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스페인, 산티아고 까미노 길을 걷다. 17(06.02, 프로미스타 -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오늘의 걷기 길 : 프로미스타 -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3.5km) - 레벵가 데 캄포스(2.4km) - 비야르멘테로 데 캄포스(2.1km) - 비얄 카사르 데 시르가(4.1km) -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5.8km)

 

 오늘은 프로미스타에서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까지 가는 아주 평이한 18km 정도의 아주 짧은 길이다. 오늘의 길은 오랜 기간의 까미노에서 잠시 쉬어가듯이 너그럽게 그리고 편안하게 걷는 길이다. 프로미스타에서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에 가려면 자동차 도로와 나란히 이어져있는 편안하지만 지루하고 햇빛을 피하기 어려운 메세타 지역의 길을 걸어야만 한다. 이 길에는 갈림길이 없이 길게 뻗어있는 길이 있을 뿐이니 혼자서 생각에 잠기기에 좋다. 그러나 20km도 안 되는 짧은 길이기 때문에 잠시 쉬어가는 여정으로 생각하고 천천히 걸으면서 프로미스타와 비야카사르 데 시르가에 있는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들을 충분히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이 길에는 카페와 작은 바들이 많아 순례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길이 단조로워 지루하다고 느낀다면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에서 마을 오른쪽의 출구로 나와서 레벵가 데 캄포스를 우회하여 비야르멘테로 데 캄포스로 가는 길을 택하면 된다. 잠시나마 도로를 따라 걷는 지루함에서 벗어나 작고 아름다운 마을인 비요비에꼬를 들릴 수 있으며, 까리온 데 콘데스로 향하는 여정의 마지막 마을인 비야카사르 데 시르가에 들러 템플 기사단이 만들었다는 블랑카 성모성당을 방문할 수도 있다.

 

 아침 일찍 프로미스타를 떠나면서 보는  산 마르틴 성당(Iglesia de San Martin)은 가장 순수하고 완벽한 11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좋은 성당으로, 늘씬한 탑과 문, 아치,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당나귀, 음악가, 곡예사, 여러 얼굴 등 각각 다른 장식이 되어 있는 주두와 300개가 넘는 추녀 받침이 독특하다. 또한 성당 내부의 후진 등이 완벽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작품을 구성한다. 성당 내부에는 식물, 동물, 복잡한 장식이 새겨진 주두가 있으며 13세기의 십자가상과 조각상들이 있다.

 성당 내부의 주두에 새겨진 인물들은 중세 석공들의 비밀결사 장소를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져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후손들에게 은밀한 장소를 알려주는 힌트라고 한다.

 

 

산 마르틴 성당

 

프로미스타를 떠나는 안내도

 

 프로미스타를 나오는 길은 간단하다. 도로를 넘어 약 500미터 정도를 걷다 보면 버스 승차장과 안내소가 있고 성 마르틴 성당이 있는 넓은 마을 광장이 나온다. 성당을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오늘 길의 첫 번째 마을인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로 향하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특별한 어려움이 없는 평탄한 길이라 거침이 없으나 햇빛을 피할 그늘이 없는 메세타고원 지역이므로 해가 내리쬐지 않는 아침 시간에 속도를 좀 높이는 것이 좋다.

 

순례자 모형

 

해가 떠오른다.

 

거침없는 평원 길

 

 프로미스타를 출발하여 단조로운 메세타고원의 평원 길을 가면 연이어 마을들이 나타난다. 이름도 비슷한 무슨 캄포스라는 세 마을을 지나면 비얄 카사르 델 시르가에 도착한다.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 표시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에 들어서기 직전 순례자는 왼쪽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순례자 쉼터인 산 미겔 성당을 만난다.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는 1410년 알폰소 7세에 의해 예루살렘 성 요한 기사단에 기부되어 성 요한 기사단의 영지로 전해지고 있다.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가 있는 언덕 위에는 성당이 있다. 저 멀리 보이는 막달레나 교구 성당(Iglesia Parroquial de la Magdalena)에는 16세기의 아름다운 봉헌화가 있다.

 

지붕의 첨탑만 보이는 막달레나 교구 성당

 

 포블라시온 데 캄포스 마을의 출구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선택하면 우시에사 강을 건너 12세기에 만들어진 레벵가 데 캄포스를 거쳐 비야르멘테로 데 캄포스까지는 그늘 한 점 없는 자동차 도로 옆길을 약 한 시간 반 정도를 걸어야 한다.

 

 다음에 나오는 레벵가 데 캄포스는 순례자의 십자가, 프랑스 길이라는 거리가 있을 정도로 전형적인 까미노 마을이다. 16~17세기의 오래된 집과 스페인 역사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태어난 곳이다. 12세기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 로렌소 교구 성당(Iglesia Parroquial de San Lorenzo) 옆에 있는 작은 기념물은 이 마을에서 태어난 바르톨로메 아모르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그는 독립전쟁 때 침략자들과의 전쟁에서 팔렌시아를 지켜낸 인물이다.

 

레뱅가 데 캄포스 표시

 

산 로렌소 교구 성당

 

야고브 상

 

 

 다음에 나타나는 비야멘테로 데 캄포스는 아담한 전형적인 까미노 마을로 성 마르틴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곳이다. 까미노 마을이라고는 해도 순례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거의 없는 곳이기 때문에 마을 출구의 크고 우람한 소나무가 이곳을 지나는 순례자들에게 편안한 그늘을 제공하며 소나무 숲 밑에 자리 잡은 순례자를 위한 쉼터가 반갑다. 이 마을의 산 마르틴 데 투르 성당(Iglesia de San Martin de Tours)은 아비뇽에서 사라진 산 마르틴 데 투르의 유해를 실은 노새가 이곳에 나타나자 성당의 종이 저절로 울렸다고 전해지는 성당으로 성당의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돌과 벽돌, 목재 들보로 지은 소박한 16세기 건축물이다.

 

비야르멘테로 데 캄포스 표시

왼쪽으로 멀리 보이는 산 마르틴 데 투르 성당

 

소나무 쉼터

 

 이 쉼터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도로의 오른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비얄카사르 데 시르가로 이동한다. 4km 정도 떨어진 비얄카사르 데 시르가로 가는 길에서 보는 하늘은 너무 맑다. 새파란 하늘은 항상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힘이 있다. 마을은 카리온 데 콘데스로 향하는 도로의 왼쪽에 위치하며 인구가 약 25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지만 순례자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는 마을이다. 맛있는 음식과 중세 스페인 템플 기사단의 본거지였기에 순례자는 여기서 발길을 잠시 멈춘다. 까미노를 걷는 순례자라면 반드시 방문해봐야 할 마을 중에 하나다.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의 왼쪽으로는 현대식으로 지은 호스텔이 보이고 조금 올라가면 블랑카 성모 성당이 나타난다.

 

 

 

 마을에 올라가 성당외부를 보고 내부를 보려고 하니 문을 잠가 놓았다. 그리고 입구에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11시에 성당 문을 연다고 되어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0시여서 같이 길을 걷는 안산의 채선생과 의논하여 여기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기다려 보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가 치킨을 시켜서 천천히 먹고 있으니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들에게 11시에 성당이 문을 연다고 알려주고 식사를 마치고 다시 성당 주변을 구경하였다.

 

 블랑카 성모 성당은 블랑카의 성모 템플 기사단이 세운 성당 중에서 아주 중요한 곳으로, 블랑카 성모에게 봉헌되었고 기적이 일어나는 부조 조각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질 뿐만 아니라, 성당 신랑에 있는 우물은 기사단의 비밀 은신처로 가는 비밀 통로라고 전해진다.내부의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희망의 성모상은 마치 임신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블랑카 성모는 수많은 기적을 일으켰는데 가장 유명한 기적은 성당 건축 중 일어났다.

성당을 짓던 중 건축용 석재가 도난당하자 한 순례자가 범인으로 몰렸다. 그가 교수형을 당하려는 순간 성모 마리아가 그의 발밑에 건축용 돌을 놓아주며 무죄를 입증했다고 한다.

 

블랑카 성모 성당 외부

 

 새롭게 정비된 듯 굉장히 깨끗한 성당 앞에 있는 마을 광장에는 식탁에 앉아 성당을 느긋이 쳐다보는 순례자의 동상이 있다. 오랜 길을 걸은 순례자는 이곳에 앉아 마음의 평화를 얻었을까? 아니면 앞으로 더 가야만 하는 길에 대한 걱정일까? 그런데 순례자의 표정을 보니 무엇인가 평화롭고 여유롭게 보인다. 현대에 이 길을 걷는 사람의 대부분은 여행이 목적이지 종교적인 순례가 목적이 아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대부분이 종교적인 깨우침을 얻고자 이 순례길을 걸었다. 그래서 이 길을 걸으면서 이 순례자는 무엇인지 평화를 얻고 예수님의 사랑을 깨달은 얼굴이다.

 이 순례자 상 곁에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순례길에서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다.

 

순례자 상

 

산타 마리아 블랑카 성당

 

 11시가 다 되어가니 한 여인이 광장을 질러오고 있었다. 아마도 성당의 관리인 같아 따라가니 성당 문을 연다. 정확히 11시다. 시간을 엄청나게 잘 지킨다고 성당을 구경하려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감탄을 하면서 내부로 들어갔다.

 

 산타 마리아 성당(Iglesia de Santa Maria)으로도 불리는 블랑카 성모 성당(Iglesia de la Virgen Blanca)13세기 템플기사단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 성당은 팔렌시아의 고딕 양식 보물로 14세기의 산티아고 소성당이 추가되었다. 고딕 양식의 성상이 있는 박물관이 있고 거대한 석조 블랑카 성모상, 섬세한 고딕 양식 십자가의 길 조각이 있다.

 

 블랑카 성모 성당 안에는 고딕양식의 무덤이 세 개 있다. 템플 기사단 기사의 무덤, 알폰소 10세의 동생 돈 펠리페, 그리고 그의 두 번째 부인의 무덤이다. 이 성당에 있는 산티아고 상은 두통을 가라앉히는 효험이 있다는데, 두통이 있을 때 손수건을 성인상의 이마에 댔다가 자신의 이마에 갖다 대면 두통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블랑카 성모 성당(Iglesia de la Virgen Blanca) 내부

 

 이제 오늘의 종착지인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의 거리다.

 

 비얄카사르 데 시르카에서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로 향하는 길은 도로의 오른쪽을 따라 약 3km 지난 지점에서 만나는 조그만 언덕을 오르면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로 향하는 내리막길이 나온다. 이 길을 가는 도중에 보는 하늘과 땅은 너무 평화롭고 여유롭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여 이 길을 걸으면서 순례자들은 모두 기쁜 마음으로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즐거워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최상의 선물이다.

 

사람에게 풍요를 주는 들판

 

 팔렌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이자 까미노의 심장으로 불리는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는 카스티야 및 레온 자치지역에 위치한 팔렌시아 지방의 티에라 데 캄포스 지역에 있는 자치단체로 팔렌시아시에서 40km 떨어져 카리온 강가에 있으며, 로마시대 이전에도 사람들이 거주했던 흔적이 다수 발굴되어 오래 전부터 도시 기능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원래는 이슬람 세력인 무어인이 건설한 도시였으나 9세기 초에 기독교도에게 넘어갔다. 중세 초기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는 기독교 왕국들 사이에서 중요한 도시로 법정과 종교회의가 열렸고,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라는 마을 명칭은 1552년에 알돈사 만리케의 유서에 처음 등장한다.

 중세에 이미 12개의 크고 작은 성당 건축물과 병원이 있을 정도로 번성했던 도시였다. 유서 깊은 도시답게 곳곳에 많은 역사적 건축물이 남아 있는데, 특히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역사적 건축물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12세기의 산 소일로 수도원(Monasterio de San Zoilo), 13세기의 산티아고 교회(Iglesia de Santiago), 14세기의 산타 클라라 수도원(Monasterio de Santa Clara) 등이 있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타 마리아 성당(Iglesia de Santa Maria del Camimo)에는 이슬람 왕들에게 조공으로 바쳐지는 카리온 처녀들을 황소들이 구해냈다는 전설이 묘사된 그림이 있다. 특히 중세의 산 소일로 왕립 수도원에서는 카리온 데 꼰데스를 찾아오는 순례자에게 커다란 빵을 주고, 성직자에게는 빵과 계란, 포도주와 돈을 줄 정도로 번성했다고 전해진다. 1894년 도시로 승격했고, 대륙성 지중해 기후로 겨울이 춥고 서리가 잦으며 여름은 건조하고 온난하다.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 표시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에 도착하니 이제 오후 1시다. 시내 입구에 있는 알베르게를 찾아가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아 의자에 앉아 조금 휴식을 하면서 주변을 보니 이 알베르게가 일반적인 숙소가 아니었다. 옛날에 산타 클라라 왕립 수도원 (Real Monasterio de Santa Clara)이었던 이곳은 현재는 순례자를 위한 숙소로 사용되고 있고, 옆에는 옛 성당과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에는 그레고리오 페르난데스의 피에타가 있으며 16세기부터의 다양한 작품들이 많다고 하는데 일요일이라 문을 닫아서 들어가지를 못했다.

 

수도원 뜰의 조형물

 

수도원 알베르게 표시

 

옛 성당

 

산타 클라라 수도원 설명

 

성당과 수도원 전경

 

 이 수도원 벽에 '내 이름을 위해 집이나 아버지나 어머니나 자녀나 재산을 바치는 사람은 백배를 받고 영생을 상속받을 것이다.'는 내용의 동판이 붙어 있는데  그 내용은 종교적인 헌신을 말하는 것이니 범인은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고 깨닫기는 어렵지만 무엇인가를 생각은 하게 해 준다. 

 

벽에 붙어 있는 동판

 

 알베르게에 들어가 잠시 쉬다가 도시를 구경하기 위해 나가서 조금 가니 길을 꽃으로 장식해 놓고 사람들이 모여 사진을 찍으며 즐기고 있다. 처음에는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냥 사진을 찍으며 꽃으로 장식된 길을 구경했는데 꽃길이 길게 이어져 끝이 보이지 않았다. 계속 꽃길을 따라가니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고 큰 축제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무슨 종교적인 축제같이 어린 아이들과 성인들 그리고 노인들까지 화려한 옷을 입고 행렬에 참가하고 있고, 심지어 밴드와 큰 장식을 한 수레까지 동원되고 있었다. 이 축제가 무슨 의미인지 뜻도 모르고 그 축제의 행렬을 따라가며 같이 걸으며 사진도 찍으면서 동행을 하니 시내를 거의 일주하는 듯했다.

 

우리에게는 이런 축제가 없기에 의아했지만 뒤에 알베르게에 돌아와서 포스터를 보고 이 축제가 무슨 축제인지를 알았다. 이 축제는 바로 Corpus Christi(성체축일, 聖體祝日)다.

 

 라틴어로 Corpus Christi라 일컫는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Solemnity of Corpus Christi)은 성령 강림 대축일 후 제2주일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성체성사를 기념하고 그 신비를 묵상하는 날로 기독교의 축일의 하나로 전 세계에서 축일 행사를 하는 도시가 많다.

 벨기에의 리에주에서 1264년에 시작된 성체의 축일은 우르바노 4세에 의해서 모든 교회를 위해서 거론되고, 요한 22세에 의해서 1317년 결정되었다. 삼위일체제가 든 주의 목요일에 성체행렬 등에 의해서 성대하게 축하되었는데, 오늘날에는 다음의 일요일에 축하하는 지방이 많다. 이 축일의 미사와 성무일에 관한 전례문은 토마스 아퀴나스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 축제에서 마을을 통과하는 성체경로의 꽃 카펫에 사용하는 꽃은 들판에 있는 꽃들과 가족의 정원에서 키운 꽃들을 사용한다고 하며, 이 축제를 위해 며칠 동안 꽃과 나뭇잎을 준비하고, 길에 도형을 그리고 거기에 맞추어 온 시내를 장식한다. 다른 도시에서의 이 축제를 보지 못해서 잘 알 수 없지만 이곳의 축제는 규모나 질적으로 아주 뛰어나다고 한다. 이 시내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마을에서도 참가하여 모두가 즐기는 엄청난 축제에 내가 우연히도 참석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축제 포스터(2024. 06. 02)

 

길 장식

 

축제의 행렬과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의미도 제대로 모르면서 축제를 함께 즐기고 알베르게로 돌아와 쉬다가 저녁을 먹으려고 우리 무리 4명이 같이 나가 식당을 찾으니 시내의 식당 전체가 만원이다.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가족을 대동하고 무리를 지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 주변 마을 사람들 모두가 이곳에 모인 것 같았다. 어렵게 큰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니 너무 손님이 많아서 주문이 어려웠다. 여태까지 먹어왔던 순례자 메뉴를 시키지 않고 단품으로 여러 가지를 시켜 먹고 계산서를 요청하니 생각보다 많은 액수가 나왔다. 하지만 크게 우려할만한 액수는 아니라 모두 웃으면서 밖으로 나와 산타 마리아 성당의 주변을 조금 구경하고 시내를 따라 올라가며 구경을 했다.

 

 도시의 입구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 까미노 성당(Iglesia de Santa Maria del Camimo)12세기에 만들어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로 현관에는 동방박사의 경배와 파사드에는 이슬람교도에게 바쳐진 100명의 처녀의 전설에 관한 황소의 머리 조각상이 새겨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카리온에서 이슬람교도들에게 처녀 백 명을 바쳐야 했다. 그 중 네 처녀가 성모 마리아에게 작별인사를 해달라고 청했고 그들을 동정한 성모가 황소 네 마리를 나타나게 해서 이슬람교도들을 쫓아내서 처녀들이 풀려났다고 한다. 이밖에 성당 내부에는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승리의 성모와 도움의 그리스도가 있다.

 

산타 마리아 성당 (Iglesia de Santa Maria del Camimo) 전경과 순례자상

 

산타 마리아 (Iglesia de Santa Maria del Camimo) 성당 설명

 

산타 마리아 성당 (Iglesia de Santa Maria del Camimo) 입구

 

 산타 마리아 광장을 통과하여 위로 올라가면 12세기의 로마네스크 건물로 파사드에는 스페인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리스도 판토크라토르가 있는 산티아고 성당(Iglesia de Santiago)이 나온다. 이 성당 광장 입구의 아치에는 24개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조각이 숨겨져 있다.

 

산티아고 성당(Iglesia de Santiago) 광장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알베르게로 가면서 가볍게 맥주를 한잔하고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숙소에 돌아와서 쉬다가 산타 마리아성당에서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에 참석하여 성당 내부를 구경하였다. 미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수녀님에게 이 성당에 얽힌 전설에 관한 황소상이 어디에 있는지를 물으니 잘 모르고 계셨다.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답을 얻을 수 없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산타 마리아 성당의 내부

 

 오늘의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다. 오늘은 우연히 행운이 마주친 날이었다. 언제 우리가 유럽의 축제에 참가해서 함께 즐기며 볼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