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89 코스(원동버스터미널 - 바람재 - 미황사 천왕문)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남파랑길 89 코스는 원동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86 코스의 처음 부분을 거슬러 올라간다. 거슬러 올라가서 남창사거리에서 이진마을을 거쳐서 바람재를 지나면 달마산으로 올라가 달마고도를 따라 산을 넘으면 미황사에 도착하는 13.8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89 코스 지도
89코스 안내판
처음 예정은 88 코스까지만 걷고 숙박을 하고 다음 날 89, 90 코스를 동시에 걸으려고 하였으나 88 코스를 마치는 시간이 아직은 이른 시간이었다. 나의 걸음걸이를 생각했을 때 89 코스를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걸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89 코스를 걷기 시작한다.
86 코스에서 걸어온 길
가다가 만나는 86 코스 안내판
남창사거리를 지나면 86 코스와 같은 길을 벗어난다. 남창사거리에서 조금 가면 남창 5일장이 나온다.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에 있는 전통시장인 남창5일시장(南倉五日市場)은 완도와 강진을 잇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2일과 7일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공설시장이다.
1945년 직후에 형성되어 1964년에 개설된 후 2005년 현 위치로 이전하였다. 그 뒤 여러 편의시설과 증축과 시설의 현대화를 이루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내가 지나는 날이 장날이 아니어서 장터는 텅 비어 있었으나 장텨의 모습은 볼 수 있었다
남창5일장터
이정표
멀리 보이는 달마산
해안도로 옆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마을을 돌아나가면 이진리로 가는 표시가 보이고 그 표시를 따라 이진마을을 지나면 달마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이진마을 풍경
달마산 올라가는 길에서 보는 완도 앞 바다
해남군 송지면 및 북평면에 걸쳐 있는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달마산(達摩山, 489m)은 높지 않지만 공룡의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암릉으로 형성되어 있어 상당히 험한 산이다. 암릉은 달마산 정상(불썬봉)을 거쳐 도솔봉(421m)까지 약 8㎞에 거쳐 기세가 이어진 다음 땅끝에 솟은 사자봉(155m)에서 갈무리한다. 산을 오르는 도중 여러 너덜지대를 통과하고 곳곳에 단절된 바위 암벽이 있어 산행이 쉽지만은 않다.
<신증동국여지승람>(해남)에 의하면 1218년 이곳까지 표류한 남송의 배가 이 산을 보고 "이름만 듣고 멀리 공경하여 마지않았더니 가히 달마대사(達磨大師)가 살고 계실만하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를 통하여 지명이 달마대사와 관련되어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 선종(禪宗)의 시조가 되는 달마대사(達磨大師)는 인도의 향지국(香至國)에서 셋째 왕자로 태어났다.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온 달마대사는 소림국에서 9년간 벽을 보고 수행을 한 후 법을 전해 주고 갑자기 사라졌는데, 사라진 달마대사가 해남의 달마산(達磨山)으로 왔다고 한다. 고려 시대에 중국 남송(南宋)의 고관들이 해남으로 건너와 주민들에게 “이곳이 달마산이냐?”라고 물었다. 주민들은 그렇다고 대답하자 남송의 고관들이 “너희들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 너무 부럽다. 우리는 멀리 중국에서 평생에 한 번 오기를 소원하고 바라고 바랄 뿐인데……. 역시 달마대사가 머물 땅이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이후 남송의 고관들은 달마산을 그림으로 그려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달마산의 여러 모습
달마산을 올라가면서 달마고도 표시가 여러 곳에 보인다.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달마산 미황사에서 시작하여 송지면과 북평면으로 이어지는 달마산 둘레길인 달마고도(達磨古道)는 미황사 주지인 금강 스님이 기획하였다. 해발고도 220~380m에 이르는 달마산 중턱에 미황사에 전해 내려오는 12암자터 순례 코스를 개발하여 “천년의 세월을 품은 태고의 땅. 낮달을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을 주제로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7년 11월 18일 개통한 둘레길이다. 달마고도는 바다를 배경으로 12개의 암자를 끼고 있는 숲길로 소사나무와 편백나무 등 산림 군락과 달마산 동쪽의 땅끝 해안 경관도 볼 수 있다. 달마고도는 미황사에서 시작하여 큰바람재, 노지랑골, 몰고리재 등 달마산 주능선 전체를 아우르는 여행길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 인력으로만 길을 닦아 자연경관의 훼손을 최소화하여 선인들이 걸었던 옛길을 복원하였다.
북일면 이진에서 시작되는 옛길 이진로와 해남 대흥사에서 시작되는 옛길 미황로, 송지면 마봉리에서 시작되는 옛길 인길(마봉로), 북일면 영전리에서 시작되어 몰고리재에서 끝나는 옛길 13모통이 길은 기존 있던 길을 새로 손질하고 복원하였고, 달마고도 2코스, 달마고도 3코스, 달마고도 4코스 일부는 새롭게 조성하였다.
달마고도는 4개의 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길이는 17.74㎞로 한 바퀴 도는데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1구간은 2.72㎞로 미황사 일주문 옆에서 시작한다. 숲길과 임도를 따라 1㎞가량 가면 거대한 너덜지대가 나오며, 앞에는 완도가 바로 보인다. 2구간은 4.3㎞로 농바위, 문바위골을 거처 노시랑길로 이어진다. 이서 소사나무 등 대규모 산림 군락지가 이어진다. 중간쯤 관음암 터에 이르면 작은 못이 나온다. 2구간 끝자락에 서면 동남쪽은 남해, 서북쪽은 서해로 서해와 남해를 한곳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 3구간은 5.63㎞로 노지랑골에서 편백나무숲을 지나 몰고리재까지 연결된다. 4구간은 5.03㎞로 몰고리재에서 미황사로 돌아오는 구간이며, 용굴과 도솔암, 편백숲, 미황사 부도전을 순례할 수 있다.
너덜지대
달마고도
달마고도를 걸어 달마산을 넘으면 미황사에 도착한다.
달마산을 병풍 삼아 서록에 자리 잡은 미황사는 이 산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에 있는 절로서, 미황사의 창건 연대나 사적에 대한 기록은 숙종 18년(1692년) 병조판서 민암(閔黯, 1636~1694년)이 비문을 지었다는 ‘미황사 사적비’에 다음과 같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신라 경덕왕 8년(749)에 인도에서 돌배가 사자포구(지금의 갈두항)에 닿자 배에 오르니 금인(金人)이 노를 잡고 있고, 놓여 있는 금함(金函) 속에는 <화엄경> <법화경> 비로자나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40성중(聖衆), 53선지식(善知識), 16나한의 탱화 등이 있었다. 곧 하선시켜 임시로 봉안하였는데, 그날 밤 꿈에 금인이 나타나 자신은 인도의 국왕이라며, “금강산이 일만 불(一萬佛)을 모실만하다 하여 배에 싣고 갔더니, 이미 많은 사찰들이 들어서서 봉안할 곳을 찾지 못하여 되돌아가던 길에 여기가 인연토(因緣土)인 줄 알고 멈추었다. 경전과 불상을 소에 싣고 가다가 소가 멈추는 곳에 절을 짓고 모시면 국운과 불교가 함께 흥왕하리라.” 하고는 사라졌다.
다음날 소에 경전과 불상을 싣고 가다가 소가 크게 울고 누웠다 일어난 곳에 통교사(通敎寺)를 창건하고, 마지막 멈춘 곳에 미황사를 지었다.
미황사라 한 것은 소의 울음소리가 지극히 아름다웠다 하여 미자(美字)를 취하고, 금인의 빛깔을 상징한 황자(黃字)를 택한 것이라 한다.
미황사 천왕문
천왕문을 통과하여 저녁의 어스름을 안고 절 안으로 들어가니 사찰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대웅전이 휴식 중이다. 대웅전을 통째로 벽으로 가두어 놓아 조금도 볼 수 없게 하였고 임시로 대웅전을 만들어 놓았는데 조금도 감흥이 없다.
미황사 전경 - 뒤에 달마산이 보인다.
미황사 천왕문 앞이 89 코스의 끝이다.
미황사 주변에는 숙박울 하거나 음식을 먹는 곳이 전혀 없다. 그래서 숙박을 위해서는 멀리까지 나가야 하는데 교통편도 여의치 못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마음먹은 대로 택시를 호출하여 송지면사무소가 있는 곳으로 가서 숙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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