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남파랑길 83 코스(구목리교서쪽 - 백련사 -도암농협앞)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83 코스는 구목리교서쪽에서 출발하여 탐진강을 따라 강진만생테공원을 옆에 끼고 내려와서 백련사와 다산초당으로 간다. 다산초당에서 산을 내려오면 석문공원이 나오고 공원의 산길을 걸어가서 내려오면 도암면 농협에서 끝이 나는 18.0km의 길이다.

 

83 코스 지도

 

83 코스 안내판

 

  82 코스가 끝나는 구목리교는 강진읍에 있다. 그래서 조금 걸어가 강진읍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83 코스 시작점으로 와서 걷기를 시작한다.

  83 코스의 시작은 82 코스와 같은 풍경을 보면서 걷는 길이다. 82 코스가 탐진강과 강진만생태공원을 왼쪽으로 끼고 걸어가는데 83 코스는 강을 건너 오른쪽에 끼고 길을 간다. 물론 작은 차이는 있겠지만 같은 풍경을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코스도 생태공원안으로 들어가 나무 테크길을 걸으며 자연을 즐기는 것이 원래의 길이지만 조류독감으로 길을 모두 봉쇄해 놓았다. 하지만 강변으로 걸어가는 길이 있어 82 코스와는 다르게 우회를 하면서 길을 걷고 두루누비에 이 사실을 알려 주니 곧 코스 수정의 공지가 나왔다.

 

강진만생태공원

 

 이 길을 가면 '남도유배길'이라는 입간판을 자주 본다.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은 삼남대로의 한 갈래이다. 강진군의 다산수련원에서 시작하여 다산초당~백련사~철새도래지~사의재~영랑 생가~고성사~무위사~태평양 녹차밭~누릿재~천황사~월출산 자락~성풍사지 5층석탑~도갑사~왕인박사 유적지~영암 구림마을까지 이어지는 약 55에 걸쳐 펼쳐진다. 전라남도에서 새롭게 조성한 해남군 북일면~다산초당 구간을 포함하면 남도 유배길의 총 길이는 65.7에 이른다. 그러니 이 길은 남파랑길가 제법 겹친다.

 

남도유배길 표시

 

겨울 철새들

 

 강진만생태공원을 지나면 내륙으로 길을 안내한다. 백련사로 가는 길이다.

 

백련사 가는 길

 

 백련사 입구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하고 백련사로 올라가니 장애인들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을 데리고 온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 와서 해남 땅끝까지 걷는다고 하니 감탄을 한다. 이 길을 걸으면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감탄을 하는 일이 다반사다.

 

 강진군 도암면(道岩面) 만덕리(萬德里) 만덕산에 있는 백련사(白蓮寺)의 원래 이름은 만덕산(408m)에 있으므로 만덕사(萬德寺)로 신라 문성왕때 무염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온다. 그 뒤 고려 희종 7년 원묘국사 요세스님이 옛터에 중창하고 백련결사로 크게 이름을 날려 백련사로 불리게 되었고 그 뒤 이 절에서는 120년 동안을 이어 고려의 8국사(國師)를 배출하였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만덕사로 불렸지만 근래에 다시 이름을 고쳐 백련사라고 부르게 되었다.

 백련사의 자랑은 많으나 그 중에서 유명한 것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숲이다. 아름드리 동백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서 있는 3,000여 평에 달하는 숲속은 사시사철 푸르고 두터운 잎으로 인해 대낮에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 동백나무숲을 지나 다산초당 가는 산책길에는 백련사에서 재배하는 차밭과 야생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백련사가 있던 산은 고려시대 때부터 자생해온 이 야생 차밭이 있어서 다산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때문에 정약용이 이곳에 유배와 지냈다는 의미로 다산이라는 호를 지어 사용했다고 한다.

 

단풍이 곱게 든 백련사 뒷산

 

백련사 일주문

 

백련사 단풍

 

백련사 동백나무숲

 

다산초당 가는 길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 자락에는 두 곳의 유명 여행지가 있는데 백련사(白蓮寺)와 다산초당(茶山草堂)이다. 두 곳을 이어주는 오솔길은 다산 정약용이 백련사의 아암 혜장 선사를 만나기 위해 오가던 사색의 길이다. 길이는 800m 정도이며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되는 산 속 숲길 주변에는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어우러져 있어 경관이 아름답고 경사도 완만하여 걷기에 아주 좋다.

 

백련사 차밭

 

다산초당 가는 길에 보는 백련사

 

다산초당 가는 오솔길

 

 오솔길을 지나서 내려오면 다산초당의 건물들이 보인다. 비록 현대에 지어진 건물이지만 다산의 자취를 흠모하는 사람들과 많은 관광객들에게는 많은 정감을 느끼는 곳이다.

 

 강진만이 한눈에 굽어보이는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문화재로 1963년에 다산초당을 포함한 관련 유적 일대가 사적 제107호로 지정되었다.

공식 명칭은 강진 다산 정약용유적 또는 강진 정다산유적이다. 원래는 초가였지만 현재는 기와집 형태로 바뀌었기 때문에 유적지로 불리고 있다.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이 1801년 신유박해로 인해 강진으로 귀양을 와서 18(1801~1818)의 유배 기간 동안 11년가량(1808~1818)을 머물며 생활하던 집이다. 이곳에서 정약용은 유배가 끝날 때까지 생활하며 학문에 몰두한 끝에 목민심서를 비롯한 숱한 저서들을 남겼다.

 현판에 판각된 다산초당'이란 글씨는 추사 김정희 선생의 친필을 집자해서 모각한 것이다.

 

 다산초당과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가 있고 다산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지만 나의 지식으로 이야기하기보다 백과사전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다산초당의 여러 모습

 

다산초당 안내판

 

 

 다산초당을 지나 바로 밑의 찻집에서 동행과 함께 향기로운 솔순차를 마시며 휴식을 잠시하고 다시 길을 가니 남도명품길 중의 하나인  '강진바스락길'을 표시하면서 '인연의 길'로 명명된 이정표가 보인다.

 

강진 바스락길은 백련사에서 시작해 해남 대흥사에 이르는 총 37.4의 걷기 길로 전라남도가 남도 명품길조성사업의 하나로 해남 미황사 달마고도와 함께 첫 번째 사업으로 만든 전남의 대표 길이기도 하다.

이중 인연의 길코스는 백련사에서 다산초당과 석문공원을 거쳐 도암면 소재지에 이르는 8구간이다.

인연의 길이라는 이름이 불리게 된 것은 19세기 초 이 오솔길을 통해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련사의 혜장선사와 아름다운 우정과 배움을 나눈 인연 때문이다.

 

인연의 길 표시

 

길가의 기이하게 자란 소나무

 

 산을 내려와 조금 가니 석문공원이 나온다.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리며 강진군에 있는 석문공원은 석문산과 만덕산 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공원의 절경이 너무 멋이 있어서 이런 별칭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석문(石門)이라는 이름은 북동쪽의 만덕산에서 남서쪽의 덕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중간에 하천 양안에 솟아 있는 암석지형은 긴 세월과 비바람이 조각한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마치 돌문처럼 생겼고 멀리서 보면 큰 바위 안으로 들어가는 문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석문공원에서 보는 기암괴석

 

 석문공원을 따라 올라가면 큰 도로 위에 도로를 가로 지르는 구름다리가 보인다. 이름도 조금 특이한 '사랑+ 구름다리'다.

 

 만덕산과 석문산의 단절된 등산로를 연결하는 길이 111m, 1.5m로 산악현수형 출렁다리인 사랑구름다리는 구름다리 양끝에는 하트모양의 게이트 겸 포토존 조형물이 설치되어 등산객들에게는 만남의 장소로 연인들에게는 사랑이 이뤄지는 장소로 애용되는 곳이다.

 원래 등산로가 만덕산과 석문산이 따로 있었는데 이 사랑구름다리를 통해 단절된 등산로가 연결이 되어 이름을 사랑+로 지었다고 한다.

 이 다리는 심하지는 않지만 출렁거리는 출렁다리다. 그리고 밑을 보면 차들이 지나다니는 대로가 아찔하게 보이는 곳으로 건너는데 제법 재미가 있다.

 

사랑+ 구름다리

 

 다리를 건너니 길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산길을 가게 만들어 놓았다. 밑에는 사람이 다니는 길은 없고 차가 다니는 길만 있어 어쩔 수 없이 산길을 가는데 하루 종일 걸었는데 저녁 마지막 길에 산길을 가는 것이 그렇게 즐겁지는 않았다.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산길을 가니 바라보는 경치가 제법 솔솔했다.

 

 

 구름다리를 건너 데크를 내려와서 조금 가면 세종대왕(탕건) 바위가 나온다. 느닷없이 세종대왕이라니 하는 의문을 가지며 돌아보니 구름다리 주변의 암석의 경치가 그냥 지나칠 수 없이 좋았다.

 

 세종대왕이 익선관을 쓰고 인자한 모습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형상의 바위 세종대왕의 가슴으로 뱀 한 마리가 생동감 있게 기어 올라가고 있다. 세종대왕의 자애로운 모습으로 봐서 이것이 뱀이 아니라 평범한 민중들이 아닐까 생각되는 형태이다.(안내판의 설명)

 

강진의 남도명품길 표시

 

 산길을 내려와 도암면 소재지로 들어가 농협앞에서 이 길은 끝난다. 이곳은 면소재지이지만 숙박을 하는 곳이 없다. 온갖 인터넷을 뒤져서 겨우 숙소를 정했는데 이 집의 주인도 자기 집에서는 숙박을 할 수 없다고 오면 다른 집을 소개해 주겠다고 해서 예약을 한 곳으로 가니 다른 집으로 데려 간다. 전문적인 숙박업소가 아니라 그냥 아는 사람들에게만 숙박을 허용하는 곳인 것 같았는데 집이 아주 기풍이 있는 집이었다. 아주 고대광실은 아니었지만 정결하게 꾸며진 집으로 각 방마다 당호가 붙어 있었다. 그것도 제법 오래되어 퇴색한 당호가 있었다. 주인과 이야기를 해 보니 아마도 이 곳에서는 명망이 있는 집인 것 같았다. 뜻밖에 좋은 집에서 머무르게 되어 어제의 가우도와 같이 좋은 운이 따랐다.

 숙소에 배낭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니 어디에 숙박을 하는지를 물었다. 그래서 이곳에 숙박지가 없어 참 어려웠다고 하니 마을문화회관을 재단장하여 숙박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면사무소에 전화를 해서 물어 보았는데 그런 말이 없었다고 하자 주인이 조금 화를 내면서 내일 면에 가서 따져야겠다고 의아해 한다. 어떻게 결말이 났는지 모르겠으나 앞으로 이 길을 가는 사람은 참조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