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길을 걷다. 21(06.06,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 - 레온)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오늘의 걷기 길 :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 -  비야모로스 데 만시야(4.5km) - 푸엔테 비야렌테(1.5km) - 아르카우에하(4.5km) - 푸엔테 카스트로(5.5km) - 레온(2.0km)

 

오늘은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를 출발하여 유명한 레온까지 가는 길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대부분의 순례자는 레온에서 하루를 더 쉰다. 제법 오래 길을 걸었기에 피로도 쌓이어서 피로도 풀 겸 레온을 구경하는 것이다. 그만큼 레온에서는 보아야 할 곳이 많다.

 

 아침 해도 솟아오르지 않은 시간에 길을 떠나니 주위가 아직 어둠에 덮여 있다. 꼭 이렇게 일찍부터 길을 걸어야 하는지가 의문이었으나 모두가 그 시간에 길을 걸으니 어쩔 수 없이 보조를 맞추어 길을 간다.

 

어둠이 짙은 거리

 

성 안내문

 

 오늘은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에서 레온에 이르기까지 약 19km의 거리로 길은 대부분 평탄하여 걷기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오늘의 길을 나누어 보면 먼저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를 나와 푸엔테 비야렌테에 이르는 약 6km로 길로, 이 길에서 순례자는 에슬라 강을 지나서 넓은 경작지와 포르마 강에 이르는 상쾌한 구간이다. 다음은 포르티요 언덕을 시작하기 전까지로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와 나란하게 걷게 되어 다소 지루하다. 마지막으로 포르티요 언덕을 넘어 레온 시가지에 이르는 길로, 특히 레온에 들어서기 전의 시가지 외곽의 초입은 순례자에게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를 나오기 위해 먼저 마을 끝을 지나는 에슬라 강 위에 있는 돌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내려간다. 그러면 로마시대의 유적지가 남아있는 마을인 비야모로스 데 만시야까지 도로와 평행하게 이동한다. 처음 아스토르가에 작지만 강건한 야모로스 데 만시야라고 불리는 마을이 세워졌는데 이후 로마가 이곳을 점령하면서 회색담과 벽돌로 만들어진 비야모로스 데 만시야라고 불리는 작은 마을로 바뀌었다.

 마을에 도착하니 아직 너무 이른 시간이라 바나 카페는 문을 열지 않아 카페의 탁자에 앉아 가지고 있는 빵과 과일로 간단히 아침으로 대용하고 길을 떠난다.

 

길 안내도 - 우회하지 말고 직진해야 된다.

 

레온 주의 여러 다리 설명

 

 비야모로스 데 만시야에서 다음 마을인 푸엔테 비야렌테까지는 약 1.5km의 짧은 거리다. 마을 중심의 프로세시오네스 거리를 지나면 자동차도로가 나오며 옆으로 길이 이어지며, 눈앞에 있는 포르마 강 위의 다리만 건너면 된다. 마을로 들어가는 이 다리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만나는 가장 훌륭한 다리 중 하나지만 독특하게 휘어진 모양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푸엔테 데 비야렌테는 포르마 강변에 위치한 마을로, 오래된 병원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위중한 환자들을 오늘날의 앰블렌스와 같이 노새로 레온으로 실어 날랐다 한다.

 비야렌테 다리(Puente de Villarente)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만나는 다리 중에서 가장 훌륭한 토목 공사를 보여주는 곳으로 독특하게 휘어진 모양과 다리 길이가 눈에 띈다. 무려 20개의 아치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러 번의 보수와 개축으로 각각의 모양이 다르다.

 

포르마 강을 건너는 비야렌테 다리(Puente de Villarente)

 

푸엔테 비야렌테 표시

 

푸엔테 데 비야렌테 거리

 

 포르마 강변에 위치한 마을의 출구를 나와서 도로를 지나쳐서 계속 걸으면 잠시 후 짧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을 만나게 되며 이 언덕을 다 오르면 아르카우에하에 도착한다. 이 마을은 순례자에게 특별한 볼거리는 없다. 마을 끝에 있는 공동묘지를 지나쳐 순례자는 부드러운 흙으로 만들어진 길을 지루함을 느끼며 계속 길을 따라가면 다소 복잡한 공장지대가 나오고, 이 공장지대를 통과하면 포르티요 언덕의 정상이다.

 

아르카우에라 표시

 

 

 이제 레온이 어렴풋이 보이나 아직도 두 시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내리막을 내려와 푸엔테 카스트로에 도착한 순례자는 이미 레온에 들어온 것과 마찬가지다. 푸엔테 카스트로를 지나면 까미노 표시는 토리오 강의 다리를 지나 알칼데 미구엘 카스타뇨 거리를 따라 가면 레온 시가지로 들어간다. 레온 구시가지에 들어가면 먼저 만나는 것이 성벽이다. 이 성벽을 지나 복잡한 시내를 통과하면 레온 대성당이 나타난다.

 

발데라푸엔테 표시

 

멀리 보이는 레온

 

푸엔테 카스트로 표시

 

레온의 시작

 

 푸엔타 카스트로로 들어가니 레온이라는 표시가 곳곳에 보인다. 길을 가다가 성당과 같은 곳이 보여 들어가 보니 성당이 아니고 관광안내소 같은 곳이다. 레온의 역사와 관광명소를 안내하는 곳으로 레온의 지도와 관광안내도를 얻고 잠시 쉬다가 길을 가니 길가에 자원봉사자인지 공무원인지 분간이 안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지나가는 순례자들에게 물도 주고 사탕을 주면서 뷰엔 까미노하면서 인사를 한다. 뜻밖의 환대에 답례를 하니 한국에서 왔느냐고 물으며 반가워한다. 지나는 한국인에게 유독 더 친절한 느낌을 받으니 아마 한국 사람이 동양인의 절대 다수라 환대를 하는 것 같았다.

 

성당 같은 관광안내소 - 첨탑 위에 황새의 둥지

 

 레온(León)은 카스티야 이 레온 자치지역(Comunidad Autónoma de Castilla y León) 북서부 끝에 위치한 레온 주()의 중앙부 평균 고도 838m의 메세타 고원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레온 주의 주도로, A.D. 1세기경 로마 인들이 건설한 도시이며 당시의 원탑(합계39)을 갖춘 성벽이 아직도 남아 있다. 레온이라는 도시의 이름도 레기온(Legion:군단)이라는 말에서 유래하듯이 68년 이 지역에 있던 로마 군대의 주둔지가 도시로 발전하는 데 기초가 되었다. 이후 이슬람 세력인 무어 족의 지배를 받았으며 서(西)고트족이 무어 족을 몰아내고 아스투리아 왕국을 건설하고 레온을 수도로 삼았다. 10세기에 들어서는 레온 왕국(914~1230)의 수도로 번성했으며, 카스티야 왕국과 병합하였다. 스페인의 초기 주교령이었고, 또 레온 왕국의 수도이자 종교회의가 열렸으며 산티아고로 가는 길의 주된 이정표가 된 도시이기도 했다. 역사적 사건이 넘쳐나는 레온은 풍성한 문화와 예술 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 역사적 건축물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16세기 후반에 완성된 레온 대성당(Catedral de León), 산 이시도로 바실리카(Basilica de San Isidoro), 구스마네스 궁전(Palacio de los Guzmanes), 콘데 루나 궁전(Palacio del Conde Luna) 등이 있고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카사 보티네스(Casa Botines)가 유명하다. 시내 서북부에 산 마르코스 구()수도원의 성당이 있다.

 

 현재 레온은 이베리아 반도 북서부의 경제의 중심지이며, 스페인 최고의 식도락을 전해주는 도시다. 또 레온에서는 일 년 내내 전통 축제와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까미노를 걷는 순례자들의 대부분은 레온의 풍요로운 매력에 흠뻑 빠져 하루 이상을 머물러 휴식도 하고 관광도 한다. 중세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구시가지의 중심지인 우메도 지구(Barrio Humedo)의 거리와 광장을 느긋하게 거닐면 포도주와 전통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바와 선술집이 즐비하게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다.

 

레온 시내 초입 부분

 

 레온 구 시가지로 들어가니 먼저 로마 시대의 성벽이 보인다. 성벽은 원래 이 구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데 지금 내가 보는 좌우의 성벽만으로도 그 규모가 엄청나다.

 

구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 설명

 

레온 성벽

 

 

 

 성벽을 지나니 아름다운 성당이 나타난다. 그 성당에 들어가 내부를 구경하고 대성당을 찾아서 길을 가니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우메도 지구(Barrio Humedo)라는 거리가 나온다. 구시가지의 우메도 지구(Barrio Humedo)는 중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레온 구시가의 중심지다. 낭만적인 거리와 광장을 산책하기에 좋고, 포도주와 전통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바와 선술집이 가득하다.

 

이름을 모르겠는 성당

 

레온 대성당으로 가는 거리

 

 드디어 거대한 성당이 눈앞에 나타났다. 성당 앞의 광장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성당 사진을 찍고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며 떠들고 있다. 모두들 성당의 위용에 감탄을 하는 것이다. 성당을 자세히 보려면 가까이 가야 하지만 전경을 보려면 멀리 떨어져서 보아야 성당의 전경이 보인다. 사람들의 시각은 자신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레온 대성당은 아주 장엄하게 위용을 자랑하지만 화려함에서는 부르고스 대성당이 더 아름답다고 나는 느꼈다

 

 13~6세기에 걸쳐 지어진 레온 대성당(Catedral de las León)은 단순한 아름다움의 프랑스식 고딕 양식의 걸작이다. 늘씬한 탑과 우아한 이중 아치는 고딕 시대 거장의 대담함을 보여주고, 중앙 파사드에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석조 조각과 유사한 화려한 조각이 있다. 레온 대성당의 장관 중 하나는 성당 벽의 황홀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만들어내는 장면으로 스테인드글라스가 차지하는 넓이는 무려 1700에 달하며, 석양이 질 무렵 화려하게 빛나는 스테인드글라스의 장관은 유럽 예술의 최고점을 보여준다고 한다.

대성당 내부에는 아름다운 레온에서 가장 좋은 성상들이 소장된 대성당 박물관이 있다.

 

 대성당의 외양이나 내부의 여러 유물에 대해서는 백과사전을 참조하기를 바란다.

 

대성당의 전경

 

대성당 광장에 있는 동판

 

레온 대성당 문 위의 장식

 

요금표(상황에 따라 다르다.)

 

 

 

 대성당 내부를 구경하면서 이곳저곳을 다니니 내부 한쪽의 조그마한 성전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뜻하지 아니한 미사를 보고 참석하여 영성체를 하고 다시 성당 내부를 구경하니 그 화려함은 계속 경탄을 하게 만들었다.

 

희망의 성모 설명

 

대성당 내부의 여러 모습

 

대성당의 회랑과 뜰

 

 성당 내부를 구경하고 내부의 뜰이 있는 곳으로 가니 박물관이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보든지 박물관은 반드시 보아야 한다는 나의 여행 철학에 따라 박물관으로 들어가려니 성당의 입장료와는 별개로 또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동행하던 일행은 모두 들어가지 않고 혼자서 들어가니 상상 이상으로 사람의 눈을 황홀하게 하였다. 여러 가지 종교적인 유물뿐만 아니라 현대의 그림들도 제법 보였다.

 대성당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꼭 박물관을 보기를 권한다.

 

박물관의 전시물

 

박물관 전경

 

 레온 대성당 앞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11시 경이었는데 성당을 나오니 오후 1시가 넘었다. 오늘은 레온에서 걸음을 멈추고 내일 하루 쉬기로 하였기에 레온의 나머지 구경거리는 내일 다시 와서 보기로 마음먹고 오늘은 편히 지내기로 했다. 지금까지 약 20일의 대부분을 스페인식 음식을 먹었기에 좀 입맛에 맞는 음식을 편안하게 먹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부터 보편적으로 모두가 먹을 수 있는 중국식 음식점을 추천받아서 식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구글 지도에 의존하여 식당을 찾아가는 도중에 한국의 젊은이들을 만났다. 며칠을 보이지 않았던 태백의 젊은이도 있어 이야기를 하여 보니 중간에 걷지 않고 차를 타고 이동하였다고 하였다. 이 길을 걷는 것은 남에게 보이고 자랑하려고 걷는 것이 아니니 자신의 건강상태를 철저히 살피고 거기에 맞추어 걸어야 한다. 태백의 젊은이 외에도 안면이 있는 젊은이들이 제법 보이기에 이야기를 하니 그들도 우리가 찾아가는 식당을 간다고 하였다.

레온 시내를 제법 걸어가면서 신시가지를 구경하고 식당에 도착해서 보니 중국 음식점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뷔페와 똑 같은 식당이었다. 뜻밖의 뷔페에 우리는 만족하고 들어가서 보니 진열해 놓은 음식이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들이었다. 완전히 우리나라의 뷔페와 같았고 생고기와 해산물은 쟁반에 담아가면 직접 구워주는 곳이었다. 우리 일행은 만족하면서 그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한 한을 풀듯이 떠들며 즐겁게 배불리 먹었다. 배불리 먹고 후식을 보니 아이스크림과 과일이 너무 좋았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스페인에서는 엄청 비싸서 아이스크림 하나가 와인 한 병 값이었다. 그래서 아이스크림 냉장고는 가게에서 열쇠를 채워 놓은 곳이 많았다. 그런 아이스크림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혹시 레온에 가는 사람은 이 집을 찾아가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가격에 비하여 엄청 좋은 음식들이다. 우리 표현으로 가성비가 엄청 좋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25,000원 정도이고 위치는 아래 사진에서 보여 드리는 곳으로 레온 프라자를 찾아가면 2층에 있고, 식당 이름은 Wok Hui Feng이다.

 

 배불리 먹고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일어서니 두 시간이 지났다. 오늘은 레온에서 쉬기에 호텔에 숙소를 정하였기에 숙소를 찾아가니 약간은 외곽에 있는 호텔이지만 시설은 아주 좋았다. 처음으로 알베르게가 아닌 곳이기에 욕탕에 물을 받아 몸을 담그고 쌓인 피로를 풀면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했다.

 

레온 시내의 여러 모습

 

뷔페 식당 wok

 

뷔페가 있는 레온 프라자

 

 

새로 지은 것 같은 호텔은 시설은 좋았으나 부대시설이 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불편했다. 하지만 호텔이라 편안하게 휴식하면서 지나온 피로를 풀었다. 또 내일은 레온 시내를 구경할 것이라 마음도 여유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