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11코스(가치버스정류장 - 대홍포방조제 - 쉬미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11코스는 가치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금노항을 지나서 이름도 아름다운 진도낙원해안로를 따라 해안의 경치를 즐기면서 걸으면 대흥포방조제에 이른다. 방조제를 돌아 나가 조금 가면 나오는 쉬미항에서 이 코스가 끝이 나는 22km의 길이다.

 

길가의 11코스 안내판

 

 

 11코스의 안내판 옆에 있는 가치보건진료소를 지나서 길을 가면 파밭이 많이 보인다. 진도를 한 바퀴 빙 돌면서 많이 보는 것이 예상하지 못한 유채와 파다. 더구나 대파에는 파꽃이 제법 많이 피어 있는 광경을 본다.

 

꽃이 핀 대파들

 

 농촌 길을 따라 제법 가니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는 해안 길에 '진도낙원해안로'라는 이름의 간판이 보인다. 진도의 해안을 따라가게 만들어 놓은 해안 길이다. 차도에는 거의 차들이 다니지 않지만 인도는 따로 만들어서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가면서 진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서 피로를 잊고 계속 길을 간다.

 

여러 입간판

 

 진도낙원해안도로를 따라 가다가 길 건너편을 보니 등꽃이 보인다. '벌써 등꽃이 피는 계절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올해는 봄꽃이 제 시간을 맞추어 피는 것을 제대로 못 보았음을 느낀다. 작년에는 길을 걸으면서 봄꽃이 차례로 피는 모습을 즐기면서 걸었는데 올해의 봄꽃은 시간을 잊어버린 것같이 제 멋대로 피고 있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우리에게도 닥친 것 같아서 잠깐 심란하였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등꽃을 보니 즐거웠다..

 

길가의 등꽃

 

진도낙원해안도로에서 보는 진도 앞 바다 풍경

 

 해안도로를 잠시 벗어나 안쪽으로 길을 따라 걸으니 밭에서 일하는 아낙들이 보인다. 무엇인가 모종을 심고 있어 무엇을 심는지 물으니 쪽파를 심는다고 하였다. 아마 진도의 곳곳에 파밭이 보아는 것을 보니 진도의 땅이 파 종류가 잘 자라는 것 같아 보였다. 모종을 심는 여인들이 나에게 여행 중인가를 물어 그렇다고 하니 어디에서 왔는지도 묻고 여러 농담을 하여 웃었다. 먼 길을 겯는 중에 이런 소박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매우 상쾌한 일이다. 인사를 하고 내 길을 재촉한다.

 

모종을 심고 있는 아낙들

 

길가의 수호석

 

 

 길을 계속 따라 가면 보전방조제와 거제방파제가 나온다. 동해를 걸으면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으로 남해와 서해는 곳곳에 바다를 막은 방파제를 본다. 이 방파제로 방파제 안쪽에는 넓은 들판이 생겨 농사응 짓기도 하고 많은 습지가 조성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반대 급부로 많은 갯벌이 사라졌다.

 

방파제로 막은 바다의 모습

 

소포방조제 표지

 

 진도낙원해안도로를 걸으며 진도바다 풍경을 즐겼지만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길을 걸으면서 앉아서 풍광을 즐기면서 쉴 곳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길가에 공지가 있는 곳에 벤치를 설치하여 쉬어 가게 했으면 더 좋을 것인데 그런 휴식 공간이 없었다. 쉴 곳이 없어 그냥 길가에 앉아서 쉬고 있다가 서울에서 살다가 진도로 내려와서 산다는 여인을 만나 잠깐 이런 불평을 하고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나 쉬미항으로 간다.

 

 진도군의 서북쪽 해안에 있는 봄철 유채꽃과 목련이 아름다운 마을에 위치한 어촌정주어항(어촌의 생활근거지가 되는 소규모 어항으로, 어업기지 또는 해상교통·관광·유통에 적당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인 쉬미항은 15척 미만의 어선들이 항구를 이용하는 조그마한 어항이지만, 진도의 항구 중 주변 부속 섬으로 정기선이 다니는 곳은 진도항과 쉬미항뿐으로 진도항 다음으로 큰 항구가 바로 쉬미항이다. 쉬미항에서는 주로 진도의 북서쪽 섬들 주지도(손가락섬), 양덕도(발가락섬), 혈도(공도, 구멍섬), 광대도(사자섬), 송도(솔섬), 작도도(잠자리섬) 등 가사군도(加沙群島)를 두루 유람하는 관광유람선을 이용할 수 있다.

 

쉬미항의 모습

 

 쉬미항에 도착하니 오후 5시 경이었다. 처음 여정을 계획할 때 쉬미항에는 숙박업소가 없어 여기서 진도읍으로 나가 숙박을 하고 다시 들어올 예정이었는데 길을 오다 보니 유람선터미널 앞에 민박 집이 한 곳이 있다. 그래서 물어보나 숙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식당까지 운영하여 밥을 먹기에 편리했다. 아침도 일찍 6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하여 뜻밖에 여정이 편리하게 되었다. 잠시 쉬다가 식당에 내려가 밥을 먹고 휴식을 청하여 오늘의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