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15코스(당포버스정류장 - 마천마을 - 달도교차로)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15코스는 당포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농촌 길을 걸어가 마천마을을 지나서 계속 농촌 길을 걸으면 별암선착장에 도착한다. 이 선착장에서 방조제를 건너면 금호도에 도착하고, 금호도 해안을 즐기면서 금호 제2방조제를 지나서 달도교차로에 도착하는 13.6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15코스 안내판

 

 당포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아무런 특징이 없는 농촌 길을 한가롭게 걸어가니 멀리서 뻐꾸기 소리가 들린다. 처량하게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제법 명랑하게 들린다. 뻐꾸기는 자신이 울던 소리를 항상 같이 내는데 그 소리를 듣고 처량하다고 느끼거나 구슬프다고 느끼는 것은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으리라 생각을 한다. 하지만 지금 내가 듣는 소리가 명랑하게 들리는 것은 내가 길을 걷는 지금 마음이 즐겁기 때문이리라 생각을 하였다.

 

농촌 길의 여러 모습

 

바다의 모습

 

 길을 계속 가니 별암선착장이 나오고 큰 방조제가 나온다. 금호 제 1방조제다. 방조제 옆에 보니 작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아마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여러 편의 시설을 갖춘 마을인 듯하였다. 주변을 둘러 보니 식당이 있어 들어가 망설이지 않고 들어갔다. 이 길을 걸으면서 어디서든지 식당이 보이면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거의 불문율이다. 해남의 우수영마을 지나고 나서 밥을 먹을 식당이 없어 만 하루를 가지고 간 음식물로 배를 채웠는데 식당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 들어가 주인장을 불러 식사를 주문하여 배불리 밥을 먹고 주인과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방조제를 지나 금호도로 들어간다.

 

방조제

 

 해남 산이면 금호도(錦湖島)는 원래는 섬이었어나 화원반도와 해남반도를 거대한 금호방조제로 바다를 막아 호수로 만들어져 육지가 되었다.

 금호방조제는 영산강유역 농업종합개발 제3단계 공사의 일환으로 대규모 농경지와 수자원 확보를 위해 건립되었다. 별암선착장에서 금호도로 이어지는 제 1방조제와 금호도에서 달도로 이어지는 제 2방조제가 있다.

 방조제로 인하여 교통의 편리함으로 지역발전에 큰 전기를 마련하였으나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한다. 방조제로 인하여 사라져 버린 갯벌의 가치와 개발의 문제점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한다.

 

5월의 여왕 장미가 피어 있는 담장

 

금호도 중간 해안 길에 있는 주유소와 식당

 

 여기에서 아직 날이 저물지 않았지만 오늘의 여정을 멈추기로 하였다. 내가 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숙소를 검색해 보니 이곳에 펜션이 있었다. 그리고 다음의 머물 곳은 너무 멀었다. 그래서 내일은 좀 많이 걷기로 생각하고 오늘은 일찍 쉬기로 하였다. 마침 식당이 있었으나 영업은 하지 않았지만 주유소에 있는 편의점을 요긴하게 사용할 수도 있었다.

 숙소는 머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주인도 나에게 숙박할 곳만 알려주고 집을 비워 제법 큰 펜션에 나 혼자만이 조용하게 지내게 되었다.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해질 무렵이 되어 바깥으로 나가니 해가 산위로 져서 별로 볼 폼이 없었다. 지난해부터 해넘이의 광경을 너무나 많이 보았기에 이제 왠만한 풍경은 눈에 차지도 않는 간사함이 마음에 들었다. 하여튼 하루를 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나머지 길을 가기로 한다.

 

숙소

 

숙소에서 보는 해넘이 풍경

 

 다음 날 아침에 길을 떠나니 해무가 자욱하게 깔렸다. 금호도에서 달도로 이어지는 금호 제 2방조제를 지나 달도교차로에 도착하여 이 코스를 끝낸다.

 

금호 제 2방조제

 

 이 코스도 별다른 특징이 없는 길이다. 그저 목포로 가는 길을 걷는다는 의미밖에 없다.

 

 이길을 걸을 사람은 반드시 마실 물과 먹을 음식을 준비에 유의해야 한다. 식수를 구할 곳도 음식을 구할 곳도 힘든 곳이나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