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휘날리는 봄 - 작천정계곡, 벚꽃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아름다운 벚꽃계곡 - 작천정계곡
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집에만 머물러 있기에는 서러운 감정이 치솟아 올랐다. 그러고 보니 이번 봄에는 무엇이 바빠서인지 봄꽃 구경도 제대로 한번 가지를 못한 것이다. 물론 아직 봄이 다 가지는 않았지만 때를 맞추어 피고지는 꽃은 시간을 놓치면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가는 봄을 내 힘으로는 막을 수 없으니 가까운 곳의 벚꽃 구경을 가기로 생각하니 언양 작천정계곡이 떠올랐다.
작천정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에 있는 작괘천 가에 있는 정자로, 작천정이란 이름은 주변 계곡의 바위 돌들이 물에 깍여서 마치 술잔을 주렁주렁 걸어 놓은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고려 말의 충신 정몽주가 작괘천 인근에 유배를 왔는데, 작괘천 변에서 경치를 보며 시를 읊었던 곳이라고 한다.
조선조 세종 20년에 지방의 학자들이 세종을 생각하며 지었다는 작천정은 주변의 절경과 조화되어 하나의 선경지대를 이루고 있다. 이 정자에 올라 주변의 봄날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고 있노라면 무릉도원에 들어온 생각을 느낀다. 봄에 벚꽃이 휘날리는 풍경도 좋지만 가을이 되면 이 계곡을 붉게 불붙이며 타는 만산홍엽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래서 작천정은 예로부터 많은 풍류객들이 찾아와 시를 짓고 노래를 하며 풍류를 즐긴 곳이라 한다. 하지만 작천정은 언제나 낭만만이 있었던 곳은 아니다. 이곳은 3.1운동의 계획을 세우던 조국과 민족을 구하려는 우국지사들의 보금자리였는가 하면, 울산지방에 천도교, 천주교가 들어올 때 노천교회의 역할을 한 곳으로 외래 종교들의 정착을 위한 싹을 틔운 곳이기도 하고, 이 고장 학문을 중흥시킨 곳이기도 하다.
작천정입구의 이정표
작청전 입구의 벚꽃이 핀 길
깨끗한 물이 흐르는 작괘천의 바위들
작천정 옆에 있는 문인석과 무인석 - 왜 감옥에????
작천정의 모습
작괘천(작수천, 작천정계곡) - 세월의 술잔
작천정 앞에는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다. 계곡은 너른 바위로 펼쳐져 있고 물에 깍인 여러 모양이 보인다. 바로 작괘천이다. 작천정이 있는 계곡을 흐르는 작괘천(酌掛川)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신불산 홍류폭포에서 발원하여 삼남면 신화리에서 삼동천으로 유입하는 지방하천으로, 지도에는 작수천(酌樹川)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작괘천으로 부르고 있다. 하지만 『1872년지방지도』(언양)와 『조선지지자료』에는 작괘천(酌掛川)으로 각각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영남 12경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작괘천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은 수백 명이 앉을 듯한 너른 바위마당을 부드럽게 스치며 흐르는 물에 계곡의 바위가 오랜 세월의 물살에 깎여 움푹 파인 형상이 마치 술잔(酌)을 걸어둔(掛) 것과 비슷한 모양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작괘천은 물이 맑고 풍경이 뛰어나서 일찍부터 언양 지방의 휴식처가 되어 왔다. 계곡의 입구에는 수령이 약 사십 년이나 되는 벚꽃나무 터널이 나타나는데, 아름드리 우거진 벚꽃나무 터널 밑으로 약 1㎞가량을 빠져 들어가면 정자 작천정이 눈앞에 보인다.
작괘천의 너른 바위들
작괘천의 풍경
작천정의 설명판과 내부의 작천정기등의 여러 글들
작천정에서 보는 작괘천의 풍경
작천정을 떠나 다시 아래로 내려오면 너른 공터에서 작천정 벚꽃축제가 펼쳐지고 있었다. 계곡에 피어 있는 벚꽃을 보면서 내려오니 큰 바위에 "인내천"이라는 글자를 새긴 곳이 보인다. 올라가 보니 다른 의미를 가진 것이 아니고 그냥 글자를 새겨 놓은 것이다.
'인내천' 바위 설명판
가까이 보는 글자와 아래의 길가에서 보는 글자
벚꽃축제장 이정표
봄바람에 꽃잎이 휘날리는 벚꽃길
축제가 있으면 반드시 먹거리 장터가 선다. - 먹거리 장터
우리나라의 봄은 너무나 아름답다. 곳곳에 꽃이 피고 축제가 펼쳐진다.
매년 봄이면 여러 종류의 꽃이 피고 그 꽃을 보면 즐기는 것도 살아가는 과정에서 재미이다. 3월말에서 4월 초에는 전국의 어디를 가도 벚꽃이 지천으로 피어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전국의 관광객을 끌어 당기는 이름난 곳도 많이 있지만 깨끗한 계곡과 벚꽃이 함께 어울리는 작천정계곡도 우리 눈을 끈다.
많은 시간과 많은 돈을 소비하지 않고 가볍게 봄의 하루를 즐기고 마음을 상쾌하게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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