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75코스(청산리나루터 - 용주사 - 구도항)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서해랑길 75코스는 청산리나루터에서 출발하여 눈앞에 바로 보이는 직선거리로는 500m도 되어 보이지 않는 구도항까지 가는 길이다. 눈 앞에 빤히 보이지만 가로림만을 빙 돌아가는 길로 거리는 20.8km나 되는 긴 길이다.
75코스 안내판
지난 번 여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휴식과 여러 일을 처리하고 다시 길을 떠나려고 집을 떠나 청산리나루터까지 오는 길만 하루가 걸린다. 그리고 청산리나루터 주변에서 숙박을 하기에는 불편하여 태안터미널 주변에서 숙박을 하고 첫차로 청산리나루터에 도착하니 08시 30분 정도가 되었다. 내가 길을 걸으면 보통 06시 30분경에 걷기를 시작하는데 어쩔 수 없이 늦게 시작한다.
청산리(靑山里)는 서해안의 해안 마을로, 바다가 내륙으로 많이 들어와 있는 만입부에 속한다. 따라서 남쪽에 바다가 있고, 동쪽에는 청산리 나루터가 있다. 이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산이 많은 편인데, 마을이 푸른 산 밑에 형성되었다 하여 청산리라는 명칭이 붙은 것이다.
청산리나루터 풍경
아주 고요한 청산리나루터에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나룻배인지 어선인지 모르겠는 배들만 묶여 있다.
우리가 청산리나루터라고 부르는 태안군의 원북면 청산리에 있는 나루터는 원래 불너물나루터로 불리던 곳으로 이적산 동남쪽의 가로림만에 있고, 맞은편에는 서산시 팔봉면 호리의 구도나루터가 있다. 청산리에서 구도나루터로 가려면 나룻배를 타고 건너야 했는데, 배가 건너편의 구도나루터에 정박하여 있으면 배를 불러서 타고 건넜다고 한다. 이렇게 나룻머리에서 배를 불러서 타고 다녔다 해서 '불러머리나루터'라 하였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불러멀나루터'로 줄었다고 한다. 현재의 '불너물나루터'는 '불러멀나루터'의 음이 변한 것이다.
이곳을 출발하여 도로를 따라 걸으면 왼쪽으로 바다가 보인다. 물이 빠진 바다는 갯벌을 드러나고 있다. 이제부터 눈앞에 보이는 구도항까지 가로림만을 빙 돌아가는 것이다.
가로림만(加露林灣)은 충청남도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있는 반폐쇄성 내만이다. 태안군 이원면 만대와 서산시 대산읍 벌말을 마주하여 가로림만은 길이 25㎞, 폭 2~3㎞에 달하고 병목 모양을 하고 있으며, 남쪽으로 길게 만입되어 있다. 연안 면적은 1만5985ha, 전체 해안선 길이는 162km이며, 개펄만 8000ha에 이르는 가로림만은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2007년 환경가치 평가에서도 1위에 올랐다. 가로림만의 갯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나라의 갯벌 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자연 상태가 보존된 곳이다. 가로림만은 조석 간만의 차가 심하고 수심이 얕아서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어, 간조시에는 만 전체 면적의 2/3 정도가 갯벌로 드러난다. 만의 내부에는 고파도, 웅도, 율도 등의 크고 작은 섬들이 형성되어 있다. 이 곳은 각종 보호종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며, 다양한 수산생물의 산란장이다. 이러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2016년 7월 28일 해양수산부는 이 곳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도로를 따라가다가 농촌 길로 들아가면 시우치저수지가 나온다. 이 저수지는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민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놓은 곳이다. 이 저수지의 언덕 위에는 별장 같은 집이 두어 채 보이는데 너무 좋은 장소에 자리 잡은 집을 보면 약간은 부러움이 생긴다.
저수지 옆의 집
가로림만을 돌아가니 물이 빠진 갯벌에 섬도 아니면서 아주 묘한 형상을 한 바위가 서 있다. 해안에 보니 이 바위의 이름이 선돌바위라고 라고 하며 설명판이 서 있다.
선돌바위
태안서해랑길 엠블렘
별다른 특징이 없는 작은 산의 임도와 해안을 번갈아 가며 걸으니 인적이 없는 길에서 느끼는 호젓함이 다시 몰려온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길을 걸으면서 고요함을 느끼면서 사방의 경치를 즐기는 것은 내가 길을 걷는 즐거움이고 실제로 길을 걸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감정이다. 이 느낌이 좋아서 내가 길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산리 생태공원
서해의 자랑인 갯벌에 대한 설명
가로림만의 갯벌
이정표
버려져 있는 염전
어은2리마을 표석
방파제에서 보는 갯벌
어느 집 담장에 붙어 있는 사마구
서산 아라메길 표시
아무 생각 없이 길을 따라 걸으니 어느 사이에 태안을 벗어나 서산으로 들어왔다. 서산이 자랑하는 아라메길의 표시가 보이고 길을 다라 가니 구도항이 나타나고 75코스는 끝이 난다.
75코스는 빤히 보이는 마을들을 긴 길을 걸어 도착하는 길이다. 가로림만이라는 큰 만을 접하여 어촌이 만들어져 있고 배를 타면 금방 도착할 수 있는 거리지만 육지의 길을 따라가면 아주 먼 길이다. 이 같은 길을 보면서 또 다름 인생의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인생에서 어떤 때는 직진이 아니고 우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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