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77코스(팔봉초등학교 - 검은굿지산 - 도성3리마을회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7코스는 팔봉초등학교를 출발하여 흑석저수지를 지나 나지막한 산 언덕길을 걸어가면 중리어촌체험마을이 나오고 여기서부터 해안을 따라가서 도성3리마을회관에 도착하는 12.2km의 아주 짧은 거리다.

 

77코스 안내판

 

 서산터미널 부근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 첫차로 팔봉초등학교에 도착하니 07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다. 아무 것도 생각할 것이 없기에 바로 걷기를 시작하여 길을 가니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길을 걸을 때에 항상 일찍 시작하기에 해가 솟아오르는 광경을 흔히 본다. 그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지만 항상 자연의 장엄함은 생각한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

 

 길을 조금 가니 물이 빠진 바다가 나타나고 갯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갯벌에는 칠면초와 같은 풀이 무리를 지어 있고, 물이 빠진 갯벌은 구불구불하게 묘한 지형을 나타낸다. 항상 보면서 감탄하는 것은 왜 갯벌에도 하천과 같은 지형이 생기는지가 의문이다.

 

갯벌의 모습

 

잘자란 소나무

 

이정표

 

 해안과 해안에서 약간 들어간 농촌 길을 번갈아 걸어가면서물이 빠진 갯벌의 풍경을 즐기며 가니 해안에 커다란 낙지 모형이 있고 모형 밑에는 '낙지는 어디서 나기? 서산 중왕리에서 낙지.'라는 글귀를 서 놓았다. 바로 중왕리해변에 도착한 것이다. 

 

낙지 모형

 

갯벌로 나가는 긴 바다 길

 

해안산책로

 

 중왕리해안에서 바다 가를 따라 걷다가 안으로 조금 들어오면 제법 넓게 펼쳐진 논이 보이고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서는 철새들의 무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항상 길을 가면서 새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을 가지지만 그 순간을 포착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사진작가들이 수 시간을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순간의 장면을 찍는 노고가 새삼 존경스럽다.

 

새들이 나는 모습

 

 편안하게 조금 더 길을 가니 도성3리 마을회관이 나오고 77코스는 끝이 난다. 이 코스는 별다름 풍경이나 특이한 유산 같은 것이 없어 한가롭게 걸어서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잠시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