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서해랑길 78코스(도성3리마을회관 - 진충사 - 대산버스터미널)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8코스는 도성3리 마을회관을 출발하여 해안을 따라 걷다가 조금 언덕으로 올라가면 진충사가 나오고 가을 들판을 보면서 걸어가면 바다를 막아 만든 염전저수지를 지나 해안을 따라 걸어 대산버스터미널에 이르는 13km의 비교적 짧은 길이다.

 

78코스 안내판

 

 77코스가 짧은 거리라 77코스를 마치니 아직 10시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77코스가 끝나는 도성3리 마을회관 옆에 고고학계에는 아주 유명한 칠지도에 대한 여러 설명이 보이고 이곳에서 칠지도가 제작되었다는 기념비가 서 있다.

 

 칠지도는 백제의 왕이 일본의 왕에게 내렸다고 알려진 칼로, 백제의 뛰어난 제철 기술을 보여 주는 단철(鍛鐵)로 만든 양날의 칼로 전체 길이는 74.9cm이며, 칼날의 길이는 65cm이다. 칼의 좌우로 각각 3개씩의 칼날이 가지 모양으로 뻗어 있어 칠지도(七支刀)라고 부른다. 칼의 양면에는 60여 자의 명문(銘文)이 금상감(金象嵌) 기법으로 새겨져 있다. 칠지도는 고대 일본과 한반도의 관계를 알려주는 가장 오랜 문자 사료이다. 하지만 표면이 부식되어 일부 글자는 판독이 어렵다. 많은 연구와 방사선 촬영 등을 통해 총 60여 자가 확인되었으나, 몇몇 글자(···)는 여전히 해석의 어려움이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글자는 앞면에 四年十月十六日丙午正陽造百鍊七支刀辟百兵宜供供侯王□□□□, 뒷면에 先世以來未有此刀百濟奇生聖音故爲倭王旨造□□□이다. 이글을 학자들은 앞면에는 무쇠를 백 번 두들겨 칠지도를 만들었으며, 이 칼은 모든 적을 막아낼 것이고 후왕에게 준다고 적혀 있고, 뒷면에는 왜왕을 위해 만들어 주는 것이니, 후세에 전하여 보이라.’는 글귀로 해석하고, 일본의 역사서인 일본서기에 백제가 일본에 하사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백제의 왕이 일본의 왕에게 내렸다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역사학자들은 칠지도가 백제의 제13대 임금인 근초고왕 때 일본으로 전해진 것으로 추측한다. 무기로서의 실용성보다는 제의(祭儀) 등에서 상징적인 용도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1953년에 일본 국보로 지정되었고, 현재 일본 나라 현 이소노카미 신궁에 보관되어 있다.

 

 칠지도에 대해서는 대강이라도 알고 있었는데 여기서 칠지도가 제작되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라 조금은 의아스러웠으나 새롭게 하나의 사실을 알았다고 생각을 하였다.

 

  여기사 짐시 버스정류장에서 쉬다가 바로 78코스로 발을 옮겼다. 78코스도 별다른 특징이 없는 해안을 따라 걷다가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진충사가 나온다.

 

칠지도에 관한 여러 표석들

 

 

 

 진충사(振忠祠)는 정충신을 제향하고 있는 사우로 1636(인조 14) 왕명에 의해 건립되었다.

 정 충신(鄭忠信, 1576~1636)은 원래 광주에서 태어나 몰락 양반의 집안에서 자랐으나 총명하여 다방면에 정통했고 기상이 늠름하여 덕장으로 명성이 높았다고 전해진다. 1633(인조 11) 당진에 유배된 이후 서산 대산에서 은거하다가 지곡면 대요리의 지세를 살펴보고 자신의 묘소를 정하였다고 한다. 원래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 일대는 인조 때 난을 일으킨 이괄(李适) 가문의 땅이었는데, 정충신이 이괄의 난 진압에 공을 세운 후 대요리 일대를 사패지로 받게 되었고, 이때부터 금성 정씨(錦城鄭氏)들이 서산시 지곡면 대요리 일대에 정착하여 거주하기 시작하였다. 정충신은 사후 291685(숙종 11)에 충무공(忠武公) 시호를 받았다.

 

진충사

 

 

 

 진충사를 지나 한가로운 가을 들판과 해안을 걸어가면 거의 폐허가 된 염전을 본다. 과거에는 소금을 생산한 염전은 염막과 염전의 형태는 남아 있는데 지금은 말라서 소금을 생산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생산을 멈춘 염전

 

갯벌에 꼽아 놓은 솟대

 

 평범한 서해의 갯벌과 해안을 보면서 길을 가니 제법 큰 시가지가 나타나고 대산버스터미널이 보인다. 78코스가 끝이 나는 지접이다.

 

 

 78코스는 길도 짧지만 어려움도 전혀 없는 길을 편안하게 걷는 길이라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78코스를 마치니 이제 점심때가 되었다. 그래서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 길로 향한다.

 

서해랑길 77코스(팔봉초등학교 - 검은굿지산 - 도성3리마을회관)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서해랑길 77코스는 팔봉초등학교를 출발하여 흑석저수지를 지나 나지막한 산 언덕길을 걸어가면 중리어촌체험마을이 나오고 여기서부터 해안을 따라가서 도성3리마을회관에 도착하는 12.2km의 아주 짧은 거리다.

 

77코스 안내판

 

 서산터미널 부근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 첫차로 팔봉초등학교에 도착하니 07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다. 아무 것도 생각할 것이 없기에 바로 걷기를 시작하여 길을 가니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길을 걸을 때에 항상 일찍 시작하기에 해가 솟아오르는 광경을 흔히 본다. 그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지만 항상 자연의 장엄함은 생각한다.

 

해가 떠오르는 모습

 

 길을 조금 가니 물이 빠진 바다가 나타나고 갯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갯벌에는 칠면초와 같은 풀이 무리를 지어 있고, 물이 빠진 갯벌은 구불구불하게 묘한 지형을 나타낸다. 항상 보면서 감탄하는 것은 왜 갯벌에도 하천과 같은 지형이 생기는지가 의문이다.

 

갯벌의 모습

 

잘자란 소나무

 

이정표

 

 해안과 해안에서 약간 들어간 농촌 길을 번갈아 걸어가면서물이 빠진 갯벌의 풍경을 즐기며 가니 해안에 커다란 낙지 모형이 있고 모형 밑에는 '낙지는 어디서 나기? 서산 중왕리에서 낙지.'라는 글귀를 서 놓았다. 바로 중왕리해변에 도착한 것이다. 

 

낙지 모형

 

갯벌로 나가는 긴 바다 길

 

해안산책로

 

 중왕리해안에서 바다 가를 따라 걷다가 안으로 조금 들어오면 제법 넓게 펼쳐진 논이 보이고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서는 철새들의 무리가 날아오르고 있다. 항상 길을 가면서 새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을 가지지만 그 순간을 포착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사진작가들이 수 시간을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순간의 장면을 찍는 노고가 새삼 존경스럽다.

 

새들이 나는 모습

 

 편안하게 조금 더 길을 가니 도성3리 마을회관이 나오고 77코스는 끝이 난다. 이 코스는 별다름 풍경이나 특이한 유산 같은 것이 없어 한가롭게 걸어서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잠시 쉬다가 다음 코스로 발을 옮긴다.