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고대 원형극장 - 터키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터키 유적지의 원형극장

 

 그리스의 원형극장보다 터키의 원형극장이 더 규모가 크고 웅장하다.

로마시대의 영향을 많이 받은 터키의 유적에는 로마식 형극장이 많이 있다. 그리고 규모의 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웅장하고 거대하다. 인구도 얼마 되지 안았던 그 시대에 이렇게 거대한 극장이 왜 필요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일개 필부에 지나지 않는 나의 무지라 생각하고 구경을 했다.

 

 

 * 라오디키아(파묵칼레)

 

 서쪽극장이라는 설명으로 보아 다른 쪽에도 극장이 있었으리라 짐작이 되는데 한 도시안에 여러 개의 극장이 있을 정도라면 이 도시의 크기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와 터키를 여행하면서 본 원형극장은 거의 완전하게 복원된 것이 많았는데 이 원형극장은 아직 복원하기에는 세월이 멀다. 설명에 의하면 약 8000석을 갖추고 있다 하는데 크기가 그 이상으로 보인다. 극장의 아래 부분은 거의 허물어져 있고, 상부만 온전히 보존되어 그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 베르가마 아스클레피온

 

 아스클레피온은 병원의 도시이다. 그래서 치료의 한 방법으로 음악을 이용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곳으로 환자들과 그 구성원들의 그장으로 규모가 대단하며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베르가마 아크로폴리스

 

 에우메네스 2세가 건립한 약 1만석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야외극장으로 약 80열의 관객석은 가파르게 경사가 진 것도 특징이다. 이 극장은 음향시성이 아주 뛰어나게 갖추어졌다고 한다. 무대에 선 배우가 보통의 목소리로 말해도 맨 위의 관객이 똑똑하게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극장을 중심으로 여러 유적지를 쉽게 갈 수 있다. 또 막힘이 없이 앞이 탁 트이어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극장이 있어 관람을 하기에는 일품이었을 것이다.

 극장의 맨 위에는 극장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다. 나는 극장 아래에서 올라 왔기에 처음에는 몰랐다. 하지만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여러 신전에서 극장으로 통하는 길이 있었다. 극장 위에는 디오니소스 신전, 아테네신전, 제우스신전, 트라이아누스신전 등이 극장을 둥글게 싸고 있는 구조다.

 

 

 

 

 

 

 

 

 

 

 

 

 

 * 아프로디시아스

 

기원전 1세기경에 시작하여 기원전 27년에 완공하였다는 극장은 약 8000명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프로디시아스의 최전성기의 인구는 2만 명 정도라고 전한다. 원형극장에서는 오락이 아니라 신에 대한 의식과 모두가 함께 공유해야 할 가치와 상식을 공연하였다고 한다. 오이디푸스신화와 같은 교훈극이 당시의 연극이다. 그리스 비극은 시대를 넘어서 인간 모두에게 전해질 교훈이자 상식에 해당된다. 이 극장은 케난교수가 발굴을 결심햇을 때는 마을이 위에 있었다 한다. 1966년 이 마을을 이주시키고 본격적인 발굴을 하였는데, 마을이 있은 덕분에 원형이 거의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었고, 많은 조각과 비문들을 발견하였다. 비문의 내용에 의하면 많은 유물이 있어야 하나 비잔틴 시대에 기독교화 하는 과정에서 아마 거의 없어져 버린 것 같다. 아프로디시아스의 원형극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특별석이 많다. 특별석이란 등받이를 갖춘 의자형 좌석으로 관람하기 편한 앞줄과 한가운데 들어서 있다.

 

 

 

 

 

 

 

 

 * 에페소스 대극장

 

 문명의 쇠락과 역사의 흔적을 더듬으며 피온의 언덕에 올라선다. 파나 유르산 언덕에 지어진 야외 대극장은 2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로 그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거의 완벽하게 원형이 보존되어 있고, 오늘날의 극장과 비교해도 현대의 극장이 따라가지 못한다. 극장은 기원전 3세기에 건설을 시작하여 여러 번의 개축을 거쳐 로마 초기인 41- 117년 사이에 대대적인 개축을 통해 로마식으로 바뀌어 지금 전한다. 중앙 무대정면 건물에는 부조와 조각들로 장식했다. 음향시설을 완벽하게 설계되어 지금도 에페소스 국제음악제가 여기에서 열린다 한다. 특히 이 극장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여신 숭배와 기독교의 갈등이 빗어진 곳이다. 사도 바울이 이곳에서 우상숭배 철폐의 설교를 하다가 추방된 곳이다.

 

 엄청난 규모와 아름다운 극장의 외형에 감탄하면서 잠시 객석에 앉아 지난 날의 영화를 회상하면서 지금은 묻혀버린 고대의 항만을 바라본다. 2,000년 전의 영화를 회상하며 시간의 도도한 흐름속에서 사라져 버린 인간의 모습을 흑백 필름처럼 가슴속에 떠 올려 본다. 헬레니즘 시대의 고대 유적지 에페소스의 신비를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깊은 역사의 지혜를 깨우친다.

 

 

 

 

 

 

 

 

 

 

 

 

 

 

 

 

 

 * 에페소스 오데온

 

 남쪽 입구로 들어서면 바실리카 스토아(열주)들이 연이어 늘어선 거리 앞으로 소극장터인 오데온이 있다. 지붕이 있던 약 1500명을 수용하는 소극장으로 시낭송이나 음악회가 열렸던 곳이었다. 오데온 앞으로는 거대한 아고라가 자리하고 있으며 오른쪽으로 2세기에 지어진 바리우스의 욕장터가 3개의 아치와 함께 흔적만을 남기고 남아있다.

 

 오데온 소극장 정상에 올라 앉아 지나간 시대의 흔적을 느껴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본다. 지금도 이곳을 오고 가는 사람들, 과거에도 이곳을 지나갔던 사람들,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은 오늘도 어제에 이어 유유히 흘러간다.

 

 

 

 

 

 

 

 

 *트로이 오데온

 

 9기에 만들어진 로마 극장으로 거의 완전하게 복원되어 있다. 마지막 9기는 기원전 150년경부터 로마시대였던 서기 500년까지로 추정된다. 이곳은 로마의 시조인 아이네이아스가 태어난 곳으로 알려져 로마황제들의 관심이 많았던 곳이다. 이 오데온과 극장은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지어졌다고 한다. 한 때는 번창했으나 차츰 쇠퇴하다가 5세기 말경 지진에 의해 파괴되고 폐허로 방치되어 있었다.

 

 

 

*히에라폴리스(파묵칼레)

 

 서기 60년에 남동쪽 언덕에 지은 극장으로 북문 근처에 있던 극장이 지진으로 인해 파괴되었는데 그 석재를 이용해서 이 극장을 지었다고 한다. 언덕위에 지은 극장으로 약 50열의 관람석에는 15,000명 정도를 수용하는 큰 규모이다. 여기서 출토된 아포론과 아르테미스, 디오니소스 등의 유물들은 박물관에 따로 전시실을 마련하여 전시하고 있다.

 

 

 

 

 

 

내가 그리스와 터키의 고대 문명의 유적을 탐방하면서 본 원형극장은 나에게 큰 감흥과 흥미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못 본 다른 극장도 많이 있겠지만 내 눈에 보인 극장만으로도 이미 마음속 깊이 원형극장이 각인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