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중국 운남 여행 7 - 루구호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신비한 모서족 여인국의 호수 - 루구호

 

 다음 날은 리장을 잠시 벗어나 루구호를 보러 가기로 했다. 루구호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가기가 좀 불편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루구호를 보지 않는 것도 아쉬운 일이라 어려움을 무릅쓰고 가기로 하였다. 리장에서 루구호를 가는 버스편이 하루에 두편 정도밖에 없고 시간이 약 8시간이 더 걸린다.(요즈음은 좀 좋아졌다고 한다.) 리장에서 거리로는 약 200여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꼬불꼬불힌 산길을 조심하며 버스가 천천히 가기에 주변 경치를 완상하는 재미는 있지만 우리 생각에는 너무 느렸다. 가는 도중에 점심을 먹기 위해서 중간 휴식지에 머물러 밥을 사 먹었다. 너무 오래 가기 때문에 버스가 정차하는 곳에 임시 식당이 마련되어 있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버스를 갈아 타라고 한다. 무슨 일인가 하고 버스를 타니 좀 작은 버스다. 버스를 타고 가며 알았지만 길이 좁아 큰 버스가 지나갈 수 없기 때문이란다. 아직도 중국이 현대화되려면 많은 시간이 지나야 된다는 것을 생각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니 옆에 앉은 젊은이가 여행객인 것 같아 말을 건네니 북경에서 에니메이션 회사에 다니는 중국청년이었다. 짧은 영어로 잠시 이야기를 하고 잠도 자고 하니 이제야 루구호에 도착한다. 무려 10시간이 걸렸다.

 

 루구 호(중국어: 泸沽湖, 병음: Lúgū Hú)는 리장 시 중심부에서 북동쪽으로 202km의 위치에 있다. 원난성과 쓰촨성(四川省)의 경계에 있는 윈구이 고원에 있는 해발 2,700m의 산정호수로 담수호며, 면적 48.5, 평균수심 40.3m, 길이 9.4, 최대수심 93.5m, 호수의 투명도가 11m에 달할 정도로 맑으며 호수 안에는 8개의 섬이 있다. 쓰촨성과 윈난성(雲南省) 변경지역의 염원(鹽源)이며, 호수에는 가는비늘 물고기와 유명한 구이수이(貴水) 수달이 서식하며, 중국 고유의 보예하이(波葉海), 꽃양배추 등 여러 수생식물이 자란다. 호수 주위는 여러 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윈난송(雲南松), 윈난(雲南)삼나무, 다궈(大果)홍삼나무 등 수목이 울창하다. 호수 풍경이 아름다워 자연보호구로 지정되어 있으며, 자연보호동물로 지정되어 있는 흑관조의 월동장소이다.

 

 원난성 여행에서 루구호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모계사회의 전통을 계속 지키고 있다 이 일대에 사는 모서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루구호 전경

 

 

 

 

루구호 가는 도중 계곡사이로 보이는 진사강

 

 

 

루구호 가는 도중의 풍경

 

 

리장에서 루구호를 가는 버스

 

 

중간에 차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루구호 버스정류소에 가기전에 산마루에서 보는 루구호의 전경

 

 비수기라 객잔은 거의 비어 있는 듯하였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가 루구호를 잘 조망할 수 있는 객잔을 골라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방향의 방을 잡았다.

 

 

숙소로 잡은 객잔

 

 이리저리 다니며 숙소를 정하고 저녁을 먹으려 나가니 비수기라서 그런지 관광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식당에 들어가 우리나라의 닭곰탕과 비슷한 음식을 시켜서 가볍게 중국 맥주를 한잔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루구호의 밤 풍경을 보다가 잠을 청한다.

 

 

 

 

 

어둠이 깔린 루구호 풍경

 

 루구호의 모계사회

 

 중국에서 루구호 인근에 살고 있는 나시족의 일파인 모서인은 인구가 5만정도로 매우 소수이다. 그래서 모서족으로 불리지 않고 모서인이라 칭한다. 그들은 대부분 윈난성 서북부와 쓰촨성 서부 접경지대에 살고 있는데 특히 루구호 일대에 많이 살고 있다.

 

 모서인은 이른바 주혼(走婚)이라는 독특한 결혼 형태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아샤훈(阿夏婚)이라고 하는 것으로 남자와 여자는 혼인하지 않는 것이다. 내용을 보면, 여자는 집에 "아샤(阿夏)"라고 부르는 방을 만들어 놓는다. 이 방에는 그 집의 여자 중 큰 어른(대개 어머니)이 허락하면 밤에 남자가 몰래 들어오는데(물론 허락의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여자의 마음이다.) 이 방에서 관계를 맺은 뒤에 남자는 날이 새기 전에 떠나야 한다. 이렇게 되어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숨기는데 남자가 수십 명에 달하기도 한다고 하니 나중에 태어날 아이의 아버지를 알기란 어려운 일이 된다. 그래서 여자가 가장이 되고, 아이들은 엄마의 성을 물려받는 모계사회인 것이다. 남자와 밤에 잠은 같이 자도, 같이 살지 않는 것이 주혼제도이다. 그리고 평생 한 남자와 같이 살아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여자가 주혼 관계에 있는 남자가 싫으면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보통 3대와 4대가 같이 사는 대가족 형태이고 대가족의 가장은 보통 2대째의 여인이 맡는다. 이러한 가장을 따부라 부르며 따부가 집안의 대소사를 맡아서 처리한다.

집안의 재산이나 각종 제사에 관한 권리는 모계로 계승되기 때문에 계승과 관련된 모순이 별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도 창혼(枪婚), 즉 보쌈 같은 결혼 형태도 일부 지역에서는 존재하는 것이 이 지역의 특성이다.

 

 

 

루구호에 가면 관광객에게 나누어 주는 여인국 여권(?)이다.

 

 

 

모서족 여인들

 

 

 

 

 

 

 

 

모서족의 집

 

 다음 날 아침이 밝아오니 호수가 빛을 내고 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호수 주변을 산책하며 모서인들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주변의 경치를 즐기기도 하였다. 어디에 있었는지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보이기도 한다.

 

 

 

 

 

 

 

 

주위에 오염원이 없는지 호수의 물이 깨끗하다.

 

 

 

모서족 여인의 복식

 

 

 

 

 

평화로운 루구호의 모습

 

 

 

 

 

 

 

 

루구호의 여러 모습

 

 

 

 

 

 

모서족의 민간신앙의 탑(?)인듯 한데.... 기억이???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깨끗한 호수를 보며 즐기고 있다.

 

 

루구호 표지석

 

 

기념품 가게

 

 

 

주변에는 어디에나 볼 수 있는 행상의 물건

 

 

 

루구호에서 리장으로 돌아오는 길

 

 

고장난 버스

 

 루구호에서 관광을 마치고 다시 리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또 약 10시간을 버스를 타고 가야 하지만 여행이란 것이 이런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 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는 풍경도 여행의 한 맛이다. 그런데 리장으로 가는 도중에 버스가 고장이 났단다. 모두들 인적도 없는 산중의 길가에 내려서 기사가 차를 고치기를 기다렸다. 다행히 큰 고장은 아닌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운행을 하였다. 아마도 노후된 버스 엔진에 과부하가 걸린 것 같았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도로와 교통이 참으로 편리하고 잘 되어 있다고 항상 생각한다. 루구호를 갈 때와 마찬 가지로 버스를 두 번이나 환승을 하고 리장으로 돌아왔다. 리장에 와서 내일 갈 호도협의 티켓을 미리 구입하고 호도협 트레킹을 위해 간식과 음료를 구입하였다.

 

 내일부터는 이번 여행의 백미 중 하나인 호도협트레킹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