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울릉도 여행 둘째 날 - 성인봉 등산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성스러운 봉우리 성인봉

 

 울릉도 여행 둘째 날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독도를 가야 한다. 하지만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독도행 배가 출항을 하지 못한다느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아들과 의논한 끝에 성인봉을 올라가기로 하였다. 아들이 고등학생일 때 우리는 전국의 명산을 함께 등반한 경험이 있기에 쉽게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비록 기상이 좋지 않아 다소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비가 제법 오지만 성인봉을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자고 결정하고 성인봉을 향해 출발했다.

 

 먼저 섬을 일주하는 버스를 타고 천부로 갔다. 사실 울릉도에서 버스를 잘 이용하면 교통편이 상당히 편하다. 택시가 많이 있지만 일부러 택시를 탈 필요는 없다. 예전에는 교통이 불편했지만 지금은 수시로 버스가 다니고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추면 상당히 편리하다. 덧붙이면 울릉도의 모든 버스는 도동항에서 시작하여 도동항에서 끝난다. 자기가 갈 곳을 정하고 버스 노선을 선택하여 타면 된다. 천부에서 버스를 내려 다시 나리분지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나리분지에 도착하니 비가 장난이 아니게 많이 온다.

 

 

성인봉

 

 

천부 버스 정류소

 

 

울릉도 교통수단 버스

 

 

 

천부 앞 바다

 

 울릉도에서는 유일하게 넓은 평야지대를 이루고 있는 나리분지는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구원으로 면적 1.5~2.0이고, 동서길이 약 1.5km, 남북길이 약 2km이다. 그 안에 분출한 알봉(卵峰:611 m)과 알봉에서 흘러내린 용암에 의해 다시 두 개의 화구원으로 분리되어, 북동쪽에 나리마을, 남서쪽에 알봉마을이 있다. 분지 주위는 외륜산(外輪山)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성인봉은 외륜산의 최고봉이자 울릉도 최고봉이다.

 

 울릉도는 눈이 많이 오는 곳으로 겨울에는 3m 이상의 눈이 내리는 일이 자주 있다. 과거 나리분지의 가옥은 기후적 특성에 대비하기 위하여 우데기, 축담 등의 독특한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우데기는 눈이 많이 쌓일 때를 대비하여 처마를 따라 여러 개의 기둥을 세우고 새로 엮은 이엉을 둘러친 것이다. 축담은 우데기와 방 사이의 공간을 가리킨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주택 개량으로 인하여 우데기나 축담의 흔적을 거의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이곳은 식당과 민박집이 들어서서 농촌 관광지의 면모를 갖추고 있지만, 처음에는 작은 농가들이 넓은 분지 바닥에 띄엄띄엄 산재해 있었고, 주민이 사는 너와집도 볼 수 있었다. 나리분지는 논농사를 짓던 울릉도 유일의 평지였으나, 현재는 천궁과 같은 약초와 고추냉이를 재배함으로써 주민들은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나리분지의 모습

 

 아침도 먹지 않고 출발을 하였기에 늦었지만 아침을 먹으려고 나리촌으로 가서 울릉도의 산채정식을 한상 시켜 먹고(산채 정식은 울릉도 먹거리에서 보여 드리겠다.) 비가 많이 오지만 성인봉으로 발길을 돌렸다. 식당 주인이 조금 근심을 하였으나 우리는 상관없이 성인봉으로 향했다. 만약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산을 오를 수 없으면 하산하기로 아들과 사전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나리촌 식당

 

 

 

 

 

나리촌 부근에 있는 옛날 울릉도 투막집

 

 본격적으로 비를 맞으며 성인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울릉도의 산림은 대개가 원시림 형태를 보여 준다. 사람이 가꾸거나 한 것이 아니라 자연상태에서 그냥 자란 나무들이 울창하게 늘어서 있어 다른 산에서 보는 풍경과는 색다른 모양을 볼 수 있다.

 

 

성인봉 가는 이정표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으로 가는 길에 처음 만나는 원시림

 

 

 

 

 

 

나리동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지

 

 

 

 

 

성인봉 가는 도중의 풍경

 

 투막집은 울릉도 전통가옥의 하나로 둥근 나무를 우물 틀 모양으로 쌓아올려서 벽을 이룬 집으로 강원도 산간지대에서는 귀틀집’, 평안남도에서는 방틀집또는 목채집’, 평안북도와 강원도에서는 틀목집이라고도 한다. 자세한 설명은 지식백과를 참조하세요.

 

 

 

 

나리동 억새 투막집 외부 전경

 

 

 

 

 

투막집 내부의 모습

 

 

울릉 성인봉 원시림 설명

 

원시림지대를 걸어가니 아들녀석이 숲이 좋다고 감탄을 한다. 하지만 비가 제법 세차게 내려 우장을 갖추고 걷기에는 좀 불편했다. 또 길을 올라가니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서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요즈음의 산에는 안전을 위해서 나무 계단을 많은 곳에 만들어 놓았는데 사실은 흙길이 제일 좋다. 나무 계단을 올라가면서 생각하기를 이 계단을 설치하는 노고와 예산과 인력으로 흙길을 보수하고 흙을 밟고 다닐 수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항상 생각한다.

 

 

 

 

원시림지대와 나무 계단

 

 제법 세차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길을 재촉하여 가니 알봉을 바라보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여기에서 바라보는 울릉도는 또 다른 경치를 보여 준다. 잠시 쉬다가 비를 뚫고 성인봉으로 올라 가기로 하고 길을 재촉했다. 도중에 도동항에서 넘어오는 등산객들을 만나 가볍게 인사를 나우고 계속 성인봉을 향해갔다.

 

 

 

 

전망대에서 보는 알봉과 주변 경치

 

 

밑둥이 완전히 비어 있는 나무 - 위에는 생명이 있다.

 

계속 산을 올라가면 드디어 약수터를 만난다. 이제 성인봉을 거의 다 온 것이다. 한여름에 이 약수터엗 도착하여 시원한 물을 한 바가지 마시면 온몸이 시원해지는 물이다. 성인봉을 올라 가는 도중에 있는 유일한 샘물이다. 샘에서 물을 한 바가지 떠서 마시니 속이 시원하다. 이 산위에 이렇게 샘이 있다는 것도 자연의 한 경이로움이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한 것이라 생각하고 물을 마시고 또 길을 재촉했다.

 

 

 

약수터

 

 

성인봉을 가리키는 이정표

 

 

 

 

성인봉 가까이의 원시림 - 비가 오기에 비안개로 신비로운 모습을 보인다.

 

 화산 폭발에 의해 생성된 울릉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고, 그 정상이 성인봉이다. 산행 시간이 제법 많이 소요되지만 울창한 원시림을 헤치고 트레킹을 즐기는 맛과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광이 일품이다. 높이 984m로 울릉도의 최고봉으로 이 봉우리를 기점으로 뻗어나간 능선과 산을 기점으로 군의 행정구역이 구분되고 울릉도의 모든 하천의 시작이 이곳이라고 한다. 성인봉 북서쪽에는 나리분지 안에 솟은 중앙 화구구(火口丘)인 알봉[卵峰]이 있다. 성인봉을 중심으로 많은 식물이 분포하는데, 이 가운데 특종식물이 40여 종이나 된다고 하니 매우 오랫동안 육지와는 떨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대동여지도> 등에는 중봉(中峰)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울릉도내도>에 성인봉이라는 지명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산의 모양이 성스럽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하고, 봉우리의 영험한 능력 때문에 성인봉이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전설에는 울릉도에 오래 비가 오지 않자 사람들은 물이 귀해서 야단이 났다. 그래서 점쟁이에게 점을 치자 성인봉 꼭대기를 파 보라고 하였고 사람들이 산꼭대기로 올라가 한 길쯤 파 들어가자 연기가 솟았다. 사람들이 더 깊이 파 내려가자 사람의 시체가 나왔다. 사람들이 시체를 파내어 개울로 굴리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그 뒤 울릉도에 이상한 일이 생기거나 가뭄이 들면 사람들은 성인봉 꼭대기를 파보게 되었고 그때마다 대개 관이나 시체가 나왔다고 전한다. 이는 성인봉이 영험한 명산이라서 풍수설을 믿고 사람들이 남 몰래 묘를 썼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한다.

 

 

성인봉 표지석

 

 

 

 

성인봉에서 보는 저동항

 

 

 

성인봉에서 도동으로 내려오는 도중에 보는 원시림

 

 

 

도동쪽으로 내려 오면서 보는 풍경

 

도동쪽으로 내려 오는 도중에 비가 거친다. 시야가 이제 좀 트인다. 휴게소용 정자가 있어 잠시 쉬면서 아들과 일기가 우리를 도와 주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성인봉을 올라갔다 왔다고 자위를 했다. 멀리 울릉도의 바다와 항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휴게소 정자에서 보는 울릉도 항구

 

 

 내려오는 길을 도동쪽으로 택하지 않고 저동쪽을 향했다. 결론을 말하면 성인봉을 등산하는 사람은 하산길을 저동쪽보다는 도동쪽을 택하는 것이 편하다. 저번에 성인봉을 올랐을 대는 도동쪽으로 내려오면서 편했는데 저동쪽은 거리도 멀고 불편하다.

 참고하시기를.....

 

 성인봉 등산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 젖은 옷과 신발을 벗어 말리고 좀 쉬다가 울릉도의 명물로 꼽히는 오징어를 먹기 위해서 횟집으로 향했다. 예전에는 지천으로 있던 오징어가 지금은 귀하여 제법 비쌌다. 그래도 울릉도에 왔는데 먹지 않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