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31코스(수포마을회관 - 백학산임도입구 - 삼강공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31 코스는 수포마을회관을 출발하여 농촌 마을길을 여러 곳 지나 백학산임도입구에 도착하여  임도를 걸어서 많은 마을을 지나면 삼강공원에 도착하는 13.1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31 코스 안내판

 

 30 코스를 걷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났다. 30코스를 걷고 집에 돌라와서 다음 여정을 준비하니 올해의 긴 장마가 발길을 잡았다. 그리고 장마가 대충 끝이 나고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무리하지 않고 쉬기로 하였다. 그러다가 두달을 보냈는데 또 나이가 들어 눈이 침침해서 백내장 수술을 하느라 한 달을 더 보내고 나니 어느 새 9월도 하순이 되어 갔다. 그래서 아직은 더우나 여정을 시작하기로 하고 집을 나서 긴 거리를 이동하여 31 코스 시작점인 수포마을회관에 도착하여 오후 1시 경부터 걷기를 시작하였다.

시작점인 수포마을회관

 

 

 여러 마을을 지나며 들판을 보니 어느 듯 알곡이 익어가고 있다. 올해 처음 길을 시작할 때는 모내기를 준비하는 중이었는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 하고 잠시 추억에 잠겼다.

 

가을 들판

 

이름도 좋은 돌뫼(석산)동 마을회관

 

위풍당당한 석용리 곰솔

 

가을 배추밭

 

 

 여러 농촌 마을을 지나니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바다라 감회가 새롭게 느껴졌다. 바다의 해안을 따라 걷다가 다시 높지는 않은 산길로 들어가는데 오늘 따라 왜 그렇게 더운지 땀이 비 오듯이 흘렀다. 계속 땀을 흘리며 가다가 잠시 물을 마시고 쉬면서 보니 주면에 감도 아니고 사과도 아닌 제법 큰 열매가 달린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이런 방면에는 지식이 별로 없어 무슨 나무인가를 궁금해 하다가 길가에서 자업중이던 사람을 보고 부끄럼없이 물어보니 동백열매라고 하였다. 그러고 보니 나무가 동백나무였다. 그런데 이렇게 크게 열매가 열리는지는 전혀 생각도 못하였다. 제법 오래 길을 걸으며 이런 방면에는 내가 얼마나 무지한가를 가끔 느끼고 새로운 지식을 하나씩 얻곤 한다. '불치하문'이러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물어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바다

 

동백나무 열매

 

 

 임도를 걸어 내려오는 길에서 보는 하늘이 너무나 맑고 깨끗하였다. 하얀 구름은 보드라운 양털과 같이 파란 하늘에 떠 있었다. 이런 맑은 하늘도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라 잠시 멈추고 하늘을 보고 즐겼다. 이런 것이 도보 여행을 하는 즐거움이다.

 

티 없이 맑은 가을 하늘

 

멀리 보이는 칠산대교

 

여름 꽃 배롱나무

 

 조금 더 걸어가니 매곡마을의  삼강공원이 나온다. 나는 처음에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공원이라고 생각하고 도착해서 보니 다른 의미의 공원이었다.

 

 매곡마을은 병자호란 때 한양에서 강화도로 가는 길목인 부평에서 청나라 군사와 싸우다 전사한 매죽헌 김득남의 후예가 집성촌을 이루고 사는 마을로 충의공 김득남 장군의 유허비와 충정공 김약시의 충절비가 있는 마을이다.

 

 사단법인 매죽헌 김득남 기념사업회가 '창조적 마을가꾸기사업'으로 국비와 지방비 10억 원을 지원받아 전남 무안군 해재면 양매리 매곡마을에 삼강공원을 조성하였다.

 이 공원에는 '광산김씨 충효열문(光山金氏 忠孝烈門)과 광산김씨칠효열각(光山金氏 七孝烈閣)'이 있다. 또 파주윤씨 효열비와 매사처사윤공 유적비 등이 있다.

삼강공원의 여러 모습

 

 이 삼강공원에서 31 코스는 끝이 났다. 하지만 오늘의 목적지가 여기가 아니라 도리포이기에 잠시 쉬다가 다시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