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9코스(귀성삼거리 - 윤고산사당 - 서망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9코스는 귀성삼거리에서 출발하여 윤고산사당을 지나서 고갯길을 올라가면 조그마한 동령개소공원이 나온다. 동령개소공원을 지나 고갯길을 내려오면 진도남도진성이 나오고 왼쪽으로 길을 따라 가면 서망항이 나오는 12.0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9코스 안내판

 

 

 길을 따라 조금 가니 '나절로미술관' 표지가 나온다. 진도에는 곳곳에 여러 예술촌이 나오는데 '나절로미술관'도 그 중 하나아.

 나절로미술관은 이상은 관장이 1993년 오랜 시간 버려져 있던 고향의 폐교를 구입하여 홀로 5천여 평의 운동장에 여러 꽃을 심어 가꾸어 매년 5월이면 미술관 천지엔 꽃과 음악과 미술이 어우러지는 축제가 열린다.

넓은 자연 속에서 물이 흐르고 음악이 흐르고 흙으로 만든 찻집에서 관람객들과 미술관을 음미 한다. 고달픈 삶에 지쳐있는 도시인들에게 살아 숨 쉬는 여가의 공간으로 접할 수 있는 미술관이다.

 

 미술관에 들어가 여유를 가지려고 했는데 문을 닫아 놓아 아쉬움을 가지고 길을 계속 하였다.

 

나절로미술관

 

이정표

 

진도해안길

 

 해안 길을 따라 걸으면 윤고산둑이 나오고 그 옆에 윤고산사당이 있다. 고산 윤선도는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 1650년 굴포리 지역에 높이 3m, 길이 380m의 방조제를 쌓아 100ha의 농지를 조성한 다음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농사를 짓게 했다. 이후 진도 굴포, 남선, 백동, 신동 등 4개 마을 주민들은 이 곳에 사당을 세우고 조상 대대로 매년 정월 대보름에 은공을 기리고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는 감사제와 당제를 지내왔다.

 

 1999년에 삼별초의 배중손 장군을 기린다며 지역 유지들이 같은 장소에 배중손 사당을 짓고 동상을 세워 불편한 동거를 해왔으나, 이에 반발한 여러 단채들이 소송까지 진행해 법원 조정을 통해 2003년 배중손 사당 이전에 합의했으나 이후 이전이 진행되지 않다가 2021년에 배중손 동상과 사당은 용장성으로 옮겨 그곳에 마련되었는데 지금도 인터넷에서 배중손 사당을 검색하면 이곳이 나오기도 한다.

 

 고산이 이곳에 제방을 쌓으면서 생긴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고산은 이곳에 제방을 쌓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쌓으면 무너지는 일이 반복되어 깊은 시름에 빠져 있었는데 어느 날 제방을 쌓고 있는 곳으로 큰 구렁이가 기어가고 있는 꿈을 꾸게 되었다.

고산은 이를 기이하게 여기고 새벽녘 사립문을 열고 나가 제방을 쌓는 곳을 보니 꿈에 보았던 구렁이가 기어가던 자리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있었다. 고산은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구렁이가 지나간 자리에 제방을 쌓으라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하여 그곳에 뱀의 지나간 형상대로 석축을 쌓도록 하였는데 그 이후부터는 둑이 무너지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곳의 지형이나 조류의 흐름을 이용하여 쌓은 결과 무너지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윤고산둑

 

윤고산사당의 여러 모습

 

윤고산둑의 모습

 

 

 길을 계속해서 가니 조그마한 언덕 위에 동령개소공원이 나온다. 조그마한 공원인데 시와 서, 화를 새긴 돌 비석이 곳곳에 보여 남도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바다를 보는 경치도 아름다워 잠시 휴식을 하고 지나간다.

 

동령개소공원의 모습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오른쪽에 성이 보인다. 남도진성이다. 고려 배중손이 진도에 와서 몽골에 항쟁할 때 근거지로 삼았다. 그러나 성은 이미 삼국시대부터 있었다고 여겨지며, 현재 남아 있는 성은 1438년 이후에 축성하였다고 생각된다.

 이 석성은 본래의 규모가 둘레 1,233, 높이 8척이 되었으며, 샘과 우물이 각각 1개씩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동문, 서문, 남문과 성터가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

 벌로 둘러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 눈으로 보면서 지나간다.

 

남도진성의 전경

 

 남도진성을 지나쳐 조금 가면 서망항이 나오고 9코스는 끝이 난다.

 

 임회면 남동리에 있는 서망항은 서망리에 있는 항구라는 데서 이름 붙여졌다.

서망항은 가을 꽃게잡이가 풍어를 이루는 전국 꽃게 주산지며 꽃게의 상품성이 좋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 곳이다.

 

 

 

 서망항에 도착하여 숙소를 찾으니 민박 집이 모두 만원이라고 하여 숙박을 할 곳이 없다. 사전에 여러 곳을 검색하여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 길을 떠나기로 예정했는데 착오가 생겼다. 진도항으로 가 볼까? 하고 생각하다가 임회면에 나가기로 결정하고 택시를 호출하여 임회면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