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18코스(목포지방해양수산청 -갓바위 - 유달산 -용해동주민센터)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서해랑길 18코스는 목포해양수산청 앞을 출발하여 해안을 걸어 갓바위를 구경하고 목포 시내로 들어가 목포의 여러 역사적인 유적과 현장을 지나 유달산으로 올라가서 유달산둘레길을 빙 돌아서 나와 유방산을 넘어 용해동주민센터에 도착하는 18.0km의 길이다. 이 코스에는 많은 명소가 있어 차분하게 소개하겠다.
서해랑길 18코스 안내판
목포의 바다 풍경
시작점에서 출발하여 바닷가로 걸어가 목포의 해안을 따라 펼쳐지는 여러 풍경을 즐기면서 가니 갓바위가 나타난다.
우리는 갓바위라고 하면 대구 팔공산 동화사의 갓바위가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목포의 영산강 하구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용해동 산86-24에 2009년 4월 27일 천연기념물 제500호로 지정된 목포의 갓바위가 있다. 목포의 갓바위는 해식작용과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풍화혈로서 마치 삿갓을 쓴 사람의 형상으로 보인다 하여 갓바위라 불리는데, 원래 이곳은 예전부터 입암반조라 하여 목포8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곳이었다.
불교와 관계 깊은 팔공산 갓바위와 달리 목포의 갓바위는 갓 모양의 바위 2개가 있다.
이 갓바위에는 효성이 지극했던 아들의 이야기가 다음과 같은 전설로 전한다. 옛날 청년이 살았는데 아버지 병환 때문에 소금팔이, 머슴살이 등으로 힘들게 일해야 했다. 어느 날 청년이 품삯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보니 이미 아버지는 세상을 떠난 후였다. 청년은 아버지를 간호하지도, 임종을 지켜보지도 못 했다는 죄책감에 하늘을 보기 부끄러워 갓을 쓰고 통곡하다가 그대로 바위가 되었는데 큰 바위를 아버지 바위, 작은 바위를 아들 바위라고 한다.
또 다른 전설도 있는데, 모든 번뇌를 끊고 부처님의 도를 깨달은 불교 성자가 영산강을 건너 이 곳에서 잠시 쉬었다. 그는 깜빡하고 삿갓을 놓고 갔는데 그 삿갓이 그대로 바위가 되었는데 중바위(스님바위)라고 부른다고 한다. 산 위에 있는 팔공산 갓바위와 달리 이 쪽은 해안절벽에 있어 바다와 함께 보면 절경이다.
이외에도 또 다른 전설도 있다고 한다.
갓바위 표지
갓바위 설명판
바다 테크 길에서 보는 갓바위의 여러 모습
반대편의 표지
갓바위를 구경하고 해안을 따라 걸으니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나온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목포시와 태안군에 있는 문화재청 소속 책임운영기관이다. 원래 국립문화재연구원 소속으로 해양문화재 발굴과 연구를 담당하던 기관이었으나 별도 기관으로 독립하였다. 대한민국 최고의 해양문화재 연구 기관으로, 옛날의 난파선들과 대한민국 해저에 있는 여러 해양문화재를 발굴하고 연구한다.
1980년 신안해저인양유물의 과학적 보존과 복원을 전담하는 기구를 설치하기로 하여 1981년 문화재연구소 부설 목포보존처리장으로 탄생했다. 1990년 목포해양유물보존처리소가 되었고, 1994년 국립해양유물전시관으로 개편되었다가 2009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되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전경
이곳에서 육교를 건너 건너편 적은 언덕길로 가니 목포문화예술회관이 나오고 그 주변에 여러 조그마한 박물관과 전시 공간과 남도의 예술을 보여 주는 공간들이 나온다.
입암산을 병풍으로 삼고 앞으로는 영산강과 이어져 넓게 펼쳐진 목포 앞바다가 있어 건물의 풍광에서부터 멋진 자태를 자랑하는 목포문화예술회관은 목포시민의 예술수준 향상과 함께 문화예술의 전당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기위해 1997년 7월에 개관하였다.
목포시 용해동에 있는 목포문화예술회관 주변에는 자연사 박물관을 비롯하여 남농기념관,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중요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이 위치하여 다방면으로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목포문화예술회관 주변의 여러 모습
목포문화예술회관을 지나서 길을 따라 걸으니 유명한 삼학도가 나온다.
삼학도(三鶴島)는 바다가 끝나고 강이 시작되는 곳에 아담한 봉우리 셋을 푸른 새처럼 앉혀 놓았던 섬으로 2003년부터 '삼학도 복원화 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하였다.
삼학도는 다음과 같은 전설을 갖고 있다.
옛날 옛적에 유달산에서 한 젊은 장수가 무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그 늠름한 모습에 반하여 마을의 세 처녀가 그 젊은이를 찾아가자 공부에 방해가 된다며 처자들을 거부했다. 세 처녀는 젊은이를 그리워하다 상사병에 걸려 식음을 거부한 채 죽게 된다. 그 처녀들의 혼이 학이 되어 유달산 주위를 날며 슬피 울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모르는 무사는 무예 수련 중 세 마리 학을 향해 활을 쏘아 명중시켰고, 세 마리의 학은 모두 유달산 앞바다에 떨어져 죽게 되었다. 그 후 학이 떨어진 자리에 세 개의 섬이 솟아오르니 사람들은 그 섬을 세 마리 학의 영혼이 어린 섬이란 뜻으로 ‘삼학도’라 부르게 되었다.
삼학도는 연인을 그리워하는 혼이 솟아난 섬인 셈이다. 소통이 안 된 젊은 여인들의 한이 섬이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삼학도에 가서 사랑을 고백하고 그 내역을 적어두면 꼭 이루어진다고 하여 사랑을 이루고 싶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는 각자의 몫이다.
삼학도 표석
이곳이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목포시 산정동 1455에 있는 삼학도공원은 1968년부터 5년에 걸친 간척공사로 육지가 된 곳으로 봄에는 튤립,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코스모스, 겨울에는 동백이 피어 광광객들을 맞아 준다. 기다란 수로 주변에 뻗어있는 한적한 길을 걸어가면 수로를 따라 놓여있는 작은 다리가 운치 있게 느껴진다. 공원 내에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과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카누체험캠프도 있어서 온 가족이 다 같이 오기 좋은 곳이다.
삼학도공원 주변에 있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은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 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기념관이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후세들에게 알리기 위한 곳으로 교육의 장으로 중요한 곳이다.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삼학도공원의 여러 풍경
삼학도공원을 나와 목포의 해안을 걸어가면 목포의 구시가지라 할 수 았는 곳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종합수산시장 앞에 있는 추억의 보리밥골목으로 들어가기 전에 카페가 눈에 보인다. 날이 너무 더워서 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커피를 한잔 청하여 마시면서 주인장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길을 떠났다. 여행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조그마한 인연을 맺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보리밥돌목 입구 표지
카페를 나와 골목길을 지나면 옛날의 향수를 자극하는 집들이 보이고 목포진이 보인다.
목포진은 1439년 4월 설치돼 전라수영의 4개 만호진 중 하나로 서해안을 적으로부터 지킨 수군기지로 수군 주둔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돼 1501년 수군진성이 축성됐다.
목포진은 1895년 폐지되었지만, 목포라는 이름은 남았다. 성벽과 관청 건물이 모두 사라지고 일대에는 민가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는데 1991년 복원 필요성이 제기되어 발굴 조사 등을 거쳐2014년 목포진 역사공원으로 만들면서 객사와 일부 유적을 복원하였다.
목포진의 전경
이 목포진 주변은 목포진역사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거리를 걸어가면 과거의 건물에 현대의 카페가 장식된 건물들이 곳곳에 보이고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목포 중심 유달동과 대성동에 있는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은 옛 건물과 골목, 거리 등이 모두 역사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어 넓은 공간이 통째로 문화재(등록문화제 제718호)로 지정된 대한민국 최초의 사례다. 이곳을 걸어가명 타임머신을 타고 1930년대로 돌아간 느낌마저 들 정도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100년 된 옛 건물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고, 대한제국 시대,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의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목포는 1897년 개항했는데 부산, 인천 등이 외세에 의한 개항이었다면 목포항은 대한제국의 주도하에 우리 정부 스스로가 개항했다.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의 여러 모습
이 근대역사문화공간에는 목포근대역사관이 있다. 목포에서 가장 유명한 옛 건축물로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근대역사관은 개항 초기에 일본이 노적봉 아래 개항장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목포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형태로 영사관을 지은 건물이다. 1900년에 완공된 일본영사관은 여러 역사적 현실에 따라 사용되다가 1910년 경술국치 이후 해방될 때까지는 목포부청으로 사용되었다.
해방 후에는 목포시청, 시립도서관, 목포문화원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되다가 2014년부터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목포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자 가장 높은 건물이었는데 오사카에서 가져온 벽돌을 사용했다고 한다. 내부에는 방마다 영국산 타일과 이탈리아산 대리석으로 장식된 벽난로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역사관 앞의 소녀상
근대역사관 전경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 지역을 걸으면서 구경하고 유달산으로 올라간다. 유달산으로 올라가니 입구에서 노적봉이 먼저 반긴다. 유달동 대의동 2가에 있는 거석 봉우리인 노적봉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李舜臣)이 적을 물리치기 위해 노적봉을 짚과 섶으로 둘러 군량미가 산더미같이 쌓인 것처럼 보이도록 위장하고 바위를 둘러싸고 사람들도 돌아다니게 해서 군인이 있는 척 해서 적을 공략하였다고 하는 곳이다.
노적봉
노적봉에서 유달산으로 올라간다. '유달산에 오르지 않고 목포에 가봤다고 하지 마라'는 말이 있는 만큼 유달산을 빼놓고는 목포를 이야기할 수 없다. 유달산은 영혼이 거쳐 가는 곳이라 하여 영달산이라고도 불렀다. 노령산맥의 큰 줄기가 무안반도 남단에 이르러 마지막 용솟음을 한 유달산은 높이 228.3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노령산맥의 맨 마지막 봉우리이자 다도해로 이어지는 서남단의 땅 끝인 산이다. 목포에 올 때마다 유달산에 오른다. 유달산에서 보는 목포 앞 바다의 다도해는 참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에서 남도의 예술혼이 키워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유달산의 여러 모습
유달산을 올라서 계속 길을 보니 둘레길을 걷게 하였다. 유달산 둘레길은 험한 바위산인 유달산을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게 만든 길이다. 다도해의 경관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약 6km의 길로 부드러운 흙길이다. 한말의 대학자인 정만조 선생이 1907년에 세운 목포시사, 달성사의 애틋한 철거탑, 국내 최초의 야외 조각공원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낙조대에서 고하도 목포대교 부근을 빨갛게 물들이는 해넘이와 그 사이를 오고 가는 크고 작은 선박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아름답다.
둘레길 주변을 걸으니 제법 먼 길임에도 서해랑길 표지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길을 걸으며 이와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 조금 의아했다. 그래서 두루누비에 문의를 하니 그들도 답답하다고 하였다. 리본을 달고 표지를 붙여 놓으면 누군가가 이 것을 떼어 버린다고 한다. 너무 몰지각한 행동이다. 길의 리본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표시인데 지역 주민이 무엇이 불만이기에 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지가 의문이다.
유달산 둘레길 안내판
둘레길을 가니 뜻밖에 폭포가 보이고 시원하게 물이 흘러내린다. 잠시 구경하고 있으니 지나가던 부부가 이 폭포는 인공폭포라고 하면서 방금까지 물이 흘러내리지 않았는데 지금 물이 흘러내린다고 하면서 그들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런 조그마한 일도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이다.
인공폭포의 모습
인공폭포의 설명
둘레길에서 보는 목포 앞 바다 풍경
유달산 둘레길을 돌아 내려오면 목포 시가지가 펼쳐진다. 이 시가지를 걸어가며 유달산 쪽을 바라보니 목포해상케이블카가 다니고 있다. 동해안과 남해안을 걸으면서 여러 곳에서 케이블카를 보았다. 환경론자들은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문제에 조심하면서 더 많은 곳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목포해상케이블카의 모습
목포시내를 제법 걸어가서 유방산의 작은 산길로 들어선다. 하루 종일 걸었기에 조금은 피로하였으나 마지막 남은 길이라 힘을 내어서 걸어가니 옥녀봉이라는 표지의 설명판이 보였다. 하루의 마지막이라 제법 힘들여 산을 넘어간다.
옥녀봉 표지
옥녀봉을 내려와 조금 가니 오늘의 종착지인 용해동행벙복지센터가 나온다. 제법 번화한 곳이라 이곳에 숙박을 할 수 있는가를 찾으니 근처에는 없다. 하는 수없이 처음 예정했던 숙박소를 제법 걸어 찾아가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목포라는 도시라 부근에서 숙박지를 찾아 오늘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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