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 여행 8 - 호도협 트레킹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보물같은 트레킹 - 후탸오샤(호도협, 虎跳峡, Tiger Leaping Gorge)
거대한 대륙 중국의 서남쪽에 자리 잡은 윈난성이 품고 있는 보물 같은 트레킹 루트가 바로 리장에서 샹그릴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잡은 호도협(虎跳峽)이다. 리장(丽江)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위치한 협곡으로 호랑이가 뛰어 건너던 협곡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호도협은 강의 상류와 하류 낙차가 170m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중의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 장강(長江)이 이곳에 오면 '금사강'으로 이름을 바꾸고 거대한 위룽쉐산(玉龍雪山)과 하바쉐산(哈巴雪山) 두 산의 발치로 접어든다. 두 산의 갈라진 틈으로 장강(長江)이 흘러들면서 16km의 길이에 높이 2,000m에 달하는 길고 거대한 협곡이 만들어졌다.
이 위룽쉐산과 하바쉐산을 끼고 이어지는 16km의 협곡의 길은 먼 옛날부터 윈난성에서 생산된 차를 싣고 티베트로 가던 마방들의 길로 실크로드보다 오래된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일부로 불려왔다. 티베트를 넘어 네팔과 인도까지 이어지는 5,000km의 길에서 가장 험하고 아름다운 구간이 금사강(金沙江 장강의 상류), 난창강(瀾滄江 메콩강의 상류), 누강(怒江 살윈강의 상류)이 설산 사이로 흘러가는 삼강빙류(三江并流) 협곡이다.
리장에서 버스를 타고 차오터우촌(桥头村)에서 내려 아래로 6㎞정도 내려가면 후탸오샤(虎跳峡)입구가 나오는데, 이 때 강의 폭이 30m로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 후탸오샤(虎跳峡)의 윗부분을 상후탸오(上虎跳)라고 한다. 후타오샤(虎跳峡)에서 교통이 가장 편리하다.
협곡을 따라가는 평균 해발고도 4,000m가 넘는 험준한 길의 지형적 특이함과 세계의 동물 중 25퍼센트가 존재하는 생물학적 다양성으로 인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오늘은 이번 여행에서 꼭 하려고 생각한 호도협트레킹을 나선다.
리장 버스터미널에서 치아토우(橋頭)행 버스를 타는 것으로 호도협으로 가는 여행은 시작된다. 리장에서 호도협입구까지 가는 버스를 타니 한국인가족과 일행이 보였다. 이곳에서 살면서 보이차를 생산하고 또 여행객을 안내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하였다. 오늘은 호도협트레킹의 중간에 있는 차마객잔에 볼일이 있어 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중에 차마객잔에서 보자고 하면서 그들은 차를 계속 타고 갔다. 나는 트레킹이 목적이기에 호도협 입구에서 내려서 걸어가기로 하고 트에킹을 시작하였다.
호도협입장권
호도협입구에서 보는 진사강 지류
트레킹을 시작하는 입구에서 한 젊은이를 만났다. 한국의 청년으로 삼성전자에 다닌다고 하며, 휴가를 내어 여행중이라고 하였다. 고향이 부산이며 고등학교도 부산에서 나왔다고 하는 건장한 청년이었다. 이 젊은이도 호도협을 트레킹하기 위해 처음부터 걷기로 결심하고 길을 나섰다고 한다. 먼 이국에서 같은 길을 걷는 고국의 젊은이를 보니 기뻐 트레킹을 하는 도중에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멀리 보이는 옥룡설산의 모습
산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보이는 계단식 논과 마을의 풍경
마을을 지나가게 길에 토실하게 잘 자란 닭들이 보인다.
트레킹을 시작하여 산길에 접어들면 마부들이 몰고 온 말들의 워낭소리가 요란하다. 28굽이돌이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산길이 험하고 어렵다며 말을 타고 오르라고 유혹하지만 그래도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 온 것이니 뿌리치고 발걸음을 옮긴다. 트레킹 코스는 두 개의 길로 나뉜다. 저지대의 길과 먼 옛날부터 나시족이 이용해온 고지대의 길. 대부분의 트레커들은 고지대의 길을 선택한다. 길은 초등학교의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시작된다. 말을 끄는 마부는 과연 타지 않을 것인가를 시험이나 하듯이 말을 끌고 계속 뒤를 따라온다.
트레킹도중에 멀리 보이는 옥룡설산
호도협입구에서 한 시간 반정도를 걸으니 나시객잔이 나온다. 여기에 도달하니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이곳까지 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었다. 한국인들도 많이 눈에 뜨이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나도 여기서 점심을 먹고 잠시 쉬다가 호도협에서 가장 험하다는 28밴드 고갯길을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제법 고산이라 숨이 제법 차기도 하였고 여행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서 말을 끌고 올라온 마부와 흥정을 하여 말을 타기로 하였다. 그런데 말을 타는 재미도 솔솔하였다. 말이 움직이는 대로 몸을 맡기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면 편안하게 탈 수 있다. 아주 좁은 산길이라 두려움에 말의 고삐를 꽉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용을 쓰면 더 불편하다. 이 길에서는 말이 자연의 일부이다. 말이 가는대로 몸을 맡기고 경치를 즐기면 된다. 삼성전자에 다닌 젊은이도 힘들어 하여 배낭을 벗어서 말에다 싣고 가라고 하니 젊은이도 좀 편안해 하였다.
말을 타고 오르면서 마부와 기념사진 한 컷.
계속 보이는 옥룡설산
28밴드 중간 지점의 휴식처 -이곳에서 말을 내렸다. 이제부터는 걷는다.
트레킹중인 본인과 젊은이
호도협계곡을 흐르는 진사강
계곡을 흐르는 강과 꼬불꼬불 펼쳐지는 산길의 모습
오후 5시경이 되어서 차마객잔에 도착했다. 아직 해는 떨어지지 않고 대지를 비추고 있지만 오늘의 일정은 계획한대로 여기까지로 이곳에서 숙박을 하기로 하였다. 함께 온 젊은이는 더 걸어서 중도객잔까지 간다고 한다. 조심해서 여행하며 즐거운 여행을 하라고 격려하고 헤어졌다. 차마객잔에 들어가니 아침에 보았던 한국인 일행이 반갑게 맞이한다. 객잔에 방을 구하여 잠시 쉬다가 석양의 옥룡설산을 보기 위해서 객잔의 옥상 전망대에 올라갔다.
웅장한 옥룡설산을 조망할 수 있고, 호도협 산장 중에서 가장 최신식 설비를 갖추고, 1박2일의 트레킹에서 가장 적당한 곳에 위치해 있는 차마객잔은, 중도객잔보다 약 2시간 전에 만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일정이 무리하지 않다면 중도객잔까지 가지 않고, 차마객잔에서 숙박하는 것이 체력적으로도 다음날 트레킹에 도움이 된다.
호도협에 있는 어떤 숙소보다 깨끗한 차마객잔 신관은 구관처럼 목조 건물이 아니라서 조용하여 1일차 트레킹이 끝나고 피곤한 몸을 편히 쉴 수 있고, 객실 안 창문 밖으로 옥룡설산의 웅장한 13봉우리를 모두 조망할 수 있을 정도로 전망이 좋다.
특히 해 질 무렵 설산 봉우리에 붉게 물든 석양이 환상적이며, 밤하늘에 수많이 빛나는 별들을 꿈을 꾸듯이 아름답게 즐길 수 있다. 옥상 전망대에서는 벤치에 누워서 별을 감상할 수도 있다. 호도협에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객잔으로 한국 여행객들이 항상 북적거리며, 한국식 닭백숙을 매우 맛있게 만들어 한국인 여행자들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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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창문을 열면 장엄한 옥룡설산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차마객잔 표시
차마객잔 옥상전망대에서 보는 옥룡설산
서서히 어둠이 다가오는 옥룡설산의 모습(옥상 전망대에서)
짙어지는 어둠을 보면서 잠간 센티멘탈한 감정에 빠졌다가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에 식당으로 발을 돌렸다. 식당에는 아침에 만났던 가족과 일행들이 모여 있었다. 함께 자리를 하여 오골계백숙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한잔의 술로 피로를 풀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나 고국을 떠나 이곳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는 무언가 짙은 아픔이 배여 있는 것 같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늘은 이곳에서 죽은 동료를 추모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 했다. 먼 타국에서 만난 동포가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오골계 백숙
저녁 식사를 마치니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났다. 바깥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밝게 빛나는 별들이 온 하늘에 가득하다. 높은 고산지대에 아무런 오염이 없는 깨끗한 고장이라 별이 더 총총하게 빛났다. 잠시 하늘을 보다가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옥룡설산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참으로 장관이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방안에서 일출을 볼 수 있다니!!!!!
옥룡설산의 일출
차마객잔에 있는 호도협 안내도
무엇이라 말할 수 없이 장엄하게 비치는 옥룡설산의 일출
아침을 먹고 이틀째의 트레킹에 나선다. 바쁠 것이 없는 여정이니 한가롭게 길을 가면 된다. 좁은 산길은 한사란밖에 지나가지 못할 정도이다. 맞은편에서 사람이 오면 산쪽으로 붙어서 길을 비켜 주어야 한다. 호도협의 계곡을 즐겁게 구경하면서 끝없이 이어진 듯한 산길을 하염없이 걷는다. 평탄한 구간이라 그저 아래에 흐르는 진사강을 즐기면서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지는 옥룡설산을 감상하면서 여유롭게 걷는다.
협곡을 흐르는 진사강과 강 위의 오솔길
트레킹 도중에 곳곳에 마을이 보이고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도중에 협곡으로 길이 끊어진 곳에 놓인 돌다리
햇빛 아래 빛나는 옥룡설산
이 가파른 협곡에도 목축을 하고 있다.
중간지점에 위의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협곡을 흐르는 진사강 물
중간에 있는 폭포
나시족의 민간신앙의 장소
어느 새 트레킹이 끝이 났다. 도로에 있는 티나하우스의 표지가 나타난다. 1박 2일의 트레킹이 끝난 것이다. 티나하우스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을 구경하다가 리장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서 트레킹은 끝이 났다.
티나하우스 표지
티나하우스 주변의 경치
이렇게 1박 2일의 호도협트레킹이 끝났다. 현재까지내가 가본 곳 가운데 가장 높은 지대를 걸은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깨끗한 공기는 폐부를 맑고 깨끗하게 하였고, 도도하게 흐르는 진사강과 두 산 사이희 협곡은 눈을 즐겁게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협곡을 구경한다는 섯만으로도 만족한 트레킹이었다. 그리고 도중에 만난 많은 사람들..... 모두가 자신의 삶에 열심으로 살아가면서 사연이 많은 사람들...... 이 여행을 끝내고 이글을 쓰면서 모두 행복하기를 빈다.
리장으로 돌앙하서 숙소에 들어가 휴식을 좀 취하고 내일은 매리설산이 있는 샹그릴라로 가기로 했다. 또 먼 길을 하루 종일 이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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