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34코스(상수장3번버스정류장 - 유수정회관 - 파도목장입구 - 돌머리해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4코스는 상수장 3번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여 유수정회관을 지나서 파도목장입구를 거쳐 이름도 색다른 돌머리해변에 도착하는 17.2km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길이다.

34 코스 안내판

 

 34 코스 시작점인 안내판은 잡초가 우거져 있는 길가에 외로이 서 있었다. 33 코스가 끝이 나서 안내판주위에서 잠시 쉬다가 원래 계획한 대로 34 코스를 시작했다. 내가 걷는 걸음의 속도가 비추어 해가 지기 전에 충분히 이 코스를 마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작점부터 별다른 특색이 없는 길을 따라 걸으며 잠시 해안으로 나갔다가 다시 길을 다라걷는 단조로운 길이었다. 무안의 길을 걸으며 몇번이나 지나쳤던 망운면을 지나 현경면을 유수정회관을 지난다.

 

이정표

 

평산4리 버스정류장

 

길가에 피어 있는 꽃무릇

 

하늘을 나는 백로들

 

 길을 걸어가다가 보면 곳곳에서 바다와 이어지는 하천의 어귀에는 새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본다. 그 새들을 볼 때마다 새들의 비상이 항상 눈에 선하여 새가 날아오르는 광경이 보이면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어 보지만 쉽게 찍히지 않는다. 하지만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길을 걸으며 얻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종점까지 5.6km가 남았다는 이정표

 

돌머리해변으로 가는 해안길

 

 돌머리해변으로 가는 해안 길에는 한참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두루누비 안내에도 공사 중이니 보행에 안전을 조심하라고 되어 있었는데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이 비가 오고 난 뒤의 진흙길이 걷기에 너무 불편하였다. 발이 푹푹 빠져서 한 걸음을 떼기에도 제법 힘이 들었다. 가다가 진흙에 발이 빠져 가볍게 넘어지기도 하면서 계속 길을 가니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직 종점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목표를 멀리 보이는 리조트로 바꾸어 오늘은 그곳에서 묵기로 생각하고 발길을 재촉했다.

 

진흙 길

 

 계속 길을 걸어 최근에 지어진 리조트에 가서 숙박을 청하니 내가 항상 숙박하던 가격에 비해서는 제법 비싸다. 그러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피곤도 하여 숙박하기로 하고 주변에 식당이 있는가를 물으니 없다고 하여 상당히 난감하였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아무 곳에서도 먹을 거리를 구할 곳이 없었다. 다행히 관리인이 사정을 알고 컵라면 두 개를 주어 감사하게 받아 숙소에 들어가니 콘도형이라 모든 시설이 잘 되어 있어 편리했다. 가지고 다니는 음식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쉬다가 잠을 청했다.

 

주변 풍경

 

 다음 날 일찍 일어나 숙소를 나와 돌머리해변을 향하여 다시 걸었다. 남은 거리가 얼마 되지 않기에 해변으로 걸어가니 해변이 제법 잘 갖추어져 있다.

 

 돌머리해변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에 있는 해변으로 석두마을 서쪽 끝에는 백사장 길이 1Km, 너비 70m의 해수욕장이 있다. 이상하게 들리는 돌머리라는 이름은 육지의 끝이 바위로 되어 있어 붙여진 것으로 인근 석두(石頭)마을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이며, 자연과 인공이 결합된 해수욕장이다. 바닷물이 맑고 수심이 얕으며 해변 뒤편에 울창한 곰솔 숲이 있으며,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편이라 썰물 때를 대비하여 해수욕을 즐기는 관광객을 위해 밀물에 물을 가두어 해변에 인공 해수풀장을 마련해 놓은 재미있는 해변이다.

 

 예로부터 유황성분이 많은 돌을 불에 달구어 바닷물 속에 넣고 찜질하는 해수찜으로 유명하여 큰 해수찜질방이 있다.

돌머리해변

 

오른쪽으로 보이는 해수욕장

 

해변 주변에 핀 꽃무릇

 

 여기에서 34 코스는 끝이 난다. 원래의 예정은 이번 여정에서 더 많은 코스를 걷는 것인데 날씨가 좋지 않아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제법 많은 비가 오고 무언가 예감이 좋지도 않아 여기서 이번 여정을 끝내기로 작정하고 버스정류소에 가서 함평읍으로 가서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