑을 바라보고 있는 군산 중동 서래포구 마을은 쇠퇴를 계속하다가 중동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통해 변화를 하고 있다.

 또 군산 유일한 동제(洞祭)인 당산제와 서래장 등 역사와 전통이 깊은 중동지역과 관련한 벽화와 조형물이 설치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 한다.

 

서래포구마을의 풍경

 

 

 

 서래포구마을을 지나 조금 가면 철길이 나온다. 물론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선로이지만 군산시는 이곳을 추억의 장소로 개발하여 관광객을 불러 들이고 있다. 바로 경암동철길마을이다.

 

 경암동철길마을은 낡은 기찻길 옆으로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이 독특한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1970~1980년대 교복 대여소나 추억의 흑백사진을 촬영해주는 스튜디오가 곳곳에 있다.

그러나 관광객의 눈길과 입맛을 사로잡는 건 단연 불량 식품들로 알록달록하게 색칠한 자극적인 과자의 유혹이다. 여기에 온 관광객들은 삼삼오오로 옛날의 교복을 입고 가스 냄새가 자욱한 연탄불 주위에 둘러앉아 쫀드기를 굽고, 달고나도 만들고 있다. 옛날의 잃어버린 그리운 추억을 되살리는 것이다. 내가 이곳을 걸어 지나는 시간에도 많은 중년의 관광객들이 옛날의 추억을 되살리며 남학생, 여학생의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깔깔거리며 추억을 즐기고 있었다.

 

경암동철길마을의 여러 모습

 

 경암동철길마을을 지나서 빤히 보이는 서천을 눈앞에 두고 금강하구의 군산만을 빙 돌아서 길을 간다. 넓게 펼쳐지는 군산만의 갯벌을 보면서 여유롭게 가니 금강하구가 나오고 금강하구를 가로지르는 금강하구둑이 나온다.

 

 금강하구둑은 장수군 소백산맥에서 발원하여 충청북도 남서부를 거쳐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도계를 이루면서 군산만(群山灣)으로 흘러드는 총길이 401의 금강 하구를 막아 건설한 둑이다. 방조제의 총길이는 1,841m로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을 잇는 교량역할을 하고 있으며 장항선의 일부인 신장항-군산 대야 철도가 놓여 있다. 금강하구둑은 20181227일 동백대교가 개통되기 이전까지 군산시와 서천군을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였다.

 연간 약3 6천만 톤의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금강 주변 지역의 홍수를 조절하고, 토양과 모래가 흘러내려 강 하구에 쌓이는 것을 막아 군산항의 기능을 유지시키면서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농경지의 염해 피해를 막고 있다.

 활짝 펼쳐진 금강하구는 갈대숲과 어우러져 새로운 철새도래지로 각광받고 있는데 겨울동안 고니와 청둥오리, 세계적인 희귀조인 검은머리물떼새와 검은머리갈매기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철새도래지를 많은 사람들이 관람토록 하기 위하여 철새전망대도 세워져 있다.

 

군산만 갯벌

 

하구둑 철로

 

하구둑에서 보는 군산만 풍경

 

전라북도에서 충청남도로 넘어가는 이정표

 

 여기서부터 길고 길었던 전라남도와 북도의 길이 끝나고 충청남도 길이 시작된다. 서천군에 들어가 길을 가다가 이 길을 걷고 있는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부부를 만났다. 그런데 특이하게 배낭을 메고 가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가방을 메고 드렁크를 끌고 가고 있었다. 남의 일이라 무어라고 말은 하지 않았지만 너무 불편하게 다니는 것 같았다. 같이 조금 걷다가 나의 발걸음에 맞추어 내 길을 걸었다.

 

멀리 보이는 동백대교(군산과 서천을 잇는 다리)

 

 

 서천의 장항읍을 조금 걸어가니 이번 여정의 종착점 장항도선장이 나온다. 이번 여정은 출발할 때부터 여기까지 오는 것을 예정하였기에 종착점에서 조금 앉아 쉬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멀다. 여기서 군산으로 가서 다시 전주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하지만 길은 멀지만 일 주일 만에 집으로 가는 길이 고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